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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진 아르코42호

정규리, <Living in a big cube>, 캔버스에 아크릴, 191x227cm, 2006

예술의 숲

"" 예술과 ‘무엇’ ⑨

    - 포목전 맞은편 그릇가게 옆으로 그림가게가 있다네

 

글 : 심세중(출판기획자)

 

작자 미상, 태평성시도(부분), 조선 18세기 후반

 

몇 해 전 공개된 조선시대 풍속화 <성시도>는 상당히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태평성대의 시장의 활기찬 모습을 그린 성시도는 중국, 일본에서는 꽤 보이지만 우리 나라에서는 유례를 그다지 찾아보기 쉽지 않은 유형이기 때문이었다.

그림 속 시장은 오늘날의 남대문이나 동대문 시장 저리 가라 싶게 번다하다. 집집마다 물건이 그득그득하고, 틈새를 비집는 노점상 풍경도 예나 지금이나 비슷하다. 한켠에는 술판이오, 고개를 돌리면 찻집도 보인다.

서민들은 놀랄 만큼 분주하고 활기차서, 옛 사람들은 누구나 지금보다 조용하고 느리고 순진했으리라는 우리의 환상은 여지없이 무너진다. 시장에는 장사치와 서민들만 있는 것이 아니다. 병졸과 장군도, 룸펜일 성싶은 해사한 도련님과 아가씨도 뒤섞여 있다.

 

▲ 작자 미상, 태평성시도(부분), 조선 18세기 후반

 

어떤 작품에는 이 시장의 현란함에 기가 질린 남만(서양) 사신들이나 수도회 신부들이 그려지기도 하고 또 어떤 작품에는 태평성대의 아름다움에 흡족해하는 군주가 등장하기도 한다.

 

시장 그림을 자세히 더듬다보면, 반드시 그림가게를 찾을 수 있다. 두루마리 족자들이며 작은 병풍들을 죽죽 늘어뜨린 노점 모양인 경우도 있다. 돋보기를 들고 그림 속 가게 속에 걸린 그림들을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풍경화도 있고, 정물화도 있고, 미인도도 있다. 가만, 떠올려보면 <천녀유혼>에서 장국영이 왕조현을 처음 본 것도 시장의 족자 그림 속에서가 아니었나. 햐, 재미있다.

 

'그때는 먹고 살기가 어려워서 예술이니 문화니 하는 건 꿈도 못 꾸었다'는 것이 우리 부모님들의 변명이었다. 그래서 미대를 가고 싶은 꿈을 접어 미술 선생님이 되거나, 음악의 꿈을 접고 건반처럼 주판을 튕기기도 했다. 고이 접은 꿈은 어린 아들들을 미술과 음악, 무용학원에 보내는 것으로 대신한 분도 당신이지만, 막상 진로를 결정할 때면 '옛날 같으면 환쟁이, 광대다! 어림도 없다!' 하며 완강한 반대를 펼치시던 분도 당신들이었다. 그러나 <성시도>는 더 먹고 살기 어려웠던 시대에도 그림을 파는 사람, 만드는 사람, 사는 사람이 있었음을 보여 준다. 그것도 포목전, 꽃신가게, 그릇가게와, 낭창한 노랫가락 흐르는 주막과 나란 나란히 있었다고 말이다. 샛골나이, 화혜, 유기, 광대놀음이며 옛 술, 시장 그림 속에 들어 있는 수공예품들도, 그리고 그 시장 풍경을 그린 풍속화들도 이제 모두 가치를 따지기 힘든 예술이 되었다.

 

▶ 장터 마당에서 광대패가 놀이를 벌인다. 특히 동양 문화권에서는 시장은 서민의 정서와 풍자, 카타르시스가 질펀한 공연 예술의 요람이기도 했다.

 

장터 마당에서 광대패가 놀이를 벌인다.

 

 

예술가도 먹고 살아야 하므로 아무리 순수를 내세운들 예술도 분명 팔고 팔리는 대상이었다. 역사적으로 그 고객은 절대적 부를 장악한 종교나 지배계급인 경우가 더 많았지만, 사실 이들을 위한 예술활동은 오늘날의 광고나 상업예술, 혹은 엔터테인먼트에 더 가까운 경향이 있었다. 그때도 예술가들은 마케팅에 열을 올리곤 했다. 루벤스는 자신의 스튜디오를 공개하는 오픈 스튜디오 때 착착 준비된 현란한 이벤트로 관객들의 혼을 쏙 빼놓아 도저히 지갑을 열지 않을 수 없도록 만드는 데 능란했다고 한다. 그는 동시에 자신이 수집한 고미술품을 끼워파는 감식 전문가의 역할도 맡아 상품목록을 늘리곤 했다. 지금도 교토의 고찰들은 겨울이나 가을 특별 공개 기간 며칠 동안 국보 한 점을 보여준 다음 주지의 서예나 도자기를 끼워 파는 귀여운 상술을 소중한 전통으로 이어오고 있다. 관광지에 갔다가 가이드를 자임한 주민의 일장 연설 끝에 부모님 선물용으로 굼벵이술을 사들고 돌아서는 모습과 다를 바 없는 이야기다.

 

와토, 제르생의 간판, 캔버스

 

◀ 와토, 제르생의 간판, 캔버스에 유화,

1721 화상 제르생의 갤러리 간판으로 쓰려고 만든 이 작품은 와토의 가장 대표적인 작품이 되었다. 18세기 귀족과 신흥 부르주아를 상대로 성장하던 미술 시장의 한 장면을 포착했다.

 

서구 예술이 19세기 후반을 거치면서 '순수'라는 꼬리표를 정착시킬 때 시급하게 한 활동이 아마도 예술가와 시장의 형식적 분리가 아니었을까. 이제 문필가와 독자 사이에 출판사가, 화가와 감상자 사이에 화상 또는 미술관과 큐레이터가 등장했고, 무용가와 관객 사이에 매니저나 극장주가 등장했다. 예술가들은 모름지기 돈이나 시장은 모른 채 스튜디오에서 작품의 완성도에 혼을 불사르기만 하는 존재가 되었고, 관객들은 그들의 환영을 신비감 넘치게 바라보게 되었다.

박래현, 노점, 화선지에 먹과 채색, 1956 / 로버트 리디코트, 시장 아줌마 I, 캔버스에 유화, 2002

▲ 박래현, 노점, 화선지에 먹과 채색, 1956

가족의 생계를 위해 노점에 나서야 했던 아낙들의

모습은 근대기 화가들의 단골 소재였다.

교과서에도 실린 이 작품으로 박래현은 제5회 국전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 로버트 리디코트, 시장 아줌마 I, 캔버스에 유화, 2002

호주의 화가 로버트 리디코트는 서울 시장 풍경을 즐겨 그려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이태원 시장 풍경을 그린 작품 제목은 아예 '아줌마'다.

 

 

우리가 화면 너머 연예인을 바라보듯. 오늘날 더욱 복잡해지고 규모가 커졌으며 무형화한 세계 예술의 시장은 주식시장과 유사하게 움직인다. 그곳에는 작품이라는 현물보다는 이름과 소문이 더 무성하며, 정치 경제의 동향에 따라 값이 치솟았다 주저앉기를 반복한다. 그리고 소액 투자자보다는 큰손일수록 더 재미를 보는 법칙 또한 그대로다. 그 시장을 더 잘 비꼬는 예술가가 그 시장에서 더 사랑받는 역설의 시대다. 이제 역 앞의 붐비는 장터는 예술가들이 그 정경을 묘사할 소재(또는 소잿거리가 넘치는 장소)가 될지언정, 고급 예술이 있을 곳이 아니다.

 

제롬, 카페트 시장, 캔버스에 유화, 1887

 

물론 그때도 시장에서 팔리는 작품들 중에는 그저 누구 입맛에나 맞게 대충 만들어낸 키치들이 더 많았을 것이다. 일단 성공하고 나면 더 이상 좌판을 전전하지 않고 대갓집의 묵객이나 궁중의 전속 예술가가 되었다가 말년은 근교의 별장에서 우아한 골동품들을 수집하며 보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시장의 좌판과 난전과 마당에는 언젠가 대가가 될 풋내기 예술가들의 치기와 굴욕이 배어 있었다. 눈 밝은 이는 그 속에서 보석의 원석을 발견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시장에 나란한 물건들이란 모조리 짧지 않은 시간 사람 손을 일일이 거쳐 만들어진 수공예품이었으므로 그 틈에서 더 뛰어난 원석을 찾기란 정말 어려운 일이었을 것이다. 요컨대 눈밝기도 옛 사람이 지금 못지 않은 셈이다. 닷새마다 장 보러 나가면 눈에 뵈는 것이 모두 박물관이었던 셈 아닌가.

 

▶ 제롬, 카페트 시장, 캔버스에 유화, 1887

제롬은 신고전주의 화풍으로 이국적인 근동의 풍경을 많이 그렸는데, 이 작품은 1885년 여행한 카이로의 카페트 시장을 그린 것이다. 걸린 카페트도, 작품도 이제는 예술의 반열에

 

기계적 공산품이 넘쳐나는 오늘날, 그리고 원가와 품질이 숫자로 훨씬 가볍게 환산되는 오늘날, 시장에서 예술, 또는 장래의 예술가를 찾기란 그 가능성 자체로 무척 희박한 일이 되어버렸다. 삼각지나 이문동의 화랑이나 표구집에서 눈을 번쩍 뜨이게 할 운율과 색을 찾을 가능성도 점점 희박해지고 있다. 하지만 시장이 예술과 마찬가지로 삶의 근간이자 무수한 만남과 교환의 터라고 생각하고 보면, 그곳에 예술이 살 수 없다는 것은 둘 중의 한 가지 뜻이 된다.

 

▶ 근대 작곡가 캐틀비의 소품 <페르시아의 시장에서>는 여행에서 가장 멋진 볼거리가 역시 싱싱한 시장임을 음악으로 잘 전한다. 서구 예술가들에게 이국적인 풍물거리, 소리와 빛깔과 냄새, 이야기가 가득한 동방의 시장은 영감의 원천이 아니었을까. 음반의 재킷으로 쓰인 유화 <페르시아의 시장에서>.

 

<페르시아의 시장에서>

 

그 시장이 죽은 시장이거나, 그 삶이 죽은 삶이거나. 백화점과 마트에서 다양한 문화예술 행사를 억지로 끌어들이려는 욕구의 바닥에도 그런 두려움이 있을지 모른다. 이제 새로운 세대의 부모들은 이렇게 말할지 모른다. '비싼 돈 들여 예술을 시켜놓았더니 뭐라고? 주말마다 홍대 앞에 좌판을 펴놓고 장사를 한다고! 돈이 필요하면 달라고 하면 되잖니!' 희망시장이 언제 어디까지 얼마나 예술가들의 시장으로 또는 시장의 예술가들로 이어질지는 모른다. 하지만 어떻든 예술가들은 예나 지금이나 그 시끄럽고 더럽고 때로 저속하고 사기도 판치는 난장판 시장으로 뛰쳐나가고 싶어하지 않는가. 뛰쳐나갔다가 금세 좌절하고 술에 취해 작업실로 터덜터덜 돌아갈지라도.문장끝

 

* 필자 심세중은 디자인, 예술, 건축 분야의 전문 도서들을 기획, 편집하고 있다.

<삶과 예술은 경쟁하지 않는다 - 의재 허백련>을 썼고, 여러 잡지 등에 문화와 예술, 여행에 관한 글을 쓰고 있다. 웹진 아르코에 <예술과 ‘무엇’> 코너를 연재하며 예술과 예술가의 삶의 단면들을 소개하고 있다.

 

 

"" 질투와 열망의 가역반응, 독자 앞의 소설

    - 제7회 문학나눔콘서트를 보고

 

글 : 강유정(문학평론가)

 

평론가로서 활동한 지 2년째인 지금, 이토록 강한 질투심에 사로잡혀 본 적이 없었던 듯싶다. 내가 저자로서 밑줄 긋고, 분석하고, 파악하고, 규정했던 활자의 세계가 전혀 다른 무엇으로 탄생하는 순간을 지켜보았기 때문이다. 아니 좀더 솔직히 말해보자. 질투심은 자신이 일궈낸 글을 읽어내는 그 육성에 대한 것이었다. 2006년 10월 30일, 7번째를 맞는 “문학 나눔 콘서트”는 소설의 저자가 자신의 소설을 직접 읽는 낭독의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평자이기 이전에 한 사람의 관객으로서 받은 첫번째 감동은 저자의 목소리를 통해 새롭게 조형되는 소설의 세계였다. 소설에 있어 가장 적합한 낭독자가 바로 저자 자신이라는 명제를 증명하듯 그들의 음성을 통해 전달되어 오는 언어들은 그동안 내가 줄곧 사용해왔던 이성이 아닌 어딘가 존재하고 있을 감성을 건드렸다. 감성을 자극하는 소설가의 목소리. 그랬다. 고백하자면 그 목소리에 몹시 질투가 났다.

 

| 관객을 매료시킨 소설가들의 목소리

 

이번 행사를 일관하는 하나의 원칙이라면 소설을 소설이 아닌 다른 무엇으로 번역하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번역은 다섯 가지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퍼포먼스, 무용, 인형극, 연극, 플래시 애니메이션.

 

문학나눔콘서트

 

첫번째 번역은 박민규의 신작 장편소설인 <핑퐁>에 대한 퍼포먼스였다. 퍼포먼스라고? 물론 공연장에서 그 작업은 “낭독”이라고 명명되었다. 소설가 박민규와 연극배우인 박상종이 소설의 한 구절, 한 구절을 번갈아 읽는 방식이었으니 말이다. 그런데 막상 무대 위에서 소설이 낭독되자 소설가 박민규의 높고 낮은 허밍과 함께 낭독의 행위 자체가 일종의 퍼포먼스로 전환되었다. 그리고 소설가의 목소리는 명징한 배우의 목소리와 교호작용을 일으켜 소설의 행간 사이사이에 잠재해 있던 무언가를 끌어내기 시작했다.

심장박동처럼 규칙적으로 반복되는 탁구공 소리의 울림 너머 이 두 ‘배우’의 음성은 마주치고 부딪쳤다. 박민규의 소설 중간중간 매설돼 독자의 시선을 가격하는 공백마냥, 소설가의 음성은 관객 사이를 유영했다. 그 낯섦은 허구로 이루어진 원더랜드, 소설의 세계로 이끄는 유인이기도 했다.

 

감성의 자극은 두 번째 무대였던 소설가 한강의 낭독과 그 번역에서 절정을 이뤘다.

평소 나긋나긋하다 못해 겨우 들리는 소설가 한강의 목소리는 무대 안의 주파수를 통해 주술로 변환되었다. 나지막이 하지만 또박또박 읽어내려가는 구절은 그 목소리를 듣는 이의 감각에 고스란히 꽂혀 들어왔다. 한강이 뺨 위의 “실핏줄”을 말할 때 실핏줄은 떨리는 듯했고, 그 불안한 떨림은 고스란히 내 몸의 박동으로 흡수되었다.

 

문학나눔콘서트

이 고요한 파동은 무용가 김세용과 김준희의 번역을 통해 증폭됐다. 음악이 없는 무대 위를 맴돌던 김세용과 맨발로 하염없이 서성이던 김준희가 서로의 팔을 잡고 흐느낄 때, 평자로서 소설을 읽을 때 괄호에 넣어두었던 그 감정이 귀환했던 것이다. 그들의 춤을 보고 난 뒤 한강이 내뱉은 한 마디, 아직 감정이 정리되지 않아 아무 말도 못하겠어요,라는 그 말은 춤에 대한 가장 적확한 반응이었을 지도 모르겠다.

 

이러한 맥락에서, 격정과 떨림으로 가득 찬 무대 위에 예술무대 산의 위트 넘치는 막간극 「로미오와 줄리엣」이 배치된 연출은 훌륭한 선택으로 받아들여졌다. 잔뜩 켕겨진 감정의 실선들을 일순간 웃음으로 해체해놓았기 때문이다. 오이군과 바나나양이 집안의 불화를 딛고 샐러드로 화합했다는 간단한 줄거리를 재치 있는 농담으로 재해석해낸 산은 ‘무대’가 곧 관객과 함께하는 호흡이라는 이치를 깨닫게 했다. 중요한 것은 이 웃음이 또 다른 긴장을 위한 휴식, 또 다른 긴장의 예비였다는 사실이다.

 

문학나눔콘서트

막간극을 지나 예술무대 산은 고은주의 소설 「칵테일 슈가」를 재해석해냈다. 가판대의 신문처럼 별 볼일 없이 똑같은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자들의 공허감을 소통에 대한 근원적 갈망으로까지 몰고 간 것이다. 예술무대 산은 소설 속에 희미하게 흐르고 있는 희망에 닻을 내려 ‘날개’라는 형상물로 재현했다. 그 재현은 두 팔을 잃은 채 거울 앞에서 괴로워하던 ‘인형’의 몸짓으로 강한 설득력을 지닌 행위로 다가왔다.

 

정이현의 소설 <달콤한 나의 인생>은 소설에 제시된 도시의 이미지를 형상화한 플래시 애니메이션을 배경으로 낭독되었다. 7센티 하이힐을 신고 빗속으로 걸어들어가는 여자 ‘은수’의 이미지는 도시를 유영하는 여성으로 제시되어 도시 여성의 삶의 한 지점을 보여주는 듯했다.

 

공연의 마지막이었던 천명관의 작업은 ‘낭독’이 아닌 완전한 ‘각색’이었다는 점에서 이채로웠다. 낭독과 번역으로 이루어진 앞선 무대와 달리 소설가 천명관은 배우로 등장해 자신이 각색한 작품을 연출하고, 연기했다. 여배우 이영숙의 목소리와 소설가 천명관의 모습으로만 진행된 이 연극은 관객 혹은 독자를 휘어잡는 소설의 힘이 바로 서사에 있음을 확인시켜 주었다는 데 의미 있다. 이 연극에서 두드러진 것은 관객으로 설정된 독자의 호기심을 끝까지 놓지 않는 서사의 힘과 그 구성에 있었기 때문이다.

 

문학나눔콘서트

 

| 번역과 해석을 거쳐 확장되는 소설의 외연

 

문학나눔콘서트

소설이 내면을 가진 독자 혹은 “좁은 방의 영혼”을 가진 개인들 간의 소통이라는 믿음이 희박해지고 있는 요즈음, 문학나눔콘서트의 주제인 “문학, 책 밖에서 만나다”는 의미심장한 선언이라고 할 수 있다. 소설의 죽음이 소설의 현존 앞에 유령처럼 떠도는 이곳에서 문학나눔콘서트가 과연 어떻게 구체화될지 우려 섞인 관심이 기운 것도 이와 연관된다.

그러나, 막상, 불이 꺼진 무대 위에 선 소설 그리고 소설가는 컸다. 마지막 무대에 선 아마도이자람밴드의 보컬 이자람의 말처럼 소모할 감성에 정해진 양이 있다면 7번째 문학나눔콘서트는 그 양의 역치를 갱신한 공연으로 기억될 듯싶다. 번역과 해석을 거쳐 확장되는 소설의 외연 그리고 그것에 은닉된 감성, 공연은 소설이 여전히 살아 있는 예술임을 분명히 해주었다. 독자의 열망과 질투를 자극하는 세계, 그곳은 멋진 원더랜드이다.문장끝

 

 

"" 최혜주의 러시아일기 ④

    - 페테르부르크의 홍수 신화

 

글 : 최혜주(경영지원팀, 러시아통신원)

 

페테르부르크는 매혹적인 도시이다. 300여 년 전 표트르 1세가 유럽을 향한 창이라는 표어 아래 이 도시를 건설한 이래 페테르부르크는 20세기 초까지 러시아 제국의 수도로서 위용을 떨쳤고, 모스크바에 수도 자리를 내준 이후에도 여전히 러시아 제2의 도시로, 혹은 문화예술의 수도로, 최근에는 백야의 도시로 각광받고 있다.

 

작가들과 예술가들에게도 페테르부르크는 특별한 소재였다. 여름이면 백야의 몽환적 아름다움에 잠기는 도시, 겨울이면 싸늘한 대기를 떠도는 흰눈과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 짙은 어둠 속으로 숨어버리는 도시에 매혹되지 않는 시인이 있을까? 게다가 페테르부르크는 모순적 신비를 간직한 채 태어난 도시였다. 백야의 빛과 겨울의 어둠처럼 축복과 저주가 공존하는 도시.

페테르부르크의 홍수 신화

흔히들 페테르부르크를 돌과 물의 도시라고 한다.

상트 페테르부르크란 이름 자체가 ‘베드로의 도시’, 즉 ‘반석의 도시’라는 뜻이다. 표트르 1세는 핀란드와 인접한 늪지대를 갈아엎어 돌로 이 도시를 세웠다.

그건 무모한 공사였다. 그 과정에서 무수한 인부들이 목숨을 잃었다.

바로 여기서 ‘뼈의 도시’라는 별칭이 유래되었다.

 

이전까지 러시아의 심장은 모스크바였다. 지금이야 상황이 많이 바뀌어서 모스크바가 정치 경제의 중심지이고 페테르부르크는 문화예술의 도시라고들 한다. 하지만 당시에 모스크바가 어머니 자연, 대지, 러시아의 혼을 상징했다면 페테르부르크는 서구 문명, 이성과 논리를 상징했다. 많은 러시아인들에게 페테르부르크는 이성의 횡포이자 신의 섭리를 거스르는 악마의 도시였다. 늪지대 위에 세워진 도시는 한편으로는 자연 환경에 대한 인간 의지의 승리를 상징했지만 다른 측면에서는 태생부터 잘못된, 악마의 숨결에 의해 태어나 결국 멸망할 수 밖에 없는 운명의 도시였다.

 

이런 모순적 이미지를 더욱 강화시켜 준 것이 바로 네바 강의 홍수였다. 늪지대에 세워진데다 핀란드 만과 네바 강이라는 지리적 요건이 더해진 터이라 폭풍과 홍수가 잦았고 초창기에는 도시 전체가 물에 잠겨 어마어마한 인명 피해를 내기도 했다.

사람들은 창세기의 대홍수와 노아의 방주 이야기를 떠올리며 네바 강의 홍수를 신의 징벌이라고 여겼다.

돌과 뼈로 건설된 악마의 도시는 결국 신이 내린 대홍수에 휩쓸려 영원히 물 속으로 사라지리라는 은밀한 믿음, 바로 이것이 페테르부르크의 묵시록 신화이다.

많은 작가들이 이 소재로 글을 썼는데 그 중 가장 유명한 작품은 바로 푸슈킨의 서사시 ‘청동기마상’이다.

백야의 청동기마상 ▶

백야의 청동기마상

 

푸슈킨은 이 서사시에서 페테르부르크와 표트르 1세, 대홍수와 한 가난한 청년의 이야기를 노래하고 있다. 주인공인 예브게니는 사랑하는 여인과 함께 보금자리를 꾸밀 것을 꿈꾸며 기쁨에 들떠 있다. 마치 백 년 전 표트르 1세가 이 도시를 건설하고 유럽을 제패할 꿈에 젖었던 것처럼. 하지만 엄청난 홍수가 밀어닥쳐 네바 강이 범람했고 도시는 물에 잠기고 만다. 홍수가 물러간 후 예브게니는 충격과 슬픔으로 도시를 헤맨다. 약혼녀의 집에 가보았지만 남은 것은 황폐한 잔해뿐 사랑하는 여인의 흔적은 간 곳이 없다.

 

슬픔으로 멍해진 젊은이는 도시를 헤매다 한밤중에 표트르 1세의 동상인 청동기마상이 세워진 곳에 다다르고, 갑작스런 분노로 그는 동상에 대고 저주를 퍼붓는다. 바닷가에 도시를 세워 홍수에 떠내려가게 만든 황제를 저주하는 것이다. 그러자 청동 기사상이 살아나 말을 달려 콧김을 내뿜으며 가엾은 젊은이의 뒤를 쫓기 시작한다. 예브게니는 절망과 공포 속에서 도망치다 목숨을 잃는다.

 

이 서사시를 읽고 있으면 무겁고 가차없는 청동 발굽 소리와 잔혹한 기사의 박차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홍수로 온통 잠겨버린 환상의 도시와 머나먼 해안이 보인다. 공포에 질려 달리는 젊은이의 헉헉거리는 숨결이 뺨에 뜨겁게 와닿는 것이 느껴진다. 푸슈킨의 언어 속에서 인간의 뼈와 돌로 만들어진 이 도시의 악마적 신비와 대홍수의 잔혹한 냉기가 되살아난다.

 

범람하는 네바강을 바라보는 사자상

그리고 지난 10월 27일, 페테르부르크에는 초속 22 - 25미터의 강풍이 몰아쳤고 네바 강의 수위가 2미터
이상 상승하며 홍수 주의보가 내려

졌다.

운하와 강물이 보도 위로 범람했고 몇몇 건물과 지하철역이 침수되었으며 크고 작은 피해가 잇따랐다. 하지만 이러한 범람을 받아들이는 시민들의 태도는 매우 담담했다. 그도 그럴 것이 네바 강의 범람은 거의 연례행사에 가까웠던 것이다.

 

▲ 범람하는 네바강을 바라보는 사자상

게다가 이번 홍수는 표트르 1세가 페테르부르크를 건설한 이래 300번째 홍수였고 사람들은 오히려 이를 축제처럼 받아들이고 있다. 지난 2003년에 페테르부르크 300주년을 맞이한 이래 300이란 숫자는 축제를 연상시키는 것이다.

 

이제 더 이상 페테르부르크 시민들은 홍수를 신의 징벌로 생각하지 않는다.

판탄카나 모이카 운하의 물이 보도 위로 차올라오는 모습에 매혹되어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있고 네바 강물이 도로 위로 넘실거리는 와중에도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도 있다. 이제 더 이상 이 도시는 대홍수에 잠겨 망자의 세계로 사라져버릴 운명에 매인 악마의 도시가 아니다.

모이카 운하 ▶

모이카 운하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통 잿빛으로 물들어버린 이른 아침의 페테르부르크, 대지와 수면의 경계가 지나치게 모호하게 변해버린 이 도시의 거리를 거닐다 차디찬 광채를 내뿜는 표트르 1세의 청동 기마상 앞을 지나칠 때면 어쩔 수 없이 푸슈킨의 시가 생각난다. 기마상 맞은편에 펼쳐진 네바 강의 높은 수면을 보면서 대홍수의 묵시록을 떠올리는 것은 어쩌면 지나친 감상일까? 문장끝

 

예술위원회 소식

""문화예술산업의 글로벌 리더,  Peter Alward 내한 강연

 

문화예술산업의 글로벌 리더,  Peter Alward 내한 강연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는 오는 11월 13일(월) 유럽을 비롯한 미국, 아시아 등 세계 전역 뮤직 비즈니스에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전 EMI 클래식 사장, 피터 얼워드(Peter Alward)를 초청하여 <성공적 A&R(artist & Repertoire)전략>이라는 주제로 내한 강연을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장한나, 장영주 등 세계적인 한국인 음악가를 발굴, 육성해낸 피터 얼워드 씨의 강연을 주 행사로 공연예술 성공 사례 분석, 한국 공연문화예술의 중추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패널들과의 토론 등으로 이루어진다. 얼워드 씨는 강연과 세미나 이외에도 한국 공연문화예술 관련 기관 방문과 간담, 한국의 유망 신예 아티스트들과의 만남과 공연 관람, 주요 언론 인터뷰 등의 일정을 가질 예정이다. 21세기 한국의 국제문화교류 네트워크 마련과 공연예술계의 비전의 전망, 잠재력 있는 젊은 신진 예술인의 세계 진출 발판 마련을 위하여 시행하는 이번 세미나의 참가비는 무료.

* 일시 : 2006년 11월 13일(월) 오후 2시~6시

* 장소 : 국립중앙박물관 교육동 소강당

※ 문의 : 예술교류팀 윤지현, 02-760-4574

 

""‘나는 청년인턴!’ - <청년인턴사원채용지원사업> 수기 모집 공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문화예술분야 ‘청년인턴사원’들의 생생한 인턴경험담과 꿈이 녹아 있는 수기를 모집한다. <청년인턴사원채용지원사업>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문화예술분야 청년실업계층에 일자리를 제공하여 예비문화인력에 기회를 부여하는 동시에, 문화예술단체의 운영과 활동에 도움을 주기 위한 사업이다. 응모대상자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주최한 2005~6년도 ‘청년인턴사원’으로 3개월 이상 활동한 경험이 있는 이들은 누구나 수기를 공모할 수 있다. 공모기간은 11월 6일(월)부터 17일(금)까지이며 이메일로 접수받는다. 최우수상에 200,000원, 우수상(2명)에 100,000원, 장려상(2명)에 50,000원의 상금을 수여하며, 또한 웹진 아르코에 우수작을 게재할 예정이다. 열정과 패기어린 청년인턴사원들의 참가를 기다린다.

※ 문의 : 대외협력팀 강언덕 02-760-4563 / 접수처 hillie@arko.or.kr

 

""제24회 전국연극제 대상의 영예는?

 

대상작, 극단 십년후의 <사슴아 사슴아>의 한 장면

 

지역연극의 균형발전을 위하여 한국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 김병익)와 한국연극협회(이사장 이종훈)가 공동 주최하고, 경기도(도지사 김문수)와 수원시(시장 김용서) 및 한국연극협회경기도지회(지회장 윤봉구)가 공동 주관하여 2006년 10월 10일부터 10월 29일까지 경기도문화의전당 및 수원시청소년문화센터에서 개최되었던 제24회 전국연극제가 10월 29일 시상식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 대상작, 극단 십년후의 <사슴아 사슴아>의 한 장면

 

“해피플러스! 행복과 감동을 드립니다”라는 주제 아래 수원에서 15개 시·도 대표극단의 열띤 경연 속에 치러진 이번 전국연극제 대상의 영예는 “인천광역시 <극단 십년후>의 <사슴아 사슴아>”에 돌아갔다. 심사위원장 박조열은 “통속적 사극의 서사 플롯에 매몰되고 말 요소들을 과감하게 사상하면서 회화성 짙은 파노라마 구조로 엮어 입체화한 연극적 상상력과 집단작업의 성과를 높이 평가했다.”며 대상작 선정 이유를 밝혔다. http://www.arko.or.kr

※ 문의 : 예술교류팀 조용묵 02-760-4575

 

""아르코미술관 <드로잉 에너지> 전시 개막

 

김을, 와 Vortex, 설치, 2006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아르코미술관에서 2006년도 주제기획전으로 <드로잉 에너지>전 (2006. 11. 3 ~ 12. 14)을 개최한다. <드로잉 에너지>전은 한국현대미술의 흐름과 방향을 제시하는 작가들의 그룹전으로, 10명의 드로잉 작가들이 드로잉에 대한 일차원적인 관점에서 벗어나 보다 확장된 가치로 드로잉을 제안한다.

“드로잉이 무엇인가”라는 드로잉의 근원적 본성에 대한 물음과 “왜 지금 이 시점에 다뤄지는가”라는 시대적 요구에 대한 응답의 차원에서 이번 전시가 이루어진다.

 

 ▲ 김을, 와 Vortex, 설치, 2006

초대작가는 김을, 김태헌, 배종헌, 이기칠, 이미혜, 이순주, 임동식, 임자혁, 함연주, 황혜선 등 미술계에서 탄탄한 입지를 구축하면서 오랜 기간 동안 꾸준히 드로잉 작업을 진행해온 작가들이다.

※ 문의 : 아르코미술관 김형미 02-760-4726

 

""2006 인미공 화두 : 생각은 입에서 만들어진다

 

"인미공 화두"는 시각문화와 사회 전반의 긴박하고도 필요한 이슈를 주목하여 살펴보기 위해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인사미술공간이 매해 마련하는 '복합형' 프로그램이다. 2006년 11월 10일 ~ 12월 10일 암스테르담에 거주하는 작가 그룹 빅반데폴과 서울의 작가 정혜승이 참여하여 전시, 워크숍, 토크, 출판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관객들에게 올해의 화두를 숙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생각은 입에서 만들어진다"는 올해의 화두는 우리 사회에 팽배해 있는 시장 중심의 가치를 예술가의 입장에서 재고해보기 위해, 또다른 경제가치와 구조 그리고 주체를 제안해보려는 것이다.  

※ 문의 : 인사미술공간 김희진 02-760-4728

 

""인터넷문학도시 문장, 2만 번째 회원가입 기념 특별 이벤트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운영 중인 인터넷문학사이트 문장(www.munjang.or.kr)이 2만 번째 회원 가입을 기념, 11월 2일부터 특별 이벤트를 실시한다.

인터넷문학도시 문장, 2만 번째 회원가입 기념 특별 이벤트

 

문장이 준비한 특별 이벤트는 모두 셋. 우선 2만 번째 가입 네티즌에게는 디지털 카메라를 선사하며 깜짝 문학 퀴즈 당첨자들에게도 푸짐한 선물을 제공한다. 아울러 청소년 회원만을 대상으로 “강추!! 짝사랑 고백 문자 메시지 쓰기” 이벤트도 진행한다.

 

한편 문장은 국내 유일 문학 포털사이트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연중온라인 공모전, 문학도서관, 정보광장, 멀티미디어 문학광장, 청소년문학관 글틴 등 새롭고 다양한 문학 콘텐츠를 보유하고 일반 네티즌들의 방문을 기다리고 있다.  

※ 문의 : 예술진흥실 문학팀 양연식 02-760-4783

 

""한국문학번역원, 문화예술번역 개선을 위한 토론회 개최

 

한국문학을 세계 각국어로 번역하는데 힘써온 한국문화학번역원에서 문화예술번역토론회를 개최한다. 이 자리는 영화, 연극을 포함한 공연예술과 문화재 등 우리의 문화예술을 소개하는 과정에서 비롯되는 여러 가지 번역상의 문제와 개선 방안에 대해서 문화예술계의 의견을 모으고 이를 번역원의 정책수립에 반영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11월 8일(수), 장소는 국회 본관 3층 별실(가칭 귀빈식당)이다. 도정일(경희대 명예교수), 이윤택(연출가)의 발제와 유홍준(문화재청장), 황지우(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 김홍준(영화감독,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장)이 토론에 나선다.

 

""한불수교 120주년 기념 심포지엄

 

<지역을 새롭게 하는 예술축제 - 한국과 프랑스의 지역축제와 도시 마케팅>이라는 주제로 한불수교 120주년 기념 심포지엄이 오는 11월 3일 숙명여자대학교 젬마홀에서 개최된다. 한국과 프랑스의 문화교류를 활성화하기 위한 이번 심포지엄은 지역문화진흥정책과 지역예술축제의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프랑스의 선례를 통해 한국과 비교지점을 살펴보는데 의의가 있다. 1부는 프랑스의 이씨레물리노의 미디어아트 페스티벌과 2004유럽문화수도 프로젝트 사례와 쟁점을 살펴보고 2부에서는 춘천마임축제, 부산비엔날레, 과천한마당축제 사례를 통해 지역축제와 지역의 문화적 효과를 살펴본다.

※ 문의 : 02-710-9807

 

북한문예소식

""남북 문학인 조직 '6.15민족문학인협회' 마침내 결성

 

남북 문학인 조직 '6.15민족문학인협회' 마침내 결성

북한 핵실험 등으로 성사 여부가 불투명했던 남북한 문학작가 모임인 '6.15민족문학인협회' 결성식이 마침내 10월 30일 금강산에서 개최됐다. '6.15민족문학인협회 남측협회' 회원 및 남측 문인들은 29일 오전 서울을 출발, 오후 금강산 방문증을 수령해 방북함으로써, 2박 3일간 진행될 결성식 일정에 돌입했다. 결성식에 참가한 남측 인원은 결성식 남측 단장을 맡은 평론가 염무웅 씨를 비롯해 회장단 신세훈(시인), 임헌영(평론가), 정희성(시인)씨 등 문인 50여 명과 취재진 등 모두 70여 명으로 구성됐다.

도종환, 나희덕, 박범신, 박수연, 신달자, 윤정모, 은희경, 이문재, 정양, 최인석 씨 등의 문인들이 참가했으며, 북측에서는 소설가 김덕철, 홍석중, 남대현, 시인 장혜명, 오영재 씨 등 30~40명이 참가했다. 남측 문인들은 30일 결성식에 이어 양측 회장단이 작년 7월 평양에서 열린 ‘민족작가대회'에서 합의한 '6.15 통일문학상’ 제정, 협회 기관지「통일문학」 발행 등을 위한 실천방안을 논의한 뒤 시와 산문을 낭송하는 '금강산 문학의 밤' 행사를 갖는다.

 

‘6.15민족문학인협회’의 결성은 남과 북이 분단 이후 50여 년 만에 처음으로 단일 문학인조직을 구성했다는 점에서 우리 문학사에서 대단히 의미심장한 일로 기록될 전망이다. "민족문학인협회 결성은 기나긴 통일운동사의 과정에서 한 획을 긋는 사건이기도 하지만 앞으로 전개될 모든 예술교류의 차원과 형식을 바꾸게 될 것입니다." 남측협회는 "우리 민족은 일제에 의해 36년(만 35년) 동안이나 언어공동체를 빼앗겨왔고, 또다시 반세기가 넘도록 언어영토가 분단된 환경에서 살아왔다"면서, 이제 '모국어 공동체'를 가꿔나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측협회는 또한 "이제 남북 작가들의 공동 취재와 공동 집필, 또 문학작품 교류 등의 사업을 협회 내부에서 토론하고 집행하게 될 것"이라며, "남북 문단이 바야흐로 본격적 문학교류를 시작하게 된 셈"이라고 강조했다. 분단이라는 외부적 요인에 의해 반세기가 넘도록 내용과 형식면에서 크게 다른 길을 걸어온 남북 문학이 처음으로 직접 교류하고 소통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 것이다.

 

""‘언제나 흥성이는’ 청년중앙회관

 

‘언제나 흥성이는’ 청년중앙회관

 

10월 20일 평양발 조선중앙통신은 평양의 대동강반(大洞江畔)에 자리잡고 있는 청년중앙회관이 청년들의 대중정치선전활동과 과학기술 및 문화정서생활로 언제나 흥성거리고 있다고 다음과 같이 보도했다. 지금 이곳에서는 천리마시대영웅들의 실화무대공연과 청년영웅도로 건설자들의 투쟁을 보여주는 미술작품 등에 대한 전시회가 진행되고 있다. 한편 250석의 회의실에서는 청년들이 과학기술지식을 높이기 위한 학술강의와 다채로운 소조활동에 참가하고 있다. 1,0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회관의 다기능 홀에서는 청년학생들이 탁구와 바드민톤(배드민턴), 바둑 등 과외체육 및 오락활동을 벌리고 있으며 일요일마다 흥겹고 즐거운 무도회도 펼쳐놓는다.

▲ 문수거리 동평양대극장 맞은편에 위치한
청년중앙회관은 '평양축전' 준비시설의 하나로
1989년 5월 건립된 종합적인 사회교육·문화시설

 

회관에서는 청년들의 문화정서적 요구와 지향에 맞게 노래경연, 음악회, 화면반주음악, 로라스케트(롤러스케이트) 타기 등을 비롯한 정서생활을 여러 가지 형식과 방법으로 다양하게 조직하고 있다. 지난 기간 이곳에서는 수만 명의 청년들이 취미와 소질에 따라 컴퓨터 소조를 비롯한 여러 소조들에서 과학기술지식을 다지고 예술적 재능을 연마하였다. 5만 1,000여㎡의 연건평을 가진 청년중앙회관에는 2,000석과 600석 극장, 4개의 회의실, 과학기술, 예능, 체육 등을 포괄하는 20여 개의 각종 소조실, 700여 개의 방들이 있다. 회관은 청년들의 재능을 꽃피우고 다양한 문화정서생활을 누릴 수 있게 꾸려진 과외생활 터전이다.

※ 예술위원회 평가관리 연구위원 오양열 yroh@arko.or.kr

 

해외문예소식

""프랑스 소식 스쾃 예술가들의 위기

 

2006년 10월 18일 아침, 프랑스 경찰들이 ‘르 바르비종(Le Barbizon)'을 폐쇄하고 그곳에 무단점거하고 있던 예술가들을 격리시켰다.

스쾃 예술가들의 위기

파리 13구에 있는 ‘르 바르비종’은 원래 영화관이었으나 21년 전에 문을 닫았다가 2003년부터 스쾃 예술가들이 연극을 하거나 공연을 제작하는 문화예술공간으로 탈바꿈되었다. 이 공간을 관리해왔던 예술가 단체에서는 이 공간을 전통적인 상업 공간과는 다르게 운영해왔다고 밝혔다.

 

스쾃 예술가들의 위기

 

스쾃(squat)은 불법 점거를 일컫는 말로, 유럽 특히 프랑스에서 작가들이 철거 직전의 건물 등을 작업실이나 공연장으로 사용하는 것을 일컫는다. 이 용어는 1835년 오스트리아의 목동들이 허가 없이 남의 초지에 들어가서 양을 먹이던 행위에서 유래되어, 훗날 주택 점거 운동, 주거권 운동 등 투쟁의 목적으로 사용되었다가 80년대에 들어서 빈 공간을 강제 점거 후 예술공간으로 바꿔버리는 ‘예술운동’의 한 경향으로 탈바꿈되었다.

 

파리 시경은 안전문제와 법원판결을 언급하며 해당 건물 폐쇄의 불가피성을 얘기했다. 건물 소유주인 회사 컨티넨탈 킹룽은 2003년 스쾃 예술가들에 대해 승소했으나 예술가들은 이와 같은 조치에 반발했다. 그간 예술가들 스스로 안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왔고, 건물 폐쇄와 같은 결정으로 위생상의 결함 등이 덮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파리의 다른 두 곳도 곧 스쾃 예술가들이 추방될 듯하다. 파리 10구의 SNCF(프랑스국유철도) 소유땅의 일부 지역을 점검하고 있는 예술가 그룹 ‘르 테아트르 드 베르(Le Théâtre de Verre)’와 파리 19구의 125명으로 구성된 예술가 그룹인 ‘라 제네랄(La Générale)’이 그것. 이 그룹은 현재 자신들 중 몇몇 예술가들이 ‘피악(FIAC)’에 참여하고 있다며 경찰의 강제 퇴거 결정이 어떤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오겠냐고 반발하고 있다.

 

르 테아트르 드 베르

 

▲ 르 테아트르 드 베르

피악(FIAC) - 이 국제적인 아트페어는 올해로 제33회로서 파리에서 10월 26일부터 30일까지 개최된다.

 

케스 데 데포(Caisse des depots)

교육부 소유 땅에 위치한 옛 신발공장 자리는 2005년부터 스쾃 예술가들이 점검해왔다. 그러나 이 땅은 케스 데 데포(Caisse des dépôts)(프랑스공공금융기관)의 자회사에 매각되기로 되어 있으며, 여기에 정신병동을 짓게 될 것이라고 한다. 파리시와 금융기관 관계자들은 조속한 시일 내에 건물을 비우고 공사 개시와 병원 건립을 추진하려 하고 있다.

 

프랑스 녹색당의 개입으로 파리 의회는 ‘바르비종’과 ‘라 제네랄’의 강제 퇴거 조치를 연기토록 하는 권고안을 채택했다.

 

문화관광부 장관은 조속한 시일 내에 예술가들이 강제 퇴거 이전에 다른 장소로 이주할 수 있도록 하는 해결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19구 구청장은 예술가들이 19구 구내에 있는 학교 부속건물로 이주하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반면에 바르비종은 별다른 해결책이 구상되고 있지 않은 듯하다. 도시계획에 따라 이 지역은 올해 6월에 문화지구로 책정되었다. 2001년부터 시는 여러 스쾃들을 매입을 통해 적법화해왔다. 그러나 부동산 가격 문제와 아틀리에가 형성되어 있지 않아 예술가들은 계속 버려진 장소를 찾고 있다. 라 제네랄 예술가 단체 관계자는 작업할 만한 장소를 찾기 위한 예술가들의 전화를 매일 10여 통은 받고 있다고 한다.

※ 예술위원회 혁신성과팀 강쌍구 sgkang@arko.or.kr

 

"" 프랑스 소식 로마시대 성문화 나타난 폼페이 벽화 복원

 

로마시대 성문화 나타난 폼페이 벽화 복원

 

화산재에 묻혀 있던 이탈리아 폼페이의 사창가 유적지에서 로마시대의 홍등가와 성(性)문화를 보여주는 프레스코 벽화가 복원돼 26일 일반에 공개됐다.

 

영국 더 타임스와 AP 통신은 폼페이의 ‘루파나르’(사창가) 유적의 복층 건물 내부 벽면에 성행위를 묘사한 프레스코 벽화와 관광객들이 훼손시킨 건물 안팎의 구조물들이 지난 1년간 25만 3천 달러(약 2억 4천만 원)의 공사비를 들여 생생하게 복원되었다고 27일 밝혔다.

 

이탈리아 반도 남부의 폼페이는 로마 귀족들의 휴양도시로 번성했으나 서기 79년 베수비오 화산의 폭발로 6m 두께의 화산재에 묻혀 있다 18세기 이후부터 본격 발굴되기 시작했다. 고고학적으로도 가치를 인정받는 루파나르 유적은 1862년에 발굴된 이래 여러 차례 보수공사를 거친 바 있다. 루파나르의 프레스코화(회반죽 벽면에 그린 벽화 기법 중 하나)는 그동안 변색과 탈색이 심해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었다.

 

▲ AD 67년, 폼페이 벽화 중 꽃따는 처녀,

기사 내용과는 전혀 상관없음

전문가들에 따르면 폼페이에는 당시 여러 곳의 사창가가 있었으며, 대부분 가게나 와인바 건물 위층에 방 하나만을 두고 운영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피에트로 지오바니 구초 폼페이 유적관리소장은 “폼페이가 쾌락의 도시라는 것은 부분적으로 맞지만 매매춘을 위한 장소는 극히 제한적이었다”며 “루파나레는 이런 목적으로 특별히 지어진 곳”이라고 설명했다.  18~19세기 이곳에서 발굴된 유물들은 음란하다고 여겨 국립고고학박물관의 비밀 창고에 보관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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