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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호
 
건강하세요('Prenez Soin de Vous' de Sophie Calle)

 

프랑스

 

 

 

- 베니스비엔날레 프랑스관 기획전

 

절교 편지를 받았다. 답신을 할 수 없었다. 내게 보낸 것 같지 않았다.

이런 말로 끝을 맺었다. 건강하세요. 그 말을 글자 그대로 받아들였다.

107명의 여성에게 각자의 직업에 따른 시각으로 이 편지를 해석해주기를 요청했다. 분석하고, 해석하고, 연기하고, 춤추고, 노래하고, 세밀히 해부하고, 철저히 파헤치기를.

나를 위해 이해하고 내 입장이 되어 답신하기를.

관계를 끊는 것에는 시간이 필요해. 나의 리듬에 맞추어.

건강해야지.

 

제52회 베니스비엔날레 국제미술전의 프랑스관 작가 소피 칼(Sophie Calle)

 

이것이 2007년 제52회 베니스비엔날레 국제미술전의 프랑스관 작가 소피 칼(Sophie Calle)이 준비하는 전시이다. 이번 베니스비엔날레는 2007년 6월 10일 공식 개막하여 11월 21일까지 계속된다.

 

소피 칼, 잠자는 사람들, 사진, 1979

 

외교관, 기자, 헤드헌터, 스타일리스트, 체스 선수, 점술가, 작가, 배우, 가수, 판사, 변호사, 경찰, 언어학자, 역사학자, 범죄학자, 정신분석학자, 물리학자 등 다양한 직업군의 여성들이 이번 소피 칼이 받은 절교편지를 해석하게 된다. 각자의 시각에 따라 어떤 해석이 나올지 궁금해진다.

 

소피 칼(1953년생, 여)이 대중에게 이름을 알린 것은 1980년 파리 비엔날레에서, 27명의 사람들이 그녀의 침대에서 교대로 잠자는 모습을 사진과 함께 기록한 작품을 통해서이다.

이후, 사설탐정을 고용하여 본인을 미행하게 하고 그 사진으로 구성한 작품, 길에서 주운 전화번호 수첩의 주인을 추적하기 위해 수첩에 적힌 인물들을 만나 사진을 찍고 인터뷰한 작업 등 글과 이미지, 현실과 허구가 혼합된 이야기들을 그녀는 만들어낸다.

최근에는 <거대한 괴물>의 작가 폴 오스터와 공동작업으로 실제와 픽션 속에서 자신을 주인공으로 <뉴욕 이야기>를 펴냈다.

무엇이 허구이고 무엇이 진실인지 모호해지는데 소피 칼 작품의 의도는 진실과 허구를 판별해내는 것보다는 진실과 허구의 경계를 모호하게 하여 함께 놀이를 즐기는 것이 작품의 의도라고 한다.

 

◀ 소피 칼, 잠자는 사람들, 사진, 1979

 

또 하나 이 전시의 특이한 점은 작가인 소피 칼이 커미셔너를 선정했다는 것.  소피 칼은 신문에 커미셔너 모집 광고를 냈다. <전시 커미셔너로서 열정적으로 임무를 다하실 분 구함> 작가가 커미셔너를 공개 모집하여 선발하는 것. 기존 상식을 벗어나는 소피 칼다운 예술적 작업방식이다. 약 2백여 명의 신청자 가운데 그녀가 고른 프랑스관 커미셔너는 그 자신도 유명한 설치작가인 다니엘 뷔렝(Daniel Buren)이다.

 

(좌) 다니엘 뷔렝 ▶

(우) 다니엘 뷔렝, The Rotating Square ▶

- In and Out of the Frame, 1989

 

(좌) 다니엘 뷔렝, (우)다니엘 뷔렝, The Rotating Square - In and Out of the Frame, 1989

 

<건강하세요>는 6월 1일 악트 쉬드(Actes Sud) 출판사에서 발간될 예정이다. 남프랑스 아를 소재 악트 쉬드는 이문열, 조세희, 최윤, 김승옥, 박완서, 이청준, 최인훈 등 한국 작가들 작품을 프랑스에 적극 소개하고 있는 출판사이기도 하다. 한편, 소피 칼 저서의 국내 소개는 최근에 심은진 씨 번역으로 <진실된 이야기>, <뉴욕 이야기> 등이 출간되었는데 이 이야기 속에서 소피 칼은 주인공이 되어 픽션과 논픽션, 진실과 허구를 뒤섞어버린다. 그녀의 책은 소설도 아니고, 사진집도 아니고, 자서전도 아니며 혹은 그 모두인 방식으로 내용과 형식을 채운다. 장르를 규정하지 않으면서 허구와 실재를 구분하지도 않는 예술 작업을 소피 칼에게서 볼 수 있다  

 

이번 베니스비엔날레 프랑스관 전시 총괄 운영은 퀼튀르 프랑스(Cultures France)가 맡는다. 퀼튀르 프랑스는 2006년 봄 아파(l'AFAA:프랑스예술진흥협회)와 아데페에프(l'ADPF:프랑스사상보급협회)의 통합으로 탄생된 문화부 및 외무부 산하기관으로서 문화예술 국제교류 전담 기구이다. 그 외 프랑스 문화부 조형예술국과 국립조형예술센터가 이번 전시에 협력한다.

 

샤넬

 

기업 메세나로는 샤넬(CHANEL)과 장-뤼크 라가르데르(Jean-Luc Lagardère) 재단이 참여한다.

샤넬측은 소피 칼 전시가 보여주는 자유로우며 대담한 여성의 세계가 마드무아젤 샤넬의 독창적인 개성과 서로 상통하는 점이 있다고 본다.

샤넬은 피카소, 콕토, 스트라빈스키, 디아길레프 등 당대 예술가들을 적극 지원했으며, 1920년 베니스를 방문했던 그녀는 비잔틴 예술과 바로크 취향의 영향을 받아 현재까지도 그것이 샤넬의 이미지에 반영되어 있다고 한다.

 

샤넬이 소피 칼에게서 여성작가의 독창성과 전위적인 정신을 본다면, 장-뤼크 라가르데르 재단은 예술성과 사회(연대)성의 접목을 보고자 한다. 장-뤼크 라가르데르 재단은 주로 프랑스 문화예술의 해외 진흥을 지원해왔는데, 예술과 창조성뿐 아니라 교육, 건강, 사회통합에도 각별한 관심을 두고 있다. 이번에 소피 칼에게 특별한 제안을 했다.

파리 소재 청소년 치유 센터인 라 메종 드 솔랑(la Maison de Solenn)의 청소년들을 베니스의 프랑스관으로 초청하고, 나중에 소피 칼이 라 메종 드 솔랑에서 그 경험을 이야기해주는 것. 단절을 어떻게 치유할 것인가? 이 아름다운 만남을 기대하면서, 장-뤼크 라가르데르 재단은 창조성과 연대를 잇고자 한다.

 

라 메종 드 솔랑(la Maison de Solenn)▶

 

라 메종 드 솔랑(la Maison de Solenn)

 

소피 칼의 전시가 주는 글 혹은 이미지가 개인으로의 의미, 여성으로서의 의미, 작가로서의 의미와 더불어 사회적인 의미로까지 확산되는 듯하다.

 

건강하세요.

 

참고자료 : 퀼튀르 프랑스 보도자료 및 소피 칼 저, 심은진 역 『진실된 이야기』

 

※ 글 : 강쌍구(혁신성과팀, sgkang@arko.or.kr)

 

프라하, 문어모양 도서관 논쟁

러시아

 

 

 

고풍스러운 도시 미관을 자랑하는 체코의 수도 프라하가 ‘도서관 논란’으로 시끄럽다. 초현대적인 외양의 프라하국립도서관 신축계획안(그림)이 발표되자 프라하의 정체성을 놓고 일대 논쟁이 벌어졌다. 고딕 양식과 바로크 양식의 랜드마크가 압도해온 프라하의 주민들은 찬반양론으로 갈렸다.

 

프라하국립도서관 신축계획안

 

체코 출신의 세계적인 건축가 겸 디자이너 ‘퓨처 시스템’의 얀 카플리키가 설계한 이 도서관은 곡선으로 이뤄진 독특한 외관의 9층짜리 건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프라하 역사지구 중심가 프라하성 바로 옆에 지어질 예정이다. 체코 정부는 2007년 3월 도서관 국제 현상설계를 공모해 ‘퓨처 시스템(Future systems)’을 선정했다. ‘퓨처 시스템’은 1982년 얀 카플리키가 설립한 건축설계사무소로 우주시대에 걸맞은 설계를 지속해왔다. 이번 공모에서는 무려 전 세계 400여 개의 작품들과 경쟁하였다.

 

프라하국립도서관 설계도

 

 

 

 

 

 

 

 

 

 

 

 

 

 

 

 

 

 

◀ 프라하국립도서관
설계도


총 7000만 유로(9500만 달러)가 투입될 새 프라하국립도서관의 특징은 벽과 지붕이 하나로 이어지며 샴페인 색의 알루미늄 타일이 붙어 있어 하늘과 나무를 반사해주는 특이한 형상을 하고 있다. 지상으로부터 6층 높이로 꼭대기에서는 도시의 밖을 볼 수 있다. 도서관에는 모두 천만 권 이상의 책이 지하에 소장될 예정으로 자동 수납 시스템이 설치되어 도서관을 찾는 사람에게 5분 만에 책이 배달된다. 백미는 책을 찾는 로봇의 움직이는 모습을 발 아래로 볼 수 있는 광경이다.

그러나 모형도가 공개되자 언론들은 문어, 해파리라고 부르며 고도(古都) 프라하의 이미지에 맞지 않는다고 혹평했다. 14일에는 바츨라프 클라우스 대통령까지 나서서 “형편없는 디자인”이라며 “이런 건물을 짓는 것을 내 몸으로라도 막을 생각”이라고 맹비난했다고 BBC방송은 전했다.

 

(위) 영국 크리켓 그라운드 미디어 센터,(아래) 영국 셀프리지 백화점

얀 카플리키는 1937년에 프라하에서 태어나 1968년 소련 침공 때 런던으로 피난하였다. 훗날 렌조 피아노와 리처드 로저스의 사무실에서 근무하며 퐁피두 센터를 설계공모에 당선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그 후 파리로 자리를 옮겨 포스터의 디자인 팀에 합류하여 하이테크 건축 작업을 계속해왔다.

 

카플리키의 대표작으로는 1999년 스털링상을 수상한 영국 크리켓 그라운드 미디어 센터와 모자이크 형식의 파사드로 도시 재생의 상징이 된 영국 버밍햄의 셀프리지 백화점 등이 있다.

얀 카플리키의 프라하국립도서관이 천년고도 프라하의 새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 (위) 영국 크리켓 그라운드 미디어 센터
(아래) 영국 셀프리지 백화점

글 : 아르코(hillie@arko.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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