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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호
 
기획_예술치유_5(문학치료2)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웹진 아르코

글쓰기의 힘 : 저널테라피
    - 마음이여 누구를 향해 외칠 것인가?

글 : 이봉희(나사렛대학교 영어학과 교수_문학박사)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어떤 나라에 왕이 있었다. 그 왕은 아무도 모르는 수치스런 비밀이 있었다. 귀가 당나귀 귀처럼 커다란 것이다. 왕은 신하들과 백성들에게 그것을 감추기 위해 늘 전전긍긍하였다. 하지만 커다란 왕관 속에 감춘 이 사실을 이발사에게만은 숨길 수가 없었다. 목숨을 걸고 임금님의 비밀을 지켜주어야만 했던 왕의 이발사는 왕관 속에 감춰진 비밀을 그 누구에게도 털어 놓을 수 없어서 혼자서만 간직하고 살다가 그만 그것이 마음의 짐이 되어 결국은 육체적인 병이 되고 말았다. 가슴이 답답하고 숨을 쉴 수도 없게 된 이발사는 더 이상 견딜 수 없어서 어느 날 인적 없는 깊은 숲에 가서 땅에 구멍을 파고 속 시원히 비밀을 털어놓고 다시 땅을 메우고는 가슴을 쓸며 날아갈 듯 가벼운 몸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그 땅위로 갈대가 자라나고 언제부턴가 바람이 불 때마다 갈대숲은 술렁이며 깨어나 이상한 소리를 들려주기 시작했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이발사가 쏟아낸 말이 살아나 메아리처럼 퍼져 나가는 것이었다. 결국 임금님 자신도 수치심 때문에 전전긍긍 숨겨 왔던 비밀을 털어놓게 되고 결국 자신의 모습을 인정하자 건강하고 당당해졌다.

 

그리스 신화 미다스(Midas)왕의 이야기에서 나온 이 동화는 비밀을 간직한 채 침묵하는 것이 얼마나 심리적으로 고통스러운 것인지 잘 말해주고 있다. 이발사는 억제하고 있었던 비밀을 털어놓고 스트레스에서 해방되자 육체적으로 고통스런 증상이 사라졌으며, 왕은 마음의 짐을 벗는 동시에 자신이 수치심으로 여기던 문제를 해결 받는다. 즉 이 신화는 정신적으로 억압된 감정들이 어떻게 정신적 건강 뿐 아니라 육체적 건강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줌으로써 오늘날 문학치료나 글쓰기치료에서 중요시하는 시, 저널 쓰기 같은 창의적 글쓰기 또는 감정표현 글쓰기의 정신적인, 그리고 육체적인 치료적 효과에 대한 훌륭한 원형적 이야기가 될 수 있다.

 

이 신화는 또 다른 질문을 우리에게 남겨준다. ‘안전하게 비밀을 털어놓을 상대’가 있을까? 라는 질문이다. 아무도 모르는 갈대 숲, 땅 속 깊이 묻어 둔 진실은 어느 날 바람이 불 때마다 살아나서 웅성거리는 것이다.

 

갈대 숲 땅 속 깊은 곳은 어쩌면 우리 내면 깊은 곳을 이야기하는 것인지 모른다. “그립다 말을 할까 하니 그리워”라는 소월의 시 구절은 내면의 솟아나오는 그리움을 발설하는 것에 대한 두려운 망설임과 동시에 발설하지 않아도 그 그리움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두 가지 진실을 다 이야기 하고 있다. 우리 모두는 어른이든, 어린아이든 억압된 이야기들과 감정들이 있다. 대면하기 버거워 말하지 못한 이야기들, 무거운 쇳덩이처럼 내 맘 깊은 심연에 가라앉은 죄책감, 용서하거나 용서받고 싶은 긴 사연들, 어린 시절 입을 막았던 두려움과 수치심,  고백하지 못한 사랑이나 그리움, 다시는 만날 길 없는 사람에게 꼭 해명하고 싶은 이야기…  얼마나 많은 이야기들을 우리는 내면의 깊은 곳에 비밀로 묻어두고는 잊었다고 생각하고 있을까? 헨리 나우엔은 잊은 기억은 잊힌 게 아니라 대면할 수 없을 뿐이며 대면할 수 없어서 결국 치유 받을 기회를 놓치고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대면하기 고통스러워 스스로 망각했다고 생각하며 무의식 속 깊이 묻어 둔 심리적 외상이나 슬픔, 아픔, 상처, 고통, 수치심, 공포, 분노, 등은 우리의 정신과 몸의 어딘가에 여러 다른 형태로 저장되어 있다가 우리의 심신과 삶에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스트레스를 해결하는 방법 중 글쓰기, 특히 감정표현 글쓰기는 교육계, 심리학 또는 상담 분야뿐 아니라 의학계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저널치료(Journal Therapy)란

 

이 연필 안에 말들이 웅크리고 있다 한번도

쓰인 적 없는 말해진 적 없는

배운 적 없는 말들이 숨어 있다

(머윈-“쓰이지 않은 말”)

 

저널테라피(Journal Therapy), 즉 저널치료에서 말하는 ‘저널’이란 한국말로는 일기라고 번역할 수 있겠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적인 일기(다이어리, diary)를 순수하고 독특한 치료법으로 변형시킨 새로운 형태의 일기로서 정신, 감정, 그리고 육체의 건강과 행복을 증진시키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쓰는 글쓰기를 말한다. 자아의 발견과 성장으로 이끄는 이런 치유적 목적을 위해 여러 효과적인 저널 기법들이 전문가들에 의해 연구, 소개되고 있다. 매일 매일 일어나는 일과 사건을 객관적으로 또는 외부에서 보는 관점에서 기록하는 기존의 전통적인 일기(다이어리)와 달리 저널은 자신이나 인생의 여러 문제들에 대한 보다 깊은 성찰과 이해를 위해 내면의 생각과 느낌을 표현함으로써 저널을 쓰는 사람의 내적인 경험, 반응, 그리고 인식과 깨달음에 글쓰기의 초점을 맞춘다.

 

언어를 종이에 글로 쓰는 것이 치유적 힘을 갖는 중요한 이유는 감정과 느낌을 표현하고 분출, 정화하는 기능에서 더 나아가 보이지 않는 생각과 느낌, 태도, 믿음, 상상들을 시각적 형태로 변환시키기 때문이다. 저널은 우리의 경험을 저 밖으로 내어 놓는 방법으로서 쓰인 글에 거울처럼 비친 우리 자신을 바라볼 수 있게 해준다. 그것을 보고, 읽는 것은 그 언어들이 표현하는 여러 감정들에 형태와 실체를 부여하는 것이며 글쓴이를 문제와 분리시켜서 개인적인 고통의 여러 측면을 보다 객관적으로 성찰하도록 해주는 것이다.  

 

문자 그대로 “자기 자신의 마음을 읽는 행위”를 통해서 저널을 쓰는 사람은 자신의 경험을 더욱 명확히 인식할 수 있으며 그 결과 긴장을 해소시킬 수 있고, 자아의 성찰과 성장을 가져오게 되며 궁극적으로는 정신적, 육체적 건강에 유익함을 가져오게 된다. 또한 저널은 시간이 지난 후에도 다시 읽어볼 수 있기 때문에 같은 사건과 경험이나 감정을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보게 해줌으로써 자아에 대한 한층 더 깊은 이해를 가능케 해준다. 감당하기 힘든 고통스런 생각과 느낌 경험들을 감당할 수 있는 보다 작은 조각으로 나누는 글쓰기행위는 혼란과 좌절감을 완화시켜주며 문제에 대한 통제력, 자신감, 이해력을 증진시켜준다. 치료적 글쓰기로서의 저널쓰기는 상담비가 들지 않는 상담사의 기능과 전인적인 자기 경영과 진정한 자아의 발견을 통한 창조적 자아실현을 위한 방안으로서의 사적인 글쓰기인 것이다.

 

사람들이 일기와 저널을 써온 것은 수세기 전부터 있던 일이다. 그러나 미국의 경우 감정표현글쓰기와 성찰적 글쓰기가 치료적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대중들에게 알려진 것은 1960년대 심리학자이며 심리치료사인 이라 프로고프의 워크숍과 강의를 통해서이다. 프로고프 박사는 글쓰기가 갖는 치료효과에 관심을 가지고 당시 수년간 그의 내담자와의 상담에 “심리공책”을 사용하였으며  저널기법을 체계화 하고 워크숍을 통해 널리 전파하였다. 그 후 프로고프의 저널치료를 가장 널리 대중화 시킨 사람은 임상공인문학치료사(PTR)이며, 상담사, 그리고 전미문학치료학회(NAPT) 회장이었던 캐슬린 애덤스이다. 얼마 전 필자의 한 학회의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하여 연구소에서도 특별 워크숍을 개최하였던 애덤스는 삶속의 여러 구체적인 문제들을 글로 해결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도구로서의 글쓰기 기법들을 모아놓은 12개의 “저널 도구상자”를 제시하였다. 애덤스는 문학치료에 저널치료, 즉 글쓰기를 적극적으로 도입하였고 현재 가장 영향력 있는 저널치료사로서 미국 전역에 제자를 배출하고 치료와 교육으로 글쓰기의 치료적 힘을 전파하고 있다.

 

글을 쓰는 행위가 가져오는 치료적 효과가 정신적인 것 이상의 것임을 밝힌 과학적인 증거가 있다. 텍사스 대학교의 심리학자인 페니베이커 박사는 20여 년 간의 연구를 통해서 사람들이 고통스런 사건이나 느낌을 하루에 20분씩 연속해서 3~4일간 계속 글로 썼을 경우 그들의 신체적인 면역기능이 증가함을 밝혀냈다. 페니베이커 박사의 연구는 글로 쓰는 행위를 통한 해방감은 스트레스를 견디어내고, 감염과 질병에 싸워 이기는 육체적인 능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문학치유 특히 글쓰기가 갖는 치료적 힘을 과학적으로 증명해주었고 치료를 위한 글쓰기 워크북(『글쓰기치료』역)을 출판하기도 하였다. 그 후 글쓰기의 치료적 힘은 계속 연구되고 증명되었고 미국 의학계에 보고된 저널테라피의 효과의 예를 들면 영양주사로 연명하는 환자와 보호자들의 우울증이 호전됐고, 무엇보다 관절염과 천식환자들의 질병 심각도가 현저하게 감소했다는 연구 결과가 의학전문지 자마(JAMA)에 소개된 바 있다. 의학지에 실린 내용을 보면 미국에 허리케인이 휩쓸고 지나갔던 때 정신과 상담사와 치료사들은 ‘토해내듯’ 그때의 심리적 외상을 글로 쓸 것을 권유하면서 동시에 한 걸음 뒤에서 그 글을 성찰하는 글을 아울러 쓰도록 권유하기도 하였다.

 

미국의 경우 저널이 교육현장에서 사용된 것은 많은 공립학교들이 저널을 국어(영어)시간과 다른 학과목에 사용하기 시작한 1980년대였다. 종종 “대화” 또는 “응답”저널이라고 불리던 이 저널은 학생들에게 독립적인 생각과 사고의 기술을 길러주었으며 선생들에게는 학생들에게 개별적이고 직접적인 반응과 응답을 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주었다. 물론 수업에서 활용한 저널의 의도는 치료보다는 교육에 목적이 있었지만 교사들은 학문적 질문이나 문제점에 대해 생각하고 반추하는 단순한 숙제를 내주었을 경우에도 학생들의 저널 속에서 그들의 감정적인 삶에 대한 중요한 사실과 정보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또한 학생들은 종종 문제가 되는 사건이나 고통스럽거나 혼돈스런 생각과 감정을 글로 쓸 때 긴장감과 압박감이 해소된다고 보고하였다.

 

사진:『프리덤 라이터즈 다이어리』(Freedom Writers Diary)

사진:『프리덤 라이터즈 다이어리』(Freedom Writers Diary)

 

저널을 보다 적극적으로 학생들의 전인적 치유에 사용한 사례도 있다. 미국의 한 공립학교 교사인 에린 그루웰(Erin Gruwell)은 일기쓰기를 통해 빈곤, 인종차별, 폭력, 마피아활동, 등 상처입고 방황하는 학생들에게 전인적 치료와 삶의 놀라운 변화를 가져왔다. 이 이야기는 1999년 『프리덤 라이터즈 다이어리』(Freedom Writers Diary)라는 책으로 출판되었고 또한 영화로도 만들어져서 저널의 힘을 세계에 알리기도 하였다.

 

◀『프리덤 라이터즈 다이어리』(Freedom Writers Diary)

 

저널쓰기는 자신만의 문체를 개발해줄 뿐 아니라 우리 속에 숨은 창의력을 찾아준다. 필자의 문학치료 모임의 한 참여자인 J(36세)는 저널이 사장되어 버린 것이 아닐까 두려워하던 자신 속의 창조력을 찾아내어 표현할 수 있게 도와주었다고 말한다.

 

“처음 문학치료모임에서 시를 읽고 그 반응을 시로 쓰라고 했을 때 당황했었다. 내가 시를 쓴다는 건 이전에는 생각도 못했던 일이다. 하지만 지금은 즐겁다. 가끔 시를 쓰고 그것을 읽어보면 스스로 만족감이 들기도 하고 내가 이런 말을 하고 싶었구나 하고 의외의 느낌을 갖기도 한다. 나는 늘 스스로 ‘창작은 못해’ 하고 말을 해왔다. 그 근거가 무엇인지는 나도 모르지만, 또 그게 사실인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그저 내 안에 있는 것들을 표현한다는 수준에서라도 시작해보고 싶다. 그 자체가 내가 살아 있다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나는 왜 저널을 쓰는지, 무엇 때문에 쓰려 하는지를 생각해 보게 된다. 나는 자유로움을 얻고 싶다. 이 안에서라도 내 마음을 마음껏 드러내고 싶고 내 말을 쏟아내고 싶다.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눌려왔던 내 속의 것들을 버리고 빈 마음 빈 머리로 돌아가 새롭게 살고 싶다. 나도 알지 못했던 내 자신을 더 환하게 보고 싶다. 나의 저널쓰기란 내 안의 혼란된 것들을 정리하고 마을을 만드는 것이다. 그 마을 안에 허물어진 것을 고치고 무너진 것을 다시 쌓고, 갈 곳 모르는 것들에게 예쁜 집을 지어주고 길도 뚫어주고 나를 즐겁게 해주기 위해 꽃과 나무를 심어 꾸미는 것이다”

 

사진:60대 어머니-자신의 감정을 표현한 글쓰기  

H(30대 주부, 학원강사)는 글쓰기뿐 아니라 미술에도 재능이 탁월하고 어려서부터 모든 이들에게 사랑받고 칭찬받는 모범생이었으며, 남을 늘 배려하고 돌보며 성실하기 그지없는 사랑스러운 여성이다. 하지만 그 속에는 자신도 깨닫지 못하는 분노와 회의와 두려움이 숨겨져 있었다. 그러던 그녀가 몇 개의 시를 매개로 한 ‘집중 글쓰기’에서 내면의 소리를 쏟아내기 시작하자 그녀 자신도 놀라워했다. 첫 번째 모임 후 그녀는 무척 힘겨워했다. 이것은 자연스런 일이다. 다른 참여자의 경우 두통이나 몸살이 났다, 멀미, 혹은 구토증이 났다, 등의 보고도 종종 발견되었다. 그러나 다음 주 그녀는 점점 집중 글쓰기에 익숙해지면서 점점 자유로운 글쓰기가 가능해졌고 3번째 모임의 글쓰기에서는 그동안 전혀 의식하지 못했던 어린 시절의 상처를 직면할 수 있게 되었다.

 

◀ 60대 어머니-자신의 감정을 표현한 글쓰기

 

“사실 글쓰기 치료가 무엇인지 아무것도 모르고 그저 나는 막연한 기대만 가지고 모임에 갔다. 내 안의 나를 만나고 오는 길은 왠지 모르게 슬펐다. 굉장한 에너지 소비도 되고. 왜 그런지 기분이 차분해지면서 기운도 빠지고, 몸에서부터 이런 반응이 올 줄은 생각도 못했다. 전철역의 많은 사람들 속에서도 나는 해저의 고요함 속을 두 발로 걸어 다니는 듯한 느낌이었다. (중략) 인생은 그러고 보면 상처받는 데 반, 회복하는 데 반을 쓰는지도 모르겠다. 아니 그 금쪽같은 반을 다 써서라도 회복하는 사람은 참 복 받은 사람이라는 생각까지 든다. 글쓰기 수업을 통해 많이 말하게 하고 싶다. 내 어린 날의 나로 하여금 많이 말하게 하고 싶다. 그리고 더욱 자유롭게 쓰고 싶다.(첫 모임 후기)

 

재미있다. 혼자 글쓰기 하면서 신기하게 논리에 지배받는 글쓰기가 전혀 아닌데도 오히려 깨닫는 게, 정리되는 게 훨씬 많다. 이상하게, 감정도 이성도 절대 흔들 수 없는 무언가만 남는다. 나라는 존재에 대해서. 참 신기하다.(두 번째 후기)

 

와아아아. 놀라운 뭔가가 정말 있다. 한 번도 멈추지 않고 써내려 간 글과 그 글을 다시 읽을 때 놀랍게 알게 되는 사실들. 와와…한 주 한 주 확실히 내 마음이 달라지고 있어서 뭐랄까 살맛이 난다고 해야 할까? 진짜 내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찾고 싶다.(세 번째 후기)”

 

이처럼 자아성찰을 위한 저널쓰기는 반드시 이성적이고 분석적인 글쓰기 이전에 우선 자의식에서 자유로운 글쓰기, 내면의 소리를 이끌어내는 집중 글쓰기, 혹은 의식의 흐름 저널기법, 반자동 글쓰기 등이 큰 도움이 되는 것을 알 수 있다. 공개하지는 못하지만 어려서부터 어머니의 사랑을 받기 위해 그녀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기보다는 어른들이나 친구들, 상대방이 원하는 것만을 해왔으며 당연히 모든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모범생’이 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글쓰기를 통해 스스로는 자신을 걸레라고 여기는 것을 발견하고 충격을 받았으며 남몰래 느꼈던 분노와 열등감과 일 중독증, 등의 원인을 찾게 되었다. 무엇보다 잘 그리지 못할까봐 두려워서 그동안 빈 캔버스 앞에서 절망하던 그는 문학/글쓰기치유 이후 그 두려움에서 벗어나 다시 그림을 그리게 되었고 공모전에서 또 다시 입상하게 되었으며 미대 대학원을 준비 중이다.

 

이처럼 문학치료나 글쓰기치료의 궁극적인 목표는 상처나 문제를 해결하고 그로 인해 숨어있던 참자신의 재능과 창의력을 해방시키는 일이다. 시인 혹은 문인들이 문학치료나 저널쓰기를 통해 막혀있던 영감이 회복되는 사례는 흔히 있는 일이다.
 

"나도 사랑하고 사랑받으며 안정된 삶을 살고 싶다"(30대 대학원학생)

 

사진:나도 사랑하고 사랑받으며 안정된 삶을 살고 싶다

 

저널워크숍에 처음으로 참여한 참여자들의 설문조사에 의하면 글쓰기를 가로막는 요인으로 두려움이 가장 많은 응답자의 수를 차지하였고 그 두려움 중에는 타인의 비난과 판단도 포함되지만 오히려 자신 스스로 내면의 진실을 직시하는 두려움도 커다란 비중을 차지하였다. 어려서부터 검열과 평가에 익숙해진 글쓰기 습관은 일기에서 조차 내적 비판자의 검열에서 자유롭기 쉽지 않다. 개인 혹은 집단 글쓰기치료 같은 모임에서 저널치료 혹은 문학치료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필요한 이유는 이 때문이다.

 

가장 많은 사람들에게 애용되는 저널쓰기 방법들을 예로 들면 ‘보내지 않는 편지’ ‘대화’ ‘목록’ ‘클러스터링’ ‘스프링보드’ ‘5분 집중글쓰기’ ‘인물 묘사' 등이 있다. 치유사의 인도에 의한 ’소설쓰기‘ 도 어린 학생부터 노인들까지 큰 효과가 있다.

 

필자는 저널치료를 문학치료의 한 부문이라고 문학치료를 소개하는 글에서 밝힌바 있다. 필자가 문학치료와 저널치료를 병행하기를 주장하는 것은 처음에 글쓰기치료모임 참여자들에게 그냥 주제를 주고 글을 쓰라고 하면 모두들 당황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감정,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데 익숙하지 못한 관계로 대부분의 학생/참여자들은 나이에 상관없이 ‘나는 글을 못 써요’라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따라서 문학, 특히 시나 그림(이미지)을 매개로 때로는 유도구문을 주어 그것을 ‘스프링보드’로 사용하여 글을 쓰게 하였을 때 훨씬 글쓰기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기 때문에 문학치유와 저널치유를 병행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치료사/촉진자는 교과서대로, 남들의 사례에 따라 치료모임을 이끌기 보다는 참여자들의 개별적 문제를 파악하고 (단, 지시하거나 교육하거나 진단하는 것은 안 된다) 그 그룹과 개별 참여자들에게 도움이 될 저널도구를 선정해야하며 더 나아가 글쓰기를 촉진할 수 있고 관점에 변화를 줄 수 있도록 가이드해주는 문학작품을 선정하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책이나 남들의 사례가 모든 이들에게 그대로 적용되는 것이 아니며 항상 예기치 못한 반응이 나올 수 있음을 기억하고 대비하여야한다. 따라서 문학/저널치료를 병행하려면 자신이 스스로 적어도 일 년 이상 저널을 쓰고 여러 기법들에 충분한 체험을 하고 있어서 직관력과 응용능력을 길러야하며 수많은 문학작품의 자원을 가지고 있어야 할 것이다.

 

 

| 어린이와 노인을 위한 저널치유

 

오클랜더는 글쓰기가 자기를 표현하고 자기를 발견할 수 있는 가장 만족스럽고 가치 있으며 또한 효과적인 방법임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아이들에게 글을 쓰라고 하지 않는 이유는 아이들이 글쓰기와 관련해 좋은 경험이 거의 없어서라고 하였다. 어린이 글쓰기치료에서 가장 필수적인 요소는 아이들에게 맘껏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자유로운 환경과 프라이버시를 존중해주는 것이다. 아이들이 내면으로부터 나오는 말을 하도록 충분히 기다려준다면 그들 속에 감추어진 감정과 경험, 직관, 그리고 꿈과 같은 창의적 재능과 지혜를 찾아내고 개발하게 될 것이다.

 

미국의 경우 저널쓰기를 교육에 적용하여 긍정적 효과를 입증한 사례들은 수없이 많다. 1980년대부터 교육과정에 저널쓰기를 포함하기 시작한 미국은 최근 더 적극적으로 저널쓰기를 학교교육에 도입하고 있다. 일일 저널(Daily Journal)은 최근 10년 사이에 미국 교육계에서 가장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학습방법이다. 미국 초등학교 교실에서는 아침 수업이 시작됨과 동시에 10~15분을 저널 쓰기에 할애하고 있으며 중, 고교 영어(국어) 교실에서도 학생들에게 저널 쓰는 습관을 갖도록 권유하는 교사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에듀케이션 월드’지는 전한다.

 

카파키오니는 5~15세 어린이들을 위한 그림과 글쓰기가 결합된 그림저널치료 기법을 제시한,『아이들을 위한 크리에이티브 저널(Creative Journal for Children)』(역)로 미국 전역과 캐나다 등에서 큰 반향을 일으켜왔다. 그림과 글쓰기를 함께 사용한 이 저널기법을 사용한 초등학교 교사들은 학생들의 언어기술이 글쓰기(작문)와 말하기 모두에서 빠르게 향상되었으며 학습능력과 사회성에서도 진전을 보였다고 보고하였다. 또한 지각과 결석이 감소하고 학습의욕과 수업참여도가 증가하였다. 아울러 창의성이 꽃을 피웠고 일상생활에서의 문제해결능력이 향상되었다는 보고가 있다.

 

사진:초등학생 소설쓰기

  사진:시짓기(중2)   사진:70대 노인의 자화상(대필)

▲ 70대 어른의 자화상(글은 대필해 줌)

 

시짓기(중2)

 

▲ 초등학생 소설쓰기

 

자신의 감정과 느낌이 무엇인지 알고 또한 자신이 느끼는 것이 자신이 원하는 것임을 알며 그것을 어떤 책망이나 비난, 혹은 수치심, 처벌에 대한 두려움 없이 인정할 수 있다면  건강한 사람이다. 흥미로운 것은 학교에서 성적이 우수한 모범생이 자신의 감정을 탐구하거나 욕구를 표현하는 글을 쓸 때 가장 힘겨워한다는 점이다. 그들은 처음에 흔히 자존감이 아주 낮은 아이와 마찬가지로 글을 써도 공책 모서리에 아주 작게 쓰고 지우고 하거나 누가 볼까봐 염려를 하거나 아니면 그냥 어른들이 원하는 답, ‘숙제하기, 방 정리하기, 공부하기..’을 쓴다. 하지만 대체적으로 초등학생의 자기묘사는 때로는 어른들의 글보다 더 진솔하고 문학적이며 깊어서 늘 감동을 준다. 예를 들어보면 "내 안에는 유리가 있다. 깨질 수도 있고 빛을 비워주기도 한다. 내 맘속에는 여러 가지 동물이 사는 정글이 있다"(A), "난 평정심과 고요함이다. 햇살 아래 조용하다. 난 거대하지만 가만히 있다"(B),  "난 짜증이다. 누군가에게 감시 받는 것이 짜증이다. 난 비오는 날 같고, 가뭄 같다. 활화 타오르는 태양 같다. 그래서 난 짜증이다"(C) 등이다. 초등학생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 중에도 “현실” 또는 “미래” 라는 대답이 나온다. 어떤 여자아이(13세)는 자신의 소원이 F4같은 꽃미남들과 함께 길을 걷는 것이라고 했다. 그런 진솔한 글을 받아주고 글쓰기를 계속 유도해주자 결국 이 아이는 글을 써나가면서 그것이 남들에게 무시당하지 않고 인정받고 주목받고 싶어 하기 때문이라는 놀라운 깨달음에 스스로 이르게 되기도 하였다.

 

자아 성찰적 특징을 가진 저널쓰기는 아이들이 자신의 가치관의 형성하고 자신의 꿈과 욕망, 재능을 탐구하도록 돕는다. 꿈과 욕망에는 부끄러운 것이 없다. 어떤 아이들은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른다고 말한다. 그것은 그들이 원하는 것이 부모들이 원하는 꿈이 아니기 때문인 경우가 있다. 반대로 부모들이 원하는 꿈을 자신은 원치 않기 때문이거나 또는 자신의 욕구와 꿈이 실현불가능하다고 미리 어른들의 시각에서 판단해버리고 묻어버리기 때문이다. 자신의 현재 욕구를 있는 그대로 표현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은 바로 진정한 자아의 목소리와 욕구를 만나는 과정이기도 하다.

 

한 어린이(12세)는 10주 동안의 모임에서 모든 글에 컴퓨터 게임에 대한 이야기밖에 없었다. 하고 싶은 일도, 소원도 게임을 잘하는 것이었다. 화가 나는 일도 게임을 못했을 때이고 부모님께 꾸중을 들은 일도 게임 때문이었다. 게임에 대한 글을 반복해서 쓰던 어느 날 “찬이는 20년 후에 어떤 사람이 되어 있을까?”라는 문학치유사의 질문에 주저 없이 “컴퓨터 게임을 제일 잘하는 사람이요”라고 주저 없이 대답하였다. 그런데 ‘나의 미래’라는 제목으로 그림을 그려보고 글쓰기를 하라고 하자 엉뚱하게 가운 입은 의사를 그렸다. 그리고 어린이 자신도 “내가 왜 의사를 그렸는지 모르겠다. 이제 보니까 내가 되고 싶은 건 의사다. 컴퓨터 게임을 모르면 아이들과 대화를 할 수 없고 왕따가 되니까 두려워서 게임을 잘하고 싶었나 보다.” 라고 깨달음을 글로 쓴 경우도 있다.

 

한 초등학생(6학년)도 집안에서 오빠에게 너무나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어서 오빠에게 보내지 않는 편지를 쓰게 하였다. 이 어린이는 2시간의 문학치료 후 얼마나 속이 후련했든지 스스로에게 “보내지 않는 편지를 후련하게 잘 썼기에 대통령상을 수여함”이라는 상장을 만들기도 하였다.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저널을 쓰겠다고 약속하였다.

 

글을 쓰지 못하는 노인들의 경우 곁에서 대필을 해주어도 좋다. 처음에는 글을 쓰지 못한다고 꺼리던 노인들도 점점 적극적으로 자신들의 아픔과 외로움, 일생의 이야기를 종이위에 털어놓고 그것을 바라보면서 흐뭇해하신다. 특히 회고록 쓰기는 자신들의 생을 되돌아보고 정리하면서 그 삶이 귀하고 의미 있으며 헛된 것이 아니었음을 깨닫게 되어 자존감을 높여주고 감추었던 이야기를 털어놓고 고통을 호소할 수 있음으로써 심리적 정서적 그리고 육체적 건강을 가져올 수 있다. 또한 죽음에 대한 두려움도 저널쓰기를 통해 직면하고 해소하도록 함으로써 보다 질 높은 인생의 마지막을 보내게 도와줄 수 있다.

 

 

| 나는 살기 위해 죽어가는 것은 아닌가?

 

“나는 엄마가 언제라도 나를 볼 수 있는 유리로 된 집에 살았어요. 하지만 유리 집에서는  나를 버리거나 땅속으로 나를 숨기기 전에는 어떤 것도 감출 수가 없어요. 그런데 땅속으로 나를 숨기고 나면  나도 나를 볼 수 없게 되지요.”(40대 남/외국사례)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나는 살기위해 죽어가는 것은 아닌가? 살아가는 일이 고달프고 버거워서, 꼭 그 때문에 하는 말이 아니다. 이 세상에서 살기 위해 하루하루 진정한 나를 외면하고, 더 깊은 곳에 파묻어버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두려움이 엄습할 때마다 중얼거리는 말이다.

 

모차르트 탄생 250주년이 되는 해 그에 대한 다큐멘터리 TV 프로그램이 방영된 적이 있었다. 에릭이라는 사람은 우울증으로 자살을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자살 직전 우연히 모차르트의 노래를 듣게 되었고 그 음악이 너무나 아름다워서 그는 자살을 포기하였다. 모차르트의 음악을 더 듣고 싶어서 더 살고 싶어진 것이다. 에릭은 이렇게 아름다운 노래를 들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생명은 축복임을 알았다고 한다. 우울증도 다 치료되었다. 그 후 에릭은 친구가 에이즈로 죽고, 사랑하는 가족이 죽음을 맞이하고, 그 후로도 여러 번 고통스런 순간을 맞이했지만 그때마다 모차르트에게 편지를 썼다고 한다. “내가 모차르트에게 편지를 쓰면 그는 내게 음악으로 답장을 해줍니다. 내가 모차르트라고 말할 때 그는 모차르트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모차르트는 내게 하나의 메타포(은유)입니다. 삶의 가장 아름다운 것들, 희망, 행복, 기쁨 등의 메타포입니다”라고 그는 말한다.

 

여기서 에릭이 하고 있는 것이 바로 문학치유이며 저널치유이다. 그의 맘속의 생각을, 열정과 고통과 외로움을 함께 나누기 위해 에릭은 음악이라는 매체를 통해 250년 전 존재했던 모차르트에게 ‘보내지 않는 편지’라는 글쓰기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여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충동에서 치료받게 되었다. 그 글쓰기 작업을 통해 그가 만난 것은 모차르트가 아니라 바로 자신 속에 숨어있던 자신의 목소리였으며 ‘살아있고 싶어서 죽고 싶었던’ 자신의 잠재된 생명력이었고 그렇게 그는 잠재된 자신의 삶의 의욕을 되찾은 것이다.

 

 

| 마음이여 누구를 향해 외칠 것인가?

 

“중요한 것은 언어로 표현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멍들고 오해받을 위험을 감수하고라도 언어화하고 서로 나누어야 한다”라고 드살보는 이야기하지만 때로 상대방에게 털어놓은 나만의 고통이나 짐이 되었던 실패감, 수치심, 슬픔 등은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는 동화에서처럼 다시 메아리 되어 내게 되돌아와 상처를 주게 된다.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아픔을 이야기했다가 오히려 상처받은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릴케는 ‘마음이여 누구를 향해 외칠 것인가’고 묻고 있는지 모른다.

 

마음이 아프고 답답하고 우울하다면, 이유 없이 울고 싶다면, 갑자기 세상에 나만 남은 듯 외롭다면, 벗을 찾아 전화번호부를 읽어 내려가도 선뜻 누구에게 전화를 걸어야 할지 모르겠다면, 아니, 이야기를 하고 돌아오는 길에 오히려 더 허전하고 후회가 되었다면, 나의 고통이 누군가에게 웃음거리가 된 적 있다면, 그래서 더욱 나는 마음을 닫았다면, 그까짓 것 다 지난 일인데 뭐, 하고 위로했지만, 문득문득 시도 때도 없이 빙산처럼 떠올라 나를 마비시키는 고통스런 기억이 있다면, 말없이 내 이야기를 다 들어주고 언제든 필요할 때 내가 찾으면 옆에 있는, 그리고 어떤 비난도 하지 않는 안전한 친구가 필요하다면, 당신은 치료적 글쓰기인 저널이 필요하다. 지금 문구점에 가서 맘에 드는 공책을 하나 사라. 당신이 좋아하는 펜도 잊지 마라. 그리고 당신만의 장소를 찾아보아라. 카페 한 구석에 자리 잡아도 좋다. 그리고 펜을 꺼내어 공책에 글을 쓰기 시작하라. 펜 끝에 숨은 말들을 해방시켜 보라. 전문가의 도움을 한 번 받아보아라. 일생동안 내 곁에서 떠나지 않고 나를 지지해주는 최고의 비밀 상담사 ‘나만의 저널’을 만나보기를 권한다. 문장끝

 

 

* 이봉희

    _ 나사렛대학교 영어학과교수. 미국공인 문학치료전문가(CAPF)/저널치료전문가(CJF)

    _ NAPT 공식 한국대표, 한국 글쓰기·문학치료연구소 소장, Adams의 저널치료센터 한국지소 (CJT-Korea) 소장

      (http://journaltherapy.org, journaltherapy@hanmail.net)

 

 
아르코 ‘봄 작가 겨울 무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웹진 아르코

_아르코 ‘봄 작가 겨울 무대’ 공연

글 : 김일송(scenePLAYBILL 편집장)

 

 

학생    선생님, 왜 신춘문예 소설의 상금이 희곡보다 많나요?
선생    어, 얼만데?
학생    단편소설은 팔백만 원이고, 희곡은 삼백만 원이에요.
선생    그거야 뭐… 소설은 원고지를 빽빽하게 메워야 하는 데 반해, 희곡은 공란이 많잖니? 소설보다 글을 조금 덜 써도 되니까 그런 모양이지.
학생    그런데요, 선생님… 시도 희곡보다 많아요.
선생    얼만데?

학생    오백만 원요.

 

필자의 경험담은 아니다. 작가 장정일의 경험담이다. 최근 출간된 희곡집 『숭어 마스크 레플리카』(장정일·김경주 엮음, 이매진, 2009) 프롤로그에서 장정일은 한 제자와 나눈 대화를 통해 오늘날 한국 연극, 보다 정확히 표현하여 한국 희곡의 현실을 이야기한다. 문제는 상금의 많고 적음이 아니다. 2009년의 한국 희곡의 위상이다.

 

매년 신춘문예나 공모를 통해 등단하는 희곡 작가는 여남은 명. 그들 중 1년이 지난 후, 2년, 3년이 지난 후 지속적으로 희곡을 쓰는 작가는 과연 몇이나 될까? 글을 통해 장정일은 희곡작가들을 위한 지면을 내어주지 않는 문학계를 개탄했다. 희곡은커녕 비평조차 다루지 않는 문학 계간지와 문학 월간지의 현실을 개탄했다. 그러나 더욱 통탄할 현실은 희곡작가를 위한 무대를 내주지 않는 공연계가 아닐까? 희곡은 무대 상연을 전제로 하는 그 장르적 특성상 글로 읽히기보다 말로 들려져야 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신인작가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무대는 많지 않다. 극단에 소속된 작가의 사정은 그나마 낫다. 혈혈단신 오로지 희곡으로 승부하는 희곡작가들에게 열려있는 무대는 많지 않다. 오호통재(嗚呼通才)라! 추운 이 겨울, 다가올 봄보다도 ‘봄 작가 시리즈’가 더욱 기다려지는 까닭은 바로 그 때문이다.

 

‘봄 작가 시리즈’는 아르코예술극장이 지난해부터 의욕적으로 추진 중인 프로그램. 능력 있는 희곡작가들의 고사를 방지하기 위해 연출가와의 만남을 주선하고, 짧지만 굵은 작품을 선보일 수 있도록 마련한 자리다.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이 전무하다싶은 국내 연극계에는 없어서는 안 될 반드시 필요한 자리다.

 

바로 그 <봄 작가, 겨울 무대>시리즈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찾아왔다. 12월 3일부터 6일가지 4일 동안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펼쳐질 이번 무대에는 8명의 희곡작가 작품이 선보인다. 고려산, 박나현, 변기석, 안재승, 이주영, 주정훈, 최문애, 황윤정 등 올해 신춘문예로 등단한 8명의 희곡작가가 김태형, 김한내, 신동인, 신유청, 오경택, 윤한솔, 이영석, 최중민 등 여덟 명의 젊은 연출가들을 만나 ‘방문’이라는 주제 아래 짧은 소극을 올린다. 그것이 방을 드나드는 문을 의미하는 ‘방문(房門)’이 됐건, 만남을 의미하는 ‘방문(訪問)’이 됐건 해석은 작가들의 몫. 심지어 처방전을 말하는 방문(方文)이면 어떻고, 공고문을 말하는 방문(榜文)이면 어떠하랴. 오히려 다양성은 미덕이요, 전형성은 악덕이다. 올해는 과연 어떤 작가들의 어떤 작품들이 방문(房門)을 너머 관객을 방문(訪問)할까?

 

사진:아르코 ‘봄 작가 겨울 무대’ 공연

 

사진:연출 오경택, 작 고려산

 

먼저 소개할 고려산 작가는 2005년 전남일보 신춘문예에 <눈부신 비늘>로 등단한 후, 2009년 <한 밤 풀이>로 한국희곡작가협회에서 다시 당선된 작가. 이번에 선보이는 <솟대와 민달팽이>는 여고시절 당한 성폭행 기억으로 인해 온전한 이성관계도, 인간관계도 맺지 못하는 여성과 그녀를 사랑한 청년의 모습을 통해 우리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파헤치는 작품이다. 연출은 최근 명동예술극장에서 <세 자매>를 올렸던 연출가 오경택이 맡았다.

▲ 연출 오경택, 작 고려산

   
     
사진:작 박나현, 연출 김태형  

이어 올해 전남일보 신춘문예에서 <사다리>로 등단한 박나현 작가는 <별>을 선보인다. 별을 사랑하는 은둔형 외톨이 고아 청년의 집에 한 중년남자가 방문하고, 두 사람이 조금씩 가까워지게 되는 이야기. 서로를 경계하던 두 남자가 함께 별을 보면서 마음의 벽을 조금씩 허무는 모습을 통해, 상처를 치유한다는 <별>의 연출가로는 지난해 ‘봄 작가 겨울 무대’ 시리즈에서 <달리는 자들>을 연출했던 김태형이 다시 선정되었다.

작 박나현, 연출 김태형

   
     
사진:연출 신동인, 작변기석  

세 번째로 소개할 <라디오 드라마>는 올해 부산일보에 <물을 꼭 내려주세요>로 당선된 변기석 작가의 작품. 당시 상징적인 극적 대사와 시적인 리듬으로 살아감의 애잔한 슬픔을 아름답게 형상화했다는 심사평을 받았던 변기석 작가는 <라디오 드라마>를 통해 평생 앞을 보지 못했던 남자의 삶이 개안 수술 후 어떻게 변했는지, 남자와 부인의 부부관계를 통해 통찰한 작품. 시력을 얻었지만 행복을 잃은 부부의 비극적인 모습을 그린 <라디오 드라마>는 극단 작은신화의 연출가 신동인이 무대화한다.

연출 신동인, 작변기석

   
     
사진:연출 신유청, 작안재승  

다소 어려운 제목의 연극 <룸 엔트로피>를 선보이는 안재승 작가는 지난해 <누가 무하마드 알리의 관자놀이에 미사일 펀치를 날렸는가>로 신작희곡페스티벌에, 올해 <청구서>로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된 작가. <룸 엔트로피>는 취업 면접을 앞둔 한 남자가 불가항력의 사건으로 자신의 징크스를 깨게 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그린 작품으로, 전작에서 보여주었던 사회문제에 대한 신랄한 풍자를 기대해 보아도 좋을 듯하다. 연출은 <동승>의 신유청 연출가가 맡았다.

연출 신유청, 작안재승

   
     
사진:작 이주영, 연출 이영석  

이번에 참여하는 작가 중 아마도 가장 젊은 작가인 이주영 작가는 2007년 대산대학문학상에 <카나리아 핀 식탁>으로, 올해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세례명 클라미디아>로 당선된 작가. 이번에 선보일 <달, 달 없는 집>으로 앞을 보지 못하는 상죽과 그를 상전처럼 모시는 매분, 그리고 상죽의 오랜 친구 용길, 세 인물을 주인공 한 작품으로, 극단 신작로의 이영석 대표가 연출한다.

작 이주영, 연출 이영석

   
     
사진:작 주정훈, 연출 윤한솔  

<20분간의 재림>은 연출가로도 활동했던 주정훈 작가의 작품. 주정훈 작가는 지방언어의 맛을 잘 살린 <열 두 대신에 불리러 갈 제>로 올해 한국일보 신춘문예에서 당선한 작가. 김흥우 단막극선 <오유선생>과 <영 아닌데>를 통해 연출 감각 또한 보여준 바 있는 주정훈 작가는 <20분간의 재림>을 통해 현 정권의 문제점들을 시원하게 풍자한다. 사회성 짙은 이 작품은 현(現) 그린피그의 대표인 윤한솔이 연출을 맡아 선보인다.

작 주정훈, 연출 윤한솔

   
     
사진:작 황윤정, 연출 김한내  

주정훈 작가와 함께 올해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공동 당선된 황윤정 작가는 <낯선 하루 이야기>를 내놓았다. 황윤정 작가는 12월 대학로에서 공연될 예정인 <극적인 하룻밤>으로 당선된 작가로, <낯선 하루 이야기>는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남자와 다른 남자의 아이를 가진 부인, 아이의 아버지인 정부, 이 세 사람의 기묘한 만남을 그린 작품으로 프로젝트그룹 빠-다밥의 대표이자 제12언어연극스튜디오의 단원으로 활동 중인 김한내가 무대화했다.

작 황윤정, 연출 김한내

   
     
사진:연출 최중민, 작 최문애  

마지막으로 <피난민들>을 선보이는 최문애 작가는 올해 <실종>으로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된 작가. 출·퇴근하는 척하면서 직장인 행세를 하지만 사실은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인 남자와 언론고시를 준비 중인 여자의 오전 6시에서 6시 반 사이의 일상을 그린 이 <피난민들>은 이웃한 두 남녀가 들키지 않기 위해 침묵을 지키는 과정에서 고조되는 긴장감을 다루고 있다. 연출은 스튜디오 드림캡처 소속의 최중민 연출이 맡았다.

연출 최중민, 작 최문애

   

 

전체적으로 지난해에 비해 두 편 늘은 편수는 프로그램의 풍성함을 주기에 충분하다. 다양한 배경의, 다양한 사고를 가진 8명의 작가들이 내놓을 신작은 과연 어떻게 다가올까? 신진 작가들에 의해 다양하게 해석되고, 변형된 ‘방문’은 어떤 의미를 담게 될 것인가? 은밀할까? 노골적일까?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작가들이니만큼 작품의 일정 수준은 기대해 보아도 좋을 듯하다. 하지만 과도한 기대는 금물. 과도한 기대는 오히려 신진작가들에게 부담만 될 테니까. 기성작가들의 노련함을 기대한다면 실망할지도 모른다. 반대로 신진작가의 패기는 기대한다. 그 패기마저 없다면 그때는 제대로 실망해도 좋다. 그러나 일단은 팔짱을 풀고 조금은 여유롭게 관람하는 편이 나을 듯.

 

앞서 언급했듯, 희곡은 배우의 입을 통해 발화될 때 진정한 생명을 가지게 된다. 그리고 그 발화는 혼자 주저리주저리 떠드는 넋두리가 되어서는 곤란하다. 발화는 대화가 되어야 한다. 관객과 소통해야 한다. 여기 이제 말 그 소통을 시작하려는 일군의 검증된 작가들이 있다. 이들이 부디, 모쪼록 이제껏 문학의 서자 취급을 받아왔던 희곡의 위상을 다시 재정립해주길 바랄 뿐이다. ‘봄 작가 겨울 무대’에서 그 가능성을 발견하게 되길.문장끝

 

 
숫자로 풀어보는 문화이야기_43(180)

180 : 보는 몸, 보이는 몸

글 : 박상언(예술위원회 정책기획실장, 문화평론가)

 

 

지난 12월 3일 도쿄의 모리미술관에서 《의학과 예술Medicine and Art》이라는 전시를 관람했다. 안내문에는 ‘과학(의학)과 예술이 만나는 장소로서의 몸’을 주제로 인간의 생과 사의 의미를 묻는 시도라고 적혀 있었다. 뇌, 장기, 임산부의 자궁 그림 등 상식선에서는 정녕 엽기적인 작품들과 함께 의료용 보행기에 의지한 수퍼맨 등 해학적인 작품들을 보았다. 헌데 왠지 자꾸, 11월 내내 남자의 몸, 그중에서도 키를 두고 떠들던 서울에서의 여러 말들이 환청처럼 들려왔다.

 

젊은 외국인 여성들을 모아놓고 교양과 천박 사이에서 위험한 줄타기를 하던 TV 토크쇼 《미녀들의 수다》가 결국 일을 낸 것이다. 이 프로그램의 특집방송에 출연한 우리나라 한 여대생이 “키는 경쟁력”, “키 작은 남자는 루저", "내가 170㎝이니까 남자친구는 최소 180㎝”라고 말한 것이 그 시작이다. 시청자들은 영어 자막으로 선명하게 처리된 ‘loser’라는 낱말을 ‘180’이라는 숫자에다 갖다 붙이기 마련. 이내 “키 180㎝가 안 되는 남자는 loser"라고 비약된다.

 

바로 조금 전까지도 이방 여성들의 짧은 치마와 미끈하게 뻗은 다리를 좀 더 오래 비춰주지 않는 카메라를 야속해하던 남자들이건만, 가만 있을 리 없었다. 교묘하게 포장된 몸, 아슬아슬하게 상품화된 성을 고추장처럼 잘도 비벼 먹던 이 사회가 갑자기 남자 키에 대한 어린 여학생의 몇 마디에는 소화를 못 시킨 채 토악질이었다. 편집을 하지 않은 방송사가 더 문제라는 둥 그녀에게 돌을 던질 자 누구냐는 둥 저마다들 한 마디씩 보탰다. 최고의 술안주 감이기도 했다.

 

일차적으로 이번 사태는, 날씬한 몸매 만들기, 얼굴 성형이나 유방 확대 수술 따위와는 달리 현 의학으로는 근본적인 보수가 불가능한 키의 문제를, 너무나도 간단하게 실패자 또는 패배자라는 치욕적인 뜻의 'loser'로 명명(命名)한 데서 비롯된 것이다. 귀신도 울고 갈 의술에 힘입어 이미 자신의 몸을 남성 구매자의 기호에 맞도록 수리 가공한 그녀는 어쩌면, 스스로 구매자가 되어 남성의 몸에 대한 제 기호를 공개 석상에서 당당하게 밝힌 것뿐이라고 생각할는지 모른다.

 

너는 눈까풀을 째. 콧대도 세우고 턱도 깎아. 살이야 뭐 굶어서 빼면 되고! 그러면 난 키를 늘일 테니까. 10㎝면 되겠어? 아니면 더?

 

정말 이런 세상이 온다면 그와 같은 소동은 결코 없으리라. (이때는 몸을 고치는 데 드는 돈이 관건일 것이다. 몸의 문제는 결국 돈의 문제가 될 수밖에. 상품으로서의 몸의 교환가치란 곧 돈의 많고 적음에 따라 차별화될 것이라는 말. 하기야 지금도 키를 빼고는 거의 다 그렇긴 하지만.) 무를 수 없는 선천적인 차이, 아직은 맞춤형 리모델링이 불가능한 키에 대해 윤리적인 판단을 내려 버린 그 여학생은, 시대에 뒤진 건지 앞선 건지 어쨌든 ‘지금 여기’서는 철부지다.

 

데카르트의 코기토cogito는 ‘생각하는 나’로서의 정신으로 하여금 ‘존재하는 나’로서의 몸을 압도하게 한 역사적 분수령이었다. 이로써 몸은 정신과 분리된 채 정신에 따라 자동적으로 움직이는 기계가 되었다. 몸과 정신이 동일한 한 존재의 양쪽 모습이라고 본 스피노자도, ‘나’를 몸의 총체성으로 치면서 정신을 몸의 한 부분에 지나지 않는다고 본 니체도 잠시였던가. 21세기에 들어서서 우리는, 외려 정신을 한갓 허깨비로 만들어 버린 채 몸교(敎)의 광신도가 되었다.

 

영혼의 시대 중세, 이성의 시대 근대를 지나서 바야흐로 우리는 몸의 시대 후기근대를 보내고 있다. 하여 이번 ‘루저 사태’는 부박(浮薄)한 우리 대중 사회와 이를 만든 너와 나의 업보(業報)다. 몸이란 인류의 역사와 함께 오래도록 기표(記標)로 기능해 왔지만, 어느 새 기의(記意)를 상실할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헌데 기의 없는 기표란 얼마나 허망한가. 내가 보든 네가 보든, 내게 보이든 네게 보이든, 보는 몸, 보이는 몸이 다 기의 없는 기표라면, 참으로 슬픈 일이다. 문장끝

 

사진:영화 <내겐 너무 가벼운 그녀>의 포스터

 

▲ 영화 <내겐 너무 가벼운 그녀>의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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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아카이브 시리즈_6(러시아국립예술도서관)
미술관을 찾아서_5(러시아 에르미타슈 미술관)
동숭동 소극장 이야기
세종로81번지앙상블
숫자로 풀어보는 문화이야기_30
문화를 나누다, 예술을 즐기다_19
예술 아카이브 시리즈_5(바우하우스 아카이브)
미술관을 찾아서_4(우피치미술관)
국가 간 공동작업을 마치고_2
문화를 나누다, 예술을 즐기다_18
예술 아카이브 시리즈_4(프랑스국립도서관)
미술관을 찾아서_3(뉴욕 메트로폴리탄미술관)
국가 간 공동작업을 마치고_1
숫자로 풀어보는 문화이야기_29
문화를 나누다, 예술을 즐기다_17
예술 아카이브 시리즈_3(미국 미술 아카이브)
미술관을 찾아서_2(런던 내셔널 갤러리)
장애청소년 동화책 만들기 프로젝트
당신은 무료관람을 좋아하세요?
숫자로 풀어보는 문화이야기_28
문화를 나누다, 예술을 즐기다_16
예술 아카이브 시리즈_2
미술관을 찾아서_1(루브르박물관)
미술관, 부담없이 쉽게 가자
고양이선장 人터부_8 (길담서원)
숫자로 풀어보는 문화이야기_27
예술 아카이브 시리즈_1(시각예술)
마당의 희노애락
문화를 나누다, 예술을 즐기다_15
숫자로 풀어보는 문화이야기_26
문화를 나누다, 예술을 즐기다_14
공연이야기
낙원동의 겨울이야기
숫자로 풀어보는 문화이야기_25
문화를 나누다, 예술을 즐기다_13
공연이야기
예술정보관에 대한 단상
장애 청소년이 만드는 동화책
문화를 나누다, 예술을 즐기다_12
공연이야기
고양이선장 人터부_7
숫자로 풀어보는 문화이야기_24
문화를 나누다, 예술을 즐기다_12
공연이야기
고양이선장 人터부_7
문화를 나누다, 예술을 즐기다_11
늦은 여름, 그 폐광촌에서의 기억
BAM
숫자로 풀어보는 문화이야기_23
문화를 나누다, 예술을 즐기다_10
공연이야기
요코하마 트리엔날레 2008_2
한국연극100년_6
[문화를 나누다, 예술을 즐기다_9]
공연이야기
[요코하마 트리엔날레 2008_1]
[숫자로 풀어보는 문화이야기_22]
[문화를 나누다, 예술을 즐기다_8]
[공연이야기]
[고양이선장 人터부]
[숫자로 풀어보는 문화이야기_21]
[문화를 나누다, 예술을 즐기다_7]
[공연이야기]
[숫자로 풀어보는 문화이야기_20]
[문화를 나누다, 예술을 즐기다 ⑥]
[공연이야기]
[책이야기]
[숫자로 풀어보는 문화이야기_19]
[문화를 나누다, 예술을 즐기다 ⑤]
[나오시마 아트 프로젝트 ②]
[카니발로드-유경숙]
[고양이선장 人터부 ⑥]
한국연극100주년 ⑤
숫자로 풀어보는 문화이야기_18
[문화를 나누다, 예술을 즐기다 ④]
[‘창작예찬’의 예찬 ④]
[숫자로 풀어보는 문화이야기_17]
[나오시마 아트 프로젝트 ①]
[이문주의 귀국보고전]
[문화를 나누다, 예술을 즐기다 ③]
[‘창작예찬’의 예찬 ③]
[숫자로 풀어보는 문화이야기_16]
[고양이선장 人 터부 ⑤]
[한국연극100년 ④]
[문화를 나누다, 예술을 즐기다 ②]
[‘창작예찬’의 예찬 ②]
[숫자로 풀어보는 문화이야기⑮]
[생활 속의 예술]
문화를 나누다, 예술을 즐기다 ①
‘창작예찬’의 예찬 ①
[고양이선장 人터부④]
[숫자로풀어보는문화이야기⑭]
지원정책은 공공 공연장의 공공성 회복에서부터
소외지역을 찾아가는 문화순회사업 워크숍에 다녀와서
예술가의 육성으로 역사를 새로 쓰다
침향에 얽힌 다섯 가지 풍경
[숫자로풀어보는문화이야기⑬]
[한국연극 100주년③]
[고양이선장 人터부③]
[숫자로풀어보는문화이야기⑫]
[숫자로풀어보는문화이야기⑪]
[한국연극 100주년②]
[고양이선장 人터부②]
[숫자로풀어보는문화이야기⑩]
사랑티켓이 바뀐다
[숫자로풀어보는문화이야기⑨]
[신극100주년①]
[재외한국문화원탐방⑥] 미국, 중남미
[예술과무엇(16)]
[고양이선장 人터부①]
[숫자로풀어보는문화이야기⑧]
[재외한국문화원탐방⑤] 일본
뉴욕필 평양공연, 화해의 전령
[재외한국문화원탐방④] 상해,베트남
[숫자로풀어보는문화이야기⑦] 88
사할린에 핀 한국전통문화의 꽃
숭례문 화재로 바라본 미술작품의 재난대책
[재외한국문화원탐방③]
[숫자로풀어보는문화이야기⑥]
글틴에서 꿈을 찾다
유럽의 재외 한국문화원을 가다 ②
[숫자로풀어보는문화이야기⑤] 19 - 곰돌이들아, 안녕
우리 창작 음악의 힘
작은 가슴을 뛰게 하던 그 소리
유럽의 재외 한국문화원을 가다 ①
주목할 수밖에 없는 2008 아르코예술극장 작품들
[숫자로풀어보는문화이야기④]
Performance Space 122와 뉴욕 예술 커뮤니티, 그리고 관객
안무가 육성, 이제 시작이다
트랜스POP, 한국 베트남 리믹스 展
무한스케치북으로 탄생한 공사장 가림막
2008년 새해에 부치는 신년사
[숫자로풀어보는문화이야기③]
[최혜주의러시아일기⑯]
[숫자로풀어보는문화이야기②]
2007 대통령 선거에 부쳐 - 예술적 상상력과 비전을 가진 “그(녀)”를 기다리며
[상상민원실] 정치의 계절에 상상하는 예술적인 소망
[예술과무엇⑮] 내겐 너무 특별한 당신
[김우창 연속기고⑤] 한국문화의 미래를 위하여(마지막회)
[숫자로풀어보는문화이야기①]
[김우창 연속기고 ④] 한국문화의 미래를 위하여
무용, 무한한 가능성 실현을 위한 기본단위 전용공간 시급 ②
[김우창 연속기고 ③] 한국문화의 미래를 위하여
무용, 무한한 가능성 실현을 위한 기본단위 전용공간 시급 ①
[artplace & artist ⑤] 국립미술창작스튜디오-고양 & 오상택
[김우창 연속기고 ②] 한국문화의 미래를 위하여
백무동 오리무중에 노니는 도저(到底)했던 자의식
다원예술비평은 존재하는가?
[김우창 연속기고 ①] 한국문화의 미래를 위하여
예술도 하고 밥도 먹자!
[최혜주의 러시아 일기 ⑮]
미술의 생존과 실존
[미술과 신화 ⑥]
소문, 101동 303호에 대하여
한강에서 장강까지, 장강에서 한강까지
[미술과 신화 ⑤]
경이로운 충돌, 아시아 아프리카 문학페스티벌 - 전주
과정과 실험을 추구하는 호주의 다원예술
[미술과 신화 ④]
해외진출 통로 될 2007 서울아트마켓
[미술과 신화 ③]
[artplace & artist ④]
물 위에 비춰볼 시간
[미술과 신화(2)] 고전회화 감상을 위한 바이블
최혜주의러시아일기(14)
공연예술 유통의 활성화를 논하다
[미술과 신화 (1)] 그리스 로마 신화 - 고전회화 감상을 위한 바이블
[Art Preview] 심포카, 안은미의 ‘바리’
[Art Review] 이십세기 연작, 최민화 개인전
마일라 이야기
[Art Review] 현실과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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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Review]
artplace & artist ③
낯선 예술세계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
IFACCA 사무총장 S. Gardner를 만나다
프랑스의 문화예술 조세지원 제도 ②
기고만장 예술가들의 파란만장 네트워크, 다원예술매개공간
프랑스의 문화예술 조세지원 제도 ①
지금은 문화 피서 중
예술과무엇⑭
최혜주의러시아일기⑬
몸짓콘서트, 공공극장의 역할을 찾다
몽골, 신대륙을 발견하고 오다
한없는 자유로움, 전천후 현장 예술가
뮌스터 조각프로젝트 2007
눈을 감은 진실
제11회 프라하 PQ 국제무대미술박람회에 다녀와서
artplace & artist 2
당신은 나의 동반자
최혜주의 러시아일기⑫
카셀 도쿠멘타 12
예술은 세상을 바꿀 수 있답니다
1년 새 10배
축제여, 변신하라
김밥천국 문화세상, 연극배우 정해균
이형구가 보여주는 미래의 고고학
아트마켓이 변하고 있다
당신의 패러다임은 감옥일까, 자유일까
집중포커스④ SEO발레단
카셀에서 만나요, 시각예술비평지 볼(BOL)
예술재원 개발, 새로운 논의가 필요할 때
최혜주의 러시아 일기 ⑪
스스로 예술
경연을 넘어선 축제의 장! 거제 전국연극제로
artplace & artist 1
사랑하라 사람아
호주 예술가개발프로그램
지방을 문화발신지로 재창조하라
집중포커스 ③
다자와코예술촌 민족예술연구소 차타니 주로쿠 소장님과의 만남
만화가 무대로 몰려온다
 
서브하단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