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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호
 
공연예술특성화사업, 그 성과를 들여다보다_3(음악)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웹진 아르코

 

 

‘공연예술특성화사업, 그 성과를 들여다보다’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최하고 (재)대학로문화재단이 주관으로 공연예술분야의 창작역량 강화 및 창작 활동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사업인 ‘2009 공연예술특성화사업’의 결과물격인 각 공연을 둘러보는 코너다. ‘공연예술특성화사업, 그 성과를 들여다보다’에서는 그 동안 국악과 무용분야를 둘러보았으면, 이번호에서 음악과 연극 분야를 둘러보았다.

 

 

대한민국 창작음악의 밝은 미래를 볼 수 있었던 흐뭇한 창작관현악축제

글 : 윤승현(이화여대 교수)

 

 

올해로 벌써 세 번째 문을 연 <창작관현악축제> 공연이 지난 1월 30일과 2월 6일 양일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개최했다.

 

이 공연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최하고 (재)대학로문화재단이 주관하는 '2009 공연예술 특성화사업'의 일환으로 양일간 10개의 교향곡이 엄선되어 창작곡의 뛰어난 해석으로 정평이 나 있는 박은성 지휘자와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젊은 지휘자를 대표하는 성기선 지휘자와 강남심포니오케스트라의 연주로 새로운 작품들이 선보였다.

 

창작관현악축제

 

이번 <창작관현악축제> 운영위원회 위원장이신 작곡가 박영근은 다음과 같이 이번 축제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음악안에서 한 나라의 문화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척도는 아마도 그동안 그 나라의 어떤 창작품이 발굴 되었으며 연주되고 있는지에 따라 결정될 수 있습니다. 이미 대한민국도 많은 작곡가들이 여러 단체들을 통하여 많은 창작품을 발표해 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개인이나 창작 단체들이 발표할 수 있는 분야는 실내악곡에 한정되어 있죠. 더 큰 편성인 관현악곡이나 오페라 등은 개인이나 창작 동호인들의 단체에서는 특별한 지원이 없으면 연주될 수 없기 때문에 많은 작품들이 작곡되어도 연주회에 올려지지 못하고 사장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창작 관현악곡의 활성화를 위해 2007년부터 <창작관현악축제>를 시작하게 되었고, 올해로 세 번째 무대를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그 동안 한국을 대표할 만한 창작관현악곡을 발굴하기 위해 1, 2회의 축제를 통해 38곡의 주옥같은 작품들을 발굴하였고, 공연 후 악보집 및 CD와 DVD를 발간하여 지속적인 연주가 되도록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이러한 움직임은 창작이 차지하는 문화적 중요성에서 당연히 지속되었어야 할 지원정책이라는 사실에 대해 어느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창작관현악축제>의 또 다른 과제는 대중이 바로 음악 창작작업에 공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러한 취지에서 이미 연주 되었던 38개의 작품 중 8작품은 매개연주 지원사업을 통하여 서울을 비롯하여 통영, 창원, 제주 등 8곳의 오케스트라가 참여하여 지역민들과 함께 창작관현악곡을 접하는 뜻 깊은 기회를 만들었다. 아마도 다양하고 새로운 창작품들을 일반 대중들이 이해하고 기존 대가의 작품들처럼 귀에 익히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현실적인 상황을 부인할 수는 없다. 예를 들어, 새로운 음악에 대한 해설, 일반 청취자들에게 현대음악의 이해를 위한 교육, 작곡가와 대중의 만남을 통한 소통, 새로운 작곡가와 작품에 대한 연구 등 우리가 직면하고 풀어야 할 여러 과제들을 이번 축제를 통하여 다시 한번 되새길 수 있었다.

 

이번 연주회의 특징 중 청중들에게 좋은 평을 받았던 '작곡가와의 대담'은 연주회의 또 다른 시도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작곡가의 새로운 작품을 대중이 접할 때는 오로지 프로그램이라는 단일화된 창구를 통하여 간략하게 작곡가의 작품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연주회에서 장일범 씨의 구성진 해설과 함께 작곡자들과의 대담은 대한민국의 살아있는 작곡가와 작품을 일반 대중에게 소개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였고, 또한 어려운 현대음악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앞으로는 새로운 작품을 선보이는 장도 중요하지만, 작곡가와 작품을 연구하고 알리는 작업을 통하여 보다 작품을 쉽게 대중에게 알릴 수 있고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연구와 교육이라는 측면에도 많은 지원을 기대해 본다.

 

<창작관현악축제> 첫날인 1월 30일 연주는 장일범의 해설과 박은성의 지휘, 코리안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다섯 작곡가의 작품을 선보였다. 정승재의 <현을 위한 세레나데>, 신성아의 <윈드트리(Windtree: Hymn for the West)>, 정현수의 <메타오케스트라>, 김자애의 <오케스트라를 위한 꿈을 찾아서>, 그리고 이근형의 <리츄얼 시즌스(Ritual Seasons)> 등이 연주 되었다.

창작관현악축제  

총 연주시간이 두 시간에 가까운 긴 연주회였고, 현대음악이라는 난해함을 생각해보면 많은 청중들이 끝까지 연주회에 집중하는 모습은 상당히 고무적이었다. 둘째날인 2월 6일 연주 역시 장일범의 해설과 성기선의 지휘, 강남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다섯 작곡가의 작품을 선보였다. 신만식의 <순환>, 석윤복의 <관현악을 위한 음악 노래-II>, 김천욱의 <관현악을 위한 이중성>, 김은혜의 <관현악을 위한 기도>, 이재문의 <오케스트라를 위한 세븐 데이즈/ 스테인드 글라스/ 미러> 등이 연주 되었다. 이날 연주는 1월 30일 연주보다 더욱 많은 청중, 그리고 끝까지 자리를 함께하며 오케스트라의 음향에 집중했던 뜨거운 열기가 아직도 필자에게 느껴지는 그러한 연주회였다.

 

이번 연주회의 또 다른 특징이라 하면, 또는 근래의 우리네 창작계의 작품 경향과도 같이 음악적 언어의 다양화를 들 수 있다. 과거의 작품 경향의 획일화 혹은 획일화 된 작품의 선정과 전시는 일반 청중들이 현대음악을 외면할 수밖에 없었던 주요 원인이기도 하였다. 그러한 면에서 이번 <창작관현악축제>가 갖는 의미는 더욱 빛을 낸다. 작품이나 오케스트레이션의 새로운 시도 등을 통한 실험적인 창작품들이 많지는 않았지만 연주회에서 보이는 다양한 언어들, 예를 들어 미니멀리즘적 아이디어, 독일 무조주의적 경향, 상징적, 낭만적 경향, 민족주의적 경향, 다양식적 경향 등 다양한 언어의 구사를 통하여 청중들로 하여금 보다 흥미롭게 음악회에 집중할 수 있게 하였다.

 

창작관현악축제

 

창작관현악축제

 

또한 예년에 비해 연주의 완성도에서 좀 더 높게 평을 받았던 이유는 보다 많은 리허설과 연주단체 그리고 지휘자, 작곡가와의 소통 등을 들 수 있다. 어쩌면 연주는 작품을 보여주는 마지막 단계이며 결국 초연되는 연주의 완성도에 따라 작품의 생사가 결정 되듯이 최선을 다하는 연주단체를 통한 새로운 음악의 소개는 작곡가와 작품을 청중에게 정확히 전달하는 중요한 수단이자 음악의 최종적인 목표이다. 비록 올해가 예년 보다 좀 더 완성도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지만 간담회를 통해 전해 들었던 작곡가들의 아쉬움은 바로 소통에 대한 문제였다. 작곡자와 연주자와의 소통은 그 음악을 작곡자의 의도대로 연주 될 수 있도록 하는 최소의 창구이다. 비록 예년보다 더 많은 리허설 시간을 갖긴 했지만 보다 긴밀한 소통은 좋은 양질의 음악회를 만드는 또는 작곡가의 의도를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중요한 조건이다. 아마도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 갈 수 있는 방법은 보다 많은 리허설 시간의 확보일 것이다.

 

이번 연주회에서 청중들의 반응은 그동안 현대음악 연주회에서 보였던 것과는 사뭇 달랐다. 연주가 끝난 후에 터져 나왔던 우뢰와 같은 박수갈채와 환호성은 현대음악 연주회에서 자주 들었던 냉소적인 박수소리와는 너무도 다른 반응이라 앞으로의 대한민국 창작음악의 밝은 미래를 보는 것 같아 흐믓하기도 헀고, 작곡가들의 다채로운 작품경향을 통해 보여주었던 다양성은 앞으로 한국인만의 한국적 음악을 기대해 볼 수 있는 통로가 아닐까 기대해 보았다. 그리고 아직은 오케스티레이션에서 거칠고 정제된 느낌보다는 새로움에 대한 탐구로, 또한 작곡가로서의 작품성과 본연의 의무를 지키려고 애쓰는 젊은 작곡가 이재문의 작품은 아마도 이번 연주회의 중요한 메시지를 담는 곡이 아니었나 생각해 본다.

 

예년에 비해 축소된 사업 진행이 많은 아쉬움을 남기게 했지만, 보다 다양하고 전략적인 지원책을 통한 좋은 작품의 발굴을 기대해 본다. 문화의 꽃인 순수예술이 흔들린다면 이미 그곳엔 문화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중요한 순수예술의 지원과 투철한 작가정신을 가지고 완성도 있는 작품을 만들어 가는 음악가들의 노력이 보다 건실한 대한민국의 문화기초를 다지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이번 연주회에서 보여 주었던 (재)대학로문화재단의 노력과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노고에 감사드리며, 지속적이고 전략적이며 전폭적인 지원을 기대해 본다. 한 겨울의 추위와 봄의 따스한 햇살이 있어 봄꽃을 피우듯이, 앞으로 이러한 정부의 지원책을 통해 좋은 작품들이 더욱 많이 나오기를 또한 기대해 본다. 문장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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