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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0호 ARKO Artist Eun-Il 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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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술 축제의 특성화 전략

글 : 성무량(서울공연예술제 국제팀장)

 

| 예술축제, 너만의 개성을 살려봐

성무량(서울공연예술제 국제팀장)근대 축제의 시작은 고급 예술의 향연으로 시작되었으나, 대부분 도시 개발 측면에서 특정 장소 마케팅과 결부되어 발전되어 왔다. 이에 축제 본연의 의미보다는 축제의 경제적 파급 효과에 초점이 맞춰지게 되었다.그렇다면 이미 축제 공화국이 되어 버린 우리나라의 경우는 어떠한가? 우리나라 축제 또한 획일적인 모양새로 난립하고 있으며, 도시 개발의 논리와 맞물려 축제의 성과를 방문객 증가나 그에 따른 경제적 파급 효과와 연결 짓게 된다. 과정이 생략된 관주도의 행사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지역 문화의 일부분이 되지 못하고 일회성 이벤트로 반복되어 왔기에 축제 본연의 역할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축제가 온전히 지역민의 축제이기 위해서는 목표를 설정하고, 그에 적합한 예술감독을 선임해 그 미션을 수행하기 위한 팀을 만드는 것이 우선 필요할 것이다. 이 단계에서 정책적 지지와 예산의 마련이 필수불가결 함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이후에는 그 지역이 갖고 있는 정체성과 색깔을 살릴 수 있는 특색 있는 프로그램 구성이 절대적이다. 지금 한국의 대부분의 축제 프로그램이 거의 동일하게 구성되고 있는 것은 안타깝게도 그 반대의 과정을 밟고 있는 듯 보인다.

현재 주요 예술축제의 구성은 거의 국내초청작, 해외초청작, 부대행사, 개ㆍ폐막식 행사로 이루어져 있다. 이런 경우, 지역민은 다 차려놓은 남의 잔치에 와서 구경만 하다가 가는 모양새가 되기 쉽다. 오히려 외부 방문객을 통한 경제적 효과 보다는 지역민의 참여도와 만족도가 주요한 부분으로 떠올라야 한다고 본다. 흔히 아웃리치 프로그램(outreach programme)이라 불리는 지역 주민과의 공동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모색할 수 있겠다.

이런 맥락에서 예술축제의 국제화도 짚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모든 축제가 ‘국제’라는 타이틀을 내걸어야 할 충분한 이유가 있는가? 만약 그렇다면 과연 누구를 위해서 어떤 방식으로 국제화를 할 것인가? 이런 기준 자체가 뒤집어 보면 무분별한 국제 축제를 조정하기 위한 궁여지책일 수도 있겠다.

영국의 런던국제연극제는 1980년대 시작당시 외국 연극을 잘 접하지 못하는 영국 관객과 예술가들에게 새로운 경향을 소개하고자 하는 목표로 시작해, 영국 아방가르드 예술단체 발전에 기여했다. 에딘버러국제축제는 클래식 음악을 위주로 하는 문화 엘리트를 겨냥한 것으로, 여기서 ‘국제’란 의미는 유럽이나 북미 공연을 돈을 내고서 볼 수 있다는 것에 가깝다.

이처럼 한국의 축제에도 ‘국제’가 필요하다면 그에 상응하는 중장기 목표를 세우고 일관성 있게 밀고 나가야 할 것이다.

축제를 만들고 지원할 때 도시개발과 연관되는 것은 당연해 보이기도 하지만, 단지 도시 마케팅의 일부로 여겨 외부적인 성과를 환산한 수치의 변화를 단기간에 기대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

도쿄가 2012년 올림픽 유치를 목표로 동경페스티벌을 3년간 대대적으로 지원한 것이 도시 마케팅과 축제의 관계에 대한 예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서울국제공연예술제를 살펴보면 그 출발점이 국가 브랜드 형성을 위한 관주도 축제에서 시작되었다. 2002년 월드컵 유치를 위해 문화행사가 필요했고, 이에 무용·연극 축제를 단기간에 기계적으로 2001년 통합하게 되었다. 이후 2003년 독립 사무국을 마련해 예술감독제를 도입하게 되었고, 올해로 10회를 맞게 되었다. 서울국제공연예술제가 조직적으로나 프로그래밍 방향, 관객개발 등의 과정을 거쳐 10년 동안 진행되어 오면서 일부 마니아의 축제이며 대중에게 다가서는 프로그램을 포함해야 한다는 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제 서울국제공연예술제는 축제의 미션을 좀 더 정교화해 방향성을 정립하고, 그간 발전시켜 온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취지에 맞는 사업들을 구상해 나가야 한다. 쿤스텐축제처럼 지역 통합이 우선인지, 맨체스터축제처럼 도시 재생이 주요한지 혹은 바비칸 센터의 바이트프로그램처럼 새로운 관객 개발에 초점을 맞출 지에 따라 향후 3~5년 간의 프로그램 방향을 정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의 공연 예술계에서는 시즌 프로그램 외에도 축제에 대한 고민들을 본격적으로 할 시기에 왔다고 본다. 1990년대 후반 지방자치제가 지역마다 대표적인 축제를 만들 수 있는 여건이 되었다면, 지금의 문화예산 지방분권화는 제2의 축제 도약의 시기가 될 수 있다.

이제까지의 지역 축제의 성과를 재평가하고 세밀하게 장단점을 검토해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런 다음 그 목적에 장단기 미션을 세우고 그에 맞게 조직을 만들고, 적합한 예술감독을 뽑고, 지원할 팀을 규모에 맞게 짜는 것 등이 뒤따를 것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 지역민의 평가나 요구는 그 무엇보다도 주요한 요소가 되어야 한다.

타겟 오디언스가 누가 될 것인지, 국제화 전략은 필요한지 등의 세부 사항들까지 윤곽이 잡히면 그에 맞는 정책을 세우고 예산을 뒷받침하는 행정적 절차도 매우 중요하다. 이후에 이 미션을 각 축제가 달성할 수 있도록 장기간에 걸친 지원과, 다각적인 평가 방법을 통해 개선을 거듭해 가야 할 것이다. 이런 과정을 밟다 보면 자연스럽게 축제의 장기적 성과 중의 하나로 도시 마케팅이 실현될 수 있다고 본다.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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