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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제와 국제교류에 관한 몇 가지 생각

글 : 이종호(서울세계무용축제 예술감독)

 

| 세계로 뻗어가는 축제의 손

이종호(서울세계무용축제 예술감독)1998년 창설된 서울세계무용축제(SIDance, 시댄스)는 지금까지 국제교류에 깊은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움직여왔다. 첫째 외국단체 선정과정, 둘째 국제합작, 셋째 평소의 국제 네트워크 활동, 넷째 한국 무용가들의 해외진출 협력 등을 꼽을 수 있다.

 

우선 축제에 참가할 외국단체 선정과정에서의 국제교류이다. 몇 해 전 문화관광부가 아시아 문화동반자 사업을 시작하면서 단순히 한국문화의 확산 혹은 친한파의 양성만이 아니라 “아시아 각국의 문화를 받아들여 우리 문화를 다양하고 풍성하게 발전시키겠다”는 취지를 밝혔던 것은 자국문화의 해외진출에만 집착했던 종래의 편협한 안목에서 벗어나 국제교류의 본질인 쌍방향성을 염두에 둔 진일보한 자세였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축제에 초청할 외국 예술단체를 고르는 일에 있어서도 그 축제의 정체성이나 개성에 어울리는가와 더불어 우리 문화를 풍요롭게 하는 데 얼마나 도움이 되겠는가 하는 측면도 고려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시댄스의 경우 외국작품 선정에 있어서 나름대로 몇 가지 방향을 설정해놓고 있다. 세계무용의 다양한 조류를 보여주되 춤 고유의 춤성을 중시한다, 세계무대에서 충분히 검증된 중진ㆍ중견급과 더불어 당시로서는 덜 알려진 재능 있는 무용가들을 발굴한다, 서유럽과 미국 중심에서 벗어나 세계 각지의 무용가들을 골고루 소개 한다 등이다. 특히 마지막 지침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이고 폭넓은 교류가 필수적이다.

시댄스가 주력하는 두 번째 교류방식은 국제합작이다. 1999년 제2회 시댄스에서 한국-프랑스-아프리카 예술가들의 공동무대를 마련한 이래 여러 건의 다자합작과 양자합작을 해왔다. 이런 합작은 단순 초청공연에 비해 시간과 비용과 노력이 몇 배 소요되지만 그 대신 교류의 폭과 깊이,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얻어지는 국제적인 이해는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귀중한 체험이자 자산으로 남게 된다.

세 번째는 각종 단체, 기구와 개인들을 포함한 국제적 네트워크이다. 시댄스는 행사 주최자인 유네스코 산하 국제무용협회 한국본부의 네트워크에도 어느 정도 의지하고 있지만 이에 머물지 않고 적극적인 국제교류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1990년대 중반부터 로잔 발레 콩쿠르 한국사무소 운영, 국제직업무용수전직기구 이사, 아시아 아츠 네트 이사, 아시아공연예술축제연맹 집행이사 등으로 활동하면서 세계 각 지역에 신뢰할만한 친구와 동료들을 만들어 왔으며 2008년에는 공연저널리즘 서울포럼을 창설, 매년 국제 무용계의 명망 있는 언론인과 평론가들을 불러 한국의 문화를 체험시키면서 친한적 여론을 조성하는 일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이와 함께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는 외국기관들과의 관계도 필요하다.

이같은 국제관계를 유지하려면 축제의 대표 혹은 대외협력 담당자의 꾸준한 노력과 정성이 필요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신뢰를 쌓아야 하며, 상대방에게 필요한 존재라는 사실을 인식시켜야 한다. 대체로 한국 문화단체나 축제들은 대표자가 자주 바뀌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지속적인 국제교류에 불리하다. 대표가 자주 바뀐다면 담당 실무자라도 한 자리에 오래 있는 것이 바람직하다.

마지막으로 이와 같은 경험과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상호간에 신뢰가 축적되면 자연스럽게 한국 문화의 해외 진출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시댄스의 경우 전통춤 명인들의 갈라 무대인 <전무후무>를 비롯해 상당수의 국내 무용가들이 외국 무대에 설 수 있도록 조력한 바 있으며, 해외공연 참여 외에도 한국(현대 및 전통)무용 강습, 무용수 추천 등 다양한 형태로 한국무용의 해외진출을 돕고 있다.

 

그러나 이런 일은 한 개인이나 소규모 민간단체(축제)의 능력으로는 한계가 있다. 역설적이게도 정부기관들보다는 한 분야, 한 자리에서 지속적으로 일하는 민간이 더 깊고 폭넓은 국제 네트워크를 가질 수도 있겠지만 이를 바탕으로 한국문화의 해외소개 등 구체적인 사업을 시행하려 할 경우에는 재정적, 행정적 지원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이야기이다. 우리 정부의 국제 문화교류 사업이 확실한 정책적 목표 아래 좀 더 지속적, 효율적으로 이루어지려면 정부 차원의 교류 수단과 더불어 분야별로 잘 구축돼 있는 민간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것이 매우 효과적일 것이라 생각된다. 민간축제나 민간단체 역시 한 번 하고 끝나는 단순한 행사라는 생각을 넘어 장기적, 지속적 교류를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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