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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terview & Artists as an Interviewer 

글 : 전유신(아르코미술관 큐레이터)

 


인터뷰는 인터뷰를 진행하는 주체인 인터뷰어(interviewer)와 인터뷰의 대상자인 인터뷰이(interviewee) 간에 이루어지는 대화의 한 형식이다. 방송이나 신문 기자들이 일반 시민들이나 저명인사와 나누는 인터뷰, 유명 인사들이 등장하는 TV 토크쇼 등 언론에서의 인터뷰가 가장 친숙한 인터뷰의 형식이지만, 최근에는 인터뷰의 형식을 빌린 책들도 다수 출간되는 추세이다.
작가의 내면적이고 주관적인 시선을 드러내던 미술이 다양한 형식을 빌어 끊임없이 확장되는 것이 현대미술의 양상이긴 하지만, 주로 언론이나 출판의 전유물이라고 생각되는 인터뷰와 현대미술은 어떤 관련을 갖는 것일까? 인터뷰를 사용하거나 주제로 하는 작품들은 기본적으로 누군가에게 말을 걸고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반드시 주체인 작가와 대화를 나누는 타자를 필요로 한다. 아르코미술관의 <인터뷰>전은 결국 현대미술이 왜, 어떠한 방식으로 인터뷰를 통해 대화를 시도하는 형식을 띄게 되었으며, 예술가들과 인터뷰를 나누는 인터뷰이 즉, 타자들은 누구이고 인터뷰어가 된 예술가들은 그들과 어떤 대화를 나누는가를 살펴볼 수 있는 전시이다. 이번 전시에는 김홍석, 정연두, 천경우 등 13팀의 작가가 참여했으며, 대표작가 4인의 작업을 통해 <인터뷰>전을 살펴보고자 한다.



인터뷰는 기본적으로 주체인 인터뷰어와 타자인 인터뷰이 간의 질문과 대답으로 구성된 대화이다. 천경우의 <100개의 질문들(100 Questions)>과 <1000개의 대답들(1000 Answers)>은 질문하기와 답하기라는 인터뷰의 기본적인 속성을 활용한 작업이다. <100개의 질문들(100 Questions)>은 천경우 작가와 아르코미술관이 공동으로 유럽과 한국에서 익명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수집한 100개의 질문에 관객들이 답하는 퍼포먼스이다. 이 질문들은 타인에게 묻고 싶은 단 하나의 개인적인 질문이되 반드시 ‘예’ 또는 ‘아니오’로만 대답할 수 있는 질문들이다. 이 작품은 질문자(인터뷰어)가 ‘예’ 또는 ‘아니오’로만 대답할 수 있는 질문이라고 생각하고 질문을 던졌음에도 불구하고, 대답하는 관객들(인터뷰이)은 그 질문에 대답하는 과정에서 문화적, 개인적 차이에 의해 그 질문들이 반드시 예 또는 아니오로 대답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또한 이 작품은 익명의 100인의 인터뷰어와 불특정 다수의 인터뷰이 간에 이루어지는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는 거대한 인터뷰 그 자체이기도 하다.
인터뷰를 사용하는 작품들에서는 작가가 곧 인터뷰어가 되어 타자인 인터뷰이와 인터뷰를 진행한다. 인터뷰어가 된 작가들은 인터뷰를 시도하기 위해 저널리스트나 토크쇼 진행자가 되는 등 작가로서의 자신의 정체성을 변화시킨다.

이수영의 <수유시장 프로젝트>는 수유시장 상인들을 위한 커뮤니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시작되어, 작가가 그들과의 대화를 시도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주를 보는 점술인으로 변신한 흥미로운 경우이다. 이수영은 수유시장을 위한 커뮤니티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수유시장 상인들과 대화를 시도하기 위해 사주를 보는 점술인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변신시켜 그들과 대화를 나누고 복채로 그들이 가지고 있는 물건들을 받는 형태의 작업을 진행한 바 있는데, 이번 전시에서는 그 결과물인 드로잉과 복채를 전시함으로써 현대미술에서의 작가의 정체성이 얼마나 다양하게 변화해 왔는가를 보여준다.

많은 작가들이 작품의 제작 단계에서 모델 혹은 작품의 주제와 연관된 대상들과 인터뷰를 시도하지만 명확하게 인터뷰라는 형식과 인터뷰이가 작품에 모습을 드러내게 된 것은 비디오라는 매체의 등장과 함께이다. 이번 전시에는 이주 노동자라는 사회적 타자에 주목한 믹스라이스와 박경주의 작업과 여성 타자에 대한 인터뷰와 역할극을 보여주는 조혜정, 청계천 노점상들과의 토크쇼를 보여주는 플라잉시티의 작업을 통해 비디오가 인터뷰를 언제부터 왜 사용하게 되었는지 그 출발점을 되짚어 보여 준다.

정연두의 <수공기억>은 과거를 회상하는 노인들의 인터뷰와, 작가가 재해석한 노인들의 기억을 만들어가는 세트장 두 개의 영상을 동시에 보여주는 작업이다. 작가는 ‘당신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추억이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인터뷰를 진행한 후, 수 십 명의 노인들의 인터뷰에서 6개의 에피소드(아나운서, 제주도 낙타, 육간 대청, 가난과 전설, 영과 육의 갈림길에서, 보리밭)를 선정하고 그것을 재구성한다. 정연두는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을 만나 대화를 나누고 그들의 삶의 현장을 재현하는 방식의 작업을 줄곧 진행해 왔는데, <수공기억>에서는 기억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노인들이라는 일상의 타자들의 삶 속으로 들어가고자 하며, 그들의 추억과 기억을 현실의 공간 속에 다시금 구성하고 재현하고자 한다.

▲ 정연두 수공기억(Handmade Memories) 2008

   

[기사입력 : 2011.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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