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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 최고 예술과 파티의 도시 베를린

글 : Jung Me(독일거주 작가, 큐레이터)

 

일 년 내내 베를린은 영화제, 대형전시, 연극 등 각종 문화예술행사와 파티로 들썩거린다. 무수한 파티에 베를린시장 클라우스 보베라이트는 열심히 참석하고 그에 걸맞은 파티 왕이라는 별명도 가지고 있다. 이 별명 뒤에는 비비 꼬는 의미보다 '시대감각에 맞는 멋진 도시 마케팅한다'는 의미가 더 앞서지 않나 싶다. 베를린은 통독 후 현재까지도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형편이지만 1920년대에 누렸던 유럽 최고의 문화도시라 명성을 되찾으려는 노력을 아끼지 않았으며 보베라이트 시장은 문화예술 행사라면 시간이 되는 한 마다치 않고 참석 한다. 거의 연예인과 인기를 맞먹는 그가 지난 6월 11일 새로 이전한 쿤스틀러하우스 베타니엔 오프닝 파티에 환한 모습을 나타냈다.

베타니엔 오프닝 파티

 ▲ 지난 6월 11일, 새로 이전한 쿤스틀러하우스 베타니엔 오프닝 파티가 열렸다.


쿤스틀러하우스 베타니엔은 지난 35년간 거주하던 시 운영의 크로이쯔베르그 지구 마리아넨광장(Kreuzberg Mariannenplatz)에서 니콜라스 베르그루엔 홀딩스(Nicolas Berggruen Holdings GmbH) 소재 상업 건물로 이전했다. 이전 이유로는 지난 148호에 필자가 기고한
<베타니엔 쿤스틀러하우스 기관장 크리스토프 탄너르트 씨와의 인터뷰> 에 설명되어 있다.

 

어찌 되었든 공공교통편으로 찾아가기도 쉽고 전시장을 거리에서 들여다볼 수 있어 예전과 비교하면 방문객에는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니다. 끊임없이 실험적인 현대미술을 보여주며 세계적인 미술인의 인큐베이터 그리고 싱크탱크인 쿤스틀러하우스 베타니엔의 이주는 당연히 이목을 받았다. 더군다나 건물주가 근래에 대형 백화점 카슈타트(Karstadt)를 인수한 화제의 인물 니콜라스 베르그루엔(Nicolas Berggruen)이라 관심은 더했다.

 
베르그루엔탄너르트 씨 설명에 의하면 베타니엔 쿤스틀러하우스는 상당히 좋은 조건으로 임대계약을 했단다. 니콜라스 베르그루엔의 작고한 부친 하인즈 베르그루엔(Heinz Berggruen)은 컬렉터로 유명하고 베를린에 있는 베르그루엔 미술관(Museum Berggruen)의 설립자이기도 하다. 그간 입에 많이 오르내렸던 쿤스틀러하우스 베타니엔, 멋진 스타 시장의 오프닝 연설, 독일 경제계에 혜성처럼 나타난 니콜라스 베르그루엔의 방문은 전시장 입구부터 꽉 차게 하기에 충분했다. 지하철 출구 콧부써 토어(Kottbusser Tor)에서 주위를 돌아보니 건물 밖에 유독 사람들이 운집해있는 곳이 눈에 뛰었다. 지도를 확인하지 않고서도 그곳이 쿤스틀러하우스 베타니엔이란걸 알 수 있었다. 전시장 밖에는 사회 각계각층의 방문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루었고 그 와중에 올해 레지던시 프로그램의 한국 참가자로 선정된 김윤철 작가도 눈에 띄었다.

 

이주 후 첫 전시는 제목에서 짐작되듯이 사랑을 주제로 한다. “사랑“ 이라는 단어는 여러 의미로 해석이 가능하지만 예술적 문맥에서는 사회, 정치적인 방향으로 자주 사용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보편적이고 은유적 해석에서 벗어나 드물게 사적이고 직접적인 인간관계의 사랑을 조명하고 있다.  

 
필립 톨래다노의 <Days With My Father>,베를린 비엔날레 KW 풍경


필립 톨래다노(Phillip Toledano)는 사진작업
에서 어머니의 갑작스런 죽음 후에 치매를 앓는 아버지를 애정이 어린 눈길로 그리고 있으며 엘리노어 카루치(Elinor Caruci)는 <Crisis & Closer series>에서 사랑의 양극적인 면을 담고 있다. 오랜만에 선보인 여름 태양, 수많은 방문객의 열기, 흥미로운 전시작품 등을 아쉽게 뒤로 하고 이웃에 있는 약간은 서늘한 베를린 비엔날레의 한 전시장으로 이동했다.

 

KW Institute for Contemporary Art in Berlin 주최로 크로이쯔베르그 지구 등 모두 6곳에서 제6회 베를린 비엔날레가 6월 11일부터 8월 8일까지 열린다. 제6회 베를린 비엔날레 큐레이터로 선전된 카트린 롬베르그(Kathrin Rhomberg)는 “예술이 존재(현재)에 대하여 어떻게 반응하는가를 묻는다“(Wir fragen danach, wie Kunst auf die Gegenwart reagiert)라는 주제 아래 전시를 기획했다고 한다. 이러한 의지와는 달리 참가작가는 국제적이라기보다는 주로 중동, 발칸지역, 과거 소련연방에 속해있던 동부유럽 그리고 아프리카에 출신들로 국한되었고 작품 성격 또한 위에 열거된 지역의 사회, 정치적 이슈와 인권문제를 보도하는 듯한 성향이 강했다. 국제적인 행사라지만 여러 부분에서 편협적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 45명의 참여작가 중 동양계 작가는 없었으며 대부분 작가는 독일어계 화랑이 대표했다.

 

비디오 작업들은 1980년대에 자주 접할 수 있던 낮은 화질을 기억나게 했고 때로는 전시장 건물, 혹은 일부가 작품인지 구별이 되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반드시 작업이 작품처럼 보여야 하는 것은 물론 아니다. 하지만 이렇게 주변 환경, 가령 보수 전의 낡은 건물 등과 동화된 전시는 근래 유럽 대도시의 추세가 되었으며, 제6회 베를린 비엔날레는 그 범주를 벗어나지 않는 것 같다. 1998년 처음으로 베를린 비엔날레가  현대 미술의 끊임없는 변화와 담론 형성을 주요 골자로 시작했다. 하지만 이번 전시에는 모순, 용기 있는 스테이트먼은 없고 얌전한 정치적인 정당성(Political Correctness)만이 날개를 단 것 같다.

 

주말마다 수도 없는 전시가 열리지만 베를린 비엔날레가 시작되는 주는 60여 개가 넘는 오프닝이 관객을 유혹하니 그야말로 선택의 고뇌가 아닐 수 없다. 베를린은 상업 화랑만 해도 약 600여 개가 넘고 그 외에 각종 국, 공, 시립, 사립 미술관, 비영리 미술공간, 오프스페이스가 합치면 양과 질적인 부분에서 원하는 만큼 전시를 선택해서 볼 수 있다. 전시 후에 열리는 뒤풀이도 만만치 않은데 전시와 뒤풀이가 공존하는 곳도 있다.

 

함부르거 반호프미술관(Hamburger Bahnhof) 뒤편에 있는 Tape Modern Berlin은 전시장과 클럽이 공존하며 오프닝 때는 클럽문지기 비슷한 사람의 검증을 받아야 들어갈 수 있다.

Tape Modern지난 6월 11일
전시에는 주로 비디오, 사진, 설치 작업들이 선보였으며 비디오 작업과 클럽음악이 뒤섞이기 전에 보지 못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한 비디오 작업은 부르스 나우만(Bruce Nauman)을 패러디 한 듯해 보였고, 전시장 중간에 설치된 구조물은 루이스 브르주아(Louise Bourgeois)를 연상케 했다.
전시 도중 60세 정도로 보이는 날씬한 남자가 벌거벗고 모자와 두꺼운 목걸이만두른채 맨발로 작품들을 구경했다. 그의 벌거벗은 임금님 같은 모습에 약간은 놀랐지만 필자가 정작 더 놀랐던 점은 대부분 관객은 그를 한 번 정도 흘낏 보고서는 바로 자기들만의 대화로 돌아가는 거의 무관심한 반응이었다. 다양한 장르의 예술이 공존하는 도시이고 타인의 눈을 그다지 인식 안하는 베를린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같은 행사와 관객은 아직까지는 베를린에서만 가능하리라 생각이 들었다.

Elinor Carucci의 <Crisis & Closer series>


베를린 비엔날레, 쿤스틀러하우스 베타니엔, 테잎 모던 베를린은 각 다른 성격을 가진 공간과 전시행사지만 베를린이 줄 수 있는 부유함이 아닐까 싶다. 유럽 현대미술에서 베를린이 런던을 제치고 가장 각광받고 있는 예술의 도시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 더는 새삼스럽지 않다.

 

참고로 위에 열거된 전시에 큐레이터는 고사하고 한국작가의 참여는 없었으며 한국인 화랑에서 조차도 한국작가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었다.
 
※ 쿤스틀러하우스 베타니엔
www.bethanien.de
※ 베를린 비엔날레
www.berlinbiennale.de
※ Tape Modern Berlin
www.tapeberlin.de 

 

본 메일주소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홈페이지를 통해 수집되었으며, 상업적 용도로 사용하지 않음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