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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 문화수도 RUHR 2010

   - The European Capital of Culture 2010

글 : Jung Me(독일거주 작가, 큐레이터)


독일국기
 

미운 오리에서 백조로 성장하는 루르 지방

 

독일 서부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의 루르 지방은 예전 우리의 태백이나 정선, 포항 그리고 서울 문래동의 복합 판이라 볼 수 있다. 2차대전 이후 탄광, 제철, 공산업이 급속도로 발전해 '독일의 공장‘이라 불리기도 했다. 과거 한국의 간호사와 광부들이 고향과 가족을 떠나 저마다 다른 희망을 갖고 집중 이주한 곳이 루르 지방이며, 아직도 많은 한국인이 이 지역에 거주하고 있다.

 

RUHR,2010

인구밀집지역인 루르 지방은 이주민과 독일 근로자를 위해 탄광회사에서 대형 단위로 주택단지 조성과 사택과 비슷한 집을 지어 저렴하게 분양하기도 했다. 실용적이지만 건축적 미적 감각과는 거리가 멀었으며, 시간이 지나감에 따라 공해에 찌들어 보이는 주택들은 공장과 더불어 루르 지방이 그다지 쾌적하지 않은 지역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주었다. 국제적인 경쟁으로 말미암아 독일 전통산업인 탄광산업 및 철강산업, 중화학공업분야가 쇠퇴했으며 루르 지방은 다른 산업과 이미지로 변모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러한 과정에서 쓸모 없어진 공업용지와 탄광들이 늘어나기 시작했으며, 루르 지방의 각 주요 도시들, 가령 에센, 보훔, 뒤스부르크, 도르트문트는 이를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개발하는데 중점을 두었다.

 

폐쇄된 공장은 각종 공연시설물, 전시장 등 문화시설들로 변하기 시작했으며, 이에 따른 문화예술인들의 활동 또한 눈에 띄게 활발해졌다. 대표적인 예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기도 한 쫄퍼아인(Zollverein)이 에슨 시에 있다. 미술관, 조각 공원, 수영장, 놀이 공원 등등이 한 장소에 집합되어 온종일 열심히 돌아다녀도 다 구경 못 할 정도이다. 보훔시의 옛 제철소였던 세기 홀 보훔(Jahrhunderthalle Bochum)은 공장의 주요 골대인 철이 드러나 있으며 음악당으로는 상당히 독특하고 화려한 외형을 가지고 있다.

 

루르 지방의 경사 '유럽 문화수도‘로 선정

 

이렇게 다양하고 용도가 변경된 문화시설물에서 올해는 더욱 흥미로운 각종 문화 예술행사를 즐길 수 있게 되었는데, 이는 루르 지방이 2010년 유럽 문화수도(The European Capital of Culture)로 선정되었기 때문이다.

 

A40 지도와 그 길을 따르는 많은 사람들


매년 유럽 연합에서 가맹국 중 소수 도시를 유럽 문화수도로 선정하는데 지정된 도시는 재정지원과 함께 일 년 내내 각종 문화행사가 펼쳐지며, 파손된 문화재가 복구되기도 한다. 올해는 이스탄불(터키), 페치(헝가리), 그리고 루르 지방이 그 주인공이다.

 

터키는 수년에 걸쳐 유럽연합 회원국에 가입하려고 희망하고 있지만, 종교나 정치 등 여러 부분에 걸려 아직도 대기국가인데 이런 상황에서 이스탄불이 유럽 문화수도에 선정되었다는 것은 터키 입장에서 볼 때 상당히 희망적이라 할 수 있다. 여기서 흥미로운 것은 중앙 유럽에서 터키인이 가장 많이 사는 곳이 루르 지방이며, 이 루르 지방 또한 유럽 문화수도로 지정되었다는 점이다. 다른 독일 도시들과 비교해 볼 때 터키인뿐만 아니라 외국인 거주자 수가 상대적으로 높은 루르 지방은 유럽 문화수도 프로그램에 이들을 주제로 하거나 대상으로 한 행사를 많이 갖고 있다.

아우토반 A40에서 우리나라 교민을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색다른 축제를 즐기고 있다.

 

행사는 주로 도시, 종교, 건축, 지역, 자연, 언어, 현대미술, 음악 등 다양한 주제로 전시, 연극, 음악, 언어, 페스티벌, 이벤트 형식으로 진행된다. 지금까지 관심과 호응이 가장 컸던 행사는 아우토반 A40을 막아 약 60km 구간에 자동차 운행을 금지하고 주민이 2만여 개의 테이블을 설치한 '정물화' 프로젝트일 것이다. 루르 지방의 정맥이라 할 수 있는 A40 자동차가 아닌 주민이 춤추고, 피크닉을 할 수 있는 색다른 공간이 되었다. 60km는 걷기에는 장거리라 많은 시민들은 롤러스케이트나 자전거를 이용하기도 했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속도 제한이 없는 아우토반에서 여유 있게 좌판을 구경하거나 산책을 하는 재미가 어떠했을지는 쉽게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예술 프로젝트의 하나로는 엠셔쿤스트(Emscherkunst)를 들 수 있다. 과거 급격한 공업화에 따른 하수나 공해로 문제지역이었던 엠셔 강 주변에 아텔리어 반 리스하웃(Atelier van Lieshout), 리타 맥브라이드(Rita McBride), 타다시 카와마타(Tadashi Kawamata) 같은 유명한 예술가들의 작업이 설치되어 있다. 이 외에 루르 지방 미술관에서는 흥미로운 주제로 매달 다른 전시가 열리고 있다. 올해 초에 다시 개장한 폴크방미술관(Museum Folkwang)은 입장객의 줄이 거의 끊이지 않고 있을 정도이다. 또한, 콘서트, 오페라, 연극, 뮤지컬, 영화 감상, 페스티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일 년 내내 벌어지는 행사이니 아무 때나 방문해도 개인 취향에 맞는 행사를 찾을 수 있고 행사 주체자는 ‘GRAND TOUR 2010’라는 티켓을 통해 방문객에게 단기간에 많은 경험을 할 수 있게 한다.

 

새로 짓고 때려 부수는 일이 비일비재한 한국과는 달리 독일인은 흉해진 공장건물이라도 보호하고 복원하는 데 더 노력을 기울인다. 거대한 철강 괴물이었던 세기 홀 보훔은 멋진 음악당으로 변했고 도르트문트 시 와인 저장고였던 유니언 양조장은 ‘Dortmunder U’라는 이름으로 미술과 창작의 장소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비록 화려한 문화재가 아니더라도 낡고 녹슨 것도 아끼고, 그의 색다른 아름다움을 발견하며, 이에 새로운 생명과 의미를 부여하려는 독일인의 노력에 아낌없이 박수를 보낸다.
'유럽 문화수도‘가 많은 사람에게 문화적 상상지대로 이끌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로고

 

※ 사진제공 RUHR 2010

 

본 메일주소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홈페이지를 통해 수집되었으며, 상업적 용도로 사용하지 않음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