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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아우토센터(AUTOCENTER)는 변신 중

글 : Jung Me(독일 거주 큐레이터)


아우토센터 경매를 함께 조직하고 추진한 Thomas Eller, Joep van Liefland,Maik Schierloh(왼쪽부터)올라푸어 엘리아손(Olafur Eliasson), 에버하르드 하베코스트(Eberhard Havekost), 요나탄 메제(Jonathan Meese), 토마스 샤이비츠(Thomas Scheibitz), 스프리엥 가이야르(Cyprien Gaillard) 등 현대 미술계의 화려한 이름들이 파란색의 작은 안내책자 속에서 필자의 시선을 끈다. 작가리스트, 출품가격만 보면 크리스티나 필립스 드 퓨리와 같은 여느 경매와 별 다르지 않아 보이지만, 사실은 아우토센터 10년을 기념하는 자선경매이다. 참여 작가들이 이 행사를 위해 작품을 기증했으며 모든 수익금은 아우토센터로 들어간다. 그렇다면 작가들이 작품을 기증할 만큼 애정을 보이는 아우토센터는 어떤 장소일까. 올해 들어 10주년을 맞이한 아우토센터는 과거 동베를린 프리드리히스하인(Friedrichshain) 지구에 있는 비영리 전시미술 공간이다. 베를린에는 흔하디 흔한 게 대안공간이며 400여 개가 넘는 화랑 중에 3년을 넘지 못하고 사라지는 경우도 부지기수이다.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화랑도 문을 닫는 경우가 허다한데 개인이 비영리로 운영하는 오프 스페이스가 현대미술 상어들의 놀이터로 유명한 베를린에서 10년을 버텼으며, 까다롭기로 유명한 베를린의 비평가들에게도 이미 인정을 받았다. 

 
아우토센터 전시장 내부(사진 : Roman Marz)(위) / 경매 전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는 참가자들(아래)아우토센터의 창업주이며 동시에 운영자인 독일인 마익 쉬얼로(Maik Schierloh)와 네덜란드 출신 욥 반 리프란드(Joep van Liefland)는 그간 120회의 전시를 통해 400여 명의 작가를 333㎡의 공간에 꾸준히 선보였다. 대략 일 년 12회 전시를 했고 설치, 철수 기간을 뺀 약 2~3주 단위로 전시를 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독일 미술관, 화랑의 전시기간은 적게는 4주에서 길게는 12주이며 설치기간, 휴가시즌 등을 빼고 나면 일 년에 5~8회 정도 전시를 한다. 참고로 독일에는 작가가 화랑이나 전시공간에 대여비를 내고 전시하는 경우는 거의 드물다. 그렇다면 10년 동안 어떻게 비영리로 공간을 유지했을까. 듣기로는 마익 쉬얼로가 운영하는 “미용실 바 바베테”(Kosmetiksalon Bar Babette)라는 다소 특이한 이름의 바(Bar)의 수익금 일부와 오프닝 때 음료 판매수익 등으로 운영한다고 한다.
 

아우토센터는 경제적인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기존 국공시립미술관과 상업화랑의 ‘화이트 큐브’(white cube)적 공간을 떠나 작가, 큐레이터, 이론가들이 어떠한 도그마나 상업적인 주류에 매이지 않고 실험적인 담론이 생성되는 공간으로 그 자리를 다지고 굳혀왔다. 그렇다고 주류나 상업적인 성공을 터부시하는 촌스러움은 이들에게 없다. 자칭타칭 비주류, 주류건 간에 열린 사고를 하는 이들의 실험실이며 놀이터로 그 자리를 제공해왔다. 국제미술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구동독 출신 에버하르드 하베코스트, 독일 미술계의 악동 요나탄 메제, 제51회 베니스 비엔날레 독일관 초대작가 토마스 샤이빗츠, 슈팅스타 스프리엥 가이야르 등이 이미 전시를 하기도 했다.
 
위에 열거한 작가 외에 모두 36점이 출품되었으며 출품작 모두 낙찰이 되었다. 필립스 드 퓨리(Phillips de Pury & Company)의 헨리 앨섭(Henry Allsopp)이 경쾌한 리듬으로 경매를 주도했다. 초대된 이들 중 악셀 하우부록(Axel Haubrok), 제임스 게린(James Guerin) 등  컬렉터들이 눈에 띄었으며 또한 열심히 응찰했다.
 
독일, 아르메니아, 프랑스, 아이슬란드, 네덜란드 등 작가의 국적은 다양하지만, 이들 모두 베를린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이들 중 경매에 직접 응찰한 작가도 있다. 이번처럼 현대미술작품 경매에서 필자가 돈이 많았으면 하는 바람을 해 본 적이 드문 것 같다. 시사회 때 이미 책정가를 알았으므로 응찰을 할 엄두를 내지 않았다. 그러나 정작 경매가 시작되고 나니 적지 않은 작품들이 현저히 낮은 가격으로 낙찰이 됐다.

카타리나 그로세(Katharina Grosse)의 아크릴 회화 “Untitled“(사진제공 : Barbara Gross Galerie)대형 벽화로 유명한 카타리나 그로세(Katharina Grosse)의 아크릴 회화 “Untitled”(150x121cm)는 추정가 2만 5천 유로에 훨씬 못 미치는 6천 유로에 낙찰됐다. 신문 방송 매체로부터 인기가 많으며 한결같은 스타일링으로 대중에게 호감을 산 요나탄 매제(Jonathan Meese)의 회화 “찌질이가 소리친다 : <내>가 가장 확실한 미래가 될 수 없다. 그건 오이 같은 매제가 보장...한다.”(Rotzlöffel Brüllt: Kein <Ich> Ist Geilste Zukunft, Meesenfgurke Garantiert’s Euch, Gratisis...)는 추정가 8천 유로보다 훨씬 낮은 2천 유로에 낙찰됐다. 타티야나 돌(Tatjana Doll)의 “안나 꽃 경매”(Anna Blume Auktion, 80x60cm)는 6천 5백 유로가 아닌 1천 유로에 낙찰되었고, “일광욕 의자”(Sun Lounger)로 유명한 미국 출신 작가 마이크 부셰(Mike Bouchet)의 다이어트 콜라로 그린 “Done, Done, Done”(140x180cm)은 개성이 강한 컬렉션으로 유명한 컬렉터 악셀 하우부록에게 추정가의 약 13퍼센트 밖에 안되는 2천 유로에 낙찰됐다.
 
에버하르드 하베코스트는 작품을 기증하기도 했지만 스스로 작품 두 점을 구매하기도 했다. 이 중의 한 작품은 아르메니아 출신 아르멘 엘로얀(Armen Eloyan)의 “Untitled”
(80x60cm) 유화이다. 의자에 앉지 않고 문에 비스듬히 서서 응찰 시 긴장감은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얼굴로 시종 옅은 미소로 번호판을 들었다. 마치 친구와 재밌는 놀이를 하는 듯이 말이다. 필자가 응찰하고 싶었던 작품의 하나인 그의 유화 “스테레오 타입, 동물 눈 2”(Stereotypes, Tierauge 2, 80x50cm)는 추정가에는 약간 못 미쳤지만, 경매 최고가인 1만 8천 유로에 낙찰됐다. 경매를 조직하기도 한 작가 토마스 엘러(Thomas Eller)는 “THE objectile(sweat)”을 기증했으며 동시에 다른 작가의 작품을 구매했다.
 
스프류트 마거스 갤러리(Sprüth Magers Berlin London)에서 제공한 프랑스 출신 스타 스프리엥 가이야르의 작은 종이 작업(20.5 x 28.5 x 2.5cm)은 예상가인 2천 5백 유로에 낙찰되었다. 미술작품을 정육점 고기 판매처럼 무게나 크기로 가치를 비교할 수는 없지만, 140x180cm의 마이크 부셰 작업이 2천 유로(추정가 1만 2천∼1만 5천 유로)에 판매된 것은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출품작가를 비롯해 경매사 필립스 드 퓨리, 국제 현대미술 시장의 막강한 작가, 갤러리 네트워크로 유명한 인터넷 매거진 artnet AG, 작가 토마스 엘러 등 많은 이들이 아우토센터 10주년 경매를 도왔다. 이번 자선경매에 참가한 모든 이들이 힘을 모은 결과 컬렉터 층이 희박하다는 베를린에서 경이롭게도 모든 출품작이 낙찰되는 결과를 내었다. 앞으로 10년뿐만 아니라 지속적으로 축적된 내공으로 세계 모든 작가가 토론하고 실험할 수 있는 장소로 남아 주길 바란다.

[기사입력 : 2011.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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