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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연극인의 필수 코스 베를린 극장가

글 : Jung Me(독일 거주 큐레이터)


한국인이 독일에 여행 와서 자주 하는 말 중의 하나는 “높은 건물이 참 없다”이다. 경제, 문화, 생활방식 등 미국의 영향을 많이 받아 대도시 하면 의례 뉴욕이나 시카고 같은 고층건물 숲을 연상하는 것 같다. 수도인 베를린에는 고층건물은 고사하고 한국에서는 보통인 백화점, 대형할인점도 흔하지 않다. 그렇다면 이 도시에 흔한 것은 무엇일까? 여러 가지를 들 수 있겠지만 아마도 문화예술 시설이 가장 적절한 예일 것 같다. 170여 개가 넘는 각종 미술관과 박물관, 4백여의 갤러리 그리고 약 150여 극장과 오케스트라가 있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베를린시는 3개나 되는 오페라 하우스에 재정지원을 한다. 슈타츠오퍼 운터 덴 린덴(Staatsoper Unter den Linden), 코미쉐 오퍼(Komische Oper), 도이췌 오퍼(Deutsche Oper)가 그것인데 주로 고전오페라 작품 중심으로 보여 준다. 가끔은 다소 성격이 다른 행사가 펼쳐지기도 하는데 올해 10월 26일 남성잡지 <GQ> 수상식이 코미쉐 오퍼에서 행해질 예정이다. 이처럼 대관료를 통해 운영자금을 충당하기도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공공자금이나 지원금을 통해서 운영된다.


공사구분 없이 먹고사는 것이 해결돼야 문화생활을 할 수가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독일을 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생각이 든다. 독일은 공연, 전시 입장료가 한국보다 대부분 저렴하다. 성악계의 세계적인 스타, 음악인이 출연하는 공연도 그렇다. 그렇다고 독일 공연장 운영 비용이 저렴한 것은 절대 아니다. 특히 인건비는 유럽에서도 상당히 높은 편에 속한다. 공연장은 사람 손이 많이 가는 곳이고 기계로 대체할 부분이 별로 없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입장료가 저렴한 것은 주, 시 그리고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재정지원을 받기 때문이다. 관람객이 직간접적으로 문화비용을 정부로부터 보조 받는 셈이다. 그러니 독일에서 문화생활이 적다면 안 하는 것이지 못 하는 것은 아니다.


베를린은 수도니깐 당연히 문화시설이 집중되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리이다. 연방국가인 독일은 각 주 도시마다 주요분야가 있다. 가령 프랑크푸르트는 금융과 상업의 도시, 공업은 루르 지방 그리고 베를린은 정치와 문화예술의 도시 등 각기 색깔이 다르다.
어찌 되었든 베를린에 직간접 문화예술 관련인, 기관이 많은 만큼 많은 문화예술 관련 행사가 펼쳐지고 있고 그만큼 참여도도 높다. 기본적인 사회보장 시설이 되어 있으며 물가도 비교적 낮다고는 하지만, 현장에 종사하는 이들이 걱정 없이 살 정도는 아니다. 음식 서빙을 한다든가 택시 운전 등을 통해 생계를 꾸려나가는 배우, 가수, 미술인도 허다하다. 베를린에 와서 마이클 패스벤더 같이 생긴 사람이 택시운전자석에 앉아 있어도 놀라지 마시라.


▲ 도이체스테아터(Deutsches Theater), <Coriolanus>(왼쪽)와 <Am Schwarzen See>(오른쪽)(사진 : Arno Declair)

극단 혹은 극장에 소속되어 있는 연극배우도 적지 않은데 이들에게는 주요 레퍼토리가 있다. 독일연극계의 특징 중 하나는 한 극장에서 다양한 종류의 연극이 공연되기 때문에 원한다면 일정 시간 내 한 극장에서 계속 다른 연극을 관람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일일이 세어 보지는 않았지만, 언론보도에 따르면 도이체스테아터(Deutsches Theater)는 약 2백여 레퍼토리가 있다고 한다. 그리고 작품에 따라서는 일년 내내 공연하기도 하는데 가령 베를리너앙상블(Berliner Ensemble)의 <배짱 센 어머니와 그 아이들(Mutter Courage und ihre Kinder)> 그리고 샤우뷔네(Schaubühne)의 <햄릿> 정도를 들 수 있다.


전통과 특징이 강한 극장 중 로자 룩셈부르그 광장에 있는 폴크스뷔네(Volksbühne)는 전 세계적으로 그 명성이 자자하다. 1890년 설립이 되었으며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후 프랑크 카스토르프가 예술감독을 맡았다. 1992년부터는 프렌츨라우어 베르크 지역에 위치한 프라터(Prater) 부극장도 운영하는데 주로 행위예술을 선보인다. 프랑크 카스토르프는 정치적이고 실험적인 정신으로 유명한데 리허설 때는 가령 배우가 대본은 있지만 상황에 맞추어 즉흥적인 대사를 하게 한다고 한다. 물론 즉흥 대사의 사용 여부는 연출가가 결정하지만 모든 것이 짜인 상태에서 진행되는 다른 극장과는 사뭇 다르다. 르네 폴레슈 연출 <돈 후안(Don Juan)>이 현재 성황리에 공연되고 있는데 11월 24일 마지막 상영일까지 거의 매진되었다. 11월 13일부터 18일까지 단편영화제 중 가장 규모가 큰 제28회 국제 베를린 단편영화제가 열린다. 올해는 1백여 개 국가에서 6천 개 이상의 영화가 제출되었으며 50여 점이 상영될 것이다.


▲ 베를리너앙상블(Berliner Ensemble)(사진 : Markus Lieberenz)고전적이고 아름다운 극장 내부 그리고 뾰족한 지붕과 동그란 간판이 인상적인 베를리너앙상블(Berliner Ensemble)은 베르톨트 브레히트와 헬레네 봐이겔에 의해 1949년에 세워졌다.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작품 외에 작고한 쿠르트 투홀스키, 윌리엄 셰익스피어 그리고 화제의 페터 한트케, 엘프리데 옐리네크 등 다양한 작품이 선보인다. 극장의 명성, 유명한 배우들과 완성도 높은 작품성 때문에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영국, 프랑스 등에 자주 초대되었다. 로버트 윌슨, 페터 짜덱, 마틴 부트케 등 유명한 연출가들이 다녀 갔으며 현재는 클라우스 페이만이 극단장으로 있다. <배짱 센 어머니와 그 아이들>, <코카서스의 백묵원(Der kaukasische Kreidekreis)>은 전속 레퍼토리로 공연되고 있다. 올해 12월까지 공연되는 조지 타보리가 연출한 <고도를 기다리며>는 마이스터답게 이념문제를 희극적으로 잘 풀어냈다는 평을 듣고 있다.


번잡한 프리드리히 가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는데도 도심의 한복판이라는 느낌을 주지 않는 곳에 도이체스테아터가 자리 잡고 있다. 짧게 DT(Deutsches Theater)라고 불리는 도이체스테아터는 1849년에 설립되었으며 나치 정권과 공산주의를 겪으면서도 그 명성을 잃지 않았다. 연극 외에 강연, 음악공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비교적 작은 극장에 속하는 막심고르키 극장(Maxim-Gorki-Theater)은 지난 50년간 정치의 지속적인 영향을 받아 왔다. 사회주의에 입각한 사실주의, 러시아 영향, 동독 사회주의 통일당(SED)의 비평가들의 논쟁장소 등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다.


▲ 샤우뷔네(Schaubühne)(사진 : Torsten Elger)올해 50주년을 맞는 샤우뷔네(Schaubühne)는 열거한 극장 중 유일하게 서베를린의 유명한 쇼핑거리 쿠르퓌르스텐담에 있다. 베니스비엔날레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토마스 오스터마이어가 연출을 맡고 있으며 정치적 이슈, 사회적 모순 등을 실험적이고 상징적 언어의 작품으로 선보인다.


유럽에 불어 닥친 재정 위기로 제일 먼저 문화예술 예산을 삭감한다는 소식이 종종 들려 온다. 경제위기뿐만 아니라 많은 풍파를 거치고도 독일 연극계가 상업의 시녀가 아닌 계속 연극 자체로서 존재하기를 바란다.

※ Volksbühne: www.volksbuehne-berlin.de
※ Berliner Ensemble: www.berliner-ensemble.de
※ Deutsches Theater: www.deutschestheater.de
※ Maxim-Gorki-Theater: www.gorki.de
※ Schaubühne: www.schaubuehne.deend

[기사입력 : 2012.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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