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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쓰임새 많은 기술을 보았나…3D 스캐닝

2020-12-10

 

복잡한 형상도 빠르게…3D 스캐닝 

세계 최초의 3D 흉상 대통령? 


▲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3D 흉상 제작 과정. 출처(https://youtu.be/4GiLAOtjHNo) 


2014년, 당시 미국의 대통령이었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세계 최초의 ‘3D 흉상 대통령’ 주인공이 되었다. 150년 전 만들어진 링컨 대통령의 라이프 마스크에 영감을 받은 오토데스크(Autodesk), 3D시스템(3D Systems), 스미소니언(Smithsonian) 및 서던 캘리포니아 대학(Southern California University)이 협업으로 진행한 프로젝트의 일환이었다.


오바마는 명암을 조절하는 50개의 LED조명, 14대의 카메라와 휴대용 3D 스캐너 앞에 섰다. 작은 점 하나까지 생생하게 스캔된 데이터들은 오토데스크의 디자인 프로그램으로 옮겨져 세부 수정을 거친 다음 3D 프린터로 인쇄됐다.


비단 유명인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2015년 영국의 한 대형 슈퍼마켓에서는 3D 기술로 소비자들의 피규어를 제작하는 서비스인 ‘쇼피파이 부스(Shapify Booth)’를 선보였다. 소비자가 원통 모양의 부스에 들어가면 카메라가 360도 회전하며 12초 만에 전신을 스캔하고, 저장된 수천 장의 파일을 3D 프린터로 출력하는 방식이었다. 1주일간 진행된 이 서비스에 1천여 명의 소비자들이 응했다고 한다. 8시간이면 완성되는 피규어는 어떤 모습일까.


▲ 3D 기술로 제작하는 미니미. 출처(https://youtu.be/JWB5W5eybdI)




3D 스캐닝이란? 


4차 산업 혁명 시대를 맞아 예술은 기술과의 공존을 위해 다양한 시도를 꾀하고 있다. 특히 3D 스캐닝(3D Scanning) 기술은 더욱 깊숙이 들어왔다. 3D 스캐닝은 하드웨어 장비를 이용하여 물체의 형태를 다각도로 측정하는 기술이다. 3D 데이터 정보를 기반으로 복잡한 형상을 빠르게 구현하는 것이 강점이다. 아래의 영상은 2018년 빅토리아 앨버트 박물관이 23개 컬렉션에 진행한 3D 스캐닝 과정 중 일부다. 3D 스캐닝의 개념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 3D 스캐닝 과정. 출처(https://youtu.be/ztzrxeat5s8) 


2018년 서울 금천예술공장에서 이뤄진 레지던시 입주 예술가 그룹전에서 이성은 작가는 가상현실 속 자신의 신체를 관찰해 볼 수 있는 작품을 선보였다.  3D 스캐닝을 통해서다. 이 작가는 “나를 빚어 나를 관찰하고 싶었다. 나와 나 사이에 있는 주어와 타자의 이중적인 관계를 경험하며 권력과 좌절을 동시에 느끼고 싶었다”고 제작 배경을 전했다.


3D 스캐닝로 만들어낸 ‘또 다른 나’는 한국의 아이돌 그룹 위너의 멤버인 송민호의 앨범 티저 영상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2020년 공개된 앨범 ‘Take’의 티저 영상에는 여러 명의 송민호가 등장한다. 이는 3D 스캔 촬영을 통해 다양한 각도로 촬영한 그의 모습들을 합성한 것이다. 


▲ 3D 스캐닝이 사용된 아이돌 가수의 티저 영상. 출처(https://youtu.be/eEhnnMvo2fY) 


영국 일렉트로닉댄스뮤직(EDM) 그룹인 ‘케미컬 브라더스(The Chemical Brothers)’의 ‘와이드 오픈(Wide Open)’뮤직비디오에도 3D 스캐닝 기술이 숨어있다. 발레리나인 소노야 미즈노가 창고에서 춤을 추는 동안 그녀의 몸은 점차 그물망으로 변해간다. 3D 스캐닝 한 그녀의 몸에 3D 프린터로 출력된 격자 문양의 그물망이 더해지는 원리다. 


▲ 3D 스캐닝과 프린팅 기술로 변하는 발레리나의 몸. 출처 (https://youtu.be/BC2dRkm8ATU) 



예술·문화 속 3D 스캐닝 


3D 스캐닝과 예술이 만나 자연의 신비로움을 전한 사례도 있다. 2018년, 런던을 기반으로 하는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 ‘스캔랩 프로젝트(ScanLAB Projects)’는 ‘포스트-렌티큘러 랜드스케이프(Post-lenticular Landscapes)’ 프로젝트를 공개했다. 이들은 특수 3D 스캐닝 촬영 장치를 이용해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위치한 요세미티 국립공원을 탐사하며 광활한 대자연의 광경을 생생하게 촬영했다. 이후 이를 디오라마(Diorama, 실물처럼 보이게 만든 축소 모형) 영상으로 구현해냈다. 


▲ 포스트-렌티큘러 랜드스케이프(Post-lenticular Landscapes) 프로젝트. 출처(https://youtu.be/BnUpPVYJQ_I)


때때로 3D 스캐닝는 오래된 문화재 복구나 복원의 열쇠가 되기도 한다. 2019년 화재로 안타깝게 소실된 프랑스 노트르담 대성당은 앤드루 탤런(Andrew J. Tallon) 전 미국 바사대(Vassar College) 교수가 생전 3D 레이저 스캐너로 담아둔 데이터 덕분에 복원 가능성을 찾았다. 탤런 교수는 레이저가 반사돼 돌아오는 지점 하나하나의 거리를 계산해 이를 바탕으로 반사점의 위치 정보를 생산하는 3D 스캐닝의 원리를 이용해 건축물의 형상을 3차원으로 재현했다. 


▲ 화재로 소실된 프랑스 노트르담 대성당의 복원 열쇠가 된 3D 스캐닝. 출처 (https://youtu.be/BnUpPVYJQ_I)


3D 스캐닝 기술이 온기를 남긴 사례도 있다. 2020년 방송된 MBC 스페셜 VR 휴먼다큐멘터리 <너를 만났다>는 3년 전 혈액 암으로 세상을 떠난 나연이와 엄마가 가상의 공간에서 재회하는 과정을 담았다. 이 방송에서 제작진은 나연이의 모습을 구현하기 위해 비슷한 또래의 어린이 모델을 섭외한 다음 3D 스캔 부스에서 얼굴과 몸의 본을 떴다. 이후 모션 캡처 작업을 통해 몸을 그래픽화 하고, CG 작업 등으로 표정과 피부의 질감을 표현했다. 그 결과 아래의 영상과 같은 가상의 캐릭터가 만들어졌다. 


▲ MBC VR 휴먼다큐멘터리 '너를 만났다' 예고편. 출처 (https://youtu.be/oglnV2P_QBI) 



무엇을 더 보여줄까


 

 다양한 쓰임새를 보여준 3D 스캐닝. 사진(pixabay) 


2020년 서울에서 진행된 국립현대미술관의 <또 다른 가족을 찾아서>는 아시아 8개국(한국, 인도네시아, 대만, 일본, 필리핀, 홍콩, 말레이시아, 중국) 출신 작가 15개 팀이 참가한 전시였다. 그러나 전세계에 몰아친 코로나19의 여파로 작품 배송과 설치 일정이 미뤄졌고 개막일 역시 네 차례 변경됐다.


결국 미술관 측은 작가의 구체적 제시에 따라 한국에서 작품을 구현하는 방식으로 전시의 방향을 틀었다. 이 과정에서 ‘랜선 큐레이팅’을 도입하고, 전시장을 가상현실(VR)로 보여주기 위한 3D 스캐닝 작업을 진행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새로운 전시 형태를 위한 대안까지 제시한 셈이다. 문뜩 궁금해진다. 지금까지 무궁무진한 쓰임새를 보여준 3D 스캐닝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아트앤테크 플랫폼 운영진

자료협조·감수/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정책혁신부한국생산기술연구원 휴먼융합연구부문

참고/

노트르담 되살리는 3D 스캐닝의 ‘마법’, 동아일보, 윤신영 기자, 2019.04.26

당신의 상상은 어떤 공간을 만났을까. 서울문화재단, 홍은 기자, 2018.7.11

작가들과 영상통화 하며 코로나 뚫고 전시 준비했죠, 동아일보, 김민 기자, 2020.6.10

여성의 몸이 그물망으로…케미컬 브라더스 ‘와이드 오픈’ 뮤비, 서울신문, 김형우 기자, 2016.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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