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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얼굴이 예술 작품에 그대로? '다이나믹 서피스'로 무엇까지 만들 수 있을까

2020-12-25

 

입체적·역동적 예술 작품? '다이내믹 서피스'로 만든다! 

만들어두기만 하면 '자동'으로! 다이내믹 서피스의 작동 원리는? 


 

 다니엘 로진의 다이내믹 서피스 작품 '러스트 미러(Rust Mirror)' 일부. 사진(네이버 공연전시 올댓아트)


설치미술 분야에서 주로 쓰이는 '다이내믹 서피스'는 물리적으로 끊임없이 반복 운동을 하는 ‘움직임’이 있는 디스플레이 형태를 의미한다. '다이내믹(Dynamic)'+'서피스(Surface)',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표면이라는 뜻이다. 다이내믹 서피스 작품은 전형적인 평면 표면의 형태를 탈피하고 입체적인 표면을 관객에게 보여줌으로써 시각적인 몰입감을 줄 수 있다.


다이내믹 서피스의 표면은 수동이 아니라 자동으로 움직인다. 작동 과정은 크게 입력-제어-출력으로 단계가 구분된다. 입력 과정을 보면 사전 데이터 입력(사전에 제작된 이미지 또는 데이터를 제작자가 수동으로 입력하는 방식)방식과 실시간 데이터 입력(카메라, 센서를 통해 데이터가 실시간 자동적으로 인식되는 방식)방식으로 나뉜다. 제어 과정은 모듈을 사용해 다이내믹 서피스 시스템을 제어하는 단계를 뜻하며, 출력 과정에서는 데이터를 적용한 최종 결과물이 관객에게 보여진다.



비슷해 보여도 다르다…플립 디스플레이 VS 와이어 VS 핀 


다이내믹 서피스 자체는 형태와 구동 방식에 따라 플립 디스크 방식, 와이어 방식, 핀 방식으로 나누어볼 수 있다.


플립 디스플레이 방식은 플립 디스크를 회전시켜 이원화된 이미지를 구현하는 방식이다. 전자기장을 이용해 물리적으로 디스크를 움직이는 것인데, 보통 원형의 작은 플립에 영구자석을 부착하고 전자기장을 일으키는 코일을 통해 전류 펄스의 방향을 반전시킨다. 이때 앞 뒷면의 색이 다른 플립이 모이면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는 그것이 관객에게 하나의 이미지로 인식된다. 플립 디스플레이는 모듈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각 모듈을 연결해 소형 디스플레이부터 대형 디스플레이까지 크기에 구애받지 않고 구현 가능하며, 입체적인 디스플레이도 만들 수 있다.


와이어 방식은 와이어의 모듈을 특정 기준점에 부착하고, 와이어 끝단에는 콘텐츠에 따른 LED 조명 또는 모형을 부착해 움직이게 하는 방식이다. 모듈 끝단에 어떤 조명 또는 어떤 모형이 부착되는가에 따라 디스플레이 형태가 각기 다르다. LED 조명을 부착한 방식은 키네틱 라이팅, 모형을 부착한 방식은 키네틱 아트로 분류할 수 있다. 와이어의 길이에 따라서도 입체적인 표면이 구현될 수 있다.


2010년 상하이 세계 엑스포에서 공개된 미국 엔터테인먼트 설비회사 Fisher Technical Services, Inc. (FTSI)의 정교한 다이내믹 서피스 작품 <키네틱 스피어(Kinetic Sphere)>는 와이어 방식의 다이내믹 서피스 기술을 이용해 만들어졌다. '글로벌'을 주제로 미래 첨단 도시의 다양한 모습을 표현한 것으로, 현대 무용과 미디어 파사드까지 더해진 화려한 모습으로 전 세계 관객들에게 공개됐다. 


▲ 2010 상하이 세계 엑스포에서 공개된 다이내믹 서피스 작품. 출처(https://youtu.be/P60WF2dlUqI)


핀 방식은 수많은 핀을 이용해 음영을 표현하는 방식으로, 모터를 통해 움직이는 '액츄에이터(Actuator)'의 길이 변화에 따라 이미지가 구현된다. 액츄에이터는 모듈 단위로 구성되며, 데이터 상에서 하나의 픽셀이 각각의 액츄에이터로 치환된다.


국내에 소개된 핀 방식 다이내믹 서피스 작품의 대표적인 사례는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에 전시된 <키네틱 스컬프처(Kinetic Sculpture)>다. 이 작품은 알루미늄 기둥을 통해 다양한 형태로 변하는 모습을 형상화한 것으로, 작품에는 자동차가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동반자가 되도록 하겠다는 현대자동차의 디자인 철학이 담겼다.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은 '키네틱 스컬프처'로 2017년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디자인센터(Design Zentrum Nordrhein-Westfalen)가 주관하는 <레드 닷 디자인상>에서 공간 분야 본상에 선정되기도 했다. 


▲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에 전시된 '키네틱 스컬프처' 작품. 출처(https://youtu.be/CLgG0nW39nc



내 모습이 작품으로 탄생했다! 대표적인 작품 사례는? 


다이내믹 서피스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대표적인 아티스트로는 미디어 아티스트 다니엘 로진이 있다. 그중 다이내믹 서피스 기술로 제작한 작품이 그의 대표작인 '우든 미러(Wooden Weird Mirror)', '러스트 미러(Rust Mirror)', '펭귄 미러(Penguin Mirror)' 등이다. '우든 미러'와 '러스트 미러' 모두 플립 디스플레이 방식으로 제작된 작품이다. 관객이 작품 앞에 설치된 카메라 센서 앞에 서면, 컴퓨터 시스템이 인식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모듈에 전송하고, 실제 현실 속 관객의 모습이 작품에 묘사된다. 


▲ '러스트 미러' 시연 장면. 시연자의 움직임에 따라 작품의 이미지가 달리 보인다. 사진(네이버 공연전시 올댓아트)


'펭귄 미러'는 와이어 방식으로 제작됐다. 마찬가지로 작품 앞에 설치된 카메라에 비친 관객의 모습이나 동작에 따라 펭귄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회전하며 다양하고 입체적인 형상을 만들어낸다.


▲ '펭귄 미러' 작품 사진. 사진(네이버 공연전시 올댓아트)


또 한 명의 대표적인 미디어 아티스트 아시프 칸 역시 다이내믹 서피스 작품을 제작했다. 2014년 소치 동계 올림픽 홍보 차 소치 동계 올림픽 공원에 설치된 대형 디스플레이 작품 <메가 페이스(Mega Face)>가 핀 방식 다이내믹 서피스 작품의 대표 사례다. 18m x 8m 라는 대형 사이즈로 제작된 이 작품은 11,000개의 액츄에이터로 구성되어 있으며, 상단에 LED 램프가 부착되어 있다. 관람객이 3D 사진 부스에 들어가면 카메라가 관람객의 얼굴을 3D 스캔하고, 이를 통해 얻은 제어 데이터가 액츄에이터로 전송, 데이터에 따라 액츄에이터가 앞뒤로 움직이며 관람객의 얼굴을 입체적으로 구현하는 식이다.


▲ '메가 페이스' 제작부터 실제 시연까지 전체 과정을 보여주는 영상. 출처(https://youtu.be/R9eGXtt17uM)


국내에서 다이내믹 서피스 기술을 활용해 제작한 대표적인 작품은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문화기술그룹이 세계 최초로 선보인 키네틱 아트(kinetic art) 형 입체 디스플레이 장치 '카멜레온 서피스(Chameleon surface)'가 있다. '카멜레온 서피스'는 400개 이상의 선형 구동 장치로 입체 영상 효과를 줄 수 있으며, 2019년 10월 대구오페라하우스의 <전설을 재현하다> 공연에서 세상을 떠난 세계 최고의 디바 마리아 칼라스의 입체영상을 재현하는 데 활용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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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유잠스튜디오가 공개한 카멜레온 서피스 전시 展 하이라이트 영상. 출처(https://youtu.be/fU8QznEYyok)


쉽게 말해 다이내믹 서피스는 데이터로 입체적이고 움직이는 모양을 만드는 기술 또는 그 작품이라 할 수 있겠다. 최근에는 대용량 정보를 초고속으로 전송하는 기술이 상용화되고 있는 만큼, 앞으로의 다이내믹 서피스 작품은 지금까지보다 훨씬 다양한 재료로, 거대한 크기로 만들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글/ 아트앤테크 플랫폼 운영진

자료협조·감수/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정책혁신부, 한국생산기술연구원 휴먼융합연구부문

참고/

"20세기 전설의 디바 마리아 칼라스…최신 입체영상 기술로 부활", <조선일보> 박원수 기자, 2019.10.23.

"현대차 모터스튜디오 고양, 개관 1년만에 방문객 26만명 돌파", <조선비즈> 진상훈 기자, 2018.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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