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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돌아보는 메이커 문화와 실행 장소: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2022-02-10

 



중소벤처기업부가 운영하는 메이커 문화 및 활동에 대한 플랫폼 메이크올 (makeall.co.kr)


무엇을 만들고 다루며 새로운 것을 실행하려는 시도, 이를 공유 가능한 네트워크 및 플랫폼, 그것을 통한 자극의 전파와 또 다른 시도의 순환. ‘메이커 운동(Maker Movement)’와 ‘메이커 문화(Maker Culture)’는 긴 기간 우리에게 익숙하게 들려오던 현상이고 활동이었다. 기존의 D.I.Y.(Do It Yourself) 문화가 디지털 네트워크 및 저작도구와 연계하여 다품종 대량생산의 패러다임 대신 개개인 단위의 소량 생산을, 자본주의의 근간 중 하나인 자본가의 생산자원 독점을 깨뜨리고 모두가 생산력을 갖추어 공유하는 공유경제, 새로운 풀뿌리 기술혁신과 기술민주화 개념 제시 등의 낙관적 청사진을 제시한 순간이기도 했다. 이 현상과 문화는 제 4차 산업혁명이라는 키워드와 만나 정책과 산업이라는 공적 사업의 영역으로 확장되었다. 


2000년대 중반 서구권에서는 Tech-D.I.Y.와 같은 활동과 해커스페이스(Hacker Space) 개념의 민간 지역 커뮤니티 및 공간에서 시작해 2005년의 메이크진(Makezine) 창간과 2006년 캘리포니아의 산 마테오(San Mateo)에서 개최된 제1회 메이커 페어(Maker Fair)와 같은 행사를 통해 본격적으로 대중들과의 접촉이 시작되었고 오바마 대통령이 2014년 국가 주도의 메이커 문화 육성 메시지를 전하며 세계가 메이커 문화의 흐름에 휩싸였다. 한국도 이러한 상황에 동조하여 2011년 메이크 잡지의 한국판인 ‘MAKE: KOREA’ 출간, 2012년 메이커페어 서울(Maker Fair Seoul)이 개최되었고 2012년 을지로에 해커스페이스 서울이, 2013년 세운상가에 펩랩 서울이 오픈했다. 또한 같은 시기 현재도 활동 중인 언메이크랩(Unmake Lab)과 릴리쿰(Reliquum)과 같은 제작집단이 처음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리고 뒤이어 2013년부터 정부 주도의 사업 및 공간이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메이커 문화는 미래를 대비하고 주도하기 위한 산업 및 교육과 같은 정책적 목표와 밀접하게 연관될 수 있기 때문에 공공 기관에서의 지원과 활동이 민간분야 이상으로 강하게 기반과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이번 글에서 소개할 장소는 이들 공공지원과 연관된 곳이다. 그 시작과 현재에 대해 의미와 활동을 중심으로 서술해나갈 예정이다. 



무한상상실 (https://ideaall.net/)


 무한상상실 (https://ideaall.net/)


앞서 언급한 국내 다양한 활동과 장소는 모두 민간 분야에서 시작한 사례들이다. 이들의 활동과 참여를 참고하여 2013년 국립과천과학관에 무한상상실 제1호점이 개관했다.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이 주관한 이곳은 당시 국정과제인 '창조경제의 실현’과 ‘창의문화 조성’을 목표로 토론과 교육 등이 진행되는 상상회의실과 다양한 기자재 및 창작환경이 조성된 펩랩(Feb Lab) 개념의 상상공작실로 이루어졌다. 이곳은 창작 환경과 기기가 필요한 전문인 및 관심인을 대상으로 지속 운영되어오다가 낮은 이용률과 접근성의 문제로 2018년 창작카페로 개편되었다. 놀이공간으로서의 상상라운지, 어린이 대상의 키즈 메이커 스튜디오, 그리고 교육을 위한 창작교실로 구성된 이곳은 공간 설정에서 알 수 있듯 일반인 대상의 교육 및 체험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1호점이었던 국립과천과학관의 무한상상실 외에도 주체인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은 현재 전국의 13개 시도 23개 기관을 선정, 무한상상실을 위탁 운영하고 있다. 각 위탁기관은 과학관으로부터 대학교, 창업관련센터, 교육원, 민간단체 등 다양하며 각 기관의 특성에 연관된 프로그램을 기획 운영중이다. (강원도 춘천 강원도농산물원종장, 강원도 원주시 강원지식센터, 경기도 안산시 경기테크노파크, 경상남도 창원시 창원과학체험관, 경상남도 진주시 공군교육사령부, 경상남도 하동군 하동군지리산생태과학관, 경상북도 포항시 포항공과대학교, 경상북도 김천시 김천녹색미래과학관, 광주시 동구 비알스페이스, 광주시 북구 국립광주과학관, 부산시 부산진구 부산인재평생교육원, 부산시 기장군 국립부산과학관, 부산시 해운대구 쓰리디플러스, 인천시 남구 인천대학교, 인천시 계양구 경인여자대학교, 대전시 유성구 국립중앙과학관, 대전시 유성구 청소년수련관, 서울시 금천구 금천구청, 울산시 남구 울산과학관, 전라북도 완주군 완주군창업보육센터, 충청북도 충주시 한국교통대학교) 이들 중 특이사항은 부산인재평생교육진흥원, 한국교통대, 포항공과대, 창원과학체험관, 강원도농산물원종장 총 5개소의 이동형 무한상상실 운영기관이다. 말 그대로 신청시 규모와 조건, 일정을 조율하여 현장에 찾아가는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메이커 스페이스 (https://www.makeall.com/)



 메이커 스페이스 (https://www.makeall.com/)


‘메이커 스페이스’는 메이커 문화에 대한 실행장소, 운영기관, 허브로서의 대표적인 일반명사에 가깝다. 한국에서는 중소기업벤처부가 주관하는 시설로 2018년 65개소를 시작으로 2022년 현재 213개소를 운영 중이다. 주관부서의 특성상 창작과 구현, 시도보다는 제조와 창업에 집중한 공간으로 누구나 구상한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구현하고 실제 창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22년도에는 제조 창업 촉진에 더욱 집중하여 예비 창업가들이 생산단계에서 맞이하는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전문 랩을 구성한다. 이곳은 초도 물량 생산 시스템, 창업지원 기관과의 협업 기능에 중점을 두는 계획을 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부족한 개인 및 소외계층에 대한 기술 접촉 및 지원에 대해서는 일반 랩을 운영하며 체험과 교육과 같은 메이커 문화 확산 방향을 담당한다. 


메이커 스페이스는 운영개수와 주체가 크게 확장되어 온 만큼 운영 기관별 특성에 따른 개성이 발현될 수 있다. 대학 연계 운영 스페이스의 경우에는 학생의 동아리 활동, 또는 창업 활동과의 연계 지점이 활발하며 법대 및 경영대와 연계한 특허권 관련 자문도 연계된다. 도서관 연계 공간의 경우 해당 지역 시민에 대한 친화적인 프로그램, 그 중에서도 지식과 정보, 기술의 평등한 소비와 향유의 측면에서 잘 맞아떨어진다.  구리시가 운영하는 메이커 스페이스의 경우 인창도서관 대강당 지하에 위치하고 ‘꿈꾸는 공작소’라는 이름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곳은 ‘꿈꾸는’이라는 수식어에 대해 직장인을 비롯한 일반 시민들이 일과 시간 외에 참여하여 바라는 바를 이룰 수 있도록 운영 시간을 오후 9시와 주말로 확대 개방하는 한편 장비활용, 체험, 자격증 강좌 등 다루는 교육의 범위를 넓혔다. 경기도가 운영하는 북부경기문화창조허브의 메이커 스페이스인 ‘멋랩’은 디자인 분야에 집중하여 지원을 펼쳐나가고 있으며 지역 중기청 산하 ‘셀프제작소’, 용산구의 ‘디지털 대장간’ 등 개별 메이커 스페이스의 정체성을 표방하는 이름을 가지고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세운상가 기술중개소 (http://sewoon.org/프로젝트-세운메이드)


 세운상가 기술중개소(http://sewoon.org/프로젝트-세운메이드)


기술중개소는 세운상가의 도시재생사업인 ‘다시세운 프로젝트’에 속한 프로젝트이다. 세운상가는 1968년 준공되어 서울의 주거와 유통의 중심지로 기능했으며 197-80년대 개인용 컴퓨터가 모습을 드러내고 폭발적인 성장을 진행하던 시기와 맞물려 서울 내 전기 전자 기술과 산업의 중심지로서 활발한 활동을 보였던 곳이다. 하지만 이후 원도심 과밀 억제 정책 실행과 용산과 같은 컴퓨터와 전자산업 및 유통의 신규 중심지가 활성화되면서 철거 논의가 수면에 떠오르기까지 하는 등 위기를 맞이했다. 하지만 2014년 도시재생사업이 새롭게 전개되며 계획 수립 후 본격적인 3년 6개월간의 정비 사업을 거쳐 2020년 9월 창의제조산업 혁신지로서의 세운상가가 재개관 되었다. 기존에 입주해있던 기술업종 전문인과 새롭게 이 곳에 정착한 신규 입주가간 연계와 협업, 그리고 이를 통한 기술 개발과 응용, 창작 중심지로서 지역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프로젝트로 세운메이드, 도시기술장, 인쇄기술학교, 주민공모사업이 시작되었다. 기술중개소는 ‘세운메이드’의 세부 프로젝트로 세운-청계천-을지로 라인의 기술력과 새로운 아이디어가 만나 탄생할 제품에 대한 공동의 기획, 기술연계, 문제해결, 제품개발을 위한 코디네이팅 프로그램이자 장소이다. 


이곳은 2017년부터 현재까지 아이디어를 가졌지만 이를 실행할 기술적 부분과 진행 노하우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디자이너, 작가 등의 창작인과 예비창업자를 위해 세운상가 지역 토대의 전문가와 장인을 연결해왔다. 시제품 제작, 예술창작, 창업과 같은 영역에 대한 자문과 지원이 진행되었으며 결과물로 국제교류 디자인 제품인 ‘황동병따개’, 레트로 컨셉과 음악기기가 연계된 ‘진공관 블루투스 스피커’와 ‘MP3 카세트 플레이어 비비티’, 복합 음향기기인 아날로그 듀얼채널 멀티 이팩터 ‘두니코프’ 등이 있다. 그 외에도 창의적 아이디어를 도출하고 이를 직접 만들어 나가는 과정을 통해 과학과 기술, 예술, 수학 등을 통합적으로 배우고 습득해 나갈 수 있는 ‘세운 영메이커 교육’과 같은 육성 및 교육사업을 운영 중이다. 


그 외에도 문화체육관광부의 콘텐츠코리아랩(https://www.ckl.or.kr/), 미래창조과학부의 창조경제혁신센터(https://ccei.creativekorea.or.kr/), 경기과학기술진흥원의 창의디바이스랩(www.devicelab.kr) 등이 메이커 문화와 연관된 의미를 가지고 출발, 활동을 진행했으나 현재 규모의 축소 및 폐지 또는 창업 중심의 운영 등 기존의 문화 전파와 활동가 유입, 기기 및 자원 지원 등의 시작지점과는 달라진 목표로 운영되고 있다. 


메이커 문화는 2010년을 전후로 무언가를 만드는 행위에 대해 환기하고 아이디어의 실현이라는 결과에 닿는 것에 대한 즐거움, 나아가 각자의 생각과 결과물을 공유하는 것이 기쁘고 의미가 있는 일이라는 것을 널리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그리고 이러한 시도와 창작의 즐거움이 단지 개인적이고 일상적인 즐거움을 넘어 창업과 직업 취득, 재화 습득이라는 경제적 활동과의 연계 지점에 닿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알렸다. 메이커 문화의 핵심은 아이디어, 자원, 생산기술, 생산기기를 공유하며 각자의 자극을 주고받으며 영향력과 가능성을 더욱 넓게 펼치는 공유경제적 측면과 이를 통해 기술이해와 활용의 편향과 독점을 넘어서는 기술민주화와 같은 포괄적이며 모두를 지향하는 수평적이고 아우름에 대한 흐름이다.


편집/ 아트앤테크 플랫폼 운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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