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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이 기회가 되는 시대(전진수 SK텔레콤 5GX서비스사업본부장)

2020-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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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전진수 5GX서비스사업본부장 

2020년, 공연‧전시 등 예술‧문화 산업계는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다. 예술경영지원센터 공연예술통합전산망에 따르면 2020년 상반기 공연업계의 매출은 전 해 동기 대비 85%가 감소한 952억 원이었다.


변화의 바람은 빠르게 불어왔다. 비대면 시대에도 놓칠 수 없는 현장감을 고민하던 공연 업계는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언택트 공연에 집중했고, 대면이 어려워진 전시 업계 역시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등으로 ‘랜선 전시’를 감상할 수 있는 차선책을 내놓았다.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들이 많지만 분명한 것은 이와 같은 흐름이 예술·문화업계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는 점이다. 


▲ SK텔레콤 점프 스튜디오에서 제작한 리아킴 영상. 출처(SK텔레콤)


빠른 대처가 가능했던 배경에는 국내 이동통신업계의 역할이 컸다. 특히 SK텔레콤은 자사의 기술과 서비스를 활용해 대중들이 다양한 스마트 기기로 클래식·전통 공연 등을 관람할 수 있게 했다. 이외에도 SK텔레콤은 각 분야의 예술가들과의 협업을 통해 대중들의 문화 소비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전진수 5GX서비스사업본부장에게 보다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다. 


 Q.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면서 비대면으로 즐길 수 있는 플랫폼이나 콘텐츠들을 찾는 대중들이 많아졌어요. 자연히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기술도 필요해졌고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예술과 기술이 융합된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어떻게 내다보시는지요.

인류의 역사는 코로나 전과 후로 나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언젠가 일상으로 돌아가겠지만 예전처럼 완벽하게 돌아갈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고, 굳이 얼굴을 마주하지 않아도 된다는 경험도 하게 됐어요. 그러나 비대면이 일상화되었다고 해도 간과해서는 안 되는 것이 있어요. 바로 소통이에요. SK텔레콤은 AR, VR, 인공지능(AI) 등의 분야에서 오래도록 인내를 갖고 전문성을 키워온 기업입니다. 충분한 인프라와 인력 풀을 갖고 있죠. 이를 바탕으로 예술가가 좋은 콘텐츠들을 만들어내도록, 대중들은 그 콘텐츠로 새로운 경험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저희의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Q. 5G, AR‧VR,볼류메트릭 비디오(Volumetric Video Capture)까지 SK텔레콤 하면 떠오르는 기술들이 많아요. 그동안 진행한 예술의 기술과 융합 사례를 꼽자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먼저 2019년 한국에서 진행된 ‘코리안 5G 테크-콘서트’에서 SK텔레콤은 서울·부산·광주 등 3곳에서 서로의 공연을 초고화질로 실시간 시청하며 함께 연주하는 3원 원격 협연을 선보였어요. 부산 벡스코에서는 바이올린, 첼로, 피아노, 장구, 대금으로,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는 비올라, 바이올린, 해금, 좌고, 아쟁, 피리로 아리랑 변주곡을 연주하고 동시에 서울의 행사장에선 이들의 반주에 맞춰 현대 힙합 댄스 콜라보 무대를 펼치는 형태로 진행했어요.


 2019년 진행된 ‘코리안 5G 테크-콘서트’ 하일라이트 영상. 출처(https://youtu.be/QVS2don5Ti4)


그동안은 서로 떨어진 여러 공연장에서 상대의 영상을 보고 들으며 동시에 협연을 펼치는 것이 불가능했어요. 대용량 데이터 전송에 필요한 시차가 발생하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이날의 공연은 데이터 전송속도를 2.7Gbps로 높여주는 5GX 터보 모드가 있어 가능했어요. 5G를 문화와 융합 시킨 신개념 공연을 통해 한류 콘텐츠의 비전을 제시한 자리였죠.


두 번째 사례는 문화재청과 함께 제작한 AR 콘텐츠 ‘태평하기를’ 영상입니다. 국가무형문화재 제92호인 태평무는 국가의 태평성대를 기원하며 왕비 또는 왕이 추는 춤인데요. 이 태평무를 AR 콘텐츠로 제작해 누구나 손쉽게 한국의 아름다운 전통 춤을 실감나게 감상할 수 있도록 했어요.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든 상황에서 세상과 국민의 평안을 기원하고 ICT(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Technologies)기술을 이용해 한국의 전통 문화재를 재해석 및 보존하고자 함이 목적이었죠. 


 SK텔레콤과 문화재청이 함께한 ‘2021년은 태평하기를’ 영상. 출처(https://youtu.be/mu-14LCxgCY)


끝으로 유튜버이자 K팝 대표 안무가인 리아킴과와 협업한 ‘볼류메트릭 휴먼’ 공연입니다. 이 영상은 원밀리언 댄스 스튜디오(1MILLION Dance Studio)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됐는데요. 점프스튜디오(www.jumpstudio.co.kr)에서 촬영된 리아킴의 모습은 3D 홀로그램으로 제작돼 가상의 공간에서 분신술처럼 여러 모습으로 나타나거나 거인처럼 깜짝 등장하는 모습 등으로 표현됐어요. 통상적으로 월 단위로 진행되던 이 작업을 점프스튜디오에서는 단 일주일만에 완성했죠.


 점프스튜디오에서 촬영한 리아킴의 안무 영상. 출처(https://youtu.be/qGfLDnQC2_A) 


 Q. 기술자 뿐 아니라 예술가들에도 점프 스튜디오는 꿈의 공간일 것 같아요. 구체적으로 어떤 작업이 가능한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점프 스튜디오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협력해 만든 곳으로, VR·AR 등 혼합현실(MR)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스튜디오에요. 106개의 카메라로 인물의 퍼포먼스를 캡처한 다음 3D 홀로그램 영상으로 만들어 가상의 환경과 어우러지는 콘텐츠를 만들 수 있어요. 이 카메라에는 MS의 3D 볼류메트릭 비디오 기술이 적용돼 있는데요. 볼류메트릭 비디오는 고화질 카메라 수백 대로 인물의 역동적인 움직임을 360도 입체 영상으로 만들어 낼 수 있는 기술이에요. 촬영된 인물을 돌려볼 수도, 키우거나 줄일 수도 있고, 또 실제로는 할 수 없는 메이크업이나 분장도 가능해요. 만약 과거 점프 스튜디오에서 아인슈타인을 촬영해뒀다면 지금 이 시점에 그의 모습을 360도로 볼 수 있었겠죠. 사람들이 얼마나 열광했을까요(웃음). 향후 이 촬영이 실시간으로 이뤄진다면 미국에 있는 사람과도 마치 대면하듯 대화를 할 수 있을 것이에요. 팬미팅 같은 것도 가능하겠죠. 



 전진수 본부장이 소개하는 점프스튜디오. 출처(https://youtu.be/Y5su7Ugv4O4)


 Q. 점프 스튜디오에서 작업을 하고자 하는 예술가들은 어떻게 신청을 할 수 있나요?

SK텔레콤은 예술가 지원 형태의 외부 협력에 열린 태도로 접근하고 있으며, 외부 제안에 대해서도 검토한다는 입장입니다. 점프스튜디오에서의 작업은 홈페이지에서 신청이 가능하고요. 아이디어와 아이템을 정리해 보내주시면 내부 검토를 통해 피드백을 드리고 있어요. 현실적으로 모든 제안을 받아들일 수는 없지만 때때로 이런 식으로 진행하면 그 아이디어가 더 빛날 것이다 역 제안을 드리기도 합니다. 함께 하려고 많은 노력을 하고 있어요. 8년 전 VR에 관심을 갖고 세계의 기술을 검토하면서 결국엔 MS와 스튜디오를 만들었지만 기업인 저희도 정말 힘들었거든요(웃음). 일반인인 아티스트들이 하는 건 아마도 몇 배는 더 힘들 것에요. 저희가 첫 단추를 끼웠으니 최대한 열어두고, 시도할 수 있는 기회를 드리려고 해요. 


 Q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고 지원하면 좋을까요?

저희가 연구하고 있는, 중점을 두고 있는 기술과 관련이 있는 것이면 좋겠죠. 상호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이라면 금상첨화고요. 제24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측과 진행한 ‘감독과의 대화’를 예로 들어 볼까요. 아무래도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감독과 관객이 오프라인에서 직접 만나 대화하는 것이 어려울 것이라 판단했어요. 그래서 VR 기술을 바탕으로 한 자리가 있으면 좋겠다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해 아바타가 등장하는 언택트 콘퍼런스를 마련했죠. 바로 점프 VR 내 소셜 룸에서요. 발레, 클래식 등의 공연도 이와 같은 경험을 벤치마킹해 가능하지 않을까 싶어요. 


 Q. 이외에도 예술가 혹은 관련 스타트업이 SK텔레콤과 협업을 희망할 때 지원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은 무엇이 있나요?

기존에 진행한 것으로는 한국영화아카데미(KAFA)에서 VR 영상 제작 교육과정을 수료한 작가들의 창작물 20여 편을 점프 브이알(Jump VR)을 통해 볼 수 있도록 한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VR은 그동안 영화계에서 굉장히 비인기 기술이었어요. SK텔레콤은 언젠가 이 기술이 대중에게도 가치를 인정받을 것이라고 믿는 분들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았죠. 최근에는 VR 콘텐츠를 볼류메트릭 카메라로 촬영해 제작하는 것을 제안해온 한 영화팀과 작업 중이에요. 스토리는 나왔고, 조만간 촬영에 들어가지 않을까 싶어요. 이외에도 AI, AR, VR 등 다양한 주제로 SK텔레콤이 지원하는 다양한 엑셀러레이션 프로그램이 있으니 관심을 가져주시면 좋을 듯해요. 


▲ SK텔레콤의 점프 VR 버추얼 밋업 데모영상. 출처(https://youtu.be/q8KMcLtYBHo)


 Q. 역으로 제안해주셔도 좋을 것 같은데요. 주목해보면 좋을 만한 SK텔레콤의 서비스나 기술은 없을까요?

버추얼 밋업(Virtual Meetup)이요. 나만의 아바타를 만들어 가상공간에 최대 100명까지 동시 접속할 수 있는 소셜 커뮤니케이션 서비스인데요. 저희도 내부 회의 때 사용하고 있어요(웃음). 실제 모임 같은 현장감을 제공하기 위해 가상의 컨퍼런스 공간에 대형 스크린, 무대, 객석 등을 3차원으로 상세 구현했어요. 발표자는 진행 예정인 밋업 주제에 맞게 컨퍼런스 공간의 무대 이미지 등을 직접 꾸밀 수 있고, 이용자는 다른 아바타들과 대화하고 환호, 놀람 등 원하는 리액션을 할 수 있죠. 향후에는 무대 테마와 스크린 배치 등도 자유롭게 변경하는 기능을 제공할 예정입니다. 공연계에서 이런 기술들을 활용해 보면 어떨까 싶네요. 


 Q. 트렌드를 빠르게 읽어내야 하고,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결과물을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예술과 기술은 공통점이 많은 것 같아요.

맞아요. 트렌드를 읽지 못하면 사라지는 것이 순식간인 곳이 바로 이 분야거든요. 부지런하게 공부해야 해요. 저희도 매일 뉴스를 보면서 매일매일 공부를 해요. 그러지 않으면 변화의 속도를 쫓아갈 수가 없어요. 개인적으로는 실패를 장려하는 편인데요(웃음). 실패를 기반으로 앞으로 한걸음 더 나아갈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에요. 예술가분들도 실패에 관대한지는 모르겠지만 궁극적으로는 실패를 많이 할수록 더 단단한 그리고 창의적인 결과물이 나오지 않을까 싶어요. 


 Q. 끝으로 예술가와 협업 과정의 애로사항이나 예술가들에게 하고 싶은 조언이 있을까요?

몇 해 전, 예술가들이 참여한 공모전의 멘토로 참여한 적이 있어요. 그때 만난 많은 예술가들이 기술과 접목된 기획들이 더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부분을 인정하면서도 기술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더라고요. 전문가를 찾아 의견을 구하거나 도움을 받아보는 것도 방법일 텐데 그러지 않고 망설이는 모습이 안타까웠어요. 너무나 좋은 기획인데 혼자 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지 못하다 보니 처음 기획했던 것과는 다르게 목표치를 낮추고 방향을 틀어버리는 일도 비일비재했고요. 아이디어는 가장 싼 동시에 가장 비싼 것이라고 생각해요. 어떤 아이디어든 결과물로 만들어져야 그 값어치가 생기고 빛을 발하기 때문이에요. 기획을 할 때 기술을 알고 하는 것과 모르고 하는 것의 차이는 엄청나게 큽니다. 가치 있는 것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배우고 찾아야 해요. 그러다 보면 저마다 갖고 있는 본연의 색을 유지하면서 기술도 접목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라고 봐요. 또 하나는 ‘고 투 월드(Go to world)’요(웃음). 온라인의 시장은 그리고 무대는 정말 넓고 커요. 예술가들도 자신이 갖고 있는 콘셉트나 작품들을 디지털라이징 해서 해외에서도 볼 수 있도록 채널을 열어보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경험과 노하우가 쌓이다 보면 어떤 식으로는 전파가 될 것이라고 봅니다. 선배 세대들이 맨땅에 헤딩하며 얻어낸 K팝의 인기처럼요. 

  

글/아트앤테크 플랫폼 운영

전진수 본부장은 삼성전자 무선 사업부 책임연구원, SKT ICT 기술원 미디어랩장을 거쳐 현재 SKT MNO 사업본부 5GX서비스사업본부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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