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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도를 통한 공동 창작(랩&스튜디오 보리 배현종 대표)

2022-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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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랩&스튜디오 보리 배현종 대표

랩&스튜디오 보리는 2017년에 스타트업으로 세운 메이커스 튜브에 이주하면서 시작되었다. 배현종 대표는 창업을 하기 이전 영화부터 시작해서 VR 콘텐츠, 특수 촬영 등에 잔뼈가 굵은 전문가였을 뿐 아니라, 기술공학을 베이스로 한 새로운 촬영 기법을 연구하는 일을 해왔다. 회사를 창업하면서 특수촬영 솔루션 및 3D 맵핑을 주력으로 하며 새로운 방법으로 도전하는 것을 즐기다 보니 자연스럽게 예술가와 협업을 하는 것이 늘어나게 되었다. 예술과 기술의 접점에서 서로를 지지대 삼아 보다 확장된 창작의 세계에 도전하는 배현종 대표에게 공동 창작의 의미를 들어본다. 



▲ 배현종 대표. 출처(서울시)


 Q. 이름은 정체성을 사람들에게 비춰냅니다. 랩&스튜디오 보리는 어떤 의미를 담고 있나요?   

랩(Lab)은 제 원래 전공이 공대 출신이라 연구하고 만드는 것을 중심으로 하는 회사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스튜디오는 창작의 공간이라는 뜻을 담고 있어요. 연구소라 하기에는 너무 딱딱한 느낌이 들고, 스튜디오로 정의 내리기에는 저희가 연구 기반의 일들이 많거든요. 보리의 경우 순수 우리말의 어감이 좋았어요. 생명력도 느껴지고 쉽게 다가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보리를 영어로 하면 VR이 되기도 하고요(웃음). 

 Q대표님의 이력(촬영감독, 드론 제작자, 특수영농연구, VR 장비제작, 모델링, 오토마타, 3D프린팅 등)이 매우 다양합니다. 이 중 어떤 부분을 가장 중점으로 두고 계신가요? 

제가 선호하는 것은 필요로 하는 기술이 있으면 직접 연구를 하고 도입해보는 것이에요. 기존 작업에 얹어 자연스럽게 섞어 만듭니다. 그러다 보니 드론도 등장하고, VR이나 3D 프린팅 기술을 적용하게 되었어요. 제가 원하는 장면을 찍을 때 기존에 만들어져 있어서 파는 것이 있다면 너무 좋은데 대부분 쉽게 해결이 되지 않더라고요. 커스터마이징을 해서 만들어야 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제작부터 진행하다 보니 설계를 위해 캐드를 배우고, 시제품을 만들기 위해 3D 프린팅을 배우는 식인 것이지요. 정리하면 콘텐츠 창작에 필요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Q. 보리 스튜디오는 2021 예술과 기술융합지원 사업 선정자 박대선 작가님과 협업을 하였습니다. 어떻게 협업이 이루어졌는지, 그리고 어떤 프로젝트를 진행하셨는지 궁금합니다. 

2017년에 세운 메이커스 큐브에 입주하면서 자연스럽게 다른 단체와 예술가들을 만날 수 있었어요. 그때 박대선 작가를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박대선 작가가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하고,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면 본인의 작업에 이를 녹아내려는 시도를 많이 했어요. 이를 지켜보던 차에 저희와 박대선, 에이플래닛 3개 단체가 모여 ‘을지로 판타지아’라는 미디어아트 페스티벌을 기획 및 진행하게 되었어요. 을지로 골목에서 드론으로 특수촬영한 VR 영상이나 설치 작품까지 넣은 종합적인 예술 프로젝트 형식으로 구현하려다 보니 저희의 도움이 필요했죠. 그 이후 박대선 작가의 개인 작품을 만들 때에도 제가 솔루션을 제공하기도 하고요. 근래에는 서울林 프로젝트를 지원금을 받아 진행하게 되었어요. 3D 맵핑을 활용해서 을지로를 새로운 형태의 대지예술로 해석해보려는 시도였죠. 박대선 작가가 하고 싶었던 대지예술에 제가 3D 맵핑을 이야기해서 자연스럽게 연결이 되었습니다. 공간을 해석하는 관점도 중요하지만 테크닉도 중요해요. 이러한 부분에서 박대선 작가와 제가 잘 맞아서 계속 같이 하게 되는 것 같아요. 



▲ 2021 예술과기술융합지원 사업 유형1 선정작 <서울림>(박대선 제공)



 Q. 두 분의 합이 정말 잘 맞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협업이 마음만으로는 원활하게 진행되게 어려운 것 또한 사실인 것 같아요. 진행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나요? 

3D 맵핑으로 대지예술을 해보고 싶다는 박대선 작가의 초기 아이디어가 좋았어요.  3D 맵핑 전문가는 아시겠지만 작업량이 상당해요. 장비도 많이 필요하고, 후반작업도 엄청 길죠.  여기에 대지 예술을 시도하니 큰 스케일이 필요하고, 저에게는 이것 만으로도 큰 도전이었거든요. 작가의 상상과 현실적으로 가능한 예산과 시간을 조율하는 것이 초반에는 힘들었어요. 그리고 작가는 계획대로만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중간에 많은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가 많잖아요. 그러면 연구를 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당황스러울 때가 있죠. 그런데 이것도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되었어요. 우선 함께 시도를 해보고 진행을 하다 보면 작가도 스스로 해결책을 찾거나 일의 규모를 정리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함께 작업을 진행할 때 합이 맞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서로를 존중하고 장점과 단점을 아는 것이죠. 저도 단순 기술자는 아니고, 예술적인 성취를 원하는 사람이에요. 제 안에 기술을 이해하고 구현할 수 있는 능력이 있고, 현장경험도 많은 편이죠. 제 안의 다양한 정체성을 가지고 작가를 만날 때 작가가 구현하고 싶은 부분을 찾아서 코드를 연결하죠. 그런데 박대선 작가에게는 저에게 없는 것이 있었어요. 자유롭게 상상을 하는데 이런 점이 저에게 많은 자극이 되었어요. 그리고 제일 중요한 건 인간적으로 서로 신뢰를 한다는 것이죠. 이게 가장 기본 인 것 같아요. 

 Q. 인간적인 신뢰이외에 여러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였을 때 상호 교류와 소통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대표님의 해결 방안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전부 열어놓고 브레인스토밍을 하는 것이 중요한데요, 이건 정말 기본 중의 기본인 것 같아요. 모든 것을 테이블에 올려 놓고 이야기를 한다 하더라도 해결이 되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의 인사이트를 내부적으로 공유할 수는 있어요. 각자의 경험을 토대로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지 예상을 하고, 그 지점을 서로 이야기를 하는 것이죠. 서로의 의견을 듣고, 절충하는 것이에요. 진부한 답변일 수 있지만 각자 자신이 가진 인사이트를 보여주고 공유하는 것. 그리고 이후에 상대방의 반응도 살펴야 하고요. 고생할 각오를 해야 하고요. 작가가 판단을 내리기 어려워하면 제가 직접 나서서 보여줘요. 그것이 마음에 들면 진행하는 것이고, 마음에 들지 않다고 해도 보는 과정에서 깨닫는 것이 있기 때문에 한 발 더 나아갈 수 있어요. 새로운 아이디어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고 해결책을 찾아 나가는 것이죠. 그런 것이 쌓이다 보면 목표했던 것에 가까워지는 것이죠. 서로에게 전체적인 설계를 이해시키고, 각자 맡은 부분을 알려주고, 끊임없이 의논하는 것도 필요하고요. 이 모든 과정이 굉장히 수고롭죠. 일련의 작업들이 혼자만으론 불가능하고. 같이 새로운 걸 찾아보자는 마음가짐이 중요한 것 같아요. 

 Q. 랩&스튜디오 보리에서 현재 개발하고 있는 솔루션 등에 대해서도 소개 부탁드립니다. 

일종의 특수 촬영 기구를 만드는 것과 같아요. 예를 들어 항공 촬영을 할 때면 이전에는 헬리캠으로 진행을 했는데 드론이 나오면서 많이 쉬워졌어요. 3D 맵핑도 포토그래매트리라고 해서 사진을 계속 찍어 합성하거나 라이더 같은 스캐너를 통해서 진행하는 것이에요.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그냥 ‘장비를 사용해서 하면 되는 것 아닌가?’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장비만으로는 촬영할 수 없어요. 보통 모빌리티 솔루션이라고 하는데 각 장비를 어떻게 운용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져요. 예를 들어 자동차에 카메라를 달 수도 있고, 사람이 수동으로 밀거나 레일 형태의 기구를 사용할 수도 있죠. 이런 것을 정확하고 효율적으로 설계하고 조정하는 것이 솔루션이에요. 일종의 B2B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를 대상으로 현장에서 장비를 운영하는 테크닉부터 시작해서 모빌리티 장비를 설계하고 만들어요.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지만 주로 하드웨어를 설계하는 것이 저의 장점이죠. 특히 3D 맵핑 쪽으로는 좋은 성과가 많이 나오고 있어요. 



▲ 헬리캠


 Q. 협업과정에서의 태도, 그리고 전문적인 기술력을 갖추고 계셔서 문화예술 기관이나 예술가 분들이 함께 작업을 진행해보고 싶을 것 같아요. 만약 예술가들이 랩&스튜디오 보리와 협업을 진행하고자 한다면 어떤 경로를 통해서 협업을 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무엇이 준비되어 있으면 좋을지 궁금합니다

기존에는 VR, 3D 맵핑, 드론 촬영 기술 들이 흩어져 있었어요. 이를 통합해서 제공하는 것이 OSMU라고 하는데 이를 지금 준비중이에요. 나중에 관람하러 온 분들이 영상이나 사진 등을 찍어서 SNS에 올려 주시면 공원이나 저희 회사도 많이 홍보가 될 것 같아요. 실제로 이런 것을 구현하려고 하면 기존의 방식으로는 많은 예산이 투입되어야 하는데, 초기 계획단계에서부터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면 저희에게 연락이 오는 것 같아요. 직접 주관하는 회사 뿐 아니라 위탁해서 기획 및 운영하는 분들도 원하는 아이디어가 있다면 저희가 솔루션을 제공해드릴 수 있고요. 그리고 예술가분들이 저를 직접 찾아주시는 것이 저는 가장 설레어요. 이제 막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새내기 친구들이 찾아와서 아이디어를 구현하고자 할 때 제가 흥미롭고 끌리면 일이 시작되지요. 언제나 예술가와 협업하는 것은 기대가 됩니다.  

 Q. 예술과 기술 융합 분야에 연계해 활동하고 싶은 다양한 예술가(팀) 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우선 예술 분야에서 버틴다는 것이 굉장히 힘들어요. 버틴다고 무조건 길이 열리는 것도 아니고요. 저는 제가 기존에 속해 있던 분야의 사람들과는 다르게 다양한 활동을 하다 보니 비교적 젊은 예술가들과 접촉할 기회가 많았어요. 장르의 구분이나 세대 간의 구분이 없이 서로 많이 만나고 섞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특히 영화 쪽은 워낙 상업영화 부분이 산업화되고 체계가 잡혀 있어서 그렇지 지금의 시대는 전통적인 영화, 방송, 유튜브 영상 등도 모든 것이 통합되어 섞여 들고 있어요. 영화 자체도 기존의 영화 제작 시스템이랑 다르게 흘러가고 있고요.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젊은 예술가와 저와 같이 현장 경험이 많은 사람들이 섞여서 더 많은 작업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으면 좋겠어요. 많이 열려 있다고 해도 막상 작업을 시작해보면 은근한 벽이 있거든요. 젊은 작가들은 부담스러워하기도 하고요. 박대선 작가와 함께 하게 된 계기도 처음부터 벽이 없이 편하게 다가왔던 부분이 컸던 것 같아요. 예술과 기술이라는 분야의 벽도 있지만, 서로의 세대 차도 보이지 않는 벽이 될 수도 있죠. 그렇지만 저도 항상 새롭게 벌어지는 일들에 관심이 많아요. 시간이라는 건 어김없이 흘러가는 것이니, 모두가 나이를 먹어요. 그런 격식 없이 서로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문화가 조성되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먼저 앞서간 사람에 대한 존중도 필요하고, 새로운 친구들과 격 없이 어울리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Q. 대표님께서 다루고 연구하고 계신 기술의 범주가 넓습니다. 앞으로 계획하고 있는 예술 관련 프로젝트가 있다면 간략하게 소개 부탁드립니다.

언젠가 그동안 했던 일을 모두 합쳐서 일종의 ‘테마파크’를 만들고 싶어요. 다양한 예술 표현 기법을 동원해서 프로젝션 맵핑, 미디어 아트, 영화 기법 등 제대로 섞어서 야외 공간에서 콘텐츠를 체험할 수 있게 하는 공간을 만들고 싶어요. 어떤 형태가 될지는 가늠할 수 없지만 짜임새 있는 스토리텔링을 해서 사람들이 체험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제가 그릇을 만들 순 있겠지만, 그 안에 들어가는 내용은 젊은 예술가분들이 채워주는 협업을 기대하고 있어요. 


2017년에 스타트업으로 세운 메이커스 튜브에 이주하면서 시작한 랩앤스튜디오 보리 배현종 대표는 20여년 간 다수 상업영화의 조명 및 촬영감독으로 일하면서 VR 콘텐츠, 특수 촬영 등에 잔뼈가 굵은 전문가이며, 기술공학을 베이스로 한 새로운 촬영 기법을 연구하는 일을 해왔다. 현재는 세운상가에 터를 잡고 다양한 스타트업 과 새로운 방법으로 도전을 즐기는 다양한 예술가들과 협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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