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ARCHIVE

[예술과기술융합지원 선정작 인터뷰] 이민하 <Vertebra>

2022-04-18

첨부파일

"

이민하 

<Vertebra>

"


이민하 작가는 ‘성스러운 것과 속된 것’, ‘인간다움’을 키워드로 20세기 잔혹했던 현대사를 돌아보며 인간성이 무너지는 구조를 추적하고 이를 설치와 영상으로 표현합니다. 2010년 아이치 트리엔날레, 2013년 고베 비엔날레에 참여했으며 국내·외 8회의 개인전과 다수의 단체전에 참가했으며, 2019년 <그을린 세계>로 수림미술상 대상을 수상했습니다. <Vertebra>는 2019년에 발표한 <그을린 세계>, <상흔>의 연장선에 있는 작업으로, 3D 프린팅과 CAM 운동을 활용해 가죽만 남은 인간 육체의 움직임을 보여줍니다. 또한, 이 움직임을 영상으로 담고 애프터 이펙트 애니메이션 기술로 인종을 구분하기 위해 생겨난 4개의 단어를 가죽 위에 떠오르게 만들었습니다. 인간은 종으로 나눌 만한 생물학적 차이가 없음에도 피부색을 기준으로 인종 개념이 만들어졌다는 점을 지적하고, 인종을 심미적 판단의 기준으로 삼으며 계속된 차별과 혐오의 역사를 일깨웠습니다. 


Q1.

작가님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인간에 대한 집요한 관심을 바탕으로 현대사회에서 인간성이 상실되는 구조를 탐색하고, 설치와 영상 등의 매체로 작품활동을 하는 시각 예술가입니다. 저는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변화하 과정을 경험한 마지막 세대인데, 이런 경험이 표현 방식에서도 가감없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가죽, 기도문, 인두 같은 오래된 미디어를 플로터, MCU, 레이저, 센서, 4K 영상 등의 신기술과 충돌시키는 지점이 제 작품의 특이점이라고 생각합니다. 


Q2.

접목된 핵심기술을 포함하여 이번 프로젝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이번 프로젝트는 2019년에 발표한 <그을린 세계>와 한 쌍인 <상흔>이라는 작품을 돌아보면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소가죽을 물성형해서 껍데기만 남은 인간 군상을 제작했습니다. 이러한 육체의 파편들이 숨을 쉬듯 움직이면 어떨까 하는 상상에서 비롯되었습니다. 3D 프린팅과 CAM 운동을 활용해서 가죽을 뒤집어쓴 인체의 상반신이 천천히 움직일 수 있도록 제작했습니다. 



▲ 3D 프린팅 뼈 구조물 아래 CAM 운동을 하는 기구를 넣은 상태, 사진(이민하 제공)


Q3.

이번 유형1 지원사업을 신청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십여 년 동안 꾸준히 작품을 발표하고 작업의 개념을 구축해가면서, 점차 개별 작업의 규모를 확장하고 완성도를 높여 나갈 필요를 느꼈습니다. 현장의 지원금 시스템이 주로 작품 발표에 치중되어 있고, 새로운 시도에 대해서는 지원액이 적은 것이 아쉬웠던 차에, 적절한 사업이 신설되어서 신청했습니다. 


Q4.

함께 작업에 참여한 기술전문가 소개 부탁드립니다. 



기술감독으로 참여한 이호성 대표는 대전시 유성구에서 ‘메이커스페이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저와는 2018년부터 작품 제작을 함께하고 있습니다. 서울시 도시재생 프로젝트 ‘Living puzzle’, 4차 산업기술 기반 융복합 프로젝트인 지역 메이커 네트워크 기반사업과 여러 예술가의 작품제작에 참여했습니다. 


Q5. 

[참여 기술자 답변 문항]

이호성 님이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하신 계기와 현재 관심을 갖고 있거나 추후 계획 중인 예술-기술융합 작업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국립현대미술관 고양 레지던시에서 발표한 <그을린 세계>의 첫 미팅 때, 작가님의 원래 구상은 구체로 된 지구본을 제작하는 것이었으나 제작비 부족과 시간적인 문제로 첫 시도는 2개의 모터 제어를 통한 평면형 작품이 되었습니다. 이후로 기술을 활용한 작가님의 작업에 6번 참여했고, 여건이 된다면 지구본과 6축 모터의 로봇 팔이 달린 인터렉티브 작품도 함께하고 싶습니다. 


Q6. 

예술기술융합에 도전하시게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



제 작업에서 ‘타는 냄새와 연기로 인한 기억의 환기’가 중요한 지점이었는데, 이것을 어떻게 구현할지를 고민하면서 점차 수공예성이 강조된 이전의 작업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게 되었습니다. 


Q7.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시면서 어려운 점은 무엇이었고, 이를 어떻게 해결하였습니까?



주변에 오토마타(Automata) 기술을 활용해서 작업하는 동료 작가분들이 있고, 작품도 여러 차례 접해서 기술적으로 난이도가 높지는 않다고 착각했던 것 같습니다. 막상 실행하려고 보니 인체와 같은 유연한 움직임을 구현하는 것은 최고난도에 속하는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영상 촬영 후반 작업으로 애니메이션을 선택했는데, 4K 영상에 합성한 텍스트가 연기처럼 자연스럽게 흩어지는 모습을 구현하는 건 상업영화에서도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해당 분야 전문가의 자문이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 텍스트 애니메이션의 배치와 각도를 조율하기 위한 사전 포토샵 작업, 사진(이민하 제공)


Q8.

2019년 작업인 <그을린 세계>와 이번에 진행한 프로젝트 사이의 가장 큰 기술적 차이는 무엇입니까? 



이번 프로젝트는 주제의식의 측면에서 <그을린 세계>의 연장선에 있지만, 같은 기술을 공유하지는 않습니다. 이번 프로젝트는 제 작품에서는 한번도 등장하지 않았던 오토마타 기술을 적용했습니다. 입체적인 움직임을 구현하고자 인체의 모션을 분석하고 이를 데이터화 했습니다. 또한 형상을 필요에 따라 26개로 분할하였고 3D 프린팅을 통해 제작했습니다. 인체 모션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높이의 변화를 보여주고자 이를 26개의 평면 캠(CAM)으로 도면화 후, CNC 가공을 통해 제작했습니다. 


Q9.

자연스러운 인간의 움직임을 구현하기 위해서 어떠한 기계공학적인 설계와 프로그램이 적용되었습니까? 



인간의 움직임을 자연스럽게 구현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가장 어려웠습니다. 인간의 움직임을 구현하고자 여러 방법을 연구하고 실험했습니다. 딱딱한 기계장치를 통해 유연하고 복잡한 인체의 움직임을 구현하는 데 한계가 있었습니다. 1차 작업에서는 실제 인체의 뼈와 유사하게 연결하고, 여러 점에서 움직임을 발생시켜 최대한 자연스럽게 구현하고자 했지만 기술적인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이를 해결하고자 2차 시도에서는 인체를 26개의 단면으로 절단하고 움직임을 평면 캠(CAM)으로 제작하여 각 축의 높이를 변화시켜 구현했습니다. 


Q10.

2021년 예술과기술융합지원 사업 유형 1에 선정되어 좋았던 점은 무엇인가요?



발표에 대한 중압감 없이 새로운 시도를 해볼 수 있는 것이 가장 좋았습니다. 협업 작업을 지속하면서 커지는 제작비에 대한 부담이 항상 있었는데 이번 프로젝트는 마음 편히 시도해 볼 수 있었습니다. 


Q11.

이번 사업을 통해 시작한 작품을 향후 어떻게 발전시켜 나갈 예정인가요? 



이번 영상은 키네틱 아트(Kinetic Art)로서 오브제가 구동되는 과정을 기록한 영상이 아니라, 작업의 주제를 전달하기 위한 컨셉 영상으로 기획되었습니다. 추후에 연골을 대체할 수 있는 소재를 찾아보고 움직임을 개선해서 오브제와 영상을 함께 전시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보고자 합니다. 


Q12.

향후 예술기술융합에 도전하고자 하는 분들에게 전해주실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신기술을 접목할 때는 새롭고 재미있어서 매체 자체에 집중하기 쉬운 것 같습니다. 작업 중간에 작업의 근본이 되는 지점을 돌아보고 본인의 작업이 기술에 의존하는 사태가 벌어지지 않게 주의해야 할 것 같습니다.  


Q13.

나에게 예술기술융합이란?



상상을 구현해주는 마법봉.



글, 편집 아트앤테크 플랫폼 운영진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