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로 거리두기가 지속되고, 대부분의 소통이 끊어진 때라, 문학나눔 사무실에 오가며 혹은 집에 틀어박혀 좋은 작품을 만나는 일은 큰 기쁨이 되었다. 아동청소년 문학작품은 신청된 총 250 작품을 9명의 심사위원이 나누어 심사하여, 최종 62작품을 문학나눔 도서로 선정하였다.
좋은 작품들이 눈에 많이 밟혔으나 다양한 출판사와 작가들에게 기회를 골고루 기회가 닿게 하는 것이 목표인지라 안타깝게 밀린 작품들이 있다. 동일분야에서 출판사당 2권, 전 분야에서 한 작가당 한 작품이 선정되어야 하기에 아쉽게 선정되지 못한 작품은 독자들이 알아봐주리라 믿는다.
동시 분야는 전반적으로 우리의 삶의 환경과 삶에서 빚어지는 아픔과 고통, 위로와 위안을 위한 작품들이 많았다. 그중에서도 특히 제주의 동물, 언어, 삶들을 다룬 작품들과 ‘개’에 대한 소재가 풍부했다. 우리나라 곳곳에 대한 관심을 작품으로 승화시키는 것은 반가운 일이나 한 지역에 집중된 점은 살짝 아쉬웠다. 또 인간의 존재 가치를 넘어서 사람과 가장 가까운 생명인 반려동물에 대한 애정도 시로 표현된 것이 많았다. 외적인 현상을 다루는 작품도 많았지만 대상의 내면과 심리, 꿈과 희망의 작품을 통해 우리 아동문학의 건강한 미래와 현재를 짚을 수 있었다.
그림책 분야의 응모작은 다양한 삶과 수많은 감정을 드러낸 작품들이 많았다. 그림책의 문자와 그림 텍스트를 접하는 모든 독자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많이 남겨주는 작품들이었다. 그림책은 책의 형태가 비교적 자유로운 작품인데, 제본 형태가 대부분 비슷해 형태의 일관성을 벗어나지 못한 것이 다소 아쉬웠다. 좀 더 과감히 도전하고 시도했으면 하는 바람은 남겨둔다.
동화 분야는 다양한 소재와 주제가 많이 나와 반가웠다. 묵직하고 아름다운 주제를 발랄하고 탄탄한 문체와 독특한 형식으로 풀어내어, 그 방식이 점차 세련되어 가는 것을 느꼈다. 기성작가의 울림 있는 원숙미나 신인작가의 신선한 도전이 돋보이는 작품들을 선정하였다.
청소년문학의 성장이 해가 갈수록 놀랍다. 소재와 형식이 더욱 다양해져 만화, 그림책 등의 형식으로 독자와 만난다.
아동청소년 작품 전반적으로 '반려동물'과 '이주민' 등 이전과는 다른 신선한 사고, 깊이 있는 성찰력을 보이는 작품이 많아 흥미로웠다. '유튜브' 등 최신 경향을 도입한 작품들이 많았으나 소재주의에 매몰된 경향이 있지 않나 하는 아쉬움이 있다.
좋은 작품을 읽고 살아가는 독자들은 어떤 삶을 살든, 어떤 생각을 하든, 그 모두가 소중하며 튼튼한 생으로 이어질 것이다. 이번에 선정된 도서들이 던진 생각의 씨앗이 문학과 삶의 지평을 넓혀주리라 믿는다.
작가가 가장 행복할 때는 좋은 글을 만날 때이다. 독자도 마찬가지리라. 선정된 작품들도, 안타깝게 그렇지 못한 작품들도 우리를 많이 행복하게 하리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