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도 2차 문학나눔 도서보급 사업에서 최종 선정된 시집은 59종이다. 선정과정을 간략하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접수된 시집 276종 가운데 행정검토를 거쳐 5종이 제외되고 271종의 시집이 1단계 심의 대상이 되었다. 네 그룹으로 나뉘어 각각 심사가 진행되었고, 그룹별로 세 명의 심의위원이 심사한 결과를 합산하는 방식으로 118종의 작품이 2단계 심의 대상으로 정해졌다. 2단계 심의는 네 명의 심의위원이 각각 검토한 결과를 종합한 것을 바탕으로 하고, 동일 출판사의 선정 종수를 제한하는 등의 몇 가지 고려 사항이 반영되어 최종 59종의 시집이 선정되었다. 공정성을 위해 심의 대상 도서나 신청 주체와 개인적으로 밀접한 관련이 있을 경우 심의 회피제도가 적용되었으며, 동일 조건에서는 첫 작품과 지역소재 출판사를 우선한다는 조건도 반영되었다. 작품성이 높은 작품이었으나 사업의 취지에 부과된 여러 가지 기준들에 부딪혀 선정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심의과정을 통해 한국문학의 저변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활발히 쓰고 있고 묵묵히 쓰고 있는 시인들의 모습을 떠올려보게 되었다. 다채로운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고, 삶의 전장에서 상한 언어들을 어루만지며 언어를 닦고 있는 그 누군가의 시간을 잠시 엿볼 수도 있었다. 시를 통해 자신의 언어를, 나아가 우리의 언어를 갱신하고, 세계의 이면과 심층을 발굴해나가는 문학적 시도들을 보여준 작품들이 널리 읽히길 바라는 마음이다. ‘문학나눔’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이 도서보급사업이 외로운 작업을 응원하고 좋은 작품을 더 많은 독자와 나누는 일에 잘 쓰였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