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도 2차 문학나눔 도서보급사업 평론/희곡 분야의 심의는 2020년 4월부터 6월 사이 발행된 희곡/평론 초판 단행본 15종(평론 11종, 희곡 4종)을 대상으로 두 차례에 걸쳐 이루어졌다. 1단계 심사를 통해 1) 문학적 우수성, 2) 한국문학의 발전에의 기여도, 3) 독자에의 영향 및 한국문학 저변 확대의 기여도 등의 기준을 근거로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얻은 6종(평론 4종, 희곡 2종)을 추렸고, 2단계 심사에서는 1단계 심사의 기준을 더 엄격하게 적용하여 3종(평론 2종, 희곡 1종)을 최종 지원 대상 도서로 확정했다.
평론의 경우 11종의 심사 대상 가운데에는 평론이라는 이름으로 출간되기는 하였지만 연구서 성격의 글을 다듬은 경우도 많았고, 드라마, 영화 칼럼을 모은 저서도 있었다. 좋게 보면 범위가 넓고 다양하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다르게 보면 본격적인 문학평론에 해당되는 도서가 그만큼 적다는 이야기도 된다. 한국문학의 현장과 소통하며 그 맥락을 진단하고 방향을 탐색하는 작업은, 적어도 도서 출판의 상황으로만 보자면 그리 활발하지 못하다고 할 수 있다. 다만 그런 가운데에서도 자기만의 스타일을 추구하면서 지속적으로 한국문학 작품을 읽어내는 한편 의미를 부여하여 한국문학의 현장을 확인할 수 있게 하는 밀도 높은 시도들이 지원 종수보다는 많아서 최종 지원 대상 도서를 선정할 때는 여러 각도에서의 오랜 고민이 필요했다.
희곡의 경우 본 지원 사업이 요구하는 출판 시기에 들어맞은 희곡집은 총 4종이다. 각 권마다 뚜렷한 방법으로 동시대의 문제의식을 다루고 있다. 무대에서 현실의 실감을 그려내는 입말과 더불어 오늘의 의식과 사회성을 대리하는 글말이 조화를 이루는 장르가 희곡이다. 관객은 입말을 통해 무대의 긴 시간을 버티고, 글말을 통해 오늘의 의미를 기억하게 된다. 이에 젠더의 역사성에서 집중과 밀도를 유지한 작품을 내밀게 되었다.
성격이 다소 다른 평론과 희곡 분야를 함께 심의하는 지금의 상황은 두 분야 모두 도서 발간이 활발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그럼에도 두 분야 모두 한국문학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필요불가결한 영역이다. 각 영역의 도서 출간이 더 활발해져서 분리, 독립되는 상황이 찾아오면 가장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방향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제도적 고려가 이루어져 각 영역이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