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모든 심의 회의를 비대면 온라인 화상회의로 진행
2020년 3차(7~9월 출간 대상) 문학나눔 도서보급사업 도서선정 시 분야에 공모된 작품의 종수는 총 280종이었다. 3명의 심의의원으로 구성된 4개 분과로 나누어 각각 26-27종을 추천해 107종을 1차로 선정하였다. 각 분과 당 1명이 2차 심의위원으로 재구성되어 107종을 재검토하여 53종을 최종 선정하였다. 1차, 2차 동일하게 매 시집마다 점수와 서술평가를 작성해 수합하는 형식을 취하였으며, 2차 및 최종 심의에서 주요 심의조건인 ‘출판사 선정 종수 제한(각 분야당 동일출판사 2종 이상은 불가)’은 심의위원들을 곤혹스럽게 했다. 누가 봐도 우수한 시집들이 이 조건에 의해 탈락되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우리 심의위원들은 지나치게 좁은 출판사 중복제한 조건이 완화되어야 한다는 데 큰 공감대를 형성하였다. 다양한 출판사에서 발간된 시집들을 함께 나눌 수 있다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나, 좋은 작품들이 널리 보급되고 읽히는 것 또한 본 사업의 목적일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어려운 시기에도 시를 쓰고, 시집을 묶어낸 시인들에게 동병상련하는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한 명 한 명 시인들의 삶과 언어가 얼마나 치열하고, 애틋하고, 또한 유일한지 다시 한 번 깨달을 수 있는 시간이었으며, 지금-여기 우리시의 다채로운 스펙트럼을 확인할 수 있었다. 현대시조의 가능성을 한껏 끌어올린 시조집에서부터, 전통적인 서정시의 전범을 꿋꿋하게 견지하는 시집, 21세기에도 여전히 유효한 노동현장의 시집, 사소한 일상에서 시적인 순간을 포착해내는 발견을 넘어 ‘발명’에 가까운 시집, 그리고 새로운 시선과 새로운 발성법과 새로운 시형식의 전위에 위치하는 시집, 이 모두가 우리시의 자산일 것이다. 시와 시적인 것은 결코 죽지 않는다 라는, 단지 시대의 요청에 따라 몸을 바꿀 뿐이다라는 사실을 재확인하는 시간이었다. 어떤 지역 출판사의 경우는 완성도 높은 시집들을 연이어 선보이고 있어서 이번 심사를 통해 새로운 관심과 믿음이 생기기도 했다. 심사 전 과정을 대변할 수는 없지만 치밀한 심사과정을 통해 최선을 다해 좋은 시집 선정을 위한 노력이 이루어졌음을 밝히며, 선정되지 못한 시인들에게는 말할 수 없는 미안한 마음을 함께 전한다. 앞으로도 더 좋고 더 많은 시집들이 ‘문학나눔 도서보급사업’을 통해 더 많은 독자들과 만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시 분야 심의위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