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도 3차 문학나눔 도서보급사업 도서선정 심의 총평

▣ 심의총평

  • 사 업 명 : 2021년도 3차 문학나눔 도서보급사업(수필 1분과)
  • 회의일시 : 2021. 11. 25(목) 10:00~12:30
  • 회의장소 : 문학나눔 사무처 회의실 / 온라인 영상회의(줌)
    ※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모든 심의 회의를 비대면 온라인 화상회의로 진행함

2021년도 3차 문학나눔 도서보급사업에서 도서신청 심의에서 수필 분야 1분과는 총 87종의 도서 중에서 12종을 선정하였다. 일단 심사기준을 제일 순위로 준수하기로 하고, 세 사람은 사전 검토된 내용으로만 판단하기보다는 심사기준과 문학나눔 도서보급사업의 취지를 고려하여 충분한 토의를 거쳐 심의하기로 합의하였다. 세 사람이 공히 높은 점수를 받았던 대여섯 종에 대해서는 수월성과 문학발전 기여도 그리고 파급효과 면에서 심사위원 간 큰 이견이 없었기 때문에 이들 도서에 대해서는 선정 우선순위로 두기로 하고, 심사위원 간 점수 편차가 나는 도서 또는 특별히 인상적인 도서에 대해서는 심의위원 간 충분한 의견과 토론을 통하여 적부 합의점을 토출하는 데 성공했다.

 

수필은 사실을 바탕으로 진실을 추구하는 문학이므로 한 인간을 무엇보다도 크게 변화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물론 돈이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사람과 사람 사이의 대립과 갈등, 소통이 이루어지는 바탕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바탕이 성숙하지 않은 사회는 이해관계만을 놓고 다투는 사회를 넘어설 수 없다. 그래서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이라면 누구에게나 필요한 것이 소통이다.

 

문학나눔 도서보급사업이 필요한 이유도 그렇다. 수필은 인문학적 가치를 지향한다. 고사 위기에 있는 인문학을 위해서라도 우리는 인간학이자 인문학인 수필을 발전시키고 고급화해야 할 것이다. 이런 전제로 순수 전통 수필뿐만 아니라 가치개념으로 볼 때 문학수필이라고 볼 수 없는 다양한 인문학적 저술에도 큰 관심을 두기로 하였다. 여기서 말하는 ‘수필’은 시나 소설, 아동문학이 아닌 산문적 성격의 글을 두루 포괄하고 있음을 직시하고 우리는 균형 잡힌 관점으로 작품의 완성도나 참신성 등에 포커스를 두고 심사를 하였다.

 

선정된 작품을 쓴 작가의 시선은 언제나 네오필리아에 머물렀다. 주로 새로움의 물결무늬를 그려내는 일에 몰두하였다. 최종 선정된 12종 작품집은 문학적 향기와 함께 참신성도 빛났다. 그것은 곧 작가가 형상적 체험을 통해서 일구어낸 정서의 빛깔이자, 심오한 성찰 속에서 획득되는 철학적 울림의 멋과 힘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구체적 형상을 통해 자기 고유의 의미와 가치를 나타낼 줄 아는 수필작가의 순수 수필집에 대한 기대는 세 사람 공히 컸으나, 그런 기대를 충족시킬 수필집은 의외로 많지 않았다. 가치개념으로서의 수필이라고 할 수 있는 완성도 많은 순수 수필집이 많이 나왔으면 한다.

 

영롱한 빛살들로 가득 찬 인문학의 세계를 보여주고 있는 이들 수필집들은 사랑에 대한 확신을 바탕으로 미래에 대한 희망을 지향하고 있었다. 이처럼 바람직한 인간상은 모든 수필작품의 지향적 목표라는 점에서 파급효과와 나눔의 가치를 지닌다 하겠다. 역사적 자아인 한 수필가의 일상사에 담긴 이야기들이 긍정적이며 낙관적인 인생관과 버물어져 탄생한 것이어서 공감을 준다.

 

심층에서 숙성시킨 소재 통찰의 결과를 표층에 끌어내어 미적 구조화를 이루고, 주제의 울림을 역동적으로 형상화하는 것은 전적으로 이들 작가의 높은 문학적 안목과 구조화 능력이 만들어 내는 힘이라 하겠다. 벼랑 같이 느껴질 정도의 참신성과 문학성이 녹아든 어구를 적재적소에 놓을 때까지 이들은 감각의 촉수를 갈고 닦았으리라 본다. 파토스, 에토스, 로고스적인 호소 구조의 설득전략에 대한 작가의 확고한 믿음이 일상의 이야기를 섬세하고 세련된 정서로 담아내는 데 기여했다고 하겠다.

 

한국문학의 한계이기도 한 장르적인 균형과 문학의 발전을 위해서는 뛰어난 수필가가 많이 나와야 할 것이다. 품격을 갖춘 수필만이 감동을 줄 수 있고,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최종 12종에 선정된 도서의 작가에게 축하를 드리고, 앞으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관계자 여러분도 ‘수필’이란 장르가 가치개념 하에서 당당해질 수 있도록 수필가들의 목소리에도 귀를 열어 주시기 바란다. 문학나눔 도서보급사업 선정도서로 선정되는 자체가 영광스러운 일이다. 선정되지 못한 분들에게는 다음에 좋은 기회가 찾아들기를 바라고, 선정된 분들에게 좋은 일이 더욱 많아지길 기대한다.

 

2021년도 3차 문학나눔 도서보급사업 수필 분야 1분과 심의위원 일동

  • 사 업 명 : 2021년도 3차 문학나눔 도서보급사업(수필 2분과)
  • 회의일시 : 2021. 11. 26(금) 14:00~16:30
  • 회의장소 : 문학나눔 사무처 회의실 / 온라인 영상회의(줌)
    ※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모든 심의 회의를 비대면 온라인 화상회의로 진행함

2021년도 제3차 문학나눔 수필 분야에는 총 260종의 도서가 접수되었다. 수필 2분과에서는 사전에 검토한 87종의 도서를 심의, 총 12종의 도서를 선정하였다. 수필 2분과에서 만난 도서는 성격이나 제재 면에서 매우 다양했다. 작가의 진솔한 삶을 엿볼 수 있는, 수필이 주는 매력에 빠져보기도 전에 에세이(수필)라는 이름으로 출판된 수많은 종류의 책들 앞에 적잖이 당황했다. 독후 기록문, 꽁트 같은 글, 자서전, 문학예술비평서, 단수필, 사진이나 그림으로 채워진 글, 동식물을 제재로 한 글 등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다양한 모습들 앞에서 심의 위원들은 선정 기준을 잡기가 힘들었고 고민 또한 깊었다.

 

논의 끝에 ‘수필은 문학이다’라는 기본적인 명제에 충실하기로 합의하였으며 삶이 녹아 있고 정서적인 여과 과정을 거친, 떨림과 울림이 있는 글에 집중하였다. 본 사업의 취지도 일정 부분 고려하여 채점한 결과, 큰 이견 없이 12편의 작품을 선정할 수 있었다.

 

긴 코로나 팬데믹의 암울한 현실이 반영된 결과인지, 심의 위원들의 시선을 끄는 작품들 중에는 유난히 문학의 힘을 강조하고, 치유의 위로를 건네는 책들이 많았다. ‘쓰는 기분’은 무조건 설렘이라며 시를 써보라고 속삭이는 글이나, 중증 아토피 환자인 작가가 수필 쓰기를 통해서 나무껍질 같은 자신의 몸을 사랑하고 수용하게 된 과정을 그린 작품은 문학이 갖는 매력과 힘을 웅변한다. 53년간 일기를 씀으로써 한과 응어리를 풀 수 있었던, 셋째 딸‘도삼분’여사의 이야기도 문학의 상처 치유 능력을 보여준다. 노작가의 연륜과 느긋함이 배여 있는 위트 넘치는 따스한 작품과 아픈 청춘과 슬픈 중년에게 전하는 위로의 글들은, 독자들에게 고달픈 이 시대를 함께 넘어갈 수 있도록 힘과 자신감을 북돋운다. 꿈조차 꾸기 버거운 우울한 현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린 믿는다. 문학의 힘을!

 

2021년도 3차 문학나눔 도서보급사업 수필 분야 2분과 심의위원 일동

  • 사 업 명 : 2021년도 3차 문학나눔 도서보급사업(수필 3분과)
  • 회의일시 : 2021. 11. 29(월) 14:00~16:30
  • 회의장소 : 문학나눔 사무처 회의실 / 온라인 영상회의(줌)
    ※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모든 심의 회의를 비대면 온라인 화상회의로 진행함

2021년도 3차 문학나눔 도서보급사업 수필 분야 3분과 86종의 도서에 대해 조심스럽고 신중하게 심의과정과 토론을 거쳐 12종의 도서를 선정하였다. 선정 기준으로 제시되었던 작품수월성(50%), 문학발전 기여도(25%), 파급효과 및 기여도(25%)를 고려하여 도서를 심의하였으며 토론을 통해 심의위원들 간의 견해차를 최소화하도록 노력하였다.

 

2021년도 3차 문학나눔 수필 분야(3분과)의 도서는 크게 4가지로 나뉜다고 할 수 있다. 첫째, 인문사회과학의 깊은 혜안과 비판적 통찰을 드러내는 도서다. 전문적이고도 폭넓은 독서에 기반하여 인문학적 성찰을 드러내거나 한국 사회의 현실을 비판하는 도서들이 눈에 띄었다. 한국 문화의 지성과 감성은 이들 도서들에 의해 보다 심원한 곳으로 견인된다고 할 수 있다.

 

둘째, 여행 관련 도서들이다. 스페인 독감 이후 1세기만의 전 세계적 규모의 팬데믹의 영향 때문인지 여행 관련 도서가 매우 많았다. 코로나19 이후의 여행 수요를 감안한 출판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었는데, 아쉬운 점은 일부를 제외하면 여행 관련 도서들의 콘텐츠가 대부분 차별성을 상실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대적 의제를 독창적으로 이끌어내는 도서를 발견할 수 있었음을 수확이었다.

 

셋째, 콩트, 웹툰, 코믹스(comics) 등의 경계를 넘나드는 도서들이다. 이들 도서는 대부분 일상의 위트와 재치를 통해 공감과 위로를 전하고 공동체적 생활감각을 환기해내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큰 부담 없이 가볍게 읽으며 일상을 성찰할 수 있다는 점도 큰 매력이다. 하지만, 86종의 도서 중에서 눈에 띄는 다른 도서들을 제치고 선정해야 할 이유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는 점이 심의위원들의 고충이었다.

 

넷째, 전통 수필류의 도서들이다. 순수수필문학에 해당될 이 도서들이 86종 가운데 다수를 차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선정 비율이 낮았다는 사실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순수 수필 문학을 압도할 만한 다른 종류의 에세이류가 넘쳐나는 시대에 글쓰기의 전략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들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한다. 끝까지 눈을 떼지 못한 도서들이 다수 있었음에도 역시 뛰어난 다른 도서들이 많았다는 점이 불운으로 작용했다.

 

86종의 도서들을 살펴보면서 새삼 느낀 점은 저술의 주체들이 매우 다변화되었다는 사실이다. 책이 귀했던 과거에는 저술이 일부 지식인들의 특권으로 간주되었으나 이제는 세상이 확연히 달라졌음을 다시 한번 실감할 수 있었다. 시대의 보편적이고 미래지향적 가치를 추구하는 개인들의 실천적 삶에 기반한 저술이 자유롭게 출판되고 있다는 사실은 한국 출판 문화를 위해서도 매우 좋은 일이다. 저술의 민주주의가 실현되고 있다는 점에서도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개인사와 가족사에 대한 지나친 의미부여로 인해 자족적인 성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거나 인문학적, 사회적 성찰이 확보되지 못한 경우도 더러 있었다. 회고담이나 회상기와 같은 개인사에 기반한 저술의 경우 시대의 보편적 삶과 가치를 치열하게 관통할 때 독자의 마음을 움직이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수필 분야의 전문 작가들에게 충분한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 학술서나 평론집에 가까운 도서, 다른 장르의 유명 작가가 여기(餘技)로 출간했을 법한 도서, 유튜버 방송 내용에 기반한 도서의 경우에는 선정 기준에 있어서 보다 까다로운 기준을 적용하기로 합의하였다. 수필 분야의 순수 작가들을 위한 최소한의 장치라고 이해해주시길 바란다.

 

수필 3분과 86종의 심의를 하는 과정에서 한국 사회에서 다양한 관심을 가진 작가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매우 고무되었다. 다양한 업종의 사람들이 각양각색의 저술 욕망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젊은 여성의 비혼라이프, MZ세대의 취업기와 생활상, 1인 생활자의 서울살이 분투기 등을 비롯하여 섹스토이 소개서와 같은 도발적인 도서, 다문화 가정에 대한 속내 깊은 이야기는 한국 사회 변화의 실체와 속살을 드러내고 있다는 점에서 선정 유무와 관계없이 주목할 만하다는 데 이견이 없었다.

 

선정된 열두 종 도서의 작가에게는 축하의 말씀을 드리고 아쉽게도 선정되지 못한 다수의 작가분들께는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모든 작가들에게는 글을 써야 하는 이유가 있고, 모든 저술에는 힘든 노고의 시간과 땀이 배어 있음을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2종의 도서만을 선정해야 하는 심의위원들의 마음 또한 편치 않았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도서 선정이 저술 가치의 절대적 기준이 될 수 없을 뿐더러 각 저술의 고유한 가치를 훼손시키지 않으리라 믿는다. 작가로서의 삶이 앞으로 부단하게 지속되고 더욱 깊어지길 기원하며, 여러 작가분들의 넒은 혜량을 바란다.

 

2021년도 3차 문학나눔 도서보급사업 수필 분야 3분과 심의위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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