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안정·총화의 길

-76년도 대통령 年頭기자회견에서-




박정희 대통령은 지난 1월 15일 상오 10시 중앙청에서 年頭기자회견을 갖고, 새해를 이끌어 나갈 정부시책의 기본목표는 국가안보·경제안정·국민총화의 세 가지라고 밝히면서 국민 모두가 총화·단결해서 힘차게 나가자고 당부했다.

◆ 국민의 협조

박대통령이 2시간 15분 동안 10개항목에 걸친 기자질문에 대하여 소상히 답변하고 난국타개를 위한 불퇴전의 의지와 국가시책을 펴 나가는 가운데 특히 우리 국민의 협조와 마음가짐을 촉구한 중요한 내용을 간추려 소개함으로써 국민의 좌우명으로 삼고자 한다.

1. 총화단결하고 힘차게 밀고 나가자!

역사상 우리는 많은 외적의 침략을 받았으나 우리 민족은 슬기롭게 이 국난을 극복해 왔다. 작년에도 민족의 저력과 인내를 발휘하여 우리의 슬기로 국난을 극복한 역사적인 해였다.

자화자찬이 아니라 우리는 슬기로운 민족이다. 평소엔 양순하고 선량하지만 일단 침략을 받거나 생존의 위협을 받으면 분연히 일어서서 강인한 저력을 발휘한다. 이는 조상으로부터 받은 정신적 유산이며, 민족의 얼이다. 작년에도 철통같은 단결과 열화 같은 애국심으로 未曾有의 국난을 단호하게 극복했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자.

우리가 사는 한반도에도 갑자기 이상기온이 몰려 올 가능성이 많다. 따라서 많은 도전과 시련이 있을 것이나 작년과 같이 총화단결하고 힘차게 밀고 나가면 두려울 것이 없다.

우리 다 같이 노력하자.

2. 경제난국을 타개해 나가자!

경제난국의 타개를 위해 첫째, 총력수출의 해가 되도록 하자. 난국극복의 지름길은 수출에 있으므로 모든 기업의 힘을 수출에 집중시키자.

둘째, 총력저축의 해가 되도록 노력하자. 난국을 극복하고 해결하는 길은 저축밖에 없다는 것을 깊이 인식하자.

셋째, 노사협조를 잘해 나가자. 노사협조는 국제사회에서의 경쟁력을 발휘하는 가장 큰 힘이다. 국민경제의 안정과 성장을 위해서는 노사협조밖에 없다. 기업인들은 근로자의 복지문제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며, 근로자는 우리의 실정을 잘 이해하여 모든 것을 협조의 차원에서 해결해 나가자.

3. 새마을운동을 더욱 알차게 추진하자!

새마을운동은 농촌 뿐 아니라 지식인·도시인 모두가 참여해야 하는 범국민운동이 되어야 한다.

이 운동의 가장 중요한 것은 근면·자조·협동정신이다. 소득증대 등 물질면도 중요하지만 그것만이 전부가 아니다. 선진국의 경우를 보면 물질면에서는 풍부하나 정신적으로 타락하고 사회기강이 해이하여 고민하고 있는 예를 볼 수 있다.

조상이 물려준 풍요 속에 타락과 퇴폐에 빠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후손에게 물려 줄 값진 유산은 근면, 자조, 협동의 새마을정신 바로 그것임을 깨닫고 새마을운동을 더욱 알차게 추진하자.

4. 나라를 지키겠다는 결의와 각오를 갖자!

우리 국방력은 지난 수년 동안 현저히 향상되었다. 향토예비군 등 예비비축병력이 완전히 갖추어졌고 방위산업육성계획도 괄목할만한 진전이 있었다. 그러나 현대전은 총력전이고 전후방이 없다. 전쟁이 났을 땐 군인뿐 아니라 전국민이 일치단결해서 나라를 지키겠다는 결의와 각오를 가져야 한다. 이것이 바로 북한 공산주의자들의 침략을 분쇄하는 길이다.

5. 건설적인 비판과 편달을

흔히들 국회가 대화와 토론을 통해 능률적으로 운영되면 무기력하다느니 정치부재라느니 정부의 시녀라느니 비판하기를 좋아하는데 이것은 잘못이다. 국회는 의원 스스로가 서로 협조하는 것도 중요하나 국민들이 건설적으로 비판, 편달하고 이끌어 나가야 하는 것이다.

6. 밝은 사회가 되도록 노력하자!

공무원 부조리 제거는 정부의 힘만 가지고는 안 되고, 국민의 협조가 필요하다. 또 일반사회에도 시정해야 할 불건전한 풍조와 부조리현상이 아직 많이 남아 있다. 사치스러운 소비생활, 비생산적 생활태도, 고유의 미풍양속을 해치는 퇴폐풍조 등은 모두 사회에서 없애야 한다. 탈세폭리·위장이민 등 반사회적 부조리현상도 빨리 뽑아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국민총화를 근본적으로 해치는 망국행위이다. 국민 모두가 서로 협조하고 힘써서 밝은 사회가 되도록 노력하자.

7. 유신이념을 생활화하자!

10월 유신은 새마을운동이다. 국민 모두가 묵묵히 사회와 지역사회를 위해 일하는 것이 바로 나와 나라를 위하는 길이라는 것을 알아 자기 위치에서 맡은 바 일을 충실히 해 나가는 것이 바로 새마을운동이요, 유신이념이다. 유신이란 어려운 것이 아니다. 주변과 여건을 모두가 직시해서 능률과 생산적인 태세로 자립하고 통일을 앞당기겠다는 것이 유신이념이다.

8. 차분히 기다리며 열심히 일하자!

작년 연말 영일만 부근에서 우리 나라에서 처음 석유가 발견되었다. 우리 나라처럼 기름 한 방울 나오지 않던 나라에 기름이 나왔다니 국민들이 흥분하고 기대에 차 있는 것은 이해가 가지만 본격적인 탐사가 끝날 때까지 차분히 기다리자. 그리고「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말대로 국민 모두가 단합해서 근면·자조·협동의 정신으로 열심히 일하면 하느님도 우리를 도와준다는 신념을 가지고 더욱 분발하자.

우리는 박대통령의 자신에 넘치는 국가발전책과 민족의 평화와 번영을 다짐하는 불퇴전의 의지를 우리 것으로 받아들여 스스로의 마음가짐을 바로 잡고, 난국타개와 민족중흥을 위해 더욱 더 총화 단결하여 전진해 나갈 것을 다짐하여야 하겠다.

◆ 76년도 시책의 중점목표

박정희 대통령은 올해의 정부시책의 중점목표를 첫째는 국가안보 제일주의이다. 모든 시책에 있어서 국가안보에 최우선권을 두어야 한다.

둘째는 경제안정과 착실한 성장을 해 나가야 되겠다.

셋째는 국민총화체제를 더욱 더 강화해 나가야 하겠다고 밝혔다.

75년을 회고하면서 76년의 정부시책 방향을 간추려 보면 다음과 같다.

1. 75년의 회고와 76년의 전망

돌이켜 보면 1975년은 주변정세의 격동 속에서 안보면에서나 경제면에서 갖은 도전과 시련이 가중되었던 어려운 한 해였다.

먼저 안보면에서 볼 때 작년 4월 인도支那半島가 공산화되는 아세아 정세의 일대 격동기 속에서 이에 크게 고무된 북한 공산집단은 국제정세가 자기들에게 유리하게 전개되고 있다고 오판하고 남침 기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어 한반도의 평화를 크게 위협하였었다.

이에 따라 세계의 관심은 한반도에 집중되고, 인도支那半島를 휩쓴 태풍이 월남전쟁이 끝나자마자 한반도를 향해 북상하는 듯 하였다.

이러한 국난을 당하자 우리 국민들은 내 나라 내 고장을 내 손으로 지키겠다는 결의를 가지고 분연히 일어서서 총력안보태세를 철통같이 갖추었다.

우리 역사를 되돌아보면 우리는 많은 외적의 침략을 받았으나 그때마다 우리 민족은 슬기롭게 일어서서 그 국난을 극복하였다. 작년도 우리의 슬기로 국난을 극복한 역사적인 해였으며 이 사실은 민족사에 영원히 기록될 것이다.

우리는 참으로 슬기로운 민족이다. 평소에는 양처럼 양순하고 선량하지만 일단 외적의 침략을 받거나 생존의 위협을 받으면 분연히 일어서서 강인한 저력을 발휘한다.

이는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정신적 유산이며 민족의 얼이다. 작년에도 철통같은 단결과 열화 같은 애국심으로 未曾有의 국난을 단호하게 극복했다는 것은 우리 모두의 자랑이다.

경제적 측면에서는 세계적 경제불황이 장기화됨에 따라, 부존자원이 부족한 역경 속에서 무역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우리 나라 경제는 적지 않은 시련과 난관을 겪지 않을 수 없었고 수입원자재가의 인상에 따른 부득이한 물가인상과 수출의 부진은 국민생활의 안정과 경제성장의 지속을 크게 위협하였었다.

세계 모든 나라들이 경제불황에 대처해서 긴축정책 또는 보호정책을 쓰는 세계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그야말로 악전고투가 연속된 한해였다.

그러나 정부와 국민의 단결된 노력으로 이 어려운 고비를 슬기롭게 넘기고 그 결과 우리는 경제성장이나 수출신장면에서 다른 선진국가나 개발도상국가에 비해 이례적인 성장과 신장을 이룩하였다.

경제성장면에서는 다른 많은 선진국가들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으나 우리는 당초 목표인 7%를 무난히 초과 달성했으며, 수출면에서는 다른 나라들이 마이너스성장의 역경에 허덕이고 있는데 반하여 우리만은 착실한 성장을 이룩하여 전년 대비 15%의 수출신장을 계속하여 54억불을 수출하였다는 것은 실로 자랑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와 같이 안보면에서나 경제면에서의 도전과 시련을 극복할 수 있었다는 것은 우리 모두가 참고 견디면서 정부시책에 적극적으로 협조해준 결과로서 이에 대하여 박대통령은『나는 이 자리를 빌어서 그동안 애써 주시고 협조해 주신 국민 여러분에게 뜨거운 감사와 치하를 드린다』고 강조하였다.

이어 박대통령은 76년도를 전망하면서 『금년도 작년에 못지 않게 안팎으로 여러 가지 어려운 시련이 많을 것이다』라고 말하였다.

1976년을 맞은 오늘의 시점에서 우리의 주변상황을 살펴 볼 때 우리나라는 날로 격변하는 국제정세의 격동과 날로 격화되는 북한공산집단의 침략도발 그리고 세계적인 경제불황이라는 이중삼중의 도전과 시련이 가중되어가고 있어 1976년 새해도 작년 못지 않게 어려운 해가 되리라고 전망된다.

먼저 오늘의 국제정세는 한마디로 혼란과 격동 속에서 새로운 전환기에 직면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소위 강대국들이 긴장완화와 평화공존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는 하나 중소국가나 우리와 같은 분단국가의 경우에 있어서는 오히려 국지분쟁의 위험성이 날로 높아가고 있는 것이다.

인도支那사태에서 우리가 목격한 바와 같이 침략행위가 저질러져도 강대국들은 실효성 있는 평화적 해결책을 강구하지 못했으며, 세계평화 유지기구인 유엔은 크게 변질되어 조정자로서의 기능을 스스로 포기하여 한국문제에 있어서도 서로 내용이 크게 상치되는 두 개의 결의안을 동시에 채택함으로써 오히려 남북간의 대립을 더욱 격화시키고 있는 것이 오늘날 국제사회의 실정이다.

또한 선진공업국과 개발도상국가간의 이해대립이 날로 심각해져 가고 있어서 협력질서의 혼란은 새로운 긴장요인이 되고 있다.

강대국간의 긴장완화 추세라든지 이른바 「제3세계의 결속」이라는 것도 알고 보면 각기 자기 나라의 국가이익을 추구하려는데 그 궁극적인 목적이 있다는 엄연한 사실을 우리는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오늘날 국제정세도 겉으로는 모든 것이 평온한 것 같이 보이지만 지금 이 시각에도 세계 도처에서 언제나 갑자기 큰 비바람을 몰고 올 수 있는 기압골들이 여기 저기에 도사리고 있으며 그 이상기온이 언제 우리 한반도에 몰려올지도 모르는 것이다.

더욱이 휴전선 북방에는 아직도 적화통일의 야욕을 버리지 않은 북한공산집단이 호시탐탐 남침의 기회만을 노리고 있는 것이다.

또 경제면에서 볼 때 국제경제는 앞으로 호전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고는 하나 불황의 후유증은 당분간 더 계속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이 금년에도 우리 앞에는 많은 도전과 시련이 있을 것이라는 것을 예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우리 국민은 모두가 작년처럼 총화단결하여 힘차게 밀고 나간다면 조금도 두려울 것이 없다. 평화와 발전과 번영을 위한 우리의 발걸음을 한시라도 멈추지 말고 자신과 용기를 가지고 전진할 때 76년 새해는 또 하나의 보람되고 영광된 1년이 되어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2. 76년도 시정의 3대 중점 목표

박정희 대통령은 이상과 같이 지난해를 회고하는 한편 76년을 전망하고 금년도 시정의 중점을 다음과 같이 세 가지로 설정하였다.

첫째 국가안보 제일주의, 모든 시책에 있어서 국가안보에 최우선권을 둔다.

둘째, 경제안정과 착실한 성장

셋째, 국민총화체제의 강화

① 국가안보 제일주의

다른 모든 일이 잘 되더라도 안보면에 조금이라도 소홀한 점이 있거나 또는 어떠한 차질이 생길 때는 우리가 해 놓은 백가지 시책이 하루아침에 수포로 돌아가고 마는 것이다.

또 우리 나라 헌법이 규정하고 있는 대통령의 여러 가지 책무 중에서 최우선하는 것이 국가안보에 대한 책임인 만큼 대통령의 76년 시정의 으뜸으로 국가안보를 내세운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다.

이에 따라 우리는 국가안보를 보다 튼튼히 하고 북한 공산집단이 어떠한 도전을 해 오더라도 국가나 민족의 생존권이 위협받지 않도록 철통같은 총력안보태세를 더욱 다짐해야 할 것이다.

우리가 내 손으로 내고장을 지키지 못하고 우리의 힘으로 우리나라를 지키지 못할 때 어느 누가 우리를 대신해서 침략자를 무찔러 줄 것인가. 이 땅의 평화를 지키고 우리의 생존권을 보위해 나가는 궁극적인 책임은 바로 우리 자신에게 있음을 우리는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② 경제안정과 착실한 성장

세계적 경제불황이 금년부터는 차츰 호전될 기미가 보이기는 하나 그 후유증은 앞으로 상당기간 동안 계속될 것이다. 그동안 세계적 경제불황 때문에 여러 번 큰 충격을 받았다. 우리 경제의 안정을 하루 빨리 되찾고 착실한 우리 경제의 성장 추세를 꾸준히 유지해 나가자는 것이 금년도 경제시책의 지표이다.

이러한 가운데 금년도에 끝나는 제3차 5개년 계획을 성공적으로 마무리짓고, 내년부터 시작될 제4차 5개년 계획을 순조롭게 착수할 수 있는 모든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

따라서 우리 국민은 우리가 처한 경제난국의 참모습을 똑바로 보고 정부시책에 적극 협조하는 한편 한 방울의 기름, 한 톨의 쌀, 한 장의 종이도 절약하는 검소한 생활을 꾸려 나감으로써 우리 경제가 하루 바삐 안정되도록 힘써야 할 것이다.

③ 국민총화체제의 강화

한 가정이든 국가는 외부로부터 어떤 위협을 받고 난국에 처해 있을 때는 그 구성분자인 가족이나 국민이 하나로 뭉쳐서 총화적으로 대처해 나가야 하는 것이다.

국가안보도 경제건설도 그 바탕이 되는 것은 국민총화이다.

국민총화가 이룩되지 않아 하나로 뭉치지 못할 때는 국가안보도 경제건설도 이룩될 수 없고 오직 파멸이 있을 뿐이라는 것은 동서고금의 역사가 우리에게 준 귀중한 교훈이다.

이 국민총화를 위해서는 먼저 공무원들이 서정쇄신을 이룩함으로써 앞장서서 국민들에게 솔선수범을 해야 한다. 그리고 모든 국민은 힘을 합쳐 건전한 사회기풍을 진작해 나가야 한다.

불건전하고 반사회적인 풍조나 사고방식은 국민총화를 크게 저해하는 요소이다. 정부와 국민들이 같이 힘을 합쳐서 우리 사회의 불건전하고 퇴폐적인 풍조를 직시하고 시정해 나갈 때 비로소 건전한 사회기풍을 진작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 국민은 근면·자조·협동의 새마을 정신을 우리의 생활신조로 삼아 더욱 분발하여 나가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