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약태(跳躍台)에 선 우리 문화예술
문화예술정책의 새 좌표
이광균 문공부 장관의 TV 인터뷰
질의: 헌법에 문화 조항을 삽입한 것이 제 5공화국 헌법의 특징이라 할 수 있는데요. 이를 테면 헌법에다 국가는 전통 문화의 계승 발전과 민족문화의 창달에 노력해야 한다는 문화조항을 신설한 일말이죠. 이러한 헌법 정신에 입각해서 작년 6월에 80년대 새 문화정책을 발표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올해가 새 문화정책을 실천에 옮기는 첫 해가 되겠습니다. 흔히 하는 얘기로 비행기는 뜨고 난 뒤에 고도를 잡기까지가 제일 중요하고 또 아기는 난지 삼칠일이 제일 중요하다는 이야기합니다. 새 문화정책의 첫해인 올해의 역점 사업이랄까 이런 것을 얘기해 주셨으면 합니다.
장관: 네, 작년에 새 문화정책이 발표되고 난 다음부터 사실 저희 문공부에서는 세부시책 사항을 검토해 왔습니다. 그래서 지금 말씀하신 대로 금년이 첫 해가 되겠습니다. 아시다시피 새 문화정책은 우리의 전통문화를 창조적으로 발전시키고 문화혜택의 복지적 분배를 통한 국민 모두의 문화권을 신장하고 문화예술 활동의 여건을 개선하는 것이 큰 목적으로 되어있습니다. 그래서 새삼 말씀드릴 필요도 없겠습니다만 우리가 갖고 있는 좋은 문화 전통을 계발한다는 것은 새로운 민족문화 발전의 원동력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 구체적인 사업을 시작해 나갈 예정입니다.
가령 예를 들어서 우리 민족의 역사상 문화적으로 가장 위대한 시대를 만드는데 괄목할만한 업적을 세운 조선조의 세종대왕의 위업을 선양함으로써 우리의 정신적 바탕을 삼고자 하는 목적 하에 세종대왕 위업 선양사업을 몇 가지 추진할 예정으로 있습니다. 예를 들면 문화, 예술, 학술, 과학기술, 교육, 국방 이런 6개 부문에 걸쳐서 세종문화상을 제정해서 금년부터 시상할 예정으로 있습니다.
그리고 또 지역적으로 편중된 문화의 혜택, 다시 말씀드려서 문화 편중을 해소하기 위한 몇 가지 사업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지방에 있는 문화 시설을 확충하는 사업이라든가, 또 향토에 있는 향토문화 활동을 지방으로 순회시키는 문제, 이러한 사업이 전개될 겁니다.
구체적으로 지방의 도마다 문예회관이 건립되기 시작했습니다. 청주, 광주, 전주에는 문예회관이 건립되었습니다만 이것이 앞으로 각 도에 하나씩 정도는 문예회관이 지어져야 되겠다는 생각 아래 아직 정하지는 않겠습니다만 금년에도 문예회관의 건립을 지원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청주 박물관하고 안동의 민속박물관이 금년에 착공이 됩니다. 그리고 현재 건설 중에 있습니다만 제주도의 박물관과 진주 박물관이 금년에도 공사가 진행이 되어 내년에 완공이 될 예정입니다.
그리고 아까 말씀드린 중앙에 집중돼 있는 문화예술 활동의 지방확산을 위해서 단체 공연의 지방순회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가령 예를 들어서 국립극장의 각종 전속 단체의 공연을 지방에서 하게 하는 문제라든가, 국악원 연주단의 지방도시 순회 공연 이런 것을 금년에는 본격적으로 추진할 예정에 있습니다.
또 몇 년 전인가 중단했습니다만 대한민국 미술대전, 이것을 지방도시에서 순회 전시해야 되겠고 또 대한민국 무용제라든가 연극제, 음악제 이런 것이 지방에서 본격적으로 개최되도록 금년부터는 실행에 옮겨질 것입니다.
그리고 지방 고을마다 독특한 전통예술 행사나 민속행사가 많습니다. 이런 전통이나 행사가 중단되지 않도록 정책적인 차원에서의 배려가 금년에는 이루어질 것입니다. 그래서 필요한 지원을 통해 이것이 길이 육성되고 보존되고 발전돼 갈 수 있도록 시책을 펴나갈 예정입니다.
물론 이 새 문화정책은 앞으로 꾸준히 중·장기적으로 추진되어야할 정책이기 때문에 거기에 필요한 사업이 또 있습니다. 말씀드리자면 우리의 문화 현황, 또 문화 지표라 할까, 이런 과학적인 기초 자료를 일제히 조사해서 갖추어 놓아야 되겠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금년에 정식으로 문화 현황과 문화 지표의 조사를 하겠습니다. 그러한 자료를 집대성해서 장차의 정책 집행의 기초가 되도록 하기 위한 작업도 금년에 착수가 될 예정입니다.
질의: 위와 관련된 문제겠습니다만 문화공보부에서는 얼마 전에 국전을 발전적으로 개혁한다는 발표를 하셨습니다. 관련해서 국전뿐만 아니라 문화예술계 전반에 소위 뭔가 미흡한 구석이 많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예술 활성화랄까, 문화예술 활성화를 위한 문화공보부의 어떤 대책이라든가, 이런 것이 있으면 말씀해 주십시요.
장관: 네, 올해부터는 신인 공모를 위한 공모전으로서 대한민국 미술대전이 열리게 되었고 또 기성 작가를 위한 현대미술초대전을 별도로 개최 할 예정으로 있습니다. 사실 그 동안의 우리나라의 미술 인구가 많이 증가했습니다. 또 미술계의 미술 작품의 표현이랄까, 표현방법이 많이 변화해 왔습니다. 그리고 또 우리나라 미술계뿐만 아니라 국제적인 미술계의 여러 가지 여건이 많이 변했습니다. 이러한 변화를 능동적으로 수용하기 위해서는 국전의 개혁이 불가피했다고 볼 수가 있겠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국전의 제도가 개혁이 되었습니다만 앞으로 새로운 제도하에서의 우리나라의 미술이 더욱 발전할 그러한 제도적인 장치가 마련되지 않았나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그러한 미술계뿐만 아니라 예술계 전반으로 볼 때 그 동안 사실 어려운 여건 아래에서도 불구하고 예술계에 종사하신 여러분들의 높은 창작 의욕과 부단한 노력으로 많은 발전이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어느 한편으로 보면 유감스럽게도 또 그 동안 우리가 국가적으로 이룩한 발전이라든가, 또는 국제적으로 보는 예술 수준의 향상에 상응할 수 있을 정도로 환경이나 제도의 뒷받침이 제대로 돼 있느냐를 생각해 본다면 의문이 있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예술, 즉 다시 말씀드려서 인간 정신을 윤택하게 하고 또 예술에 종사하시는 여러분들이 훌륭한 자질과 노력으로 창작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이러한 예술 활동을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환경과 제도, 이런 것이 갖추어지지 않으면 발전을 기약할 수가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창작 여건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국전의 개혁도 그 한가지 예라고 할 수가 있겠습니다만 미술계뿐만 아니고 그 이외 부문, 예컨대 연극이라던가 영화, 이런 분야에서도 여러 전문가나 사회의 지도층 또는 지식인들의 의견을 참작해서 현행 관계 법률이나 제도가 개선할 여지가 있는지를 검토해 금년 안에 환경 개선을 마무리져야 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질의: 민족문화의 뿌리라 하면 우리 전통문화를 얘기할 수 있겠습니다만 어떤 전통문화의 가치적 모습이란 것은 결국 문화재에서 찾아야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문화재라는 것은 우리 민족문화의 긍지 같은 것도 느끼게 해주는 그런 거였고 또 지난 70년대에 상당한 비중을 두고 추진되어 왔던 것이 문화재 보호와 보수작업이 아니었던가 생각이 드는데요. 다만 지금까지 문화재 복원사업이란 게 너무 졸속이었다는 비판도 일부 있었던 거로 알고 있습니다. 앞으로 문화재 정비사업의 방향이랄까 그 문제하고 올해의 문화재 보수사업의 역점 사업은 어느 것이 되겠는가 이런 문제를 좀 얘기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장관: 네, 지금 말씀해 주신대로 70년대의 우리의 문화재 보수는 사실 어느 정도 오점이나 시행착오가 많았습니다. 우리는 70년대에 있었던 경제 발전에 힘을 입어서 문화재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죠. 그래서 보수나 보존이 적극적으로 추진되었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사업의 추진 과정에서 지적하신 대로 과잉이라든가 졸속이라든가 이런데 따르는 여러 가지 오점이 많이 남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80년대에 우리가 문화재를 보수하거나 보존하는데 있어서의 정책의 기본 원칙은 70년대에 우리가 저질렀던 과오를 거울삼아서 첫째는 철저한 역사적이며 학문적인 고증이 보수나 보존 사업에 앞서서 반드시 이루어져야 되겠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둘째는 시공을 하여 공사를 진행함에 있어서 유적원형을 보존해야하며 또 옛 모습 그대로의 고색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두 가지 기본 원칙을 계속 지켜나가야 되지 않느냐 이런 생각을 합니다.
구체적으로 금년도 사업의 문화재 보수 분야의 역점 사업을 말씀드리면 첫째가 공주, 부여, 익산 등의 옛 백제 고도지역이라 하는 중서부 고도 문화권의 개발사업을 중점적으로 금년에는 시행할 예정입니다. 그 이외에도 국가지정문화재, 지방지정문화재, 기타 중요문화재 가운데에서 시급히 보수가 필요한 문화재들이 많습니다.
그대로 방치한다면 도굴할 우려가 있다던가 유실될 우려가 있는 이러한 문화재들의 보수를 모두 93건 정도 금년에 해야 됩니다. 그래서 그러한 보수 계획이 이미 확정이 되었습니다만 이러한 사업은 역시 지방자치단체의 참여도 있고 지방자치단체의 참여도 있고 지방자치단체와의 연계 하에 보수사업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그리고 학계에서도 관심을 많이 갖고 계시는 가야 문화권과 중원 문화권이 있습니다. 이러한 문화권에 대해서는 우선 학술 조사를 착수하고 학술 조사가 끝나는 대로 어떻게 이것을 정비해 나갈 것이냐 하는 계획을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서 확정을 지어 나가야할 그런 단계에 있습니다.
그리고 금년부터 시작한 특별한 사업 가운데 이 기회를 통해서 말씀드릴 것은 이미 신문에도 일부 보도가 되었습니다만 우리 민족이 오랜 역사를 통해서 수 없는 외부로부터의 침략을 받고 또 그 외침으로 말미암아 수난을 많이 겪었는데 우리가 수난을 겪은 현장을 재생해서 국민교육도장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겠다는 목적 하에서 금년부터 민족 수난의 현장 재생이라 하는 사업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이것은 우리가 굳이 민족의 비참한 역사를 재현해서 국민에게 무엇을 알릴 것이냐, 그 비참함을 되새겨줄 것이냐 하는 부정적인 평도 있을 수 있겠습니다만 보다 장기적으로 생각해볼 적에 우리 민족은 그러한 수난에도 불구하고 슬기롭게 국난을 극복하고 민족의 생존을 이어왔고 오늘날 수 없는 외침에도 불구하고 우리 민족의 긍지와 생존력의 강함을 이러한 역사의 현장 교육을 통해서 길이길이 우리 모두가 그런 가치를 나눠가져야 되겠다는 생각에서 이러한 사업을 금년부터 시작해 볼까합니다.
질의: …중략… 문화공보부가 생각하고 계시는 홍보 시책은 어떤 것인지 말씀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장관: …중략… 사실 요새 흔히들 지적이 되고 있습니다만 오늘날 세계는 과거 60년대에 있었던 그러한 이념적인 대립에서부터 실리주의에 입각한 국제간의 교류가 활발한 국제정치 추세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우리도 이러한 변화하는 국제 정치 패턴에 맞추어서 우리의 해외홍보는 우리의 국력신장을 널리 알리는 홍보와 함께 역시 차원이 높은 우리의 전통문화 예술을 세계에 널리 알리는 이러한 홍보도 병행을 해서 추진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86년의 아시안게임, 88년의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우리가 아직 수교를 못하고 있는 나라와의 관계 개선이라든가, 이러한 점을 위해서도 해외 홍보적인 측면에서 우리가 할 일이 많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합니다. 이것은 88년의 서울올림픽을 문화올림픽으로 승화해야 한다는 의지와도 부합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해외 홍보에 있어서도 전통문화, 문화 홍보에도 역점을 둬야되지 않느냐는 이 당위성이 거기에도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금년엔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만 한·미 수교 1백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그래서 정부가 한·미 우호의 해로 올해를 정해 놓고 있습니다만 이 의의 깊은 1백주년 기념사업으로 몇 가지 사업을 추진할 예정입니다. 물론 민간이 주동이 돼서 민간대로의 각종 기념사업이 많이 계획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부 차원에서도 몇 가지 사업을 합니다. 예를 들면 우리 국악원의 연주단이 미국 각 도시를 순회공연 할 계획으로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전승공예전을 미국 각 도시에서 전람회를 열 예정으로 있고, 또 우리가 요새 자랑으로 생각합니다만 현대 도자기도 상당히 높은 수준에 있습니다. 그러니까 우리의 현대 도자기 전시회를 미국 각 도시에서 개최할 계획으로 있습니다. 또 몇 가지 한·미 수교 1백주년 기념 사업도 금년에 활발히 진행이 될 것입니다. 미국 사람들에게 우리의 우수한 전통예술의 일면을 보여주는 그런 사업이 되겠죠.
또 뿐만 아니라 미국에 거주하시는 우리 교포 여러분들께도 조국의 예술의 향기라 할까, 향취라 할까, 이런 것을 이역에서 직접 맛보실 수 있는 그러한 좋은 의미의 사업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