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취재 / 지방문화시설 실태 기초조사 5.

釜山直轄市篇




류익서(劉翼敍) / 소설가

지리적 여건

반도의 동남단에 위치한 부산은 서울 다음가는 우리나라 제2의 도시이며 국제 규모의 항구도시이다. 전면에 영도가 가로누워 대한해협의 높은 파도를 잠재우고 있는 천혜의 양항(良港)인 이곳은 또한 영남지방의 젖줄인 낙동강을 뒤에다 거느리고 있다. 온화한 기후, 알맞은 강우, 장강(長江)의 영안에서 펼쳐진 충적 평야, 각종 해산물을 얻을 수 있는 턱 아래의 바다, 이렇듯 좋은 주거의 조건을 갖춘 땅인지라 일찍부터 취락이 형성되었고 이웃의 김해와 함께 이 일대에는 석기 및 철기문화가 일찍 꽃피웠다.

부산은 일찍이 조선조 초에 이미 무역항으로 그 첫발을 내딛었다. 즉, 태종 초년에 왜상(倭商)의 흥리선이 도박(到泊)할 수 있는 곳으로 정해 왜선(倭船)의 도해가 잦았던 것이다. 그러나 불과 백여 년 전까지만 해도 그 규모는 보잘 것 없었다. 돛단배 몇 척이 한가롭게 떠 있는 갯마을 포구의 규모를 벗어나지 못했다.

그렇지만 1876년 개항이래, 서양문물, 특히 우리보다 한발 앞서 서양문물을 받아들인 일본 세력의 빈번한 상륙과 더불어 차츰 근대 도시로 면모를 갖추어가던 부산은 1952년 진주로부터 도청이 옮겨오면서 더욱 발전에 박차를 가하여 경남 지방의 정치, 경제의 중심지가 되었다.

그리고 6·25 사변 때는 임시 수도로써 우리나라가 맞이한 시련을 감당해 내기도 했으며, 1963년에는 마침내 경상남도와 분리, 독립 행정 체재를 갖춘 직할시로 승격하였다.

직할시로 승격한 이후 거듭된 인구 팽창으로 인하여 1978년 행정구역이 더욱 확장되어 현재 부산시는 면적 4백 32.32㎢(전국 국토의 0.43%)에 인구는 3백 16만 명(전국의 8.4%)에 이르고 있다. 그리고 중, 서, 동, 영도, 부산진, 동래, 남, 북, 해운대, 소하 등 10개 구(區)로 나누어 살림을 꾸려가야 할만큼 매머드 도시로 성장하였다. 그리고 이제 국제적인 유통도시로서 뿐만 아니라 우리 나라 동남부 지방의 경제, 문화 교육권의 중핵도시로서의 제반기틀을 잡아가고 있다.

문화개관

어떤 사람은 부산을 두고 「문화의 불모지」라고 멸시한다. 그리고 일부의 시민들조차도 그 말을 아무 저항 없이 받아들인다. 그러나 평생을 부산 문화발전을 위해 헌신해 온 어떤 인사는 「부산이 그런 말을 듣는 것은, 우리나라 수출입 창구의 몫을 거의 떠맡다시피 하고 있는 도시의 기능 때문에 그렇게 보일 뿐이지 사실은 그렇지 않다」고 가볍게 일축해 버렸다. 물론 부산은 문화와 교육보다는 산업과 경제 분야가 더 발달해 있는 도시이다. 따라서 어느 다른 지방보다 문화와 교육인구에 비해 산업인구의 비중이 높다. 그러나 문화가 전혀 뿌리를 내릴 수 없는 황량한 박토는 아니다.

한국예술인총연합회 부산지부(지부장 김창배) 산하 각 협화 지부에 가입되어 활동을 벌이고 있는 예술인이 2천 3백여 명으로 다른 어느 지방에도 뒤지지 않는 숫자이다. 그리고 이들의 활동이나 이들이 중심이 되어 해마다 치르고 있는 각종 문화행사도 그 질과 규모에 있어 결코 다른 지방에 뒤떨어지지 않고 있다.

옛 가야문화가 꽃피웠던 문화의 터전인 부산은 근래에도 동래 복천동 고분에서 가야문화의 유물들이 출토되고 있으며 금동보살입상(金銅菩薩立像) 등 2점의 국보를 비롯하여 25점의 국가지정문화재와 57점의 지방지정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동래야류(東萊野遊), 수영야류(水營野遊), 좌수영 어방놀이 등 전통 민속놀이들이 전승 보존되고 있어 부산은 전통예술과 현대예술이 공존, 조화를 이루며 발전해가고 있는 독특한 문화의 도시이기도 하다.

그리고 문화의 창출과 수요의 토양이 되고 있는 교육인구가 중학교 97개교에 18만 2천여 명, 고등학교 74개교 14만 7천여 명, 동아대, 부산대 등 2개의 종합대학과 수산대, 해양대, 부산산업대, 부산여대, 동의대, 인제대, 고신대, 부산외국어대 등 8개 단과대학과 동의공전대, 부산여전대 등 6개 전문대학에 약 8만여 명 모두 40만 여명의 교육인구가 있어 문화의 계속적인 창출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문화시설은 지극히 빈약하여 이곳 문화예술인들의 활발한 활동에 뒷받침해주지 못하는 실정이다.

각종 문화시설

공연장과 전시장

살아있는 예술, 또는 현장예술이라 일컬어지기도 하는 연극, 무용, 음악 등 일련의 무대예술인들을 위한 시설로는 시립시민회관 하나밖에 제대로 규격을 갖춘 시설물이 없다.

국도, 동명, 부산, 부영, 제일 등 다섯 개의 개봉관을 포함, 30개소의 극장이 있으나 거의가 영화 전용 상영관들이다. 그리고 카페테아트로 (1백 50석)와 카페로타리아(1백 50석) 등 두 개 소의 소극장이 있어 아마추어 연극인들이 가끔 사용하지만 사실은 음악실 또는 다실이 그 주 업종들이다.

미술, 서예, 사진 등 전시장을 필요로 하는 예술인들을 위한 시설도 아주 빈약한 실정, 역시 시립시민회관 전시실을 제외하고서는 상설 전시관이 없다. 미화당백화점 등 몇 곳의 비상설 전시장과 10개소의 사설 화랑들이 겨우 전시장을 필요로 하는 예술인들이 사용할 수 있는 시설에 지나지 않는다.

● 부산직할시 시립회관

부산의 중요 문화행사 거의 전부를 소화해내고 있어 부산 문화예술의 전당이라고 부를 수 있는 시민회관(동구 범일동 830의 31)은 대지 2천 2백 83평에 지상 3층, 연건평 3천 8백 72평 규모로, 73년 10월에 개관하였다. 1층 1천 5백 8석, 2, 3층 6백 54석, 합계 2천 1백 62석의 대강당과 4백 70석의 소강당, 그리고 1백 45평에 이르는 대형 전시실을 갖추고 있다.

대강당은 무대 면적 2백 40평에 44평 크기의 회전무대와 13평 크기의 승강무대, 그리고 13평 크기의 오케스트라 박스를 가주고 있으며 조광기 2대, 조명기기 1천 88점 외에 연주회를 위한 스타인웨이, 야마하그랜드 등 3대의 그랜드 피아노와 그 밖의 보조시설을 구비하고 있다.

1973년 10월, 개관이래 약 8년 동안 시민회관을 사용한 예술행사의 건수는 6천 5백 65건(국내 6천 5백 32건, 외국33건, 81년 11월 현재)으로 연평균 8백 20건의 공연 및 전시회를 치러온 셈이다.

그리고 예총 부산지부 사무국을 비롯하여, 무용, 음악 등 산하단체의 연습실 등을 갖추고 있어 명실상부한 부산 지방의 예술의 메카가 되어왔다.

그러나 이제는 시민회관으로 재부 예술 및 문화인들의 각종 행사를 다 소화하지 못해 부산시 당국에서는 다목적 문화예술전용회관의 기능을 수행할 종합문화회관 건립계획을 수립, 부지를 확보해 두고 착공을 서두르고 있다.

부산시 남구 대연동 산 213, 당속(堂俗)공원 안에 부지 1만 2천 평, 연건평 4천 평 규모로 82년 5월 착공, 84년에 봄에 준공할 계획인 문화회관이 개관하면 발전하는 도시 규모에 보조를 맞춘 국제 수준급 종합문화예술의 전당이 될 것이다. 그 시설 규모는 3백 명 동시 출연할 수 있는 대형 무대와 80명의 단원을 수용할 수 있는 오케스트라 비트를 가진 1천 5백 석의 대강당, 8백 석 규모의 중강당, 3백 석 규모의 소강당과 7개국 동시통역 시설을 갖춘 회의장, 그리고 1천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연회장, 5백 평 크기의 전시장 등을 구비한 초현대식 시설이 될 것이라 한다.

● 기타 전시장

회화, 사진, 서예 등 각종 미술전람회를 열 수 있는 상설 전시장으로는 시민회관 전시실(2실, 1백 45평)이 유일한 시설이다. 부산데파트, 미화당백화점 등에도 대형 전시실이 있으나 문화 예술인들이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시설들이 되지 못한다. 그밖에 전시장으로는 상업 화랑으로 자리를 굳혀온 사설 화랑들을 들 수 있다 중앙(중앙동 소재, 32평 규모), 고관당(동광당 3가 25평), 공간(동광동 1가 33평), 동방미술관(보수동 1가, 74평), 진(동광동 2가, 35평), 현대(동광동 1가 35평), 남(부전 1동, 20평), 예림, 원, 부산, 수로, 고려, 삼보, 로타리, 방인 등이 그것이다.

박물관

부산에는 시립 박물관과 동아, 부산, 두 대학의 대학 박물관이 있다. 그곳에는 주로 경남 및 부산 지방에서 발굴될 가야유적의 출토품들을 소장하고 있다.

● 부산시립박물관

부산시 남구 대연동 948-1에 위치한 부산시립박물관은 1975년 11월에 착공, 3년 후인 78년 7월 개관했다.

대지 3만 1천 75㎡, 연건평 4천 7백 87㎡,의 지하 1층, 지상 2층의 현대식 건물에 선사가야실, 가야실, 도자실(陶磁室), 역사자료실, 회화실, 공예실과 두 개의 특별 전시실 등 1천 8백 2㎡의 전시실에 국보 200호인 금동보살입상을 위시하여 보관(寶冠), 귀걸이, 곡옥(曲玉), 말안장, 악대(鍔帶), 운주(雲珠), 경판(鏡板), 도끼, 화살 촉, 솥, 토기(土器) 등 가야유적에서 출토 된 유물을 주로 소장하고 있어 가야 사람들의 생활, 심미적, 경향, 신앙 등을 엿볼 수 있다.

그 밖의 시설로는 1백 40석 규모의 소강당과 4백 17㎡ 너비의 연구실, 그리고 한국 미술문화 관계 도서를 구비한 도서실과 자료실을 갖고 있다.

● 동아대학교 박물관

1959년 도서관 3층에 진열실을 마련하고 창설을 본 동아대학교 박물관은 1966년 10월, 현재의 석조 콘크리트 2층 건물을 신축하여 이전하였다. 연건평 5백 86평의 박물관 건물에는 진열실, 특별실, 연구실, 유물 창고와 사무실 등의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다.

동아대학교 박물관은 부산 및 경상남도 지방의 유적을 중심으로 수집된 소장품이 대부분이므로 지역적인 특성이 뚜렷하며 주요 소장품으로는 국보 68호인 개국원종공신연권(開國原從功臣緣券)을 비롯하여 보물 569호인 안중근의사유묵(安重根義士遺墨), 초충도수전(草盤圖繡展), 궁궐도(宮闕圖), 융기문토기(隆起文土器), 마두식각배(馬頭飾角杯) 등 9점의 보물, 지방유형문화재 10호로 지정된 3층 석탑 등의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으며 분류별 소장품 현황은 다음과 같다.

금속제품 1,413점, 옥석(玉石)제품 337점, 토도(土陶)제품 2,770점, 골각(骨角)제품 61점, 목죽혁칠(木竹革漆) 207점, 피모지직(皮毛紙織) 679점, 서화탁본(書畵拓本) 1,668점, 무구류(武具類) 57점, 의상류 17점, 기타 4,920점 합계 12,231점에 이른다.

● 부산대학교 박물관

1964년 5월 개관한 부산대학교 박물관은 2개의 진열실과 고고실, 고미술실, 정리실(整理室), 유물 창고, 문헌자료실 등의 시설에 신석기 시대의 자료로부터 조선 시대 목기에 이르기까지 각종의 자료를 정리 수장하고 있는데 특히 경남 지방에서 출토된 신석기, 청동기, 가야시대의 유물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소장품을 분류별로 보면 금속제품 930점, 옥석(玉石)제품 425점, 토도기(土陶器) 4,073점, 골각(骨角)제품 25점, 목죽혁칠(木竹革漆)제품 533점, 피모지직(皮毛紙織)제품 25점, 서화탁본(書畵拓本) 235점, 무구류(武具類) 30점 등 합계 6천 76점(80년 5월 현재)이다. 특히 예안리(禮安里) 고분군(古墳群) 유적 조사에서 출토된 1백여 구의 가야시대 고인골(古人骨)의 수장은 부산대학 박물관의 자랑이며 형질(形質)인류학에 지대한 공헌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리고 영남 지방의 선사시대 및 가야시대 문화연구에 주력, 이 시대의 연구를 위한 방대한 기초적 자료를 수집, 정리하여 명실공히 그 방면의 연구에 주요한 역을 담당하고 있다.

● 충열사(忠烈祠)

임진왜란 때 왜적과 싸우다 순절한 동래부사 안상현(安象賢), 부산진첨사(僉使) 정규(鄭揆), 다대포진첨사(僉使) 윤흥신공(尹興信公) 등을 모신 사당, 1605년(선조 38) 동래성 남문 안에 세워지고 송공사(宋公祠)라 하였으나 1624년(인조 2년)에 충열사(忠烈祠)란 사액(賜額)이 내려졌다. 일제시대에 퇴락했던 것을 1977년 현재의 동래구 안락동 838번지에 이전 새 면모를 갖추게 되었다. 임진왜란 당시 순국한 선열 18위와 무명용사 4위, 의병 49위의 위태를 모신 본전(本殿)과 의녀와 열녀 4분의 위태를 모신 의열각(義烈閣), 소(昭), 당(堂) 기념관 등의 부속건물이 있다. 기념관에는 보물 391호인 부산진순절도(釜山鎭殉節圖), 보물 392호인 동래부순절도(東萊府殉節圖)를 비롯하여 치제문(致祭文), 전복(戰服) 및 전립(戰笠) 등 유품을 전시하고 있다.

UN 기지

한국 동란 당시 참전한 UN군에 대한 감사와 찬사를 표하고 전사자들을 경모하기 위해 UN 결의에 의해 1951년 1월 18일 건립. 대지 4만 5천여 평의 묘지와 동란 당시의 사진과 참전국 각 군의 마크 및 유품 등을 전시하고 있는 전시관 등이 구비되어 있다. 부산시 남구 대연동 799번지 소재.

그리고 부산시는 오는 84년 완공을 목표로 시립박물관이 있는 당곡공원 내에 부지 2천 평을 확보, 지하 2층 지상 2층, 연건평 1천 7백 평 규모의 UN 참전기념관을 건립할 계획이다. 참전 16개국과 의료지원 5개국의 당시의 기록화와 유물 및 장비의 모조품 등을 제작하여 전시할 계획이다.

문화재 및 민속놀이

문화생활이 향상과 아울러 관심이 높아진 내 고장 전통과 자랑의 뿌리를 찾아 이를 다시 조명하여 향토애로 승화시키려는 운동이 일어난 지도 벌써 십수 년. 그러나 내 고장 뿌리 찾기 운동의 일환으로 획득된 각종 문화재들이 오늘의 우리 문화와 크게 줄기를 대고 있지 못한다는 아쉬운 깨달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고장에 못지 않게 이 고장에서도 문화재 발굴작업과 그 보존작업이 성실히 계속되고 있다.

개국원종공신연권(開國原從功臣緣券: 동아대 박물관 소장), 금동보살입상(金銅菩薩立像: 부산시립박물관 소장) 등 국보 2점과 범어사 대웅전, 안중근 의사 유물, 궁궐도 등 보물 11점, 동래 패총, 금정산성 등 사적 3개소, 부산진배룡나무 등 천연기념물 5점, 수영야류, 동래야류, 대금산조, 좌수영 어방놀이 등 무형문화재 4종 등 국가지정문화재 25점과 지방지정문화재 57점을 보유하고 있다.

무형문화재 기능보유자는 동래야류의 문장원(文章垣: 66세 원양반, 양극수(梁克銖: 65세 할미), 양세주(梁世珠: 61세 악사), 천재동(千在東: 68세 가면제작), 박점실(朴占實: 70세 말뚝이) 등 5명, 수영야류에 조덕주(趙德周: 69세 가면제작), 윤수혜(尹守惠: 67세 깽쇠), 김달봉(金達鳳: 61세 영노), 조복준(趙福俊: 63세 장고), 김용태(金容泰: 61세 말뚝이) 등 5명, 대금산조에 강백천(姜白千: 85세), 그리고 좌수영 어방놀이에 박남수(朴南水: 69세 어로장), 한만식(韓萬植: 67세 어로요) 등 13명이 있다.

특히 부산시는 전통민속놀이의 보존과 전수에 각별히 힘을 쏟아 국가지정무형문화재인 동래야류는 구포여상에 26명, 수영야류는 동성중에 35명, 대금산조는 구포여상에 2명, 좌수영 어방놀이는 수영중에 33명의 전수생을 두고 전수를 시키고 있으며, 지방지정무형문화재인 수영농청놀이는 덕명여중에 25명, 동래학춤은 동래여고에 15명, 부산아미농악은 송도중에 36명, 동래지신밟기는 계성여상에 29명의 전수생을 두고 전수를 시키고 있다. 그리고 지방무형문화재 기능보유자 16명(수영농청놀이 5명, 동래학춤 1명, 동래지신밟기 6명, 부산아미농악 4명)에게는 매월 8만원씩의 생계보조금을, 전수생 40명(각 종목 10명)에게는 전수 장학금을 지급, 지방민속예술의 보존 육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민속예술의 보존 및 전수관으로 부산민속관과 수영고적민속관 2개관을 건립, 유지하고 있다.

동래구 온천동 산 131의 4 금강공원 안에 위치해 있는 부산민속관은 주로 동래야류와 동래지신밟기, 동래학춤 등 전통민속예술의 발굴 및 전수를 목적으로 설립되었고 관계 유물들도 전시하고 있는데 그 규모는 다음과 같다.

부지 1천 평에 지상 2층, 연건평 1백 67평의 크기로 1층은 전수실(무대 25평, 객석 1백 70석)과 사무실 등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는 2층은 민속공예품 전시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약 67평의 전시실에는 가면 등 민속예술 관계 공예품을 비롯하여 그밖에 방아틀, 가마, 농기구 등 활동도구들을 전시하고 있다. 그리고 특히 구식 혼례식장으로 대여해주고 있어 이채를 띤다.

수영고적민속관은 부산시 남구 수영동 251의 10, 수영공원 내에 위치하고 있다.

국가지정무형문화재 43호인 수영야류와 62호인 좌수영 어방놀이 및 지방무형문화재 2호인 수영농청놀이의 보존과 전수를 목적으로 1971년 6월에 설립된 이 민속관은 연건평 32평의 전수관과 68평의 야외무대 및 부대시설로 이루어져 있다.

각급 도서관

부산에는 시립 부산도서관(동래분관, 수정분관), 구덕(九德)도서관, 반송(盤松)도서관 등 3개 공공도서관과 그밖에 동아대, 부산대를 비롯하여, 15개 대학에 도서관이 있어 지식 탐구의 요람이 되고 있다.

시립 부산도서관은 1901년 10월, 일본 홍도회 부산 지부에서 중구 동광동에 설립, 운영해오던 것을 1963년 8월 현재의 부산진구 부전 2동 168에 현대식 건물을 신축, 이전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부지 1천 2백 44평, 연건평 8만 2천 1백 42평, 열람석 1천 86석 규모에 장서는 12만 3백여 권을 갖추고 있다.

부산도서관 동래분관은 1968년 11월 동래구 복천동 462의 2에 개설되었다. 부지 1백 22평, 지상 2층 연건평 1백 73평, 열람석 3백 96석, 장서 1만 4천여 권을 구비하고 있다.

부산도서관 수정분관은 1976년 1월, 동구 수정동 1034의 92에 개설되었다. 부지 407평에 지상 3층, 연건평 1백 14평, 열람석 2백 석, 장서 4천3백여 권을 갖추고 있다.

구덕도서관은 1978년 1월 서구 동래신동 3가 산의 2에 개설되었다. 부지 5백 평에 지하 1층, 지상 2층, 연건평 3백 82평, 열람석 4백 20석의 규모에 장서는 2만 2천여 권을 구비하고 있으며 1일 평균 6백여 명이 이용하고 있다.

시립 반송도서관은 해운대구 반송 1동 717의 8에 위치한다. 1978년 2월 28일 개관한 이 도서관은 부지 3백 12평, 지하 1층 지상 2층에 연건평 3백 82평, 열람석 3백 94석 규모. 장서는 2만 3천여 권을 갖추고 있으며 1일 평균 5백여 명이 이용하고 있다.

동아대학교 도서관은 1949년 12월에 개설, 총 1천 8백 17석의 열람석과 중국의 명, 청 시대의 고서적을 포함 25만 1천 8백여 권의 장서를 갖추고 있는, 지성의 요람이다.

부산대학교 도서관은 열람석 2천 2백 54석과 장서 22만 3천 9백여 권을 갖추고 있다.

문화예술 행사 및 단체

예총 부산지구 산하에는 미협(美協), 건축(建築), 국악(國樂), 무용(舞踊), 문협(文協), 사협(寫協), 연극(演劇), 연예(演藝), 영화(映畵), 음협(音協) 등 10개 지부가 결성되어 있고 가입회원은 2천 3백 명에 이른다.

예총 부산지부(지부장 김창배(金昌培))에서는 해마다 부산 미술전람회, 부산미술제 및 부산미대예술제 등 거시적인 문화행사를 치르고 있다.

지난해 7회 째를 치른 부산미전은 1975년 11월 부산시에서 주최, 신인 공모전으로 출발, 6회(80년)부터 그 주최권이 예총 부산지부로 넘어와 계속되고 있는 이 고장 미술인들의 가장 큰 행사로 굳어져 가며 아울러 회를 거듭할수록 양의 팽창과 아울러 알찬 수확을 거둬들이고 있다.

81년 제7회 부산미전에는 동양화, 판화, 서양화, 서예, 조각, 공예, 사진, 건축 8개 분과에 7백 58편이 출품되어 금상 10점, 특선 61점, 입선 2백 31점의 수확을 얻었다. 최고상인 문화공보장관상은 공예 부문에서 「어느 바람 부는 날」이란 작품을 출품한 조현부(趙顯夫)씨가, 부산시장상은 비구상 부문의 「프로타주 변조」를 낸 예유근(芮遺根)씨가 그리고 교육감상은 판화 부문에 「얼굴 81 아웃사이더」를 출품한 안병옥(安秉玉)씨가 각각 대상의 영예를 누렸다.

신인 공모전으로 신인들의 등용문 구실을 맡고 있는 것이 부산미전이라면 그와는 대조적으로 재부 기성미술인들의 발표의 광장으로 그들의 창작의욕을 북돋기 위해 출발한 것으로 「부산미술제」라는 미술 잔치가 있다. 이 전시회의 특성은 미협(美協) 지부와 사협(寫協) 지부 회원이면 누구나 출품할 수 있고 전혀 심사를 거치지 않고 전시하는 것이다. 이러한 부산미술제는 81년 12월 7일부터 11일까지 5일 동안 시민회관 전시장에서 그 첫발을 내딛었다. 출품된 작품은 서양화 66점, 동양화 19점, 회화비구상 31점, 공예 19점, 조각 8점, 판화 10점, 서예 26점, 사진 25점 등 총 2백 4편에 이르렀다. 그리고 행사의 일환으로 염태진(廉泰鎭: 부산산업대 교수)씨의 강연과 박영방(朴英芳: 서울대 교수)씨의 「현대미술과 사회성」이란 주제 발표에 의한 세미나를 가져 미술에 관한 이해를 돕고 한편 미술계가 당면한 문제를 진지하게 토의하는 자리를 함께 가졌다.

81년 4회 째 치른 부산무대예술제는 음악, 연극, 무용, 국악 등 재부 무대예술가들이 참가, 열띤 경연을 보이는 거시적인 행사 중의 하나이다.

1978년 9월 충열사 준공과 때를 같이 하여 시민들의 애향심을 고취하기 위해 제정된 부산시민의 날(10월 5일, 임진왜란 때 당산포 해전 전승 기념일) 행사의 일환으로 개최된 이래 네 번의 행사를 치렀다. 81년의 공연을 살펴보면 음악에 정원상 작곡의 「바이올린 소나타」, 이흥기 작곡의 「트럼펫을 위한 조곡」 등 재부 작곡가들의 창작물들이 연주되었고 무용은 배혜경(무용협 지부장)의 기획에 의해 「태평무」(안무 배혜경), 「오아시스 정경」(안무 정무연), 「진혼」(안무 김진홍) 등의 소품과 극무용 「어느 광대의 이야기」(구성·안무 김진홍)의 공연을 가져 갈채를 받았다.

그리고 국악 분야는 조관승(曺寬承: 지부장) 기획으로 창극 「동래부사 송상현 (박황 작, 송순섭 작곡·연출)을 공연했다.

부산무대예술제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연극 부문에서는 극단 부산레퍼토리시스템의 「먹중잡이」(윤홍식 작, 김영환 연출), 극단 전위무대 「사랑 1961」(양왕용 작, 전승환 연출), 교사극단 한새벌의 「새가 되어라, 새가 되어라」(김문홍 작, 이충섭 연출), 극단 현장의 「훈장」(박성제 작 최명진 연출) 등의 공연이 있었다.

다른 지방과 큰 차이 없이 이곳 문단도 시인들이 주축이 되어 움직이고 있다. 「부산문학」 8집을 내 81년의 세모를 장식한 부산 지방(문협 지부장 이형기(李炯基))의 문인들은 「목마」(강남주(姜南周), 원광(圓光), 임명수(林明秀), 이문걸(李文杰), 신진(辛進), 조남순(曺南順)), 「탈」(이승하(李承河), 차한수(車漢洙), 정대현), 「절대시(絶對詩)」(양왕용(梁旺容), 유병근(劉秉根), 진경옥(陣景玉), 하현식(河賢植)), 「열린 시」(이윤택(李潤澤), 강영환(姜永喚), 박태일(朴泰一), 강유정(姜幼靜)), 「한국여성시」(배정희(裵貞熙), 이혜경(李惠景), 김숙영(金淑永) 외 9명), 「볍씨」(부산시조문학회, 임종찬, 김용태, 유준형, 민홍우, 정해운) 등 동인 활동을 통하여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그러나 동인 활동과는 관계없이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해오고 있는 시인들로서는 황양미(黃良美), 허만하(許萬夏), 정영태(鄭英泰), 임수생(林秀生), 이수익(李秀翼), 이민영(李民英), 손경하(孫景河), 박태지(朴泰芝), 박응석(朴應奭), 김창근(金昌根), 김석규(金晳圭), 구연극(具然戟), 김성식 등을 손꼽을 수 있을 것이다.

노장 김광한(金圝漢)씨와 이주홍(李周洪)씨가 마치 양대 산맥처럼 굳게 버티고 있는 부산의 소설계는 활발한 시 분야와는 대조적으로 최해군(崔海君), 윤진상(尹瑨相), 윤정규(尹正奎), 정종수(鄭鐘秀), 강인수(姜仁秀), 김문홍(金文弘) 등이 중앙 문단과 유대를 가지며 쓸쓸히 명맥을 유지해가고 있다.

미협 부산지부(지부장 김수석(金守錫))를 구심점으로 활동하고 있는 부산의 미술계는 부산미전과 부산미술제를 비롯하여 연간 3백여 회의 각종 전시회를 가질 만큼 그 움직임이 활발하다. 지난 80년 한 해 동안 열린 미술전람회를 분야별로 간추려보면 회화 1백 26회(동양화 52회, 서양화 74회), 판화 5회, 조각 5회, 공예도안 29회, 서예 46회, 사진 18회, 기타 12회, 종합전 29회, 공모전 1회 등 1년간 총 2백 71회의 전람회가 열렸다. 동양화에는 이석우(李錫雨), 이형섭(李衡燮), 오재수(吳才秀), 성창도(成昌度), 서양화에 양달석(梁達錫), 김지신(金之甲), 한상돈(韓相敦), 김종식(金鍾植) 나건파(羅健波), 진병덕(陣炳德), 김원(金原), 김대윤(金大倫), 판화에 김수석(金守錫), 조각에 김청정(金淸正), 심봉섭(沈鳳燮), 염태진(廉泰鎭), 한인성(韓仁晟), 서예에 오제봉(吳濟峰), 김용옥(金容玉), 배재식(裵在植), 김봉근(金鳳根), 공예에 천재동(千才東), 조일상(曺日相), 이동일(李東一), 사진에 김광석(金光錫), 허종배(許宗培), 정운성(鄭雲星), 오진태(吳鎭泰), 송봉운(宋峰云) 등이 활동하고 있는 부산 미술계는 토백(土白), 맥(脈), 알그림, 신우(新友), 혁(爀), 연미회(蓮美會), 붓샘, 한울회, 동백(冬柏), 부산 일요화가회 등의 동인들의 활동도 활발한 편이다.

문학, 미술계와 더불어 가장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분야가 또 음악계이다.

부산의 음악인들은 음협 부산지부(지부장 김창배(金昌培))를 구심점으로 부산시립교향악단, 예향성(藝響成)관현악단, 부산오페라단, 나토얀오페라단, 부산시립합창단 등과 종으로 횡으로 관련을 가지며 활동을 벌이고 있다. 특히 근년 들어 작곡 분야의 활동이 두드러지게 눈에 띤다.

1961년에 창립, 매년 10회 정도의 정기연주회를 가져온 부산시립교향악단(악장 양한선(梁漢善), 상임지휘자 이배홍(李扅洪))은 임종길, 김선주, 윤인기, 김기순, 이원경, 배정행, 김경학 등 1백 5명의 대식구를 거느리고 있다.

80년 9월 창단 기념연주회를 가진 이래 꾸준히 활동을 해오고 있는 예향성관현악단(단장 문석인(文錫仁))은 22명의 단원을 확보 챔버오케스트라의 규모를 갖추고 있다.

79년 창립 공연을 가진 이래 부산오페라단(단장 김진수(金珍洙))은 매년 정기공연을 가지며 이 고장에 오페라 정착의 기틀을 다져가고 있다. 식구는 전이순, 장희순, 황화자, 황진한, 신진범, 박성원, 김경명 등 30명.

80명 3월 창립공연으로 푸치니 「라보엠」을 선보였던 나토얀오페라단(단장 박두루)도 이 고장에 오페라의 씨를 뿌려가고 있다. 이인영, 신영조, 김선일, 장세균, 배정행, 신경희, 정매리, 최명룡, 우기선 등 단원은 30여명.

그리고 작곡가들의 모임인 향신회(響新會: 회장 이언도(李彦濤))를 비롯해 김광일, 김용조, 김종태, 이은애, 최인식, 황병일, 임종길, 한인석 등이 꾸준히 작품을 발표하여 창작계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부산의 연극계는 근년 들어 지난 어느 때보다 황금기를 누리고 있다. 그것은 네 번째 치러온 「부산무대예술제」에 힘입은 바 크다.

현재 부산에는 「전위무대」,「원형극장」,「한새벌」,「현장」,「상황(狀況)」,「레퍼토리 시스템」등 여섯 개의 극단이 있다.

64년 창단 이래 81년 10월 28회 공연을 가진 가장 연륜이 깊은 「전위무대」(대표 김성환(金盛煥): 연극협 부산지부장)는 정서홍, 박은옥, 전복준 등 30여명의 단원들이 해마다 3∼5회의 공연을 가지고 있다.

교사들이 모여 연극활동을 벌이고 있는 「한새벌」 극단은 73년 9월 「콤포지션 F」로 창립공연을 가진 이래 81년 10월 12회 공연작품으로 「새가 되어라 새가 되어라」를 무대에 올렸다. 주용욱(대표), 나종기, 김문홍 등 단원은 35명.

한때 프로 극단을 선언하며 부산에 새로운 연극 풍토를 조성해보겠다는 의욕을 보여 주목을 받았던 「레퍼토리 시스템」은 78년 5월 창립. 그러나 프로 극단이 존립하기에는 여건이 채 성숙되지 않아 시기상조임을 깨닫고 다시 조용히 아마추어로 되돌아가 착실히 활동하며 81년 12월 「신의 총아」로 30회 공연을 가졌다. 허영길(대표), 김경화, 김의섭, 이상복, 74년 3월 창립공연을 가진 이래 81년 10월 「훈장」으로 15번째의 무대를 가진 극단 「현장」은 최명진(대표), 김영주, 김배호, 박영구, 이경희 등 40여명의 단원들의 활동하고 있다.

그밖에 극단 「원형극장」과 「상황」이 더 있으나 근래 들어 별다른 활동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 방성미 등 단원은 50여명.

문화상(文化賞) 기타

지방문화 발전과 계몽에 헌신해온 인사들의 공을 기리기 위해 주어지는 문화상은 부산시 문화상과 눌원(訥園)문화상, 그리고 향토문화상 등 셋이 있다.

1957년에 제정, 81년 24회 째 수상자를 낸 부산시 문화상은 그 동안 이주홍(李周洪: 문학), 우장춘(寓長春: 자연과학), 김광한(金圝漢: 문학), 문홍주(文鴻柱: 인문과학), 오제봉(吳濟峰: 서예), 김광학(金圝鶴: 학술), 정중환(鄭仲煥: 인문과학) 등의 수상자를 냈고 81년 24회에는 김옥근(金玉根: 인문과학), 김희종(金熙鍾: 자연과학), 양병식(문학), 김주원(체육), 정한상(鄭漢祥: 지역사회) 등 5개 부문에 걸쳐 수상자를 냈다.

1958년 사업가 신덕균(申德均)씨가 사재를 털어 제정한 눌원문화상은 부산 뿐만 아니라 경남 지방 인사까지 그 수상대상으로 하는데 81년까지 21회의 수상자를 냈다.

역대 눌원문화상은 수상자를 살펴보면 가창수(区昌洙: 시인), 윤이상(尹伊桑: 작곡가), 이석우(李錫雨: 화가), 김의환(金義煥: 사학자), 박문하(朴文夏: 수필가), 임신행(任信行: 아동문학가), 조두남(趙斗南: 작곡가) 등이 있고, 현재 7개 부문에 걸쳐 시상하며 상금은 각 1백만 원.

일찍부터 부산 지방의 문화창달에 이바지해오며 관심을 가져온 인사들로 구성된 향토문화사업협회에서 제정한 향토문화상은 71년 천재동(千才東: 가면연구가)씨를 제1회 수상자로 낸 뒤 양달석(梁達錫: 화가 6회), 김무조(金戊祚: 국문학자 8회), 송혜수(宋惠秀: 화가 10회) 등의 수상자를 냈다. 상금은 1백만 원.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부산 지방의 문화 예술인들의 활동은 어느 다른 지방 못지 않게 활발하다. 그러나 그들의 활동할 각종 시설이 매우 빈약하여 많은 제약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그리고 특히 문화의 발전을 위한 건전한 의견이나 또는 여론을 수렴하고 전달하며 촉진할 수 있는 언론 매체 등 기관이 부족한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