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 전통문화예술의 확산. 전통의 보급을 위한 나의 제언
북청사자놀음의 진수를 이해해야
전호준 / 북청사자놀음보존협회 고문
「國有玄妙之道曰風流 說敎之源備言仙史實乃包含三敎接化群生 且如入則孝於家 出則忠於國 魯司寇之旨也 處無爲之事 行不言之敎 周柱史之宗也 諸惡莫作 諸善奉行 竺乾太子之化也」
―삼국사기중에서―
나라에 현묘한 도가 있으니 풍류라. 그 근원은 도교에서 자세히 설명하였는데 사실인즉 도교, 불교, 유교 삼교가 포함된 것이니라. 군생을 두루 화하게 하고 집에 들어오면 부모에게 효도하고 나아가서는 나라에 충성을 다할지니 이것은 노나라 제일 높은 사구벼슬을 한 공자의 가르침이오 매사에 이 없는 듯 하면서 말이 없으면서 행함은 주나라 노자의 도니라. 시성 백악천이 태정선사를 찾아가서 불교란 무엇입니까? 선사가 말하기를 諸惡莫作 諸善奉行이다. 이것은 천축국의 태자 석가여래의 교화이니라.
이렇듯 우리 조상의 낙천적이고 풍류적인 면이 우리에게 많은 전통예술을 지니게 하였음에 틀림없다.
이러한 많은 전통문화 중 북청사자놀이의 유래를 보면 이 사자무란 불교발상지인 인도에서 4월 초파일에 석가모니 탄생한 날을 축하하기 위하여 행사에 사자탈을 쓰고 춤을 추던 것이 중국 수나라와 당나라를 거쳐 우리나라에 들어왔다. 그 유래는 신라말 대문장가인 최고운선생의 산예시를 보면 알 수 있다.
「遠涉流沙萬里來 毛衣破盡着帥埃 搖頭掉尾馴仁德 雄氣寧同百獸才」
사막을 헤매고 산넘고 강을 건너 만리길이나 오느라고 누런 털은 빠지고 온몸에 먼지뿐일세, 몸에 인덕이 배인 사자가 머리를 내돌리며 꼬리를 치면서 잘두나 노는구나, 웅자한 기상이 백수의 재간을 혼자서 다 가졌네 라고 표기되어 있다.
이러한 유래를 갖고 신라의 불교문화와 때를 같이 한 함남북청사자놀음은 사자가 뒷발을 땅에 딛고 일어서서 춤추는 입사자춤이나 대형 퉁소의 독특한 반주가락은 힘든 특징을 지니고 있다. 사자가 서고 엎드리고 기고 걷고하면 몸짓과 발놀림에다 갖가지 잔재주를 자유자재로 나타내어 웅장한 성격에다 아름다운 율동미까지 조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우리 북청사자놀음은 무형문화재 전수회관에서 매주 토요일에 강습회를 열고 있으며 50여명의 전수생들과 강사진이 심혈을 기울여 연구하며 전통문화 보존에 힘쓰고 있다. 이들 전수자 중에는 인간문화재를 능가할 정도로 잘 추고 열심히 공부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소수의 예술인만으로는 우리 전통문화를 확산시키기에 너무나 미흡하다. 온 국민이 호응하고 생활에 밀착된 전통문화라야만 그 명맥은 유지될 수 있다고 본다.
함남북청사자놀음이라 해서 함경도 사람만 해야하는 놀이가 아니라 국민 모두가 한데 어울려 장단을 맞추며 놀 수 있는 우리의 생활문화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시책에 발맞춰 우리 북청사자놀이 보존회에서는 많은 연구와 저변확대에 노력할 것을 다짐한다.
앞으로 있을 88올림픽에 대비하여 우리 보존회의 노력뿐만 아니라 관의 적극적인 정책도 요구해 본다. 언론이나 매스컴의 앞장선 선두활동은 전통문화예술에 종사하는 분들에게 사기를 붇돋아 줄 수 있으며 국민에게는 우리의 전통의식을 일깨워주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시작되는 전통문화열기에 기대해 보며 북청사자놀이의 계승발전을 위해 보존회는 온 힘을 다 기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