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 전통문화예술의 확산

국학분야 학술발표회 실태




■조사목적 및 방법

해방후 무분별하게 수용되었던 외래문화의 홍수 속에서 극히 일부분에 국한되었던 국학에 대한 관심은 60년대를 거쳐 70년대에 이르러 그 최고조에 이르렀다. 특히 이 분야에 관계되는 단체나 학회관계자들 뿐만이 아니라 대학가를 중심으로한 일반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졌다는 데에 더욱 큰 의의를 찾을 수 있겠다. 80년대에 들어오면서부터는 여기에 보다 체계적이고 학술적인 면으로서의 국학에 대한 재정립 단계에 이르러 많은 관계 학술발표회가 개최되고 있고 새로이「한국학」이라는 분야가 생김으로써 본격적인 연구활동 시기로 접어들고 있다. 또한 여러 분야로 세분화됨에 따라 다른 영역과도 연계성을 가짐으로써 점차 그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이러한 국학분야의 활발한 학술활동에 따라 본원에서는 작년에 이어 1982년도 한해동안의 국학분야 학술발표회의 현황을 조사, 분석하여 그 실태를 파악함으로써 현재의 위치와 활동도를 제시하여 그 문제점을 지적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의 활로를 모색하고자 한다.

조사방법은 국학분야의 주요 단체들에 대한 본원의 자료요청공문에 의해 전수된 자료와 각 주요 신문의 행사란을 토대로 하였다. 자료제공이 어려운 단체의 행사는 제외하였으며 여기서는 자료에 의한 간접적인 분석임을 밝혀둔다.

■조사내용

(1)분야별 학술발표회현황

1982년 한해동안 국학분야의 각 단체나 학회에서는 학술대회나 세미나, 심포지움 등의 형식으로 총 1백 36회의 학술발표회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작년의 1백 3회에 비해 33회가 늘어난 것으로 우선 양적인 면에서의 증가로 볼 수 있겠다.

이것을 내용상으로 분류해 보면 사학·어학·한국사상·민속학·국문학·고고학·인류학, 그리고 종합적인 것과 기타 분야로 나눌 수 있는데 〈표1〉에서 볼 수 있듯이 사학분야가 총 39회로 전체의 28.7%를 차지하고 있고 그 다음으로 국문학과 한국사상이 각각 16회, 어학 13회, 고고학 9회, 민속학 7회, 인류학 2회의 순이다. 또한 종합적인 것과 그 밖의 기타적인 것도 각각14회와 20회로서 다른 분야에 비해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데, 이러한 현상은 종합적인 성격을 띤 단체나 학회의 발표회가 많았고 서로간의 교류가 활발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학분야의 활발한 학술활동은 국학의 가장 기본적인 토대로서의 사학연구의 필요성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앞으로는 이것을 토대로 한 전반적이면서도 각 분야에 따른 세부적인 연구활동이 요구된다 하겠다. 반면에 인류학분야는 계속 저조한 현상을 보여주고 있는데, 아직 우리 학계에서 수용한지 얼마 안돼는 학문인 만큼 앞으로 계속적인 연구활동과 이 분야의 인구확대에 힘써서 그 확산을 꾀해야 할 것이다. 그밖에 민속학이나 고고학 분야 같이 사료나 유적지 중심의 학문은 그 한계점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활동을 계속하고 있으며, 어학이나 국문학·한국사상분야도 나름대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표1 참조〉

〈표1〉분야별 학술발표현황


사학

어학

한국사상

민속학

국문학

고고학

인류학

종합

기타


39

13

16

7

16

9

2

14

20

136

%

28.7

9.5

11.8

5.1

11.8

6.6

1.5

10.3

14.7

100


(2)단체별 학술발표회

올 한해 동안 학술발표회를 가진 단체는 약77군데가 되는데 각각 그 성격에 따라 정기적인 월례발표회나 정기총회를 가진 곳도 있고 전국적 규모의 학술대회를 개최하거나 한 두 번의 발표회를 가진 곳도 있다. 다음 〈표2〉는 2번 이상의 발표를 가진 단체는 발표횟수에 따라 분류한 것이다.

가장 많은 발표회를 가진 단체는 연대국학연구원으로 작년에 이어 계속 활발한 연구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그밖에 한극학회가 8회, 한국사연구회가 5회의 발표회를 가졌고, 역사학회

〈표2〉 주요학술발표회종류

행 사 명

주 최

회수

연대국학연구발표회

한글학회 월례발표회

국어교육연구회 발표회

한국사연 월례발표회

역사학회 연구발표회

정신문화연구원학술연구

영남어문학회 월례발표회

국어교육학회 발표회

대구사학회 발표회

제주도연구회 발표회

세계평화교수협의회학술세미나

한국교육사연 월례발표회

한국학 학술강연

고전문학연구 심포지움

부산국어교육학회 발표회

대구어문학회 월례발표회

한국철학회 발표회

언어학회 발표회

민속학회 발표회

연대국학연구원

한글학회

한국국어교육연구회

한국사연구회

역사학회

한국정신문화연구원

영남어문학회

국어교육학회

대구사학회

제주도연구회

세계평화교수협의회

한국교육사연구회

한양대 한국학연구소

단대 한국고전문학연구회

부산 국어교육학회

대구어문학회

한국철학회

한국언어학회

민속학회

14

8

7

5

4

4

3

3

3

3

3

2

2

2

2

2

2

2

2



와 한국정신문화연구원이 4회, 영남어문학회·국어교육학회·대구사학회·제주도연구회·세계평화교수협의회가 각각 3회, 그리고 한양대 한국학연구소·한국교육사연구회·단국대 한국고전문학연구회·부산국어교육학회·대구어문학회·한국철학회·한국언어학회·민속학회 등이 각각 2회의 발표회를 가졌다. 그 외에도 백제연구소라든가 호서사학연구회를 비롯한 많은 단체들이 발표회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전국적인 규모의 학술발표회로는 전국역사학대회·고고학전국대회·인류학전국대회·어문학회 전국발표회 등이 개최되었는데 이러한 전국적 규모의 학술발표회는 각 단체나 학회들의 자체적인 연구활동의 성과를 발표하는 장으로서 서로의 의견을 교환할 수 있고 폭넓은 교류를 통해 연구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된다고 하겠다. 앞으로는 양적인 증가나 대규모의 행사 뿐만이 아니라 그 내용면에 있어서도 알찬 행사가 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그 발표장소로서는 관계대학이 많이 사용되고 있는데 자체내의 발표장소를 가지고 있는 곳은 드물다고 할 수 있다. 〈표2 참조〉

(3)지역별 학술발표회

지역별 학술발표회 현황을 살펴보면 서울에서 95회로 전체의 69.9%, 지방이37회로 27.2%, 외국어 4회로 2.9%를 차지한다. 작년에 비해 서울 중심의 발표회는 많이 지양되었지만 아직도 그 의존도는 높은 것이라 하겠다. 물론「서울」이라는 지역의 특수한 조건으로 말미암아 한곳에 편중되는 현상은 비단 국학분야 뿐만이 아니라 모든 분야에 적용되는 것이지만 점차 그 격차를 좁히는 데에 주력해야 할 것이다. 또한 해외에서의 발표회도 더욱 활발히 하여 국학의 세계적인 확산과 인식의 폭을 넓혀야 할 것이다.〈표3 참조〉

〈표3〉 지역별 학술발표회현황


서울

지방

외국

횟수

95

37

4

136

%

69.9

27.2

2.9

100



(4)내외별 학술발표회

다음으로, 우리 나라 자체저인 국내적 발표회와 국제적인 발표회를 분류, 조사해 보면 〈표4〉와 같이 국내 1백 27회로 전체의 93.4%, 국제 9회로 6.6%를 차지한다. 국제발표회는 작년의 15회에 비해 줄어든 것인데 올해는 전반적으로 국제교류가 소극적인데 반해 그 대신 몇몇 중요한 국제발표회가 열렸다. 그 중에는 유럽지역 한국학회의라든가 국제박물관협회 아시아회의(ICON)등 큼직한 행사들이 포함되어 있다. 특히 국제적인 한국학회의의 개최로 구미와 한국학 학자들과 관계자들의 유대를 강화함으로써 국력신장에 따른 국학에 대한 국제적 공동연구의 활로를 확장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제는 좀 더 다양한 면으로서의 국제발표회를 마련해야 할 것이고 아울러 국내발표회에 있어서도 형식적인 행사에 그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표4 참조〉

〈표4〉내외별 분류


국내

국제

횟수

127

9

136

%

93.4

6.6

100



(5)월 연구발표회 현황

월별연구발표회 현황을 분야별로 살펴보면 9월·10월·11월 그리고 6월이 가장 발표회가 많았다. 이러한 현상은 상반기 결산의 달이 6월, 그리고 하반기 결산이자 한해의 마무리를 하는 11월과 여러 가지 문화행사가 많은 9월·10월에 집중되어 있음을 나타낸다. 지속적인 정기발표회의 경우는 계절이나 월별에 관계없이 열리고 있지만 대개의 경우 계절적 영향이 많이 적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가지 특이한 일로 1월에는 한번의 발표회도 없었음을 알 수 있다.〈표5 참조〉

〈표5〉 월별연구발표회현황(분야별)

분야

1월

2월

3월

4월

5월

6월

7월

8월

9월

10월

11월

12월

사학


1

3

5

3

8

2


3

3

8

3

어학



1


1




5

2

1

3

한국사상



2

2

2

1

1


2

1

4

1

민속학



1



1


1

2



2

국문학



4

3

2

1


1

1

3

1


고고학


1

1

1

1

2



1


2


인류학









1


1


종합


1

2


3

1

2


1

2

1

1

기타





1

3

2


3

5

6


총계


3

14

11

13

17

7

2

19

16

24

10

%

0

2.2

10.3

8.1

9.6

12.5

5.1

1.5

13.9

11.8

17.6

7.4



(6)주최별 분류

마지막으로 학술발표회의 주최별 분류를 살펴보면 일반학회가 1백회로 전체의 73.5%, 대학내 단체가 36회로 26.5%로 나타났다. 이것을 분석해 보면 전체학회중에서 대학내 단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자못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대학은 학문연구의 중심지로서 교수와 학생들을 주축으로 새로운 학문을 수용하고 나아가서 그것의 확산에 기여하는 바 크다고 할 수 있다. 현재 각 대학에서는 많은 부속연구단체를 설립하여 연구활동을 하고 있다. 특히 80년대에 들어와서 국력의 신장에 따른 경제적 여유는 우리 것에 대한 관심과 더불어 학술적인 면으로서의 체계화를 요구하게 되었고 그에 따라 각 대학에서는 국문학분야의 강화와 함께 새로이「국문학」이라는 분야를 신설하기도 하고, 그밖에 오랜 연륜을 쌓아가며 꾸준한 연구활동을 하고 있는 곳도 많아 앞으로 대학중심의 연구활동에 기대되는 바 크다. 여기에는 학교당국이나 문교부 등의 실질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며 학생들의 참여도도 상당히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대학대의 주요 단체로는 연세대 국학연구소·한양대 한국학연구소·서울대 어학연구소·경희대 민속학연구소·충남대 백제연구소·단국대 동양학연구소·성균관대 대동문화연구소·영남대 민족문화연구소 등이 있다.〈표6 참조〉

〈표6〉 주최별 분류


일반학회

대학내단체

회수

100

36

136

%

73.5

26.5

100



■조사결과

한나라의 가장 기본이 되고 우선 해야 할 학문은 바로 자국의 국학분야에 관한 연구일 것이다. 사실, 그동안의 학계를 살펴보면 국학에 관한 연구는 상당히 미비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근래에 들어와 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새로운 차원에서의 민족문화의 창조」에 주력하는 정부차원의 보조에 힘입어 활발한 연구활동이 진행되어, 이에 따른 결과로 계속 많은 학술발표회가 열렸으며 많은 논문과 저서들이 발표되었다. 이것은 이제 국학분야가 학계에 많이 정착되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문화의 확산책의 일환으로 여러 공연단체들의 해외공연이나 문화재급 유물들의 해외전시회와 더불어 국제적 학술대회도 많이 열려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데 큰 몫을 했으며 국학에 대한 세계적인 공동연구의 장을 넓혔다.

이제 국학인구도 많이 확대되었고, 관계 단체나 학회들도 새로이 창단되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힘입어 이것을 바탕으로 한 우리의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는 작업에 일부를 내딛어야 할 것이다. 국학은 우리 역사와 문화를 포함한 광범위한 학문이다. 그것은 과거에만 국한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우리와도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결코 간과되어서는 안될 우리의 임무라 할 수 있다. 앞으로 계속적인 연구활동과 그 성과를 기대해본다.

끝으로 이번 조사에 협조해 주신 각 단체와 관계자들께 깊은 감사와 꾸준한 정진을 부탁드리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