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 전통문화예술의 기록보존 . 나의 소견

전통무용의 올바른 정리




김옥진 / 한양대 교수

인간의 신체를 통하여 전승 되어지고 있는 전통무용의 보존이란 매우 어려운 과제로서 많은 문제점을 안고 해를 거듭하고 있다.

우리의 고유 무형문화는 소홀히 다루어 버릴 수 없는 우리 민족의 정신이요 나아가 생의 원동력이기도 하다. 오늘날 인간들은 정신적인 풍요함보다 육신을 위한 물질적 욕구 충족을 위하여 전생애를 내걸고 마침내 불행해지는 경우를 흔히 볼 수가 있다.

외부로부터의 수많은 충격은 인간정신에 크게 자극되어 때로는 감정이 흥기되면서 자신도 놀라울 정도의 육체의 힘으로 변하여 그 위력을 발휘하게 되는데 그 힘은 예술에만이 아니라 생산적 향상에도 크게 영향을 미쳐 인류의 생활을 윤택하게 한다는 것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이러한 정신적 힘은 예술에서 얻어지며 특히 무형의 예술인 무용에서는 자신의 움직임을 통하여 직접 자극을 받음으로써 무한한 육체의 힘으로 확산되고 그러한 육체의 움직임에서 생의 활력소를 찾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무용의 뜻이 그러한 데에 있다면 무용은 이미 무용 전공인들 만의 것이 아니고 우리 국민 전체의 것이라는 당연한 결론을 얻게 된다. 무용 예술이 세계의 무대로 진출 별전하기 위하여서는 외국의 무용을 연구하는 것도 대단히 중요하겠지만 그보다 더욱 시급한 것은 선조들의 정신유산인 우리의 춤을 고히 간직하여야 하며 그러한 무용을 후대에까지 잘 전하여 무용을 통하여 한국민족의 정신을 깊이 심어주고 나라사랑하는 마음을 길러 주어야 할 것이다. 그러한 뜻을 이루기 위하여 현재와 같은 소극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보다 더 적극적인 무형문화 보존책이 선행되어져야 할 것이다.

한 나라의 문화는 그 나라 국민들의 수준을 대표한다는 것은 누구나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무형문화인 한국무용은 오랜 역사에 비하면 너무나 낙후되고 있음을 보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외래문화의 급 수입이라는 점에서 외면 당하고 유행을 뒤쫓는 국민들로부터 무관심 속에 버려져 오랫동안 묻혀 있었으니 그 결과는 당연하다 하겠다. 그러한 의미에서 본다면 너무나 오랜 세월을 놓치게 되었으니 하루 속히 산재하고 있는 우리의 전통무용을 발굴하여 정확하게 정리하는 작업이 필요하겠다.

그리하여 본인은 다음과 같이 전통무용보존 방안을 몇 가지 제시하고자 한다.

이 작업은 방대한 것으로서 과거와 같이 몇 사람의 보고 형식에서 벗어나 상설연구기관(문공부, 문화재관리국이나 대학연구실 등)을 두고 지속적이면서도 집중적으로 사업을 전개하여햐 할 것이다.

연구의 내용으로는 1)기계를 사용하여 수록 비치하는 방법(영사기나 비디오 녹화) 2)문헌조사의 방법 3)실기전수의 방법 4)구전에 의한 자료수집이 방법 5)춤의 동작을 그림으로 수록하여 책을 발간하는 방법 6)상설공연장에서 공연하여 실지로 보여줌으로써 관객에게 관심을 불어 넣어주는 방법 등으로 구분하여 각각 분담하는 연구진을 두도록 한다.

첫째, 영사기나 비디오로 녹화하고자 할 때에는 한가지 종목을 각각 다른 방향에서 3회 이상 녹화 수록하여야만 그 춤의 정확도가 높다고 보여진다. 둘째, 문헌 조사는 개인적으로 연구비를 지급하여 의뢰하는 방법과 연구기관에 의뢰하는 방안이 있다.

셋째, 실기전수는 오늘날 소수의 전수생을 소극적이고 사무적인 실기전수 방법으로는 목적을 달성하기 어려우므로 자도자들이 실기전수에 책임감과 의욕을 상실치 않도록 대우를 개선하고 수강에 따른 수강료를 별도로 지불토록 한다. 무용을 전공으로 하고 있는 교육기관에서 실기전수케하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넷째, 구전에 의한 자료수집은 현장으로 직접 방문하여 현존하고 있는 분들과 상면하여 자료수집에 참고토록 한다.

다섯째, 모든 자료가 수집되었다고 판단될 때에는 무형문화재 보유자, 한국무용 연구자, 한국사학자, 민속학자, 한국음악 연구자, 한국의상 연구자 등 여러 분야에서의 권위자를 초청 자문위원을 구성하고 시간을 요하더라도 수차의 회의를 거쳐 서로의 공감대를 좁히고 가장 근사치에 도달하고 누구나 신뢰할 수 있는 단계에서 이르면 그것을 정리하여 인쇄할 것은 책자로 남기도록 한다.

여섯째, 무용공연의 방법인데 많은 사람에게 관람케하여 관심을 모으고, 한편 문화재 보호라는 뜻에서 재정확보의 방법으로도 필요하다.

어떠한 사업을 완성케하기 위하여는 자연히 많은 경비문제가 따르게 되는데 경비가 원활치 못하면 뜻을 이루지 못하고 중단되는 것을 흔히 본다. 그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으로는 정부의 협조도 필요하겠으나 현재 무료로 공연하고 있는 무용공연을 유료로 하여 수차의 공연을 거쳐 재원을 확보하는 일이다.

관람의 방법은 문공부의 협조를 얻어 학생들에게 의무적으로 관람케한다면 교육적인 면에서도 효과가 있으면서 재원 확보도 될 것이므로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본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무형문화재 보호육성은 하루속히 실천에 옮겨져야 할 것인데 그 이유로는 무형문화재 보유자들의 연령이 고령이라는 점과 요사이 너도나도 우리의 전통무용을 한다고 하여 유행병처럼 유사전통무용이 난무하고 있다는 것이다. 어느 것이 진짜인지 구별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기 전에 올바른 무형문화재 보존 육성 방안이 나와야 할 것이며 속히 정리되어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