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최신문화예술 서평

베토벤 음악의 즐거움 외




김병일 / 서강대 교수

■문학연구를 위한 참고도서록

-뵈뉘오와 무로 공저

문학연구를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이를 위한 적절한 참고도서가 필요하다. 그런데 국문학이 아닌 외국문학의 경우는 소정의 연구를 위해서 과연 어떠한 참고도서를 택해야 할 것인가 하는 극히 기초적인 문제가 제기된다.

국문학의 경우, 우리는 참고하고자 하는 도서의 내용을 직접 살펴볼 수가 있고, 이에 따라 책을 선택할 것인가 아닌가를 결정할 수 있다.

그러나 외국문학의 경우는 이렇게 자기가 바라는 책을 미리 살펴보고 나서 구매여부를 결정하거나 취사선택을 할 여기가 거의 없는 것이 오늘날의 형편이다. 그리고 이와 같은 사정은 영문학보다도 불문학이나 독문학 또는 스페인문학 등 도서관이나 서점에 나온 책들이 별로 없는 구라파 계통의 문학일수록 더욱 심각하다. 이와 같은 실정에서 뵈뉘오와 무로가 함께 펴낸 이 책의 중요성은 재언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이제까지 한국의 불문학도들은 주로 랑글루와와 마레이유가 지은「문학연구문헌안내Guide bibliographigue des etudes litteraires」를 많이 이용하였다. 그러나 이 책은 분량이 2백4페이지밖에 안되어서 소개된 도서의 양이 별로 많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에 새로 나온 뵈뉘오의 것은 5백여 페이지의 분량을 담고 있어서 좀더 나은 문헌정보를 우리에게 제시해주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 책은 각 문학장르별, 또는 시대별의 주요 개론서를 소개한 것 이외에도, 문학연구 정기간행물을 자세히 실음으로써 이 방면의 문헌정보를 대량으로 제시해주고 있다. 또 문학연구 가운데 여러 평론서들을 그 유파와 계보에 따라 소개한 것도 이 책의 특징중 하나이다. 특히 문학유파 그 가운데에서는 심리분석쪽의 참고문헌들이 풍부히 소개되어져 있으며, 그들 책 하나 하나에 마다 그 내용과 사용처를 암시하는 간략한 소개의 글들이 곁들여져 있어서, 독자들이 이 책을 더욱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해준다. 그러나 어느 의미에서 볼 때, 너무 심리분석적 접근법의 책을 과도히 소개함으로써 다소 균형을 잃은 감도 없지 않다. 그리고 문학연구 정기간행물의 소개 가운데에는 발행지가 어디인지를 명시하지 않은 채 소개된 것도 있다. 예컨대 1백35페이지의 「까이에 트리스탕 레르미트Cahiers Tristan, L'Hermite」의 경우는 그 발행지가 어디인지를 밝히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몇 가지의 결점들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많은 문학연구가, 특히 초보자들에게 큰 도움을 줄 것이다. 주제별, 작가별, 연구가별의 색인도 이 책의 효용도를 더욱 높일 것이다. 최근에 나온 문학연구참고 도서록 가운데서 가장 완벽에 가까운 책인 것으로 보여진다.

(Beugnot et Moureau, Manuel bibliogragraphique des etudes littleraires, Coll, Nathan Universite, Nathan,

■그래픽 디자인의 그리도 시스팀

-요제프 뮐러 브록크만 저

그리드 시스팀 Grid systems이란 그리드면을 이용해서 디자인을 조절하는 시스팀을 말한다. 이 그리드 시스팀은 그 기원을 1920년대에 두고 있는데 이 시기는 엄격한 원리 원칙에 기초를 둔 인쇄, 그래픽 디자인, 그리고 사진분야에서 실재적이고 기능적인 디자인이 유럽에서 주류를 이루던 때이다. 사실 그리드 시스팀은 제2차 세계대전 후 스위스에서 처음 개발되어 응용되었다.

저자는 앞서 다른 책자에서 그리드 시스팀에 관한 간략한 언급을 한 바 있는데 이번 저서에서는 전문 디자이너뿐만 아니라 학생들에게 디자인의 개념, 조직에 관한 영상문제를 좀 더 쉽게 해결할 수 있도록 그리드 시스팀의 기능, 구조, 사용에 대해 포괄적으로 안내하고 있다. 모든 종류의 실제적인 문제를 위해서 그리드의 형태에 관한 많은 예를 보여주고 있으며 입체디자인 분야에 있어 그리드에 관한 내용도 싣고 있다.

이 책이 더 깊은 연구를 위해 권해지는 이유는 내용을 잘 이해하고, 정확하게 적용하기만 한다면 그리드 시스팀 이 디자인 분야에 있어 좀 더 기능적이고 논리적이며 미학적인 방향으로 이끌 것이기 때문이다.

(Josef Muller Brockmann, Grid systems in Graphic Design, Arthur Niggli AG, Niedertufen, Switzerland, 176p)

■메리메논

-프레스띠에 저

프로스페 메리메는 흔히 얘기되듯이 낭만주의적 사실작가이다. 이와 같이 모순된 이름으로 그가 불리우게 되는데는, 그의 스페인을 즐겨 소설의 소재로 삼는 이국취미와 억제된 표현, 세부적 묘사에 치중했던 문장의 엄격성 때문일 것이다.

즉 사실추구의 정신과 낭만주의 취미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이 책에서 저자인 프레스띠에는 내용과 형식이라는 문학의 이원적 접근법에 의해 메리메의 문학을 이해하려든다. 즉 낭만적인 내용으로서의 이국취미와 사실성 추구의 형식으로서의 문제라는 두 개의 부조화된 측면을 각각 따로 나누어 접근하려한다. 그리고 이를 연결해 주는 메리메 예술의 촉매제로서 그는 메리메의 내면의 깊숙이 버티고 있는 감정의 문제를 제기한다. 즉 메리메는 풍부한 감수성을 엄격한 언어의 형식에 제어 받도록 함으로써 밀도있는 예술을 생산해낼 수 있었다고 저자는 보는 것이다. 또 메리메의 생애를 자세히 추적함으로써 작가를 이해하려는데, 너무 지엽적 사실을 열거함으로써 어느 의미에서는 비문학적 문학의적 사실에 의지하여 작품을 이해하려드는 기미마저 보인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보아 근래에 나온 메리메 연구서중 가장 주목할 만한 책으로 평가될 수 있다고 본다. 특히 그의 정치적 행위를 추적하여 이를 문학행위의 연장으로 본 시도는 다소 무리가 있긴 하나 매우 독창적이다.

(Jean Frenustie, Prosper Merimee, Hachette Litterature, Paris, 1982, 287p)

■인형과 가면

-앨버트 뵉콜트 저

이 책은 1979년「가면과 인형Masques et Marottes」이라는 제목 하에 불어 판으로 출판된 것을 루이자 비이 헬러거즈Louisa B. Hellergers가 영역하여 이번 판으로 나오게 된 것이다.

이 책의 내용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는데, 첫째는 극에 쓰이는 가면을 도안하고 만드는 기술, 둘째 부분은 인형극에 필요한, 손으로 조종하는 인형을 만드는 기술에 관한 것이다. 그러므로 이 책의 성격은 극에서의 인형이나 가면의 연출법보다는 손으로 실제 제작하는 기술을 논한 안내서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사진과 작도를 예로 들어 설명하고 있고, 이 기술에 처음 접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초보적인 작업에 관한 많은 사진들을 제시하고 있다. 본문은 극도로 제한되어 있고, 첫눈에 얼핏 봐서 복잡해 보이는 가면 부품 작도들에 대한 설명에 치중했다. 저자의 일차적인 의도는 가면에 있어 기본이라 할 수 있는 균형잡힌 머리의 정확한 제작인데 이를 설명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들여 수학의 기하학적인 용어를 사용했다.

초보자가 인형을 가장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마 손과 막대 종류일 것이다. 이 부분에서 저자는 하나의 역할을 맡은 인형이 무대 위에 붙어 다니기 위해서 그 인형에게 어떤 어깨와 엉덩이 그리고 다리를 부여해야 하는가를 말한다. 그리고 그 작업이 끝나면 그 다음에는 어떤 옷을 입혀야 하는지 상세하게 검토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는 것은 인형들의 역할이 그들의 독특한 개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전제하에 제작에 있어 기지가 풍부하고 사실적이며 상상력이 풍부한 아이디어를 사용하는데 있다.

(Albert Boekholt, Puperts and Masks, Blandford Press.)

■렝보와 하느님 사이에서의 베를렌느

-자크 로비세 저

렝보와 베를렌느의 사이가 동성애적 관계였다는 사실은 너무나도 잘 알려진 문학사상 에피소드이다.

서로 헤어지기를 주장했던 렝보에게 베를렌느가 권총을 쏘았던 사실하나만으로도 두 사람의 관계가 어떠했나를 여실히 알 수 있다. 그러나 문학연구가들이 알고자하는 바는 에피소드적 차원의 것이 아니다.

그래서 쟈크 로비세는 베를렌느가 렝보와 헤어진 후 신에게로 귀의하여 시를 쓰게된 동기를 그의 작품「말없는 로망스 Romances sansparoles」와 「예지 Sagess」등을 통해 찾아보려 한다. 또 이들 작품을 통해 인간대 인간의 수평적 관계와 신대 인간이라는 종속적 관계에서 시인은 신의 전령으로서 어떤 존재로 위치해야 할 것으로 베를렌느가 생각했는지도 알아보려 한다. 인간대 인간으로서의 대등한 사랑에 실패했을 때, 신의 틀림없는 사랑으로 복귀하려는 것이 인간들의 일반적인 마음이며, 이 마음을 불러일으키는 자만이 진정한 시인이며 바로 신의 전령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베를렌느의 시인관이었던 것으로 저자는 보고 있다. 특히 시 한편 한편 마다 그 생성에 대하여 매우 고증적인 주를 붙여놓음으로써 저자는 실증적 입장에서 작품에 접근하려는 태도도 보이고 있는데, 가르니에Garnier 출판사에서 이미 간행된「베를렌느 시집Oeuvers pretiques」에서 저자가 확립해 놓은 주들을 함께 보면서 이 책을 읽을 때, 더욱 효과적인 것이다.

(Jacques Robichez, Verlaineetre Rimbaut et Dieu, S.E.D.E.S. Pais, 1982. 207p)

■오스카 와일드

-로버트 케이 밀러 저

1895년 영국의 극작가이자 시인인 오스카 와일드 Oscar Wilde에 대한 거센 반발이 세계 도처에서 몰아쳤다. 그에 대한 재판이 열리기도 전에 그는 벌써 여론에 의해 유죄 선고를 받았다. 그 당시 런던에 그 사건과 동시에 출판된 그의 희곡 두 작품 「이상적인 남편 An Ideal Husband」, 「거짓에서 나온 성실The Importance of Being Earnest」이 회수 되었고, 그의 작품들은 책판매 서가에서 치워졌다.

힘든 끝에 유죄로 2년 산고를 받았을 때 오스카 와일드는 파산하고, 신용을 잃고 좌절한 사람이 되었다.

와일드의 일시적인 명성과 그의 비극적인 파멸에 관한 스토리는 여러 다각적인 관점에서 수차 얘기되어 왔다. 그의 그런 커다란 과오와 소문남 비행에도 불구하고 그는 여전히 쓰여질 만한 가치고 있는 사람이자 예술가이다. 사실 백년 동안에 생존했던 어느 다른 문학인들보다 와일드에 관해서 더 많은 연구가 행해졌을 것이다. 그를 찬미했던 사람들, 그에게서 불쾌한 일을 겪었던 사람들, 또는 그를 싫어했던 사람들에 의해서 쓰여진 그에 관한 책들은 수로 셀 수 없을 정도이다.

이 책은 모두 7장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와일드의 지지자인 저자 밀러는 첫째 장에서 와일드의 전기적인 고찰을 소개하고 있다. 즉 기본적인 사실들과 사건, 와일드의 생애 변천과정 등이 그의 독창성을 간파하는데 도움이 되는 한도 내에서 다루어졌다. 2장은 소설「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The Picture of Dorian Gray」에 관한 분석을 내용으로 하고 3,4장은 와일드의 희곡 역작들에 대한 논고이고, 5장에서는 그의 동화작품에 대해 깊이 파고 들었다. 6장의 내용은 감상록「옥중기De Profundis」에 대한 비평과, 시집 「리딩 감옥의 노래 The Ballad of Reading Gaol」에 대한 열정적인 찬미를 담고 있다. 마지막 7장은 그의 수필들을 냉정하게 검토하면서 탐미주의자이자 작가인 와일드에 대한 최종 평가로 끝맺고 있다. 이 책이 내포하고 있는 내용의 대부분은 의도한 바대로 보통 독자층의 흥미를 끌 것이다. 일시적으로 와일드의 기지라든가, 그의 작품에 대해 알고 있었던 사람들일지라도 이 책 속의 그에 대한 고찰, 비평 등에 더욱 흥미를 느끼게 될 것이다. 그러한 흥미를 느낄 만한 한 가지 예를 들면, 저자인 밀러는 모든 와일드 비평가들에게「(옥중기)는 전성기의 와일드작품을 특징짓는 예술적 기교의 수준에는 결코 다다르지 못한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밀러는 와일드의 희곡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데, 살아있는 당시 와일드는 그의 희곡「베라Vera」와「파두아 공작부인 The Duchess of Padua」이 런던을 황홀하게 만들기를 바랐었다. 그러나 그의 뜻대로 되지 않자 와일드는 그 두 편의 희곡이 자기에게는 가치가 없는 작품이라고 부득이 논평하지 않을 수 없었다. 현 시점에서 밀러는「(베라)와(파두아 공작부인)을 이름없이 되어 버렸다」라고 주를 달고서, 「<원더미어부인의 부채 Lady Windermer's Fan>, <대수롭지 않은 여인 A Woman of No Importancd>이 세 희곡은 1차원적인 성격의 인물들로 짜여진 바보스럽고 감상적인 구성을 취하고 있다. 이 중<이상적인 남편>만이 훌륭한 연극이 되고자 하는데 근접한 편이다」라고 했다. 「살로메 Salome 」에 대해선 한번 언급하고는 작품에 대한 검토는 다루지 않았다.

저자는 이 책을 쓰면서 와일드에 대해 애써 사심없이 공평하려고 했기 때문에 오히려 너무 빈번하게 혹평한 감이 적지 않다. 한편으로는 짐짓 객관적이려고 한 반면에 와일드를 깎아 내리려는 쪽에 가깝게 보이고자 한 부분도 없지 않다. 이러한 요인이 결점이 돼서 이 책의 어조는 일정치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밀러는 와일드의 마지막 희곡인「거짓에서 나온 성실」을 매우 칭찬하면서「영어로 쓰여진 가장 뛰어난 희극 중의 하나」라고 명칭을 붙이고 있다.

이 책의 본문이 와일드의 생애에 관해 암시하는 바는 그의 삶이 철저한 희비극이었다는 점이다. 와일드는 전에 말하기를「자기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은 인생을 통해 진행되는 이야기에 있어 발단이 된다」라고 했다. 어쩌면 와일드가 자신의 시, 소설, 희곡작품들과 함께 자신의 깊이 사랑했기 때문에 자신이 지자, 멋쟁이, 혹은 희생자 그리고 순교자로 분했던 극의 성격 그 자체를 자신의 삶으로 떠맡았던 것이다. 그러므로 절정기의 와일드의 삶과 최후의 비극적인 상황에서의 삶을 알고, 또한 그의 결점이 좀 더 이해됐을 때 프랭크 해리스 Frank Harris가 와일드에 관해 다음과 같이 요약해서 한 말은 와일드에 대한 아주 적절한 표현이다.

「오스카 와일드에게 있어 가장 훌륭한 극작품은 바로 그 자신의 삶이었다. 그것은 5막의 비극으로 와일드 자신은 그 작품의 가장 열렬한 관객이었다」.

(Rovert K.Miller, Oscar Wilde, New York, 1982)

■베토벤 음악의 즐거움

-올리비에 르보 달론느 저

베토벤에 대한 저서는 수없이 많이 나왔다. 그러나 저자인 달론느는 베토벤의 음악이 내포한 이중성을 밝힘으로써 그의 책이 범속한 소개서에 그치지 않음을 증명해주고 있다. 즉 저자는 베토벤을 관습타파적인 투사로서의 면모와 즉흥적 천재성의 발휘자라는 예술가로서의 면모를 함께 지닌 예술가로 보고, 이 이중성이 어떻게 서로 조화되어 베토벤 예술의 꽃을 피웠나를 탐구하고 있다. 특히 투사로서의 면모에서는 천재에게 결핍되기 쉬운 끈기를, 그리고 영감의 예술가로서의 면모에서는「사실성」에 바탕을 둔 상상세계의 구현을 성취한 자가 베토벤이며, 바로 이점이 그의 예술적 특징인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특히 칸딘스키Kandinsky, 폴 클레 Paul Klee, 존 케이지 John Cage등의 예술과 비교하여 상호 유사점을 보여준 것은 베토벤 연구의 새로운 시도라고 할 수 있다.

또 이른바 집단예술심리적, 사회심리적 입장에서의 베토벤 예술의 속성을 찾기 위해 18세기의 비엔나와 음악환경에 대하여 예리하게 추적한 것 역시 높이 평가할 만하다.

그러나 사회심리적 입장에서의 베토벤 연구는 너무 새로움을 찾기 위한 과도한 의욕 끝에 베토벤 음악의 소박한 즐거움을 우리에게 제시해 주는 대신 현학적 용어들로 방해한 느낌마저 준다. 아마도 저자는 이를 의식하여, 책의 제명에 즐거움이라는 말을 썼는지 모른다.

그러나 책의 제명이 주는 인상과는 달리 무척 아카데믹한 분위기가 이 책에는 감도는데, 이는 바로 이 책의 장점이자 단점이기도 하다. 여하튼 우리는 이 책을 통하여 베토벤에게 좀더 가까이 갈 수 있고 그의 음악의 가장 신선하고 독창적인 곳이 어디인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Revault D'Allonnes, Olivier, Plaisir a Beethoven, Bourgois, Paris, 1982. 252p)

■비균형의 발레

-고든 슈잔느 저

책의 제명을 볼 때, 우리는 저자가 이 책에서 균형미를 최고의 목표로 생각하는 전통적인 발레에 대향하여 새로운 발레 이론을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오해하기 쉽다. 그러나 사실은 발레 미학에 대하여 쓴 것이 아니라 오늘날의 발레계의 현실을 파헤쳐, 발레계가 극히 비정상적으로, 즉 비균형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말하기 위해 이 같은 제명을 붙인 것이다. 그러므로 이 책은 오늘날의 발레계, 특히 미국 발레계가 안고 있는 일그러진 면을 무대 깊숙이 들어가 파헤쳐 낸 일종의 르포르타쥬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뒤에는 무대 지휘자와 발레 단 경영자의 말 한마디에 부당하게도 복종해야한다는 무용수의 지친 모습이 있다고 말하고 무용인의 개인적인 창의력이나 자연스런 율동미가 모두 이들 발레계의 난폭자들에 의해 무시되고 억압되어지고 있다고 고발한다. 저자인 슈잔느는 발레계의 이면을 자세히 파헤치기 위해 수많은 발레 입문생들과 기성발레리나, 그리고 안무가와 발레 교사들을 만나 보았다. 그리고 그 결과로 알아낸 것은 이미 부분적으로는 매우 잘 드러난 사실이지만, 형편없는 급료와 욕설, 무기력, 개인적 창의력의 억압 등이 난무한다는 거라고 말하고 있다. 저자는 이리하여 참다운 무용수가 되기 위해서는 이러한 부당한 현실들과 싸울 것을 권고하고 있다. 특히 바리쉬니코프의 아메리칸 발레 디어터 American Ballet Theater, 발란신의 뉴욕 시티발레 New York City Ballet , 스쿨어브 아메리칸 발레 School of American Ballet 등의 내면을 샅샅이 살피고, 어느 의미에서는 이들 유명 발레단들이 가장 고질적인 악습에 젖어있다고 힐란하고 있다. 이곳이야말로 생계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급료로 해서 대부분의 무용수들이 거의 기아선상에 있으며 모욕적인 욕설이 난무하고 있는 곳이 바로 이들 유명발레단 안에서라고 고발하고 있다. 저자는 욕설이 가장 심할 때는 공연중이라고 밝히고 있는데, 공연중의 욕설은 모욕을 위한 욕설과는 달리 분발을 촉진하는 선의의 것이라고 하더라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마치 서커스 단원 사이에서의 욕설과 다를 바 없다고 폭로하고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저자의 힐란은 근본적으로 발레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오는 충고적 성격의 고발로 보아야 할 것이다.

(Gordon Suzanne, Off balance: the real world of ballet, Pantheon, Galley May , 1983. 256 p)

■브라암스

-로버트 파스칼 저

이 책은 브라암스(1833-1897)탄생 1백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사업의 하나로 계획된 것으로 브라암스의 생애와 작품에 대한 연구를 수집하여 구성한 전기적이며 기록적, 분석적 논고이다. 저명한 학자들에 의해 브라암스의 예술세계, 합창곡과 모차르트에 대해 가졌던 그의 관심, 그의 음악을 편집하는데 따르는 어려움, 그리고 교향곡 작품 등이 논의되고 있으며, 관현악곡「비극적 서곡 Tragic Overture」,「제4교향곡 Fourth Symphony」, 피아노곡「환상곡집 Fantasien Op. 116」그리고 가곡, 「지나간다 Voruber op, 58 No.7」와 「4개의 엄숙한 노래 Vierernste Gesange Op. 121」등이 자세히 검토되어 있다.

(Robert Pascall, Brahms, Cambridge University Press, 1983, 232 p)

■프랑스의 성사극, 베즈로부터 코르네이유까지

-스트리트 저

프랑스의 연극전통 가운데 큰 근원의 하나는 뭐니뭐니 해도 교회에서 또는 신자들에 의해서 공연되었던 성사극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주로 교회의 앞뜰에서 예수나 성자들의 기적과 헌신적 순교행위를 주제로 행해졌던 성사극은 중세에 가장 많이 공연되었으며 1950년경, 즉 고전주의 연극이 성행할 당시까지도 도처에서 자주 목격 되었었다. 그러므로 프랑스의 성사극은 그 장기간에 걸친 공연으로 하여 프랑스극 전반에 대하여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 저자인 스트리트는 프랑스의 성사극 1백편을 분석하여, 성사극의 특징들을 요약하고 이들 연극의 특징들이 성사극 이후의 바로크 극이나 고전주의 극에 어떤 형태로 내포되어 오늘날의 현대극에까지도 그 영향이 미치나를 보여주고 있다. 저자는 성사극의 특징들이 가장 잘 적용되어 개화된 것이 코르네이유의「폴리왹트 Polyecte」라고 말하고 있는데, 이는 고전주의극의 소극 farce보다는 성사극에서 더 영향을 받았음을 암시한다.

그러나 저자는 성사극의 장엄미와 비극 미를 너무 강조한 나머지 프랑스의 고전주의 본질적으로 희랍전통, 즉 아리스토텔레스의「시학」에 근거함을 애써 면하려는 입장에 빠지기도 한다. 즉 성사극의 몇 가지 특징들에 대한 과장적인 해석이 보인다는 말이다. 코르네이유극의 비극이나 정엄미는 비단 성사극뿐만이 아니라 희랍극의 그것과도 통함을 외면하고 있다. 차라리 성사극의 전통은 고전극 쪽에서 보다도 오늘날의 공동창작극, 또는 무대와 객석의 구별이 없는 축제극에서 더 눈에 띄는 것으로 보고, 이같은 관점에서 성사극을 조명했더라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있다. 그러나 성사극의 중요성을 역한데에 이 책의 가장 큰 의의가 있다고 보고, 저자의 의도를 높이 평가한다.

(J. S. Street, French Sacred Drama from Beze to Corneille, Cambridge University press, Cabridge, 1983. 328p)

■튜니지아의 작가들

-바까르와 가르마디 공저

오늘날 제3세계에서의 아랍국들의 영향력은 경제면에서 뿐만 아니라 정치,. 문화 등 다방면에서 걸쳐서 매우 크다. 그리고 이들 주도하는 것은 이집트와 사우디 아라비아, 알제리, 시리아 등의 나라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기에 튜니지아의 문학을 얘기할 때, 사람들은 앞에 열거한 나라들에 비해 그 중요성이 적은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우리는 이와 같은 견해는 투쟁적이고 참여적인 문학만을 얘기할 때만 통하는 얘기이고 순수한 심미적 문학을 말할 때는 튜니지아를 일급의 문학국으로 꼽아야 한다는 사실을 알아야할 것이다. 튜니지아는 프랑스의 식민지였고 독립후인 지금까지도 프랑스의 영향을 강하게 받는 이른바 우익의 나라이다. 따라서 이 나라에서의 문학활동은 참여문학적인 면보다는 오히려 심미적 정서세계를 그린 것이 많이 보이며, 특히 순수한 아랍적 전통미에다가 유럽의 심미안이 혼합된 것 같은 독특한 혼혈적 아랍문학의 작품들이 우리의 눈을 끌고 있다. 물론 튜니지아에서도 반억압투쟁이나 평등주의를 부르짖는 참여문학이 없는 것은 아니나, 이 나라의 중용주의적 국민성은 정서적 세계를 그리는 작가를 더 많이 배출하고 있다는 얘기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바까르와 가르마디가 1920년대 이후의 대표적인 튜니지아 작가들을 그들의 작품과 함께 소개한 것은 뜻있는 시도이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아랍인의 정치적 목소리가 아닌 문학적 목소리가 어떠한 것인가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유럽소설의 현대적인 기법이 아랍의 문학작품에 어떻게 수용되었나를 볼 수 있기에 이 책의 발간의의는 크다.

역시 2백32페이지로 한 나라의 현대문학 전반을 소개하기란 무리한일인 것 같다.

(Baccar et Garmadi, Ecrivains de Tunise, Coll Bibliothequearabe, Sindbad, Paris. 19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