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2/청소년과 문예작품

청소년의식의 현실




유진(劉璡) / 유네스코청소년 지도교수

Ⅰ. 序 論

<청소년의 존재> 청소년이란 청년과 소년의 합성어이다.

청소년은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전환기(Transitional stage)에 놓여 있는 존재들이다.

육체적으론 이 시기에 신체적 제반 특징과 생리적 변화가 나타나고 정신적 측면에서도 급격한 정서적 성격적인 발달의 변화가 일어나서 자기정체에 대한 위기(Self-identity crisis)를 느끼게 되거나, 좌절이나 갈등을 쉽게 갖는 청소년기라는 특유의 시기를 겪게 된다.

<오늘의 청소년들> 사회발전과 산업화에 따른 빠른 사회변동으로 인하여, 청소년이란 새로운 연령계층이 생겨나게 되었고 사회구조 속에서도 중요한 연령세력으로 등장하게 되었다.

특히, 산업화, 기술화, 도시화 그리고 교육의 보편화로 특징 지워지는 오늘의 현대사회 속에서, 단지 전근대사회 속에서 파악되던 연령층으로서의 청소년이 아니라 급속히 변전, 발전 되어가는 현대사회의 복잡한 구조와 상황 속에 탄생된 "새로운 種"(A new species)이라고 볼 수 있다.

이는 오늘의 문명사회가 만들어 낸 사회, 심리, 문화적 집단의 성격으로 파악해 볼 수도 있다.

<청소년의 위기와 사회의 위기> 유네스코가 펴낸 「Partner With Youth」(1965)엔 청소년문제를 다음과 같이 지적하고 있다.

오늘의 청소년들은 환경에 상응할 능력이 결여되어 있고, 나아가서 청소년들 자신들의 불확실한 미래에 대하여 불안해하고 있다. 따라서 그들은 그들이 처한 사회나 사회구조에 대하여 반발, 혹은 반항한다.

그러므로 흔히 말하는 청소년의 위기(Crisis of Youth)라고 하지만, 실은 이 위기의 근원은 청소년들 자신들에게서 나온 것이라기 보다는, 청소년이 살고 있는 그 사회의 위기(Crisis of Society)라고 보는 견해다.

여기서는 청소년을 중요하게 다루려는 것은 그들의 신체적, 심리적 발달과제를 밝히려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처해 있는 가정, 학교, 사회 속에서 어떠한 상황에 놓여 있으며, 아울러서 이들의 의식구조 형성과 욕구들 그리고 갈등의 여러 문제를 파악해 보려는 데 있다.

종래의 통계에 의한 분석이나 질문지에 의한 자료보다는, 오늘을 사는 한국 청소년들의 발언이나 표현언어를 통하여 그들의 행동유형, 사고·의식구조를 파악해 보고자 한다.

Ⅱ. 청소년들의 처한 실상과 문제

<청소년 문제의 시각> 산업화, 도시화, 현대화에 따른 사회구조와 가치체계의 급격한 변화에 대하여 기성세대 자신들도 불안을 느끼고 있고, 자기정체의 위협을 경험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청소년은 탄생하면서부터 사회화과정을 시작한다.

청소년들이 사회화고정에서 실제적인 지식도 습득하지만, 아울러서 어떤 행동이 좋고 나쁜가를 선택, 판단하는 태도나 의식, 나아가서 가치학습도 받게 된다.

청소년들은 그들의 가치와 태도에 대한 학습을 학교, 가정, 사회 속에서 배우게 됨으로 불가분하게 기성세대들에게 많은 영향을 받기 마련이다.

사실, 오늘날 한국의 청소년들은 십수년전의 청소년보다는 문화적 연륜(Cultural age)아 낮아지고 있고 정서적으로도 遲刻成人(Emotional retarded adult)으로 커가고 있고 과거의 청소년보다 결핍문화(Scarcity culture)를 모르고 성장하고 있다.

오늘날 청소년들이 가지는 가장 특이한 사항이 바로 청소년기의 연장이라는 점이다.

더구나 현대사화가 지닌 비합리적인 개인주의(Irrational personalism) 풍조가 청소년들로 하여금 반문화의 주류를 형성케 하며, 청소년문제를 보다 가중화시켜 가고 있다.

<청소년문제의 특성> 이제는 부모의 약값이나 자신의 등록금 마련을 위해 남의 생명에 흉기를 들이대는 것이 아니라, 남과의 인생을 비교하여 상대적 빈곤(Relative Dificit)이나, 즉물적인 쾌락을 위한 지극히 단순한 목적을 위하여 자신의 불안, 갈등문제를 해결하거나 벗어나고자 한다.

또 하나의 시각은 자신이 바라는 원망과 그것을 이루어야 하는 현실과의 격차에서 오는 의식의 갈등으로 사회규범이나 기성제도는 나와는 무관하다거나, 나하고는 다른 이질적인 것으로 비뚤게 투사(Projection)하는 경향이다.

현대사회의 갖가지 소외현상 속에서도 오늘의 청소년들은 과거와의 단절, 다가온 미래에 대한 확신도, 낙관도 없이 오직 오늘만을 생각하고, 경험하려 하기 때문에 환상을 현실도피의 수단으로 삼아 약물, 환각, 폭력 등이 증가되어 가고 있다.

이것은 전대의 청소년에 비하여 오늘을 사는 청소년들이 더 낳은 정신적인 긴장과 불안을 갖고 반항과 공격으로 현실을 隱匿하려는 성향이 바로 청소년들의 문제의식을 야기시키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Ⅲ. 청소년들의 욕구와 기대

<일반적 특성> 오늘의 한국 청소년들의 일반적인 특성을 많은 연구서와 조사서를 참조, 요약해 보면

① 오늘의 청소년들은 생각과 태도가 상당히 현실적이고 실제적이다.

② 태도가 비교적 밝다.

③ 자기 주장이 명확하다. .

④ 대이성(對異性)관계 자연스럽다.

⑤ 반면에 안정감이 없고 정신적인 깊이가 결여되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다른 보고서에서는,

① 신체적인 측면에서 보면 성격향상에 비하여 체력이 상당히 강화되었고

② 지적인 면에서 사고력, 창조력이 저하되었고

③ 인격적인 측면에서 주체성이 약하고, 과민하고 욕구가 비대하다고 볼 수 있다.

④ 특히 어떤 자극만 있으면 앞뒤를 가리지 않고 즉각 반응하는 성향, 즉 역발성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여기서 오늘의 한국 청소년들의 발언을 통하여 그들의 표면화된 의식의 근저에 숨어있는 의미와 이유를 살펴보고자 한다.

<청소년들의 발언들> "공부란 무엇인가? 소위 지식이고 실력이란 것은 무엇 때문에 필요한가? 명예와 출세인가? 차라리 무식해도 서로 믿고 거짓 없고 의리 있는 사람의 생활이 보다 값지지 않을까?"

(고 2, 남학생)

"어떤 것이 좋은 인생인가 ? 부모님은 나더러 열심히 공부하라고 그런다. 그리고 주위의 성공담을 말씀하시는데 대부분은 가난하지만 열심히 노력해서 판사나 의사가 된 사람의 이야기다. 결국은 돈과 권력을 가져야만 훌륭한 인생길을 성공적으로 걸은 셈이다. 그렇다면 성공 못한 사람은 ? 가난하고 열심히 일했는데도 검사나 의사 못된 사람은? 정직하고 건실하고 부지런하라고 말씀하셨지만, 가끔 아버지의 이야기나 신문기사를 보면 그런 사람은 오히려 출세 못한 것 같다. 「적당히」하는 것이 판치는 세상인 것 같다."

(고 2, 남학생)

"우리는 어디를 가건, 안주할 곳이 없으므로 자연히 이리저리 몰려다닌다. 술, 담배는 물론 한다. 다방, 레스토랑, 디스코장 밖에 갈곳이 어디 있는가? 우리들 중에는 여자에 관한 것, 성에 관한 그림책 등을 보는 친구들이 많다. 우리도 어른이다. 호기심도 있고 또 그런 것을 해서 나쁜 것이 무엇인가? 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다면 무엇이 나쁜가?"

(재수생, 남)

"우리는 고전문학 클럽을 조직해 보았다. 그런데 그런 것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모르겠다. 학교 선생님은 고전문학, 고전음악을 즐겨야 한다고 말씀하시지만 우리에겐 오히려 생소하다. 그런 것을 즐길만한 시간과 즐길 곳이 없다. 어디서 고전음악을 감상하는가? 기타를 배워보려고 했는데 시간이 없어서 못했다. 서점에 가서 보면 우리가 읽어야 할 책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어른용 서적과 우리용 서적의 구분이 없다. 기껏 청소년용 책은 내용이 너무 시시하고 천편일률적이다."

(고 2, 여학생)

"나는 실력만으로 모든 것이 결정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나처럼 형편이 닿지 않아서 실력을 가질 수 없거나, 신체적으로 결함을 가진 사람에겐 억울한 처사이기 때문이다. 누구든지 자기하고 싶은대로 정정당당히 공평한 기회가 주어지고 서로 돕고 잘 사는 사람이 못 사는 사람을 도와주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앞으로 우리 사회는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다. 그러나 지금보다는 나을 것이라고 믿는다."

(근로청소년, 19세, 남)

"최근에 나는 회사에서 3박 4일로 어느 단체에서 하는 근로자 교육과정에 참가했었다. 회사에서 돈을 다 내주고 또 3박 4일도 일한 것으로 쳐주는 것인데 그 과정은 정말 좋았다. 거기에는 여러 저명인사, 교수님들도 오셔서 재미있고 유익한 이야기도 해 주셨고 명화나 꽃꽂이, 운동, 노래연습, 취미활동도 배웠다. 처음에는 또 무슨 일을 열심히 하라느니, 근검절약 하라느니 하는 골 때리는 이야기로 우리를 구워삶으려는 것은 아닌가 하고 의심도 했는데 그런 것은 전혀 언급 안하고 선생님들이 너희들 마음껏 이야기하고 너희 스스로 알아서 3박 4일을 만들어 가라고 했다. 우리는 생전 처음으로 각자의 생각과 의견을 털어놓을 수 있었다. 그것은 몇 권의 책 읽는 것보다도 내 생활의 귀중한 배움의 기회였다. 회사나 사회에서 이러한 프로그램을 우리에게 좀 더 제공해 주었으면 좋겠다."

(근로청소년, 18세, 여)

Ⅳ. 청소년들의 의식과 사회현상

<가치의식의 갈등적 요인> 최근 우리 사회에는 새로운 가치와 새로운 관심이 위에서 발언한 청소년들의 욕구와 기대들만큼이나 모든 생활양식 속에 급격한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이는 성인과 청소년관계 뿐만 아니라 집단과 집단, 역할과 역할의 차이에서도 볼 수 있다.

그래서 오늘의 청소년이 갖고 있는 가치의식의 갈등적 요인을 5가지 시각에서 상징적인 예화를 통해서 규명해 보고자 한다.

<농경과 산업세대간의 갈등> 오늘날 기성세대라고 불리우는 그들의 생애역사를 보면, 그들은 분명히 우리나라 농경세대의 마지막 세대들일 것이다.

한편 1980년대 오늘을 사는 청소년들은 1970년대 한국의 산업화를 처음 경험한 한국의 산업사회의 첫 세대가 될 것이다.

이 두 세대가 공존하고 있는 오늘의 한국사회 속에는 많은 문제가 노증되고 있다. 결핍 문화를 경험한 농경세대의 기성인들의 사고의식과 소비문화 속에서 풍요를 경험하고 살아온 오늘의 청소년 세대와의 의식구조와 가치관의 충돌은 큰 사회적 갈등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칼·만하임」이 지적하고 있는 「비 동시적인 것이 동시적인 공존」의 독특한 사회양상을 낳고 있고, 오늘의 청소년문제와 의식구조를 파악, 분석하려는 데 중요한 시각을 마련해 줄 것이다.

이상주(1978)는 가정은 민속적인 가치를 중요시하는데 비하여 시민적 가치의식을 가르치는 학교 교육 속에서 청소년들은 가치의식의 갈등이나, 부모는 아직도 검약과 절약의 생활덕목을 중요한 가치로 자녀들에게 교육시키고 있는데, 온 가족이 보는 매스컴, 특히 T.V 에선 매 프로그램마다 먹고, 마시고, 입고, 사라는 광고선전 즉 소비강조의 두 가지 가치 속에서 또 다른 갈등을 만나게 된다.

나아가서, 학교교육의 정직성과 사회의 허위성에 대한 비판의식의 문제와 형이나 기성세대가 항상 주장하는 도덕, 윤리성의 강조와 청소년들의 또래 집단(Peergroup)의 역설적 상황 속에서 한국의 청소년들은 고민과 갈등을 경험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성인문화와 양면성> 부모의 역할모형에 관한 「마가렛 미드」의 견해, 즉 선형성적(先形成的) 문화 (Prefigurative culture)와 후형성적(後形成的) 문화 (Postfigurative culture)의 두 가지 역할모형을 중심으로 보아도, 오늘날 부모들의 역할기능이 약화되고 있다.

특히 부모 자신들의 자녀교육 방침이나 기준이 불확실한 상태는 부모와 자녀간의 의식형성과 가치관 정립에 상당한 혼돈을 주게 된다.

그 한 예로

첫째, 청소년 지도에 대한 성인들의 양면성(ambivalance)의 문제다.

어른들은 항상 청소년들에게 전통적이고 도덕주의적인 가치를 중시하면서도 취업진로를 구실 삼아 물질적 성취 지향의 가치의식을 부추기는 양면성이 바로 청소년들의 의식형성에 갈등을 자극한다.

부모님 말씀 잘 듣고, 공부 잘하라고 하다가도 성적이 자기 바라는대로 가져오지 않으면 앞으로 무얼 해서 먹고살겠냐는 물질적인 가치를 내거는 두 개의 얼굴에서 청소년들은 당황하게 된다.

성적이 떨어지더라도 부정행위를 하지 말아야할 것이냐 아니면 부정직하더라도 성적만 좋게 만들 것인가 갈등은 심화되기 마련이다.

둘째는 청소년들에 대한 보상행위에 대한 성인들의 태도다.

종래의 정신적 보상체계에서 언제부터인가 물질적 보상체계로 전환 도착된 가치풍토에서 청소년들은 문제의 갈등을 겪고 있다.

<상대적 빈곤의 박탈감> 오늘날 같은 개방산업사회에서는 자기보다 나은 처지에 있는 사람과 부단히 비교하게 됨으로 그 어떤 피탈감, 즉 손해보는 것 같은 감정을 갖게 된다.

절대적 빈곤도 아니면서 심리적 빈곤으로 인한 상대적 빈곤감은 큰 사회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부연하면 청소년들의 의식형성에 있어서 상대적 격차가 크면 클수록 피탈감은 강해지고 원망격차 또한 커지기 마련이다. 이것은 높은 수준의 희구 때문에 상대적 결핍을 강하게 느끼는 것이다.

셋째는 오늘날 성인세대들은 그들의 자녀들의 사회, 경제적 지위향상을 바라는 욕구가 청소년의식에 강한 영향을 가하고 있다.

이것은 기성세대들의 자기보상심리에서 오는 압력과 관계성을 엿볼 수 있다. 청소년들에게 지위추구자(Status seeker)가 되라는 강력한 지위향상 욕구에서 오는 지나친 기대감이 청소년들에게 갈등을 야기 시킨다.

이는 이미 「에릭·프롬」이 지적한 시장지향적 인간형의 하나이다. 바로 물질적인 보장을 받기 위하여 청소년을 상품화, 도구화함으로서 청소년들의 의식형성에 중대한 영향을 주고 있다.

<수평·수직적 사회와 아노미> 「듈케하임」이 인간의 행동과 사고를 규제하고 인도하는 사회규범이 약화 내지는 와해되어 인간이 자율적으로 도덕적 비판을 내릴 수 없게 되거나, 욕구가 치솟아 현실과 욕구간에 격차가 심화되는 사태를 아노미(Anomie) 현상, 즉 무규범상태라고 했다.

인간행동의 변이한계를 규정하는 기대나 행동의 기준화된 양식이라고 본다면, 인간이 일정한 상황 속에서 무엇을 해야 되고, 해서는 안 된다는 기준(Should or not Should)이 규범이라면 우선 하나의 실예를 통하여 생각해 보고자 한다.

“어떤 교장선생님이 조회시간에 휴지는 먼저 본 사람이 주우라는 훈화를 한 퇴근길에 손님과 함께 교문을 나오다가 휴지를 발견하고 지나가던 학교 여학생에게 휴지를 주우라고 하니까, 학생 대답인즉, 교장선생님이 먼저 보셨으니 교장선생님께서 주우라”는 대답, 어느 쪽이 옳은지에 대한 판단이 정확치 못한 사회적 규범이 존재할 때 아노미 현상은 더욱 심화되어 간다.

두 번재 예화는 청소년들의 비행과 관련하여 생각해 보자(D. Matza와 G.Sykes의 중화기술이론을 인용)

예로, 청소년, 특히 학생집단 속에서 무단결석, 약물복용 등 장본인 이외에는 손해본 사람이 없다는 심리나 자기의 절도행위가 부정한 폭리상점에 대한 정당한 보복이라든가 하는 「타인에 대한 가해의 부정」으로 자기행위로 인하여 손해나 손상 입은 사람이 없다는 주장이나, 나를 죄인으로 취급하는 사람, 경찰이나 정치인들은 나보다 더 부패하다든가, 학교 교사들은 정실주의(情實主義)의 노예라든가 하는 「비난자에 대한 비난」의 심리상황 등은 사회규범과 현실상황 속에서 겪는 또 하나의 청소년 의식의 갈등이다.

<청소년과 반문화> 황성모의 견해는 1960년대 세계적으로 유명했던 청소년들의 반문화(Counter culture)에 관하여, 청소년들의 반문화에 대한 논쟁의 핵심은 전혀 연령적인 문제가 아니라 청소년들의 사회화 속에서 습득된 것의 대부분이 어른들에 의하여 만들어진 것이며 입는 것, 먹는 것, 생활방식, 소비습성, 문화내용까지 기성세대에 의하여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이러한 기성세대가 만들어 낸 문화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이면서도 생산과 분배의 과정에서 청소년들이 소외되어 있음을 발견하고는 기성세대와 또 다른 동일성을 현실에서 찾아보려는 시도로 보고 있다. 결국 청소년들에게 있어서는 세대간의 차이는 사회의 생산과 분배에 기본적인 문제의 복선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청소년의 사회적 역할과 성인들의 사회적 역할을 어떻게 조화하며 분화하는냐에 초점이 놓이게 된다는 것이다.

사회적 역할분화를 논의하지 않고는 도덕적, 교훈적 차원에서 아무리 논해도 문제의 해결은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청소년들의 문제를 논하려면 청소년이 전체사회 속에서 어떠한 위치에 있으며, 그 위치에 따라 어떠한 감정과 가치관을 갖고 있느냐부터 파악해야 한다.

마치 의학이 해부학부터 시작하듯이 오늘의 청소년들의 현실상황부터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상당히 많겠지만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려면 청소년들의 의식형성에 결정적 영향을 끼치는 가정, 학교, 사회(넓은 의미의 국가 포함)이 삼자간의 바른 역할과 유기적인 협력체계가 이루어져야 하며, 이를 다각적인 연구와 검토가 더욱 요구된다.

Ⅴ. 결론

청소년이라고 지칭되는 집단은 지역, 가정, 배경, 연령, 소속되어 있는 분야에 따라서 매우 다양한 생활양식과 의식을 지니고 있어 한마디로 청소년의식의 현실을 단어하기는 어렵다.

사실 같은 청소년집단 내에서도 완전한 의식이나 가치의 동질성이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그러면서도 청소년들은 때로는 사회규범이나 기존가치에 대하여 배타적이고 독자적인 태도나 의식을 갖는다. 이것은 기존문화나 규범, 가치를 전적으로 거부하고 파괴하며 그들만의 전혀 새로운 문화나 가치의식을 만들겠다는 시도가 아니라 그들 나름대로의 적응을 통하여 자기를 일치시키고 계발하자고 하는데서 파생되는 문제로 일단 보아야 한다.

오늘의 한국사회에서는 문화적 세대차라는 갈등현상이 심화도 되고 있고, 고교생, 재수생, 근로청소년들의 발언을 통해서 보았듯이 청소년간에, 그리고 청소년과 기성세대간의 공감대가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현실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어 있다.

한국청소년이 한국 속에서 한국인으로 사회화되어 가는 과정 속에서, 현실감각이 결여되었고, 미숙하고 지나친 이상주의적인 것으로만 간주되거나, 현실적응 속에서 보여지는 갈등, 실패, 혼란 등을 청소년들의 일탈행위로, 아니면 부정적으로만 평가되어서도 안 된다.

그들이 우리 사회의 가치, 문화, 생활양식 속에서 기성세대들이 원리원칙에 충실치 못하고, 수동적이고 소극적인 자세로 현실에 의존하는 태도나 의식에 대하여, 법칙과 규칙에 따라서 정정당당하게 일을 처리하고, 어떤 가치도 규칙도 실제로 보상이 되는 사회를 추구한다는 의식이 그 어느 때보다도 강해지고 있다는 것은 우리 모두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오르데가 이가셋」은 인간은 본성에 의하여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역사에 의하여 상당한 정도로 변화된다고 지적했다. 지금의 상황이나 가치관, 계획 특히 지금 이루어지고 잇는 교육에 의하여 미래의 인간상에 결정적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선택해야 될 문제가 있다.

미래의 세대인 오늘의 청소년들을 오늘날 우리가 설정해 놓은 인간상에다 맞출 것인가 아니면, 새 시대란 지금의 연장이 되어서도 안될 것이기에 따라서 미래의 인간상도 오늘의 인간상의 연장이 되어서도 안될 것이라면 우리는 새 시대의 인간상을 만들지 말아야 할 것인가 하는 문제다,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최대의 공헌은 새 시대의 주인인 오늘의 청소년들에게 자기 운명을 자기들 스스로가 결정하고, 스스로를 만들어 나갈 수 있는 자율훈련능력을 키워주고, 그런 기회와 교육적 터전을 마련해 주는 일일 것이다.

그렇기 위해서 오늘의 기성세대는 충분한 자기반성과 비판이 있어야 하며 청소년지도에 무거운 책임의식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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