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별기획 프로그램

한국의 기층문화를 총점검한다

서울시내 소극장 현황과 문제점




김성희

1. 한국의 소극장운동

소극장은 대극장 못지 않게 연극문화의 다양하고 깊이 있는 발전을 위해서는 꼭 필요한 존재이다. 흔히 소극장은 300석 이하의 연극공연장을 가리키는 것이 보편화되어 있다.

그러나 '소극장'이란 용어가 쓰여지게 된 것은 서구 현대연극의 시발이 되었던 앙뜨완느가 세운 <자유극장>(1887년)이후 부터이다. 당시 앙뜨완느는 350석의 소극장을 통해 기성연극의 상업주의에 반기를 들었고, 새로운 시대정신과 연극양식을 추구하는 실험을 기치로 내걸었다. 이러한 연극정신은 곧 유럽 전역에 퍼져나가 독일의 <자유무대>(1889), 영국의 <독립극장>(1891) 등을 창설시켰다. 유럽의 각국이나 미국의 경우, 1887년에서 1910년대 사이에 이르는 기간에 새로운 연극을 위한 추구와 실험이 성공적으로 전개되었던 것이다.

그러므로 소극장이란 용어는 두 가지 개념으로 생각되어지고 있다. 첫째는 모든 비상업주의적 아마추어 연극의 총칭으로 보는 것이고, 둘째는 현대연극에 있어서의 특정한 연극행위와 거기 따르는 제한된 연극양태를 가리키는 것이다.

이처럼 소극장이 출발하게 된 동기부터가 대중적이고 상업적인 대극장의 연극에 반대한 데 있었던 만큼 소극장은 그 근본정신이 연구와 실험, 그리고 반기성(反旣成)의 연극운동의 성격을 띤다고 할 수 있다.

우리 나라의 소극장 역시 서구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반상업주의를 표방하고 출발했다. 엄밀한 의미에서 소극장을 가지고 소극장운동을 펴게 되는 것은 1960년대에 이르러서이다. 그러나 비록 소극장을 가지진 못했지만 그 정신과 연극운동의 성격에 있어서 소극장주의를 제창하며 실천하고자 한 움직임은 바로 우리 신극과 궤를 같이 했다고 볼 수 있다.

1930년대에 대중적인 신파극에 대항하여 리얼리즘극을 수립하려 노력한 극예술연구회의 8년간의 활동은 신극 초창기의 대표적인 소극장운동이었다. 극예술연구회의 동인들은 서구의 소극장운동을 모델로 삼아 학생·지식층의 지지기반을 다지면서 대중의 연극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려 했다. 확실히 극연(劇硏)는 리얼리즘극을 우리 나라에 정착시키는 데는 큰 공로를 세웠지만, 당시 일제의 탄압과 대중의 인식부족, 또 극예술연구회 동인들의 능력부족 등의 요인 때문에 연구와 실험이라는 소극장운동의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해산된 셈이 되었다. 특히 극장을 가지지 못해서 공회당이나 부민관 같은 공연장을 전전하며 공연했기 때문에 그들의 연극은 중기에 이르면 소극장주의에서 대극장주의로 바뀌면서 점점 상업주의로 변모해 간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미국의 경우처럼 오프나 오프 오프에서 성공하여 브로드웨이 극장무대로 진출하는 경우와는 그 성격이 다른 것이다.

劇硏의 활동 이후부터 리얼리즘극이 우리 나라 연극의 주류를 이루게 되었고, 따라서 기성연극의 주류가 되자, 50년대 후반부터 60년대 초에는 반리얼리즘극을 표방한 소극장운동이 일어났다. 제작극회나 실험극장 등의 활동이 바로 그것이다.

1956년에 창단된 제작극회는 참된 현대극 양식의 정립을 내세우며 출범해서 소극장인 원각사 무대를 중심으로 공연활동을 펼쳤으며, 국립극장의 신협(新協)에 대항하여 반기성주의 연극을 의식적으로 벌였다.

우리 나라 최초의 본격적인 소극장은 1959년에 세워진 원각사이다. 이 원각사는 공보부에서 마련해준 극장으로, 당시 국립극장을 제외하고 서울에서 유일한 연극문화의 전당 구실을 하고 있었으나 1년만에 소실되고 말았다.

그러므로 우리 나라 연극은 신극의 출발에서부터 근래에 이르기까지 언제나 공연장의 부족으로 곤란을 겪고 있었고, 우리의 연극사 또한 공연장 확보 내지 마련을 위한 연극인들의 투쟁의 역사였다는 걸 직감할 수 있다. 새로운 연극을 위한 실험이나 연구를 할 만한 변변한 공연시설이나 연습장 하나 제대로 갖추고 있지 못하니 연극계에서 자주 거론되는 '천편일률적인 공연'이 고질화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1960년대에는 부조리 연극이 무대에 올려지는 등 반기성주의와 실험을 표방하는 소극장 운동을 극단실험극장, 민중극장, 산하, 자유극장 등의 창단과 공연활동을 계기로 활발해지긴 했으나, 여전히 연극 전용극장들을 제대로 갖추지 못해서 뚜렷한 행동양식을 가지지 못했고 지속적이지도 못했다. 이때 이용된 공연장소는 대극장으로 명동의 국립극장과 드라마 센터 무대, 소규모 공연장으로는 YMCA 강당, 설파다방, 한국일보 소강당, 반도호텔 다이너스티룸, 신문회관 강당 등이었다. 이와 같이 연극전용 공간이 아닌 공공장소나 문화시설을 임시로 빌려서 공연을 했으니, 이러한 공연시설의 여건은 1920, 30년대의 신극단체들인 극예술협회나 토월회, 극예술연구회의 사정에서 크게 나아진 점이 없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1969년에 자유극장이 마련한 살롱 극장인 카페 떼아뜨르는 원각사에 이어 두 번째로 설립된 소극장이고, 민간인에 의해서 설립된 소극장으로는 최초의 것이 된다. 이 카페 떼아뜨르는 연극을 조그만 다방 겸용의 무대에서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처음으로 제시했다는 점에서 기존의 자연주의 무대 일변도였던 무대공간 개념에 대한 혁신을 이루었다고 평가된다. 물론 카페의 조그만 무대는 공연장으로서의 여건에는 크게 미달되는 미흡한 무대였지만, 관객과의 친밀한 유대감 형성과 신인 양성이라는 소극장의 기능을 충실히 수행한 점에서 하나의 범례라 할 만하다. 그러나 이 카페 떼아뜨르도 그 동안 과중한 세금과 공연법 등의 압력에 시달리다가 개관 7년 만인 1975년에는 문을 닫고만 것이다.

그 뒤를 이어 에저또소극장, 실험소극장, 카페 파리, 창고극장, 중앙소극장, 공간사랑 등이 문을 열었고, 다양한 소극장 운동을 펼쳤다. 그러나 이들 소극장 중에서 지금까지 남아 있는 것은 실험소극장과 공간사랑 등이다.

이와 같이 자체 공연장을 가지고 새로운 연극운동을 펼쳐 보려는 연극인들의 의지와 열정으로 그 동안 많은 소극장들이 전혀 사회단체의 후원없이 문을 열었지만, 몇 년 버티지 못하고 문을 닫는 일이 되풀이된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점을 제시한다.

1970년대에 들어와 급격하게 양적으로 팽창한 연극공연은 필연적으로 공연장의 부족현상을 불러 일으켰고, 그 결과 소극장들이 산발적으로 생기기도 했다. 그러나 공연법, 소방법, 위생법 등의 규제법칙이 까다롭고 공연허가를 받아야만 공연을 할 수 있었기 때문에 소극장이 설립되기 힘들었으나, 공연법이 허가제에서 신고제로 바뀐 81년 이후부터는 소극장이 급격히 많이 세워졌다. 이는 소극장이 다양한 연극 실험의 산실이며, '연극교육장'으로서의 기능을 하고, 또 매너리즘에 빠진 연극 개혁의 역할을 담당한다는 점에서, 우리 나라에 연극문화가 꽃피고 대중속에 뿌리 내릴 것을 기대하게 된다.

그러므로 이 글에서는 본 조사가 행해진 1986년 1월말까지 서울에 있는 소극장들의 현황을 가능한 한 정확히 조사하여 그 실태를 밝히고, 하나의 자료로 삼고자 한다.

2. 서울의 소극장 현황

⼗소극장 개요

81년도에 있었던 공연법 개정 이후, 특히 85년엔 서울 및 지방에서 소극장들이 많이 개관하여, 우리 나라 연극사상 유례없는 소극장 시대를 열고 있다. 85년도 연극의 가장 특징적인 양상으로 '공연장의 확대'를 거론하고 있을 정도인 것이다.

이 글에서는 85년 12월말까지 서울에 위치하고 있는 소극장을 조사 대상으로 삼았고, 연극전용극장이 아니라 해도 연극을 틈틈이나마 하고 있는 소극장은 모두 대상으로 삼았다(대학극장은 제외함). 조사방법은 인터뷰에 의했다.

1986년 1월말 현재 서울 시내에는 24개의 소극장이 있다. 이는 1980년 12월말까지 11개의 소극장이 있었던 것에 비하면 2배로 늘어난 것이다. 이 가운데 창무춤터, 라인소극장을 제외하곤 대체로 연극전용극장이다.

86년 1월말 현재 서울에는 전통극·현대극을 공연할 수 있는 공연장으로 총 37개소가 있는데, 이중에 소극장이 24개소이므로 소극장이 서울의 전체 공연장 중 차지하는 비율은 67%에 이른다. 이중 주로 연극을 공연하는 옥내극장은 30개 정도이므로, 소극장이 차지하는 비율은 80%에 이른다.

그리고 <표1>에서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소극장들이 위치하고 있는 지역을 보면 신촌·서대문 지역에 소극장이 10개가 운집하고 있어 하나의 연극문화권을 형성하고 있다. 강남지역에도 4개의 소극장이 들어섬으로 해서, 대규모 주거단지면서도 문화의 불모지라고 불렸던 강남에 주부·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문화공간을 마련해 주고 있다.

특히 84, 85년도에 14개의 소극장이 개관했다는 것은 공연법 개정 이후 공연 허가제가 신고제로 바뀌게 되면서 소극장에 대한 규제조치가 완화된 데 기인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70년대 이후 급격히 늘어난 공연의 양적 팽창으로 필연적으로 요청되는 연극공연장의 확대요구에 부응한 것이라 볼 수 있다.

<표1> 소극장 연혁(1986년 1월말 현재)

소극장장

개관일자

대표자

소재지

비고

구립극장소극장

실험소극장

공간 사랑

엘칸토예술극장

민예소극장

건년방소극장

살롱떼아뜨르추

마당세실극장

문예회관소극장

말뚝이소극장

시민소극장

라인소극장

샘터파랑새극장

신선극장

산울림소극장

창무춤터

예공간 3&4

민중소극장

보물섬

크리스탈문화센터

왕과 시

현대예술극장

연우소극장

74.3.

75.9.

77.4.

78.7.

79.3.

80.3.

80.4.

81.1.

81.4.

82.5.

84.5.

84.5.

84.10.

84.10.

84.12.

85.3.3.

85.5.7.

85.10.3.

85.11.1.

85.11.9.

85.11.26.

85.12.1.

85.12.3.

문공부

김동훈

김수근

이윤영

구자홍

정구현

김재훈

임광수

문예진흥원

김득만

최유진

이재연

김재순

안선호

임영웅

윤덕경

홍진일

이근삼

강유영

심현우

김천필

최불암

오중우

중구 장충동

종로구 운니동

종로구 원서동

중구 명동

서대문구 대현동

중구 필동

중구 명동

중구 정동

종로구 동숭동

서대문구 대현동

강남구신사동

종로구 동숭동

서대문구 대현동

마포구 서교동

서대문구 대현동

강남구 역삼동

서대문구 충정로

강남구 방배본동

마포구 노고산동

성북구 동선동

강남구 압구정동

서대문구 창전동








연극회관 세실극장(76.5)에서 바뀜

84.5월엔 서강대 앞이었으나 85.8월에 신촌역부근으로 옮김.

팻션쇼 발표무대이나 극단에 대관도 함.

무용전용극장이나 극단에 대관도 함.

소극장 2개를 갖추고 있음.


⼗소극장의 설비현황

각 소극장의 설비현황은 다음과 같다.

국립극장 소극장

총면적 170평, 무대면적 60평으로 프로시니엄 무대이다. 객석 수는 1, 2층 합해서 454석으로 국내 소극장 중 가장 많은 관객을 수용할 수 있다. 조명실, 분장실, 음향실, 영사실, 효과실을 갖추고 있으며, 소품실은 대극장의 창고를 이용하고 있다.

조명시설은 주 조정탁으로 컴퓨터 기억장치(999장면), 3색 자동 교환조작반(무대 좌우 탑 조명기)과 조명회로연결반(150회로)이 있고, 조광기를 갖추고 있다. 총 용량이 225KW로, 국내 소극장 중 유일하게 컴퓨터 시스템을 갖추고 있고, 모든 공연예술 분야에 다목적으로 쓸 수 있는 설비를 갖추고 있다.

음향시설을 주 조정탁으로 입력 20채널, 고저음용 음질조정 변형장치, 각종 기기의 원격조정장치, 녹음기 암펙스(스테레오 1대, 모노 1대), 턴테이블 1대, 무선 마이크 2대, 음향지연장치 1대, ITV 칼라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대관을 주로 하는데, 대관료는 1일 기준으로 오전이 2만원, 오후 28,000원, 저녁이 35,000원이며, 공휴일·일요일은 평일보다 20% 가산액을 받는다.

실험소극장

총면적 58평, 무대면적 8평으로, 프로시니엄 무대이다, 분장실, 의상보관실이 있고 조명실은 효과실과 병용한다. 객석 수는 145석이다. 자체 극단인 '실험극장'을 가지고 있으며, 대관 할 경우 대관료로 1일 12만원을 받는다.

조명시설은 30KW 용량으로 조명기개가 40대 정도 있는데, 조명기재와 음향기기가 오래되어 낡았다. 공연장 등록을 받은 연극전용 소극장이다.

공간사랑

총면적 40평, 무대는 임의로 조절할 수 있어 일정한 면적이 없는 가변형 무대이다. 객석은 임의변형이 가능하고 120석 정도이다. 조명실·분장실·음향실·효과실·사무실을 갖추고 있으며, 공연에 관계된 인쇄물, 서적 등을 보관하고 있는, 창고를 갖추고 있다. 조명시설은 20KW로 기재 60대를 갖추고 있으나 구입한지 오래되어 구형이고 낡았다. 음향시설을 스피커로 알텍, JBL 대형, 그리고 매킨토시 앰프 등 최고의 설비를 하고 있다. 자체극단은 없고, 대관과 기획공연을 하고 있다. 대관료는 1일 2회 공연에는 9만원, 1회 공연일 때는 8만원을 받는다. 1주일 이하로 공연을 끝낼 때는 1일 10만원을 받는다.

연극뿐만 아니라 무대예술 전반에 걸쳐 극장을 개방하고 있고, 특히 전통예술분야와 무용, 시 낭독회 등에도 힘쓰고 있다.

기획공연일 경우 인쇄비와 대관료를 받지 않는다.

공연장 등록이 되어 있지 않고, 극장 자체 운영이 되지 않아 1년에 2천만원 정도 김수근 대표가 지원하고 있다.

엘칸토예술극장

총면적 140평, 무대면적 10평으로, 가변성 프로시니엄 무대이다. 객석은 152석과 보조석 50석 합해서 202석이다. 조명시설은 40KW로 조명기재 80여대를 갖추고 있어 거의 완벽한 편이나 낡았다. 음향시설은 빈약한 편이다. 기업의 간접 PR 및 이윤의 사회환원 목적으로 설립됐으나 엘칸토가 부담해주는 것은 임대료 정도이다. 84년까지는 일반 대관 해왔으나, 85년부터는 3개 극단(뿌리, 춘추, 부활)에 전속 대관하고 있다.

민예소극장

총면적 28평, 무대면적 15평 정도이고, 무대구조는 아레나 가변형이다. 객석은 스탠드식으로 120석이다. 조명시설은 30KW로 30여대의 기재를 갖추고 있으나 낡았다. 음향시설도 녹음기, 스피커 정도로 빈약하다. 극장운영은 자체극단으로 '민예극단'이 있고, 대관도 하는데 대관료는 1일 66,000원이다. 조명실·분장실·음향실을 방 하나로 겸하고 있고, 사무실이 있다. 공연장 등록이 된 소극장이며, 임대이다.

건넌방소극장

총면적은 25평, 무대면적은 8평으로, 가변형의 돌출 무대이다. 객석은 고정석 100석, 보조석 20석으로 총120석이다. 조명실, 분장실, 사무실을 갖추고 있다. 자체극단인 '투모루'를 가지고 있으며, 대관이나 기획공연은 하지 않는다. 소극장의 특성을 살릴 수 있는 연극만을 공연할 계획이다.

살롱 떼아뜨르 秋

총면적 60평, 무대면적 18평이며 객석은 130석이다. 소품실·의상보관실을 갖추고 있다. 자체극단인 '떼아뜨르 秋'가 있고, 일반 극단에 대관은 하지 않으나, 사은회, 동문회 등에 대여하며, 이때에는 식사비, 주류비 등만 받는다.

마당세실극장

총면적 145평, 무대면적 25평으로 프로시니엄 무대이다. 객석 수는 고정석 280석, 보조석 80석이다. 조명시설은 50KW로 기재 60대 정도를 갖추고 있으며, 음향시설은 보통 정도이다. 조명실·분장실·사무실을 갖추고 있다. 마당기획실의 기획공연과 자체극단 '우리극단 마당'의 공연만 하고 있고, 대관하지 않는다.

문예회관소극장

총면적 68평, 무대면적은 임의조절이다. 무대구조는 가변형이며, 객석 수는 200석으로 객석도 이동할 수 있다. 조명시설은 100KW로 기재를 100여대 갖추고 있으며, 대극장의 조명기재를 지원 받을 수 있다. 음향시설은 12채널로 되어 있고 알텍 스피커, 턴테이블 등 완벽하게 갖추고 있다. 특히 동시 통역기도 갖추고 있다. 대관료는 1일에 평일의 경우 오전 13,800원, 오후 18,400원, 야간 23,000원을 받는다. 공휴일이나 일요일은 평일보다 20% 가산액을 받는다. 기계실 및 조명실, 분장실, 음향실 및 효과실을 갖추고 있다.

말뚝이소극장

총면적 50평, 무대면적은 임의조절이며, 객석 수는 80∼100석(스탠드식)이다. 카페를 겸하고 있다. 조명기재는 20대 정도이고, 음향시설은 빈약한 편이다. 자체극단인 '푸른극단'의 공연만 하고 있고 대관은 하지 않는다.

시민소극장

총면적 40평에 무대면적은 임의조절이며, 가변형 무대이다. 객석 수는 80석이다. 자체극단인 '시민극장'을 가지고 있고, 대관은 하지 않는다. 조명시설은 10KW로 조명기재 20대 정도를 갖추고 있다. 음향은 生音을 쓰고 있다.

라인소극장

총면적 100평에, 무대는 15평 정도이나 임의조절도 가능하다. 객석 수는 200석이다. 분장실·음향실·조명실·사무실을 갖추고 있다. 조명시설은 원래 패션쇼를 위해 마련되었기 때문에 완벽하고, 특수기재와 조명팀을 가지고 있다. 음향시설도 완벽하게 되어 있다. 대관은 주로 학생들에게 거의 무료 대관을 하고 있으며, 일반 극단에도 대관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샘터파랑새극장

총면적 60평에 무대는 임의조절의 가변형이다. 객석 수는 150석 정도이다. (스탠드식이므로 아동의 경우엔 200석 정도) 조명시설은 60KW로 57대의 조명기재를 갖추고 있다. 음향시설은 12채널이며, 완벽하게 갖추고 있다. 자체 극단으로 '샘터파랑새극단'이 있고, 대관과 기획공연을 하고 있다. 대관료는 1일에 6만원이다. 어린이연극을 상설하고 있으며, 극단과 공동 제작한다. 분장실·사무실을 갖추고 있으며, 조명은 이동식으로 되어 있다.

신선극장

총면적 45평에 무대면적은 임의조절의 가변형 무대이다. 객석 수는 150석이다(보조석 50석 포함). 조명시설은 25KW에 25대의 조명기재를 갖추고 있으며 완벽한 편이다. 음향시설도 완벽한 편이다. 분장실·효과실·사무실을 갖추고 있다. 자체극단으로 '신선극단'이 있고, 대관도 한다. 대관료는 1일 10만원이다.

산울림소극장

총면적 75평, 무대면적 15평으로, 무대구조는 반원형무대이다. 객석 수는 고정석 128석과 보조석 50석을 갖추고 있다. 조명시설은 50KW에 조명기재 50대를 갖추고 있으며, 완벽한 편이다. 음향시설도 출력 30KW에 앰프 2대, 스피커 12대, 릴 녹음기 2대 등 완벽한 편이다. 자체극단으로 '산울림'이 있고, 대관과 기획공연을 한다. 대관은 운영위원회의 심의에 통과된 극단에만 대관하며, 대관료는 1일 10만원을 받는다. 극장 공연계획으로는 1년에 자체극단의 공연, 대관, 기획공연을 각각 1/3씩 안배하고 있다. 무용의 소극장운동도 펼칠 계획이다. 조명실·분장실·사무실·음향실을 갖추고 있다. 공연장 등록이 된 소극장이다.

창무춤터

총면적 50평, 무대면적 25평 정도를 보통 쓰나, 가변형 무대이다. 객석도 이동식인데 124석을 갖추고 있다. 조명시설은 60KW이며, 조명기재는 애펙트 머신 1대, 파라트 12대 등 60대를 갖추고 있으며 완벽한 편이다. 음향시설도 릴 녹음기 2대, 스피커 4대, 카세트 3, 앰프1, 믹서기 1대를 갖추고 있고 자체 녹음 및 녹음 편집이 가능하다.

무용전용소극장이나 극단에 대관도 하고 있다. 대관료는 1일 9만원이다.

예공간 3&5

총면적 93평, 무대면적은 임의조절의 가변형 무대이다. 객석 또한 가변형 공간으로 140∼220석을 갖추고 있다. 사무실·조명 및 음향실·분장실·연구실을 갖추고 있다. 조명기재는 80대 정도 갖추고 있고 완벽한 편이다. 음향시설 또한 매킨토시 앰프, 알텍 스피커, 마란쯔 앰프, 튜너 등 완벽하게 갖추고 있다. 공연장 등록이 되어 있으며, 자체극단은 없고 대관과 기획공연을 하고 있다. 대관료는 1일에 75,000∼10만원을 받는다.

민중소극장

총면적 60평에 무대면적 20평으로, 무대는 가로무대이다. 객석 수는 80∼120석이다. 조명시설은 6KW에 조명기재 16대를 갖추고 있으며, 음향시설은 릴 녹음기 2대와 앰프 정도로 빈약한 편이다. 자체극단인 '민중극장'의 공연만 하고 있고 대관은 하지 않는다. 특히 소극장에 맞는 연극만을 공연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보물섬 소극장

총면적 55평에 무대면적 8평이다. 무대구조는 가변형 프로시니엄 무대이다. 특히 인형극 전용무대로 설계되어 있다. 조명시설과 음향시설은 보통 정도이고, 조명실·음향실·분장실·사무실·소품실·휴게실을 갖추고 있다. 자체 극단인 '보물섬'의 공연과 초청공연(해외의 인형극)을 하며, 대관 계획도 있으나 아직 대관하지는 않고 있다.

크리스털 문화센터

2개의 공연장과 1개의 야외극장을 가지고 있다. 총면적은 크리스털백화점 9층에 위치한 소극장이 50평, 10, 11층은 260평이며, 9층 공연장의 무대는 가변형이고, 10층은 프로시니엄 무대이고, 11층은 가변형으로 주로 야외극이나 마당극 또는 콘서트를 위한 무대로 꾸며졌다. 조명시설은 9층이 40KW 용량에 60여대를, 10층은 70KW 용량에 150대를, 11층은 80KW에 120대를 갖추고 있어 완벽한 편이다. 객석 수는 9층이 120석(고정 80석, 유동 40석), 10층이 300석(고정250석, 유동50석), 11층이 250석 정도이다. 음향시설도 완벽한 편이다.(알텍 스피커, 앰프 등) 앞으로 전자빔 장치도 들여놓을 예정이다. 9층, 10층의 공연장은 백화점 설계단계에 이미 반영되었기 때문에 천장이 높게 꾸며졌다.(9층-3m, 10층이 4m 20cm) 소극장의 불편한 점은 대개 딱딱한 의자인데, 이 크리스털 문화센터의 경우 안락함을 주는 팔걸이 의자를 구비하고 있다.

왕과 시 소극장

총면적 40평, 무대면적 5평 정도로 가변형 무대이다. 객석 수는 200석이며, 곡선형 스탠드식으로 방석이 깔려 있다. 조명실·분장실·사무실·휴게실(카페 겸함)을 갖추고 있다. 조명시설은 15kw로 조명기재 15대 정도 갖추고 있고, 음향시설은 보통 정도이다. 자체 극단인 '가가'의 공연만 할 계획이며, 대관 계획은 없다. 그러나 지방극단에는 개방할 계획이다. 전세로 임대 받았으나, 직접 설계하고 불연재로 시공하여, 공연장 등록을 받은 극장이다.

현대예술극장

총면적 150평, 무대는 임의조절이 가능한 가변형이나 보통 30평정도 쓰고 있다. 객석 수는 250석(고정200석, 유동 50석)이다. 조명시설은 55KW 용량에 조명기재 80대를 갖추고 있고, 음향시설은 알텍 스피커, 앰프 등 완벽한 편이다. 백화점 지하이며, 설계가 끝난 후에 소극장을 지었기 때문에 천장이 낮은 것이 흠이다. 자체극단으로 '현대앙상블'을 가지고 있고, 기획공연도 하나, 대관은 하지 않는다. 어린이, 청소년, 주부, 성인을 위한 하루 3개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연우소극장

총면적 50평, 무대면적은 임의조절 가능한 가변형이다. 조명실·분장실·사무실을 갖추고 있다. 조명시설은 400kw 용량에 조명기재 50대를 갖추고 있어 완벽한 편이다. 음향시설도 완벽하게 갖추고 있다. 객석 수는 180석(기본 150석, 유동 30석)이다. 자체극단인 '연우무대'가 있고, 대관도 한다. 대관료는 주말엔 1일 10만원, 평일엔 2회 공연일 때 8만원, 1회 공연일 때 6만원으로 예정하고 있다. 극단 대표, 단원, 후원회원의 기금 모금으로 현재의 극장(임대)을 마련했다.

이들 각 소극장의 설비현황은 <표2>와 같다.



설비현황의 분석

81년 12월에 공연법이 개정되면서 극단들은 우후죽순격으로 늘어나 무려 300여 개에 달하고 있다. 84년 한 해만 해도 신규 등록된 극단이 67개나 되었다. 공연법이 바뀐 후로 극단 등록이 자유로워졌기 때문에 신규 극단들이 늘어난 것이다.

그러나 극단의 수적 증가에 비해 공연장의 부족은 매우 심각한 실정이었다. 그러므로 <표1>에서 본 바와 같이 공연법개정 이후 생겨난 소극장은 무려 16개나 되며, 이 숫자는 전체 소극장수(24개)의 67%에 달하는 것이다. 이는 '소극장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것이며, 연극문화의 뿌리를 내리는 전초적 역할을 담당한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일로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러나 우리 나라의 소극장들은 소극장 본래의 성격인 연구와 실험, 반상업주의 연극을 위해 생겨났다기보다는 공연계의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왔던 '공연장 부족'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 극단들이 정부나 사회단체의 후원없이 자생적으로 소극장들을 세워 해결해 나가려한 노력으로 보인다.

<표2>에서 살펴보면 근래에 지어진 소극장들일수록 조명시설·음향시설을 완벽하게 갖추고 있다.

임대가 아닌 자체 건물을 가진 소극장을 12개인데, 이중에서 민간인에 의해 지어진 소극장은 9개소이다. 나머지 50%가 모두 임대인데, 대부분 심각한 재정난을 겪고 있다. 사실 소극장은 이, 삼 백 석의 작은 규모이므로 수익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그 동안 많은 소극장들이 문을 열었다가 닫은 것이 모두 재정난 때문이었다. 소극장 운동을 하는 연극인들은 애초부터 소극장을 해서 수지를 맞춰 나갈 생각은 조금도 하고 있지 않다. 자신의 연극예술에 대한 꿈과 이상을 펼쳐 보기 위해, 사재를 털어 가며 소극장을 세우는 것이다. 영세한 재정으로 극장을 세우자니 자체 건물은 마련하지 못하고 임대를 받는데, 임대를 받을 경우 기존 건물이 건축법, 소방법, 위생법 등에 저촉되어 있어 공연장 등록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자체 건물을 가지고 있는 소극장의 경우에도 재정난은 커다란 난제로 부각되어 있다. 기백 석의 규모와 현행 요금체제로는 운영의 수지를 맞추기가 힘든 실정이다.

공연법 개정 이후 소극장들이 부쩍 늘어난 것은 주지의 사실이지만, 특히 영화 전용 소극장이 늘어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영화는 흥행성이 강한 대중예술이기 때문에 곧 수지를 맞출 수 있고, 또 수익이 남기 때문에 시설에 대한 투자가 자연히 이루어지게 되어, 연극 전용 소극장들이 소방법, 위생법 등에 저촉되는 초라한 모습인데 반해 크게 대조를 이루고 있다.

<표2>에서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기업이 극장을 마련해준 경우는 엘칸토, 크리스털백화점(2개), 현대백화점 등 4개소가 있다. 기업의 이윤을 사회에 환원하고 문화사업을 벌인다는 의미에서 행해지는 것인데, 사실 기업들이 광고나 프로 스포츠 등에는 막대한 물량의 돈을 쓰면서 문화예술쪽에 투자하는 것에는 등한해 왔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러한 현상은 반가운 일로 받아들일 수 있다. 흔히 문화예술의 척도를 재는 수단으로 그 나라의 공연장의 수준을 거론하고 있다. 연극인들이 자생적인 힘으로 마련한 소극장들도 조금만 더 시설 투자를 하고 극장 운영에 지속적 투자가 있으면 외국의 소극장들이 부럽지 않게 아담하고 효율적이고, 지역문화에 공헌하는 문화공간이 될 수 있다. 소극장이나 대극장을 더 짓는 일보다, 기존의 소극장에 대한 시설 투자와 지원을 연극계는 필요로 하고 있다.

소극장 24개소 중 비연극인이 세운 소극장은 공간사랑, 엘칸토예술극장, 라인소극장, 샘터파랑새극장, 창무춤터, 예공간 3&5, 크리스털 문화센터, 현대예술극장 등 9개소이다. 이들 소극장들은 주로 무대예술 전반에 걸쳐 개방하고 있고, 공간사랑이나 샘터파랑새극장, 현대예술극장 등은 상설 어린이무대를 마련하고 있고, 하루에 3회 공연 등의 각기 다른 프로그램을 만들어 극장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소극장별 공연 현황

극단의 수적 증가와 공연의 양적 팽창에 비해 심각한 공연장의 부족을 겪어왔던 연극계는 84, 85년도에 급격히 늘어난 소극장들로 인해 그 불편을 어느 정도 해소하게 된 편이다. 그리고 두드러진 현상은 극단들이 자체 소극장을 갖게 됨으로써 평판이 좋고 인기가 있는 작품을 장기공연하거나 재공연하게 된 것이다. 연우무대의 <한씨 연대기>가 바로 장기공연의 예고, 현대예술극장의 <애니>나, 왕과 시의 <품바>등이 바로 자체극장에서의 재공연의 예이다.

<표4>에서 보면 문예회관소극장이 26편을 무대에 올림으로써 최다작품공연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표2>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문예회관소극장은 대관료가 국내 소극장 중 가장 싸고, 또 완벽한 시설과 좋은 입지조건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많은 극단들이 문예회관소극장에서 의 공연을 희망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는 극단측이 6개월 전에 신청해야 문예회관소극장 대관이 가능한 점에서도 확인된다.

<표3>과 <표4>에서 보면, 많은 작품을 올리는 소극장이 역시 공연일수가 많고, 또 하루에 2, 3회의 기획공연으로 풀 가동하는 극장이 작품수와 공연일수면에서 성과가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마당세실, 샘터파랑새, 엘칸토예술극장 등 연중 무휴 공연을 지향하고 있는 소극장의 경우가 특히 그렇다. 그러나 이 극장들은 사실 자체 극단이 없기 때문에 극장을 풀 가동시킬 수 있는 것이며, 자체 극단을 가진 소극장들은 극단의 연극 연습 때문에 하루 2회 이상의 공연은 할 수 없는 실정이다.

<표3> 소극장별 공연현황

공연극장명

공연작품수

공연일수

비고

창작극

번역극

문예회관소극장

국립극장소극장

실험소극장

엘칸토예술극장

민예소극장

공간사랑

마당세실극장

샘터파랑새극장

말뚝이소극장

시민소극장

건넌방소극장

산울림소극장

크리스탈문화센타

설파소극장

민중소극장

뉴코아예술극장

창무춤터

어울림소극장

현대예술극장

살롱떼아뜨르추

신선극장

예공간 3&5

왕과시소극장

연우소극장

11

5

3

2

1

11

6

8

3

2

5

5

3

2

.

1

1

.

.

1

2

.

1

1

15

1

3

12

1

3

9

10

1

4

1

7

.

3

2

.

1

2

1

1

2

1

.

.

415

28

149

323

25

261

282

446

104

99

93

160

36

97

50

30

14

13

31

37

62

31

27

29














시낭독무대로바뀜

영화전용으로 바뀜

폐관함





<표4>소극장별 관객동원 최다순위 5

순위

소극장명

공연작품수

공연일수

1

2

3

4

5

문예회관소극장

샘터파랑새극장

마당세실극장

엘칸토예술극장

공간사랑

산울림소극장

26

18

15

14

12

415

446

282

323

261

160


3. 조사결과 및 문제점

연극문화의 다양한 발전과 관객과의 친밀한 유대감 형성을 위해 노력하는 것은 대극장보다는 소극장이라 할 수 있다. 소극장들은 다양한 기획과 다각적 노력으로 공연예술을 전 분야에 걸쳐 무대에 올림으로써 문화공간의 역할을 비교적 충실히 해내고 있다.

특히 재정적 적자를 감수하고, 또 각오하면서도 소극장 운동을 꾸준히 지속하고 있는 연극인들의 힘으로 84, 85년도엔 많은 소극장들이 개관하여 공연장의 확보에 고심하고 있는 극단들에게 큰 활력소를 주었다는 점은 특기할 만한 일이다. 소극장 하나를 가지고 운영해 나가는 데는 연간 약 5천만원 정도의 비용이 필요하다고 한다. 그러므로 자금난에 압박을 받아 소극장들이 문을 열었다가 몇 달 견디지 못하고 문을 닫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서울 시내에 소극장이 24개소로 늘어난 것은 공연 공간의 확대라는 면에서 퍽 반가운 일이지만, 이 소극장들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시급하다고 생각된다. 지금까지 당국의 연극계에 대한 지원은 주로 작가중심, 단위공연중심, 공연행위중심으로 이루어져 왔다. 그러나 극장이 연극문화를 창조하고 꽃피우는 핵심적 역할을 한다고 볼 때 앞으로는 극장중심의 지원에도 눈을 돌려야 할 때라고 본다.

현재 서울에 자리잡고 있는 소극장 24개소는 모두 170평 이하의 규모로서, 다양한 무대구조를 가지고 있다. 새로운 극장을 짓는 것보다 기존의 극장을 어떻게 활용하고 보존하여 오랜 역사와 전통을 지닌 문화공간으로 다음 세대에 물려줄 것인가 하는 것이 더 바람직한 자세라고 본다.

서대문에 위치했던 동양극장의 경우 1935년에 건립되어 해방 직후까지 신파극의 전당으로 대중들의 사랑을 받아왔던 연극전용 극장이었으나 그 연극사적 의의에도 불구하고 보존되지 않고, 한 기업의 사원연수장으로 쓰이고 있는 것은 퍽 안타까운 일이다.

동양극장 뿐만 아니라, 명동의 중심지에 위치하여 1960∼70년대 중반에 거의 유일한 연극공연 장소였으며, 예술의 거리라는 명동의 자부심을 심어주고 대중의 사랑을 받아왔던 명동예술극장이 폐관되어 증권거래소로 바뀐 것이라든지, 그 동안 우리 나라는 과거의 문화예술의 공간을 보존하고, 오늘의 문화공간과 맥을 잇고 문화예술사에 남는 역사적 산 교육장으로 활용하는데 소홀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므로 연극사상 유례없는 소극장시대를 열고 있는 오늘날, 과거의 경우처럼 소극장들이 개관한지 몇 달 혹은 몇 해만에 재정난으로 문을 닫지 않고 다양한 무대예술 전반에 걸친 문화공간이 될 수 있도록 극장에 대한 지원책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리라 본다. 외국의 경우엔 소극장에서 재정적 적자가 누적되더라도 좋은 작품을 하고 있으면, 브로드웨이 같은 화려한 대극장에 진출하여 성공을 거두고 스타가 되고 적자를 메우고도 남을 정도의 수익이 보장되기 때문에 소극장 운동이 지속적이고 활발하다.

그러나 우리 나라의 경우, 소극장의 고달픔과 적자를 메워줄 선망의 대극장이 상대적으로 없기 때문에 반상업주의를 표방하는 본래의 역할을 다 하지 못하고 있다. 즉 우리 나라의 소극장은 상업주의 연극에 대한 반발과 실험정신으로 생겨났다기보다는 절대적으로 부족한 연극계의 공연장 확대요구에 부응하여 생겨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위에서 살펴본 바처럼 조명시설·음향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거나, 오래된 소극장의 경우 기재가 낡아도 영세한 재정 형편상 교체하거나 보완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연극은 종합예술이기 때문에, 또 특히 현대연극에 와서 빛과 소리에 대한 예술성의 의존도가 퍽 높은 편이기 때문에 좋은 조명시설과 음향시설은 극장에 꼭 필요한 요소이다.

그리고 소극장의 50%가 건축법, 소방법, 위생법 등에 저촉되어 공연장 등록을 받지 못하고 있는데(공연법이 개정되면서 기존의 소극장들에 공연장 등록을 해주었는데 이 소극장들도 이 경우에 포함된다.) 이 소극장들의 문제점은 계단의 폭이 좁다든지, 비위생적인 화장실, 불연재 시공을 하지 않은 점 등이다. 영세한 자본으로 소극장을 임대하여 운영하고 있으니 어쩔 수 없는 일로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많은 관객이 모이고 앉아서 연극을 보고, 화장실 등의 시설을 이용하는 문화공간이라는 점을 생각할 때, 공중 장소에 적용되는 소방법, 위생법의 준수는 꼭 필요한 일이다.

소극장의 문제점으로 지적된 시설의 미비(조명기재, 음향기재의 낡음과 미비 및 정결성, 안정성 문제)에 대한 투자가 현 시점에서 시급하게 필요한 문제라고 생각된다.

왜냐하면 86, 88올림픽을 계기로 많은 관광객과 문화예술 관계자가 몰려 들어올 것이고, 그들을 위해 당국은 많은 문화예술 행사 및 공연을 기획하고 있지만, 그들은 국가적 차원의 기획공연 못지 않게 이 소극장들을 찾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미국에 가면 반드시 오프나 오프 오프 브로드웨이 공연을 보러 가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이다.

소극장이 어느 정도 기본적인 시설을 갖추게 하기 위해선 연극인 외부의 지원이 필요하다. 정책적 지원도 필요할 것이고, 또 기업이 자매결연을 맺어 후원한다든지, 아니면 관극회원 또는 후원회원제도를 만들어 소극장들이 스스로 시설투자를 하는 길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3번째 방안은 소극장 전부가 재정난에 허덕이고 있는 실정상, 실현 불가능한 방안이다.

그리고 소극장이 각 지역의 문화공간 역할을 하고, 인형극 전용 소극장이라든지, 아동극 상설무대 등이 있어 주부와 어린이의 정서 함양에 큰 도움을 주고 있는데, 청소년 전용극장은 없다. 84, 85년도에 들어 청소년 극단들이 생기고, 특히 동랑청소년극단의 <방황하는 별들>은 질적 면에서나 관객동원 면에서 최우수 연극으로 뽑히기도 한 사실을 보면, 청소년층이 자신들의 꿈과 생활, 감정을 그려주는 연극을 절실히 필요로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앞으로 소극장들이 좀더 다양한 기획을 하고 소극장을 폴 가동시켜 공연에 내실을 기하고, 특히 극장운영 전문가를 두어 지금까지의 주먹구구식 운영체제에서 탈바꿈하여 운영상의 문제점을 타개해 나가야 할 것이다.

두 번째 문제점은 소극장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기획하고 관리해 나갈 인적자원의 부족이다. 소극장은 신인의 작품을 무대에 올리기도 하고, 워크숍도 가지고 신인 연기자, 연출가, 작가를 키워내는 구실을 해야한다. 이처럼 소극장에서 소양을 쌓고 훈련된 연극인들이 대극장에 진출하고, 또 소극장은 새로운 신인들을 발굴하고 키워내는 역할을 해야 연극문화가 발전하는 것인데 우리 나라의 경우 이 체제가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는 소극장이 재정적 영세성을 면치 못하는 것과 무관하지 않은데, 사실 소극장은 동인제 형식으로 연기자들의 개런티나 기타 인건비의 희생으로 유지되고 있다. 그러므로 연기자들은 연극에 대한 열정으로 생활고를 견뎌내다가 정 견디지 못할 때엔 방송국 등으로 옮겨가 버린다. 좋은 연기자를 생활난의 이유로 상업주의 문화에 뺏기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소극장이 안고 있는 문제점을 극복하려면 외부의 지원도 필요하지만, 연극인 자신의 자질 향상과 기획의 다양성, 극장 운영의 전문성, 좋은 연극을 만들려는 집념과 노력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소극장이 대극장이나 TV 드라마 등과 다른 고유성과 특성을 유지하고 관객들에게 사랑을 받으려면, 무엇보다도 소극장의 공간개념과 맞는 연극, 또 소극장의 무대구조와 객석의 형태에 맞는 연극을 펼쳐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각 지역의 문화공간을 대표하는 소극장들이 각각 뚜렷한 개성을 가질 때. 소극장이 문화의 첨병 구실을 다할 수 있을 것이며, 문화예술을 이끌어 나간다는 자부심도 가질 수 있게 될 것이다.

소극장운동은 어디까지나 실험과 자기갱신의 연극운동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