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극장 직원의 구성

-객석 1천석 이상의 대극장을 중심으로




이강렬 / 극작가

최근 들어 아시안게임, 올림픽 준비 등의 국제적 스포츠행사에 발맞춰 문화예술 전반에 관한 일반적인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것과 함께 문화공간에 대한 인식들이 새롭게 부각되고 있는 분위기이다.

그것은 몇 년 전 우여곡절 끝에 시행된 일제 잔재인 공연법의 개정과 함께 소극장의 설치법안이 마련되었기 때문이다. 이는 2백석 미만의 극장에 대해서는 간단한 행정 절차만으로도 소극장 설치가 가능하게 된 것인데 이로 인해 최근 몇 년 사이에 다수의 극장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극장의 양상현상과 함께 공연예술의 다양화에 따른 양적 확대는 이루어지기 시작했지만 부정적인 측면에 있어서는 무절제한 공연물의 난립과 단순한 흥행위주의 발상이 가져온 국적불명의 해외 번역물로 인한 연극의 질적 저하를 촉진하는 구실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극장 및 공연물의 다양화를 통해 무대예술의 영역확대에 기여한 점만은 부인할 수 없다.

이 점은 최근들어 연극, 무용 등 공연물의 수준이 두드러진 향상을 보여준 것만으로도 짐작해 볼 수 있다.

그러나 극장의 설립이 사전에 극장기술이나 정보에 관한 전반적인 기술이 발전되지 못한 상태였기 때문에 극장이 곧 공간이라는 개념만으로 해석되어진 소극장이 만들어 질 수밖에 없었다.

이처럼 한국 연극이 기술적인 면에 있어서는 전반적으로 미숙한 상태에서 70년대로 들어오면서 정책적 차원에서 국립극장을 비롯하여 세종문화회관, 문예회관, 호암아트홀로 이어지는 대형극장이 설립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러한 극장공간은 외형적으로는 다분히 서구식 극장을 모조한 것이었으며 우리에게 친밀감을 더해 줄 수 있는 한국적 극장공간으로는 부족함이 많았다.

급속히 설립된 많은 대형극장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이에 필요한 전문요원도 상당수 요청되었다. 극장은 단기간의 공사로 그 건립이 가능하지만 극장 전문요원의 양성은 어느 정도의 기간이 필요하다.

이러한 우리의 현실에서 기술적인 것 외에도 극장기획이나 구성에 관해 전반적으로 전문인이 부족한 상태였음은 당연하였다. 따라서 대형극장을 지어놓고 그 극장에 맞는 끼어맞추기식의 공연장이 될 수밖에 없었음은 자연스러운 현실이었다. 따라서 공연물에 있어서도 대형극장의 무대장치나 조명, 의상 등이 전혀 성숙되지 못한 상태에서 막이 올라야 했으며 극장의 운영에 관한 필요한 적정인원도 극장 시설물에 맞추기보다는 극장 자체의 재정이나 그 밖의 여러 가지 어려움으로 인해 부족한 인원구성으로 출범되어졌던 것이다.

그렇다면 극장운영에 필요한 적절한 인원구성이란 도대체 얼마쯤이면 가능한 것일까?

이는 당연히 극장의 규모나 시설은 여러 제반 요건에 따라야겠지만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다.

여기서는 바로 오늘날 우리의 극장 공간에 필요한 요원의 적절한 수치를 그나마 점검해 보고, 이를 외국의 극장들과 비교해 보면서 우리의 극장 운명에 관한 합리적인 개선책을 위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그러나 극장이라는 구조물 자체가 너무나 다양한 속성을 지닐 수밖에 없는 것일 뿐만 아니라 극장마다 처해있는 사회환경, 운영방식 또는 재정에 따라 그 소요인원이 얼마간씩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정확한 구성요원을 추정하기에는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다.

여기서는 단지 극장의 크기에 따른 일반적인 수치를 찾아보자는 것이 이 글의 논제인 만큼 우리나라에서는 문예회관, 국립극장, 세종문화회관, 호암아트홀의 실태를 알아보고 이후 다른 나라의 예를 들어보고자 한다. 이 네 극장이 모두 객석 숫자가 1천석이 넘는 대극장인 것을 감안하여 여기에 따른 1천석 이상의 극장공간을 표준으로 삼는다.

먼저 중앙국립극장은 1950년 4월 29일에 <부민관>으로 창설되었으며 1973년에 지금의 장충동으로 옮겨와 대극장 1518석, 소극장 454석의 규모를 갖춘 극장이 되었다.

이 극장의 특색이라면 자체에 6개의 산하 예술단을 거느리고 있다는 점인데 오페라단, 발레단, 창극단, 무용단, 합창단, 국립극단이 바로 그것이다. 그 외의 부속기관으로는 실험무대, 놀이마당 등의 작은 공연장을 두고 있으며 분장실 6실과 5개의 연습실이 있고 조명, 음향설비가 다목적 극장용으로 설비되어 있은 세계수준의 극장이다.

우리나라 공연장의 대명사로 불리워지는 국립극장의 인원조직을 살펴보면 크게 별정직, 일반직, 기능직으로 나누어져 있다. 별정직으로는 무대과장1명, 공연담당직원 2명, 무대담당 3명, 조명·음향담당 3명, 장치·미술담당 2명, 기기조작담당 3명 등의 책임자급 직원과 조명·음향담당 2명, 기기조작담당 3명, 장치·미술담당 2명 등의 일반 직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실제극장에 종사하고 있는 인원은 23명이다.

이와는 별개로 일반직을 살펴보면 이사관인 극장장 1명을 중심으로 부이사관 1명, 서기관 1명, 서기관 또는 별정직 1명, 행정사무관 3명, 행정주사 6명, 행정주사보 2명, 행정서기 2명, 행정서기보 1명 등 모두 18명이 사무직을 담당하고 있으며 기능직으로는 7등급에서 10등급으로 직급을 나누고 있고 7등급은 건축장 1명, 통신장 1명, 전기장 1명, 기계장 1명이며 8등급은 건축원 2명, 통신수 2명, 전기원 3명, 기계원 3명이며 9등급은 건축원 7명, 전기원 5명, 기계원 5명이고 10등급은 건축수 1명, 전기수 1명, 기계수 2명이 있으며 끝으로 청소원 등 기타 고용직이 79명 종사하고 있다.

따라서 국립극장은 현재 155명의 직원으로 운영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극장의 부대시설로는 매표실, 샤워실, 연습실, 사무실, 기계실, 식당, 악단, 휴게실, 의상실, 영사실, 음향실, 조명실, 동시 통역실, 물품관리실, TV중계실, 매점, 공기조화기계실, 국악연주실, 도서실, 위원회실, 미술실, 연구실, 상임지도자실, 주차장 등의 시설이 있다.

국립극장에 이어 세종문화회관은 서울시의 주관으로 운영되고 있는 극장으로 1978년 4월에 서울의 심장부인 광화문에 세워지면서 문화공간으로서의 구실을 톡톡히 해 내었다.

이는 <시공간>으로 출발한 서울시민회관의 전신이며 주로 음악분야를 중심으로 공연되어지고 있는 점이 그 특징이다.

여기서도 국립극장과 마찬가지로 6개의 정상급 예술단체를 운영하고 있는데 시립교향악단, 국악관현악단, 무용단, 가무단, 합창단, 소년·소녀합창단 등이 그것이다.

이곳에는 대강당 1, 소강당 1 , 대회의장 1, 소회의장 1, 연회장 1, 그밖에 전시장, 주차장 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건물은 지하 3층, 지상 6층으로 건축되어 있다.

그 규모는 대지 5,611평에 연건평 16,122평으로 객석 수는 대강당이 4천석, 소강당이 530석, 대회의장이 300석, 소회의장이 50∼85석 정도이다.

대극장의 시설로는 6막자동전환, 48회로 컴퓨터 기억장치가 있으며 1,064등 효과조명 75종, 배면막시설이 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음향설비에 있어서는 음향확성조정 및 효과설비 8+4/2채널, 96스피커 세트가 있다.

소극장의 조광설비로는 4막자동전환, 100회로 컴퓨터기억장치에 367등, 효과조명 30여 종이 있고 배면막시설이 되어있다. 음향설비는 음향확성조정 및 효과설비가 되어 있으며 24스피커 세트가 있다.

세종문화회관의 상근 직원은 국립극장과 비슷하여 고용원이 모두 지방공무원이기 때문에 직급에 따라 분류되고 있다.

총직원 240명을 내용별로 살펴보면 관장인 3급은 1명, 4급 2명(행정직 1명, 공업직 1명), 5급은 5명(행정직 2명, 기계 또는 전기직 2명, 건축직 1명), 6등급은 10명(행정직 7명, 기계 또는 전기직 2명, 건축직 1명)이고, 8급 4명과 9급 8명은 모두 행정직이다.

그밖의 별정직은 모두 12명이 종사하고 있는데 이를 내용별로 분류해 보면 무대공연 담당관 1명, 공연계장 1명, 무대계장 1명, 운영계장 1명이 있으며 그 아래에 공연담당 1명, 무대담당 1명 그리고 프로그래머 2명, 영화기사 2명, 영사조정기사 1명, 공연담당 1명이 있다.

기능직에는 책임자인 통신장 2명, 기계 및 전기장 9명이 있으며 그 아래에 통신장 1명, 기계장 3명이 있고 기계 및 전기원이 2명이 있다.

고용직은 모두 172명으로 이를 내용별로 보면 수위 18명, 청소부 9명, 안내원 40명, 운전원 3명, 타자원 3명, 교환원 3명, 전공 28명, 목공 11명, 잡무원 3명, 사진사 1명, 행정보조원 1명, 전달부 1명, 매표원 11명, 기계공 20명, 감시원 13명, 통신원 7명이 있다.

국립극장, 세종문화회관에 이어 문예회관은 한국문화예술진흥원의 발족과 함께 개관된 극장으로 전통적으로 문화의 거리라고 불리는 동숭동에 위치해 있다.

709석의 대극장과 250석의 소극장으로 꾸며져 있으며 문예회관 자체에서 하는 기획공연 외에 예총산하 일반 단체에서 소액의 실비로 대관해 주는 극장이다.

부속기관으로는 자료관과 미술회관이 있으며 그밖에 연습실이 별개로 부속되어 있다.

무용, 연극 등의 공연물이 공연되기에는 가장 바람직한 극장규모로 자타가 인정하고 있는 이 극장은 우리나라 공연문화의 저변확대의 크나큰 기여를 하고 있다.

직원조직표를 보면 회관 관장 1명을 중심으로 대관, 시설관리담당이 2명 있으며 기술담당으로 조명기사 7명, 음향기사 4명, 무대기사 2명, 기계조작 2명이 있다. 그 외에 안내원 4명, 청소원 3명, 경비원 3명이 있다. 따라서 관장외 27명이 극장에 종사하고 있는 셈이다.

이상과 같은 3개의 대형극장은 관에서 주도되어 운영되고 있다는 장, 단점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비교적 재정적 어려움이 없이 운영되고 있다는 점에서는 공통적인 안정성을 가지고 있다.

이 세 극장을 제외한 재야 극장 중에서는 규모와 시설면에서 대형적이며 첨단기재로 잘 지어진 극장으로 중앙일보사에서 운영, 관리하고 있는 호암아트홀을 들 수 있다.

호암아트홀은 '85년 5월에 설립된 극장으로 2층으로 되어 있으며 1천적 규모의 객석을 갖추고 승강, 수평이동을 할 수 있는 현대적 기능의 무대시설로 200여명이 동시에 출연할 수 있다.

개략적인 극장시설을 살펴보면, 조명시설로는 미국에서 개발된 최신 전자조명 조정장치가 집약, 설계된 조정대의 컴퓨터에 의해 자동으로 조종되며 조광회로는 1,046회로의 1천여 장면을 기억할 수 있어서 어떠한 무대도 소화해 낼 수 있다.

조명기의 종류만도 30여 종으로 모두 564세트를 갖추고 있다.

음향시설로는 맘모스 공간의 음향처리를 위해 천정의 반사면을 이용한 소리의 전달과 객석 양쪽 벽 음향반사면의 배치로 잔 향시간 조종을 가능하게 했다. 그리고 확성음향계획으로는 음향집중 확성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주확성기는 초저음확성기 18대, 저음용 확성기 27대, 중음용 27대, 고음용 27대로 이루어진 특수한 음향기와 음향확성기 112개로 구성되어 있다.

무대는 186평의 규모로 3대의 이동무대, 수평으로 이동할 수 있는 1대의 수평이동무대와 50여 명의 연주인을 수용할 수 있는 오케스트라 박스가 있다.

그 외의 부대시설물로는 개인 분장실 4개와 연습실을 겸한 대형 분장실 3개가 있다. 그리고 합창연습실, 지휘자실, 연출실, 의상실, 무대감독실, 소품실, 음악자료실과 4백 여대의 차량 주차가 가능한 주차장이 구비되어 있다.

직원 구성표를 보면 극장장을 맡고 있는 이사 1명을 중심으로 부국장 2명이 있다. 그 아래로 대충 3개의 분야로 나누어져 각 분야별로 책임자인 부장이 한 사람씩 있어 이를 관장하고 있는데 이 세 분야는 업무와 사무 및 극장요원 그리고 극장기술파트이다.

먼저 업무파트는 부장 1명, 차장 1명이 있으며 그 속에 무대 1명, 입장 1명, 경리 2명, 업무 1명과 6명의 안내원이 있다. 사무 및 극장요원으로 부장 1명과 차장 1명이 있으며 그 속에 연극영화담당 1명, 음악담당 1명, 미술담당1명, 도안사 1명, 음악1명, 미술 1명과 6명의 무대요원이 있다.

극장기술파트는 부장 1명이 전체를 관장하여 그 속에 기계 2명, 조명 3명, 음향 2명이 종사하고 있으며 그 외에는 자체 신문사 부속 사옥에 속해 있는 관계로 함께 운용, 사용되고 있다.

이 극장은 상설극장으로 비교적 쉽게 대관이 가능한 극장이지만 하루 70만원이라는 높은 대관료 때문에 재야 극단이나 무용단에서 자체 기획공연을 하기에는 경제적인 부담이 크기 때문에 활성화되지 못한 실정으로 현재로서는 극장 자체에서 하는 기획공연과 영화상연으로 채우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극장측에서는 <호암아트홀 회원제>를 마련하여 운영하고 있는데 회원들에게는 자체 극장에서 공연되는 각종 공연물에 대한 특전이 베풀어지고 있다.

중앙일보사가 주최하는 각종 콘서트, 연극 기타 공연티켓을 할인해 주고, 공연정보를 담은 회지를 우송해 주며, 좌석 우선 예약의 혜택도 함께 주고 있다.

이상과 같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극장 4개를 예로 들어 극장운영에 필요한 적절한 직원 구성을 살펴 본 바로는 극장기술에 관한 고도의 전문성을 띠고 있는 구성원들로 이루어져 있다가 보다는 상당히 현실적 여건을 감안한 최소한의 인원구성으로 보여진다. 이는 하나의 상연물이 막을 올리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인원으로 여겨진다.

극장 규모에 비해 비교적 적은 인원에 의해 운영, 관리되고 있는 우리나라의 극장현실에 비해 미국이나 일본을 비롯한 다른 나라들은 어떠한 형태로 운영되고 있을까?

미국에서는 대체로 표1의 기준에 의해 극장인원 조직이 구성되고 있다. 이 인원조직을 기준으로 극장에 따른 약간씩의 변동이 예상되므로 보다 정확한 인원을 측정하기란 용이하지 않다.


그러나 극장요원을 뽑는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의견으로 보여지는 점으로 예술요원의 작업을 지원하는 사람인 행정요원, 무대종사자 그리고 안내원, 수위까지도 단순히 명령에 따라 움직이는 고용인이라기 보다 극장의 이념을 추구하는 예술요원과 같은 안목에서 선임되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는 구체적인 직원 숫자가 나와 있는 것만으로 살펴보면 오스트라의 <비인 국립가극장>을 들 수 있는데 이 극장은 1955년에 설립된 2,209석 규모의 극장이다.

오페라, 발레 등이 주축으로 공연되어 지기 때문에 자연히 무대장치나 의상, 소품, 음악 등의 부대시설이 고도의 전문성을 요구하게 된다. 이런 이유로 총 극장관계 직원 216명중에서 사무직, 안내원, 청소, 기타를 뺀 극장 기술담당자만도 146명에 이르고 있다.

그리고 뉴욕의 예를 보면 1910년에 설립된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하우스>는 3천8백억 규모로, 1983년 일본 연극연감에 의하면 하나의 공연에 351명의 직원이 종사하고 있다고 한다.

더욱 세분화된 구체적인 통계는 나와있지 않지만 대체로 표1에 의거된 것만은 틀림없다.

프랑스 바라의 <오페라좌>는 1865년에 창설되었으며 오페라, 발레를 전문으로 상연하고 있는 2천4백석의 대형극장이지만 직원의 총 숫자는 150명의 수준으로 우리의 국립극장과 비슷한 수치를 보여주고 있다.


일본의 예를 보면 1966년에 설립된 동경의 <국립극장>은 3개의 극장을 지니고 있는데, 대극장은 2층으로 되어 있는데 1,746석의 극장이며, 소극장은 630석이고 일본의 전통예능을 주로 상연하는 연예장 (演藝場)은 300석 규모의 소극장이다.

부속기관으로는 자료실과 도서관람실, 시사실 등이 있으며 그밖에 가부끼 (歌舞伎), 분라꾸(文樂) 등의 전통예능을 널리 보급시키기 위한 수강료 없는 아카데미도 개설하고 있다.

극장시설은 70mm, 35mm의 영상실을 구비하고 있어 기술상으로는 상당히 전문화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일반 사무직 요원과 극장 기술직 요원에 각기 반정도씩 분활된 총 135명의 직원중에서 79명이 극장기술 및 전문적으로 예술관계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다.

일본의 연극 평론가 이바리기(茨木憲)교수의 1985년 통계에 의하면 동경시내에 소재한 극장의 총 숫자는 74인데 그 중에서도 1천적 이상의 대극장이 19개나 된다.

이 숫자에 의해서 나타난 자료들을 보면 개인 소유의 극장요원과 커뮤니티센타와는 상당한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그 외에 <션샤인 극장>은 1978년에 설립된 객석 832석의 극장으로 연극이 주종을 이루는 대관을 주업으로 하는 공연장이다.

이 극장의 직원분류를 살펴보면, 극장장 1명이 전체를 총괄하고 그 아래에 기획담당 1명과 사무를 총괄하는 직원이 4명 있으며, 극장 기술 쪽으로 조명기사 10명, 음향기사 8명, 무대기사 4명, 기계조작 2명과 기타 안내원 8명, 매표관리 2명, 청소원 8명, 경비 4명, 그 외에 사무, 관리요원을 포함하여 총 52명이 종사하고 있다.

이상으로 미국이나 일본 등 다른 나라의 극장요원에 대해서 개괄적으로 살펴보았는데 한국 문화예술진흥원이 발행한 공연예술 총서 Ⅰ인 <기획, 경영>편 48페이지를 보면 극장 요원에 관한 언급을 하면서, 예산상의 경비는 관객을 수용하는 공간에 크게 좌우되고 있다고 피력하고 있다.

즉 관객을 수용할 수 있는 극장의 공간이 크면 클수록 자연히 운영비가 많이 드는 것은 물론 냉, 난방시설이나 기타 부대시설 유지를 위한 경비와 스텝진의 숫자가 늘어나게 되는데 5백명의 관객을 운영하는데는 대체로 다음과 같은 스텝진이 필요하다고 한다.

극장관리인 1명, 매표출납담당 1명, 수위 1명, 부녀담당 1명, 주차장담당 2명, 검표담당 1명, 관객담당 1명 등 총 8명이며 따라서 이상의 인원은 관객이 1천명일 경우에는 그 인원이 두 배가되며, 1천 5백명이면 3배나 필요하게 된다.

이것을 기존 통계로 하고 <표Ⅰ>이나 <표Ⅱ>를 참고해 보면 우리나라 극장 공간의 설립에 필요한 최소한의 인적 구성을 할 수 있는 지표가 설정되어지리라 본다.

그러나 이러한 기본적으로 필요한 인원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인적 구성을 할 때에는 영업 계에 있어서는 상연물에 관한 흥행여부에 관한 세심한 배려가 있어야 할 것은 물론 감독관청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 흥행성 여부에 관한 대외적인 홍보활동까지 겸비되어야 함은 물론 종업원의 인사, 복지 후생문제까지 감당해야 함을 고려하여 구성되어야 한다.

선전계는 관개일 끌어들이기 위한 광고대책 및 기획안을 만들어야 하며, 출납계는 입장권의 발매, 좌석지정, 수입과 지출에 관한 경비에 관해 정확한 산출을 해야 하며 그밖에도 사무요원의 적절한 배치가 전체적으로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그리고 극장기술 파트도 각 부서마다 책임자와 함께 상호간에 좋은 협력체제를 이룰 때 적정 수준의 전문인력이 좋은 무대를 만드는 역동적 관계를 수립하게 된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

무엇보다 극장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우리나라의 경우 극장의 규모나 시설에 비해 최소 인원으로 책정되어 있음을 감안해 볼 때, 사무고용원으로서의 역할에 머물기 보다 최소한의 인력으로 최대의 공연효과를 위한 자의적인 노력이 절실히 요청된다 하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극장의 구성요원들이 준예술요원적 소양과 문화인식이 전제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이런 성실함들이 급속히 팽창하는 우리나라 문화시류에 비교적 시행착오를 덜어주는 역할을 함은 자명하다 하겠다.




정신적인 것의 가치




고영복 / 서울대교수

인간이 동물과 다른 점은 文化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동물은 본능대로 살아간다. 그러나 인간은 생각하면서 살아간다. 그리고 살아가는 方法을 여러 가지로 고안하고 삶의 내용을 풍부하게 만든다. 인간이 인간다운 것은 文化的일 때이다. 인류는 文化의 발달에 힘쓰고 본능보다는 文化에 더 많이 의지하여 살아가고 있다.

文化에는 物質的인 것과 정신적인 것이 있다. 物質文化와 精神文化가 그것인데 社會에 따라서 물질문화를 강조하는 곳이 있는가 하면 정신문화 쪽을 중요시하는 곳도 있다. 독일말에서는 文明이라는 말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즉, 물질문화만을 문명이라고 하고 정신문화와 구별하고 있다. 독일에서 문명을 굳이 문화와 구분하는 것은 물질문화는 정신문화보다 낮은 것이라고 여긴다. 고상한 것은 정신문화이고 물질문화는 천박한 것이라는 사회적 가치관이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독일은 영국이나 미국에 비해 자본주의가 뒤늦게 출발한 나라이다. 따라서 상품생산력은 따르지 못했지만 민족적 경쟁심이 정신문화의 우수성으로 대항해 보려고 정신문화의 진흥에 힘썼다.

그래서 철학과 문학, 예술 등이 꽃피게 되었다. 정신문화 쪽은 영국이나 미국이 감히 따라오지 못한다는 긍지를 가질 수 있었다. 이것이 오늘의 독일의 발전을 위한 저력이 된 것이다.

현대사회는 물질문화가 위세를 떨치고 있다. 국민소득이 중요하고 과학과 기술의 수준이 국력의 상징으로 되고 있다. 이에 비해 정신문화는 푸대접받고 있는 것이 솔직한 현실이다. 그것은 성공한 기업가에 비해 예술인이나 문화인의 직업적 서열이 낮은 것을 보면 알 수가 있다. 큰 호화주택에서 사치스러운 장식품을 가지고 사는 것을 자랑으로 여기고 있고 문화적 교양을 지닌다는 것을 사회가 제대로 알아주지 않는다. 우수한 학생을 이공계 쪽으로 불러들이는 노력을 많이 하고 있지만 문화, 예술 쪽은 개인의 기호에만 맡기고 있다. 이와 같은 풍조는 한마디로 물질문화 우대의 속사정을 나타내는 현상들이다.

물론 사람은 물질문화 없이는 못 산다. 의식주의 생활이 넉넉해야 살맛이 나는 것도 틀림없다. 그렇다고 먹고 자고 입는 것만 충족하면 모든 것이 다 해결되는냐 하면 결코 그런 것이 아니다.

의식주의 걱정이 없는 부유한 집안이 행복 하느냐 하면 도리어 가난한 집안일지라도 마음이 편 한곳에 더 인간적인 행복감을 찾을 수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인류가 물질적인 경쟁을 하고 있는 것은 저차원의 생존경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도 돈 버는 일에만 집착하고 있으면 추잡해지고 인간미가 없어진다. 그런데도 우리는 아직 물질문화쪽에만 신경을 쓰고 있다.

먹기 곤란한 사람보고 정신적인 것을 강조해 보았자 의미가 없다. 먹는 것이 중요한 일임에는 이론이 없다. 그러나 먹는 것만이 중요하다고 하면 그것은 잘못인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는 자본이 이기게 되어 있다. 자본이 적은 나라가 물질적인 것에 경쟁만 하고 있으면 앞서가기는 불가능한 것이다. 우리같이 작은 나라에서는 물질적인 것의 경쟁 못지 않게 정신적인 것의 경향에 힘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본다.

물질적인 것의 경쟁을 위해서는 자원, 기술들이 필요한데 정신적인 것은 두뇌만 있으면 된다.

정신적인 문화는 무에서도 나올 수 있지만 물질적인 것은 유에서만 나온다. 우리가 자랑할 수 있는 것은 물질문화 쪽보다는 정신문화 쪽에 더 많은 기회가 있는 것이다. 이 기회를 우리가 이용하려 들지 않는 것은 정책적으로 큰 잘못이다.

물질적인 재화를 골고루 충족하게 나누어주기는 힘드는 일이다. 그러나 정신적 문화는 무한대로 나누어 줄 수가 있다. 원하는 만큼 누구에게나 나누어 줄 수가 있는 것이다. 물질문화보다도 정신문화가 중요하다고 인정되며 물질적 불평등에서 오는 싸움이 가실 수가 있을 것이다. 정신적 충족감으로 물질적 애로를 극복할 수 있는 힘이 길러질 수도 있다.

우리 사회엔 잘 살아보자는 의욕이 넘치고 있다. 그러나 모두 물질적으로 잘살아보자고 원하고 있다. 정신적으로 잘살아보자고 원하게 될 때우리 사회는 선진국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지금 이것을 위한 전환기에 있다. 물질문화의 수준을 넘어서서 한 차원 높은 세계로 도약하는 시대가 하루 바삐 와야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