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문화예술 사회교육

프랑스의 문화시설과 사회교육




민희식 / 한양대 교수

프랑스의 학술·문화정책의 분야에는 2개의 경향이 대립하고 있다. 한편은 엘리트 존중, 중앙집권의 경향으로 학술단체나 학술원, 국립도서관이 이를 대표하고 있다. 또 하나는 대중화, 지방분산의 경향으로 문화회관이나 이동도서관, 지방문화센터가 이를 대표한다. 중세의 프랑스에 있어서 문화는 교회를 중심으로 한 콤뮤느의 것으로 그것은 민중의 생활 속에 살아 있었다. 따라서 프랑스의 문화정책도 문화의 민주화를 위해 노력중에 있고 근대국가의 성립이래 오랫동안 국가 또는 일부 특권층의 점유물이었던 문화를 민중의 손으로 되돌려 주려는 운동으로 변해가고 있다.

프랑스는 과거의 문화유산의 보존에 매우 힘쓰는 나라인 동시에 그 문화정책은 사회교육, 문화시설의 새로운 확장을 통해 미래에도 큰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우선 학술단체의 기능에 대해서 보기로 한다. 프랑스의 학사원 Institut de France은 5개의 아카데미로 구성되어 있다.

1) 아카데미 프랑세즈 Academic Francaise

1635에 재상 리슐뤼에 의하여 프랑스어의 보존과 순화를 목적으로 창설된 최고의 아카데미로 40명의 종신회원 quarante immortels으로 구성된다. 1694년이래 현재까지 사전편찬과 그밖에 문법, 문장이론의 책을 출판하였다. 우리가 여기서 본받을 점은 한국어의 어원까지 포함한 완벽한 한국어사전이 없는 현시점에서 고대의 한국어와 이와 관련된 일본어의 연구를 위해 이러한 사전 만드는 기관이 시급하다.

2) 비문(碑文)문예 아카데미 Academic des inscriptions et Belles letters

1663년 콜베르에 의해 창설되어 고대어·근대어의연구, 문헌학, 고고학, 역사학, 고대사, 고대문학의 연구를 임무로 하고 있다. 동양학자, 중세학자, 언어학자, 역사학자 등 40명으로 구성된다. 고대 한국어가 일본어의 근원이라 하지만 그러한 문제를 완전하게 밝히어 문화의 새로운 국면을 열기 위해서는 한국에도 이러한 기관이 시급하다.

3) 과학아카데미 Academic des sciences

1666년 코르베르에 의하여 창설되어 자연과학, 수학의 발전을 목적으로 한다. 수학계통(기하학, 역학, 천문학, 지리학, 일반물리학), 자연과학계(화학, 광물학, 식물학, 농업경제, 동물학, 의학)의 11부문으로 되어 있고 66명의 회원이 있다.

4) 인문 사회 과학 아카데미 Academic des sciences morales et Poletiques

대혁명 후 창설되어 한때 폐지되었다. 1832년에 재건되어 철학, 윤리학, 법학, 경제학, 역사학을 연구대상으로 삼으며, 40명의 후원이 있다.

5) 예술아카데미 Academic des Beaux arts

1816년 창설되어 회화, 조각, 건축, 판화, 작곡의 5부분으로 나누어지고, 회원은 40명이다.

이밖에도 사립단체로 아카데미 콩쿠르가 있어 회원은 10명으로 되어 있으며 그 해의 뛰어 난 문학작품을 골라 상을 준다.

<도서관>

프랑스의 도서관은 그 장서의 질이나 양에 있어서 문헌보존에 관한 한 세계 제일이지만 도서관의 이용자 수는 다른 나라보다 현저하게 적다.

국립도서관 Bibliotheque nationale

활판도서 600만 부가 넘는 세계 최대의 도서관으로 현재 다음 8부문으로 나누어져 있다.

1) 간행도서부 - 간행물을 열람할 수 있는 곳.

2) 수납부 - 도서를 받아 분류하고 매주 프랑스 도서총목록을 발행한다.

3) 정기간행물부 - 정기간행물만 열람하는 곳.

4) 지도부 - 전세계의 역사지도 40만점 이상.

5) 음악부 - 18세기 이전의 전세계의 악보.

6) 사본 초고부 - 사본, 원고 등 14만점 이상.

7) 판화부 - 500만점이 훨씬 넘는 판화, 포스터.

8) 메달부 - 전세계의 화폐, 메달종류 40만점 이상.

그밖에 파리도서관 연합을 형성하는 아르스나르 도서관, 150만 권의 장서가 있는 성·쥬네비에브 도서관, 미술 고고학 도서관 (미술관계 도서 40만 권), 지리학 도서관(지리학관계 도서 40만 권), 교육연구 도서관(교육관계 도서 100만 권), 파리시 역사 도서관(파리에 관한 도서 50만 권) 등 매우 다양한 도서관이 있다. 이처럼 세분화된 도서관 제도는 학술연구자에게는 큰 도움이다.

또한 대도시에는 어디든지 시립도서관이 있는데 그 수는 700개에 이른다. 이것은 일반시민의 독서실인 동시에 문헌보존 학술연구 기관으로 리용시립도서관의 경우 200만 권 이상의 도서를 지니고 있다. 대학도서관 경우 소르본느 도서관에 200만 권 이상의 장서가 있고, 도서관의 건물은 한국에 비하여 작지만, 그 장서에 있어서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뛰어나다.

이외에도 수많은 정보자료센터가 있으며, 인구 2만 미만의 작은 마을에 독서 보급 발전의 목적으로 도서를 대출해 주는 중앙대출 도서관과 이동 도서관 bibliobus의 활동이 눈부시다.

문서관 Archives

문서관 제도의 근원은 문서의 집중관리와 일반 개방에 있다. 종래 왕가의 사적인 문고에 지나지 않았던 문서관이 혁명 당시의 법에 의한 공공의 이익을 목표로 국가의 문서를 국가가 조직적으로 모으는 기관이 된 것이다.

1) 국립문서관

책장을 연장하면 서울에서 부산까지의 거리에 달할 만큼의 고문서를 보관하고 있다. 역대 왕가의 재산목록, 교회관계 문헌, 재판기록, 서한지도, 도면 등 모든 문서를 정리하여 이용자의 편의를 도모한다

2) 각 관청문서관

그 지방의 독특한 문서관리, 그밖에 외무, 국방, 행정관계 문서보관.

3) 지방의 고문서관

그 지방의 역사, 토지문서, 신분증명서 등 여러가지 문서가 보관되어 있다.

1829년 고문서 학교 ecoles des chartes설립이래 1867년 프랑스 역사박물관의 설치로 발전해온 문서관은 현재 야심적인 전시회의 조직을 통해 연구자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문화회관 Maisons de culture의 역할

파리에만 집중된 문화활동, 특히 연극 활동의 지방분산은 오래 전부터 회구해 온 것으로 제2차 세계대전 후에 표면화되어 1947년에는 아비뇽에 연극제가 창시되고 국가 보조 하에 연극센터나 상설극단이 프랑스 전국 각지에 설치되었다. 1961년이래 <문화를 만인의 것으로 삼자>는 요지로 당시의 문화상 말로가 제창한 문화회관 건설계획이 바로 문화의 지방 분산화를 더 확대하기 위한 것이었다. 문화회관은 단순한 집회소나 예술가의 모임터가 아니고 고도의 예술창조의 중핵이 되며 연극, 음악, 미술에 관심이 없는 지방인들을 강연, 공연을 통해서 흥미를 갖도록 하여 인생을 즐기도록 이끄는 데 그 목적이 있다. 그러나 현재 그 운영비를 지원해 주는데 있어 시당국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다각적인 문화보급활동, 문화창조를 표방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인원, 설비 등 연극에 기울어지고 있고 시당국의 의도가 예술가의 주장과 자주 충돌하는 면도 없지 않다.

하지만 창조의 경제, 공연의 경제, 생산의 경제의 3가지 요소가 현대 사회에서는 중요한 문제가 되는 만큼 연극에 있어서도 경제적인 문제가 우선된다. 왜냐하면 연극공연 자체는 상당한 적자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그리고 예술가도 창작활동만으로는 생계를 유지하기 어렵고 다른 작업을 가져야 한다.

국가에서는 서류신청에 따라 연극, 영화, 음악, 미술, 문학에 재능이 있는 자에게 창작보조금을 지급하기도 하지만 현실적으로 뛰어난 작품이 많이 나온다고는 볼 수 없다. 미국의 문화에 맞서기 위하여 남미, 아프리카의 예술가에게 보조금을 주어서 그 나라의 문화를 개발시키는 일도 추진하고 있지만 좋은 성과는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하여 많은 회의를 하고 교수들의 자문도 구하고 보다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끌어 가려고 시도하고는 있지만 아직 뚜렷한 목표가 세워지지 않고 모색중에 있는 것이다.

매스커뮤니케이션

프랑스도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신문, 잡지, 텔레비전은 매스컴의 주체가 되어 있으며 여론형성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국가권력도 이와 같은 매스미디어의 유효성에 민감하여 1945년이래 정보국 ministere de I'informatioin을 설치하여 정부의 방침을 국민에게 알리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 프랑스인은 극단으로 말하면, 10명이 모이면 10명이 다 의견이 다르기 때문에 매스컴을 통하여 여론을 형성하거나 조작하기는 어려운 셈이다. 특히 정치적인 문제에 있어서, 여론 믿기가 어려우며 또한 이처럼 제각기 다른 의견도 반듯이 독창적인 발상이나 강한 개성에 근거를 두고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고 대개의 경우 자기가 애독하는 신문의 논설위원의 주장이나 자신이 구독하는 잡지의 필자의 사상을 이어받은 경우가 많다. 다시 말하면 프랑스의 신문이나 잡지 또는 방송 그 자체가 더 강한 특성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일간지 Presse quotidienne

프랑스에서 출판의 자유가 법으로 규정된 제 3공화국시대 (1881년)에 비로소 명확한 주의주장과 여론형성을 목적으로 한 신문활동이 시작되었다. 그러나 세계대전을 2번이나 치르는 동안에 부득이 때로는 그 내용이 적에게 이로웠다는 이유 또는 행정 명령에 의해서 수많은 경영자와 편집스텝은 추방되고 많은 신문이 폐간 처분을 받게 되었다. 또한 신속한 정보 전달을 생명으로 하는 뉴스의 제공자가 통신사의 손에 쥐어지고 텔레비전과 심한 경쟁에서 불리한 입장에 놓이고 물가의 혹심한 변동으로 인하여 신문계에 큰 변화가 생겨났다. 예를 들어 파리 쥴르 Paris Jour지는 경영난과 기자의 해고로 인하여 분쟁을 해오다 경영자가 일방적으로 폐간을 정하고 신문계의 위기를 초래하였다. 1946년에 파리에 28개, 지방에 175개지의 신문이 있었으나 현재는 파리에 9개지, 지방은 90개지로 감소하였다. 이러한 경향은 앞으로 갈수록 점점 더 심해지리라고 예상된다.

이와 같이 그 종류는 많이 줄어든 반면에 발행 부수는 늘어가는 경향은 특히 지방의 경우 현저하게 나타나고 있다. 그 이유는 종래에는 파리의 신문에서 정보를 구하던 독자가 자기들의 생활과 밀착된 자기고장의 정보에 관해서 보다 많은 관심을 갖게 되고 또한 확실한 정보의 입수가 생활에 필요하기 때문이다.

1950년이래 신문사, 잡지사의 강력한 정보흡수화 계열화에 의하여 지방신문의 질이 매우 향상되고 수도권의 영향을 벗어나 통신사에서 직접 보내는 정보를 판단 정리·배분하는 시스템이 이루어져 지방신문의 독자는 파리에서 오는 신문보다 몇 시간 더 빠르게 필요한 정보를 입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게다가 지방의 중요한 사건을 충실하게 다룬다는 점도 무시할 수는 없다.

제 2차대전후 신문도 정치적인 색채가 강하였으나 그후 조금씩 정치에서 벗어나는 현상이 일어나 종래의 주의주장형 신문 Presse d'opinion 에서 정보 제공형 신문 Presse d information 으로 체질이 변해가고 있다. 이것은 프랑스 사회가 전체적으로 탈 정치 경향으로 변해 가고 있다는 것을 암시해 주는 것이지만 그밖에도 다음과 같은 이유가 있다.

첫째로 빠른 정보의 전달에 있어 신문은 텔레비전을 따라갈 수가 없다. 그 대신에 어떤 사건의 배경, 인과관계에 대한 것은 시간이 제약되어 있는 텔레비전보다 신문이 더 상세하게 다룰 수 있는 이점이 있다. 프랑스 신문과 한국 신문의 근본적인 차이는, 한국의 신문이 획일적이고 그 내용이나 기사에 있어 유사한 곳이 많은 데 비해 프랑스의 신문은 매우 다양하며 특히 논설위원의 글은 때로는 예언자적이고 때로는 학술적인 깊이도 있어 세계의 움직임을 보는 눈을 길러주는 것이 큰 장점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이러한 세계정서에 대한 분석, 비판기사는 우리도 본받아야 할 점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프랑스의 신문은 편집스텝이 경영에 참가하고 있는 점이 특색이다. 예를 들면 <르 몽드>지의 편집자 조합은 그 신문사 주식의25%를 소유하고 있는데 이것은 보도의 객관성, 자주성, 정확성을 확보하는데 매우 유효한 것이다. 그러나 신문의 보도가 반듯이 객관성을 지닌 것은 아니다. 예를 들면 로로르LffiAurore는 반공적인 색채가 강하지만 위마니테 Lffihumanireff 지는 공산주의의 색채가 강하다. 피가로 Le Fisgro지는 자유주의적 경향을 띠고 있으며 르 몽드 Le monde 지는 인텔리를 위한 신문으로 그 정보의 확실성과 세밀한 분석은 세계적으로 정평이 있고 라 크르와La Croix 지는 카톨릭계의 신문이다. 이처럼 프랑스의 신문은 제각기 그 특색을 지니고 있어 신문의 독자들을 자기가 택하는 신문에 의해서 자기의 사고방식이 정해지고 그 주장도 신문의 경향에 많이 의존하므로 수많은 프랑스인을 대하면 각기 그 주장이 다르고 그것이 극단적인 경우도 많다.

정기간행물

신문이 경영난에 부딪힌 데에 반하여 프랑스의 잡지는 매우 번영하고 있어 잡지경영에 어려움을 겪는 한국과는 매우 큰 대조를 이루고 있다. 상세한 정보 제공원으로서의 잡지는 신문처럼 시간에 쫓기는 일도 없고 하나의 내용을 원하는 만큼 다룰 수도 있기 때문에 정치, 경제, 문화, 종교, 오락, 스포츠 등 국민의 공적 생활의 사적 모든 분야에 쉽사리 파고들 수가 있다. 프랑스의 정기간행물은 14,000종이나 되며 그 가운데 중요한 것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1) 사진이 든 보도 주간지

일반의 관심을 끄는 정치적 뉴스나 사회, 문화의 여러가지 일에 대하며 정보를 제공하며 해설한다. 내용은 통속적이지만 사진보도로서 정평있는 파리 맛치 Paris: Match 중간층 지식인의 사상을 대변한 엑스프레스 L'ffiExprsse, 진보적 지식인을 독자로 갖고 이따금 특집기사를 발표하는 누벨 오브세르바퇴바르 Le Notvel observateur, 보수적인 경향을 대표하는 르푸엥 Le point, 모든 것을 풍자적으로 그려내어 학생들이 즐겨 읽는 르 카나르 양셰네 Le Conard enehaine등 제각기 특색이 있다.

특히 프랑스에서는 여성잡지가 인기가 있으며 청소년 대상의 잡지는 텔레비전의 방송에서 성공한 것을 바탕으로 발전해 온 것으로 월간지 사뤼레 코펭 Salut les Copains이 압도적인 인기를 끌고 있으며, 대개 만화물이 어린이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데 그중 땡땡 Tintin 스피르 spirou 피롯트 pilote 등은 어린이에서 어른까지 즐겨 보고 있다. 프랑스의 이러한 청소년 잡지는 그 지적 수준이 매우 높아 청소년으로 하여금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읽기보다는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여 사명감을 가지고 커갈 수 있도록 하는 데 그 목적이 있어 그 내용은 인류문화의 전반에 대한 것을 다루고 있으므로 한국의 청소년들도 그러한 면에서 꿈을 가지고 자랄 수 있도록 연구해 볼 필요가 있다.

그밖에도 오락지, 경제잡지, 라디오·텔레비전 잡지가 있고 문예지로는 현대지 Les temps modernes가 가장 이름높고 카톨릭 좌파의 에스프리 Esprit 지, 주간의 문예신문으로 뉴벨 르뷔 프랑세르 La novelle revue Francaire가 있어 그때그때의 중요한 문학사상의 흐름을 알 수 있다.

라디오와 텔레비전

프랑스에서는 18세기말에 전기신호를 사용하는 통신에 대한 국가의 독점이 법률로 정해졌다. 그 결과 현재에도 대개 국내에 있어서는 국영 라디오·텔레비전이 중심이 되어 있다. 1921년이래 국가에서 면허를 받은 민간방송이 있었으나 1945년 이후 방송은 국가의 독점 이 되었다.

역대 정부에 있어서 국영방송은 정보 정책의 핵심이 되어 왔다. 1964년 프랑스의 라디오, 텔레비전은 방송의 독점권은 확보하였으나 제작에 있어서는 민간기업과 공존하게 되었다.

① 프랑스의 라디오 방송은 뉴스방송 France Inter, 교육방송 France Culture, 음악방송 France musigue의 3개의 채널이 중심이 되어 있다.

② 제1텔레비전 - 흑백 방송 위주로 방송 시간은 아침 9시부터 밤까지이다.

③ 안테나 2 - 칼라방송으로 오후부터 밤까지 방송한다.

④ 프랑스 지방 텔레비전 3 - 지방을 대상으로 한 방송과 영화산업의 진흥과 여론의 자유로운 표현을 목적으로 하고 방송은 초저녁부터 밤까지 한다.

⑤ 프랑스 제작회사 Socieftef Francaise de Production. 드라마나 프로그램 제작을 하는 곳으로 그 제작을 때로는 민간에게 의뢰하기도 한다. 그러나 자본의 대부분은 공공자금에 의존하게 되어 있다.

⑥ 송신공사 Etablissement public de diffusion. 라디오, 텔레비전의 국내외의 통신에 관한 기술면을 맡는다.

⑦ 시청각 연구소 Institau de 1'audiovisuel. 방송관계의 기록보존, 시청각 분야에 대한 국영방송원을 기르기 위한 직업교육 등을 실시한다.

근래에 와서 프랑스 정부는 민간방송을 허가하고 있지만 아직 활기를 띠고 있지는 않다. 프랑스는 다른 나라의 방송이 프랑스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두려워하여 이를 통제하고 있으며, 이는 문화적인 전통을 지키려는 면도 있지만 정치면에서 중대한 사건이 발생했을 때 정보형성에 있어 외부로부터의 영향을 막기 위한 면도 있어 매우 폐쇄적이기도 하다.

출판사업

일반적으로 프랑스인은 책을 읽지 않는 국민이다. 1966년에 한 조사에 의하면 15세 이상의 프랑스인 100명 가운데 57명은 책을 사지도 않고 읽지도 않는다. 프랑스 가정의 28%는 책은 한 권도 없고 정기적으로 독서를 하는 가장은 12% 미만이다. 일요일에 라디오 텔레비전에 하루 3시간 이상 시간을 보내는데 비해서 독서시간은 30분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나 최근에 들어와 프랑스에는 큰 변화가 일어다. 그것은 출판의 끈질긴 노력의 결과이다. 그 하나의 예로 염가본 보급판 서적을 많이 낸 것이다.

가리말 출판사가 본격적으로 이 분야에서 나서 추리소설 총서 Serie noire (기차 타고 여행할 때 많은 프랑스인이 즐겁게 읽는다). 이외에 사상 총서 Collkectimideefs를 낸 것을 비롯하여 수많은 종류의 포켓북이 문학이나 사상분야 뿐 아니라, 모든 분야의 책을 내어 새로운 독자층의 개발에 성공을 거두었다. 10년 전만 해도 소설의 초판 부수가 1,000부였는데 현재는 4,000∼5,000부 그리고 콩쿠르 상을 타면 당장에 20만∼25만 부 이상 나간다.

특히 독서클럽 Club du livres이 생겨 독자가 여기에 가입하여 출판사와 계약하여 책을 싸게 살 수 있는 제도를 만들었다. 프랑스의 도서출판사는 매우 많은 편이나 그 대부분이 종업원 수 5인 이하의 수공업적 영세기업으로 프랑스 서적출판조합 syndicat national desediteus de livres 매년 조사에 답신을 보내는 기업은 400개 정도이다.

또한 출판업은 지역으로도 극단적인 집중현상을 나타내고 있어 프랑스의 출판사는 대부분이 파리, 그것도 솔본느를 중심으로 한 5구, 6구에 모여 있다. 프랑스 전체에서 책을 판매하는 곳은 30,000여 개소 정도로 그중 본격적인 서점이 300개소, 역앞의 매점이 1,500개소, 서점을 주체로 하여 다른 영업(문방구, 다방 등)을 하는 곳이 5,500 나머지는 담배, 신문을 팔며 부차적으로 책을 취급하는 곳이다. 하지만 프랑스에서는 문화적으로 수준이 높은 교양서적이 많이 나오고 잡지는 특집호가 잘 되어 있는데 한국에서는 집필자의 어려움 때문에 이것이 잘 되지 않고 있다.

새로운 미술관의 개혁

프랑스에 있어서의 문화정책의 중요한 일환으로 미술관에 대한 정책을 소홀히 할 수 없다. 루브르 미술관은 세계 최대의 미술관으로 수장고(收藏庫)에 보존되어 있는 미술품이나 고고학적인 자료를 포함하면 소장품의 수는 약 25만점에 다다르고 있다. 원래 코렉숀의 수만 가지고 논하면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은 100만이나 되지만 루브르의 특색은 뭐니뭐니해도 고대로부터 19세기에 걸친 전 세계의 모든 걸작품이 갖추어져 있으며 하나의 미술관만으로 서양문명의 흐름을 훤하게 더듬을 수 있다는 것이 그 특징이다. 그러한 면에서는 세계 최대의 미술관이라고 볼 수 있다. 한국의 미술관도 한국의 문화를 역사적으로 한눈에 알 수 있도록 정비하여야 하며 루브르 미술관의 경우처럼 미술의 분야별로 상세하게 풀이한 팜플렛을 만들어 외국인이 한국의 문화를 쉽게 알 수 있도록 해야한다. 특히 1988년의 올림픽대회를 기회로 이러한 문화작업을 추진해야만 할 것이다. 프랑스에서는 현재 루브르 미술관의 개조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2년후인 1989년은 프랑스혁명 200주년으로 이를 기념하는 명목으로 루브르 박물관의 전폭적인 개조개혁이 이루어진 것이다. 루브르 박물관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느낄 수 있으리라 생각되지만 이 건물은 프랑스 역대의 국왕이 개조하면서 살아온 궁전으로 원래가 박물관으로는 어울리지 않고 방문자에게도 맡은 불편을 주어왔다. 방이 넓기만 하고 그 안의 안내표식도 완비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그 안에 들어가면 자기가 어느 위치에 있는지를 알지 못한다. 게다가 꾸불꾸불한 낭하가 계속되어 있기 때문에 자기가 보고 싶은 미술품이 있는 별동으로 가려 해도 다른 데로 빠져 좀처럼 가기가 힘들게 되어 있다. 이러한 불편을 해소하여 현대적인 미술관으로서 면목을 새롭게 하려고 하는 것이 <루브르 미술관 대 개조계획>으로 현재 공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 계획의 핵심은 정원에 세워진 큰 피라밋형을 한 유리건물에 있다. 이곳을 출입구겸 정보센터로 삼아 각 동을 지하통로로 연결하는 것이 목표인데 이 유리 피라밋이 파리 사람들의 열기를 띤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반대파에서는 이 묵직하고 엄숙한 궁전에 그 유리건물은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찬성파는 그 것은 매우 참신한 아이디어로 현대적인 미술관으로서 매우 바람직하다고 주장한다.

여기에서 보수성이 강하면서도 대담한 개혁을 감행할 줄 아는 프랑스인의 문화행정 정책을 볼 수 있다. 사실상 에펠탑이나 퐁피두 예술문화센터도 처음 세워졌을 때는 비난의 소리가 들끓었으나 일단 시간이 흐르고 나면 파리를 상징하는 명소로 남게 된다.

이것은 프랑스의 문화정책 추진자가 몇 사람의 생각보다는 국민 전체의 여론을 바탕으로 논쟁을 벌여 놓고 그 위에서 신념을 가지고 문화정책을 밀고 나가기 때문이다.

한편 루브르의 세느강 대안(對岸)폭에 오르세 미술관을 건설중에 있다. 지금까지 있었던 인상파 미술관을 흡수하여 거기에 조각, 공예, 사진, 포스터 등을 포함하여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초에 걸친 예술을 종합적으로 총망라하는 대미술관이 된다. 이리하여 루브르, 오르세, 퐁피두센터의 3대 국립미술관이 이루어져 프랑스에서는 미술혁명이 행하여지고 있다. 한편 프랑스의 텔레비전 방송국이 이러한 미술관을 대대적으로 소개하고 있는 것도 프랑스의 약동적인 문화혁신과 연관을 가지고 있으며 88올림픽을 앞둔 한국에 있어서도 프랑스의 이러한 움직임을 시찰하고 문화정책에 있어서 참고삼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프랑스의 문화정책

이상 우리는 프랑스의 문화정책에 관한 여러가지 문제점에 대해서 고찰하였다. 우리에게 긴요한 것은 첫째로 어원을 중심으로 한 좋은 예문이 있는 완벽한 한국어 사전의 편찬이 가장 시급하다. 둘째로 이를 기반으로 국민의 정신문화의 뿌리를 심어줄 수 있는 양서를 국가의 차원에서 출판 보급해야 한다. 세째로 프랑스의 국립도서관을 비롯하여 세계 각국에 산재해 있는 한국 서적이나 재료를 복원해야 한다. 네째로 박물관 미술관의 능률적인 효능을 위해 과감한 개혁도 시도해야 한다. 그리고 뛰어난 예술가를 양성하기 위하여 정기적으로 예술가의 작품의 구상만을 제출케 하여 국가의 예산이 허락하는 범위 내에서 지원을 해 주어야 한다. 특히 이러한 노력은 영화에 더 많은 힘을 기울여야 하는데 그것은 한국의 영화가 세계적인 수준이 이르기 위해서 좋은 시나리오 작가가 아쉽고 영화는 그 나라의 문화를 보여주는 데 가장 빠른 길이기 때문이다.

평생교육 Formation Permanante

끝으로 프랑스의 평생교육에 관해서 논하기로 한다. 프랑스는 종래부터 학교교육제도 이외의 교육기관이나 민중대학 Universite Populaire이 성인교육·직업교육·교양교육에 공헌해 왔으나 근래의 급속한 과학기술의 진보에 따른 학교교육을 필한 자의 재교육 recyclage이나 근무자의 직업교육훈련의 필요성에서 평생교육의 사상이 대두되고 있다. 문교부에서는 고등직업 교육기관으로서 국립예술기술학교 Consewatoire Nationale des arts et Metiers나 교육기술학교 office francais des techniques modernes d'education, 국립통신교육센터 Centre national de teleenseignement, 라디오 텔레비전 교육국 Radio et te le vision Scolaires 등 여러 단계의 성인교육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으며 여름방학을 중심으로 대학에서는 교실을 개방하여 대학의 성인강좌를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작년에 필자는 솔본느대학 프랑스문학과 철학의 공개강좌를 한 달간 들었는데 프랑스문학에 대하여 저명한 교수들이 새로운 관점에서 문화를 소개하는 좋은 강의로 대개가 외국의 문학교수들이 맡아 참석하고 있다. 한편 평생교육의 이념을 직업생활에 직접 연결시켜 국가발전에 이바지하고자 하는 목적 아래 교육휴가 Conse de formation의 은전을 모든 직업인에게 주도록 한 1971년 이래의 법률은 획기적인 일로 임금노동자나 직업인에게 새로운 기술을 갖도록 하기 위하여 최고 12년간 휴가를 주어 교육에 임하게 하는데 이러한 사회인에 대한 직업휴가는 한국에서도 연구하여 실시하면 많은 효과를 거두게 될 것이다.

특히 솔본느대학 맞은 편에 있는 꼴레쥬 드 프랑스 College de France는 1530년 프랑스와 1세가 한 대학과는 별도의 고등교육기관으로서 약 50명에 이루는 권위있는 교수진으로 구성되어 국가 원수의 지시 하에 학문에 관심이 있는 모든 사람을 교육시킨다. 교수는 학문의 모든 분야의 전문분야의 연구테마를 자유로 강의하는데 그 내용은 세계의 첨단을 걷는 학술강의가 주로 된 세계적으로 수준 높은 강의이다. 청강 모든 사람에게 공개되어 있으며 레비죠, 스트로스, 미셀, 푸코 등 일류학자가 강단에서 문화국가로서의 프랑스의 권위를 국내외에 선양한다. 교수진에는 자연과학자가 많지만 필자는 거기에서 불교에 관한 좋은 강의를 들은 바 있다. 낡은 건물 속에 최신식 연주실이 갖추어져 있으며 강의 제목이 그 입구에 진열되어 있어 자기가 듣고 싶은 강의를 누구나 들을 수 있게 되어 있다. 이처럼 최첨단의 학문정보를 일반인에게 공개하는 제도는 프랑스인의 지적수준을 높이는 데 크게 공헌하고 있으며 한국에서도 운동경기에 쓰는 돈의 극소부분이라도 이러한 면에 활용할 수만 있다면 문화국가로의 발전에 초석이 되리라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