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문화예술 사회교육
이신우 / 일간스포츠 편집부
■ 생애교육의 일환으로서의 사회교육
지난 2월 23일자 일본의 아사히(朝日)신문은 당사가 운영하고 있는 「아사히 컬쳐센터」안내기사에서 「日美경제마찰의 행방」,「현대아메리카의 사상」,「현대아메리카 論」등의 강좌를 새로 개설했음을 알리고 있다.
막강한 기술력과 생산력을 갖춘 일본경제에 패배한 미국이 연5백억 내지 7백억 달러에 달하는 무역적자에 보복의 소리를 높이자, 삐걱거리는 "日美관계를 다시 생각한다"는 의미에서 일반시민들의 당혹감에 대답을 제시해주는 시의 적절한 개설 강좌였다.
시대의 첨단을 걷는 이러한 강좌 외에도 아사히 컬쳐센터는 「인도성지순례」,「실내악의 매력」,「에도(江戶)시대의 상인문화」등의 특별강좌에 이르기까지 고대에서 현대를 망라한 각종 문화의 향연을 제공해 주고있다. 이처럼 지식·정보·교양·취미 등을 통해 현대 일등국민의 생활문화를 이끌어가고 있는 문화센터는 아사히컬쳐센터뿐 아니라 요미우리 (讀賣) 상께이 (産經)와 같은 신문사와 NHK등의 방송사 그리고 항큐우(阪急) 등의 유통업체에 이르기까지 전국 80개소에 걸쳐 조직돼 막강하고도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와는 성격을 달리하나 공적기관으로서 독특한 지역사회단체인 공민관 및 박물관, 도서관 등이 각자 독특한 영역을 확보하면서 일본의 사회교육에 일익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1980년 일본 문부성의 조사에 따르면 전체 인구중 스포츠·문화활동 인구는 男 79.4% , 女77.2%로 전체의 79.3%를 점유하고 있다. 이 숫자는 물론 오차를 전제로 하고있어 정확한 통계숫자는 아니라 하더라도 최소한 국민 2명중 1명, 아니면 4명중 3명이 스포츠·문화활동을 즐기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즉 일본은 사회 전체가 이미 제도교육의 단계를 넘어 학습사회로 진입하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學習社會」란 미국의 로버트·M·허친스의 저서의 번역어로 1968년 간행되어 이후 일반에 널리 쓰이는 용어이다. 그에 의하면 학습사회란 "여러 계층의 교육수준에 있는 모든 성인남녀에 언제라도 파트타임의 교육을 제공함과 더불어, 교육의 목적이 배움 충실한 인생 그리고 인간다운 삶에 있으며, 모든 사회기관이 그 목적실현을 지향코자하고, 나아가 가치의 전환에 성공한 사회"라고 규정짓고 있다.
참고로 문부성이 조사한 같은 종류의 통계자료를 보면「문화활동의 내용」에 있어 문예 (詩歌·문학·번역 외)가 남 22%, 여 24.5%로 평균 총 23.3%, 미술(회화·조각·공예·서도·사진 및 영화 외)이 남 38 2%, 여 41%로 평균 39.6% , 음악(현악·관악·타악·성악·음악회 외)이 남 43.4%, 여 54.2%, 평균 48.9%, 무용 (일본무용·발레·모던댄스 외)이 남 2.5%, 女8.6%, 평균 5.6%, 연극연예가 남23.4%, 여 28.3%, 평균 25.9%. 생활문화(다도·양재·手藝·요리·원예 외)가 남 42.7%, 여 64.1%, 평균53.6%로 나타났다.
현대사회는 격렬하리만큼 하루하루가 새롭게 바뀌는 변화의 시대다. 더욱이 그 변화는 예측을 불가능케 하고 있다. 소위 제도교육 안에서 무장한 정보나 지식은 쉽사리 노후화 되기 때문에 끊임없는 새정보 기술의 획득과 축적을 필요로 한다. 생애교육의 일환으로 사회교육이 날로 비중을 더해 가는 소이이다 .
일본사회예서 사회교육이 빠른 속도로 일반에 뿌리를 내리는 또 하나의 이유는 물질적 풍요로움 속에서 새삼 정신적 풍요로움을 갈구하고자 하는 시민의식의 변화이다. 심리학자 매슬로우에 따르면 인간의 욕망은 다섯가지로 피라밋형의 구조를 지니고 있다. 즉 피라밋의 가장 저변에 깔려있는 욕망은 생존욕구이며, 그 위가 안전·안정에 대한 욕구, 세번째는 애정 네번째가 집단에의 귀속이며, 다섯째 가장 높은 자리에 자아실현이 자리잡고 있다. 말할 필요도 없이 생애교육(교육이라는 용어가 지배적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해서 주체의 자유를 강조하는 생애학습이라는 용어가 쓰이기도 한다.)은 이러한 자기실현 의지와 깊이 관련되어 있는 것이다.
일본 사회는 일인당 국민소득이 1만 달러를 넘는 예전에 없던 시대가 도래했다. 생활이 풍요로워지면 인간의 욕구는 물질보다 정보로 향해「정보소비」가 증대한다. 컴퓨터 비디오의 보급, 캐달로그잡지나 사진잡지의 급증, 상품의 개성화 패션 등이 이를 설명해주고 있으며 정보소비의 최고형태는 어디까지나 학습인 것이다. 또한 노동시간의 단축, 연금제도의 확충, 저축액의 증대, 人生二毛作을 가능케 하는 고령화시대가 사회교육의 붐현상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
일본에 있어서의 사회교육은 사업실시의 주체를 성격별로 구분. 公的사회교육과 民間사회교육으로 대별하고 있는 것이 일반적인 관례이다. 먼저 공적사회교육에 관해 살펴보면 그 중심은 역시 교육위원회 계통의 사업을 들 수 있다 . 예를 들어 공민관, 도서관, 박물관, 청년의 집 등 사회교육시설에서 전개되는 것으로 한마디로 시설중심주의 사회교육으로 표현되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전의 사회교육은 조직이나 단체활동을 중시해 단체중심주의였으며 또 강연회 방식이 많아, 오늘날의 사회교육시설은 그다지 발달하지 못했다. 그러나 84년 현재 일본 전국에는 공민관 약 1만, 도서관 약 1천 6백, 박물관 약6백 70 청년의 집이 약 4백 40곳으로 광범위하게 산재해 있다. 이들 시설은 제각기 특색을 자랑하며 강좌 및 교실을 개설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고교개방 강좌와 대학공개 강좌가 특히 인기를 모으고 있다. 고교개방 강좌의 개설상황은 80년 현재 이미 3백 50여 강좌가 문을 열고 있다. 대학공개 강좌는 83년의 경우 국립 5백43강좌, 공립 1백50강좌가 일반시민들의 호응을 얻은 바 있다. 그 외에 공민관에서는 문화·체육행사를, 도서관과 박물관에서는 독서회·연구회·감상회·映寫會·자료전시회·강연회 등이 빈번하게 치뤄지고 있다. 물론 각종단체가 이들 시설을 이용, 나름대로의 문화활동을 영위하고 있음은 말할 나위도 없다.
민간사회교육은 그 특성상 실태파악이 대단히 어려운 실정이다. 문화센터 등의 민간학습기관, 사회교육관계단체, 사회통신교육 등이 주요한 구성요인이나 그밖에 학원 개인강습소 자그마한 그룹과 서클 등에서의 한 학습활동이 비조직적으로 산재해 있기 때문이다. 문화센터 등의 민간학습 기관은 도시를 중심으로 성행하고 있으며 NHK의 「일본인의 학습관심 조사」(82년)에 의하면 전학습활동의 1할이 소위 컬쳐센터에서 행해지고 있다. 사회교육 관련단체는 그 숫자도 많고, 교육위원회가 83년도 기준으로 보조금을 지원한 단체만도 약 4만5천에 다다르고 있다 .
주요한 사회교육단체만을 들어보면 지역어린이회 (80년 기준 회원수 약9백 14만). 목적소년단체 (단체수 약 만2천·회원수 약1백 60만). 지역청년단(약42만), 목적청년단체 (단체수 약4천 회원수 31만), PTA(약1천9백80만), 지역부인단체 (약5백6만 명)그 외 전국조직 부인단체(단체수 약1만6천 회원수 약3백 87만) 등이다.
이들 단체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은 소규모 그룹·서클은 거의 실태가 파악되지 않고 있다. 다만 앞서의 NHK「일본인의 학습관심 조사」에 따르면 그룹·서클·클럽에서의 학습은 전학습활동의 26.3%를 점하고 있어 큰 비중을 과시하고 있다. 취미 등의 배움터도 개인교습소에 다니는 일반시민도 무시 못할 숫자다 . 위의 자료에 의하면 개인교수·학원에서의 학습은 전 학습행동의 17.3%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인학습의 경우로 유력한 원조방법인 사회통신 교육은 문부성 인정만으로 보면, 43단체 1백 81과정, 수강자 약 26만 5천명 (82)으로 기록되어 있다. 사회통신교육에는 그 외에도 문부성의 인정을 받지 못한 채 운영되는 곳까지 이들을 모두 합하면 수강자수는 어림잡아 수백 만 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일본사회에 있어서 사회교육의 주목할만한 특징으로는 비직업적교육 분야로 매스미디어의 영향력이 비약적으로 증가한다는 점이다. 더불어 소위 교육·문화사업에의 진통이 현저하며, 민간부문이 공공부문을 품안에 끌어 들일 듯한 여세라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컬쳐센터·취 미스쿨·박물관서비스·테니스클럽·스위밍스쿨 등이 그 구체적인 예들이다. 따라서 일본의 민간 문화사업현황을 살펴보는 것 자체가 그 나라 사회교육의 현주소를 파악하는 열쇠가 된다해도 지나친 표현이 아닐 것이다.
■ 문화사업으로서의 사회교육
「文化의 時代」라는 말이 함축하고 있듯이 기업의 비지니스나 PR활동에 있어서도 최근에는 문화적 요소를 가미시키는 작업이 대단히 큰 만큼 문화사업으로 불릴 수 있는 기업들의 영리적 비영리적 활동은 다종다양한 형태로 현대사회를 장식하고 있다. 이러한 문화사업은 그 방법에 따라 세미나, 출판활동, 이벤트행사개발, 기업내 시설의 개방, 문화시설의 건설, 스쿨비지니스 등 5개 방향으로 대별 지어 진다. 여기서는 이들 분류방식에 얽매이지 않고 흔히 통용되는 용어를 빌려 살펴보기로 한다. 첫째는 가장 보편적인 형태로 강좌 및 교실形이다. 이것은 강사·지도자가 일정한 숫자의 수강자를 대상으로 수업을 행하는 문화사업이다. 예를 들어 큰 규모의 매스컴이나 유통업자(백화점 등)가 실시하는 소위「컬쳐센타」즉 앞서 이야기한「아사히컬쳐」·「산께이학원」,「세이부 코뮤니티 컬리지」등이 이에 속한다. 음악(피아노·엘렉톤 등) 스포츠(테니스·수영 등)와 같이 특정분야에 한해 기업이 교실을 여는 경우도 이 형태에 포함될 수 있을 것이다. 최근의 조사를 토대로「컬쳐센터 」의 실태에 관해 정리한 것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우선 전국의 대규모「컬쳐센터 」80개소를 조사한 오오사까(大阪) 大學人間科學部 사회교육론강좌의 조사가 대표적인 예다. 이에 의하면 센터의 경영주제는 신문사 33%, 백화점 16%, 방송국 13%에 제휴형(예를 들면 매스컴과 백화점)14%, 그 외 25%로 밝혀졌다. 우리나라에서는 동아일보, 한국일보, 중앙일보가 80년대초 일제히 문화센터를 개설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일본의 지역별로는 동경을 중심으로한 관동지방이 28%, 중부가 15%, 킹끼(近畿) 26%로 동경 오오사까(大阪) 교오토(京都) 등 3대 도시권을 잇는 지역이 전체의 7할을 점령하고 있다. 일본사회에 있어 도시화 국제화가 진행되면서 동시에 사회교육이 발전속도를 발맞춰 왔음은 앞서의 현상과 밀접한 연관관계를 설명해 주는 것이다. 강좌의 규모별로는 10개 강좌 미만이나 1백 50개 강좌 이상의 센터는 극히 소수이며 10∼49개 강좌가 25%, 50∼99개 강좌가 34%. 1백∼1백49개 강좌는 26% 정도의 구성을 나타내고 있다. 강좌내용에 대해서 오오사까 대학의 자료는 미술·수공예·복식(32%), 음악·무용(12%), 교양(12%), 스포츠·건강(11%) 다도·서도(10% ), 어학 (8%)의 순이며, 일본생애교육학회 생애교육유형 연구회가 발표한 「기업에 있어 생애교육 및 민간학습기관의 생애교육에 환한 조사」 84년판은 예술·예·취미가 1위, 가정·일상생활 2위, 건강·체력 3위, 지식·교양 4위, 국제성 5위, 직업 6위, 시민생활 7위로 밝히고 있다. 한편 여가개발센터의 84년도 발표자료「여가관계 機器 등에 관한 연구 제 1부에서는 어학(19%), 건강(16%), 수예·공예(14%), 음악·무용(10%), 미술(7%), 꽃꽃이·다도(7%), 교양(6% ), 요리(4%) , 서도(4%), 문학(4%)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들 통계자료는 분류방식이 서로 상이해 종합적인 경향을 적출 해내는데 약간의 난점을 지니고 있으나, 민간 컬쳐센터에서 수공예관련 부문이 상당한 비중을 지니고 있음은 어느 조사결과에서나 동일함을 알 수 있다. 이들 숫자는 교양관련의 강좌를 중심으로 구성되어는 있는 대학공개 강좌와 매우 대조적이다. 참고로 문부성이, 행정기관이 관여하는 사회교육강좌를 대상으로 실태 파악한 81년도「사회교육조사」에 의하면 교양관계 (41%) 체육·레크레이션관계 (12%), 가정생활 및 교육 (23%), 직업관계 (7%), 시민의식분야(7%), 그 외 (10%)로 밝혀졌으며, 대학공개 강좌에 관한 84년도 조사자료는 교양(59%), 전문·직업 (11%), 스포츠(9%), 보건 (7%) 취미와 어학이 각각 5% 순으로 나타났다.
수강생의 남녀별 비율은 여성이 82%로 압도적으로 많고(우리나라의 경우도 한국일보 문화센터의 설명에 의하면 70∼80%가 여성으로 대체로 양국이 같은 경향을 보이고 있다) 직업별로는 주부가 40%, 회사원 32%, 또 연령별로는 30대가 30%, 40대가 21%를 차지하고 있다.
강좌 및 교실형 외에 가장 보편적인 것으로는 행사형을 들 수 있다. 행사형은 대체로 콘서트나 연극 등 무대감상, 심포지엄이나 강연회 같은 價値交流形, 미술전 박물관 見本市 등의 전시형, 캠프나 축제 등의 체험형, 현상논문 콘테스트 등 직접 타인과의 경쟁을 통해 학습의 효과를 얻는 챌린지형으로 전문가들은 세분하고 있다.
각종 문화단체에서는 이들 여러 형태를 복합적으로 동원해 수강자들에 어필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시설형으로는 이미 널리 알려진 오오하라(大原)미술관, 메이지무라(明治村), 일본 제1의 규모를 자랑하는 서점 키노주니야(紀伊國屋)가 경영하는 키노주니야홀이 활발한 문화활동을 펼치고 있다. 최근에는 세계적으로 유수한 노무라(野村)증권이 노무라미술관을 개관, 기업 이미지 제고의 효과를 거두고 있으며 미쯔꼬시(三越)백화점이 경영하는 미쯔꼬시 로얄디어터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들 기업의 문화시설은 미술 연극 음악 역사 등 多岐에 걸쳐 생애학습내지 사회교육의 자원으로서 귀중한 역할을 하고있다. 이런 일반적인 문화시설의 건설 외에 염두에 둘 2가지 흐름이 눈에 뜨인다. 하나는 특정 업종에 관련한 자료관의 전력회사나 가스회사에 의한 전력관·원자력 PR센터·가스과학관 혹은 자사 상품에 관련된 분야의 역사나 자료를 소개하는 빌딩박물관 심지어는「신발」박물관 등이 출현하고 있는 현장이다. 이들이 모두 기업의 이미지 제고라는 전략적 의도가 잠재되어 있다 하더라도 특정분야 학술자료의 보존·소개나 지식의 전파라는 점에서 평가받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다.
또 하나의 흐름은 스포츠 시설의 건설로 최근의 건강과 함께 급속한 발전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DO스포츠플라자」,「BIG·BOX」,「TAC」(동경체육클럽) 등 이었다. 서비스내용으로서는 회원제의 스포츠클럽 외에 강좌·교실형을 답습하기도하며 종목으로는 에어로빅, 수영, 테니스 등 다양하다. 「건강증진」은 이후로도 생애학습의 중요한 테마이며 오락의 요소, 고급스런 분위기 그리고 서비스수준의 고양을 가미한 민간스포츠 시설은 일정 계층의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귀중한 학습기회로 기능을 발휘하리라 믿어진다.
민간 문화사업은 이밖에도 출판활동, 기업시설 개방, 영상활동 통신미디어를 이용한 문화정보의 제공 등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하고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되어가고 있다. 그후로도 사회정세에 발맞추어 새로운 유형의 문화사업이 출현할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
■ 민간문화 사업의 역할
여지껏 열거해 본 민간문화사업이 일본 사회에서 수행하고 있는 역할은 전문가들에 의해 대체로 다음과 같이 분석되고 있다. 첫째는 원론적인 설명이긴 하나 다양한 학습기회의 제공이다. 앞에서도 설명했듯이 컬쳐센터 등은 광범위한 분야에 걸쳐 강좌를 진행하고 있다. 그 외의 문화사업도 각기 독특한 개성을 자랑하며 수강자들의 수요를 충족시키거나 나아가서는 창조해 내고 있다. 대학이나 행정당국이 행하는 생애교육이 갖지 못한 취향과 메뉴를 적시에 그리고 손쉽게 제시해 주고 있다.
한 예로 바쁜 일과를 보내는 비지니스맨을 위한 早朝강좌나 시장보기대행 서비스를 제공해 주는 주부들을 위한 오후 수강 등 사업에 따라 학습자들의 편의를 최대한 또 섬세하게 배려해주고 있는 실정이다. 「文化」가 경영전략에 있어 중요한 요소인 한에 있어서 기업은 여러가지 시도와 방법을 통해 생애학습의 장을 제공해 갈 것이다.
두 번째로 중요한 역할은「배움」과「즐거움」의 조화를 들 수 있다. 즉 오락의 요소를 가미한 학습기회의 제공이다.「오락의 사회」로도 이야기되는 현대사회에 있어서 학교교육을 별도로한 사회교육의 영역에서는 놀이 오락의 요소가 크게 요구되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는 형편이다. 그것은 강좌·교실형 학습자의 4분지3 정도가 『취미나 즐거움』을 수강목적으로 지적하고 있는 「도민의 생애학습 수요 예측 연구조사」(일본도시센터1983년)의 결과가 뒷받침해 주고 있다. 배움과 놀이를 융화시킨 학습에 관해서는 행정이나 아카데미 지향이 강한 대학들보다 민간기업쪽이 훨씬 많은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봐야할 것이다. 비근한 예로 수공업 등 즐거움의 요소가 짙은 강좌는 민간문화사업이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오오사까대학 인간과학부 사회교육론 강좌가 아사히컬쳐센터 코오베(神戶)시 수강자를 대상으로 행한 조사에 의하면, 동센터를 『즐겁다』고 대답한 비율은 57%인데 대해 자치제사회교육에 대해서는 13%만이 『즐겁다』고 대답한데 지나지 않았다. 컬쳐센터에 한하지 않고 민간기업에 의한 많은 행사나 시설 등도 밝고 즐거움에 찬 놀이요소가 중시되고 있음은 실제 참가 해본 적이 있는 수강자들의 전반적인 견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세 번째로 민간문화사업은 여러 형태의 단계에서 인적·지적교류 촉진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강연회 각종 전시 연극콘서트 감상 등 문화사업 가운데「교류」를 소홀히 하는 분야도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컬쳐센터 수강자에 의한 自主학습 그룹의 형성, 심포지엄이나 포럼에서의 활발한 의견교환, 축제 등에서의 살과 살의 접촉 등 인적·지적교류가 다방면에서 특히 경계선 지역을 넘어서 이뤄지고 있음은 문화센터가 반듯이 이익집단만은 아니라는 반증인 것이다.
네 번째로 학습자에 대한 철저한 동기부여도 중요한 항목을 차지한다. 매력적인 사업계획, 적극적인 PR, 컬쳐센터에 의한 수료증 수여 등 학습자의 마음을 끌어당기는 각종 시도가 거듭되고 있다. 생애학습에 대한 일본국민의 관심과 의욕의 향상도 민간문화센터의 홍보에 힘입은 바 크다고 볼 수 있다. 기업경영의 일환으로서 문화사업을 행하는 이상은 참가자 모집에 전력투구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며, 대학이나 행정기관에 비해 학습자에 대한 동기부여도 철저한 면이 있다.
마지막으로는 문화의 창조나 쇄신에 대한 영향력이 크다는 점이다. 기업은 단지 문화사업을 펼칠 뿐 아니라 이런 활동을 통해 새로운 예술 가치관 라이프스타일 등을 끊임없이 재창조해 나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학습자인 개개의 일반 시민도 기업의 문화적 재창조가 일으키는 충격을 강하게 흡입하며 학습활동을 영위하는 것이다. 그런 가운데 스스로의 가치관이나 라이프스타일도 새롭게 형성해 나아가는 것이 아닐까.
반면 생애교육 사회교육을 실시하는 민간문화사업이 영리법인으로서의 기업에 의례 실시된다는 점에서 여러가지 문제를 내포하고 있음도 사실이다. 예를 들어 다양한 학습기회를 제공한다 하더라도 시장이 형성되지 않거나, 혹은 자사의 PR에 도움을 주지 못하는 문화사업은 빛을 볼 수가 없다. 또 문화의 창조나 쇄신에의 막대한 영향력은 자본에 의한 현대문화의 지배로 이어진다는 염려가 있으며, 학습자에 대한 문화적 세뇌의 가능성도 배제될 수 없음이 지적되고 있는 형편이다. 이처럼 상업주의가 가져올 수 있는 폐해를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해서는 기업, 대학, 행정 등의 역할분담의 명확화와 기업 外 주체에 의한 문화형성의 진흥 등 균형 잡힌 교육과 문화형성 시스템의 확립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 아사히 (朝日)컬쳐 센타
소수의 위와 같은 不定論이 거론되는 가운데 날로 그 뿌리를 정착시켜가고 있는 민간문화사업중 일본 국내에서 가장 성공적인 사례를 들자면 단연「아사히 컬쳐센터」를 꼽지 않을 수 없다. 이 문화센터는 아사히신문 문화활동의 일환으로서 1974년 봄 동경 신쥬꾸(新宿)에 위치한 초고층빌딩인 신쥬꾸 스미또모(住友) 빌딩에서 첫 선을 보였다. 비교적 짧은 역사이나 이후 생애학습의 광장으로서 국민의 폭넓은 호응 속에 성장을 거듭, 오오사까(大阪) 센리(千理) 코오베(神戶) 쿄오노(京都)등 5개소에 문화센터를 개설했다. 그후로도 확장은 계속되어 나고야(名古屋) 오까야마(岡山) 삽뽀로(札幌) 키따큐슈우(北九州) 등 14개소에 걸쳐 전국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회원수는 동경 오오사까 코오베 등 일본 동부지역에서만 약 20만 명이 거쳐간 것으로 집계되었으며 강좌수도 1천4백을 헤아리고 있다. 자체 추산에 의하면 강사수 4천을 넘고 동경 요꼬하마(橫頻) 양 문화센터만으로도 회원수 6만5천을 자랑하고 있다. 특히「아사히 컬쳐센터」는 현대화 도시화 추세에 따라 잃어가기 쉬운 강사와 수강자의 만남, 자연과 역사문화와의 만남, TV 라디오 활자매체가 갖기 힘든 인간적인 고리·커뮤니케이션을 중시한다는 캐치프레이즈를 걸고 시민사회를 파고들고 있다.
강좌내역은 실로 다양하기 그지없어 일일이 소개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이다. 여기서는 동경「아사히 컬쳐 센터」 4월학기를 기준으로, 시대와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는 특별강좌와 문화 예술분야에 국한해 편린이나마 내용을 들여다 보기도 한다.
먼저 4월학기에 가장 주목되는 강좌는 서두에서도 언급한바와 같이「日美마찰의 향방」,「현대 아메리카사상」등 이다. 미국이 현일본을 어떻게 보고있는가를 문화적 배경을 통해 성찰해 보며 문제가 되고 있는 무역수지 불균형의 법적 측면을 풀이해 본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 나아가 미국의 신세대운동을 심리학 등 여러 앵글을 통해 파악하고 전망까지 제시한다는 것이 강의의 목적이다. 이밖에는 현시점을 특징 짓는 정보화사회를 「21세기의 작가」로 평가받고 있는 프란츠·카프카의 작품을 통해 살펴보면, 매우 역설적으로 보이는「카프카와 정보화사회」라는 강좌도 눈에 띤다. 일본사회에도 인기직종으로 부각되는 기자직을 위한「저널리스트 인문」 불교의 발상지를 찾아보는「인도현지순례」 및 「실내오케스트라의 매력」같은 강좌가 마련되어 있다.
『인간을 생각하는 코스』는 대체로 종교 및 철학이 주류를 이룬다.「大乘起信論」,「具舍論」,「칸트의 실천 이성비판」,「헤겔의 종교철학」,「일본의 사상」처럼 난해한 수준에서 「성서와 인생」,「불교입문」,「영화론」,「시와 인생」,「자아라는 꿈」강좌 등이 수강자를 맞이하고 있다.『정신과 육체의 코스』는「좌선」,「반야심경독경」,「심신의학 기초」,「융심리학에의 권유」,「카운셀링」,「야구체조」,「알기 쉬운 한방」등 신변에 주제를 설정해 일반인들의 궁금증에 해답을 주고 있다.「성인병의 예방」,「가정의 위기와 카운셀링」, 「사춘기의 위기와 극복」같은 항목은 시대적 상황에 부응코자 하는 의도가 엿보인다.
『일본을 생각하는 코스』는 문화센터 운영방침 중 하나인「일본전통문화에의 존중」을 반영한 분야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日本書記硏究」,「古事記」,「古代큐우슈우다 風士記세계」,「민속으로부터 본 萬葉集」,「에도(江戶)의 町人문화」,「메이지기의 인간과 사상」,「일본의 문화풍토와 여행」,「日本人이란 무엇인가」,「古文書해독」,「中世시대를 생각한다」에서, 동경시내 곳곳을 견학하며 역사적 의미를 탐구하는「東京의 거리」등이 나열되어 있다.
문학코스는 아마추어 소설가를 지향하는 수강자들을 위해 동인회를 구성, 동인회지를 만들며 實作을 중심으로 지도해 가는「소설작법과 감상」,「픽션 쓰는 법」,「동화창작교실」등 세세하게 강좌를 분류해 놓았다. 감상 위주로는「현대시」,「短歌」,「하이꾸(排句), 「萬葉集 全講」,「原氏物語」,「平家物語」,「나쯔메·소오세끼(夏目漱石)講讀」,「中國의 古典詩歌」,「장자(莊子)」,「三國志」등을 준비하고 있다. 이중에서도 萬葉集에 관한 강좌가 3개나 된다. 「萬葉집 全講」은 제1권부터 20권에 이르기까지 약 4천5백수의 시를 하나도 빠뜨림 없이 읽어내려 가는데 이번 학기로 9년째, 제12권을 시작하게 된다. 일본어사전 코오지엔(廣辭苑) 萬葉集항을 찾아보면 『현존하는 最高의 歌集. 20권. 仁德천황 황후의 노래로 불리는 것으로부터 淳人천황시대의 노래 (7백59년)까지 4백여년간의 長歌 短歌 세도우까(施頭歌)…등이 수록되어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커뮤니케이션 코스』에는 아사히신문 논설위원들이 강의를 맡고있는「뉴스의 배경」을 비롯「매스컴 문장」, 「논픽기션 作法」,「문장지도교실」,「에세이 作法」,「포토 저널리스트入門」등과 함께 실전에 참가하는 「東京 포토스케치」관련 강좌가 즐비하다.
『미술코스』는 강의·실기로 나뉘어 실시된다. 강의로는 「일본미술사」가 일본의 繪畵 고분벽화 중세 佛畵 풍속화 우끼요에(淫世繪) 에도시대 狩野派 등 모두 22개 부문으로 세분되어 각 전문가들이 동시에 참여, 강의를 진행한다. 서양미술사는 오리엔트·에게海의 미술이 이번 학기 주제로 中國陶磁史는 前期편이 선정되어 있다. 실기로는「유화」,「수채화」,「담채 (淡彩)화」,「스케치」,「파스텔畵」,「뎃상」,「연필畵」,「봄의 스케치」,「색채론」, 「도안」, 「日本의 문양과 색채」,「세밀화」,「四季의 꽃」,「일러스트입문」,「일본화」,「수묵화」,「목판화」,「불상조각」등 미술 전 분야를 총망라해 수요를 창조해 나아간다는 의욕을 느낄 수 있다.
『음악·무용코스』도 역시 강의보다 실기강좌가 압도적으로 많다. 먼저 강의로「서양음악의 흐름」은 이번 학기에서 바하의 바로크음악에서 하이든이나 모차르트의 고전파 음악에 이르기까지를 주제로 설정하고 있다. 「슈베르트의 작품과 생애」 일본 고유의 가면극인「能」의 미술과 기법도 이번 학기 강의에 포함되어 있다. 실기과목에서는 일본 전통음악·무용이 전 25개 강좌중 무려 16개를 점유, 자국문화에의 관심도를 증명해 주고 있다. 서양음악·무용은 「살아있는 코러스」,「피아노의 광장」,「하프」,「만도린」,「사교댄스」등 취미수준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못해 음악·무용에 관한 한「아사히 컬쳐센터」의 지나친 편향을 반영하는 듯하다.
이 문화센터는 강좌·교실형에만 의존하지 않고 다방면의 학습형태를 개발, 시민사회의 수요에 대응해가고 있다. 즉 현지탐방 및 실습, 강좌 카세트, 自費출판 코너, 비디오코너, 연수상담 그리고 자체출판활동까지 끊임없이 영역을 확대하고있는 것이다. 現地실습으로는 예를 들어 1천수백년간의 역사를 비교적 순수하게 보존하고 있는 야마또(大和)지역을 찾아 역사와 문화를 추적해보는「古典風土의 길 大和路」, 작품의 고향을 찾아 이해를 깊이하는「겐지모노가따리 (原氏物語)」, 「만요오기행(萬葉紀行)」그리고 좌선을 위해 사원을 찾는「좌선체험교실」등이 활발하다.
「아사히 컬쳐센터 」는 일정기간의 수료를 마친 수강자들에게 수료증을 발급해 성취 욕구를 복돋아 주며, 회원에게는 호텔 백화점 여행 할인우대 등 편의를 도모하기까지 문화사업과 상업성을 교묘히 배합해 운영의 묘를 살리고 있다. 한편 아사히신문 논설진의 視點을「일본은 지금」을 비롯, 「마야 죽음의 儀禮」,「文樂人形의 매력」,「그림책과 童話의 융심리학」,「펜을 든 여행자」,「神과 인간」,「나의 造型現代미술」 등이 아사히컬쳐북스의 이름으로 출판되어 시판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