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소설분야 석·박사학위 논문 현황분석




신덕용 / 경희대 강사

■ 머리글

국문학의 여러 분야 중 소설에 대한 연구는 여타의 분야와 마찬가지로 1920년대를 기점으로 하고있다. 이 시기의 연구는 古小說을 중심으로 하고 있는데 이는 1922년 安自山의 「朝鮮小說史」와 함께 京城帝大 朝鮮語文學科 출신의 학자들의 연구성향을 말해주는 것으로 그 당시의 학문적 풍토를 대변한다. 즉 일제치하라는 시대적 상황과 밀접한 관련을 지닌 이 시기의 연구는 작품 자체의 미적 특질보다는 民族性에 대한 관심이 앞서 있다. 따라서 민족적 자각을 바탕으로 한 우리의 풍습·생활양식·사상에 대한 이해의 수단으로 古小說을 비롯 說話를 연구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연구방법상의 제한된 성격은 해방이후 문학연구의 기본적 태도인 개별 작품들에 대한 文獻實證的 硏究로 인해 극복된다. 이에 비해 新小說을 비롯 現代小說에 대한 연구는 해방 이후부터 시작되고 있다. 해방 이전에도 몇 몇 문학연구가들의 文學理論및 方法論의 도입 등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문학연구의 목표라 할 수 있는 개별 작품에 대한 解釋學的 硏究가 거의 발견되지 않는다는 것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이와 같은 연구상황으로 볼 때 소설분야에 있어서의 본격적인 학문적 연구는 해방 이후부터 시작되었다 할 수 있다. 특히 각 대학에 대학원이 설치되면서 우리문학 자체에 대한 미적 특질을 규명하고, 연구방법론의 개발 및 적용을 통해 다양한 학문적 연구가 시도되었음을 알 수 있다. 오늘날에 이르러 다양한 연구성과와 진지한 연구태도로 인한 질적 신장은 놀라운 연구업적의 장으로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각 대학원을 중심으로 한 본격적인 연구결과를 살펴본다는 것은 우리문학이 처해있는 문화적 상황과 앞으로의 전개방향을 가름하는 작업이 될 것이다. 이는 국문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의 수적 증가와 비례한 다양하고 세분화된 관심의 폭을 대학원이 어떻게 수용해 왔고, 어떻게 우리문학의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느냐에 대한 관심이 될 것이다. 본고는 시분야와 함께 국문학 연구의 가장 큰 관심사가 된 소설분야에 대한 학위논문 869편의 현황을 몇 가지 분류 통해 살펴보고자 한다.

우선, 여기서의 소설분야라 함은 서사문학 양식의 일반을 의미하는 것으로 필자의 편의상 사용하는 용어라는 점과 이 글을 위한 기본자료는 「한국 석사박사 학위논문 총목록」 (1∼ 16권, 국회도서관), 「예술교육과 창조」(4, 5집 서울예전 예술문화연구소), 「大學年鑑」(大學文化社 . 1982)임을 밝혀둔다.

학위논문의 학교별 ·연도별 분류

학위논문의 학교별 · 연도별 통계를 살펴보기 위해 다음과 같이 조사해 보았다. 아래 도표를 통해 각 학교별 논문의 현황과 석· 박사별 통계를 살펴본다. 아래의 도표를 보면 소설분야의 학위논문이 52년 고려대에서 처음 나왔음을 알 수 있다. 朴晟義의 「朝鮮古典文學」 (1952)으로 이는 1954년 중앙대의 논문보다 2년 앞서고 있다. 이후 1954년 중앙大, 56년 연세大, 경북大, 성균관大, 57년 서울大, 이화女大, 58년 전북大‥‥‥의 순으로 학위논문이 나타나고 있다. 그리고 60년대에는 이들 대학들과 더불어 부산大·경희大·단국大 등에서 학위논문을 발표했음이 드러난다. 이를 좀더 자세히 살펴보면,

첫째, 학위논문의 수와 대학원의 역사가 비례한다는 사실을 보게 된다 . 고려大·서울大의 경우 매 년 끊임없이 학위논문이 발표되어 왔음을 알 수 있다. 예외적인 경우로 전북大·전남大·부산大·한양大·충남大 등은 대학원의 역사가 오래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학위논문의 양이 많지 않다. 이와 같은 사실은 위의 도표에서 나타나듯 70년대 초반까지 학위논문이 4∼5년씩 걸려 발표되고 있는데서 잘 드러나다. 이는 몇몇 대학을 제외하고 소설분야에 대한 관심이 타분야에서 보다 덜 했거나, 70년대 전반까지는 대학원 중심의 교육이 정상적으로 자리잡지 못했음을 말해준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60년대 후반에 대학원이 설치된 명지대 ·서강대·계명대와 70년대 초에 설치된 숭전대의 경우 역사에 비해 꾸준히 많은 양의 학위논문을 발표하고 있다. 특히 단과대학으로 유일하게 명지대가 많은 양의 연구논문을 자랑하고있다.

둘째, 박사학위 논문의 총 편수로 볼 때 서울大(22편), 고려大(14편), 연세大(7편), 건국大·동국大·단국大(4편)의 순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서울大, 고려大의 경우 70년대 전반부터 꾸준히 박사학위 논문이 발표되었으나, 기타 다른 대학에서는 70년대 후반에 이르러서야 박사학위 논문이 나왔음을 볼 수 있다.

이는 우리의 학문풍토가 50년대의 실증적일 방법에 머물고 있었다는 것과 아울러 60년대 이후 새로운 방법론의 모색기를 거쳐 70년대에 이르러 본격적인 궤도에 올라섰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또한 87년대 이후 현실적인 이유로 인해 박사학위의 필요성이 더해갔음을 말해주기도 한다. 이와 같은 사실은 박사학위 논문이 65년에 처음 나타나기는 하나, 전체적으로 보아 70년대 후반부터 숫자가 늘어나다가 84년에는 15에 이르게 됨을 보아서도 잘 알 수 있다.

세째, 석·박사학위 논문이 80년 이후 전국 각 대학에서 발표되었고, 이는 괄목할 만한 수적 증가추세로 나타나고 있다. 역사가 오랜 대학원은 물론 70년대 이후 신설된 대학원도 같은 현상을 나타낸다. 80년대 이후의 학위논문의 양적인 증가는 문교정책의 전환과 사회적 상황과 밀접한 관계를 지닌다. 學部 中心에서 대학원 중심에로의 정책적인 전환과 그에 따른 대폭적인 정원증가, 석사학위 소지자가 갖는 군 입대에 있어서의 혜택 그리고 학부학생의 수적 증가로 인한 취직난‥‥‥ 등의 요인이 대학원으로 학생들을 유도하였음을 생각하게 된다. 이는 80년대 이후의 학위논문의 숫자가 총논문의 숫자의 61%에 달하는 것으로도 선명하게 드러난다. 이와 같은 현상은 사회·경제적인 변화나 文敎政策의 전환이 없는 한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또 박사학위 논문의 경우도 80년도 이후 발표된 학위논문의 숫자가 전체 숫자의 64%에 달하고 있는데, 이는 석사학위 논문의 증가와 비례하고 있다. 대학의 정원증가와 그에 따른 교수요원 확보의 필요성, 고급인력의 증가와 함께 드러난 대학강단에 서기 위한 치열한 경쟁 등 학문외적인 요인에 의해서도 이러한 추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도표1> 학교별·연도별 통계



■ 갈래별 분류

여기서의 갈래란 서사양식 일반에서 나누어진 것으로서 작품자체와 형태와 시대와의 관련아래 이름지어진 樣式상의 명칭으로 규정한다. 따라서 假傳體 以前의 「說話」에서는 神話·稗官說話·野談등 문자로 기록되어 있는 모든 것을 포함했다. 古小說의 경우는 김시습의 「金鰲新話」, 허균의 「洪吉童傳」을 비롯 新小說 이전의 한문·한글 소설을 두루 통칭하는 개념으로 사용했다.「新小說」과 「現代小說」은 1917년 李光洙의 「無情」을 중심으로 그 移前을 新小說로 그 以後를 現代小說로 구분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연구논문의 대상이 되어온 작가 및 작품들을 연대별로 분류한 결과는 위의 <도표Ⅱ>와 같다.

위의 도표를 통해서 드러나는 전체적인 특징은 각 장르별 연구로 볼 때 심한 불균형을 이루고 있다는 점이다, 고소설과 현대소설이 중심이 되어있고 여타의 분야는 연구업적의 양이 두텁지 못함을 보게 된다. 서사문학의 연구에 있어 이것은 당연한 현상이겠으나 假傳體 文學과 新小說에 대한 연구가 의외로 적은 양임을 알 수 있다. 또한 구비문학(설화)에 대한 관심이 70년대 후반부터 관심이 증대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이를 좀더 자세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드러난다.

첫째, 說話에 대한 연구가 별로 두텁지 못함을 알 수 있다. 이는 기록되어 文獻에 전승되어온 작품의 양이 제한되어 있다는 데서 오는 결과라 할 수 있다. 「三國遺事」, 「三國史記」 그리고 몇몇의 문집에서 나타난 說話를 바탕으로 연구되어 왔음을 알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70년대 이후 민속학, 문화인류학, 신화학 등의 연구 방법론의 모색과 함께 이에 대한 연구가 다양한 관심 속에 점점 증가되는 추세에 놓여있다.

둘째, 假傳體 작품에 대한 연구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 假傳體 작품이 고려 중기 이후 說話가 발전, 野談과 결탁하여 古小說 전개의 결정적 역할을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연구가 두텁지 못함은 古小說의 발생과 성장배경에 대한 기초적인 작업이 미흡함을 의미하기도 한다. 물론 이는 소설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李奎報의 「麴先生傳」을 비롯 李擔, 林椿, 李殼 등의 假傳體 作品이 지닌 소설적 창의력과 諷刺的 表現, 小說 발달의 결정적 단계에 있어서의 독자적인 의의 등에 대한 연구는 앞으로도 계속되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세째, 古小說에 대한 연구가 50년대 이후 지속적으로 전개되어 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초창기 학자들이 日人의 연구에 비판적인 입장에서 國文學의 전통성과 아울러 민족의식을 고취하려 했던 정열이 밑받침이 되어온 것으로 초창기의 通時的 연구가 점차 개별작품에 대한 연구로 확대되어 왔음을 의미한다. 즉 金台俊의 「朝鮮小說史」, 趙潤濟의 「朝鮮小說發達史」등의 초기연구에서 보여지는 의욕이 해방이후 國文學의 독자성과 아울러 작품자체의 美的構造를 밝히는 노력으로 변화되어 그것이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음을 말해준다. 또한 70년대 후반 이후 본격화된 個人文集과 野談集 등에 대한 관심이 고소설 연구의 폭을 넓혀주고 있다. 특히 漢文小說에 대한 새로운 관심과 미공개된 자료발굴을 위한 노력 등은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많은 작품들의 소개와 함께 연구방법론의 다양화를 예고해 주고 있다.

네째, 現代小說에 대한 硏究論文의 양에 비해 新小說에 대한 연구가 수적으로 열세에 놓여 있음을 알 수 있다. 新小說에 대한 연구가 초기에는 서양문화 수용과정, 신구세대의 교체, 민족자주성에 대한 규명, 비교 및 작품소개에 머물고 있었음을 생각할 때 좀더 활발한 연구가 기대되는 분야이다. 특히 70년대 이후 古小說과 現代小說의 교량적 역할로서의 위치에서 벗어나 作品自體에 대한 硏究가 주류를 이루고 있음을 생각할 때 더욱 그러하다. 이러한 硏究 경향은 文學史에 있어서의 新小說 自體의 독자적인 영역을 확보하게 하는 한편, 作品自體의 美的 構造를 살피는 비평적 연구로 확대되어야 할 것을 말해주기도 한다. 따라서 앞으로의 硏究는 新小說에 대한 지속적인 발굴 작업과 함께 量的으로 확대되어야 한다는 과제를 남겨놓고 있다.

다섯째, 現代小說에 대한 연구가 70년대 이후 學位論文의 주류를 이루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물론 50년대 이후에도 여러 편이 나오고 있으나 이때에는 古小說에 대한 연구에 훨씬 못 미치는 量임을 알게 된다. 해방 以前에 신문과 잡지를 통해 활발하게 전개되었던 작품평, 작가소개, 외국 문예이론 소개 등을 생각할 때 現代小說에 대한 學位論文이 57년에야 비로소 나타났음은 의의로 생각된다. 그러나 57년 金活順의 金東仁에 관한 연구 이후로 李光洙, 李孝石 등에 대한 연구와 작품론이 계속되어 70년대 소설까지 학위논문의 연구 대상이 되고있다. 이는 近代文學 형성기의 작가와 작품에 대한 관심과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韓國文學의 傳說에 많은 問題作들에 대한 관심 그리고 새로운 理論과 方法論에 의한 작품해석 등의 연구경향으로 말미암아 그 수적인 증가는 계속된 전망이다.

여섯째, 1960년대 후반 이후 구전문학 특히 說話와 民譚에 대한관심이 나타나고 있다. 현재하지는 극히 적은 量이기는 하나 증가추세에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國文學에 대한 연구가 기록문학에 편중되어 있다는 본점에서 벗어나 보다 포괄적인 의미에서 國文學 연구방향을 암시해주고 있다. 이는 70년대 이후 본격화된 민속학의 연구성과에 힘입어 다양한 方法論을 통해 연구 될 전망이다. 특히 구전되어온 說話, 傳說, 民譚 자체의 의의와 가치를 규명하고, 傳承過程, 시대변화체 따른 변모양상, 기록문학과의 상관관계 등으로 관심의 폭이 넓어져갈 것임을 알 수 있다.

시대별 분류

우리의 文學史에 있어 시대구문은 1922년 安白山의「朝鮮文學史」에서 부터 오늘날까지 많은 논란을 내포하는 분야라 할 수 있다. 이는 文學史가 단순히 일반역사의 일부분이 아니라 민족의 정신·사상이 총체적으로 형상화되어온 역사이기 때문일 것이다. 따라서 本考는 서사장르의 發展段階 즉 양식상의 전환기를 중심으로 하여 일반역사와의 관련아래 다음의 도표와 같이 분류해 보았다. 「三國遺事」와 「三國史記」의 說話 및「傳」을 중심으로 한 高麗以前, 說話(稗官)와 假傳體 文學을 중심으로 한 高麗, 古小說 발생의 결정적 단계인 朝鮮初期와 임진왜란 以後의 朝鮮後期, 新小說을 중심으로 한 개화기,「무정」이후의 現代小說을 중심으로 한 일제강점기와 해방이후 오늘날까지가 그것이다. 여기에는 檀君神話를 비롯한 開國神話와 新羅를 중심으로 한 說話와의 관계설정, 朝鮮後期의 국문소설과 실학사상을 근간으로 하는 漢文小說과의 差異‥‥‥등 문제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前者의 경우 설화문학 일반이라는 양식상의 범주와, 後者의 경우 양식상의 큰 변화가 없었다는 점에서 구체적인 시대별 분류를 하지 않았음을 밝혀둔다.

다음의 도표에 드러난 전체적인 특징은 60년대부터 학위논문의 연구대상이 각 시대에 걸쳐 확산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50년대의 학위논문이 朝鮮과 일제강점기의 작품에 대한 연구로 한정되어 있었으나, 60년대 후반에 오면 解放以後의 작품들도 학위논문의 연구대상이 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60년대 후반에 이르러 학위논문의 연구대상이 본격적으로 확산되었음과 이 시기가 우리문학에 대한 다양한 연구업적이 축적되는 시기였음을 말해준다. 그리고 연구대상이된 작품의 시대별 특징으로 조선후기의 古小說과 일제강점기의 現代小說이 집중적으로 연구되고 있음을 보게된다. 이를 자세히 분류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高麗以前의 작품에 대한 연구는 거의 說話에 대한 연구로서 60년대 후반부터 양적인 증가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 시기의 연구대상이 된 作品은 文獻說話로서 「三國遺事」와 「三國史記」에 있는「傳」에 국한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三國遺事」所載 說話에 대한 硏究가 중심이 되고 있는데 檀君神話를 비롯 開國神話와 新羅를 배경으로 한 說話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三國遺事」가 新羅를 중심으로 기록되어 있다는 것과, 기타 다른 자료가 거의 없는 상태에서 드러난 자연스런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80년대 이후 나타난 학위논문의 양적 증가는 괄목할 만 하다. 이는 70년대부터 본격적인 연구방법론의 개발에서 온 결과로 여겨지는데, 우리 說話에 대한 민속학적 方法, 정신분석학적 방법, 구조주의적 방법, 비교문학적 방법‥‥등 다양한 방법론적 모색이 활성화된 결과라고 하겠다. 또한 80년대 이후 古代史에 대한 관심이 폭넓게 확산되고 있는데서 오는 새로운 자극도 간과할 수 없다. 이는 특히 神話에 대한 연구를 신화 자체가 아닌 歷史와의 비교를 병행하고 있는 데서 잘 드러난다. 이러한 연구 방법적 확산과 古代史에 대한관심을 方法論의 多樣化, 歷史學의 발전과 함께 계속될 전망이다.

둘째, 高麗時代의 문학에 대한 관심이 매우 낮음을 알 수 있다. 稗官文學과 假傳體 文學으로 大別되는 高麗時代의 文學에 대한 연구가 양적으로 열세에 놓이는 것은 학위논문의 대부분이 作品論에 치중되어 있다는 것과 잘 비교된다. 즉 소설발생에 대한 연구와 그에 대한 관심이 作品論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음을 나타낸다. 「殊異傳」을 비롯한 說話文學이 항간의 說話를 창의적으로 채록하고 있다는 점과 假傳體 文學이 朝鮮 前期의 小說發生의 전 단계였음을 생각할 때, 高麗時代의 文學이 文學史的으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위논문에서 이에 대한 硏究業績이 두드러지지 못한 것은 우리의 小說硏究에 있어 精神史的, 發生史的 硏究가 미흡했음을 말해준다. 따라서 學位論文에 있어 高麗時代의 文學에 대한 硏究는 說話文學이 지닌 작품의 형태와 小說로의 移行過程에 나타난 양식상의變化, 小說發生 전 단계로서의 문학사적 위치에 대한 규명과 함께 한문학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바탕으로 하는 작품연구 등 많은 연구과제를 남겨놓고 있다.

세째, 學位論文의 대상작품이 朝鮮前期보다 임진왜란 이후인 후기에 치중되어 있음을 볼 수 있다. 朝鮮前期는 說話의 단순성을 극복하고 小說的 樣式으로 전환되는 時期로서 中國文學의 영향을 받으면서 小說이 發生하는 시기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이 時期의 作品들에 대한 硏究는 中國文學과의 影響關係, 「金鰲新話」를 비롯 夢遊綠係 小說에 나타난 傳奇性에 대한 연구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이 時期의 作品들이 後期에 비해 양적으로 적게 나타나 있다는 점에서 연구성과가 적은 것은 당연한 귀결이라 할 수 있다.

이에 비해 임진·병자 兩難 以後의 作品들의 숫자와 이에 대한 硏究의 量은 비례하고 있다. 이 時期는 英·正 以後의 古小說의 社會的 盛行, 판소리의 小說化, 讀者層의 저변화 등으로 많은 作品들이 나타났던 시기였음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즉 小說의 발생과 함께 상당 수준의 발전이 진행되던 시기로서 다양한 內容의 작품들이 나타나고 있다. 壬辰·丙子· 兩難 以後 義兵들과 英雄들의 활약상을 그린 軍談小說類, 사랑을 주로 한 愛情小說·家庭小說類, 사회적인 관심이 표출된 社會小說類 등이 그것인데 內容의 多樣性과 함께 많은 作品들이 있다. 作品에 있어서의 많은 量, 사회적인 분위기, 판소리의 성행과 小說化, 近代文學으로의 移行 등 제반요소가 이 시기의 작품들에 대한 연구의욕을 보다 촉진시키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네째, 50년대 후반 이후 現代小說에 대한 연구가 시작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이는 50년대 후반부터 現代小說이 학문연구의 대상이 되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으로 그 의의는 크다. 즉 50년대 以前의 現代小說에 대한연구가 대부분 동시대의 작품에 대한 개별적 연구가 아닌 書評·月評 등 인상비평에 머물고 있었던 것이 본격적인 작품연구에로 전환되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특히 개화기와 일제 강점저의 小說에 대한 연구는 現代小說 형성기라는 문학사적 중요성과 함께 일제치하라는 특수한 사회적·정치적 상황에서의 문학활동이라는 점에서 객관적인 이해를 필요로 한다. 이러한 연구는 이 시대의 작품과 그에 관련된 자료의 발굴 및 정리, 연구방법론의 수용 등 실증적인 작업과 함께 본격적인 비평적 연구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展開되어 오고 있다.

이에 비해 解放 以後의 작품들에 대한 연구는 67년대 전반에 古典文學에 대한 연구를 시작으로 하여 80년대에 이르러 본격화되고 있다. 해방 이후의 作品들에 대한 연구는 6.25를 素材로 한 작품들과 정통적 정신세계가 드러난 작품들에 대한관심으로 나뉘어지고 있다. 특히 60년대부터 시작된 戰後의 작품에 대한 관심은 戰爭으로 인한 人間性파괴 더 나아가서 戰後의 社會的 狀況과 이데올로기 자체에 대한 文學的 形象化의 모습을 이해하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 이러한 관심은 60년대 이후 분단과 더불어 역사적 삶을 살아온 시대적 특수성과 불가분의 관계를 지닌다. 한편 傳統的 價値觀에 대한 탐구는 金東里를 비롯한 몇몇 작가들의 작품들-샤머니즘적인 경향과 숙명론적 세계관이 드러난-에 대한 硏究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근대화로 대표되는 도시적 삶, 합리적 사고를 바탕으로 하는 비인간화된 사회적 현상 등을 극복하기 위한 시도와 함께 70년대부터 적극 도입된 批評的 方法論의 활성화에 기인한다고 하겠다. 그러나 이러한 연구는 일제강점기의 작품에 대한 연구에 비해 매우 적은 양임을 알 수 있다. 그 이유로는 現代文學에 대한 관심이 초창기의 작품에 기울어져 있다는 점과 학위논문의 객관적인 성격에서 찾을 수 있다. 즉 해방 이후 작품들이 시간적으로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고 또 동시대를 살고 있다는 데서 오는 심리적 부담감 때문이다. 이는 학위논문이 요구하는 객관적인 연구성과와 함께 생존하고 있는 작가들의 작품에 대한 연구가 지닌 제한성으로 생각된다.

주제별 분류

각 대학원에서 나온 논문들을 접근방법 및 주제별로 분류해 보았다. 이러한 분류는 소설에 대한 학문적 관심의 방향을 알아본다는 것으로서 의미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 여기서는 서지 및 주석, 작가론, 작품론(Ⅰ)·(Ⅱ), 배경 및 근원연구, 소설사, 소설이론, 비교연구, 기타의 여덟 가지로 나누어 보았다. 作品論의 경우는 作品의 양식, 유형, 주제, 구성, 서술기법 등에 대한 원론적 연구를 작품론(Ⅰ)에 그리고 作品의 思想的 背景, 構造, 가치, 象徵에 대한연구는 批評的 作品論 (Ⅱ)로 분류하였다.

이상의 전제를 조건으로 학위논문의 주제를 분류한 결과 다음의 도표와 같이 나타나고 있다.


위의 도표에서 드러나는 특징은 작품론이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 비중은 80%를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나는데, 작품에 대한 이해가 작가에 대한 연구와 함께 병행되는 것임을 생각한다면 학위논문에 있어서의 주제는 작가론과 작품론에 한정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를 좀더 자세히 관찰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학위 논문에서 書誌및 註釋에 대한 연구가 별로 눈에 띠지 않는다는 것을 볼 수 있다. 書誌에 대한 연구는 작품의 발굴과 여러 異本을 비교 검토하여 보다 정확한 작품의 이해를 돕는 기초적인 작업이라 할 수 있다. 특히 古小說의 경우 朝鮮時代라는 특수한 환경에서 口傳으로 전승되거나 필사본으로 전승되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서지적 연구는 필수적이 된다. 또한 작가가 뚜렷하게 밝혀진 경우도 드물고 이에 따라 작품의 정확한 제작년대, 여러 이본들 사이의 원형을 밝혀내기도 까다롭다. 따라서 50년대 이후 이러한 작업은 원로 학자들에 의해 본격적으로 이루어져 왔다. 그러나 학위논문에서 이러한 연구경향이 거의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은 특이한 현상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는 몇 가지 이유를 가정할 수 있으나 우선 이본들을 비교할 수 있을 만큼 개방적인 학문풍토가 되어있지 못함을 생각할 수 있다. 원본의 출판이 한정된 독자로 인해 물질적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는 것과 소장자들의 보수성이 그것이다. 아울러 書誌硏究에 대한 관심을 갖는 연구자가 젊은 층에 많지 않음을 들 수 있다. 힘든 작업에 뛰어들 용기와 熱意가 전제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書誌에 대한 연구는 아직 미공개로 남아있는 낙선재문고, 계속 발굴되는 여러 이본들을 생각할 때 이에 대한 보다 활발한 연구가 기대되는 분야라고 하겠다.

둘째, 작가론의 경우 거의 현대작가에 한정되어 있음이 발견된다. 古小說의 작가에 대한 연구가 적은 것은 우선 널리 알려진 작품의 수가 얼마 되지 않고, 뚜렷한 작가가 없는 가운데, 金時習, 許均, 金萬重, 朴趾源의 경우로 국한되어 있기 때문이다. 작가가 뚜렷하게 드러나는 것은 이들을 포함한 몇몇이 있을 뿐이다. 그 외에 대부분의 작품들은 아직도 작가에 대한 뚜렷한 확증이 없는 형편이다. 따라서 說話를 배경으로 한 판소리계 소설에 대한 작가연구와 함께 작품에 담긴 사상과 작품자체의 보다 포괄적인 가치를 밝히기 위한 연구 등 새로운 方法論이 모색되어야 할 것이다.

이에 비해 現代作家의 경우는 사망한 경우에도 시간적으로 거리가 없으며, 생존작가의 경우 자료를 충분히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古小說의 작가 연구와는 달리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세째 , 배경 및 근원연구는 古小說에 한해서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판소리계 소설인 春香傳, 興夫傳, 沈淸傳, 兎生傳 등에서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이는 古小說과 그 배경이 되는 根源說話를 밝히는 작업으로 소설연구 초창기부터 金台俊·金東旭·張德順 등에 의해 본격적으로 시작되어 왔다. 따라서 배경 및 근원연구는 단순히 說話와의 비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같은 모티브를 지닌 說話를 비교하고 이를 토대로 좀더 구체적이며 핵심적인 작품연구에 까지 나가고 있다. 古小說이 지닌 본질적인 면 - 구조·성격·구성·유형 등에 대한 연구를 위해서는 보다 심층적인 연구방법이 요청되는 분야라 할 수 있다. 오늘날 활발히 진행되는 민속학적인 方法, 神話的方法, 精神分析學的인 方法 등의 방법론적인 모색과 활용이 이러한 연구를 보다 활성화시킬 것으로 생각된다.

네째, 학위논문에 있어 중심이 되고 있는 연구분야는 作品論이 될 것이다. 작품론은 실증주의적 연구, 배경연구, 작가에 대한 연구를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문학연구의 최종단계라 할 수 있다. 즉 작품의 올바른 의미와 가치를 판단하는 작업이 된다.

作品論(Ⅰ)은 원초적인 연구로서 50년대 초반에서 오늘날까지 가장 많은 양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는 작품의 주제를 파악하고 이를 정치적·사회적 상황과의 연관관계를 살피는 작업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작중인물에 대한 연구도 여기에 많이 나타나고 있는데, 작중인물이 부딪히는 事件과 그의 사상을 통해 작품의 주제에 접근하는 방법으로 이러한 연구는 古小說과 現代小說에서 고루 나타나고 있다. 이 외에도 구성의 문제나 문체에 대한 연구가 이에 포함된다.

작품론(Ⅱ)의 경우는 작품에 대한 보다 깊이 있는 탐색으로 批評的 硏究가 이에 해당된다. 이와 같은 연구방법은 70년대 초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古小說 硏究에 있어서 사회적 상황과의 관련성을 떠나 작품자체가 지니고 있는 思想, 構造, 象徵性 그리고 價値評價에로 이어지고 있다. 이와 같은 연구는 작품연구에 있어 기본적인 작업을 모두 포함하는 가운데 점점 증가되는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는 70년대 이후 새로운 연구방법론의 적극적인 수용의 결과로 생각되는 바, 古小說의 경우에도 정신분석학적인 방법과 神話批評的인 방법 등의 방법론적 모색과 더불어 作品의 美的 構造를 새롭게 조명하고 있음에서 잘 드러난다. 이와 같은 적극적인 연구태도는 작품이 지닌 전체적 의미보다 구체적이고 상징적인 의미를 파악함으로써 작품에 대한 가치판단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러한 연구는 文學理論에 대한 활발한 논의와 더불어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이는 小說理論에 대한 연구가 비교적 적은 양이나마 70년대 후반부터 학위논문에 나타나고 있는 것과 깊은 연관성을 지니고 있기도 하다.

다섯째, 학위논문에서 小說史에 대한 연구가 거의 없다는 사실이다. 小說史에 대한 연구는 小說硏究에 있어서 최종의 목표라고 할 수 있는 것으로서 이러한 현상은 학위논문 자체의 성격에 기인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小說史는 小說硏究에 있어 通時的인 연구로서 연구자 개 인의 구체적이며 본격적인 연구성과를 토대로 이루어진다. 또한 학위논문 자체의 성격이 共時的이며 구체적이고 깊이 있는 연구를 요구한다는 점에서 소설사 연구에 있어 몇 가지 전제를 필요로 한다. 즉 각각의 작품에 대한 정확한 평가, 한국문학 전반을 보는 관점, 이를 위한 많은 노력과 시간 등의 전제가 그것이다. 따라서 학위논문에서 小說史를 기술하고 있는 것이 별로 많지 않음은 당연한 귀결이라 할 것이다.

여섯째 , 比較硏究는 50년대 후반부터 계속되어 오고 있으나 現代小說보다는 古小說의 경우가 더 활발하다는 사실이다. 古小說에 있어서의 비교연구는 대부분이 金鰲新話와 洪吉童傳에 국한되어 있는데, 이는 高麗末 以後 朝鮮期 初期에 걸친 中國小說의 영향관계에 집중되고 있다. 金鰲新話와 剪燈神話의 比較, 洪吉童傳과 水滸傳의 比較가 대부분을 차지하는데 이는 시기적으로 보아 당연한 결과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 소설발달의 결정적 시기인 高麗末과 朝鮮初에 中國小說이 들어와 큰 영향을 끼쳤음은 주지의 사실이기 때문이다. 한편, 現代小說에 있어서의 外國文學과의 비교연구는 개화기의 新小說과 李光洙·金東仁 등의 작품에 나타난 外國文學의 영향관계가 대상이 되고 있다. 학위논문에서의 최초의 비교연구는 59년 鄭漢模의 「孝石文學에 나타난 外國文學의 影響」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와는 달리 국내작가의 작품을 서로 비교하고 있는 학위논문은 70년대 전반에 2편, 후반에 5편, 80년대 전반에 8편, 후반에 1편으로 모두 16편이 나타나고 있는데 이를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이상과 김유정의 문체비교(이규정. 동아대 1970)", "현진건과 이효석 문체비교(한원순. 부산대 1973)", "이효석과 이상소설 연구(홍경표. 경북대 1975)", "염상섭과 현진건 문학의 대조연구(임종수. 중앙대 1977)", "연암과 채만식의 풍자소설 비교(박기원. 중앙대 1978)", "「三代」와 「太平天下」의 비교연구(임영신. 동아대 1979)", "「三代」, 「濁流」, 「太平天下」의 소설세계에 나타난 人物硏究(정현기. 연세대 1982)", "유진오와 이효석 소설에 나타난 현실인식 (장윤수. 고려대 1983)", "「三代」와 「濁流」의 對比考(전기철. 서울대 1983)", "김동인과 염상섭의 단편 비교연구(이재순. 연세대 1983)", "「無情」과 「血의 淚」의 대비연구(최상신. 梨大 1983)", "춘원과 동인의 단편소설 비교연구(김원일. 단국대 1984)", "김유정과 이효석 소설의 비교 연구(유순영. 연세대 1984)", "김유정과 채만식의 작품 비교연구(이경희. 연세대1翡4)", "「흙」과「상록수」의 비교연구(심재복. 충남대1987)", "「三代」와 「太平天下」의 대비적 고찰(김승종. 연세대 1985)"등이 있다.

대상작가 및 작품별 분석

여기서는 학위논문에서 중점적으로 다루어진 作家論과 作品論을 바탕으로, 거론된 작가 및 작품을 분류해 보았다. 현대소설 분야의 경우 作家論의 총수는 집중적으로 연구대상이 되었던 작품의 작가를 포함하여 분류했는데 거론된 작가의 총수는 40여명에 이르고 있다. 古小說의 경우는 연구대상이 된 단일작품을 중심으로 분류했다. 古小說에 있어서 作家가 뚜렷하게 밝혀진 작품의 수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作家論의 숫자가 현대소설에 비해 현저하게 적고, 단일작품을 연구대상으로 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우선, 현대소설 분야에 있어 5회이상 거론된 작가는 다음의 도표와 같이 나타난다.

(도표Ⅴ-Ⅰ) 작가별 분류 (현대소설)

연대

성명

50

60

70

80

채만식



9

24

33

이광수

1

5

4

20

30

김동인

1

5

3

19

28

이 상


1

8

16

25

김유정


3

8

12

23

현진건


1

5

16

22

이효석

1

2

6

8

17

염상섭


1

2

13

16

최서해



3

9

12

이무영


1

3

4

8

나도향




7

7

전영택



2

4

6

황순원



1

16

17

김동리



5

12

17

최인훈



1

6

7

안수길




5

5


위의 도표는 일제강점기에 작품활동을 했던 작가와 이 시기의 작품이 학위논문에서 집중적으로 다루어져 왔음을 보여준다. 특히 50년대 李光洙·金東仁·李孝石 등에 대한 연구를 시작으로 대부분의 작가들이 꾸준히 연구되어 오고 있다. 이에 비해 해방이후 왕성한 작품활동을 보였던 黃順元·金東里·崔仁勳 등이 70년대 이후부터 연구대상이 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은 현상은 연구대상에 대한 시간적 거리와 함께 이미 故人이 된 작가에 대한 연구가 활발했음을 의미한다. 즉, 고인이 된 작가와 작품에 대한 객관적 평가와 문학사적인 입장에서의 새로운 조명이 생존작가에 대한 것에 앞서 있음 말해준다.

좀더 자세히 위의 도표를 분석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학위논문의 대상이 된 작가 및 그의 작품을 거론 횟수로 보면 채만식→이광수→김동인→이상→유정‥‥‥의 순으로 나타난다. 이광수의 경우 개화·일제강점기의 계몽주의자에서 민주주의자 그리고 변절로 이어지는 영욕으로 점철된 생애, 초창기 문학가로서의 독보적인 위치 등을 생각할 때 그에 대한 연구가 많은 量에 이르고 있음은 당연한 현상이라 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金東仁이 갖는 文學史的인 위치 그의 작품들에서 보여지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다양한 文藝思潮的 경향, 이광수와 대립된 文學觀 등이 연구자들의 관심을 유발시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은 現代文學 초창기의 작가에 대한 꾸준한 관심과는 달리 채만식에 대한 연구는 70년대 후반이후 괄목할만한 量的 증가를 보여주고 있다. 채만식에 대한 연구는 作家論보다 그의 作品論에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데 論文의 주제는 作品의 構造와 풍자성에 모여지고 있다. (총33회 거론된 중 作家論 7회, 作品論 26회) 이와 같은 현상을 그의 작품에 나타난 풍자성이 시대상황과 연관되어 있다는 데서 설명된다. 특히 최서해의 작품에 대한관심과 「濁流」와 「太平天下」에 관심이 집중되어 있는데 이는 70년대 이후 現代文學 연구의 큰 흐름이 작품 자체에 대한 연구보다 작품외적인 시대상황과의 관계를 중시하고 있는 것과 상관관계를 갖는다.

둘째, 해방 이후에 주로 작품활동을 했거나 하고 있는 작가와 그의 작품에 대한 연구는 黃順元·金東里→崔仁勳→安壽吉‥‥‥의 순으로 나타나고 있다. 黃順元의 경우는 戰後의 정신적 방황과 좌절을 보여주는 작품에서의 人物硏究, 作品에 나타난 象徵性에 대한 硏究, 그리고 김동리의 경우는 죽음의식, 샤머니즘적 경향 등 사상적인 측면에서의 연구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특히 1970년대 후반 이후부터 최인훈의 작품에 대한 연구가 나타나는데 이는 우리사회의 정치적·사회적 상황과 밀접하게 연관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즉 그의 작품에 나타난 소외의 문제가 그것인데, 양극적인 이데올로기 사이에 위치하는 오늘날의 상황을 이해하고 극복하기 위한 적극적인 관심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해방이후 많은 활동을 한 작가와 작품에 대한 연구는 인간 자체에 대한 탐구와 戰後의 인간성 파괴의 모습, 이데올로기의 대립에서 빚어지는 삶의 비극성에 대한 관심과 더불어 70년대 후반이후 고조되었음을 말해준다.

古小說에 있어 학위논문의 대상이 되었던 단일작품은 총 41편이 있는데 이중 3회 이상 거론된 작품을 연대별로 분류하면 다음의 도표와 같다.

(도표Ⅴ-2) 연구대상 작품의 거론 회수(고소설)

연대

작품명

50

60

70

80

심 청 전


2

3

10

15

금오신화


3

1

10

14

구 운 몽


3

4

7

14

춘 향 전


2

2

6

10

홍길동전

1

2

3

2

8

흥 부 전



2

3

5

박 씨 전


2

1

1

4

최고운전




4

4

계축일기

1


1

1

3

운 영 전



2

1

3

임경업전



1

2

3

옥 루 몽


1

1

1

3


다음의 도표에서 드러난 전체적인 특징은 연구대상이 된 작품들이 모두 일반에게 낯익은 작품이라는 점이다. 이들 작품에 있어서도 작가가 뚜렷한 초기의 소설들과 판소리계 소설로 양분되어 있음을 보게된다.

우선, 작가가 뚜렷하게 밝혀진 초기소설에 대한 연구는 「金鰲新話」, 「洪吉童傳」, 「九雲夢」으로 집중되어있다. 이들 작품은 小說史的으로 매우 중요한 위치를 나타내고 있다. 金時習의 「金鰲新話」는 說話文學을 계승·발전시켜 小說이라는 文學樣式을 최초로 확립시켰다 는 점, 中國小說 「剪燈新話」와의 영향관계, 金時習의 現實主義的 세계관이 잘 표출된 작품이라는 데서 중요한 연구대상이 되고 있다. 「洪吉童傳」은 최초의 한글소설이라는 점, 영웅소설의 대표적인 작품이라는 점에서 그리고 「九雲夢」은 夢字類 소설의 효시라는 점에서 각각 국문학사상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들 작품은 소설발생에 있어서 기존의 說話文學에서 필요한 것을 선택하여 小說化시켰다는 점과 中國小說과의 영향관계를 가진다는 점에서 많은 硏究家들의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러나 이외에도 많은 초기의 작품들 즉 "∼傳"으로 나타나는 漢文小說들이나 冥婚小說·夢遊小說·英雄小說‥‥들에. 대한 연구가 별로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보아 學位論文에서의 연구가 심한 불균형을 나타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한편, 학위논문에서 판소리계 소설에 대한 연구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음을 보게된다. 60년대 후반이후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는 판소리계 소설에 대한 연구는 口碑文學 硏究에 대한 國文學界의 새로운 흐름과 병행하고 있는 것으로 國文學 硏究의 심화된 연구성과를 나타낸다. 이는 英·正以後 소설과 판소리의 盛行으로 드러나듯 記錄文學과 口碑文學의 상관관계, 記錄文學 自體가 지닌 한계성을 극복하는 작업으로 나간다. 따라서 판소리계 소설에 대한 연구는 판소리 발전의 자연스런 추세로서 판소리의 小說化, 소설 속에 內包된 근원설화의 관계를 추적하는 것으로 집약된다. 이와 같은 연구방향은 판소리계 소설이 지닌 유교적 이념 즉 효·정절·우애‥‥‥등 작품자체의 주제에 대한 연구에서 벗어나 說話에서 小說로의 移行過程에 대한 연구, 口碑文學 自體의 연구성과에 힘입은 여러 이본들 사이의 類型構造의 變化에 대한 연구 등 국문학 연구를 보다 심화·확대시키는 방향으로 계속될 전망이다.

이와 같이 잘 알려진 작품들에 대한 집중적인 연구는 상대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작품에 대한 무관심을 드러낸다. 이는 『國語國文學事典』(서울대 東亞文化硏究所編) 古典小說目錄에 나타난 古小說이 860여편에 이르고 있음을 생각할 때 더욱 그러하다. 學位論文에서 연구대상이 된 작품의수가 총 40여편이고, 이중 3회이상 거론된 작품의 수가 13편에 불과하다는 것은 위의 사실을 단적으로 뒷받침해 준다. 이같은 경향은 첫째, 일반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작품에 대한연구가 거의 없었다는 점. 둘째, 개별 작품에 대한 연구가 폭넓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 세째, 漢文小說에 대한 연구가 學位論文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되지 못했음을 말해준다. 다행히 80년대 이후 위의 13편을 비롯하여 잘 알려지지 않은 作品들에 대한 연구가 제한된 범위에서나마 이루어지고 있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80년대 이후「林花鄭延」, 「報思奇遇綠」, 「落泉登雲」등의 作品과 樂善齋文庫本인 「明珠寶月脾」등에 대한 연구로 관심의 폭이 넓어지고 있다. 앞으로 이러한 연구대상의 확산은 잘 살펴지지 않은 漢文小說에 대한 관심과 새로운 작품의 발굴 등의 노력이 병행하여 나아가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결론

이상에서 해방이후부터 85년까지의 小說分野 석·박사학위 논문의 현황을 살펴보았다. 여기서는 앞의 내용에 대한 전체적인 요약대신 발견된 몇 가지 문제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우선 古小說 연구의 많은 양에 비해 漢文小說에 대한 연구가 별로 나타나지 않는 것을 생각하게 된다. 이미 잘 알려진 작품들에 대한 연구는 많이 있으나 許均, 金萬重 등의 여타 漢文小說에 대한 연구가 나타나지 않는다. 이는 漢文小說에 대한 관심이 최근에 고조되었다는 점을 생각하더라도 古小說 연구의 편향성을 드러내는 현상이라 할 수 있다. 물론 80년대 이후 대학원의 중심이 되는 젊은 연구가들에게 있어 漢文에 대한 보다 깊은 지식을 획득해야 한다는 점에서 어려움이 있으나 국문학 연구의 균형·발전을 위해 반듯이 극복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새로이 발굴되는 資料와 미공개된 작품들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연구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다. 두번째로 나타난 현상은 小說史와 프로문학에 대한 연구가 적게 드러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小說史에 대한 연구는 개별작품에 대한 연구성과의 토대 위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전제가 있으나 앞에서 본 많은 연구업적으로 볼 때 앞으로는 小說史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이 드러날 때라고 여겨진다. 이를 위해서 한국문학 전체를 보는 전체적인 시각과 함께 小說樣式上의 결정적 변화과정과 發達史‥‥‥등 학문적 성과를 종합·정리하는 노력이 기대된다. 이와 같은 문제점은 한정된 자료에 의한 것이기에 피상적인 것일 수도 있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살펴본 각 대학원을 중심으로 한 소설분야의 연구논문은 한국문학에 대한 연구 중 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