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테크놀로지와 예술
정병덕 / 주간한국 기자
■ 고도정보화시대
우리는 지금 엄청난 변화의 흐름속에 살고 있다. 그 변화는 인간사회의 미래상이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 지 조차 예측할 수 없는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하이테크놀로지가 가져온 고도정보화사회, 즉 전자공학과 정보통신을 중심으로 한 첨단기술의 발달은 현대사회를 고도정보화사회로 변화시키고 있고 고도정보화 사회로의 돌입은 기존사회를 지배해 온 권위, 질서서, 가치관을 붕괴시키고 새로운 질서와 가치관을 형성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 변화의 힘은 단순히 산업계에만 국한되지 않고 정치, 행정, 사회, 심지어 가정생활 등 온갖 분야에 파급돼 새로운 질서와 가치관을 요구하고 있다. 그리고 그 영향력은 문화예술분야에도 결코 예외일 수 없다.
과학은 일반적으로 우리 인류의 지혜가 만들어낸 이성적인 산물이라고 생각되어 왔고 이에 반해 음악, 미술, 문학 등의 예술은 감정의 산물이라고 생각해 왔다. 따라서 이 두가지는 각각 이질적인 것으로 파악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과학기술이 인간생활에 깊숙히 영향을 미치고 예술이 인간생활과 동떨어져 존재할 수 없다고 본다면 과학과 예술은 상반된 것으로 파악될 수 없다.
더우기 과학의 세계에는 예술의 궁극적인 가치인「미」가 엄연히 존재하고 있음을 인정한다면 과학기술의 발달과정에서 발견할 수 있는 새로운 미를 무시하거나 놓쳐서는 안 될 것이다.
이제 과학과 예술의 결합은 비디오 아트 Video Arts, 컴퓨터그래픽 Computer Graphics, 신디사이저 Synthesizer 등 영상 미술 음악 분야에 새로운 장르를 출현시켜, 이제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미의 세계를 가능케했고 점차 그 가능성의 폭을 넓혀가고 있다.
이와 같이 오늘날 과학기술과 예술의 융합은 상호작용이 활발해지고 있으며 예술속에 하이테크놀로지를 수용하려는 작업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최근에 와서 과학과 예술사이의 융합 움직임은 과거 그 어느때 보다도 활발해지고 있다.
그러나 하이테크놀로지의 엄청난 진보와 사회적 파급에 비하면 예술은 아직 보수적인 색채를 크게 바꾸고 있지 못하다. 프랑스의 극작가 장 콕토는 「예술가는 자동차로 달리고 대중은 버스로 가는 속도」라고 말했는데 이제 「첨단 기술은 자동차로 달리고 예술은 버스로 가는」꼴이라고 말해야 할 지 모른다.
첨단 기술이 가져온 고도정보화사회는 유형의 물자를 대신해서 정보가 최대의 값어치를 지니며, 그 정보를 전달하는 네트워크가 사회적 기반으로서 중요성을 갖는 사회이다. 그 변화는 분초를 다툴 만큼 비약적이다. 기술의 진보가 얼마나 빠른가 하면 과거에 농업사회에서 공업사회로 변화하는 모습과는 비교가 안될 만큼 격렬한 것이다.
홈뱅킹, 홈쇼핑, 샐러리맨의 자택근무 등은 조만간 일반화될 것이 충분히 예상되고 있는데 예술활동은 여전히 공연장이나 전시장에서 예전방식 그대로 머물러 있을 수 있겠는가. 만약 변화된 생활방식을 예술가들이 외면한다면 그들이 푸념하는 대중과 예술의 간격은 더욱 벌어질 것이 틀림없다. 또 급변하는 사회구조에 적응치 못하는 현대민의 정신적 순화를 예술이 맡아야 된다는 사회적 기능측면으로 볼 때, 예술가는 첨단기술과 예술의 결합뿐 아니라 한걸음 더 나아가 하이테크놀로지 그 자체에서 미를 찾아내고 창조하는데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기술혁명은 단지 그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궁극적으로 문화예술혁명으로 비화된다고 본다면 폭발하는 대중의 문화예술욕구를 어떻게 수용할 것인지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왜냐하면 생활방식의 변화는 현대인에게 대폭적인 시간의 여유를 약속할 것이며 어느 정도 물질적 욕구가 충족된 상태에서 사람들은 문화예술 분야로 시선을 돌릴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문화·예술과 과학의 만남 내지 교류를 살피는 일은 이런 의미에서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과연 첨단기술은 어디까지 와 있는가, 그리고 첨단기술과 예술은 어떻게 만나고 그 결과 어떤 예술세계가 펼쳐질 것인가. 여기에 대한 기대와 궁금증은 자못 크다.
과학의 범주는 무척 넓다. 첨단기술 역시 각분야에서 헤아릴 수 없이 개발되고 있다. 따라서 여기서는 고도정보사회를 이끌고 있는 뉴미디어 New Media를 중심으로 어떠한 예술작업이 진행되고 있으며 최근에 각광받고 있는 뉴미디어에 대해 간략하게 살펴보았다.
■ 하이테크놀로지와 예술의 융합
과학기술과 예술과의 교류는 1950년대에 접어 들면서 우주개발, 컴퓨터기술, 정보과학 등이 급속히 진보하면서 시도되기 시작했다. 60년대 후반에 들어와서는 1966년에 미국 벨연구소를 중심으로 예술과 기술의 실험그룹이 출범했고 프랑스와 독일에서도 이러한 움직임이 전개됐다.
특히 60년대 이후에 테크놀로지 아트 Technology Art나 미디어 아트 Media Art의 등장은 과학기술과 예술 사이의 융합에 새로운 가능성을 시사해준 계기가 됐다.
그리고 대중매체인 텔레비전이 전압과 주파수를 바꾸어 구부러지고 왜곡된 영상을 만들어냄으로써 새로운 쟝르인 비디오 아트 Video Art 가 탄생했다. 백남준이 창시해낸 비디오 아트는 예술가가 텔레비전을 창조적 매체로 이용했다는 점에서 우리가 텔레비전에 대해 갖고 있던 인상, 즉 과거에 텔레비전이 무엇을 했으며 무엇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한 생각을 바꾸는 데우다 중요한 역할을 해주고 있다.
다시 말해 텔레비전 테크놀로지가 관객을 수동적 입장에 있게 함으로써 그것이 단지 기계내지 기술에 머물렀다면 비디오가 예술형태로 상승되면서 텔레비전과 능동적 관계로 전환, 테크놀로지의 인간화가 가능하게 된 것이다.
낡은 TV세트를 모아 전기코일·전자석 등을 뒤범벅으로 뭉쳐 그림인지 조각인지 영화인지를 분간하기 어려운 백남준의 비디오 아트는 일반 대중이 접근하기 어렵다는 평도 있지만 그의 예술가적 창조정신에 대한 평가는 계속 높아가고 있다.
문화의 테러리스트에서 비디오의 아버지로 불리기까지, 그리고 비디오 아트가 새로운 예술장르로 인정받기까지는 백남준의 끊임없는 실험정신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예술의 특수성은 일련의 실험행위가 새로운 장르로 정착하기까지 참기 어려울 정도의 과정을 요구할지 모른다.
마찬가지로 하이테크와 예술을 연결시키는 작업은 시행착오적인 실험과 엄청난 노력, 새로움을 꿰뚫어 볼 수 있는 예술가적 안목이 뒤따라야함을 각오해야 할 것이다.
대중매체로서 TV가 등장한 것이 1930년대이다. 그리고 비디오 아트가 출현한 것이 1960년대이다. 그러나 우리 일반 대중에게 익숙해진 것은 또 그만한 시간이 흘러 1980년대 중반에 들어서야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시간의 경과는 하나의 낯선 예술장르가 탄생해서 대중 속에 침투하는 과정치고는 매우 짧은 지 모른다. 적어도 과거와 비교한다면 그렇게 표현할 수 있을 지 모르지만 지금 변화하는 템포를 생각하면 결코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기술진보의 엄청난 속도와 이에 따른 사회 모든 분야의 격렬한 변화를 깨닫는다면 미래의 예술은 정보망의 발달로 더욱 다양해지고 변화의 속도가 한층 빨라질 것이다.
백남준의 비디오 예술은 이제 서독·미국·프랑스 등의 미술관에 가면 언제든지 볼 수 있다. 그런데 「굿모닝 미스터 오웰」이나 「바이 바이 키플링」은 인공위성이라는 뉴미디어를 통해 예술의 무한한 가능성을 또 한번 보여준 작업이었다.
사실 동서양을 연결시켜 문화와 문화의 장벽을 뛰어넘어 단시간에 수많은 사람에게 공감대를 형성시킬 수 있는 예술행위는 순전히 통신위성의 발달 덕택이다. 물론 영상을 만들어 내는 것은 어디까지나 사람의 상상력과 아이디어의 소산임에 틀림없지만 하이테크놀로지는 이처럼 기존 예술행위가 상상할 수 없을 만큼의 충격적이고 파급적인 결과를 초래시킬 수 있다.
예술과 기술의 창조적인 합작, 이제 예술가들은 서서히 이쪽으로 관심을 돌리고 있다. 세계적으로도 하이테크놀로지 아트의 물결이 고조되고 있는 것이다.
기상위성이나 통신위성처럼 예술위성을 쏘아 올려 그 위성을 사용해서 예술활동을 지구적 규모로 교류시키자는 구상이 나오고 있다. 이 구상은 예술위성으로 세계각지의 미술관이나 이벤트 또는 예술작품을 서로 중계해서 가정마다 CA TV망으로 연결하면 방안에서도 자유롭게 세계각지의 예술작품이나 예술활동을 접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전세계는 하나의 예술권을 형성하게 되고 예술의 교류도 저절로 이루는 셈이 된다.
하이테크놀로지는 여러 예술분야에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컴퓨터그래픽은 이제 일러스트로 하여금 작품을 그리게 하기 보다는 퍼스널컴퓨터의 키보드를 두드리는 게 더 자연스럽게 만들게 될 것이다. 일러스트는 작업도중에 아이디어나 이미지가 바뀌어도 간단히 변경할 수 없었지만 컴퓨터를 이용하면 수정도 간단하며 소리를 나게 하거나 3차원적인 그림도 표현할 수 있다.
또 CATV가 발달해서 채널이 수십 개가 된다면 언제든지 집에서 영화나 연극을 볼 수 있고 그렇게 되면 사람들이 영화관이나 공연장을 찾지 않을 지도 모른다.
그런가 하면 뉴미디어와 예술을 결합시키는 창작활동을 추구하자는 목적아래 새로운 미디어에 도전하는 하이테크놀로지 예술가 모임이 결성되고 있다. 이들은「하이테크놀로지 아트 공모전」등을 열면서 하이테크놀로지 관련 소재 또는 기술을 도입한 새로운 예술세계를 표현하고 있다.
걷잡을 수 없이 몰려오는 하이테크놀로지의 물결은 분명 예술이나 예술가에게 존재방식의 변화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해서 지금까지의 연극 음악미술 등이 사라질리 없겠지만 예술도 사회나 인간의 가치관의 변화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면 거기에 따른 새로운 장르의 예술이 생겨날 것이다.
고도정보사회는 여러 유형의 다양한 인간을 만들어 나아갈 것이며 이와 함께 예술도 다양해 질 것이다. 아울러 고도정보사회에 사는 사람은 뉴미디어를 통해 쉽게, 보다 다양하고 풍부한 예술을 즐길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 뉴미디어
인간사회에서 정보전달의 수단을 미디어 Media 라고 부른다. 넓은 의미에서 미디어란 매개물·매체·수단·기관 등의 뜻을 내포하지만 일반적으로는 사회구조에서 정보를 전송 캐치하는 수단으로 국한시켜 부르고 있다.
뉴미디어 New Media란 현재 우리 일상생활에서 널리 쓰이고 있으며 그 사회적 기능이 정착되어 있는 기존미디어, 즉 라디오·TV·전화 등의 기능에다가 고도로 발달된 전자·반도체·전기·통신·우주과학 등의 혁신된 기술을 결합시켜 새로이 탄생시킨 정보기기를 통틀어 말한다.
이와 같이 뉴미디어는 고도의 테크놀로지에 의해 출현된 미디어이다. 따라서 뉴미디어의 특성은 전기통신의 개발, 전자공학 등의 발전으로 정보를 신호화하고 전달방법을 개선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또 정보선택의 폭을 넓히고 정보제공의 범위도 넓어졌다는 측면에서 뉴미디어는 소수의 수요자에게 정보제공을 가능케 해주는 특성이 있다.
결국 뉴미디어는 첨단기술의 산물이라는 점에서 하이테크놀로지의 무한한 발전과 함께 그 종류도 헤아리기 어려울 만큼 늘어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그리고 뉴미디어의 발전한계에 대해서는 아직 누구도 속단할 수 없다. 뉴미디어와 하이테크놀로지가 장차 어느 정도까지 진보할 것이며 그것들이 우리 인간사회를 어떻게 변화시키고 지배할 것인가는 예측하기 어렵다.
뉴미디어는 보도·오락적인 단순 정보 이외에 정치·경제·교육·문화 등 사회 모든 분야에 도입되고 영향을 미칠 것이다. 더욱이, 이제 문명의 시대에서 문화의 시대로 변해 가는 현대사회는 정보통신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뉴미디어를 인간의 다양한 문화욕구충족에 활용시키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
■ 케이블 TV
CATV는 1948년 미국 오리건주에서 난시청문제를 해소시키기 위해 처음으로 등장했다. CATV는 본래 산간벽지나 대도시의 빌딩 숲으로 전파방해를 받는 지역에 공동안테나를 설치하여 키스테이션 Key Station에서 발사하는 전파 시그널을 수신, 그것을 유선으로 각 가정에 분배하는 유선 TV로서 Community Antenna Television의 약자로 쓰였으나 지금에 와서는 케이블TV Cable TV의 약자로 말하고 있다.
그러나 유선 TV는 난시청해소를 위한 기존 방송프로그램의 재송신뿐 아니라 컴퓨터베이스를 연결시켜 다목적 쌍방향 통신으로 그 기능과 기술에 몇 가지 변혁이 이루어짐으로써 새로운 미디어 총아가 되고 있다.
즉 CATV는 방송국이 방송하는 프로그램을 일방적으로 받아보는 기존 TV와는 달리 시청자가 원하는 프로그램이나 정보를 마음대로 선택해서 시청할 수 있는 단계로 발전했다.
한걸음 더 나아가 가정에서 방송국으로도 정보를 보낼 수 있는 것도 가능해지고 있다. 이미 미국이나 일본 등에서는 실험단계를 거쳐 부분적으로 실용화되고 있는데, 누구든지 프로그램 제작이나 정보제공에 참여할 수 있는 쌍방향성까지 출현하고 있는 것이다.
쌍방향성이란 정보신호를 보내는 측과 받는 측이 상호교신 할 수 있는 것을 뜻한다. 시청자가 일방적으로 정보를 받아보는 시대가 막을 내리고 정보의 상호교류가 가능한 쌍방향성 통신시스팀은 분명 제3의 정보혁신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이렇게 된다면 유선TV는 사회와 문화 등 다방면에 막대한 영향력을 끼칠 것이 분명하다. 벌써 그러한 조짐은 나타나고 있다. CATV의 출현은 이미 영화산업에 타격을 주었고 영화산업을 사양길에 접어들게 하고 있다.
이제 공연예술도 다양한 채널의 CATV가 일반화된다면 타격을 입을 지도 모른다. CATV를 통해 방안에서 연극 무용을 감상할 수 있게 된다면 아주 뛰어난 연극이 공연되지 않는 이상 공연장은 텅비는 사태에 직면할 지 모른다. 다가오는 시대에는 유선 TV가 안방을 영화관으로 바꿀 것이라는 의견이 많아지고 있음은 사실이다.
일본에서는 유선 TV회사가 영화회사로부터 외화 및 방화를 사들여 유선 TV로 방출하고 있으며 장차는 개봉 영화도 방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또 1960년대부터 각지의 CATV 방송국이 독자적인 프로그램을 제작·방송해왔던 미국도 뉴스·스포츠·다큐멘터리 ·영화를 전문적으로 제작하여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전문제공사의 공급을 받고 있다.
현재 미국은 하루 24시간동안 뉴스만을 보내는 방송국·스포츠·오락만을 보내는 방송국, 다큐멘터리만 보내는 방송국 등이 생김으로써 CATV는 정보화시대의 각광받는 미디어로 발전하고 있다.
그러나 더욱 기대되는 것은 제3세대의 미디어로서의 기능이다. 지금까지 1대 다중에서 1대 소수 또는 1대 1의 관계로 커뮤니케이션의 구조를 발전시킨 것은 획기적인 진보이다. 일방적으로 보내주는 방송국의 정보만을 수신하는 단계에서 가정에서 방송국에 정보를 요청 할 수 있는 쌍방향성기능 Two-way communication은 우리사회의 엄청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 비디오텍스
비디오텍스 Videotex는 TV 수상기에 전화선을, 외부의 정보센터나 컴퓨터에 저장된 정보를 TV 화면에 받아보거나 교환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지난 79년 영국에서 개발된 비디오텍스는 미국·캐나다·일본 등에서 실용화되고 있으며 일반인에 대한 서비스를 넓혀 나가고 있다.
비디오텍스는 이용자가 TV수상기에 어댑터를 부착시켜 컴퓨터의 터미널로 활용하는 것인데, TV 수상기를 전화회선에 연결시켜 데이터뱅크에서 제공하는 정보를 TV 브라운관에 문자나 그림 등으로 받아 보는 것이다. 또한 가입자들끼리 상호정보교환도 가능하다.
원리는 컴퓨터의 보조기억장치에 각종 정보를 입력시켜 놓았다가 전화회선을 이용 필요할 때마다 기억정보를 검출하게 되는데, TV 화면에 재생시키거나 프린터에 의해 복사하는 방법이다. 비디오텍스의 특징은 정보의 정정 또는 반복처리가 가능한 점이다.
제공되는 정보는 각국의 데이터뱅크마다 다르지만 기업체를 위한 산업정보를 비롯, 쇼핑가이드·여행안내·극장 및 식당 등의 좌석예약 등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지금까지는 비디오텍스의 이용국가들이 투자로 운용하여 왔으나 앞으로는 전세계를 연결하는 새로운 네트워크가 형성될 전망이다.
세계각국의 비디오텍스 사업을 살펴보면 영국에·프레스텔 PRESTEL이란 이름으로 상업적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고 프랑스는 텔레텔 TELETEL, 캐나다는 텔리돈 TELIDON, 일본은 캡틴 CAPTAIN 등의 방식을 택하고 있다.
미국의 비디오텍스 산업은 IBM과 AT&T 양대 회사가 주류를 형성하고 불꽃튀기는 서비스경쟁을 벌이고 있다.
비디오텍스의 활용을 알아보면 텔리돈 방식의 캐나다의 경우, 일반서비스를 위시해서 농업 ·기상·교육 등 광범위하다. 토론터 시에서는 매월 50만 명이 넘는 이용자에게 레스토랑·호텔 등의 관광안내와 쇼핑안내를 비디오텍스에 의한 텔리가이드 Teleguide를 실시하고 있으며 이밖에도 시간안내·일기예보·스포츠경기 결과 등에 관한 정보를 스폰서의 광고와 함께 내보내고 있다.
또 캐나다 중서부지방에서는 농가를 위한 농사정보서비스도 실시하고 있는데 농사에 필요한 기상정보·농산물가격동향 등의 농사정보뿐 아니라 최근에는 현대사회 전반에 관련된 생활정보·게임·스포츠·쇼 등의 오락서비스까지 범위를 넓히고 있다.
국내에서는 한국데이타통신에서 국내의 관광·교통·숙박·쇼핑·여행자안내·일기예보·풍물소개 등의 서비스를 부분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아직까지 국내의 비디오텍스 산업은 신작단계에 머물고 있지만 앞으로 국내에도 본격적인 비디오텍스시대가 올 것에 대비, 현대 생활에 필요한 각종 정보를 데이터베이스로 만드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오는 88년 서울올림픽이 열릴 무렵이면 국내의 비디오텍스 서비스 수준도 선진국에 육박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음성다중방송과 문자다중-텔리텍스트
음성다중방송 Multi-sound Broadcasting 이란 메인 프로그램의 음성신호에 음성 하나를 더 첨가하여 내보냄으로써 스테레오방송이나 2개국어 방송을 동시에 들을 수 있는 방송시스템이며 문자다중방송 TELETEXT 은 정상 프로의 화면과 동시에 뉴스·일기예보 교통정보 등을 문자나 도형신호로 함께 방송하여 수신자로 하여금 원하는 정보를 선택하여 TV화면에 표출시켜 보는 시스템을 말한다.
음성다중방송은 하나의 프로그램을 방송하면서 방송중인 메인 프로그램의 효과를 높이기 위한 보완적 성격도 갖고 있지만 언어가 다른 여러 민족이 살고 있는 나라에서나 국제행사의 중계에는 매우 필요한 방송시스템이다. 스테레오 방송은 메인 프로그램의 보완적 성격의 서비스라고 한다면 2개국어 방송은 보다 실용적인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처음 음성다중방송은 2개 국어 이상이 통용되는 스위스와 미국 등에서 60년대 초에 개발되어 실용화된 이후, 1964년 동경올림픽 때 일본의 NHK 가 전국적으로 실시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1983년 체신부로부터 음성다중방송의 허가를 얻어 KBS와 MBC가 84년에 실험방송을 했고 지금은 뉴스와 외화(外畵)프로그램에 2개국어 방송을, 쇼프로에 스테레오방송을 부분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에 비해 텔리텍스트라고 부르는 문자다중 방송은 정상 프로의 화면 위에 문자와 도형정보를 이중으로 겹치게 하여 보거나 TV의 정상 화면을 꺼버린 후 문자와 원형정보만을 브라운관에 표출시켜 보는 방식이다.
TV 전파의 빈틈을 이용하는 문자 다중방송은 청력장애자를 위한 자막(字幕)서비스 또는 정규 TV프로의 보완서비스 기능을 갖고 있다.
텔리텍스트의 특징은 기존의 TV방송이 일정한 시간이 되어야만 정해진 프로그램을 시청할 수 있는 일방 통행적이라면 문자방송은 보고 싶을 때 필요한 뉴스나 정보를 선택버튼의 조작으로 볼 수 있는 보다 민주적인데 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필요한 정보나 뉴스를 프린터로 인쇄할 경우, 지금까지 기록성이 없었던 전파매체에 기록성을 갖게 함으로써 현재의 매스컴체제에 일대 변혁을 가져올 전망이다.
전파의 속보성(速報性)과 활자의 기록성을 겸비한 뉴미디어로 등장한 문자다중방송의 장점은 무엇보다도 정시성(定時性)을 떠나 시시각각 변하는 정보와 뉴스를 시청자에게 즉시 보낼 수 있다는 점이다.
TV 정규프로와 전혀 다른 내용이나 보충하는 내용 또는 임시뉴스나 속보를 정규방송과 정치기로 내보낼 수 있는 텔리텍스트는 이제 세계각국에서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개발에 열을 올림에 따라 미래의 강력한 매스미디어로 부상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 팩시밀리
팩시밀리 Facsimile는 아무리 먼 거리라도 전화만 있으면 서류나 도면을 즉시 보낼 수 있는 뉴미디어의 하나로 국내에도 꽤 보편화되어 있다.
원리는 문자나 화상(畵像)을 세분화된 점으로 분해하여 각 점을 전기신호로 바꾸어 전화회선으로 보내고 수신자는 반대절차로 문자나 화상을 지면상에 재구성하게 된다. 이러한 원리는 TV와 같지만 팩시밀리는 한 장의 정지화상만 보낸다는 점이 다르다.
팩시밀리는 최근에 와서 웬만한 기업체나 관공서에는 거의 설치되어 있을 정도로 이용이 크게 늘고 있는데 문서의 사내교환이나 해외에 나가 있는 주재원이나 언론사의 특파원들이 본사에 문서, 기사사진 등을 보내는 데 활용하고 있다.
또한 팩시밀리의 출현은 도안이나 서류를 즉시 받아볼 수 있게 함으로써 전파신문까지 가능케 하고 있다. 즉 인공위성을 경유한 팩시밀리를 이용하면 비행기나 기차 등으로 신문배달에 따른 시간을 단축시키고 전국 어디서나 동시에 동일한 내용의 신문을 발행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전국 지의 경우 미국의 유·에스·에이 투데이, 일본의 아사히나 요미우리 등의 신문은 지면을 통신위성을 이용, 팩시밀리로 전송하여 전국에서 동시에 인쇄 배포함으로써 보다 빠른 뉴스공급을 실행하고 있다.
이밖에도 낙도나 항해중인 선박에 대해 신문지면과 기상도의 전송 등에도 활용되는 등 이용이 다양해지고 있다. 이와 함께 팩시밀리도 고속화 또는 소형화되고 여러 기능이 첨가된 새로운 기종이 개발되고 있다.
종전에는 아날로그 방식이었지만 지금은 부호화방식을 채용함으로써 송신시간을 크게 단축시켜 전화회선 사용요금을 절약시키게 됐다. 이는 종래에 서류나 도면에서 불필요한 여백을 모두 신호로 보냄으로써 한 장의 서류 송신시간이 2분 이상 소요되었으나 부호화 시킴에 따라 신호의 양을 극단적으로 감소시켰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고속전송에 대한 연구 개발은 계속 진행되고 있어 송신시간을 더욱 단축시킬 전망이다. 최근에는 한장의 서류나 도면을 몇 군데라도 보내고 싶은 곳에 동시에 보내거나, 수신자가 통화중일 때 통화가 끝난 다음에 자동적으로 다시 보내는 등의 기능을 갖춘 것도 등장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삭제나 삽입, 줄바꾸기 등 송신자의 요구에 따라 서류를 마음대로 편집해서 보낼 수 있는 팩시밀리도 개발되고 있다.
미국·일본·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가정용 팩시밀리가 실용화 단계에 접어들고 있는 만큼 팩시밀리의 기능은 첨단기술과 연결돼 더욱 고도화될 전망이다.
반면 팩시밀리의 발전은 인쇄매체에 커다란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전파매체의 확대로 활자매체가 위축될 것을 우려했으나 라디오·TV등 전파매체는 기록성이 없는 이유로 그다지 영향을 받지 않았었다. 그러나 사무실이나 가정에서 팩시밀리로 정보를 전달받게 된다면 사정은 달라지게 된다.
왜냐하면 기존의 활자매체를 이용한 정보전달 방식은 팩시밀리를 통해 사무실이나 가정에서 즉시 받아 볼 수 있는 속보성을 따라올 수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정보를 대량 축적했다가 쉽게 꺼내 볼 수 있는 비디오텍스나 비디오디스크가 널리 보급되면 종이에 정보를 인쇄해서 기록하던 방식은 후퇴하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 화상회의 - 텔리컨퍼런싱
지난해 10월 21일 광화문 정부종합청사와 과천 정부 제2종합청사에서는 정부부처간에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화상(畵像)회의시스템을 이용한 공식회의가 열려 화제가 되었다.
한국전기통신공사가 50인치 대형스크린 2개와 2대의 TV카메라, 음성과 영상을 디지탈신호로 바꾸는 비디오 코텍 등의 기재를 설치한 화상회의 시스템은 멀리 떨어져 있는 정부기관간의 출장회의의 번거로움을 덜기 위한 것이었다.
이처럼 비디오 컨퍼런싱 시스템 Video Conferencing system은 먼 거리에 떨어져 있는 사람들끼리 국내간은 물론이고 인공위성을 통해 해외간에도 회의를 할 수 있어 출장비·시간소모 등을 덜어주는 첨단기술이다.
TV회의는 오일쇼크 이후 교통·우송비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미국의 비지니스업계가 착안한 것인데 지금은 미국뿐 아니라 서독·프랑스·일본·호주·캐나다 등지에서 실용화되고 있다.
텔리컨퍼런싱 Tele conferencing이라고도 불리는 화상 회의는 처음에 전화 회의 또는 음성 회의 Voice conferencing에서 시작하여 차츰 뉴미디어의 기기가 결합되어 발달하게 되었다. 전화회의만으로는 서로의 얼굴을 볼 수 없기 때문에 직접 대면에서 주는 인상과 신뢰의 효과를 볼 수 없지만 화상회의는 얼굴을 서로 보면서 회의를 진행할 수 있어 훨씬 효과적이다.
화상회의는 회의실에 설치돼 있는 대형 스크린을 통해 상대편의 회의광경을 지켜볼 수 있으며 서류스캐너를 통해서는 브리핑차트·문서·도면 등 각종자료를 비출 수도 있다.
TV 카메라는 말하는 사람을 자동으로 쫓아가 비추는 방식과 수동식 두 가지가 있는데 자동식은 참석자가 발언을 시작하면 발언자의 모습이 상대방의 화면에 자동으로 나타나고 발언자가 없으면 자동적으로 회의실 전경이 화면에 나타난다.
화상회의시스템의 장점은 무엇보다도 각종 모임에 왕래하는 교통비·숙식비·회의비 등의 경비를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행사나 회의 규모가 크면 클수록 경비는 반비례로 줄어드는 잇점 때문에 TV회의산업은 더욱 번창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84년 11월 대한상공회의소 주최로 서울과 워싱턴간에 비디오컨퍼런스가 개최된 것을 시초로 85년 1월 포항제철이 구내 10개 회의장을 연결한 중역회의가 두 번째 시도였다. 그리고 작년 10월 정부종합청사에 화상회의시스템이 가동됨으로써 바야흐로 국내에도 본격적인 실용화 단계에 들어섰다.
■ 디지탈 오디오 디스크
디지탈 오디오 디스크 Digital Audio Disc 약칭 DAD의 출현은 「보다 원음에 가깝게」라는 오디오 팬의 오랜 숙원을 해결시켰다. 오디오기술의 혁명이랄 수 있는 DAD는 재래의 오디오기술이 뛰어넘지 못했던 음의 왜곡·잡음 문제를 말끔히 해결함으로써 생음에 가까운 음을 재생할 수 있게 했다.
디지탈 오디오 디스크란 디지탈화 한 음성신호를 원반에 기록하는 방식인데 연주자의 숨소리도 재현시켜주는 이상적인 기술로 평가되고 있다.
종래의 녹음방식은 음성신호의 강약을 레코드 홈에 기록하거나 자기화(磁氣化)시켜 테이프에 기록하는 아날로그 방식이었다. 이에 비해 디지탈 오디오는 음성 신호를 「O」과 「1」의 두 가지 숫자만으로 부호화 시켜 그 부호를 테이프에 자기화 하여 기록한 것이다.
아날로그 방식은 레코드의 홈과 홈사이의 간격이나 자기테이프의 성능, 그리고 모터의 고르지 못한 화전 등으로 원음재생에 한계가 많았다. 반면에 디지털방식은 음의 신호를 약 5만 분의 1초라는 짧은 간격으로 끊어 그 시점에서의 신호의 강약을 수치로 바꾸어 녹음하고 재생할 때는 녹음할 때와 반대로 정확한 시계를 바탕으로 부호를 빼내 강약을 만들어 내기 때문에 원음에 매우 충실한 음을 재생시킬 수 있다.
잡음이나 고르지 못한 회전 따위의 영향을 극소화시킨 디지탈 오디오는 지금까지 잡음에 파묻혀 들리지 않던 연주자의 숨소리도 포착할 만큼 고감도이다.
디지탈 오디오 디스크는 지금까지 세 가지 방식이 개발되어 있다. 가장 일반화되어 있는 것이 네덜란드의 필립스사와 일본의 소니사에서 개발한 CD, 즉 콤팩트디스크 Compact Disc 인데 현재는 국내 메이커에서도 생산하고 있다.
이밖에 일본의 빅터사가 개발한 AHD Audio High-Density Disc 방식과 서독 텔레푼겐사가 개발한 MD Mimi-Micro Disc 방식이 있다.
이 세 가지 방식은 모두 기존 레코드에 비해 음질이 뛰어나며 바늘을 접촉시키는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아무리 오래 사용해도 디스크 표면이 손상되는 일이 없어 자연히 음질저하가 없고 수명이 반영구적인 특징이 있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디지탈 오디오 제조회사에서는 테이프나 레코드의 불법복제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문제를 안고 있다. 기존의 레코드나 테이프는 복제하면 반듯이 원음보다 음질이 떨어졌으나 디지탈 오디오는 완벽하게 복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디지탈 오디오 디스크는 일반적으로 직경이 12cm이며 용량은 한 면에 최대 74분을 기록할 수 있다. 따라서 LP레코드보다 크기가 작아서 보관이 간편하고 곡(曲)의 선별이 자유로운 장점도 갖고 있다.
■ 비디오 디스크
비디오 디스크 Video Disc는 간단히 말하자면 그림이 나오는 레코드이다. 보통의 레코드판과 같은 크기의 판에 TV화상과 음성을 기록하여 가정에서 극영화나 정보를 손쉽게 즐기거나 이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비디오 디스크는 VTR처럼 가정에서 녹화할 수는 없지만 재생기능을 갖고 있다. 그러나 VTR과는 달리 저속·정지·역전 등의 기능이 자유자재로와 그 이용법이 무한하다.
비디오 디스크의 장점을 구체적으로 예를 들자면 일반의 VTR이나 TV와 똑같이 음성과 화면의 재생이 가능하고 재생의 속도를 통상의 2배로 늘리는 고속재생과 재생속도를 2분의 1로 줄이는 슬로우모션 재생이 가능하다. 또한 한장한장 정지화면녹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한면에 5만4천장이나 되는 화상을 수록시킬 수 있다. 때문에 회화·백과사전·카탈로그·컴퓨터프로그램 등을 복사하여 저장시키는 데 유망하다.
더우기 5만4천 장면의 어느 부분이든지 수초이내에 찾아 재생시킬 수 있는 랜덤 액세스 Random Access가 가능해 정보검출기능으로써 사용할 수 있다.
이러한 기능으로 비디오 디스크는 80년대의 유망상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가전업계뿐만 아니라 영화·출판·컴퓨터 등의 업계에서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는 이유도 수많은 정보를 저장할 수 있으며 이용이 편리하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에서는 라이브러리시스템의 하나로 집중적인 기술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지금까지 개발된 비디오디스크의 방식은 세 가지 유형이 있다. 일반적으로는 디스크에서 화상신호를 추출하는 방법에 따라 광방식과 침방식으로 나뉘어지고 있다.
광방식은 레이저 빛을 이용하여 디스크에 기록된 요철신호를 검출하는 방식인데 네델란드의 필립스사와 미국의RCA가 개발했다. 광방식은 디스크표면에 깊이 1∼2 미크론(1미크론은 1,000분의 1밀리미터), 너비 0.8미크론 정도의 미세한 구멍이 동심원상에 파여 있어 재생 시에는 가는 레이저광선을 1분에 1,800회전하는 디스크에 쬐어 그 반사상태에 따라 화상신호가 나오도록 한 것이다. 그래서 레이저광선을 이용한 비디오 디스크를 레이저디스크라고 부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반면 CED방식이라고 불리는 침방식은 디스크 표면에 미크론 단위의 작은 구멍이 뚫려 있는 점에서는 비슷하지만 검출하는 방식에서 재래의 음반처럼 디스크에 다이어몬드 침을 올려놓는 점에서 다르다.
이 방법은 디스크 표면상에 파놓은 홈에 따라 다이어몬드 바늘이 도는 미국 RCA사의 CED방식과 사파이어 바늘이 디스크 표면을 살짝 스쳐 지나게 하는 일본 빅터사의 VHD방식으로 구별되고 있다.
비디오 디스크의 화면 소장능력은 1매당 무려 10만8천 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능력이다. 따라서 각국에서는 문자·화상파일로서의 비디오 디스크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비디오 디스크시스템에 컴퓨터의 데이터 처리기능이 연결될 경우 비디오 디스크시스템이 갖는 문자·화상정보기능은 한층 고도화되어 대형 전자도서관의 출현도 가능케 하고 있다.
■ 직접방송위성
직접방송위성 Direct Broadcasting Satellite : DBS 은 방송위성을 이용하여 각 가정의 수신기에 직접 전파를 보내는 방송서비스이다.
방송위성은 한정된 지역에 정보신호를 보내는 지상방송에 비해, 높은 지역에서 전파를 보내기 때문에 산악이나 낙도 등의 지형에 영향을 받지 않고 양질의 방송을 가능케 하는 미디어이다. 직접위성 방송은 이러한 방송위성의 특성과 이점을 이용하여 위성으로부터 각 수신자에게 직접 송신을 시도하는 방식으로 미국·일본·유럽 등지에서는 이미 실현되고 있다.
각 가정은 위성방송 수신전용의 대형안테나를 설치하여 위성에서 보내오는 정보신호를 직접 수신하게 된다. 이때 사용되는 전파는 VHF나 UHF보다 월등히 주파수가 높은 SHF Super High Frequency를 사용함으로써 VHF나 UHF보다 많은 정보를 보낼 수 있다. 또 전파의 직진성이 좋아 문자방송, 다채널정지화방송, 고품위 TV 등 신종 뉴미디어를 위한 전파로 크게 각광받고 있다.
세계최초의 인공 위성인 소련의 스푸트니크 1호가 1957년에 발사된 이후, 인공위성은 통신수단 이외에 방송·기상·군사·농업 등 광범위한 분야에 중요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는데, 최근에는 하이테크놀로지와 결합하여 직접방송위성에 이르고 있는 것이다.
인공위성은 목적별로 통신위성·기상위성·방송위성·군사위성·과학위성 등으로 구분할 수 있지만 이제 문화에 대한 욕구가 증대함에 따라 예술위성도 등장할 날이 멀지 않았다고 본다.
백남준의 비디오 아트 「굿모닝 미스터 오웰」이나 「바이 바이 키플링 」은 이러한 예술위성의 도래를 예시한 것이라고 볼 수 있으며, 인공위성이라는 뉴미어디가 얼마만큼 파급적이며 충격적인가를 보여준 계기가 됐다.
사실 DBS의 출현은 각국의 국경선을 무너뜨리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인공위성을 통해 각국은 하나의 공통된 문화예술을 향유하고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지만 DBS의 출현은 원치 않는 것까지 받아들여야 하는 문제를 발생시키고 있다.
즉, 방송위성의 전파가 대상지역을 넘어 목적 이외의 주변국가에까지 넘쳐 흐르는 스필오버 Spillover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전파의 국경침입현상은 비록 의도적인 것은 아니라 하더라도 원치 않는 강대국의 TV 프로그램이 위성을 통해 쏟아져 들어올 경우, 인접국가들은 정치·문화·사상·도덕분야에 침해를 당하는 문제가 생겨난다.
스필오버의 가장 큰 유해론은 상대국의 문화적·정신적인 피해를 들 수 있다. 우주를 통해 침투하는 이질적인 문화는 수신국의 민족적 전통이나 문화적 고유성을 상실시키고 궁극적으로는 강대국이 약소국가에 대한 문화종속 관계를 발생시킬 우려까지 있다.
하이테크놀로지가 미래사회에 대한 긍정적인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면 이것은 반대로 부정적인 측면이라고 할 수 있다.
방송위성의 특징과 효용을 지나치게 규제하는 것은 하이테크놀로지 개발에 역행하는 것이고 정보자유에 관한 인권을 저해하는 것이라는 주장과 우주방송의 자유화는 선진국의 또다른 지배라는 상반된 주장을 차치하고 어쨌든 우주방송시대, 다시 말해 DBS시대는 막이 오르고 있음은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