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예술공간의 개발과 문화적 삶

낭만적인 사적지의 여름예술

-야외무대와 페스티벌-



○자료제공 / 독일문화원

■ 야외무대에서의 연극공연

독일의 여름은 극장과 오페라 하우스가 휴관하고 갖가지 문화행사가 자취를 감추게 마련이었으나 최근에는 오히려 여름철에 페스티벌의 열기가 넘치고 있다.

입장료가 특별히 싼 것도 아닌데 여름공연 페스티벌은 공연 1개월전에 이미 표가 매진되고 만다. 입장료 수입만으로 제작비를 충당하는 페스티벌인데도 이처럼 관객이 몰려든다는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아닐 수 없다.

관객들은 대개 무대의 역사적 배경에 끌려든다. 공연은 중세 고딕성당의 페허나 성곽의 정원, 바로크 양식의 성채 등에서 이루어진다. 따라서 「낭만적 배경 아래 독창적으로 제작」되는 공연은 출연진이나 관객을 정규공연과 달리 자유롭게 풀어 준다. 노란 방수복과 두터운 누비 옷이 이브닝드레스보다 휠씬 잘 어울린다.

작스트하우젠 Jangsthausen 페스티벌은 「실험적인 것은 없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있다. 괴테의 작품을 원작 그대로 공연하는 것이다. 이 페스티벌은 1949년부터 시작되었는데 이제는 국제적인 명성을 얻고 있으며 작년의 경우, 2만 7천명의 관객을 유치했다.

지난해 바트 헤르스펠트 Bad Hersfeld 에는 7만명 이상의 관객이 몰렸다. 헤르스펠트 교회의 페허는 독일의 공연예술 제작팀에게 가장 인상적인 무대장치를 제공해 주고 있다. 올해는 현대연극과 고전극이 동시에 어우러질 예정인데 세익스피어의 「뜻대로 하세요 As you like it」외에도 뮤지컬 「아나테브카 Anatevka」「노처녀의 방문 The Old Lady's Visit」이 기획되고 있다.

세익스피어는 괴테, 호프만스탈 Hofmannsthal 과 함께 주최측의 주요 관심대상이다. 베네딕트 수도원의 로마네스크 풍의 성벽에서 이루어지는 포이트바겐 Feucht Wagen 페스티벌은 별다른 무대장치 없이도 세익스피어 전문공연장이 되었다.

히어자우 모나스테리 Hirsau Mouastery 페스티벌은 고전에 치중되어 있다.

「개최지의 분위기와 위엄은 프로그램 결정에 거의 모든 부분을 차지한다. 성벽들과 아우렐리우스 교회는 전위예술에는 적합하지 않다.」

결국, 1959년 이래로 이 페스티벌의 주요 작가는 괴테, 세익스피어, 쉴러, 클라이스트, 몰리에르등의 「위대한 고전주의자들」이다. 올해는 브레히트의 「용감한 어머니」와 세익스피어의 「베니스의 상인」이 함께 공연될 예정이다.

한스 리히터 Hans Fichiter 는 열렬한 연극가족을 이루고 있다. 헤펜하임 Heppenheim의 포도덩굴이 있는 정원에서 「궁정연극 Theater in Hof」이라는 형식의 페스티벌을 벌이고 있다. 부인은 베르그슈트라체 Bergstrpbe의 포도주 마을에서 낭만적이고 포근한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그 아들은 무대장치를 하고 그는 헤펜하임 페스티벌을 운영한다. 예술적으로나 상업적으로 완전히 가족사업이다. 이번 여름의 공연 입장권은 4월에 완전 매진되었다. 이 페스티벌의 주요프로그램은 골도니 Goldoni 의「두 주인을 모시는 하인」과 세익스피어의 「윈저궁의 행복한 아낙네들」 등이다.

소도시의 극단이나 유랑극단 등은 이제 요란한 무대장치가 필요없는 야외무대의 이점을 충분히 인식하게 되었다. 헤시안 문화 중심에 위치하고 있는 프랑크푸르트 민속극장은 올 여름 도미니크 수도원 경내에서 몰리에르의 「타르튀프」를 공연할 예정이다.

19세기에 요새의 일부였던 바우어 탑 Bauer Tower 에서는 올해, 아리스토파네스의 「리지스트라타 Lysistrata」를 공연할 예정이고 프랑코니안 극단 Franconian Theatre 의 공연지인 마스바흐 Mabbach 성에서는 총체연극이 공연되고 있다. 1961년 이후 성내의 정원이 야외무대로 활용되면서 비를 피할 지붕을 신축하였다. 이제는 기후에 구애되지 않은 채 한스 러쉴로쎄의 「슈나이더 비틸 Schneider wibbel」과 보마르셰 Beaumarchais 의 「피가로의 결혼」을 즐길 수 있다.

겡엔바흐 Gengenbach, 뢰팅엔 Rotingen, 쉴로스니어젠 Schlob Beersen, 헤렌하우젠 Herrenhausen, 바트 간데스하임 Bad Gandersheim, 에트링엔 Ettlingen, 분지델 Wunsiedel 등의 모든 페스티벌은 여름철 불경기가 옛말임을 증명하고 있다. 오히려 관객수가 증가하고 관객은 진정한 관극체험을 하고 있다. 야외무대 페스티벌이 여름철 공연의 새 방식으로 자리잡은 것이다.

전통의 여름 음악제

독일의 음악 페스티벌은 오랜 전통을 갖고 있다. 신바하클럽이 주관하는 바하 페스티벌은 1901년에 처음 개최되었다. 베에토벤 페스티벌의 개념은 18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헨델의 페스티벌은 1786년에 시작되었다. 지난 세기 초로부터 「라인강 하류의 음악 페스티벌」은 특정 작곡가의 작품보다는 보편적인 음악을 제공하려는 의도였기에 오케스트라 음악이 주류를 이룬다.

올해에도 역시 뿌리 깊은 전통이 여름 페스티벌 프로그램의 대부분을 관류하고 있다. 「라인강 하류 페스티벌」은 4년전에 부활되어 매년 라인강변에서 개최되고 있는데 올해는 콜로뉴 Colongn에서 열릴 예정이다. 서독 방송국, 지방라디오, 콜로뉴의 지방 TV 매체는 이 페스티벌을 부활시키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6월내에 80개 이상의 이벤트가 벌어졌는데 콜로뉴 출신 작곡가인 페르디난트 힐러 Ferdinand Hiller의 작품, 스톡하우젠 Stockhausen, 짐머만 Zimmermann, 카겔 Kagel과 헨제 Henze의 작품이 연주되었다.

한편, 일련의 오페라 페스티벌은 오랜 전통을 나름대로 지켜오고 있다. 그들은 북쪽 바덴 Baden 에 있는 슈베칭엔 Schewetzingen 마을의 작은 로코코 극장에서의 공연부터 「그린 힐」에서의 대규모 제작까지 기획하고 있다. 그린 힐은 리하르트 바그너가 「니벨룽겐의 반지」를 1876년에 공연했던 곳이며 그의 작품만을 공연하는 곳이다. 올해는 이제까지 공연되지 않았던 바그너의 작품들이 상연된다. 「로엥그린」의 새로운 연출이 굉장한 매력을 끌 것으로 보이는데 「그린 힐」에서는 처음으로 연출을 맡은 요하네스 샤프 Johannes Schaaf 의 야심이 돋보인다.

시작부터 무니히 Munich 오페라 페스티벌은 경쟁적인 바이로이트 Bayreuth 와 무관하게 항상 높은 수준의 작품들을 선보였다. 초청인사의 지명도는 어느 모로 보나 상당한 수준이며 연출의 질적인 측면에서도 수준급이다. 올해도 바이로이트와의 비교는 피할 수 없는 것이어서 「반지」의 연출은 에리히 본더 Erich wonder 의 무대장치가 주었던 기이하고 환상적인 효과로 굉장한 반응을 불러 일으킬 것 같다. 무니히 페스티벌의 폐막공연은 바그너의 「뉘른베르크의 명가수」로서 볼프강 자발리쉬 Wolfgang Sawallisch 가 음악을 맡고 지휘하게 된다.

1986년부터 북독일 페스티벌 지역에 무니히나 바이로이트에서의 전통적 이벤트와는 완전히 다른 페스티벌이 탄생하였다. 최고 수준의 화려한 예술보다 지역성을 강조한 것이다. 「쉴레스비히 - 흘슈타인 음악 페스티벌 Schlesvig-Holstein Music festival」은 개최 첫 해부터 굉장한 성공을 거두었다. 피아니스트이면서 대학교수인 유스투스 프란츠 Justus Franz 가 강구한 북부지역의 음악 부활 대책은 책임있는 당국자의 승인은 얻어냈다. 공연이 단지 특정 콘서트 흘에서만이 아니라 지역의 교회나 공회당, 그리고 특별히 개조된 헛간에서조차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올해는 26개 마을이 음악 페스티벌에 참여하였다. 수자토슬로프 리히터 Sufatoslov Fichter, 클라우디오 아바도 Claudio Abbado, Fischer-Diskau, 레오나르도 번슈타인 등의 지명도가 150개 이상의 콘서트가 예술적으로도 매혹적인 페스티벌인을 증거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독일 여름시즌 페스티벌의 절정은 매년 9월에 열리는 베를린 페스티벌이다. 올해는 이도시의 750주년 기념행사를 겸하고 있다. 주요 작곡가들의 교향곡을 필하모닉 홀에서 공연할 계획이다. 베를린에서 열리는 모든 음악행사는 이 페스티벌을 중심으로 삼고 있다. 그리고 베를린 페스티벌은 전 독일의 모든 행사에 줄기를 이루고 있다.

■ 예술 전 작품을 망라한 박람회장

함부르크의 루나루나 Lunaluna 오락공원은 붉은색, 노랑, 파랑, 녹색 등 점차 화려한 색조를 띠어간다. 꼬마들은 연회장을 뛰놀고, 화려하지만 야해 보이는 팝아트로 장식된 작은 연단과 무대는 녹색 잔디와 대조되어 드러나 보인다. 박람회장에는 희고 아름다운 커다란 바퀴가 있다. 마치 이 화려한 색채의 향연을 위해 멀리 위성으로부터 온것과도 같이 보인다. 주 건축가는 희극적이면서도 비사실적인 효과를 강조하였다. 호기심이 많은 행인들은 화려한 색채로 현란한 박람회장 주변을 흘끔흘끔 쳐다보면서 지나가곤 한다. 그들은 아마도 활기에 넘치는 행위에 완전히 몰입될 수 있을 것이다.

흥미거리로 가득찬 이 박람회장은 함부르크 목초지에 있는 무어바이덴 MorWeiden 에 위치하고 있다. 함부르크 경기연맹이 독일축구대전의 승리를 축하했던 곳이나 행사 때문에 고요했던 원래의 모습이 망가지고 말았다. 목초지는 소세지 판매대에서 버린 쓰레기, 빈 맥주깡통, 포장지 등으로 완전히 못쓰게 되어 있었다. 그때문에 응용미술가가 이에 대한 독특한 제안을 내놓았을 때 한자동맹도시의 의회들은 신중하게 생각하지 않을수 없었다.

앙드레 헬러는 현재 모든 예술의 지원자이며 과거에 잃어버폈던 예술을 소생시킨 사람이다. 서커스단 론칼리 Roncalli, 버라이어티 쇼단 플릭 플랙 Flic Flac, 기교있게 몸을 놀리는 중국인, 창공에 날리는 아크로바트 몸짓, 불꽃놀이, 수중마술 등을 따라다니면서 그의 관심은 종합 박람회로 끌리기 시작했다. 그에게 매력을 준 것은 소세지장수와 맥주 양조자의 박람회가 아니고 마늘빵과 구운 마늘의 냄새가 나는 박람회였다. 헬러는 전통적인 스타일의 박람회를 꿈꾸었는데 즉, 괴상한 매력을 끄는 것으로 가득찬쇼 무대, 수염이 긴 사람, 마술쟁이등이 우굴대는 박람회가 그것이다. 헬러는 자기의 해프닝에 아주 오랜 옛날에 불렸던 이름을 붙여주었다. 태초의 박람회는 「달의 축제 Lumapa」였다. 그래서 헬러는 그의 새로운 박람회를 「루나루나」라고 명명했다.

그러나 헬러는 향수만을 건드리는 데 만족하지 않았다. 그는 과거에 사라진 오락형태를 복원하고 동시에 최고 수준의 회화와 조각으로 예술적인 오브제를 전시하려 하였다. 다시 말해 현대인에게 뛰어난 예술창조물과 전통 박람회의 즐거움이 공존하기를 바란 것이다. 그리하여 현대 전위미술의 선구자격인 데이비드 호크니 David Hockney, 케이트 헤링 Keith Haring, 롤랑 토포르 Roland Topor, 맨프레드 데익스 Manfred Deix, 로이 리히텐슈타인 Roy Liegtenstein, 심지어 살바도르 달리 Salvador Dali 까지 참여했다.

그는 그들에게 관심을 기울였고 그들의 작품을 구입했다. 손자 델라우네이 sonja delaunay 의 작품은 입구에, 뉴욕예술가와 스타케니 샤프 Kenny Sharf 의 작품은 주연회장에, 요르그 이멘도르프 Jorg Inmendorf 작품, 게오르그 바젤리츠 Georg Baselitz 의 작품은 공원 한쪽에 위치시켰다. 요셉보이스는 자신이 죽기 얼마전에「루나루나」를 위한 선언문에 참여하였고 재즈음악의 마일즈 데이비스 Miles Davis 는 달의 축제를 위한 음악을 작곡했다. 헤르베르트폰 카라얀과 베를린 필하모니는 슈트라우스의 「다뉴브강의 잔물결」을 연주하기도 했다.

「루나루나」 계획에는 수백억이 투자되었다. 헬러는 함부르크 출판협회에서 자금을 지원받았다. 출판업자측은 5년 동안 초일류 요술쟁이의 스폰서로 결정되었다. 함부르크에서 열린 최초의 축제는 독일 각지로 번지고 더 나아가 스위스, 이스라엘, 네덜란드, 일본, 미국에까지 소문이 나서 관광명소가 되었다.

예술작품으로 가득찬 콘테이너차가 5월 초에 무어바이데의 푸른 목초지에 짐을 내려놓고 풀 무렵 「루나루나」를 관망하는 것은 굉장히 매혹적인 일이다. 가건물과 임시숙박시설은 헬러의 감각과 주 건축가의 착안에 의해 지어진다. 그때, 헤링의 연희장이나 리히텐슈타인의 거울로 된 「달리 -돔 Dali-Dom」영국인 짐 휘트닝 Jim whitning 의 요술기계장치 등은 서로 흩어졌다가 다시 비엔나에서 모이게 된다. 이제 함부르크의 예술전시장은 그것이 공식적으로 개관한 이래 세배의 크기로 성장하였다.

헬러가 스스로 공언했듯이 「루나루나」는 그의 어린 시절의 꿈-아름답고 화려하고 신비로운-의 결정체이다 예술과 그 창조자들이 박람회장에서 「달의 축제」에 대한 생각에 참여하고 뮤즈 성전을 들썩이고 있다는 사실 때문에 함부르크 예술센타 원장인 베르너 호프만 Werner Hofmann 은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게 되었다. 「이것은 미래의 미술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