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문화 / 중계석 . 제주

제주지역 최초의 상설공연장 〈하늘극장〉




박세일 / 하늘극장 대표

제주도에서 처음으로 상설공연장이 문을 열었다. 1989년 12월 29일 남사당패의 길놀이와 함께 축하 민속공연으로 문을 연 하늘극장(제주시 삼도1동 518-12번지)은 문화 불모지라는 주변의 인식과 공연장 부재의 지역의 어려운 작업현실에 반가움과 함께 제주지역의 공연예술계에 하나의 획을 긋게 되었다.

상설공연장 〈하늘극장〉은 지난 1988년 2월 제주에서 전문극단을 표방하고 창단된 〈극단 하늘극장〉이 바로 이 소극장의 모태인데, 〈극장 하늘극장〉은 창단 이후 2년동안 자체내에 연극팀과 인형극팀을 두고 〈크래프의 마지막 테이프〉 외에 5편과 인형극 〈구두장수와 꼬마요정〉외 연극 5편 등 총 12작품을 무대에 올려 제주도 일원과 부산 등 다른 지역 초청공연 등을 통하여 약 3만 8천명의 관객들에게 공연을 보여주었다. 이는 육지와 떨어져 있는 지리적 문화적 편차로 인하여 침체되어 있는 제주지역문화 기류에 새로운 힘을 가져다주었다. 또한 특기할 만한 일인 1989년 8월부터 한국문예진흥원의 지원으로 제주도 일원의 5개 낙도를 순회하며 아동들에게 인형극 공연을 보여주었던 것은 이 지역에서 화제가 되었다. 이러한 작업의 외형적 활동면 외에도 지방에서의 부족한 무대인력은 공부와 훈련을 통해서 길러져야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창단 이후 공개 워크숍을 통하여 무대인력의 전문적·체계적 지식과 기량 확보에 지속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 이러한 〈극단 하늘 극장〉의 활동의 내부적 정리와 실험이 끝나고 만들어진 공연장 〈하늘극장〉은 200석 규모의 객석과 20평의 무대를 가진 전국 연극 소극장들 중에서도 꽤 규모가 큰 시설을 갖추고 개관하였는데 실체로 이 극장을 본 서울과 다른 도시의 연극인들은 비교적 잘 만들어졌다며 입을 모아 칭찬을 하였다.

이 극장은 처음 설계되고 만들어질 때부터 연극뿐만 아니라 무용·민속공연 등 다양한 영역의 작업들을 수용하기에 불편이 덜하도록 만들어졌는데 이 공간은 앞으로 낮에는 아동들을 위한 프로그램 즉, 인형극이나 아동극 공연으로 무대가 준비될 것이며, 저녁에는 성인들을 위한 공연예술무대를 마련할 계획이다. 아울러 자체 전속극단의 작품 이외에도 제주지역의 다른 단체의 행사에도 극장의 문을 터놓고, 다른 지방의 좋은 작품을 초청하여 보여주고 있으며 앞으로도 이러한 시도는 지속적일 예정이다.

개관 이후 약 3개월 동안 하늘극장에서는 연극, 인형극, 마당극, 음악, 민속놀이 등의 다양한 무대를 가졌는데, 자체 전속극단은 전용극장 무대를 통하여 신선하고 힘있는 작품을 내보여 그동안 형성된 극단 고정관객들의 기대를 채울 것이며 지방에서의 지역 한계성으로 인한 작업의 침체를 벗어나기 위하여 타지방과의 공연 교류는 물론 외국 공연팀과의 교류일환으로

오는 4월 하순에 헝가리 인형극팀을 초청하는 것을 비롯하여 연내 일본 인형극팀과 연극팀 등 총 4개 외국 극단의 제주도 하늘극장 공연을 확정지어 놓고 있다.

그리고 그 동안 이러한 문화공간이 없으므로 해서 시도되지 못했던 문학·음악·민속 등의 실험적인 작업도 그 분야의 예술인들과 함께 점차적으로 실행에 옮길 것이며, 이미 공연하였던 「제주향토민요공연」,「성인인형극」처럼 단계적으로 실천중에 있다.

지역의 유일한 민간단체 공연장이라는 부담이 자체작업에 힘들 더할 터이고, 지역의 젊은 일꾼들의 작업의 방향과 그 내면 깊이에 따라 제주문화의 변화 가능성이 같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