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풍명월의 도시, 청주 사진의 역사
이은정 / 청주 사진회 사무국장
청풍명월, 심성, 산수의 아름다움, 주변환경의 수려함 등으로 늘 고향 같은 도시 청주. 청주는 예로부터 예술의 고장이었으며 또한 우리나라 예술사진의 역사에 있어서도 빼놓을 수 없는 도시이다. 지방으로서는 드물게 일찍이 1937년부터 사진기술이 보급되었기 때문이다. 특히 권이상씨와 이종석씨가 일본에서 사진을 배워와 청주에 정착, 그 기술을 보급한 것은 당시 전국적으로 매우 이른 것이었으며, 이는 우리나라 사진의 역사에 기록할 만한 것이었다.
그후 최윤식씨가 청주에서 개인 창작 활동을 하면서부터 예술사진이 태동하기 시작하는데, 최씨는 1953년 대한사진가연합회(중앙회장: 정휘섭) 충북 지부장에 선출된다. 이어 54년 12월 3일 청주문화원이 주최한 제1회 전국향토문화사진 콘테스트가 청주에서 개최되기에 이른다. 널리 알려진 대로 청주 사진의 역사는 이처럼 이른 시기부터 일어났다. 전시회로는 57년 녹영회가 결성되어 그해 가을 창립 전시회를 개최한 것이 최초였다. 이상의 내용은 충북 예술사의 기록된 것이다.
청주지역 및 인근의 사진인이 69년 충북사진협회를 결성하게 되었다. 이 무렵 전예근, 이종선, 호홍원씨가 정회원 자격을 얻어 충북사진협회가 발족, 출범한다. 출범 즉시 동년 19월, 협회는 전국사진공모전을 주요 사업으로 계획하여 전국의 수준 높은 작품들을 모아 전시하였다. 이점은 충북의 사진 발전에 있어 핵심이란 생각이 든다. 91년 현재 한국사진작가협회 충북지부 공모전은 22회를 맞이하고 있으며 자랑스런 역사와 전통속에 전국의 상징적인 대회로 이어지고 있다.
이후 한국사진협회 충북지부 결성을 정식으로, 인가 받아 초대회장에 전예근(현 사진가협회 이사, 청주에서 소아과 의사로 근무 중)씨가 선출되어 본격적으로 충북지역의 사진예술활동이 시작된다. 이 당시의 뜻 있는 사진가들에 의한 사진인구 저변확대를 위한 노력의 대가는 오늘날 충북지역의 사진가들이 질과 양에서 전국의 어느 지역과도 견줄 수 없을 만큼 우수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충북지부는 73년부터 90년까지 회원전 30회, 전국사진공모전 21회, 국제사진전 8회, 국전 3회 등을 유치한 바 있으며 청소년 사진강좌 및 근로자 사진강좌 등을 개설하여 지역 사진인 저변확대에도 주력하고 있다. 91년 제9대 지부장에 김운기(현 충청일보 사진부 부국장), 부지부장에 조영상, 김성만, 사무국장에 이은정씨가 선출되어 새로운 도약을 위한 임원구성을 마쳤다.
주요 사진가들의 활동상황을 보면 충북 문화상(전예근), 청주시문화상(김운기), 충북예술상(이종선, 민현석) 수상 등 충북지역의 예술부문 시상을 휩쓸어 왔으며 또한 전구규모의 상에서도 수상의 영광은 끊이지 않고 있다. 민현석씨의 「한국사진대전」 초대 대상 수상 및 전국공모전에서의 잇따른 청주 출신의 입상은 도세(道勢)의 열세를 예술에서 만회하려는 충북 사진가들의 의지가 표현된 것이라 할 수 잇다.
현재 청주에는 시를 중심으로 인근지역에 꽤 많은 사진서클이 있는 데 이는 시의 인구에 비춰볼 때 다른 여타 시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현상이라 할 수 있다. 이들 서클 및 사진애호가들의 증가는 우리나라 사진예술의 꽃을 청주에서 피워보겠다는 의지의 표현인 것이다. 청주에 있는 한국사진작가 충북지부를 모체로 하여 일반인을 위한 아마추어 서클이 30여 개나 되며 대학서클만도 각 학교마다 5개나 된다. 특히 청주 시내의 고등학교에서 매년 1회의 사진전을 개최하고 있다는 것은 무척 고무적인 일일 것이다.
충북사진협회의 특징은 외각의 서클 지도에 적극적이라는 것이다. 서클 활동의 활성화가 곧 충북지역의 사진 발전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회원들은 매달 한번씩 각 직장, 학교, 서클을 순회하며 사진학 강좌에 정성을 다하고 있다. 또한 앞으로는 전문사진가를 계속 초빙할 계획도 갖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현실에 사진인들도 보조를 맞추어야 하기 때문이다.
청주는 시의 규모로는 결코 크다고 할 수 없으나 우리나라 사진 역사속에서는 크나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청주에서 활동하는 모든 사진인들의 자랑이자 자부심이며 앞으로도 이와 같은 전통을 유지 발전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