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문학상' 실태조사
- 한국의 문학상, 모두 151종
권태현 / 작가
1. 머리말
'상'이라고 하면 특정한 분야에서 공로가 뛰어난 사람에게 주어지는 일종의 '월계관'이다. 그러므로 '상'은 그것을 받은 사람에게는 영예가 되며 다른 사람들에게는 선망의 대상이 된다. 문학인들에게 주어지는 '문학상' 역시 예외일 수 없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문학상'이 본래의 빛깔을 잃어 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 같은 우려는, 문학상의 숫자가 급격히 늘어난 80년대 후반부터 서서히 번져 나오기 시작했다. 문학상의 숫자가 많아지면서 상의 권위가 떨어졌다는 것과 일부 문인들이 돌아가며 수상하는 일종의 '나눠먹기'식이라는 게 가장 두드러진 지적. 이 외에도 문학상이 상업적인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다거나 작품의 수준보다는 인맥에 따라 무분별하게 수여되고 있다는 점도 적지 않은 문제점으로 거론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학상은 줄곧 제정되고 있으며 문학상 수상자는 수없이 배출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에 비례해서 문학상에 대한 잡음 역시 끊이지 않고 있다. 물론 이들 문학상 가운데는 심사에 공정을 기하고 올바르게 운영하여 그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것들도 없지 않다. 그러나 그보다 훨씬 더 많은 문학상들이 상 자체의 원래 의도를 벗어나고 있다는 게 거의 일반화된 주장이다.
그렇다면 영광스러우면서 권위를 지녀야 하는 문학상이 어째서 갖가지 문제점을 내포하지 않으면 안 되었는가. 이를 살펴보기 위해서는, 겉으로 드러난 몇 가지 현상으로 속단하기 이전에, 문학상 전체의 실태를 파악해 보는 것이 순서일 것이다. 전반적인 상황을 알고 나면 지엽적인 문제점들은 자연히 그 실체가 드러나는 법이니까.
2. 각종 문학상의 현황
우리나라에서 문학상 제도가 시행된 것은 1950년대부터이다. 그 이후 해를 거듭할수록 문학상의 숫자가 늘어나 현재는 모두 151종에 이른다. 1950년대에 문학상이 4종뿐이었으니까 무려 38배가 늘어난 셈이다. 물론 이 152종은 신인 발굴을 위한 것이나 문학 동우회에서 주는 문학상은 제외한 숫자이다.(여기서「오늘의 작가상」의 경우에는 신인 발굴의 기능도 하면서 기성 문인들에게도 수여하고 있기 때문에 문학상의 범위에 포함시켰다)
우리나라 문인의 수를 놓고 볼 때,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발간되는 문예물의 숫자를 병행시켜서 생각해 볼 때, 문학상이 151종이나 된다는 것은 대단한 수치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이 상들이 매년 수여된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얼마나 많은 문인들이 문학상을 수상하게 될지는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이들 문학상 중에는 중간에 잠시 중단되었다가 다시 시행된 것이 있는가 하면 중간에 소멸되어 버린 것도 꽤 있다. 그리고 문학상만 제정해 놓고 단 한 명의 수상자도 내지 않은 경우도 있다. 이들을 모두 검토한 후 현재 시행되고 있는 문학상만 골라보았는데, <표1>과 같이 정리되었다.
<표 1> 각종 문학상 현황
문학상 명칭/ 시상기관/ 제정 년도/ 시상장르 |
------------------------------------------ 가람시조문학상/ 시조문학사/ 1979/ 시조 강원문학상/ 문협 강원지부/ 1982/종합 강원아동문학상/ 강원 아동문학부/ 1981/ 아동문학 경기문학상/ 문협 경기지부/ 1984/ 종합 경남문학상/ 경남 문협/ 1989/ 종합 경북문학상/ 문협 경북지부/ 1978/ 시 경희문학상/ 경희문학회/ 1984/ 시 광주문학상/ 문협 광주지부/ / 종합 김래성 추리문학상/ 추리문학사/ 1990/ 추리소설 김수영 문학상/ 세계의 문학/ 1981/ 시 김유정 문학상/ 동서문학/ 1989/ 소설 김환태 평론문학상/ 문학사상사/ 1989/ 평론 낙산문학상/ 동상 운영위원회/ 1984/ 소설 남명문학상/ 진주 문인협회/ 1989/ 시 노동문학상/ 실천문학사/ 1988/ 종합 노산문학상/ 노산문학회/ 1976/ 시조 녹원문학상/ 동상 운영위원회/ 1981/ 종합 농민문학상/ 농민문학사/ 1991/ 미정 눈솔상/ 동상 운영위원회/ 1985/ 아동문학 단재문학상/ 한길사/ 1991/ 소설 대구문학상/ 문협 대구지부/ 1982/ 시 대전문학상/ 문협 대전지부/ 1989/ 시 대한민국문학상/ 문예진흥원/ 1976/ 종합 대한민국문화예술상(문학부문)/ 1969/ 종합 대한민국예술원상(문학부문)/ 예술원/ 1954/ 종합 도천문학상/ 문협 문경지부/ 1983/ 시 동백문학상/ 동백문화진흥회/ 1983/ 시조 동서문학상/ 동서문학사/ 1986/ 종합 동양문학상/ 동양문학사/ 1985/ 종합 동인문학상/ 조선일보사/ 1955/ 소설 동포문학상/ 한국문인협회/ 1984/ 종합 |
만해문학상/ 창작과비평사/ 1973/ 종합 만해불교문학상/ 불교사상사/ 1984/ 종합 목월문학상/ 심상사/ 1978/ 시 문예사조문학상/ 문예사조사/ 1990/ 종합 문학공간상/ 문학공간사/ 1990/ 종합 문학세계작가상/ 문학세계사/ 1982/ 소설 민음동화상/ 민음동화/ 1990/ 아동문학 박영준 문학상/ 문학과 의식사/ 1988/ 소설 박홍근 아동문학상/ 아동문예사/ 1990/ 아동문학 방정환 문학상/ 아동문학평론사/ 1991/ 아동문학 백양촌 문학상/ 동상 운영위원회/ 1989/ 종합 부산아동문학상/ 부산 아동문학회/ 1979/ 아동문학 불교문학상/ 불교문학사/ 1988/ 종합 빛과 구원의 문학상/ 시와 의식사/ 1989/ 기타 새싹시조문학상/ 새싹회/ 1973/ 아동문학 서포문학상/ 농민문학사/ 1991/ 미정 성파시조문학상/ 동상 운영위원회/ 1984/ 시조 세종아동문학상/ 소년한국일보사/ 1968/ 아동문학 소설문학작품상/ 소설문학사/ 1986/ 시 소월시문학상/ 문학사상사/ 1986/ 시 소천아동문학상/ 계몽사/ 1965/ 아동문학 소천비평문학상/ 동상 운영위원회/ 1989/ 평론 소청문학상/ 동상 운영위원회/ 1983/ 시 소파문학상/ 호남 시조문학회/ 1977/ 시조 수주문학상/ 동상 운영위원회/ 1984/ 소설 시문학상/ 동상 운영위원회/ 1976/ 시 시와 의식문학상/ 시와 의식사/ 1987/ 기타 시인작품상/ 한국자유시인협회/ 1986/ 시 시조문예상/ 호남 시조문학회/ 1977/ 시조 신동엽 창작기금/ 창작과비평사/ 1983/ 종합 신라문학상/ 동상 운영위원회/ 1989/ 종합 신문예협회상/ 신문예협회/ 1982/ 종합 신석정 시문학상/ 우리문학사/ 1991/ 시 실천문학상/ 실천문학사/ 1991/ 종합 아동문예작가상/ 아동문예사/ 1979/ 아동문학 어린이문학상/ 계몽사/ 1984/ 아동문학 연암문학상/ 문학과 비평사/ 1988/ 종합 열음소설문학상/ 문학정신사/ 1989/ 소설 영남아동문학상/ 영남 아동문학회/ 1987/ 아동문학 오늘의 작가상/ 민음사/ 1977/ 종합 |
외국문학논문상/ 외국문학사/ 1990/ 기타 요산문학상/ 동상 운영위원회/ 1984/ 소설 우관문학상/ / 1988/ 기타 우리문학작품상/ 우리문학사/ 1991/ 종합 우봉문학상/ 동상 운영위원회/ 1988/ 시 유주현 문학상/ 중앙일보사/ 1984/ 소설 육당 시조문학상/ 동상 운영위원회/ 1985/ 시조 윤동주 문학상/ 한국문인협회/ 1985/ 종합 월간아동문학상/ 아동문학사/ 1989/ 아동문학 월탄 문학상/ 동상 운영위원회/ 1966/ 종합 이상 문학상/ 문학사상사/ 1977/ 소설 이산 문학상/ 문학과지성사/ 1989/ 종합 이상 시인상/ 죽순시인구락부/ 1986/ 시 이주홍 아동문학상/ 동상 운영위원회/ 1981/ 아동문학 인천문학상/ 문협 인천지부/ 1989/ 시 일붕문학상/ 세계선학회/ 1982/ 종합 일붕여류시인상/ 한국여성시인동인회/ 1984/ 시 전남문학상/ 문협 전남지부/ 1979/ 시 전남아동문학가상/ 동 협회/ 1979/ 아동문학 전북문학상/ 문협 전북지부/ 1989/ 시 전북문협상/ 문협 전북지부/ 1978/ 종합 전북아동문학상/ 동 협회/ 1982/ 아동문학 전북수필문학상/ 동 협회/ 1988/ 수필 정운시조상/ 이영도여사기념사업회/ 1979/ 시조 정지용 문학상/ 시와 시학사/ / 시 조연현 문학상/ 현대문학사/ 1982/ 종합 주요섭 문학상/ 동상 운영위원회/ 1984/ 소설 중앙시조대상/ 중앙일보사/ 1982/ 시조 지용문학상/ 지용회/ 1989/ 시 천안향토문학상/ 천안 향토문학회/ 1983/ 종합 초현실주의문학상/ 시와 의식사/ 1987/ 기타 추리문학대상/ 한국추리작가협회/ 1985/ 소설 춘강문예창작기금/ 동상 운영위원회/ 1988/ 소설 충남문학상/ 문협 충남지부/ 1981/ 종합 충무문학상/ 문협 충무지부/ 1978/ 시 충북문학상/ 문협 충북지부/ 1988/ 아동문학 통일문학상/ 동양문학사/ 1985/ 기타 표현문학상/ 표현문학동인/ 1986/ 시 한농시가문학상/ 동상 운영위원회/ 1985/ 시조 한국기독교문학상/ 대한기독교서회/ 1978/ 종합 |
한국동시·동화·동극문학상/ 아동문예사/ 1978/ 아동문학 한국동시조문학상/ 현상문화재단/ 1982/ 아동문학 한국모더니즘문학상/ 시와 의식사/ / 평론 한국문학번역상/ 한국일보사/ 1970/ 번역 한국문학상/ 한국문인협회/ 1964/ 종합 한국문학작가상/ 한국문학사/ 1974/ 종합 한국문학평론가협회상/ 한국문학평론가협회/ 1982/ 종합 한국문학협회상/ 한국문학협회/ 1981/ 종합 한국번역문학상/ 펜클럽 한국본부/ 1960/ 번역 한국불교아동문학상/ 한국불교아동문학회/ 1983/ 아동문학 한국소설문학상/ 한국소설가협회/ 1975/ 소설 한국수필문학상/ 한국수필문학진흥회/ 1982/ 수필 한국시조문학상/ 시조문학사/ 1983/ 시조 한국시협상/ 한국시인협회/ 1959/ 시 한국아동문학상/ 한국아동문학가협회/ 1975/ 아동문학 한국아동문학가상/ 한국아동문학회/ 1978/ 아동문학 한국일보문학상(창작문학상에서 개명)/ 한국일보사/ 1968/ 소설 한국자유문학상/ 한국자유문협/ 1989/ 소설 한국자유시인상/ 동협회/ / 시 한국전쟁문학상/ 한국자유문협/ 1989/ 소설 한국추리문학상/ 한국미스터리클럽/ 1984/ 소설 한국크리스천문학가협회상/ 동협회/ 1983/ 시 한국펜문학상/ 펜클럽 한국본부/ 1978/ 종합 한국현대시인상/ 한국현대시인협회/ 1978/ 시 한국희곡문학상/ 한국희곡작가협회/ 1979/ 희곡 한글문학상/ 한글문학회/ 1988/ 소설 한길추리작가상/ 한길사/ 1991/ 추리소설 한동정 아동문학상/ 동상 운영위원회/ 1969/ 아동문학 한반도문학상/ 문학공간/ 1988/ 종합 한성기 문학상/ 동상 운영위원회/ 1988/ 시 해강아동문학상/ 동상 운영위원회/ 1981/ 아동문학 현대문학상/ 현대문학사/ 1955/ 종합 현대수필문학대상/ 한국수필문학진흥회/ 1985/ 수필 현대시조문학상/ 현대시조시인협회/ 1984/ 시조 현대시학작품상/ 현대시학사/ 1969/ 시 현대아동문학상/ 현대아동문학가협회/ 1979/ 아동문학 현진건 문학상/ 문학과 비평사/ 1988/ 소설 호남시조문학상/ 호남시조문학회/ 1982/ 시조 황산시조문학상/ 동백예술진흥회/ 1987/ 시조 |
<표1>을 통해서 보면, 참으로 갖가지 문학상이 난무(?)한다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다. 우선 문학상이 너무나 많다보니 이름조차 들어보지 못한 상들이 거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고, 상의 이름 자체가 서로 헷갈려서 혼돈을 불러일으킬 정도이다. 또 어떤 경우에는 상의 명칭의 너무 기묘해서 마치 장난(?)을 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한편 이렇게 많은 문학상이 언제 어떻게 시상되는지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다. 만일 모든 문학상 시상식에 참석한다고 가정한다면, 이를 위해 거의 반년 가까이를 소비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아울러 이렇게 많은 문학상이 있어야만 문학인들의 창작 의욕을 고취시키고 문학 애호가들의 관심에 부응할 수 있는 것인지 의아스럽기만 하다.
그러나 사실, 수년 동안의 문학상 시상을 놓고 볼 때, <표1>에 나와 있는 문학상 가운데서 겨우 몇 종만이 문학인들이나 문학 애호가들의 관심을 끌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전제가 틀리지 않다면, 나머지 문학상들은 유명무실하거나 아니면 다른 '속셈'의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고 까지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이다.
이들 문학상을 제정 연대별로 분류해보면 또 한가지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표 2> 문학상 제정 연대별 분포
구 분 |
50 |
60 |
70 |
80 |
90 |
합 계 |
상 수 |
4 |
9 |
31 |
92 |
15 |
151 |
비율(%) |
2.6 |
5.9 |
20 |
61 |
9.8 |
100 |
<표2>에서 보면, 50년대에는 4종의 문학상이 생겨났고, 60년대에는 그 두 배가 조금 넘는 9종이 생겨난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70년대에는 껑충 뛰어서 31종의 문학상이 제정되었고, 80년대에는 무려 92종의 문학상이 신설되어 전체 문학상의 수의 61%를 양산하는 기록을 세운 것으로 나타난다. 그리고 90년과 91년 두 해에 걸쳐 15종의 문학상이 만들어진 것도 결코 적은 숫자라 할 수 없다.
이처럼 70년대부터 많은 문학상이 생겨난 것은, 문학 인구의 팽창과 창작 활동의 활성화와 무관하지 않다. 50년대의 전쟁과 그 후유증, 60년대의 빈곤한 상황을 겪고 나서, 70년대에 들어서야 비로소 경제 발전과 함께 문학 인구도 상당수 늘어났던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현상이 80년대까지 넘어가면서 70년대보다 무려 3배 가까이 증폭되었다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모습으로 비쳐지지 않는다. 아무리 좋은 현상도 지나치면 부작용을 낳게 되고, 때론 부작용이 원래의 의도를 훼손시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문학상에 대한 잡음이 80년대 후반부터 커진 것을 생각해 본다면, 이 같은 현상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표 3> 문학상 시상기관별 분포
구 분 |
공공기관 |
협회·단체 |
언론기관 |
잡지·출판 |
상 운영회 |
기타 |
합 계 |
상 수 |
3 |
66 |
5 |
55 |
19 |
3 |
151 |
비율(%) |
2 |
43.4 |
3.2 |
36 |
13 |
2 |
100 |
문학상의 문제점과 부작용은 문학상을 제정하고 시상하는 기관이 어디인가에 따라 가장 많이 좌우된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표3>을 살펴보면 이 같은 지적이 틀리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전체 문학상 가운데서 협회 혹은 단체에서 시상하는 것이 66종으로 가장 많고, 잡지사 혹은 출판사에서 시상하는 것은 55종인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여기서 협회 혹은 단체는, 물론 모두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같은 장르의 글을 쓰는 문인들끼리 모여서 만든 집단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니까 결국 모르는 문인들에게 상을 주기보다는 같은 단체 혹은 협회에 소속된 문인들에게 시상하는 예가 많아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리고 덧붙여서 그 모임의 성격에 따라서도 상의 향방이 좌우된다고 할 수 있다.
한편 잡지사나 출판사의 경우에는, 물론 상의 권위를 지키며 잘 운영하는 곳도 잇지만, 상업적인 측면을 고려할 때가 많다. 문학상 수상작이 잘 팔려야 손해를 보지 않고 지속적으로 그 상을 운영할 수 있다는 명분도 이해할 수는 있다. 그러나 그 때문에 문학적인 평가를 받을 수 없는 작품을 선정한다는 것은 목적과 수단이 전도된 지각없는 행위로밖에 볼 수 없는 것이다.
물론 공정한 심사를 통해 우수한 작품을 뽑으면서 상업적으로도 성공을 거두는 경우가 없지는 않다. 그러나 그런 겨우는 지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자꾸만 잡음이 생겨난다는 것이다. 또 상업성을 따지지 않는다고 못박는 잡지사의 경우, 그보다 더 심한 부작용을 빚어 물의를 일으키기도 한다. 심지어는 잡지사의 형편이 어려운 이유를 내세워 문인들에게 상을 파는 곳이 있다는 소문도 들리고, 사상식장에서 상장만 수여하고 상금은 후불로 해서 겨우 받아냈다는 이야기도 전해져 온다. 어딘가 많이 굴절된 소문이겠지만, 이러한 이야기가 떠도는 한 문학상에 대한 경사 된 시각을 버리기는 어려울 것 같다.
그리고 상 운영회라는 곳도 적지 않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조사를 위해서 전화를 하는 도중에 밝혀진 일인데, 문학상 운영회라는 곳이 사무실도 없을 뿐만 아니라 회원들간에 연락조차 제대로 되지 않는 곳이 많았다. 그런 상황에서도 문학상이 운영되고 있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였다.
<표 4> 문학상 시상분야별 분포
구분 |
종합 |
시 |
시조 |
소설 |
아동문학 |
수필 |
희곡 |
평론 |
번역 |
기타 |
합계 |
상수 |
40 |
31 |
13 |
19 |
26 |
4 |
1 |
3 |
2 |
12 |
151 |
비율(%) |
26.3 |
20.3 |
8.5 |
13 |
17 |
2.6 |
0.6 |
2 |
1.3 |
7.8 |
100 |
문학상 시상분야는 <표4>에서 보는 것처럼, 여러 장르를 한꺼번에 시상하는 것이 40종으로 가장 많은 분포를 보이고 있다. 그 다음이 시 부문으로 31종, 아동문학 부문은 26종으로 나타나 있다. 그리고 기타부문은 추리소설이라든가 성격이 분명치 않은 것들로 모두 12종이 된다.
<표 5> 문학상 지역별 분포
구분 |
서울 |
부산 |
대구 |
경기 |
강원 |
충북 |
충남 |
전북 |
전남 |
경북 |
경남 |
합계 |
상수 |
120 |
4 |
2 |
2 |
2 |
3 |
3 |
3 |
6 |
3 |
3 |
151 |
비율(%) |
80 |
2.6 |
1.3 |
1.3 |
1.3 |
2 |
2 |
2 |
3.9 |
2 |
2 |
100 |
한편 문학상의 지역별 분포는, <표5> 에 나타나 있듯이, 서울 지역에서 전체 문학상의 80%인 120종을 시상하고 있다. 그리고 제주도에서는 단 1종의 문학상도 시상되지 않는 것으로 되어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아직도 우리 문화가 중앙집권화 되어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3. 각 문학상 역대 수상자 현황
문학상의 숫자가 많은 만큼 시상횟수도 천차만별이다. 또한 수상자의 수도 엄청나게 많은 실정이다. 151종이나 되는 문학상 수상자와 수상작품을 일일이 살펴본 후에 받은 느낌은, 너무나 많은 문인들에게 무분별하게(?) 마치 배급이라도 하듯이 시상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것이다. 수상자의 이름조차 생경한 경우가 많았고, 수상작품도 납득이 되지 않는 부분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필자 개인의 느낌은, 각 문학상의 역대 수상자와 수상작품을 통해 어느 정도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으리라 생각되어 진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자세히 조사한 도표를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면 사정상 그 일부만을 공개하지 않을 수 없는 형편이다.
여기서는 50년대에 제정되어 지금까지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문학상 가운데서 소설 부문의「동인문학상」, 시 부문의 「한국시협상」, 그리고 종합상 성격을 띤 「현대문학상」에 대해서만 살펴보기로 한다.]
<표 6-1> 「동인 문학상」 수상 현황
회 수 |
년 도 |
수상자 명 |
수상작품(집)명 |
비 고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955 1956 1957 1958 1959 1960 1961 1962 1963 1964 1965 1966 1979 1980 1982
|
김성한 선우휘 오상원 손창섭 이범선 서기원 전광용 이호철 송병수
조세희 전상국 오정희 이문열 |
바비도 불꽃 모반 잉여인간 오발탄(후보상) 이 성숙한 밤의 포옹(후보상) 꺼삐딴 리 닳아지는 살들 잔해
난쟁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 우리들의 날개 동경 금시조 |
소 설
|
16 17 18 19 20 21 22 |
1983 1985 1987 1988 1989 1990 1991 |
김원일 정소성 유재용 박영한 김문수 김향숙 김원우 |
환멸을 찾아서 아테네로 가는 배 어제 울린 총소리 지옥에서 보낸 한 철 만취당기 안개의 덫 방황하는 내국인 |
|
<표 6-2> 「한국시협상」 수상 현황
회 수 |
년 도 |
수상자 명 |
수상작품(집)명 |
비 고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
1959 1960 1961 1972
1973 1974 1975
1976 1977
1978 1979 1980 1981
1982
1983
1984
1985
1986
1987 |
김수영 김춘수 전봉건 정한모 허영자 김광림 조병화 김남조 홍윤수 박재삼 이형기 이유경 김종삼 성찬경 정진규 김광섭 이경희 김영태 박제천 강우식 오세영 이 탄 김여정 박의상 조민환 김태준 김초혜 성춘복 이승훈 |
달나라의 장난 꽃의 소묘 사랑을 위한 되풀이 아가의 방 친천 갈등 어머니 사랑초서 장식론 어린것들 옆에서 꿈꾸는 한 발 하남시편 시인학교 나사 매달려 있음의 세상 은빛의 신 분수 여울목 비오리 율 파도조 가장 어두운 날 저녁에 대장간 앞을 지나며 어린 신에게 돌들은 저의 길을 가로막고 나자로 마을의 새벽 종로별곡 사랑굿 복사꽃제 당신의 초상 |
시
|
20 21 22 23 |
1988 1989 1990 1991 |
조정권 장 호 이성선 박희진 |
하늘 이불 동경 까마귀 새벽꽃 향기 북한산 진달래 |
|
<표 6-3> 「현대문학상」 수상 현황 ①
회 수 |
년 도 |
수상자 명 |
비 고 |
1
|
1955
|
김구용 손창섭 |
시 소설 |
2
|
1956
|
박재삼 김광식 최일수 |
시 소설 평론 |
3
|
1957
|
이수복 박경리 김양수 |
시 소설 평론 |
4
|
1958
|
구현운 이범선 유종호 임희재 |
시 소설 평론 쾁곡 |
5
|
1959
|
서기원 오학영 김상일 |
소설 희곡 평론 |
6
|
1960
|
김상억 오유권 원형갑 |
시 소설 평론 |
7
|
1961
|
이종학 이호철 |
시 소설 |
8
|
1962
|
박봉우 권태웅 |
시 소설 |
9
|
1963
|
한말숙 문덕수 |
소설 평론 |
10
|
1964
|
박성룡 이문희 |
시 소설 |
11
|
1965
|
이성교 이광숙 천이두 |
시 소설 평론 |
12 |
1966 |
최상규 |
소설 |
13
|
1967
|
황동규 정을병 오혜령 |
시 소설 희곡 |
14
|
1968
|
김후란 송상옥 |
시 소설 |
15
|
1969
|
이성부 유현종 홍기삼 |
시 소설 평론 |
16
|
1970
|
유경환 박순녀 이유식 |
시 소설 평론 |
17
|
1971
|
김영태 최인호 김교선 오태석 |
시 소설 평론 희곡 |
18
|
1972
|
박재준 송기숙 김윤식 |
시 소설 평론 |
19
|
1973
|
이광협 이제하 김영기 윤대성 |
시 소설 평론 희곡 |
20
|
1974
|
강우식 김원일 김운학 |
시 소설 평론 |
21
|
1975
|
문정희 김문수 윤재근 |
시 소설 평론 |
22
|
1976
|
최원규 전상국 이선영 |
시 소설 평론 |
23
|
1977
|
함혜연 이세기 김용직 윤조병 |
시 소설 평론 희곡 |
24
|
1978
|
박제천 김국태 조병무 이현화 |
시 소설 평론 희곡 |
1978년까지는 「현대문학」사 「신인문학상」이었음
|
<표 6-3> 「현대문학상」 수상 현황 ②
회 수 |
년 도 |
수상자 명 |
수상작품(집)명 |
비 고 |
25
|
1979
|
임성숙 유재용 정창범 이재현 |
소금장수 이야기 두고 온 사람 박목월의 시적 변용 이중성 |
시 소설 평론 희곡 |
26
|
1980
|
김혜숙 김용운 김 현 |
예감의 새 산행 문학과 유토피아 |
시 소설 평론 |
27
|
1981
|
오규원 조정래 김치수
홍승수 |
이 땅에 쓰여지는 서정시 유형의 땅 일상언어와 문학언어(박경리의 「토지」 분석) 목마른 태양 |
시 소설 평론
희곡 |
28
|
1982
|
김종해 윤홍길 김병익 |
천노 일어서다·항해일지 완장·에미 지성과 문학·문학과 도덕 |
시 소설 평론 |
29
|
1983
|
이승훈 김용성 박철희 |
사물들 도둑일기 서정과 인식 |
시 소설 평론 |
30
|
1984 |
김원호 홍서원 김시태 |
행복한 잠 마지막 우상 문학과 삶의 성찰 |
시 소설 평론 |
31
|
1985
|
김철규 이동하 |
저녁 혹은 태극자의 회로 폭력요법·폭력연구 |
시 소설 |
32
|
1986
|
이수익 송 영 박동규 오태영 |
단순한 기쁨 친구·보행규칙의 위반자들 한국 소설의 전개 전쟁·트조이얀 테바이 |
시 소설 평론 희곡 |
33
|
1987
|
김형영 한승원 김숙현 김재흥 |
다른 하늘이 열릴 때 갯비나리 젊은 왕자의 무덤 현대시와 열린 정신 |
시 소설 희곡 평론 |
34
|
1988
|
박정만 손영목 조남현 |
다 가고 외 10편 바다가 부르는 소리 삶과 문학적 인식 |
시 소설 평론 |
35
|
1989
|
이건청 현길언 권영민 |
하이에나 사제와 제물 월북문인연구 |
시 소설 평론 |
36
|
1990
|
황지우 한수산 이동하 |
게눈 속의 연꽃 타인의 얼굴 혼돈 속의 항해 |
시 소설 평론 |
문학상의 숫자가 많다 보니 한 사람이 여러 가지 상을 수상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심지어는 한 작품으로 2종의 상을 수상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무분별하게 많은 상이 시상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문학상을 많이 받은 것과 문학상이 안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점과는 결부시킬 수 없다는 점이다.
그런 의미에서 통계를 내본 것이 <표7>이다. <표7>을 통해서 보면 문학상을 가장 많이 수상한 것이 6회로 나와 있다. 시 부문의 박재삼, 소설 부문의 김원일·전상국·이동하, 아동문학 부문의 김요섭이 이에 해당한다.
<표 7> 장르별 문학상 다수 수상자(3회 이상)
회 수 |
시·시조 |
소 설 |
희 곡 |
평 론 |
아동문학 |
합 계 |
3
|
김춘수 김윤성 김태준 문덕수 오세영 이상범 이근배 전봉건 홍윤숙 정한모 황금찬 정진규 정현종 최승호 |
박영한 서기원 서정인 이호철 이제하 유재용 윤후명 정한숙 최상규 정을병 한수산 정소성
|
오학영 이강백
|
김윤식 원형갑 이동하 윤재근 윤병로
|
박화목 박경용 박경수 신지식 신현득 이주홍 유경환 임신행
|
42
|
4
|
박제천 이형기 황동규 정완영 조정권
|
박완서 이범선 이문열 이청준 한승원 하근찬 최일남 |
|
|
이원수
|
13
|
5
|
|
김문수 정연희 |
|
|
|
2
|
6
|
박재삼
|
김원일 전상국 이동하 |
|
|
김요섭
|
4
|
4. 맺는 말
한정된 지면에서나마 문학상의 대략적인 현황을 살펴보았는데, 서두에서 언급한 바 있지만 문학상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생기기보다는 우려와 걱정의 마음이 앞서는 것을 숨길 수 없다. 이는 문학상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제정 의도와 운영의 방법에 문제점이 있기 때문이다. 그 점에 대해서는 많은 이들의 생각이 거의 같으리라 여겨진다.
그러나 한편으로 생각해 보면, 우려와 걱정 또한 관심의 또 다른 형태가 아닐까 싶다. 그것은 곧 문학상이 올바르게 자리잡기를 바라는 마음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대강 살펴본 현황을 통해서도 문학상이 어떻게 제정되고 운영되어야 할지는 충분히 인지된다. 다만 그 생각을 얼마만큼 '실천'에 옮기는지가 우리 문학상의 향방을 좌우한다고 할 수 있다.
모든 '상'은 그것을 받는 사람에게는 영예이며 다른 사람에게는 선망의 대상이 된다. 문학상이 그러한 자리를 되찾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