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주민들을 위한 문화
백창화 / 자유기고가
「관재수가 있다」고 하는 것은 예부터 우리나라 사람에게 가장 두려운 점괘 중의 하나였다. 그만큼 관(官)이라는 곳은 서민에게 가능하면 상관이 없었으면 싶은 기관이며 아예 가까이 하지 않는 것이 상책으로 받아들여지던 그런 곳이었다. 그것은 오늘날에도 크게 다르지 않아「문턱을 낮추었습니다」라는 표어까지를 내걸며 주민과의 친화에 힘을 기울여도 그 낮아진 문턱을 선뜻 넘어설 수 없도록 하는 묘한 거리감을 갖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런 관의 모습이 그러나 정말로 서민 누구나가 발길 할 수 있는 곳으로 조금씩 바뀌어 가고 있다. 과거의 구청의 모습은 고압적이고 불친절한 권위적 행정기관의 대명사와도 같았지만 지금은 다르다. 그 지역의 주부들이 아무런 두려움이나 거리낌없이 매일매일 드나들 수 있는 곳이며 중고등 학생들이 안정된 좌석에서 마음놓고 공부할 수 있는 도서실이기도 하다.
그야말로 구청과 구민회관이 명실공히 지역주민을 위한 지팡이와 길잡이로서의 역할을 다하기 위한 노력을 아주 다양한 모습들로 펼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노력들은 아직 시작의 단계에 불과하지만 그 동안 사회 차원에서의 재교육에 목말라하던 많은 주민들의 갈증을 일정 정도 해소해 준다는 점에서 아주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지역주민을 위한 여러 가지 문화행사 등을 기획할 수 있었던 것은 지난 85년 이후 추진된 구민회관의 건립과 관계가 깊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문화시설이 부족한 변두리 지역 위주로 주민들의 편의를 도모하기 위한 구민회관의 설립이 본격 논의되었고 회관이 생기면서 다양한 행사들을 시작할 수 있었던 것이죠. 」
'85년 6월에 관악구에서 첫 착공이 시작되었고 이듬해 동작구가 , '88년에는 강동, 구로, 강서 등 점점 확대되어 현재는 서울 시내에 12개의 구민회관이 건립되어 활발히 운영중이라는 서울시청 금창렬 씨(행정과 구민회관 담당)의 설명이다. 나머지 10개 구도 지금 공사가 진행중이거나 혹은 계획이 다잡혀 있는 상태라고.
그러므로 구청과 구민회관이 합동으로 진행하는 행사의 내용은 설립 취지에 걸맞게 지역 주민들을 위한 교양강좌와 문화행사가 주요 축을 이루고 있다. 그 내용을 대별해보면 첫째가, 도서관 사업이다. 새마을 이동도서관이라는 이름으로 각 구마다 1대씩 차량을 동원, 동네를 순회하면서 도서를 대출해 주는 것인데 책을 가까이 하기가 어려운 주부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둘째는, 전지역 주민의 건강증진을 위한 생활체육교실. 한 구에서도 여러 곳으로 장소를 분산, 주변의 공원이나 학교 운동장을 이용해 체조나 에어로빅, 배드민턴, 게이트볼 등을 지도한다. 종래에 혼자서 약수터를 다니거나 공원에서 개인적으로 운동을 하던 사람들로부터 체계적인 지도를 받을 수 있어서 무척 좋다는 평을 받고 있는 인기 프로그램이다.
셋째는, 주부나 성인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주부교실인데 가장 호응도가 높고 실용성이 뛰어난 강좌이다. 비싼 수강료를 주고 일반 학원을 찾기에는 경제적으로 부담이 컸던 주부들이 무료로 혹은 저렴한 재료비만을 내고 실용 강좌를 들을 수 있다는 점이 큰 인기를 모았던 원인이다.
마지막으로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으로 「어울마당」이라는 것이 있어서 청소년을 대상으로 좋은 영화 보기 행사나 문화재 답사 등을 함으로 건강하고 밝은 청소년들을 키워내는 것에 주력하고 있다. 이외에도 비정기적으로 많은 행사들을 갖고 있어서 아직은 미약하지만 앞으로의 활발한 활동을 통한 적극적인 서민문화 공간으로서의 역할이 기대되고 있는 것이다. 하나하나 자세한 내용들을 알아보기로 하자.
이동도서관
각종 도서를 미니버스에 싣고 서울시내 22개 구를 2주 간격으로 정기순회 방문, 책을 빌려주는 이동도서관은 특히 주부들과 어린이들에게 높은 인기를 차지하고 있다. 원하는 책을 무료로 빌릴 수 있고 주민등록증과 도장만 있으면 되는 대출절차 또한 간단해서 이용자 수는 해마다 늘고 있다.
이동도서관은 「독서의 생활화를 통해 서울시민의 평생교육과 국민정신계몽운동에 기여한다」는 취지로 새마을문고 중앙회 서울시 지부가 지난 86년 5월 20일부터 시작했다. 순회 지역은 503개 지역이며 한 번에 5권까지의 책을 빌릴 수 있도록 되어 있다. 현재 24대의 차량이 운행되고 있는데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도서 대출 반납업무를 할 뿐 아니라 독서지도와 독서 상담활동도 겸하고 있어서 신속한 신간안내와 문화정보를 접할 수 있도록 한다.
'86년 사업 시작이후 '92년 상반기까지 총 이용시민의 수가 2백 2십만 3천 6백 95명에 이르고 있을 정도로 상당한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92년 상반기에만도 22만 1천 8백 15명이 이용해서 도서관별로 보면 하루 평균 88명이 이동도서관에서 책을 대출했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들 도서의 숫자로 보면 도서관별 대출도서는 하루 평균 305권으로 1인당 적어도 4∼5권은 빌리고 있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의도한 바대로 독서인구 확대에 큰 몫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보유 장서는 41만 7천 1백 67권인데 '92년에는 7만 7천권의 도서를 추가로 구입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해마다 새로 도서를 구입하기 때문에 지역 주민들로서는 그 어느 곳보다도 빠르게 신간을 받아볼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죠.」
김상모 씨(서울시청 국민운동지원과)의 설명에 의하면 이용자의 70%이상이 젊은 주부층이라는 것. 특히 고졸 이상의 학력을 가진 20∼40대 초반의 주부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는데 이들은 자신의 취미생활의 일환으로 이동도서관을 이용할 뿐 아니라 올바른 자녀교육에도 활용하고 있다.
「집에서 살림을 하다보면 시내 서점에 나갈 기회가 거의 없어요. 그러다 보니 시간도 시간이지만 혹시 여유가 있다 하더라도 읽을 책이 없어서 멍하니 시간을 보낼 때가 많았거든요. 그런데 이동도서관을 이용한 다음부터는 부지런히 책을 읽게 됐어요.」
더군다나 어린이들이 볼 수 있을만한 도서를 골라 자녀에게도 권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전 집안에 독서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것 같아 교육적 효과가 크다는 것이 주부 이성란 씨(37세, 성북구 돈암동)의 경험담이다.
1950년 미국 메릴랜드 주의 워싱턴 카운티 자유도서관으로부터 시작된 이동도서관은 미국과 영국, 일본에선 이미 오래 전부터 지역주민의 문화적 욕구를 해결해 주는 주요수단으로 정착돼왔다. 현재 우리나라의 공공도서관이 그 수도 많지 않고 그나마 멀리 떨어져 있어서 일반 시민들이 이용하기에 다소의 불편함이 따른다는 점을 감안해 볼 때 집 가까운 곳에서 손쉽게 원하는 책을 읽을 수 있도록 해 주는 이동도서관의 운영은 매우 고무적인 것이다. 그것은 시민 전체의 문화의식 향상, 도서관문화의 정착, 그리고 국민 독서 운동에 적지 않은 기여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골목골목까지 파고들기엔 도서차량이 턱없이 부족한데다 책의 숫자가 한정되어 있다보니 인기 있는 신간서적을 보려면 한참을 기다려야 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아울러 한가지 더 바라고 싶은 것이라면 대상에 맞게 해당 연령층의 사람들이 꼭 읽어야 될 좋은 책들의 목록 같은 것을 선정해 권해 주셨으면 하는 것입니다.」
1년째 꾸준히 이동도서관을 이용해 책을 읽고 있다는 주부 양신자 씨(33세, 노원구 상계동)의 소박한 바램이다.
<표1> 새마을 이동도서관
구 분 |
문의처 |
주 소 |
서울시 지부 |
733-5574 |
인사동 110번지 |
종로구 |
722-1590 |
수송동 146-2(숭인동 55-2) |
중구 |
267-4545 |
을지로6가 18-14 구민회관 2층 |
용산구 |
790-2690 |
한강로3가 63-379 구민회관 2층 |
성동구 |
294-3943 |
도선동 35 새마을회관내 |
동대문구 |
248-2007 |
장안3동 354-5 구민회관 2층 |
중랑구 |
496-3585 |
면목7동 750-7 구청 별관 |
성북구 |
927-7812 |
돈암동 606-257 구민회관 3층 |
도봉구 |
905-4080 |
수유2동 605-328 새마을회관 |
노원구 |
972-6292 |
중계동 547-7 구민회관 2층 |
은평구 |
354-7561 |
녹번동 84 은평구청 6층 |
서대문구 |
373-7211 |
북가좌2동 333-5 구 동사무소 2층 |
마포구 |
323-8867 |
성산동 275-3 구 의회청사 2층 |
양천구 |
640-3489 |
신정6동 322 구청 보건소 내 |
강서구 |
651-8853 |
염창동 275-12 강서보건소 내 |
구로구 |
859-0849 |
구로5동 102 구민회관 |
영등포구 |
832-9993 |
신길6동 1581-12 새마을도서관 |
동작구 |
841-8761 |
신대방동 보라매공원 내 구민회관 |
관악구 |
888-9683 |
봉천4동 1589-13 구민회관 |
서초구 |
576-7609 |
양재동 25 구민회관 2층 |
송파구 |
404-9358 |
거여동 136-48 마을문고 |
강남구 |
542-6459 |
청담동 40-33 노인복지회관 3층 |
강동구 |
474-7622 |
천호1동 41 구민회관 2층 |
생활체육교실
스트레스가 많고 따라서 각종 질병에 노출될 염려가 많은 현대인들에게 최고의 관심사는 바로 건강 문제다. 돈을 주고서도 살 수 없는 이런 건강을 평소에 지키자는 의식이 확산되면서 아침마다 동네 공원과 약수터에는 발디딜 틈조차 없이 인근 주민들로 가득 찬다. 그들에게 체계적으로 건강관리를 위한 프로그램을 보급하는 것이 바로 구청 생활체육과의 주요 업무가 되고 있다.
올림픽을 치르면서 생활체육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시민들의 체력단련과 누구나 쉽게 운동에 참가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자는 분위기가 마련되었다. '89년 각 구청에 생활체육과가 설치되면서 이 계획은 현실적으로 운용되었고 그래서 시작된 것이 바로 생활체육교실이다.
주민들이 평소에 잘 이용하는 공원이나 약수터, 동네 뒷산 등의 기존시설을 대폭개선, 남녀 노소 누구나가 즐기고 참가할 수 있는 종목들을 위주로 강좌를 개설하기 시작했다. 현재 22개 구청 관할에 장소는 삼청공원 등 총 174개소, 종목은 19개인데 시민들의 호응도는 아주 높은 편이다.
특히 지난 7월에 여름철 행사로 마련했던 프로그램 가운데 볼링, 수영, 에어로빅, 요트 등은 접수를 시작하자마자 신청자가 쏟아져 들어와 인원을 강제적으로 제한해야할 정도였다. 참가비가 무료이고 또 거주지와 가까운 곳에서 실시하기 때문에 호응이 높을 수밖에 없다는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러나 몰려드는 신청자에 비해 예산이나 시설이 이를 따르지 못해 원하는 만큼 많은 수의 사람들이 그 혜택을 받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다.
<표2> 생활체육교실
구 분 |
장 소 |
종 목 |
문의처 |
종로구 |
삼청공원, 숭인공원, 사직공원 등 |
체조, 게이트볼, 탁구, 축구 등 |
731-0455 |
중구 |
장충체육관, 남산약수터 등 |
사이클, 어린이축구, 석궁, 배드민턴 등 |
260-1455 |
용산구 |
효창어린이놀이터, 한강시민공원 등 |
에어로빅, 배드민턴, 게이트볼 |
710-3455 |
성동구 |
보라볼링장, 어린이대공원, 아차산 등 |
볼링, 축구, 체조 등 |
450-1455 |
동대문구 |
배봉산, 구민체육센터 등 |
체조, 배드민턴, 리듬체조 등 |
920-4455 |
중랑구 |
동부체육관, 용마시민공원 등 |
생활요가, 체조, 배드민턴 등 |
490-3455 |
성북구 |
개운산, 충의배드민턴장 등 |
체조, 배드민턴, 게이트볼 등 |
920-3455 |
도봉구 |
그린파크, 도봉산, 드림랜드 등 |
태극권, 볼링, 연식정구 등 |
901-5455 |
노원구 |
상계7근린공원, 보람아파트 공원 등 |
게이트볼, 에어로빅 등 |
950-3455 |
은평구 |
대조국민학교, 응암약수터 등 |
축구, 볼링, 배드민턴 등 |
350-1455 |
서대문구 |
유진여성헬스, 용천게이트볼장 등 |
볼링체조, 에어로빅 등 |
330-1455 |
마포구 |
아현국교, 성산시영체육관 등 |
신체조, 에어로빅 등 |
330-2455 |
양천구 |
파리공원, 양천공원 등 |
체조, 스케이트, 게이트볼 등 |
640-3455 |
강서구 |
우장산, 구민회관 등 |
테니스, 에어로빅, 배드민턴 등 |
600-6455 |
구로구 |
고척근린공원, 시흥계곡 등 |
에어로빅, 체조, 볼링 등 |
860-2441 |
영등포구 |
대길국교, 남부근로청소년회관 등 |
체조, 게이트볼 등 |
670-3455 |
동작구 |
서달산, 구민회관, 관동클럽 등 |
테니스, 에어로빅, 배드민턴 등 |
810-1455 |
관악구 |
선우약수터, 까치고개 등 |
생활체조, 조기체조 등 |
880-3455 |
서초구 |
우면산, 반포체육공원 등 |
걷기, 배드민턴 등 |
570-6455 |
강남구 |
구룡천, 매봉산 등 |
테니스, 배드민턴, 체조등 |
510-1455 |
송파구 |
올림픽공원, 한강시민공원 등 |
에어로빅, 배드민턴 |
410-3455 |
강동구 |
성내근린공원, 고덕근린공원 등 |
체조, 게이트볼, 테니스 |
480-1455 |
*본 도표는 여름철에 운영되는 강좌 위주로 작성되었으므로 다소의 변경이 있을 수도 있습 니다.
「구민들의 호응도가 매우 높아서 새벽마다 공원을 가득 채우는 모습을 보면 아주 흐뭇합니다. 날씨가 좋지 않을 때에도 빠지는 사람이 별로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아주 열심들이십니다.」
임애숙 씨(건강체조 강사)는 중년과 노년층의 참가가 많은데 그들이 한시간씩 이어지는 체조시간을 힘든지도 모르고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면 기분이 상쾌해진다고 덧붙인다. 심신이 상쾌하기는 주민들도 마찬가지. 어린이로부터 군살 가득한 비만형 아주머니, 배 나온 중년의 아저씨, 그리고 머리가 하얀 노인들에 이르기까지 아침 운동을 하는 사람들의 얼굴과 표정에 삶의 생기가 어린다.
「이젠 하루라도 나오지 않으면 그날은 몸이 찌뿌드드해서 견딜 수가 없어요. 처음엔 아침 일찍 일어나야 한다는 것이 몹시 어려웠는데 잠을 조금 덜 자더라도 운동을 하는 것이 얼마나 효과적인가 하는 것을 느낄 수가 있습니다.」
아침마다 삼청공원에 나와 배드민턴을 한다는 직장인 서근우 씨(40세)의 아침운동 예찬론이다. 생활체육교실은 월마다 조금씩 다른 아이템을 추가하기도 하지만 대체로 남녀노소 누구 나가 쉽게 참가할 수 있는 종목에 우선 순위를 두어 실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대표적인 종목들을 보면 축구, 게이트볼, 테니스, 볼링, 배드민턴, 생활체조, 요가, 에어로빅, 사이클, 석궁, 수영, 태극권 등이다.
이제 초기 활동에 불과한 연륜만을 갖고 있는 것에 비해서는 지역주민을 위한 많은 봉사를 한다고도 평가할 수 있으나 각 구별로 조금의 차별성도 갖고 있지 못하다는 점, 또한 대상을 주부나 노인, 어린이 등으로 차별화하지 못해 연령과 대상에 알맞는 생활체육의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지 못하다는 점등은 앞으로 꾸준히 개선되어야 할 점들로 지적되고 있다. 이런 문제점들의 해결을 위해 서울시는 앞으로 10년간 서울시내 22곳에 대규모 시민체육센터를 건립한다는 계획을 갖고 이를 추진 중에 있다.
여성교양 강좌
「주부경영대학원과 시민교양강좌를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 강남지역 거주 여성을 대상으로 대학교수진들을 초빙해 일주일에 한 번씩 교양강좌를 열고 있는데 보통 1백 50명 정도가 출석을 해요. 참가한 주부들의 반응은 매우 좋아서 가능한 자주 좋은 내용의 강좌를 해달라는 말씀들을 하십니다.」
강남구청 김영숙 씨(가정복지과)의 설명에 따르면 구청에서 실시하는 교양 강좌뿐만이 아니라 노래부르기나 레크리에이션 지도 등에도 언제나 수용 가능 인원을 훨씬 초과하는 주민들이 몰려 높은 인기도를 반영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그러나 강남구청의 경우만은 아니다. 변두리 저소득층 가구가 많이 몰려 있는 지역의 구청에서 개설하는 강좌들은 이용률이 훨씬 높다. 수강료의 부담이 없어서 가계에 지장을 주지 않으면서 원하는 강좌들을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각 구청에서 지역 부녀자들을 대상으로 교양강좌를 실시해온 것은 그리 오래지 않다. 이것 역시 구민회관의 건립과 거의 맞물린 시점으로부터 비롯되었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 가정에서 한정된 사회체험만을 하게 되는 주부들의 경우 결혼 전에 아무리 높은 교육수준을 유지했다 하더라도 자칫 폐쇄적이 되기 쉽다는 한계를 안고 있다. 이렇게 잠재된 가능성은 많으나 재교육의 장이 없어 차단된 삶을 살게 되는 주부들에게 구청을 중심으로 하는 지역문화운동은 아주 반가운 등장이었음에 틀림없다.
'89년 건립된 성북구 구민회관의 경우 일주일 내내 취미 교양강좌를 개설하고 있는데 그 내용은 문학, 고전무용, 꽃꽂이, 어머니 합창, 서예, 홈패션 등이다. 각각의 반에는 20∼30명씩의 여성들이 수강하고 있는데 그들의 대부분이 30대 후반에서 40대까지의 주부들이다.
「물론 마음만 먹으면 어디에서든 원하는 강의를 들을 수가 있는 세상이죠. 그렇지만 집을 비워두고 시내에 오래도록 나가 있는 것은 마음에 걸리구요. 또 쑥스럽드라구요. 그렇지만 구민회관에서 하는 것은 일단 마음이 편해요. 웬지 내집 앞마당이라는 생각이 들구요.」
또 같은 동네에 사는 사람들이 모였다는 것만으로도 괜한 친화력 같은 것을 느끼게 돼서 구민회관 강좌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는 주부 박숙이씨(43세)의 말에 같은 반 수강생들이 동감을 표시한다. 게다가 수강료도 없고 있다고 하더라도 약간의 재료비 정도이므로 경제적 부담이 없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여성 대상 강좌는 크게 2가지로 나뉘는데 하나는 대학교수를 초빙해서 역사나 사회문제, 경제관련 강의를 듣는 일반 교양강좌이다. 다른 하나는 취미교실로 서예, 분재, 지점토, 도자기, 미용 등 취미생활을 하거나 부업으로도 활용이 가능한 강좌들의 개설이다. 최근에는 세간에 인기 있는 과목을 많이 개설하고 있는데 건전가요 부르기, 홈패션, 에어로빅, 크로마하프, 피부미용, 에어로빅 등에 수강신청자가 많이 몰리고 있다.
강의는 1개월에서 3개월 단위로 이루어지는데 분기별로 냉용이 조금씩 바뀐다. 공지는 그때그때 반상회나 지역신문을 통해서 하며 일간지에 기사로 보도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체계적인 홍보가 부족해 원하는 사람들이 미처 이를 알지 못해 참가하지 못하는 일도 많다고 김영숙씨(강남구청)는 홍보의 아쉬움을 전한다, 그러므로 참가하고자하는 사람들이 가장 정확하게 알아볼 수 있는 것은 각 구청의 가정복지과로 문의를 하는 것.
<표3>여성교양대학 및 부녀교실
주최 |
강좌내용 |
문의처 |
강남구청 강동구청 강서구청 관악구청 구로구청 노원구청 도봉구청 동대문구청 동작구청 마포구청 서대문구청 서초구청 성동구청 성북구청 송파구청 양천구청 영등포구청 용상구청 은평구청 종로구청 중구청 중랑구청
|
교양강좌,건전가요부르기,레크리에션등 꽃꽂이,한복,홈패션등 서예,분재,요리,탈춤,지점토,도자기등 한글교실,역학,詷양강돠 등 홈패션,건전가요부르기등 가요부르기,문예창작,탈춤,기타 요리,홈패션,양재 등 꽃꽂이,한복,양재,홈패션,미용등 교양강좌,일본어,요리,에어로빅,생활법률등 일본어,꽃꽂이,양재 일본어,한문 철학,여성의 정신건강 교양강좌,중국어,역사산책등 문학,고전무용,꽃꽂이,서예,홈패션 양재,미용,피부미용,분재,도배 양재,한복,미용,홈패션,지점토,꽂곶이 미용,야재,서화,묵화,지점토,일어 크로마하프,꽃곶이,서예,헝겊공예,사진교식 미용,양재,詷양강좌 노래부르기,일본어 양재,칠보,서예,분재,미용,피부미용등 양재,홈패션,한복,등공예,꽂꽂이
|
510-1490∼2 480-1490∼2 600-6490∼2 880-3490∼3 860-2444∼6 950-3490∼2 901-5490∼3 920-4491∼3 810-1490∼3 330-2490∼2 330-1491 570-6490∼2 294-8549 925-5163 410-3492 640-3492 670-3490∼2 710-3491 350-1491 731-0490∼2 260-1491 490-3490∼2
|
청소년, 노인강좌 및 기타 활동
청소년을 위한 행사의 많은 부분은 각 지역구청 청소년과와 청소년 유관단체와의 긴밀한 협조 아래 이루어진다. 대표적인 것이 「어울마당」인데 여기서는 스포츠교실, 백일장, 적성검사 등 청소년의 신체 및 정신건강의 올바른 함양을 위한 여러 행사를 기획하고 주관한다.
스포츠교실의 경우 이번 여름방학기간에는 올림픽공원에서 이루어지는 주민 대상 프로그램에 청소년을 함께 참가할 수 있도록 했다. 종목은 6가지인데 체조, 탁구, 배드민턴, 에어로빅, 테니스, 헬스 등 청소년들이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것으로 선택했다. 6종목 모두 지도강사로부터 교습을 받는 레슨교실로 연령별 등급별로 나누어 단계적인 지도를 함으로써 효과를 극대화했다. 스포츠교실의 회원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누구나 가입할 수 있으나 수강 희망자가 너무 많아 역시 수강을 제한할 수밖에 없었던 아쉬움이 있다.
청소년 단체와 민간단체 상담실과의 연계하에 이번 여름방학중에 개설된 프로그램으로는 또한 심리, 적성검사가 있다. 이것은 주 프로그램인 심리, 적성검사는 물론 자아개념, 자아실현검사, 다면적 인성검사, 성격유형검사 등을 실시함과 동시에 자기표현훈련, 학습습관훈련, 잠재력개발, 진로상담 등을 마련하여 청소년들이 건전한 가치관형성과 자신의 장점을 개발시킬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도표참조)
용산구청에서는 계룡산과 대전과학관 등을 기행하는「청소년 문화유적지 순례」를 7월중 다녀왔으며 노원구청과 구로구청 역시 각각 불우청소년, 소년소녀 가장 등을 대상으로 하는 문화유적지 순례를 다녀왔다. 양천구청은 광릉수목원에서 자연학습교실을 개설해서 청소년 125명이 무료로 이 행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이렇게 다양하게 펼쳐지는 청소년교실이나 여성취미교실과는 달리 노인층을 대상으로 한 행사는 상대적으로 빈곤하기만 한 것이 현실의 모습이다. 구청별로 노인대학을 개설하고 있거나 1년이면 몇 번의 횟수를 정해 위로잔치 형식의 모임을 갖고는 있지만 이것이 관내 많은 노인들의 희망에 부응하기에는 다소 부족하고 또 미흡하다는 것이 솔직한 평가이다.
「우리가 늘 젊은 사람들의 시간이나 뺏어서 위로나 받아야 하는 존재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보다는 우리도 좀 더 적극적으로 사회에 참여함으로써 소외감을 느끼지 않으면서 살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것을 들어야 할 것이고 많은 것을 배워야 할 것입니다.」
단순히 형식적인 몇 번의 요란한 행사보다는 하나라도 직접 사회의 일원으로서 적극성을 가질 수 있도록 해주는 장기적인 계획, 강의 같은 것이 필요하다고 강서구청 노인대학에서 만난 장영화 할아버지(69세)는 힘주어 말한다.
「구민회관 건립 2주년을 맞아 지난 5월에는「성북문화예술제」를 개최했었습니다. 구민 한마당 축제라고 해서 전 주민이 어울려 민속놀이도 하고 성악가를 초청, 음악제도 열었으며 구내 주민들 자녀를 위한 장학금 조성을 목적으로 미술제도 개최했었지요」
많은 관내 부인들의 관심과 참여로 행사는 몹시 만족할만한 수준으로 끝맺었다며 성북구민회관 이명철 관장(45세)은 구민회관의 활동에 대해 매우 만족한 모습을 보인다. 주민들을 위한 강좌나 문화행사도 그렇지만 구민회관이 주민들에게 커다란 유익을 주고있는 부분은 구민회관의 예식장 개방이다. 성북구민회관의 경우 꼭대기에 자리잡아 교통은 다소 불편한 반면 경관이 아름답고 조용해 어떤 유료예식장보다 쾌적한 분위기에서 식을 치를 수 있다.
이것은 성북구뿐만 아니라 다른 구민회관들도 마찬가지여서 보라매공원 내에 위치하고 있는 동작구청의 경우 한달에 30건 이상씩의 결혼 예식이 있을 정도로 그 이용이 활발하다. 이곳의 경우 이미 11월까지 예식의 예약이 모두 끝났다고.
또한 넓지는 않지만 12개의 구민회관은 각각 120석 정도의 좌석을 갖춘 독서실을 운영해 주민 누구나가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주로 중고등학생이나 시험을 준비하는 룬은이들의 이용률이 높다. 구민회관이 아직 마련되어 있지 않은 다른 구의 경우는 구청안에 혹은 관내 다른 공공기관에 편의시설들을 갖추어서 함께 이용하고 있다.
구청이 종래의 고압적인 자세를 버리고 문턱을 낮춘지 이제 불과 몇 년. 본격적인 구민회관의 운영도 아직은 일천한 역사만을 갖고 있기에 이들의 활동은 아직 많은 부분이 미약하고 또 미흡하다. 대상별로 분야별로 전문성을 띠고 세분화된 운영을 하고 있기보다는 아직 많은 부분이 서울시의 계획을 그대로 따라가는 소극성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도 일부에서는 나오고 있다.
또 하나 구민회관이 넓은 공간과 훌륭한 외관들을 갖추고 있는 것과는 달리 내용이 부실하고 운영의 효율을 올리지 못한다는 비판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지방의회의 구성으로 구민회관 중 많은 수가 의회 의사당을 겸하고 있다는 점이다. 자연히 그들 위주로 행정이 흘러가서 본연의 업무인 주민대상 프로그램에 소홀해지고 있다는 지적들이다.
「애초에 계획을 잡았을 때 지방의회의 구성은 염두에 두지 않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순수하게 구민회관의 목적으로만 부지를 확보하고 건물을 지었지요. 그러나 '88년 지자제의 실시가 확실시되면서 그때부터 짓기 시작한 구민회관은 별도로 의사당용으로 250평씩의 건물을 더 확보했습니다. 현재 의회와 구민회관이 함께 쓰고 있는 곳은 12곳 중 이때 먼저 지어진 6곳이지요. 앞으로 지어질 곳들은 당연히 분리가 될 것이구요」
금창렬 씨(서울시청 행정과)는 무엇보다도 앞으로의 숙원사업이 아직 구만회관이 없는 12개 구의 구민회관 건립추진이라고 설명한다. 현재 영등포, 중량, 도봉, 서대문, 송파구 등 5개 구가 건립공사중이고 내년에는 은평과 강남이 착공할 예정이다.
종로와 마포, 양천구는 부지확보가 쉽지 않아 지금 다양한 방법론을 개진중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일정지역을 맡아 관할하는 가장 기초적인 행정단위인 구(區), 이 작은 소단위에서 시민을 위한 많은 행사들이 기획되고 입안되어 탄탄하게 그 길을 닦아나갈 때보다 큰 단위인 시, 도에서도 모든 국민들은 그야말로 진정한 「공복(公僕)」으로서의 관의 새로움과 의미를 느끼게 될 것이다.
<표 4> 여름방학 청소년 심리. 적성검사 안내
단체명 |
검사종류 |
검사시간 |
검사비용 |
대 상 |
문의처 |
청소년사업관 |
적성,지능,흥미, 인성,자아개념 |
오전9시~오후6시 |
무료 |
초.중.고생 |
793-2000 795-8000 |
한국청소년연맹 |
적성,성격,흥미,지능검사 |
매일(수시로) |
검사당 1천원 |
중고생 |
841-9901 |
보라매 청소년회관 |
통합적성검사,성격유형검사,자아실현,자아개념,직업,흥미,지능,다면적인성검사 |
오전9시~오후6시 (수요일은 쉼) |
3천원~5천원 |
중고생 및 일반 |
848-7268 |
서울청소년지도육성회 |
적성,성격진단,자아개념 검사 |
오전9시~오후5시 |
1천원~1천5백원 |
중고생 |
267-2112 |
남부근로청소년회관 |
심리검사 |
오전9시~오후6시 |
무료 |
근로청소년 |
677-9500 |
동부근로청소년회관 |
성격,다면적 인성검사, 자아실현검사 |
오전9시~오후6시 30분 |
무료 |
근로청소년 |
243-0037 |
근로자종합복지관 |
적성검사,직업흥미,자아실현검사,다면적 인성검사,성격진단 |
화.목/오전9시~ 오후6시 수.금/오후2시~ 오후8시 |
무료 |
근로청소년 |
685-4941 |
목동청소년회관 |
학습관검사,자아실현검사, 적성검사,인성검사 |
오전9시~오후6시 |
검사당 5천원 |
초.중.고생 |
646-8341 |
연희청소년회관 |
적성검사 |
7월29일,8월11일 오전10시부터 |
1천원 |
중고생 |
338-4536 |
문래청소년회관 |
다면적 인성검사, 성격유형검사, 학습습관,욕구진단,자아실현,지능 |
오전9시~오후6시 |
3천원 |
중고생 |
676-6114 |
잠재력 개발프로그램 |
7월24일~8월14일 매주금, 오후2~5 |
6만원 |
고등학생 |
||
진로탐색프로그램 |
7.20~8.13 매주월.목 오전10~오후1 |
3만5천원 (자료제공) |
중2, 3학년 |
||
자기표현능력 프로그램 |
7.18~8.8 매주 토, 오전10~오후 1 |
5만원 |
중학생 |
한국심리상담연구소 |
적성,지능,성격,흥미, 다면적 인성검사 |
매주 화, 토 |
검사당 2만원 상담 1만원 |
중고생 |
335-0971 |
강동종합사회복지관 |
적성,학습흥미,성격,지능 |
오전10~오후5시 |
1천5백원 |
중고생 |
475-4587 |
길음종합사회복지관 |
지능, 적성종합검사, 인성진단검사, 자아개념검사, 흥미검사 |
오전9시~오후6시 |
3천원 |
중고생 |
985-0161 |
흥사단 |
성격, 적성검사 |
토 오후2시 |
2만원 |
중고생 |
744-205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