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 춤의 해를 총정리한다.
장광열 / 「객석」 기자
춤의 해 캐치프레이즈는 「온누리를 춤의 꽃밭으로」
1992년은 「춤의 해」였다. 12월 30일에 있을 폐막축전을 끝으로 막을 내리는 「춤의 해」는 올해 무용계의 최대 이슈가 될 수밖에 없다. 그것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8월 1일, 1992년이 「춤의 해」로 지정되고 난 후 무용계는 수차례의 불협화음을 일으키며 집행부 구성을 위해 난항을 겪었고, 이후에도 운영과정에서 일부 운영위원들의 사퇴 및 예산상의 문제로 몇차례 진통을 겪어야 했다. 춤의 해 운영위원회가 조직 정비를 끝내고 제대로 출발한 것은 3월 중순부터였다.
크게 보아 춤의 해 전반기가 조직 정비 및 인선 작업을 위해 좌충우돌한 시기였다면, 5월부터 8월까지의 중반기는 춤의 대중화를 위해 활발한 야외공연을 펼친 시기였다. 그런 반면, 춤의 해 후반기는 페스티벌 형태의 공연과 우리춤의 뿌리 찾기를 내건 학술 행사 및 재외 무용가를 초청해 예술성 높은 작품의 공연과 한국 무용계의 위상을 재점검해 보는 시기였다.
춤의 해 운영위원회가 조직되고 이들이 공식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운 것이 「온누리를 춤의 꽃밭으로」였다. 그리고 이들은 춤의 해가 가장 중점적 사업으로 「춤의 대중화」작업을 들고 나왔다.
당초 책정된 11억이 조금 넘던 예산은 문화부에 의해 10억으로 다시 재편됐고, 그것도 갑자기 1억여 원이 삭감되어 춤의 해 운영위원회는 계획된 행사의 축소 내지는 보류 문제로 진통을 겪어야 했다. 다행히 4월 중소기업은행이 「춤의 해」의 공식 후원 기관으로 나서면서 3억원의 예산이 무용계에 지원되었고, 이를 계기로 몇몇 보류된 행사들이 다시 추진될 수 있었다.
20여 개에 달하는 춤의 해 공식사업 중에는 무용계에서 최초로 시도된 행사도 있었다. 「춤의 해」의 주요행사로는 여름 휴한기 시즌을 이용해 실시한 「여름 야외 이벤트」와 「전국무용제」「세계로 향한 젊은 춤꾼들의 가을잔치」「한민족 춤제전」등으로 요약된다.
1월의 춤의 해 전야제와 2월의 춤의 해 개막제, 그리고 4월에 열렸던 중견무용가들의 「봄축제」에 이어 5월에 있었던 「가족 춤자랑대회」와 「젊은이들의 춤자랑대회」, 그리고 「노인 춤자랑대회」는 무용계에서는 처음으로 실시한 특정 계층을 위한 춤행사였다. 그러나 이들 행사는 무용예술이 그동안 얼마나 일반인들과 유리되어 있었던가를 여실히 드러내 보였다. 춤이란 예술장르를 「가족」이나 「젊은이」란 개념으로 연결시킨 의미는 있었지만, 「노인 춤자랑대회」를 제외하고는 이 행사에 참가한 참여자들의 대분분은 디스코나 에어로빅, 브레이크 댄스 일색의 춤동작을 보여줌으로써 그동안 예술로서의 무용이 일반 대중들에게 무척 거리감이 있었음을 드러내 보였던 것이다.
여름 휴한기를 이용해 전국의 유명 피서지를 돌며 야외공연 무대를 펼친 「여름 야외 이벤트」는 사람이 모이는 곳을 찾아가 공연무대를 가짐으로써 일반대중들이 자연스럽게 무용과 접할 수 있게 함으로써 춤의 대중화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됐다.
7월 5일 인천 월미도 문화의 거리에서 시작, 8월 16일 여의도 고수부지에서의 공연을 마지막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 「여름 야외 이벤트」는 우리 무용사상 최장기, 최대 규모로 펼쳐진 야외 무용축제였다. 3∼4개 무용 그룹들이 한 조를 이루면서, 해당 공연지역의 무용단체들이 찬조출연하는 형태로 진행된 「여름 야외 이벤트」는 장마비와 폭염 속에서 전국의 유명 피서지를 순회하며, 모두 36차례의 춤판을 마련했다. 참가한 무용그룹들의 숫자도 15개의 공식단체, 16개의 찬조 단체 등 전국에 걸쳐 36개 단체가 참여했다.
여기에 서울 중심의 행사에서 벗어나 전국 해당 지역의 무용팀들이 함께 동참함으로써 「춤의 해」를 전국 무용인들의 잔치로 끌고 갔다는 점에서 무용계로서는 큰 소득이었다.
「전국무용제」의 첫 시도 지방 무용계 활성화에 기여
부산에서 열렸던 「전국무용제」의 출범은 「춤의 해」의 가장 큰 이슈였다. 그동안 무용인들의 염원이었던 「전국무용제」는 「춤의 해」를 맞아 무용계에 던져진 큰 선물임에 틀림없다. 「전국무용제」의 개최는 전국 각 지역에서 활동하는 무용인을 중심으로 형성된 무용문화의 소통성을 기할 수 있다는 점, 우리나라 무용수준의 평준화를 앞당길 수 있다는 점, 무용예술의 대중화에도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점 등에서 그 개최의의를 높이 살 수 있다. 경연 형식의 페스티벌을 통해 유능한 안무자를 발굴, 해외에 진출시키는 「세계로 향한 젊은 춤꾼들의 가을잔치」는 그동안 지도급 무용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정부지원을 받을 기회가 적었던 젊은 무용인들을 위해 지원 창구를 넓혔다는 점과 무용계의 시선을 국제 무대로 돌림으로써 세계성을 띤 무용의 창작작업에 불길을 당겼다는 점에서 신선한 시도였다.
재외 교포들과 무용가들이 참여해 학술 심포지움과 공연 행사를 병행해 실시한 「한민족 춤제전」은 그동안 소홀했던 재외 무용가들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고, 우리 무용의 뿌리를 찾기 위한 시도로 우리나라 및 그 주변 국가들의 춤에 관해 다각적인 접근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
다른 한편으로, 「춤의 해」를 계기로 우리나라 무용문화를 전국적인 차원에서 인식하게 된 것도 큰 소득이다. 「전국무용제」의 개최 뿐 아니라 개막제나 「여름 야외 이벤트」「폐막제」 등에 전국 각 지역의 무용인들이 골고루 참여함으로써 우리나라 무용의 「문화」와 관련, 그 초점이 전국 단위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는 점이다.
게다가 그동안 어느 일면, 대립관계에 있던 지방의 일부 지도급 무용가들이 「춤의 해」를 계기로 하나로 합쳐져 보다 효율적인 무용활동을 펼치게 된 고장도 여럿 있었고, 영주나 안동 등 중소도시에서도 새로 무용협회가 태동되는 등 「춤의 해」는 전국 각 지역의 무용 활성화에도 기여했다.
직할시를 제외한 지방 대도시의 경우 1년에 많아야 4∼5회에 그치던 무용 공연도 「춤의 해」를 계기로 공연횟수가 증가되었고, 관계 기관의 인식도 달라져 향후 무용계의 활동에 청신호를 울려준 것도 「춤의 해」가 가져다준 선물이다.
「춤의 해」는 국제교류에도 한몫을 했다. 「한민족춤제전」을 통해 외국의 무용학자나 무용평론가, 국제 무용 관련 기관의 책임자들이 내한해 우리 무용인들과 교류를 갖게 됨으로써 교환공연은 물론이고, 학술자료의 교환과 공동연구의 필요성을 인식하는 등 무용계의 제반 사항을 폭넓게 논의할 수 있었던 것은 앞으로 실질적인 무용의 국제교류를 가능케한 성과들이다.
지도급 무용가들의 불협화음 총력 못쏟아 아쉽다.
그러나 「춤의 해」는 지도급 무용가들의 내분으로 전무용인들의 힘이 한곳에 모아지지 못함으로써 행사 내용에 비해 실질적인 성과 면에서는 반감이 될 수밖에 없었던 점, 그리고 무용계의 가장 시급한 사업의 하나인 우리나라 무용이 제반 사항을 정리하는 무용백서의 발간 사업 등이 전혀 시도되지 못했고, 향후 무용계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어떠한 대비도 「춤의 해」기간중에 마련되지 못함으로써 「춤의 해」의 의미를 반감시켰다.
지난해 문화부에 의해 「춤의 해」가 지정되고 난 이후 지도급 무용인들 및 일부 무용평론가들이 보여준 춤의 해를 둘러싼 내분은 안타깝기 그지없었다. 일 추진 과정의 주도권 다툼이었고, 무용가들의 이해관계를 조정해 주어야 할 평론가들 역시 무용인들의 이해관계에 말려 분위기를 혼탁하게 만들었다.
집행부 구성과 관련해 보여준 지도급 무용가와 평론가들의 이해관계로 인한 잡음은 「춤의 해」시작부터 불을 당기게 하지 못했고, 이것은 당초 책정된 예산의 삭감과 일반 대중들, 공연예술 관계자들의 무관심으로까지 이어져 「춤의 해」의 사업추진에 치명타가 되어 버렸다.
그리고 춤이란 예술장르를 춤에 비우는 아마튜어 집단과 연계시켜 실질적인 춤의 대중화를 이끌어내지 못한 점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러나 「춤의 해」를 통해 무용예술에 대한 일반대중들의 의식이 다소나마 바뀐 만큼, 향후 무용계는 대중들의 시선을 춤쪽으로 지속시키는 점에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흩어졌던 지도급 무용가들의 힘을 한곳으로 모으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리고 우리춤의 국제화, 세계화를 위해서는 인접국가 및 재외무용가들의 경험을 받아들일 수 있는 보다 열린 시각에서의 교류가 전제되어야 한다는 것도 새롭게 인식해야 한다.
<춤의 해 행사내역>
행사명 |
일자 |
장 소 |
행사내용 |
참가단체수 |
관객수 |
1.무용인의 밤 |
1/29 |
문예회관 대극장 |
춤의해 개막을 위한 자축공연 |
9단체 |
900명 |
2/29 |
국립극장 대극장 |
춤의해 개막선포 및 축하공연 |
24개단체 |
2,400명 |
|
2.개막제 |
|||||
3.봄맞이 춤제전 |
4/3 |
문예회관 |
원로무용가의 공연 중견안무가의 공연 신인안무가의 공연 |
13개공연단 10개공연단 10개공연단 총33개공연단 |
1,236명 4,643명 1,981명 총7,860명 |
6/4 |
|||||
4.봄 상설 야외무대 |
5/24 |
국립극장 놀이마당 |
우리가족 춤자랑 |
17개단체 (일반13/초청4/ 찬조1) |
700명 |
5/31 |
국립극장 놀이마당 |
젊은이들의 춤자랑 |
20개단체 (일반13/초청3/찬조4) |
900명 |
|
6/20 |
YMCA가락종합복지관 |
젊은이들을 위한 세계민족 춤잔치 |
8개 단체 (일반5/초청3) |
600명 |
|
6/28 |
국립극장 놀이마당 |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춤자랑 |
14개단체 (일반12/초청2) |
900명 |
|
|
소 계 |
|
59개 단체 |
3,100명 |
|
5.여름 야외 이벤트 |
7/5 |
인천 월미도 |
<1조> 조승미 발레단 육미용과 자유춤꾼들 <찬조> 인천시립 무용단 인천무용협회 김현옥의 비디오댄스 |
6개 단체 (순회2/찬조4) |
2,000명 |
7/7 |
과천 서울랜드 |
1조공연 <찬조> 인천시립사물놀이단 |
3개 단체 (순회2/찬조1) |
700명 |
|
7/8 |
용인 자연농원 |
1조공연 <찬조> 인천시립사물놀이단 |
3개단체 (순회2/찬조1) |
500명 |
|
7/9 |
청주무심천 |
1조공연 |
2개단체 |
600명 |
|
7/10 |
대전역 광장 |
1조공연 <찬조> 문차빈 발레단 |
3개단체 (순회2/찬조1) |
2,000명 |
|
7/11 |
대천 해수욕장 |
1조공연 <찬조> 공주사대유학자 무용단 |
3개단체 (순회2/찬조1) |
3,000명 |
|
7/12 |
변산 해수욕장 |
1조공연 |
2개단체 |
600명 |
|
7/14 |
내장산 국립공원 |
<2조> 부산여름무용축제팀 목포시립무용단 조승미 발레단 <찬조> 전북대 무용단 신관철 무용단 |
5개단체 (순회3/찬조2) |
700명 |
행사명 |
일자 |
장 소 |
행사내용 |
참가단체수 |
관객수 |
|
7/15 |
광주 공원광장 |
2조공연 <찬조> 김미숙 무용단 |
4개단체 (순회3/찬조1) |
1,500명 |
7/16 |
목포 신한비치 |
2조공연 |
3개단체 |
700명 |
|
7/17 |
여수 오동도 |
2조공연 <찬조> 김숙희 무용단 |
4개단체 (순회3/찬조1) |
1,000명 |
|
7/19 |
부산 광안리 |
2조공연 <찬조> 부산여름무용축제 |
7개단체 (순회3/찬조4) |
4,000명 |
|
7/20 |
부산 해운대 |
2조공연 <찬조> 부산여름무용축제 |
7개단체 (순회3/찬조4) |
4,500명 |
|
7/22 |
마산역 광장 |
<3조> 대구춤협회 춤모임 다레 동랑댄스앙상블(비공식) <찬조> 김은진외 4명 남희경외 2명 유혜수외 2명 |
6개단체 (순회3/찬조3) |
1,200명 |
|
7/23 |
창원 용지공원 |
3조공연 <찬조>창원무용협회 |
4개단체 (순회3/찬조1) |
1,000명 |
|
7/24 |
대구 두류공원 |
3조공연 <찬조> 김희숙 공중정재단 조영애 현대무용단 |
5개단체 (순회3/찬조2) |
1,000명 |
|
7/25 |
경주 현재호텔 |
3조공연 <찬조> 정양자 독무 |
4개단체 (순회3/찬조1) |
800명 |
|
7/26 |
포항 북부 해수욕장 |
3조공연 <찬조> 포항무용협회 김동은 무용단 |
5개단체 (순회3/찬조2) |
1,000명 |
|
7/27 |
울산 진하 해수욕장 |
3조공연 <찬조> 현숙희 무용단 강희자 무용단 |
5개단체 (순회3/찬조2) |
1,000명 |
|
7/29 |
화진 해수욕장 |
<4조> 겹사위 무용단 아브라시스 엄정자 무용단 |
3개단체 |
1,500명 |
|
7/30 |
그레블 해수욕장 |
4조공연 |
3개단체 |
1,500명 |
|
7/31 |
후포 해수욕장 |
4조공연 |
3개단체 |
1,500명 |
|
8/01 |
몽평 해수욕장 |
4조공연 |
3개단체 |
1,500명 |
|
8/02 |
용화 해수욕장 |
4조공연 |
3개단체 |
1,500명 |
|
8/03 |
삼척 해수욕장 |
4조공연 |
3개단체 |
1,500명 |
행사명 |
일자 |
장 소 |
행사내용 |
참가단체수 |
관객수 |
|
8/5 |
경포대 해수욕장 |
<5조> 경희발레단 강화자 무용단 동랑댄스 앙상블 |
3개단체 |
3,000명 |
8/6 |
망상 해수욕장 |
5조공연 |
3개단체 |
2,000명 |
|
8/7 |
경포대 해수욕장 |
5조공연 |
3개단체 |
2,500명 |
|
8/8 |
낙산 해수욕장 |
5조공연 |
3개단체 |
2,500명 |
|
8/9 |
속초 해수욕장 |
5조공연 |
3개단체 |
1,000명 |
|
8/10 |
삼포 해수욕장 |
5조공연 |
3개단체 |
3,000명 |
|
8/12 |
설악산 야영장 |
<6조> 대구무용단 이숙재 밀물 현대무용단 가림다현대무용단 |
3개단체 |
3,000명 |
|
8/13 |
설악산 소공원 |
6조공연 |
3개단체 |
2,500명 |
|
8/14 |
용평 리조트 |
6조공연 |
3개단체 |
800명 |
|
8/16 |
여의도 고수부지 |
여름야외이벤트 폐막제 조송미 발레단 육미영과자유춤꾼들 부산여름무용축제팀 (현대무용단 주) 경희발레단 동랑댄스앙상블 대구무용단 이숙재 밀물 현대무용단 가림다현대무용단 <찬조> 인천시립 무용단 유니버설 발레단 |
11개단체 |
3,000명 |
|
|
계 |
41개팀 |
|
77,960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