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문예 / 프랑스

누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무엇을




함유선 / 한남대 강사

1993년은 '책의 해'이다. 우리 나라의 출판 발행량은 세계에서 몇째 간다고 하나 독서 실태는 그렇지 못한 실정이다. 텔레비전의 활발한 보급과 비디오 등 영상 매체의 영향 때문이라고 한다. 또 책의 선택에 도움을 줄 정보나 안내는 턱없이 모자라고 출판사끼리의 과다 경쟁과 시류에 따른 이류 문학의 무분별하고 양식 없는 출판이 급증하고 있는 것도 그 한 원인이 라고 볼 수 있다. 독서와 그것의 질은 그 나라 국민의 정서와 지적수준과 직결되는 것인 만큼, 올바른 책을 선택할 수 있는 정보와 체계적인 독서 교육의 실시, 그리고 도서관의 신설과 도서관 운영 프로그램의 개발을 통해 독서 환경을 활성화시켜야 한다. 문제는 근본적으로 책을 대하는 개개인의 자질과 기호 등에도 있겠지만, 출판인이나 정부에서의 올바른 독서 운동 사업도 시급히 요구된다.

아래에 소개하고 있는 책 및 출판 관련 기록들은 프랑스를 중심으로 한 주로 서구의 것인데, 단순히 재미나 상식으로 읽을 값어치도 있지만, 그보다는 다음과 같은 사실을 통해서 서구의 풍부하고 두터운 지식 산업과 정신의 가치를 소중히 하는 풍토를 읽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러한 기록 자체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우리의 출판이나 독서의 실태도 풍성한 기록을 낳게될 때, 우리도 책의 문화, 독서와 출판 문화도 꽃피울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가질 수 있다.

최근 책을 비롯한 출판물에 관한 온갖 정보를 알려 주는 프랑스의 월간지 「리르(Lire)」는 출판과 문학에 관한 기록이 될 만한 사실을 조사하여 소개하고 있다. 예컨대 미국 작가 스티븐 킹이 인세를 가장 많이 받는 작가이고, 영국 추리 소설 작가 아가사 크리스트는 그의 작품들이 각국에서 가장 많이 번역된 작가이고, 프랑스의 시인이자 소설가인 로베르 시바티에는 프랑스에서 문학상의 심사 위원들에게서 가장 호평 받는 작가라는 사실 따위이다. 물론 이러한 기록들은 운동 경기에서처럼 기록 갱신에의 확고한 의지나 승부욕으로 이룩한 것은 아니다. 그렇기는 하지만 다음과 같은 여러 가지 인정할 만한 기록들이 점차 해를 거듭하면서 책에 대해서 뿐만 아니라 문학 분야에 대해서도 색다른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작가들이 이룩한 이러한 기록들은 오로지 한 번만으로 그 관례가 된 것은 아니다. 작가들이 기록을 꾸준히 갱신하는 것이 사실이라고 해도, 실제로 그들이 의도적으로 그처럼 기록을 갱신하려고 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사실 문학이라는 장르가 기록 정신과는 무관하다. 순전히 기술적인 측면에서 출판 부수, 번역, 저작권, 페이지 수 등으로 비교할 수도 있고 그것으로 비교 기준이 가능한 영역이 있기는 하다. 이를테면 생텍쥐페리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독자를 가진 프랑스 작가로, 마르셀 프루스트가 가장 긴 문장을 쓴 작가로 기록되어 있고, 사르트르가 가장 많은 양의 서문-그 서문이 한 권의 책으로 나왔는데 「성 주네--배우이며 순교자」(Saint Genet comedien et martyr)가 그것이다-을 쓴 작가라는 것이다. 또한 거의 4백 편에 이르는 조르주 심농의 소설들은 통틀어 전 세계에서 약 5억 권 정도가 팔렸다는데, 불어권 소설 중에서 가장 많이 읽힌 것으로 알려져 있다.(심농은 벨기에 작가이다) 확인할 수는 없지만 가히 천문학적인 숫자이다.

얼마 전만 해도 유럽에서는 귀족출신의 작가들이 그것이 어떤 기록이든지 기록을 언급하는 것을 그다지 달갑지 않게 여겼던 것 같다. 그러나 미국의 경우는 그와 반대로 사람들을 판매 부수라든가 하는 숫자와 그에 따라 얻게 되는 전리품들(인세 수입 등)을 당당하게 밝히곤 한다. 문학에서의 성공이 결코 수치스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작가들이 고상한 부류에 속한다고 해서 베스트셀러 작가로서 얻은 부가 문학 경력에서 굳이 결점이 될 것은 없다. 현재 미국에서는 베스트셀러 작가로 스티븐 킹, 필립 로스, 톰 클랜시, 노만 메일러 등이 손꼽히고 있다.

최근에 이르러 문학을 격렬한 몸싸움을 벌이는 투우 경기로서보다 하나의 스포츠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말하자면 편집인과의 관계를 육상 경기자와 코치와의 관계로 대비시켜 보는 시각도 많다. 스포츠 심리학에서 주장하고 있듯이, 작가의 글쓰는 책상이 곧 운동 연습장이고, 작가들도 운동선수처럼 컨디션을 조절하고 체력을 안배해야 하고, 극기에 가까운 강도 높을 훈련을 필요로 하고 그에 다른 체력의 소모와 정신적 황폐 등 거의 똑같은 징후와 의식을 겪는다는 것이다.

'기록(record)'이라는 단어는 따지고 보면 그 어원이 '공인된 증거'를 의미하는 말이다. 이 단어는 일찍부터 운동과 관련된 경우에 많이 쓰여졌는데 일반적으로 다른 어떤 사람보다 더욱 뛰어난 결과, 또는 이미 이루어 놓은 결과를 뛰어넘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결국 숫자로 나타내어 서로 비교할 수 있는 가장 높은 수준을 일컫는다. 점점 더 최고의 것을 추구하는 현대 사회에서 이러한 양상은 운동 경기에서 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책의 영역이라 해서 예외가 아니다.

여기에 밝힌 기록들은 「리르」지의 독자적인 조사 결과 이외에도 「기네스북」과 프랑스 최고의 연감사전인 「키드(Quid)」 1993년 판을 참조한 것이다.

·가장 큰 책: 말하자면 슈퍼 북(Super Book)이다. 1976년에 미국 콜로라도 주 덴버 시에서 제작된 기념 출판물이다. 책을 펼치면 가로×세로가 2.75×3.07이고 무게는 무려 250kg이나 되며, 총 페이지 수는 3백 쪽이다.

·가장 작은 책: 「늙은 왕, 콜」(Old King Cole)이라는 제목의 동화책. 1985년에 스코틀랜드의 페이즐리에서 출판되었다. 책의 크기는 가로×세로가 1mm×1mm이다. 페이지를 넘기려면 바늘을 사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가장 긴 일기: 작가의 이름은 에른스트 로프투스(Ernest Loftus)이다. 이 사람은 12세 때인 1896년 아프리카 대륙 남동부에 있는 아라레(이후 1923년 영국 자치 정부가 들어섬에 따라 북 로디지아로 바뀜)에서 살고 있을 때 처음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103살이 되던 1987년에 그는 비로소 삶을 마감했는데, 따라서 그의 일기도 끝이 났다. 그 사이에 그의 나라 이름이 또 한번 바뀌었는데, 결국 그는 잠비아 사람으로 이 세상을 떠났다. 이 악착같이 '일기 쓰는 사람'은 무려 91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일기를 썼다고 한다.

한편 '정력적으로' 일기를 쓴 사랑으로는 스위스 작가 앙리 프레데릭 아미엘이 있다. 이 작가는 1839년 18세 때 일기를 쓰기 시작해서 1881년 60세로 죽을 때까지 16,900 페이지를 썼다고 한다.

·가장 긴 시: 중앙 아시아의 키르키즈 초원 지방에서 유목 생활을 하는 키르키즈인의 민속 서사시 마나스(Manas)이다. 1958년에 출판되었는데, 50만 행이 넘는다.

·가장 긴 회문체 소설: 앞에서부터 읽으나, 거꾸로 뒤에서부터 읽으나 똑같은 의미를 갖는 어구를(회문), 곧 팔랭드롬므(Palindrome)라고 한다. 미국 작가 로렌스 레빈(Lawrence Levin)이 1986년에 발표한 「오슬로의 어쿼드 박사와 올슨」(Dr. Akward and Olson in Oslo)이 가장 긴 회문체의 소설이다. 이 소설은 31,594개의 단어로 구성되어 있다.

·가장 많이 쓴 백과 사전 집필자: 프랑스인 로제 까라띠니(Roger Caratini, 1924년 생)는 1968년부터 1975년까지 오로지 보르다스(Bordas) 백과사전 23권만을 집필했다고 한다. 2천억 정도의 항목을 다루었다고 상상해 보라.

·가장 많이 쓴 작가: 스페인의 위대한 시인이며 극작가, 소설가인 로페 드베가(1562∼1635)는 약 1,800편의 희극과 400여 편의 종교극을 썼다. 그 뒤를 잇는 작가로서 폴란드 작가 조셉 이냐스 크라체프스키 (1812∼1887)가 있다. 그는 소설을 비롯해서 역사책 등 모두 600권의 저서를 남겼다. 불어권에서는 벨기에 작가 조르주 심농이 단연 우세하다. 그는 가명으로 190편과 본명으로 193편의 소설을 포함하여 자전적 작품 25편, 그리고 약 1,000편이 넘는 콩트를 써서 최고의 다작상을 차지했다.

·가장 많은 작품이 영화화된 작가: 영국의 윌리엄 셰익스피어를 따를 사람이 없다. 그의 희곡은 모두 273편의 이본이 있고 개작된 것을 염두에 두지 않는다고 해도 31편의 현대적 이본이 있다. 햄릿(Hamlet)의 경우만 해도 모두 41편의 이본이 있다. 연출가 장 르느아르는 이미 1936년에 셰익스피어가 지금 살아 있다면 분명 영화를 만들었을 것이라고 공언한 적이 있다고 한다.

조르주 심농은 연출자나 제작자들이 가장 높이 평가하는 소설가 중의 하나라고 하는데, 전 세계의 텔레비전에서 방영된 것을 제외하고서도 그의 작품은 약 57편이 영화화되었다.

·가장 많이 영화화된 소설 속의 주인공: 영국의 의사이자 탐정 소설가인 코난 도일이 만들어 낸 유명한 탐정 홈즈는 1960년부터 1990년에 이르기까지 72명의 배우가 각기 그 역할을 197번이나 번갈아 가며 하였다.

·가장 많이 버는 작가: 추리 공포 소설의 귀재로 불리는 미국작가 스티븐 킹은 1989년 그가 앞으로 쓰게 될 소설 4권에 대해 저작료를 선불로 2,600만 달러를 받았다. 다른 작가들의 인세 수입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없지만 킹이 가장 많이 인세를 받는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이른바 메가셀러의 자리를 굳히고 있다.(흔히 초판본 1백만 권을 넘어섰을 때 베스트 셀러라고 한다) 다른 작가들이 그의 자리를 넘보고 있기는 하지만 그는 가장 뛰어난 판매 작가의 리스트에 빠짐 없이 등장하고 있다. 작품 출판의 템포가 정확하고 그의 소설은 출판되면 곧바로 영화화된다는 보증이 그를 세계에서 가장 저작권료를 많이 받은 작가로 만들었을 것이다. 그는 단 한 권으로 가장 고액의 저작료를 선불로 받은 작가로서 기록된다.

·가장 많이 번역된 작가: 마르크스주의 이론의 혁명적 실천가인 레닌의 저서는 전 세계에서 많이 번역 소개되었으나 작가로서 알려지지 않았으므로 정확히 말하면 그의 작품은 문학 작품에 속하지 않는다. 또한 그 보급도 서점 배급과 다른 경우이다. 문학 작품에서는 아가사 크리스티가 세계에서 가장 많이 번역된 작가이다. 1992년 유네스코의 통계 연표에 따르면 아가사 크리스티는 23개국에서 모두 269개의 번역본을 갖고 있다고 한다. 이 통계에 오른 프랑스 작가로는 다섯 번째를 차지한 줄 베른느이고, 르네 고시니와 샤를르 페로가 그 뒤를 잇고 있다. 또 불어로 글을 쓴 벨기에 작가 심농과 에르제도 30명의 상위 순위권에 포함되었다. 그 다음에 발작, 보브와르, 제라르 드 빌리에, 생텍쥐페리, 카뮈, 졸라, 그리고 안느 앙젤리끄 골롱과 마르셀 프루스트가 있다. 특히 몇 안 되는 생존 작가 중에서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독보적인 위치는 주목할 만하다. 뒤라스는 20개국에서 55권의 번역본을 갖고 있다.

·가장 긴 전기: 영국 수상 윈스턴 처칠의 공식 전기 작가였던 마틴 길버트가 쓴 「윈스턴 처칠 경」이다. 모두 8권으로 간행된 이 전기는 16,745페이지에 800만 단어가 수록되었다. 여기에는 서간집, 오래된 문서, 색인 등은 포함되지 않은 것이다. 누군가 호기심으로 그 책을 찾으려고 한다면 '처칠'이라고 말할 것이 아니라 길버트의 한 '벽면'을 달라고 해야할 것이다. 왜냐하면 이 작품은 여러 진열대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기가 질리지 않을 수 없는데, 아닌게 아니라 작가는 단 한 권으로 그 책을 요약 출판할 것을 생각한 적도 있다고 한다. 이 거대한 책 옆에는 이미 한물 간 끄세주 판과 비슷한 판형의 라꾸뛰르의 「드골」(De Gaulle)이 놓여 있다고 한다.

·최장기 베스트셀러: 미국 작가 스코트 팩의 「인적이 드문 길」이 뉴욕타임스의 베스트셀러 목록에서 1988년까지 258주 동안 자리를 고수했다. 독일의 파트라크 주 스킨트의 「향수」와 영국의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이 쓴 「시간의 역사」가 그 뒤를 쫓고 있다. 이 두 작품은 각기 제 나라에서 이와 비슷한 장기 베스트셀러이다. 특히 호킹의 작품은 최근 선데이 타임지의 순위에 200주 동안 오름으로써 그 기록에 도전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책: 성경은 제외시켜야 하는데, 이 책은 무료 배급이 많기 때문이다. 「기네스 북」이 전 세계에서 36개국어로 번역되어 6,600만 부가 팔렸다고 한다. 가히 기록의 '기네스북'이라고 할 수 있다.

·대출 기간이 가장 긴 책: 1667년 영국의 로버트 월폴 대령은 케임브리지 대학 도서관에서 브렘 대주교에 관한 독어로 쓰여진 책 한 권을 빌렸다. 어쨌든 정직하지 못한 사람으로 낙인이 찍히게 된 이 대령은 그 책을 반환하는데 소흘히 한 모양이다. 1955년 노르폴크 주의 한 후작 부인의 서가에서 플럼이라는 교수가 그 책을 발견하고 대학 도서관에 대신 반납하였다. 무려 288년이 지나서야 제자리를 찾은 셈인데, 케임브리지 대학도서관의 책임자는 그 대령의 후손들에게 지나친 지각 반환에 대한 벌금을 물리지는 않았다고 한다.

·가장 커다란 도서관: 미국 워싱턴에 있는 국회 도서관으로 8,800만 권의 다양한 출판물이 있는데, 그 중 서적은 2,600만 권이라고 한다. 진열대의 총연장은 856km이고 총면적은 26헥타르이다.

·가장 많이 번역된 책: 성경은 거의 2,000개의 언어로 번역되었다. 그 중 아프리카어가 전체의 약 25퍼센트를 차지하고 있다.

·가장 많은 상금을 수여하는 문학상: 해마다 스웨덴 왕실 아카데미 위원회가 스톡홀름에서 수여하는 노벨 문학상은 수상자에게 주어지는 명예는 말할 것도 없고 재정적인 측면에서도 가장 많은 수입을 보장(?)하는 상이다. 1991년의 경우 스웨덴 왕립 화폐로 600만 크론, (프랑스 화폐로는 5,600만 프랑이고, 한화로는 8억 원 정도이다.)

·노벨 문학상을 가장 많이 수상한 나라: 1901년 시인 슐리 프류돔이 스웨덴의 왕립 아카데미로부터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최초의 프랑스인이자 최초의 작가이다. 그 이후 끌로드 시몽에 이르기까지 모두 12명의 수상자를 낸 프랑스가 단연 1위를 차지하고 있다. 1964년 실존주의 작가로 일컬어지는 사르트르는 노벨 문학상 수상을 거부함으로써 많은 화제를 일으킨 바 있다.

·가장 서점 밀도가 높은 지역: 벨기에의 아르덴 지방의 조그만 마늘 르뒤에는 주민 300명이 살고 있다. 그런데 서점은 24개나 된다. 이것은 우연한 결과가 아니라 책을 사랑하는 몇몇 사람의 노력의 결실이다. 매해 부활절이면 수많은 관광객들이 떼지어 몰려오는데, 특히 5월에는 선데이 타임스가 주관하는 문학 페스티벌이 개최되고 있어 책을 사랑하는 이들의 발길이 끊어지지 않는다고 한다.

·작가들이 가장 많이 사는 지역: 모스크바에서 약 15킬로미터 떨어진 페레델키노(Peredeikino)라는 마을은 1935년에 구 소련 체제에서 형성된 이른바 작가 마을인데, 주로 특권층의 작가들만이 거주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의사 지바고」를 쓴 보리스 파스테르나크를 비롯하여, 시인 예프투센코, 안드레이 보즈네신스키, 소설가 아나톨리 리바코프(「아르바트의 아이들」의 작가) 등이 거주하고 있었다. 작가연맹의 문학 재단 소유로, 현재 약 100명의 작가들이 있다고 한다.

또한 미국 몬태나 주의 미술라시를 빼놓을 수 없다. 이곳은 약 30명의 작가들의 안식처로서 레이몬드 카버, 리차드 포드, 톰 맥구안. 도로시 존슨, 제임스 크룸리 등이 서로 마주보거나 나란히 이웃해 살고 있다. 그래서 이곳은 이를테면 미국 문학의 신비스런 산실로 일컬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제 작가들의 새로운 거주지로 키웨스트가 떠오르고 있다. 마이애미와 쿠바 사이에 있는 이 섬에는 토마스 산체스, 짐 해리슨, 피터 테일러, 에드문드 화이트 등이 살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 신비스런 장소의 존재를 세상에 처음 소개한 사람은 테네시 윌리엄스, 존 도스 파로스, 어니스트 헤밍웨이였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특히 헤밍웨이의 소설 「가진 자와 못 가진 자」는 그 섬을 안내하는 안내서와도 같은 책이다.

·콩쿠르 상을 가장 많이 수상한 출판사: 프랑스 최고의 출판사 갈리마르사는 프랑스의 대표적인 문학상인 콩쿠르 상을 가장 많이 수상한 출판사이다. 1919년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제2부인 「꽃피는 처녀들의 그늘 아래에서」로 수상한 이래 최근 1992년 파트릭 샤므와조의 「텍사코」에 이르기까지 모두 30번이나 이 상을 휩쓸었다. (여기에는 갈리마르의 자회사인 메르뀌르 드 프랑스에서 출판된 에밀 아자르의 소설도 포함된다) 그라세 출판사와 르쇠이유 출판사가 그 뒤를 따르고 있지만 그 회수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이다.

·콩쿠르 상을 두 번 수상한 작가: 1956년에 로맹 가리는 「하늘의 뿌리」로 콩쿠르 상을 수상했으나, 1975년 에밀 아자르라는 가명으로 발표한 「자기 앞의 생」으로 다시 한 번 상을 받음으로써 최초로 유일하게 두 번 수상한 작가가 되었다.

·가장 나이 많은 콩쿠르 상 수상 작가: 마르그리트 뒤라스는 1984년에 「연인」으로 70세의 고령에 콩쿠르 상을 수상, 그 저력을 과시했다. 장 루이 보리는 그녀와는 대조적으로 1945년 26세에 「독일 치하의 우리 마을」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가장 빠르게 글을 쓰는 작가: 법정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주로 다루는 대중 탐정 소설가인 미국의 얼 스탠리 가드너(1889∼1970)는 동시에 일곱 편의 소설을 썼다고 한다. 그리고 하루에 약 일만 단어를 받아쓰게 했다고 한다.

·가장 긴 소설: 모두 27권으로 된 줄 로맹의 「선의의 사람들」이 그것이다. 이 소설은 약 1천 명 이상의 인물이 등장하고 프랑스 소설의 모든 기법과 양상을 동원하여 선의에 사는 사람들의 한 세계 전체를 그리고 있다. 1930년부터 1944년까지 15년에 걸쳐 집필했다고 한다.

·가장 많이 읽힌 프랑스 소설: 흔히 출판사에서 주장하는 출판 판매 부수는 프랑스에서도 예외는 아니어서 다 알려진 대로 출판사의 기밀에 속하는 사항이고 그 숫자는 다소 과장되게 마련이다. 어떤 책이 가장 많이 읽혔는가를 밝히는 것이 어쩌면 무의미한 것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연감 사전인 「키드」와 「기네스 북」에 수록된 자료를 비교 검토하면서 다소 두서없기는 하지만 다음과 같은 목록을 뽑아 내었다. 이 목록에서 출판사 이름은 의도적으로 배제되었다. 다음의 책들이 가장 많이 보급되고, 가장 많이 팔리고, 그래서 가장 많이 읽혔으리라고 짐작되는 것이다.

알베르트 카뮈의 「이방인」「페스트」

세실 생 로랑의 「연인 까롤린느」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

알랭 푸르니에의 「대장 몬느」

앙드레 말로의「인간의 조건」

에밀 졸라의 「제르미날」「목로주점」

프랑소와 모리악의「테레즈 데케루」

조셉 케셀의 「사자」

에르베 바쟁의 「독사를 움켜쥐고」

알퐁스 도데의 「풍차간에서 띄우는 편지」

줄 르나르「홍당무」

피에르 브느와의「쾨닉스마크」

·문학상 심사 위원들이 가장 호평하는 작가: 프랑스의 작가 로베르 사바티에(1923)는 일일이 그 수상을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문학뿐만이 아니라 여러 장르에서 수많은 상을 수상했다. 시인, 소설가, 역사가, 유머 작가 등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그만큼 또한 많은 독자를 갖고 있다. 파리의 고아, 청춘기의 인쇄 견습공, 1944년의 항독 지하 운동가, 콩쿠르 학회에 들어가기 전의 문학 지도자로 이어지는 시인의 노정을 이런 위업들이 기리고 있다. 시인에게 주어지는 말라르메 상과 아폴리네르 상, 소설가에게 주어지는 샤를르 엑스브라야 상과 칸느시에서 수여하는 소설 대상과 쉬드 장 보멜 상, 유머 작가에게 수여하는 쿠르트린느 상, 마르셀 다르 상, 모나코의 피에르 왕자 재단의 문학상, 헤르츠 재단상, 외국 작가상 등이 그에게 수여되었다. 프랑스에서 뿐만이 아니라 외국에서도 인정받는 그의 다채로운 수상 경력은 그의 문학 작업의 성과를 말해 주는 것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