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 대전세계박람회의 문화예술 행사들
조은희 / 시인
새로운 도약에의 길, '93 대전세계박람회에서는 '전통 기술과 현대 과학과의 조화' 및 '자원의 효율적 재활용'의 장 외에도 모두 2천 3백여 회의 문화예술 행사가 치러지게 된다. 문화예술 분야에서도 범세계적 규모로 치러질 대전 엑스포. 8월 7일부터 11월 7일까지의 93일간 기간 중에 엑스포장을 찾을 관람객들이 1천만 명으로 예상되는 만큼 각종 문화예술 행사에 대한 관심 또한 고조된다. 준비된 60여종의 문화예술 행사들이 지구촌 문화 교류 및 축제의 장이 되어 주기를 바라는 마음은, 문화예술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더욱 구체적일 것이다.
세계인의 눈과 귀가 쏠린 대전 엑스포의 첨단 기술과 문화예술과의 만남을 통해 세계 속에 우리의 우수한 문화와 예술성을 자연스럽게 소개하고, 그것이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인각되어 오래 기억되기를 기대한다.
문화행사 시설들
큼직한 문화예술 행사가 치러지게 될 공연장은 대공연장(부지 2천 3백 50평, 건축면적 1천 8백 75평, 연면적 1천 9백 95평, 2천 6백 석)과 엑스포 극장(부지 2천 2백 40평, 건축면적 9백 47평, 연면적 1천 7백 21평. 1천 2백 석), 놀이마당(부지 1천 5백 평, 건축면적 5백 16평, 1천 석) 등이다.
주로 주요 행사와 대형 행사가 치러질 대공연장의 수용 행사들은 다음과 같다. 개회식, 폐회식, 한국의 날, 시·도의 날, 기업의 날, 단체의 날, 내셔널 데이, 스페셜 데이, 그랜드 쇼, 팝스 콘서트, 패션 쇼, '93월드 미스 유니버시티, 만토바니 오케스트라 초청 연주회, 아시아 마칭밴드 대회, 국제 에어로빅 선수권 대회, 코리아컵 에어로빅 선수권 대회, 엑스포 '93 패션 페스티벌, 세계의 북 잔치, 전자악기 연주회.
엑스포극장은 전문적인 무대 공연과 조직적인 기획 행사장으로 쓰이게 된다. 회전 무대가 설치되어 있는 영구 건물이다. 엑스포 극장에서 개최될 행사는 다음과 같다. 뮤지컬, 어린이 뮤지컬, 테크노 종합 무대, 세계 꼭두놀이 축제, 국제 민속 축제, 엑스포 영화제, 곡예 공연, 현대 음악제, 아시아 장애인 음악회, 주한 외국인 예능 경연대회, 영상 오페라, 국제 마이크로 로봇 경연대회, 세계 우주 소년단 대회, 시·도의 날, 기업의 날 등.
전통예술을 공연하는 놀이마당은 대중 참여의 장도 된다. 야외 공연장으로서 원형 마당 무대와 원형 스탠드식 좌석으로 되어 있다. 엑스포 마당놀이와 전통예술 공연, 국제 민속 축제, 청소년 '93 세계 기네스 기록 도전 대회 등의 다채로운 마당놀이 중심의 행사가 치러지게 된다.
전시 공간으로는 재생 조형관과 문예전시관, 전통 공예실, 수석대전실 등이 있다. 재생 조형관 (부지 1천 1백 84평, 연건평 7백 30평)에서는 여러 나라들이 빈 병 등의 재활용 자원이나 산업 폐기물 등을 이용하여 자원의 재활용 의미를 표출한 리사이클링 특별 미전과 비디오 아트쇼가 개최된다. 부지 4백 92평, 연건평 2백 3평의 문예전시관에서는 한국의 도자기 비교·귀향전, 한국의 풍속화전, 세계아동 미술전, 테크노 아트전, 촉각 조각전, 엑스포 사진 공모전, 국제 서예전, 한국의 민물고기전, 시카고 엑스포 참가 전시품 특별전 등의 행사가 치러지게 되는데, 무엇보다도 엑스포 주제 구현의 전시장으로서의 의미가 두드러진다.
전통 공예실(시도관 내 1백 33평)에서는 우수 전통공예의 보급 및 선양을 위한 '전통 공예전시·실연'이, 수석 대전실에서는 '엑스포 '93 대한민국 수석대전'이 열린다.
이밖에도 야외 문화 행사장이 있다. 엑스포 다리 좌측 천변에 자리잡은 '갑천 주변'에서는 개회식 일부 행사와 개막 축제 및 불꽃놀이, 갑천 수상 영상쇼가 일부분 개최되었으며 UN관 및 한빛탑 주변의 '한빛탑 광장'에서는 개회식 일부행사와 내셔널 데이, 스페셜 데이, 한국의 빛과 소리 등의 행사가 이미 치러졌거나 준비중에 있다.
이밖에도 날마다 정기적으로 축제 행렬이 지나가는 1천 5백 미터의 '축제 거리'가 있으며 미래 테마 파크 행사가 개최되는 호수 좌측 주변의 '중앙 광장', '거리 공연공간' 등이 있다. 5군데로 분산시켜 거리의 볼거리 행사를 개최하는 '거리 공연 공간'은 세계 여러 나라의 볼거리 공연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공식행사
개·폐막 행사가 포함되어 있는 공식 행사는 '참가국 국제기구 행사'와 '기타 공식 행사'로 나눠진다. 그 중에서도 내셔널 데이(79개국 참가)와 스페셜 데이(5개 기구참가), 한국의 날, 시·도의 날, 기업의 날 등의 행사가 주목된다.
내셔널 데이와 스페셜 데이는 대전엑스포 참가국들의 의식 행사 및 공연 행사로 치러지며, 한국의 날을 통해서는 대전 엑스포 개최국과 참가국간의 친선과 이해가 증진될 것으로 미루어 기대가 크다. 한국의 날에는 궁중무용, 민요합창, 한국무용, 판소리, 창극 하이라이트 등의 공연을 통해 우리 문화예술의 근원적인 이해의 장을 마련한다.
시·도의 날에는 15개 단체가 참가한다. 서울시(칸타타 방식의 창작 기획물 교방가요와 서울 교성곡, 송파 백중놀이), 부산시(뮤지컬 〈자갈치〉), 대구시 〈취주악 연주 등〉, 인천시〈인천 풍어놀이〉, 광주시 (창극 〈심청전〉), 대전시 (뮤지컬 〈한발성세〉), 경기도(경기 민요 등), 강원도(강릉 단오제 등), 충청북도(창작 무용극 〈옛 꿈이여 눈부시어라〉 등), 충청남도 (무용극 〈성웅 이순신 장군〉), 전라북도(창무극 〈춘향전〉), 전라남도(남도 민요 등), 경상북도(청도 차산농악 등), 경상남도(마산 봉축놀이 등), 제주도(창작 무용) 등이다.
대전 엑스포의 참가를 통해 노사간의 화합을 도모하게 될 '기업의 날'과 사회 단체들과 국민들간의 접촉 기회를 마련하기 위한 '단체의 날'에도 다채로운 문화예술 행사들이 치러진다.
문예 전시 행사
첨단 과학 기술과 문화예술을 접목한 '비디오 아트쇼'와 예술 표현의 매체로서의 첨단 과학 기술을 활용한 '하이테크 미술전' 등은 관람객들의 지속적인 호평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 기술과 예술의 결합을 통한 미래 지향적 환경조형 미술작품을 전시한 '미래 테마 파크' 역시 같은 맥락에서 거론될 수 있겠다. '한국의 도자기 비교·귀향전'을 통해서는 임진왜란 이후 한국과 일본에서 다르게 발전해 오늘에 이른 우리나라 도자기의 발전 과정을 모색할 수 있다.
이밖에도 오늘날 우리나라 사람들의 삶의 터전을 담은 '한국의 풍속화전'과 시각 장애자들을 위한 '촉각 조각전', 아시아의 중심이 되는 3개국(한국, 중국, 일본)이 참가한 '국제 서예전', 세계 각국의 수석이 엄선된 전시회 '엑스포 '93 대한민국 수석대전' 등에도 발길을 옮길 만하다. 또한 지금으로부터 1백년전인 1893년의 시카고 박람회에 참가했던 우리나라의 전시품을 통해서 생활문화용품의 변천사를 고찰할 수 있다. 행사 전기간 동안 행해지는 시카고 박람회 참가 전시품 특별전에는 주거용품 4점과 복식류 18점, 군사용품류 8점을 포함, 모두 24품목 30점이 전시된다. 보전이 잘되어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전시품들은 수량은 적지만 흔히 볼 수 없는 희귀 자료로서 당시 거의 왕래가 없었던 이국에다 우리나라를 알리려 했던 조상들의 체온을 느낄 수 있다.
엑스포 사진 공모전을 통해서는 사진 작가들은 물론 일반인들도 주체적으로 행사에 참여할 수 있다. 각종 행사 분위기나 박람회장의 여러 가지 풍경 및 표정을 담은 이 사진전을 통해서는 1백여 점이 시상되며, 엑스포 기간 중에 전시된다.
하이테크 공연 행사
개막 축제와 뮤지컬, 어린이 뮤지컬, 현대음악제, 영상 오페라, 테크노 종합 무대, 전자악기 연주회, 한국의 빛과 소리, 갑천 수상 영상쇼, 불꽃놀이 등이 이 행사에 속한다. 김지일(극단 현대극장 감독)의 창작품 〈뜬쇠가 되어 돌아오다(뮤지컬)〉는 첨단과학기술 및 영상 매체와 접목되어 효과가 극대화되었다. 동서간의 만남은 물론 세대간의 화해를 도모하고 전통과 현대의 화합을 표출한 〈뜬쇠가 되어 돌아오다〉에는 서울예술단원 80여명이 출연하여 대전 엑스포의 주제를 전달한다.
서울 오페라단이 주관하는 영상오페라 〈원술랑〉은 유치진 원작의 오페라이다. 기존의 무대 장치에다 컴퓨터 그래픽으로 일부분 영상 처리함으로써 더욱 다채롭게 꾸몄다.
현대음악제는 '93 아시아작곡가연맹 총회에 참석하는 저명 음악가들의 아시아 현대음악제와 세계적인 컴퓨터 음악가들의 컴퓨터 음악회 등으로 나눠진다. '아시아 현대음악제'와 '현대음악제'를 통해서 아시아 및 유럽 등지의 저명 음악가들과 함께 인류의 선율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신선한 충격을 느낄 수 있다.
어린이들에게 대전 엑스포의 주제를 전달하고 꿈과 희망을 심어주기 위한 창작 뮤지컬 〈피피오(주경섭 극본·윤승일 연출)〉는 어린이 관람객들에게 좋은 선물이 될 것이 기대된다. 테크노피아적 구성 및 연출로 꾸며진 〈피피오〉는 어른들에게도 향수와 추억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되는데, 꿈과 희망과 사랑이 있는 세계는 가족 단위로 관람하기에도 부족함이 없다.
1백 50여 명이 출연하는 테크노 종합무대인 〈구운몽(문정희 작·이병훈 연출)〉은 우리 전통예술의 세계성과 개별성을 추구한다. 〈구운몽〉은 최첨단 하이테크를 이용한 음향, 조명, 영상 이미지 등을 통하여 우리의 문화 영역의 확대 가능성을 가시화 함은 물론, 폭넓은 감흥을 불러일으킨다.
국제 문화 행사
국제적인 문화 행사로 분류되는 행사는 모두 14건으로서 국제 민속축제, 세계 꼭두놀이 축제, 엑스포영화제, 아시아 장애인 음악회, 아시아 마칭 밴드 대회, 만토바니 오케스트라 초청연주회, 세계의 북 잔치, 거리의 볼거리, 주한 외국인 예능 경연대회 등이 있다.
국제 민속 축제에는 19개국 팀이 참가했다. 국내의 2개 팀도 참가해서 무용, 음악 등의 고유 민속예술과 전통 혼례식을 실연하는 국제민속 축제. 축제의 성격상 대륙별·문화권별로 안배된 이번 축제에는 슬로바크 공화국, 몽골, 인도, 방글라데시, 페루, 폴란드, 헝가리, 불가리아 등의 나라들도 참가해서 우리의 민속과는 상이한 문화와의 교류 기회를 갖게 했다.
특색 있는 인형극을 선정, 어린이들에게 한껏 상상력을 제공할 세계 꼭두놀이 축제에는 우리나라(서울인형극회, 우리인형극단, 인형극단 손가락, 극단 영)를 제외한 10개국에서 참가했다. 엑스포 영화제에는 모두 30편이 출품되었다. 아프리카의 알제리와 모로코에서도 출품작을 낸 엑스포영화제는 다큐멘터리, 애니메이션, 극영화 등의 다양한 작품을 통해 관객들의 광범위한 영상에의 관심을 충족시킬 것이 예상된다.
세계의 북 잔치에는 외국 11개국의 13개 단체와 국내 4개 단체가 참가했다. 각 대륙 및 지역을 대표하는 토속적 성격이 강한 북 연주에 탁월한 재능을 인정받은 연주단체들. 그들의 총집합이라 할 수 있는 이번 북 잔치는 서울 공연과 길 닦음 공연, 엑스포 길놀이, 메인 페스티벌 등의 행사에도 병행된다.
거리의 볼거리는, 세계 각국 연기자들의 개성이 자신들 나라의 문화와 어우러져 신선한 민속문화 융합의 장을 펼쳐낸다. 엑스포 장내 5개소에서 입장시의 지루함을 메울 이 행사는 1일 3회 진행된다.
아시아 장애인 음악대회에 참가한 국가는 말레이시아, 스리랑카 등 11개국이다. 모든 장애인들에게 용기를 북돋을 이 음악제는 '함께 하는 사회 실현'을 목적으로 한다. 이 밖의 다른 음악제로는 만토바니 오케스트라 초청연주회가 있다. 1950년대∼1960년대에 환상적인 무드 음악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었던 만토바니 오케스트라는 중년에게는 추억의 선율을, 젊은 층에는 세미클래식의 진수를 누리게 하는 행사가 될 것이다. 5개국의 13개 단체 8백여 명이 참가한 아시아 마칭 밴드 대회는 입체적인 구성을 통하여 보다 즐거운 관람 분위기를 조성했다.
전통문화 행사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은 어느 나라 어느 민족도 예외일 수가 없다. 이 점은 대전 엑스포에 참가한 문화 단체들의 문화 행사 프로그램만 유심히 살펴보아도 알 수 있다. 전세계가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은 만큼 '93 대전세계박람회는 우리의 전통문화를 전세계에 소개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아니할 수 없겠다. 전통문화 행사로는 세 가지의 큰 공연이 준비되어 있다.
엑스포 마당놀이의 〈신뺑파전〉은 〈심청전〉을 기본 골격으로 가지고 있다. 전통 마당놀이를 현대적인 생활 감각으로 재구성한 해학 창극 〈신뺑파전(대본 및 각색 김일구·작창 서용석 등)〉 산업사회가 야기 시킨 부조리한 면에 대한 경각심을 준다는 주제를 담고 있으며 국립국악 단원 46명이 출연한다.
놀이마당에서 46일에 걸쳐 펼쳐질 전통예술 행사를 통해서는, 우리나라의 중요 무형문화재 40여 가지의 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 이 행사는 국내외 관람객들이 좀더 포괄적이고 집중적으로 우리의 전통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됨직하다. 또한 공연 직후에는 출연자와 관람객이 함께 어우러지는 '흥과 신명의 뒤풀이' 시간을 둠으로써 전통 예술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게 된다.
청소년 축제는 건전한 놀이 문화를 통해 청소년들에게 꿈과 미래를 심어주기 위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었다. 마당극, 팬터마임, 풍자극, 뮤지컬, 탈춤, 민속 잔치 등을 통해 무한한 우리의 청소년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자연스러운 기회도 갖게 된다.
대전 엑스포는 기술 제전의 범위를 넘어선 지구촌이 하나가 되는 문화예술 축제임도 실감하게 된다. 지나치게 가시적이라는 지적도 있지만 모든 계층의 사람들을 흡수할 수 있는 각종 문화예술 행사들은 다채롭고 광범위하다. 청소년들에게는 꿈과 희망을 갖게 하고 일반인들에게는 지금 이곳으로부터의 미래상을 제시하는 대전 박람회에는 사물놀이 로봇도 선보일 예정이어서 더욱 화제가 되고 있다.
월별 문화예술 행사 일람표를 참고하면 더욱 다양한 감동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