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기획 / 우리나라 영상산업의 현황과 그 전망

향후 영상산업 전망은 어떠한가




위옥환 / 문화체육부 사무관

국제 영상 시장의 변화

가. 영상 시장 규모

세계 영화 시장 규모는 연간 120억불 규모로 추정되고 있고 40여개 국가에서 년 3, 000여편을 제작하여 세계 인구의 1/3이 년 1회이상 관람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여기에 비디오 등 관련 영상물 프로그램 제작 판매, 첨담영상기기, 캐릭터상품 등 관련 직·간접 부수 산업까지를 포함하면 그 시장 규모는 수천억불대를 훨씬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현재 세계 영상 관련 시장의 연간 외형 매출 총액은 1천5백60억불(124조 6천억원)정도로 추계하고 있다. 때문에 미국은 영화산업을 항공 우주 산업과 대등시할 정도로 중요 전략 수출 산업으로 꼽고 있으며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은 우루과이 라운드 협상시에 그렇게 중요시하던 농산물 분야 등 여타 분야는 미국과 합의에 도달 했으면서도 영화를 비롯한 시청각 분야에서만은“합의하지 않기로 합의했다”라는 아리송한 표현으로 결코 합의를 하지 않았다.

물론 불란서 등 EU 국가가 UR협상에서 시청각 서비스 분야에 대하여 끝까지 강경하게 대처하게 된 배경이 그 시장성 때문만이 아닌 영상물에 의한 문화적 종속을 막겠다는 뜻이 들어있음은 다 아는 사실이지만 그렇다 치더라도 영상물 시장성 그 자체만으로도 쉽게 양보할 수 없는 중요 사안이라고 판단했을 것이다.

이제 세계는 문화 상품 판매 경쟁 시대에 본격 진입했다. 영화·비디오, 뮤지컬, 레코드, 컴퓨터게임, 음악, 발레, TV, 프로그램, 미술품, 박물관·미술관, 디자인, 만화 영화를 세계 10대 문화 상품으로 지목하고 이 분야에 대한 주도권을 선점하여 문화 강국으로 부상하고자 세계 각국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이러한 국제 변화에 뒤쳐질 때에는 결코 선진국 대열 진입의 꿈은 무망하다 하겠다.

나. 영상시장전망

세계는 지금 영상 미디어 전쟁에 돌입했다. 이 전쟁에 국경은 존재하지 않는다. 신문, 방송, 통 등 기존 미디어 영역간의 낡은 개념 구분도 무의미해지고 있다. 21세기를 준비하고 있는 선진국들은 미래의 국가 중추 산업으로 서슴없이 정부·미디어 관련 산업을 들고 있다.

미국은 Informatiom Super High-way(초고속 정보통신망)프로젝트를 대대적으로 추진중에 있다. 자국이 갖고 있는 풍부한 영상미디어소프트웨어와 최첨단의 초고속 정보 통신 기술을 결합시켜 세계 정보 대국 건설의 야심찬 꿈을 실현시키고자 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우리 국내에서 이용되고 있거나 곧 이용이 가능한 각종 영상미디어별 종류를 살펴보면 먼저 영상기를 통한 영화와 VCR수상기를 통한 비디오를 대표적으로 들 수 있고, 멀티 미이어 퍼스날 컴퓨터를 통한 CD-ROM(Read Only Memory), 레이저 디스크를 이용한 LD영상물, 컴펙트 디스크를 이용한 CD-I(Interactive), CD-G(Graphic), CD-I/FMV(Full Motion Video), CD-1/DV(Digital Video), 첨단 영상 하드웨어를 이용한 HDTV, 별도 유선을 통한 CATV, 전화 케이블을 통한 VOD(Video On Demand), 공중파 방송을 통한 TV 수상기 영상물, 전자 기기에 의한 전자 오락게임 영상물 등 실로 어지러울 정도다.

이상 열거에서 알 수 있듯이 이제부터는 컴퓨터, 통신, 방송, 전자, 신문 등 전 정보 분야가 영상 뉴미디어와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기 때문에 서로 별개가 아닌 종합적인 발전 방안을 추구해야 될 때가 온 것이다.

이제 영상 미디어에 대해 단순한 영상 프로그램 전달 매체로 부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오히려 21세기의 가장 대표적 산업이란 표현이 더 정확한 표현일 것 같다. 영상미디어 관련 산업은 2015년이 되면 전세계 무역 총 매출액의 35%까지 점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우리는 지금부터라도 대비해야 된다. 더 지체할 시간이 없다. 정책 입안자, 관련업계, 학계 등 모두가 밖의 변화에 시야를 돌려봐야 된다.

언제까지 이웃나라 일본의 닌텐도 전자 게임 소프트웨어가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오후 시간을 지배하도록 방치해서는 안된다. 우리도 우리의 영상 소프트웨어를 세계 영상 시장에 내세워 주역이 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이제부터라도 하나씩 추진해가야 된다.

현재 세계 영상 시장은 무주물선점 상태라고도 볼 수 있다. 먼저 진출한 자가 소유하게 되어 있다.

외국영상물 국내 점유실태

국내 시장에 외국 영상물 점유율이 날로 증가하고 있으며 그 중 대표적 상품의 하나인 영화의 경우 수입 개방 이후 국내영화 시장 점유율이 80%를 넘어서고 있는 등 그 정도가 심각할 실정이다.

이러한 현상은 영화뿐만 아니라 비디오를 비롯한 여타 영상물에 있어서도 같은 현상이 잇따르고 있어 이대로 갈 경우 문화 종속 사태가 영상산업 분야에서 제일 먼저 초래될 가능성이 높음에 따라 경쟁력 있는 국내 영상산업 육성이 매우 시급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더욱 중요한 것은 영상물 소프트웨어 유통 분야에 있어서 소프트웨어 생산국들이 세계 시장을 상대로 직배·직판 형태의 마케팅 전략을 추진하고 있어 향후 영상분야 소프트웨어의 발전 없이는 관련분야 하드웨어의 발전도 기대할 수 없음은 물론이려니와 유통시장의 발전도 기대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표)

도표 최근 연도별 외국영화 수입 현황

연도별

1987

1988

1989

1890

1991

1992

1993

수입편수

87편

117편

278편

282편

263편

325편

359편


이제까지 우리는 문화를‘가치’로서만 인정하여 왔으나 선진 외국 기업들은 문화를 대중을 상대로한‘상품’으로 만들어 시장 확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구미-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영상상품화에 심혈을 기울여 현재는 세계 시장을 석권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영화는 미국이, 만화는 일본이 국내 시장을 완전 장악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 영상산업발전 추세

과거 국내 기업의 문화 산업 활동 참여는 자체 기업 이미지 제고와 사회봉사 차원에서 이루어져 왔으나 이제는 문화 산업 특히 그중에서도 영상산업을 기업 이윤사업으로 재평가하기 시작하면서 대기업들의 참여가 본격적으로 시도되고 있다.

후기 산업 사회에 접어들고 있는 우리나라는 단순한 산업 상품의 제조 일변도에서 고부가치의 문화 상품을 개발함으로 해서 여타 공산품과 국가의 이미지를 높여나가 장기적으로 피드백 효과를 국제 경쟁력 강화 활동 전반에 극대화 시켜나가는 방안에 대해서 새로운 인식을 해야 된다고 본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현재 세계 신경제 조류의 대변혁의 흐름은‘문화가 곧 경제력’이라는 문화경제 마인드가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는 점이다. 문화 투자만큼 알짜가 없다는 사실을 최근 새롭게 인식하기 시작한 것이다.

미국의 영화 산업, 일본의 전자게임기 산업, 프랑스의 패션, 이태리의 디자인 산업 이 밖에도 음반, 공연예술 등 쇼비즈니스 상품을 국가나 기업 차원에서 주력 상품으로 키우고 있다. 즉 문화를 기업의 주된 상품으로 받아들여 수출 전위 산업, 국가 전략 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문화 전쟁은 21세기야말로 문화의 시대가 도래한다는 미래학자(죤 나이스빗·패트리샤애버딘:Megatrends 2, 000)들의 예측을 기다릴 것도 없이 1993년도 UR 이후 개방화가 국제 세계에서 보편화된 질서로 자리잡기 시작하면서 세계문화 상품, 특히 영상 상품의 각축은 이미 불을 뿜기 시작한 것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영화, 비디오, CD, CD롬, LD 관련사업에 기업들의 참여가 늘어나고 있다 CATV 영상프로그램 공급 사업에 대기업의 참여가 본격화되면서 심한 경쟁 상태로까지 나타날 전망이다.

대기업별 영상산업 참여 형태를 간추려 보면 삼성에서 CD, LD, CD롬 등 광디스크 제작 판매 사업에‘광소프트사업팀’을, 홈비디오 공급 사업에‘드림박스’를 영화 제작 판매 사업에 ‘스타비젼’을, CATV 유료영상물 보급 사업에‘CATV팀’을 이외에도 그룹내 제일기획에서 CATV의 교양 부문 프로그램 제작을, 삼성 전기에서 CATV 기자재 공급 준비를 추진하고 있으며 현대에서 CD, CD롬 등의 타이틀 제작 보급 사업에‘뉴미디어사업부’를 , CATV기자재 공급사업에‘정보통신사업부’를 운영하고 있다. 대우에서는 영화, CATV프로그램 및 제작기자재 공급을 위해‘테이프 사업부’,‘방송시스템사업부’를 운영함과 동시에 그룹 내‘우일영상’에서 홈비디오를 제작 공급하고 있다.

또한 럭키금성에서는 CD롬, CD-I등 멀티미디어 소프트웨어제작 등 광소스트웨어 사업을 위해 ‘LG미디어’를 두고 있고, CATV 기자재 공급을 ‘금성전선’에서 준비하고 있으며 선경에서는 CD, LD. CD롬 타이틀 제작, 홈비이도 제작을 ‘SKC’에서 맡고 있고 미도 영화사를 지원하여 영화의 간접 배급권을 확보하고 있다.

두산에서는‘골든 베어영상사업부’에서 홈비디오를 제작 공급하고 있으며 이외에 벽산 등 대기업에서 극장 경영에도 참여하고 있다.

향후 CDO(Video On Demand:대화형 비디오 서비스)사업, HDTV 사업이 가시화되면 이 분야에서 또 한 차례 대기업 차여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우리 국내 영상산업에 새로이 대기업의 각축장이 될 가능성이 놓아지고 있다. 그러나 여기서 중요한 사실 하나는 우리나라 영상산업에 아무리 대기업이 대거참여한다 해도 대기업의 자본과 인력만으로 절대로 영상산업이 활성화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우수한 영상 창작물은 뛰어난 천재적 창작자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것이지 공룡같은 조직과 움직이기 힘든 거대 자본으로 도는 것이 아니다. 때문에 영상산업 분야의 바람직한 대기업 참여 형태는 자본 투자는 하되 영화사 합병이나 기존 영화사의 도태를 유도해서는 안될 것이고 마케팅에 있어서도 기업 이윤 추구보다는 국제경쟁력 강화에 힘써야 될 것이다.

영상물 창작 자체는 전문영화사와 전문 영화인에게 간섭없이 맡김으로써 공생을 추구해야 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