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애호가를 위한 오디오 이야기③
용호성 / 음악평론가
이번에는 엠프와 스피커 이야기를 해보자, 먼저 앰프란 무엇일까. 간단히 말하면 음을 증폭해주는 기기라고 할 수 있다. 우리말로 하면 '소리키우개'라고나 할까. 원어는 앰플리파이어이지만 흔히 간단히 줄여 앰프라고 한다. 앰프는 소스기기(CDP, 아날로그 프레이어, 튜너, 카세트데크 등)로부터 입력되는 순수한 전기신호를 스피커를 올릴 수 있을 만큼 큰 힘으로 증폭시키는 역할을 한다.
앰프에는 여러 가지 종류가 있다. 먼저 프리앰프와 파워앰프로 구분된다. 프리앰프란 컨트롤앰프라고도 부르며 소스기기로부터 입력되는 다양한 크기의 신호를 정리하여 일정한 신호치로 만들어주고 또 그 신호치의 성질이나 크기를 조절해 주는 기기이다. 프리앰프 뒷면에는 입력되는 소리를 받기 위한 단자들이 각 소스기기별로 설치되어 있는데 이는 각 소스기기들이 발생시키는 신호의 크기가 저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프리앰프의 기능은 크게 이퀄라이징과 톤컨트롤 기능으로 나누어진다. 이퀄라이징은 각 소스기기별로 다르게 입력되는 신호량을 똑같이 만들어주는 기능이며 톤컨트롤이란 저역과 고역의 음질을 조절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프리앰프의 전면에는 필수적인 볼륨(용량), 밸런스(좌우조정), 톤컨트롤(음질조정), 셀렉터(소스기기선택) 스위치 등이 있다. 최근의 가정용 앰프 가운데는 이 중 톤컨트롤 기능을 생략한 기기가 많다. 잡다한 음질조정 기능을 생략하고 전체적인 음질자체의 향상에 노력한다는 취지에서이다(물론 우리나라와 일본의 앰프는 아직도 상당수가 다기능을 장점으로 내세우는 판매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파워앰프는 메인앰프라고도 하며 프리앰프로부터 조절되어 나온 미세한 신호를 받아 스피커를 올려줄 수 있을만한 크기로 증폭시켜주는 기능을 하는 기기이다. 이 과정을 2차 증폭이라고 한다. 흔히 오디오를 출력으로 평가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바로 파워앰프가 갖는 출력을 말한다. 출력이 높으면 그만큼 힘이 세고 따라서 큰 소리를 낼 수 있지만 그것이 음질 자체와 직접적인 상관관계를 갖는 것은 아니다. 같은 크기의 출력이라도 전원부의 충실성이나 그밖의 요소들의 영향으로 스피커를 구동하는 능력에는 차이가 있다. 또 한가지 파워앰프를 평가하는 기준으로 음의 투명도를 들기도 하는데 이는 음을 왜곡하지 않고 가능한한 원음에 가깝게 증폭시키는 능력을 말한다.
보통 프리앰프와 파워앰프로 분리되는 것은 중급기 이상의 경우이며 100만 원 이하의 앰프는 대부분 프리와 파워가 통합된 인티그레이티드형으로 되어 있다. 그리고 여기에 튜너(라디오수신) 기능까지 합쳐진 기기를 가리켜 리시버라고 한다. 최근에는 라인앰프나 포노앰프라는 말도 자주 쓰이고 있는데 라인앰프란 아날로그 플레이어 입력부가 없는 프리앰프를 말하며, 포노앰프란 라인앰프에 추가되어 아날로그 프레이어의 입력신호만을 처리하는 앰프를 말한다.
다음으로 스피커에 대해 알아보자. 스피커는 크게 유니트와 디바이딩 네트워크와 인클로저의 세부분으로 나누어진다. 유니트는 직접적으로 소리가 나오는 곳이다. 유니트는 각각 다망하는 음역에 따라 우퍼, 미드레인지(혹은 수쿼커), 트위터로 나누어진다. 세가지 유니트는 우선 시각적으로 크기가 다른데 가장 큰 유니트는 당연히 저역을 담당하는 우퍼이며 그 다음이 미드레인지, 그리고 트위터 순이다. 이와 讻이 3개의 대역별로 별도의 유니트가 장착되어 있는 것을 3웨이 방식이라고 말하는데 가정용 북셀프 스피커는 중저역과 고역으로 구분된 2웨이 방식이 보다 일반적이다. 회사에 따라서는 각 유니트를 별도의 인클로저에 수납하는 경우도 있다. 물론 이와 반대로 하나의 유니트로 모든 소리를 내는 스피커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2웨이나 3웨이보다 소리가 나쁜 것은 아니다. 즉 하나의 유니트로 가청주파수대를 모두 재생하기는 어렵지만 좋은 성능의 제품은 소리를 모아주기 때문에 오히려 상대적으로 원음에 가까운 소리를 내준다.
그리고 디바이딩 네트워크란 고음, 중음, 저음을 분리하는 기능을 하는 부분으로서, 입력된 신호음을 서로 간섭하지 않도록 잘 구분하여 각 유니트로 배분해주는 역할을 한다. 이 기능이 잘 되어야 전체적인 음이 찌그러지지 않는다.
인클로저란 유니트가 수납되어 있는 스피커통 자체를 말한다. 보통은 유니트와 함께 판매되지만 과거의 명기들은 유니트와 설계도만을 가지고 국내에서 인클러저를 제작하는 경우가 많다. 바이타북스 같은 스피커가 대표적이다. 국내 인클로저 제작사인 장인정신도 높이 평가되고 있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오리지널 제품에 비해서는 인기가 없는 편이다. 인클로저는 북셀프형과 플로어형으로 구분된다. 글자 그대로 플러어형은 바닥에 설치하도록 제작된 것이고 북세프형은 책장 혹은 전용스탠드에 설치하도록 제작된 것이다. 흔히 별 고려 없이 불셀프형 스피커를 그냥 바닥에 놓고 쓰는 겨우가 많은데 이 경우 전용스탠드나 기타 다른 단단한 지지대를 함께 사용하는 것이 음질 향상에 큰 도움이 된다.이 점에 관해서는 다음에 오디오기기의 설치편에서 다루기로 하자. 인클로저는 단순히 유니트를 감싸고 있는 통이 아니다. 특히 저음역은 바로 이 인클로저에 의해 주로 형성되기 때문에 유니트가 어떻게 만들어져 있는가가 스피커의 음질을 형성하는데 결정적인 영향을 주게 된다.
스피커의 카탈로그에는 여러 가지 제원이 표시되어 있지만 여기에 나타난 수치와 실제 재생음질은 별로 일치하지 않는다. 제원에 나타난 수치는 스피커 제조회사가 무향실에서 특수 측정마이크를 사용해 측정한 것이기 때문에 일반가정에서 실제로 듣는 음향과는 크게 차이가 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또한 함께 사용하는 앰프에 따라서는 차이가 난다. 흔히 이를 궁합을 맞춘다는 식으로 표현한다. 바로 이 궁합맞추기를 위해 많은 오디오애호가들이 이 기기 저 기기를 헤매며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것이다. 스피커의 제원을 보며 가장 신경써야 할 것은 임피던스와 능률수치이다. 임피던스는 간단히 말하면 애프로부터 오는 신호가 스피커에 입력될 때 받는 저항의 정도를 말한다. 대개 8음인 경우가 많지만 때로 4음이나 그 이하인 경우도 있다. 똑같은 100와트의 앰프로 구동하더라도 4음인 경우 8음의 경우에 비해 이론적으로는 앰프의 힘이 두배로 발휘될 수 있다. 하지만 물론 현실은 이와 다르다. 게다가 4음의 임피던스를 가진 스피커 중에는 앰프의 출력을 많이 잡아먹는 기기가 많아 웬만한 앰프로는 제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또 한 가지 중요한 것은 능률이다. 앰프에서 보내온 전기신호를 모두 내보낸다면 이는 능률 100%라고 할 수 있다. 이 능률은 출력음압레벨로 표시해주며 단위는 dB이다. 출력음압레벨에 대하여는 지난 번 글에서 설명한 바 있는데 이는 앰프와 연관되어 중요시 된다. 즉 출력 음압레벨이 85dB 전후로 낮은 편인 경우 앰프의 출력이 상대적으로 커야 되는 것이다. 반대로 90dB 이상의 높은 출력 음압레벨을 갖는 경우는 상대적으로 적은 출력의 앰프로도 구동이 가능해진다. 스피커의 종류와 관련하여 최근에 모니터스피커가 인기를 얻고 있는데 이는 가정용이 아닌 방송국의 모니터용으로 제작된 스피커를 말한다. 대개 주파수 특성이 비교적 평탄하고 채색되지 않은 소리가 나오며 능률이 높은 편이다. 최근에 와서는 반드시 모니터용이 아니더라도 모니터라는 명칭을 부여하는 경우가 있으며 가정용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