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정관 제정을 통한 사회교육, 예술교육의 차원
-미국의 무용교육을 위한 지원정책
장광열 / 월간 객석기자
미국의 무용계는 지금 클린턴 행정부가 특별히 무용교육을 위해 별도의 예산을 책정한 것 때문에 화제를 모으고 있다. 클린턴 행정부는 무용예술가들의 창작활동을 위해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과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무용교육 프로그램 개발을 위해 특별예산을 배정한 것이다.
그들은 왜 그같은 단안을 내렸을까? 일반인들에게 직접 무용을 해보게 하는 것은 단순히 무용 테크닉을 가르치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그들은 무용교육을 받는 과정에서, 직접 춤을 추어보는 과정에서 엄청나게 많은 경험을 갖게 된다.
신체적인 접촉을 통해 사회성이 길러지고 협동심도 길러질 수 잇다. 이 과정에서 합리적이고 민주적인 태도가 자연스레 함양된다는 얘기다.
미국의 정책 결정은 그런 점에서 하나도 이상할 것이 없다. 오히려 우리가 아직 거기까지 생각이 못 미치는 것인지도 모른다. 클린턴 행정부는 이 예산을 미국의 명문사학인 콜롬비아대학의 댄스 & 댄스 에듀케이션에 배정했다.
콜롬비아대학의 무용과 주임교수인 로렌 뮤직을 만나 이 학교에서 운영하고 있는 무용교육 프로그램과 미국의 무용교육 운영 전반에 관련된 이모저모를 들어보았다. 그가 들려주는 얘기들은 우리나라 무용교육의 문제점을 자연스럽게 드러나게 했고, 우리나라 예술정책의 지향점이 어디로 모아져야 하는가를 생각케 했다.
인터뷰는 2월 3일 오후 2시 콜롬비아대학 로렌 뮤직 연구실에서 있었다.
장 : 우선 당신의 경력이 궁금하다.
로렌 : 나는 무용수이자 무용교육자로서 살아왔다. 4살 때부터 발레를 시작, 18살 때까지 영국의 로열 발레 아카데미 프로그램을 통해 계속적으로 무용수업을 받았다. 뉴욕 주의 블락보트 BLOKPORT 무용과의 안무 전공을 공부했으며, 이곳에서 여러 가지 종류의 춤을 익힐 수 있었다. 석사학위는 오하이오대학에서 받았다.
장 : 미국의 대학 교수들 중에서 더러 교육자로서, 안무자의 길을 병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당신의 경우도 그러한가?
로렌 : 석사학위 공부를 하면서 안무는 계속했다. '움직이는 예술'이란 개인 단체를 10년 동안 갖고 있었다. 오하이오 주에는 여러 가지 무용자격 시험이 있다. 나는 이곳에서 국민학교 학생들의 무용을 지도할 수 있는 교사자격증과 고등학교 교사자격증, 공립학교 관리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그리고 현재는 교과과정을 연구하는 전문가로 콜롬비아대학원에서 계속 연구를 하고 있다.
장 : 공립학교의 관리사 자격증이란 무엇인가?
로렌 : 미국의 15개 주에서는 무용과를 하나의 교과과정으로 묶어 교육하고 있다. 수학이나 물리같은 교사 자격증을 따야지만 무용교사가 될 수 있다. 그 자격증을 주는 심사위원은 공립학교의 관리사 자격증이 있었야 한다. 뉴욕 주에서는 3년 전부터 그 자격증 제도를 도입했다.
장 : 콜롬비아대학과는 어떻게 인연을 맺었나?
로렌 : 박사학위를 따기 위해 콜롬비아대학에 입학했고 鐦遁 후에 교수 채용 안내가 났다. 18대 1의 경쟁을 뚫고 무용과 주임교수가 되었다. 그때 이후로 STATE AND NATIONAL STANDARD FOR DANCE EDUCATION (주 정부를 위한 무용교육 프로그램)과 박사학위 취득, 그리고 주임교수로 행정적인 업무를 수행하다 보니 안무를 하겠다던 나의 진로가 교육잘 완전히 탈바꿈하게 되었다. 원래는 박사학위를 딴 후 안무와 교육을 병행할 생각이었으나 인생이 바뀐 셈이다.
장 : 콜롬비아대학 무용과가 갖고 있는 특성이라면 어떤 것을 들 수 있나?
로렌 : 이 학교는 미국의 어느 학교 중에서도 가장 특별한 계통의 학교이다. 예를 들면 일반 무용대학은 주로 무용과가 프로그램 속에 개설되어 있거나 무용과가 따로 떨어져 있다. (PROGRAM IN DANCE OR DEPARTMENT DANCE).
장 :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로렌 : 무용과에 여러 종류의 특별한 전공이 있다는 말이다. 예를 들면 안무자 과정, 무용수 과정, 무용기록자, 무용역사가, 무용철학 또는 무용비평 등으로 전공이 나누어진 것을 말한다. 하지만 콜롬비아대학은 '창조적 교육자 프로그램'이 개설된 단 하나의 대학이다. 이 과정 속에서 여려 가지 다양한 과목들이 개설되어 교육되어지고 있다. 수업은 대단히 깊이 있게 진행되며, 따라서 입학자격도 까다롭고 공부하기가 쉽지 않다.
장 : 왜 이런 교육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로렌 : 그것은 두 가지로 나누어 설명될 수 있다. 첫째는 뉴욕이 예술의 도시이므로 세계 여러 나라에서나 아니면 미국의 지방에서 무용을 공부하려는 학생들이 몰려온다. 그들이 이곳 뉴욕에 오기 전에는 이미 예술계에 몸담고 있었던 사람들이며 이들이 계속해서 그 작업을 하고 싶어 하기 때문에 보다 전문적이고 깊이있는 교과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두번째는 내 경험으로는 예술가의 길은 끝이 없다. 그러나 그 길을 계속 가려면 보다 창조적인 제2의 인생이 필요하다. 전문가로서, 예술가로서 그들의 깊이 있는 삶을 위해 이 학교가 존재한다고 본다. 콜롬비아대학에서는 미국이 지구의 중심이라는 미국적 입장의 시각으로 보지 말아야 한다는 관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런 문화적인 배경 아래에서의 문화예술 고나계에 대한 연구는 중요하다.
장 : 뉴욕에서는 무용 교육자를 어떻게 뽑는가?
로렌 : 1991년 이후로 무용과를 졸업, BA와 MA를 따야지만 중. 고등학교에서 무용을 가르칠 수 있는 교사 자격증을 주게 된다. 그 전까지는 작품을 보고 그 작품의 수준에 따라 자격증을 주었는데 이것이 상당히 잘못된 것이었다. 뛰어난 예술가가 반드시 뛰어난 교육자라고는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장 : 당신이 알고 있는 무용과 관련된 연합적인 단체나 모임은 어떤 것들이 있는가?
로렌 : 국립무용협회 NATIONAL DANCE ASSOCIATION 는 주로 무용 교육자들과 개인 무용가들, 학원 운영자들, 그리고 교사들이 모인 단체이다. 서로의 문제점들을 의논하고 공연이 중심이 된 페스티발을 미국 전역을 순회하면서 연다. 요즘 많은 무용가들과 무용교육자들이 이 협회에 가입하기를 원하고 있다. 현재 미국의 무용은 여러 면에서 바뀌고 있는데 그것은 무용가는 무용가이고 교육자는 교육자여야 된다는 인식에서 벗어나 이 둘을 병행한 바람직한 교육자의 길을 모색하려는 움직임이다. 그리고 국제 아동무용축제가 3년에 한 번씩 열리는데 지난해에는 호주에서 열렸다. 1997년에는 핀란드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 축제는 어른과 어린이를 연萊시켜 주며 어린이의 예술적 감각을 향상시켜 주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그밖에 무용저널과 잡지들도 있다. 그것은 과학적 무용과 의학적 무용 교육에 관한 저널 THE INTERNATIONAL JOURNAL OF DANCE SCIENCE AND DANCE MEDISON EDUCATION과 신체교육과 레크이션 무용에 관한 저널 JOURNAL OF PHSYCAL EDUCATION & RECREATION IN DANCE, 그리고 'DANCE TEACHER NOW'와 'DANCE MAGAGINE' 등이 있다.
장 : 뉴욕 주에는 어떤 연합단체가 있는가?
로렌 : 뉴욕 주 무용연맹이 있다. 그곳에는 안무가, 교육자, 무용수, 국민학교, 중.고등학교, 대학의 무용과 교사들과 개인 스튜디오 운영자들이 모여 일 년에 한 번씩 축제를 연다. 그리고 워크숍도 갖는다. 지난 1월에는 헌트대학에서 워크숍을 가졌는데 한국의 전통춤인 소고춤에 대한 강좌도 있었다. 뉴욕 주 무용연맹은 10년 전부터 있어 왔고 주로 대학과 석사과정에 대한 수업과 문제점을 다루었다. 하지만 요즘에는 무용교사 자격증 문제가 대두되면서 이슈가 바뀌었다. 그리고 주로 교육자가 모여 그들의 문제점 등을 의논한다.
미국정부, 어린이를 위한 무용교육 프로그램 대대적 정비
장 : 미국 행정부에서 관심을 갖는 분야는 미국의 무용교육에 관한 것들이라고 들었다. 정부에서 특별히 무용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무엇인가?
로렌 : 1994년에 미국 정부는 학교교육의 재정비에 관해 특별한 관심을 보였다. 이것은 무용예술이 어린이를 위한 교육과정의 한로 재정비되어야 한다는 정부측의 계획이며 이것은 처음으로 정부에서 주관하는 무용교육의 중요성에 대한 기본적 의식의 변화이다.
장 : 이것은 우리에게도 중요한 관심사이다. 좀 더 자세히 알려달라.
로렌 : 댄스와 비주얼 아트, 그리고 춤과 음악은 무척 중요하다. 예술에 있어서의 정부 기관 NATIONAL STANDARD IN DANCE은 바로 이같은 중요성에 대해 규정하고 있다. 이것들은 오늘날의 어린이들에게 매우 중요한 교육 중의 하나이며 어린이들은 이와 관련 직접 실기를 할 수 있어야 하다는 것이다. 나 자신 무용교육자로서의 바람이 있다면 더 많은 나라의 학교와 학생들이 무용이 하나의 삶의 일부분으로 이해되어지기를 바란다. 단지 개인 무용소나 특별한 사설학교뿐 아니라 일반 공립학교에서도 이런 차원에서 무용예술을 이해하기를 원한다.
장 : 왜 무용교육이 그처럼 중요하다고 생각하나?
로렌 : 무용은 원초적인 인간의 본성 중으 하나이기에 절대로 교육의 차원에서 제외되어서는 안된다. 이것은 우리가 읽거나 쓰거나 말하는 것과 같이 우리의 삶의 일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은 여태까지 그 중요한 가치를 인정하지 않았다. 미국인들은 숫자와 蝩자와 말들과 소리들에만 중요성을 인정했지 감성적이거나 몸의 감각을 통해 배우는 것을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는 이같은 시각을 바꾸어야 할 때가 왔다.
장 : 평소 학생들을 지도할 때 어디에 가장 중점을 두고 가르치나?
로렌 : 마음의 문을 열도록 가르친다. 상상력과 창조력을 개발하도록 하고 알지 못하는 분야에 대해서도 위험을 무릎쓰고 도전해 쟁취할 수 있는 활동적인 무용교육에 중점을 둔다. 안무수업도 마찬가지이다.
장 : 어떤 과정을 거쳐 학생들을 선발하나?
로렌 : 석사과정의 경우 토플 600점 이상, 대학졸업 성적 B+ 이상이어야 한다. 다음에 글쓰기와 읽기, 말하기는 사범대학의 중요한 목적 중의 하나이므로 5가지의 작문 에세이 시험을 본다. 그 다음은 실기 오디션을 거쳐야 한다. 1) 모던댄스 클래스와 안무능력 테스트 2) 학생들의 전공실기 3) 티칭 시험을 거쳐야 한다. 티칭 테스트의 경우 어떤 종류의 티칭 스타일을 학생들이 갖고 잇는지 등을 알아보기 위해서 실시한다.
장 : 무용은 사고하는 예술이라고 생각한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로렌 : 교육은 어떻게 하라고 가르치는 것이 절대 아니다. 교육은 어떻게 할 것인가 생각할 수 있도록 가르치는 것이다. 그것은 사고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나는 이것을 중요한 예술교육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나는 이것을 중요한 예술교육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예술가로서 생각할 수 있는 범위를 확장해 주며 상상과 창조적 발견이 사고를 통해 얻어지기를 장려한다.
장 : 미국에서는 정부로부터 돈을 받아 연구하는 학교가 오로지 한 군데 있다고 들었다. 그리고 그 학교가 바로 콜롬비아대학이라고 들었다.
로렌 : 사실이다. 콜롬비아대학이 정부로부터 돈을 받아 4년 계획의 예술을 교육의 한 분야와 어떻게 연결시킬 것인가를 40명의 교사들을 대상으로 연구하고 있다. 그들은 무용과 영화, 음악, 연극 등을 어떻게 연결시킬 것인가를 연구해 학생들에게 실험해 얻어지는 결과 등을 면밀히 검토, 분석하는 일을 하고 있다. 콜롬비아대학에서는 토요일과 일요일을 이용해 유아들을 위한 무용교육 프로그램에서부터 국민학교 중.고등학교, 그리고 노인들에 이르기까지 이들을 대상으로 한 특별한 무용실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무용은 이제 더 이상 전문무용가만의 전유물이 아닌 셈이다. 사회교육의 차원에서, 예술교육의 차원에서 아마추어리즘의 확산을 꾀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무용계나 우리나라의 문화예술 정책을 추진하는 정책당국이나, 우리나라의 문화예술을 지언하는 문화예술진흥원을 비롯한 관계당국에서도 무용을 통한 아마추어리즘의 확산에 대한 면밀한 지원정책을 검토해야 할 때가 왔다.
문화향수의 확대는 예술가들의 창작활동을 지원해 주는 것만으로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직접 춤을 추어보게 하는 아마추어리즘의 확산이야말로 문화촉매, 문화향수의 확대를 위한 가장 확실한 투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