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기획 / 세계화 시대, 문화첨병들의 눈에 비친 문화의 모습
필리핀 벼농사에 얽힌 전통의식
김동엽 / 필리핀대학 유학생
본톡 지방의 벼농사는 일년이모작
필리핀, 인구 6천만 정도의 열대 섬나라. 스페인과 미국의 오랜 식민지 역사로 생활방식이나 사고방식이 서구적인 색채가 강하다. 1980년대 중반 세계 민주화 운동의 깃발을 들었던 열정의 나라임과 동시에 시간에 쫓기지 않고 파티를 좋아하는 여유와 낭만의 나라이다. 필리핀은 다민족으로 구성된 국가이다. 지방마다 자기 나름의 언어를 가지고 있어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다. 필리핀의 역사를 살펴보면 가장 특이한 것이 300년이 넘는 스페인 식민지 시대이다. 이 오랜 식민지 생활 동안 대부분의 영토와 국민이 식민지화되고 주변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 달리 기독교가 대다수 국민의 종교로 자리 잡게 되었다. 그러나 이 오랜 기간 동안 끈질긴 투쟁으로 식민지 통치에 저항해 온 두 지역이 있다.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 섬의 모슬림 지역과 북부 루손 섬의 이고롯 이라고 하는 산악 민족이다. 오늘 우리가 찾아갈 곳은 코르딜레라라고 하는 산악지역의 이고롯 민족이다.
말레이 계통에 속하는 이고롯은 인구 10만 명 정도가 산악 여기저기에 흩어져 생활하고 있다. 마닐라에서 버스를 타고 6시간 정도 가면 솔라노라는 지역이 나온다. 이곳에서 필리핀의 특이한 대중교통 수단 중의 하나인 지프니를 타고 깎아지른 듯한 절벽 길을 따라 1시간을 가면 바나우에에 도착한다. 이곳은 세계 8대 불가사의 중 하나인 계단식 경작지(라이스테라스)가 있는 곳이다. 척박한 환경에 굴하지 않고 삶을 개척해온 산악민족의 끈기와 지혜를 엿볼 수 있다. 다시 지프니에 매달려 3시간 정도 가면 목적지인 본톡에 도착한다. 어느 지역 어느 마을을 가나 그들 나름의 예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전통과 의식이 있다. 이곳 본톡 지방에도 벼농사에 얽힌 특이한 전통의식이 전해 내려오고 있다.
본톡 지방의 벼농사는 일년이모작이다. 건기와 우기로 나누어 12월과 6월에 각각 파종을 한다. 벼농사에 얽힌 원주민들의 신앙과 의식은 독특하며 흥미를 끈다. 벼농사는 파종으로부터 시작된다. 파종의 시기는 11월 말경에 찾아오는 키윙이라고 하는 철새가 알린다. 이 철새가 산에 보금자리를 틀기 시작하면 티르라고 하는 3일간의 휴식기간이 선포된다. 이 기간 동안에는 누구도 들에 나가 일을 할 수 없다. 티르가 시작되기 전날 저녁 동네 소년들이 마을의 사당에 모여 합창으로 파종의 시기를 온 동네에 알린다.
이 3일간의 기간 중 첫째 날, 마을에서 선출된 연로한 할머니가 바구니에 볍씨를 담아 자신의 논에 미리 준비된 모판에 파종을 한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것은 논으로 가는 도중에 만약 다른 사람이나 동물을 만나면 이 의식은 무효가 되며 다른 사람을 선택하여 다시 치러지게 된다. 다음날 아침 같은 할머니가 파종한 논에 다시 나가 볍씨가 온전한지 확인한다. 볍씨가 새나 쥐나 다른 동물들에 의해 흐트러졌다면 모든 의식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 볍씨가 전날 뿌려진 상태대로 제대로 놓여 있다면 이 소식을 마을의 최고 연장자에게 보고한다. 이 연장자는 티르의 해제를 선포하고 다음날부터 파종할 수 있음을 마을에 알린다. 파종은 마을에서 먼 논으로부터 시작된다. 이는 복이 외부로부터 마을 쪽으로 들어온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마을의 모든 사람들이 파종을 끝내고 논에 모내기할 준비를 마쳤을 때 마을의 연장자는 하루 동안의 티르를 선포한다. 이 하루 동안의 휴식의 의미는 파종과 모내기 사이의 기간을 구분하는 뜻이며, 기간을 하루로 짧게 정한 것은 만약 이 기간동안 외부에서 누군가가 이 마을로 들어오면 파종해 놓은 못자리에 동물이 들어 모종을 망친다는 믿음 때문이다. 이 하루 동안의 티르가 무사히 지나면 마을의 연장자는 다시 이틀간의 티르를 선포한다.
모내기는 보통 마을 품앗이로 진행이 되며 마을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논부터 시작한다. 모내기가 거의 끝났을 때 마을의 연장자는 다시 한번 3일간의 티르를 선포하고 닭을 잡아 길흉을 점친다. 길조가 점쳐지면 그간 일한 품삯들을 계산하여 추가로 일한 사람들에게는 곡식으로 보상한다. 이 기간의 마지막날 저녁은 마을 총각 처녀들의 중매를 위한 시간이다. 총각이 있는 집은 꼬치고기 모양의 바비큐를 만들어 어린아이로 하여금 각 집의 사당에서 총각에게 주어지며 총각은 이 고기를 평소에 잘 봐두었던 처녀의 방을 방문해서 전달한다.
모내기철이 지난 후에는 마을의 모든 가족들이 각기 날을 정해 새로 심은 모가 잘 자랄 수 있도록 수호신에게 제물을 바치는 의식을 가진다. 이 의식은 들을 따뜻하게 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이틀 동안 진행된다. 온 식구들이 한데 모여 아침식사를 한 후 의식 준비를 한다. 가족들은 검은색의 토종닭과 1kg정도의 소금에 절여진 돼지고기, 그리고 한 병의 곡주를 바구니에 담아 들에 나갈 준비를 한다. 준비가 끝나면 가족 중의 한 사람이 이 바구니를 들고 곧바로 논으로 나간다. 논에 도착하자마자 논두렁이나 적당한 마른 장소에 모닥불을 피우고 준비한 솥에다 물을 끊인다. 그리고 준비해 온 닭을 막대기로 때려죽인 후 4개 가량의 큰 꼬리털과 날개의 깃털을 제외하고 모든 털을 불에 그을려 제거한다. 다음으로 준비해 온 술을 닭의 목에 붓고 조심스레 목을 자른다. 목을 자를 때 주의해야 할 것은 닭의 내장 기관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깔끔하게 잘라야 하고 내장을 들어내기 전에 담낭의 위치를 확인한다.
닭이 요리되는 동안 제사를 지내는 사람들은 3개 가량의 생 막대기와 챈그라라는 꽃의 붉은 꽃잎 조금, 파루키라고 하는 선인장 잎, 붉은 꽃잎, 그리고 닭의 깃털 한 개를 한데 묶어 막대기에 부착하고 그 막대기를 고기가 요리되는 불 옆에 꽂아둔다. 그들은 또 요리된 음식의 적은 양을 가지고 온 밥과 함께 먹고 나머지 대부분의 음식은 집으로 가져간다. 음식을 먹은 후 술을 깃털로 장식된 막대기 위에 부으면서 다음과 같은 기도를 올린다.
내가 여기에 재앙을 쫓는 막대기를 꽂았으니
새로 심은 모가 반드시 잘 자랄 수 있게 하시고
들쥐나 새들의 방해가 없도록 하소서
열심히 일함으로 피로한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
기도를 마친 후 곧바로 막대기 방향으로 등을 돌리고 준비해온 모든 음식들을 바구니에 다시 담는다. 그리고는 서둘러 다른 논이나 집으로 간다. 다른 논에서도 같은 형식으로 의식을 치르고 논과 마을 중간쯤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불을 피우고 막대기를 꽂고 주문을 외운다. 닭을 잡는 것은 첫 번째 의식에서만 행해지고 그 이후에는 생략된다. 남은 음식은 집에 돌아와 다른 음식들과 같이 다시 요리한 후 온 가족들이 함께 식사를 한다. 만약 집에서 기르는 돼지가 있을 경우 돼지우리에 가서 갈대와 꽃잎으로 장식된 막대기를 우리 옆에 꽂고 음식을 여물통에 붓는다. 돼지가 음식을 먹는 동안 사람들은 술을 막대기에 부으며 주문을 외운다. "돼지여 내가 너를 잘 돌보고 있으니 나중에 팔아 음식을 살 수 있도록 뚱뚱하게 잘 자라라." 의식을 마친 후 3일 이내에 모든 친지들과 이웃 사람들을 집으로 초대하여 최소한 한 끼의 식사를 제공해야 한다. 이것은 모든 사람들의 건강과 새로 심은 벼의 성공적인 결실을 위해 제사를 지낸 사람들의 기도에 동참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남정네들에 의한 수확을 위한 전통의식
모내기와 다음 단계의 농사일을 구분하는 의미로 마을의 연장자는 닭을 잡아 길흉을 점치고 길조가 점쳐지면 마을의 모든 남자들은 강에 나가 고기를 잡고 여자들은 조개를 줍는다.
한달 가량이 지난 후에는 각자의 집에 있는 사당에 나가 쥐로 인해 벼이삭이 상하지 않도록 소리내어 기도를 한다. 그리고 마을의 남정네들은 한 접시의 쌀과 창 그리고 긴칼을 가지고 산중에 있는 약속된 장소에 모인다. 이 장소는 조상 대대로 이 행사를 위해 사용되는 장소이다.
그곳에 가지고 온 음식과 도구를 남겨두고 강으로 가서 고기를 잡는다. 정오쯤 되어서 잡은 고기를 가지고 처음의 장소로 돌아와 요리해서 먹는다. 음식이 남을 경우에는 집으로 가지고 와서 식구들과 저녁에 먹는다. 이 행사의 의미는 조상의 영혼들을 다음날 있을 축제에 초대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다음날 다시 마을 남자들은 한 장소에 모인다. 각자는 소금에 절인 돼지고기, 닭, 개, 새끼돼지, 담배, 그리고 각종 주류를 가지고 온다. 모인 고기들은 솥에 넣어 요리를 하고 산 닭이나 짐승은 목에 술을 붓고 잡아 요리를 한다. 산 짐승을 잡을 때 목에 술을 붓는 이유는 모든 짐승에 영혼이 있다고 믿고 이 짐승이 좋은 의미로 쓰여지므로 영혼이 평안을 얻으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모든 음식이 준비되면 모임의 최고 연장자가 술병의 마개를 따서 처음 마신 다음 옆에 앉은 사람에게 잔을 돌린다. 모든 사람들은 반드시 술을 마셔야 하며, 음식과 술을 먹고 마신 후 징을 울리며 논다. 이와 같은 행사는 가족 단위로도 각자의 집에 있는 일정한 장소에서 행해진다. 이 축제의 다음날은 누구도 논에 나가 일할 수 없다. 만약 논에 나가서 일을 하면 행사의 의미가 없어진다고 믿기 때문에 집에서 편안히 휴식을 취한다.
벼가 3개월 가량 자라면 벼 포기에 물이 올라 들쥐들이 갉아먹기 좋을 정도로 달콤하고 즙이 많은 상태가 된다. 이맘때쯤 마을의 연장자는 티르를 선포한다. 그리고 들쥐들로부터 곡식을 보호한다는 의미의 행사를 가진다. 이 행사는 마을의 연장자 혼자서 진행한다. 행사기간 동안 마을의 모든 사람은 집에 머물러 있어야 하며 연장자는 홀로 한 병의 술을 들고 논으로 간다. 논에 도착한 노인은 쥐구멍 하나를 찾아내어 흙으로 막은 후 더 이상 쥐로 인한 피해가 없도록 하고 곡식이 잘 자랄 수 있게 해달라고 조상에게 기도한다. 기도를 마친 후 곧바로 마을 외곽에 있는 곡식 창고로 향한다. 그곳에 도착하면 문 앞에 준비해 온 신성한 막대기를 꽂고 약간의 술을 마신 후 바로 문 앞에서 잠을 잔다. 노인은 오후 내내 그곳에서 잠을 자야 하고, 그 의미는 들에서 한 기도가 효력을 유지하기 위한 방법으로 믿어진다. 이 하루 동안은 어떠한 사람도 마을에 들어오는 것이 허락되지 않는다. 행사 다음날은 마을의 모든 사람들이 닭이나 돼지를 잡아먹으며 즐긴다. 그 다음날부터 모든 사람은 들에 나가 쥐구멍을 막고 벼가 잘 자랄 수 있도록 북돋운다.
벼가 여물기 시작하면 들쥐나 새들과의 싸움이 시작된다. 이맘때쯤 특이한 의식이 치러진다. 마을의 대부분 남정네들은 이 행사에 참가한다. 모인 사람들은 4개의 그룹으로 나누어지고 동, 서, 남, 북으로 각기 길을 떠난다. 길을 떠나기 전 모든 참가자는 그날 하루와 밤에 먹을 수 있는 충분한 음식을 준비해서 간다. 각 그룹은 길을 가며 합창을 한다. "볍새, 들쥐, 산돼지여, 마을과 농토에서 멀리 떠나가라." 다른 마을의 경계선에 다다랐을 때, 그룹의 사람들은 각자 흩어져 갈 길을 간다. 중요한 것은 이들이 하루 밤을 마을 밖에서 지내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바로 마을로 돌아간다면 볍새나 들쥐들이 그를 따라 다시 마을로 돌아온다고 믿기 때문이다.
6개월 가량 지났을 때 추수가 시작된다. 추수를 하기 전 마을의 연장자는 5월간의 티르를 선포한다. 이 기간 동안 추수를 위한 의식을 행한다. 희생 제물로 돼지를 바칠 수 있는 가족 중 한 할머니를 선택한다. 이는 본인의 동의가 필요하다. 그리고 두 명의 젊은 여인과 한 명의 젊은 남자가 선출된다. 이 네 사람은 각종 고기와 술, 그리고 요리할 수 있는 도구를 가지고 할머니의 논으로 떠난다. 행렬은 젊은 사람들이 앞장을 서고 할머니가 뒤를 따른다. 논에 도착하면 불을 피워 가져온 고기를 요리하고 상징적으로 추수를 하는데 보통보다 작은 볏단을 만든다. 들에서 점심식사를 한 후 젊은 남자는 추수한 볏단을 막대기에 매달아 어깨에 메고 일행과 함께 마을로 돌아온다. 집에 돌아온 두 명의 젊은 여자와 한 명의 젊은 남자는 나머지 3일간의 티르 기간 동안 친구들과 어울려 놀지 못하며 집에서 조신하게 보낸다. 상징적인 추수를 한 사람이 곧바로 즐기고 놀면 사람이 음식을 먹어도 곧바로 배고픔을 느끼게 되며 더 많은 음식이 필요하게 되어 결국 마을에 재앙이 닥친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상징적인 추수를 한 볏단은 잘 말려서 티르 기간의 네 번째 날 추수한 세 명의 젊은 사람의 도움을 받아 할머니의 곳간으로 옮겨져 보관된다. 이날 저녁 할머니는 돼지를 잡아 성공적인 추수를 기원하는 잔치를 벌인다. 이 잔치는 티르 마지막날까지 계속되며 그 다음날부터 공식적인 추수가 시작된다.
추수하는 형식도 사뭇 까다롭다. 추수를 하는 날은 온 가족이 모두 모인다. 추수할 논의 주인이 여러 가지 고기들과 술을 준비하고 다른 일꾼들과 논에 도착하면 한 사람은 논두렁에 음식 만들 불을 피운다. 요리가 시작되었더라도 일꾼들은 불이 잘 타오를 때까지 추수할 논에서 몇 미터 밖에서 기다렸다가 불을 지나쳐 논으로 들어가 추수를 시작한다. 만약 그렇게 하지 않으면 불행이 논 주인에게 닥친다고 믿는다. 추수를 하기 전 논의 맨 가장자리 두 곳에 신성한 막대기를 꽂는다.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처음 수확한 볏단이 놓인 논두렁에 꽂아둔다. 추수를 하는 논의 주인집에는 반드시 한 사람이 남아 일꾼들이 논에 도착하고 추수가 시작되는 시간을 추정한다. 그리고 두 개의 막대기로 문이나 담 모양의 형태를 만들어 집의 앞과 뒷마당에 꽂아둔다. 이것은 들에서 추수가 시작되기 전 집의 앞뒤로 사람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만든 것이며 집안의 아이들은 집 안팎 출입이 금지된다. 이는 논에서 추수할 의식이 진행되기 전에 집안에 사람의 출입이 있으면 추수에 불행이 끼어 들어 추수할 곡식이 줄어든다고 하는 믿음에서 연유한다. 논에서 추수할 때에도 신성한 막대기가 꽂혀 있는 논에는 의식을 치르지 않은 사람의 출입이 금지된다. 일단 추수가 시작된 논은 저녁이 되어 집에 돌아오기 전에 추수를 끝내야 한다. 만약 일부를 남겨두고 다음날 추수하면 그 곡식의 양이 준다고 믿는다. 식사를 하기 위해 모였을 때는 조금의 밥과 고기를 종류별로 바구니에 담아 마지막으로 추수된 볏단 옆에 술과 함께 놓아둔다. 식사가 끝나기 이전 기도를 할 줄 아는 한 할머니는 밥과 고기가 담겨 있는 바구니가 있는 곳으로 가서 볏단 하나를 들어 가볍게 논두렁을 친 다음 바구니를 들어 그 볏단 위에 올려놓고 단순한 곡조로 기도를 올린다. 식사가 다 끝난 후 그 할머니는 다시 음식 바구니로 가서 술을 볏단에 조금 붓고 마개를 막는다. 바구니에 있는 밥이 논에 뿌려지고 바구니 뚜껑이 닫힌다. 술과 바구니는 신성한 나무가 꽂혀 있는 장소로 옮겨져 추수를 마칠 때까지 그곳에 놓여진다. 한편 추수가 시작되기 전 상징적인 추수의식을 한 할머니는 추수하는 들녘에 나갈 수 없다. 문지방에 앉아 다음과 같은 기도를 중얼거린다.
사나 챠 아이 푸마상
난 팍헤이 아드 파스앙
사나 챠 아이 우말이
난 팍헤이 아드 사모키
사나 챠 아이 이눅챤
난 팍헤이 아드 페타칸
농요조의 단순한 곡조로서 번역하면
저기 곡식이 건너오고 있네
파상(지명)으로부터 건너오고 있네
저기 곡식이 다가오고 있네
사모키로부터 오고 있네
저기 곡식이 도착하네
페타칸으로부터 도착하네
노래에서 볼 수 있듯이 이 할머니는 집에 앉아서 남의 동네 곡식을 오라고 유혹하고 있다. 집밖을 나가지 않는 이유는 유혹 당해 마을에 들어온 행운이 다시 마을 밖으로 나가지 않게 하기 위함이라 한다. 농사일을 업으로 하는 사람들의 소박함과 친근함은 우리나라나 필리핀이나 별다를 바 없고 우리의 마음을 따뜻하게 하며 마음 깊숙한 곳에서부터 나오는 잔잔한 미소를 입가에 띄우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