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전쟁의 중심지 해외문화원
노정용 / 세계일보 기자
이탈리아 주재 한국대사관은 지난 1994년초 현지 여론조사기관인 DOXA에 의뢰, 한국과 한국 상품의 인지도를 조사한 바 있다. 조사 결과 이탈리아에서의 한국에 대한 인지도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10%를 넘지 않았다.
'한국에 대해 알고 있다'고 대답한 이탈리아인 10%도 전쟁과 기아를 상징하는 6·25가 인지내용의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이들에게 중국과 일본, 말레이시아와 태국에 대한 물음에서는 인지도가 한국보다 훨씬 높게 나타났다. 또 설문 대상자 10명중 4명(38%)은 한국을 아직 개발도상국으로 생각하고 있었으며, 한국 상품을 사거나 써본 경험이 없다고 답한 사람은 80%(그와 같은 기억이 없다고 대답한 14%포함)에 달했다.
한국은 말레이시아와 태국과는 달리 지난 1988년 국제행사인 서울올림픽을 치렀지만, 한국의 문화와 상품에 대한 세계인의 인식을 바꾸어 놓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전문가들은 문화외교 시대인 오늘날 '해외 문화원'을 통해 한국의 문화와 문화상품을 적극적으로 홍보하지 않아 이미지를 개선하는데 실패했다고 말한다.
미국의 대석학 기소르망Guy Sorman 교수는 저서 「자본주의 종말과 새 세기」를 통해 '한국의 미래는 세계시장에서 한국 상품이 차지하는 점유율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점유율을 신장시키기 위해서는 상품 생산에 추가로 부가가치를 부여해야 한다. 상품이란 결국 <문화>를 담는 그릇이다.' 며 '한국 기업인들은 앞으로 생산성 향상이나 품질 개선을 위해서만이 아니라 <한국 문화의 이미지>를 고양시키기 위해 힘써야 한다. 이런 노력이 없다면 한국은 진정한 의미의 선진국 대열에 진입하지 못할 것이다'고 강조한다.
'한국문화의 해외홍보'를 위해 정부가 지난 1978년 설립한 것이 바로 해외문화원. 현재 해외에 나가 있는 한국문화원은 일본·프랑스·미국 뉴욕과 로스엔젤레스 등 3개국 4개소이다. 동경과 뉴욕은 1979년에 문을 열었고, 로스엔젤레스와 파리는 1980년 각각 문을 열었다.
공보처 해외공보관에 따르면 재외 한국문화원은 평균 2백50평 규모에 원장을 포함한 문화원 종사자가 겨우 10명 정도(현지 고용인 제외)에 불과하다. 시설도 전시실, 도서실, 영사실, 회의실, 그리고 사무실이 고작이며 예산의 85%가 경상비가 지출되고 나머지 15%가 한국문화의 해외홍보와 한국문화 잡지발간 등에 쓰여지고 있다.
해외 한국문화원의 업무가 지난 1994년말 공보처에서 문체부로 이관됐는데 이관되기 전인 1994년의 한국문화원 사업실적(공보처 해외공보관 제공)을 보면 우리 해외 문화원의 실상을 파악할 수 있을 것 같다.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편인 동경문화원은 한국문화 강연 38회, 문화소개 전시 26회, 전통예술 공연 19회, 학술심포지엄 2회, 한국어강좌 5개반 76명, 영사회 2회, 영상자료대여 1백51개, 영상상자료대여 월간 11회, 한국문화 잡지발간 연3만5천2백 부 등이 1년간의 활동실적이다. 반면에 뉴욕문화원은 한국문화 강연 4회, 문화소개 전시 15회, 전통예술 공연 5회, 학술 심포지엄 9회, 교사강좌 50회, 영상회 92회, 영상자료대여 3백56개가 전부로, 동경문화원 활동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한국문화정책개발원이 뉴욕문화원을 현지 방문해 실시한 조사결과, 현 문화원의 위치와 공간 사용에 큰 문제가 있으며 도서관의 장서가 빈약하고 홍보물과 예산도 크게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좀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뉴욕문화원은 뉴욕의 최대 번화가인 맨하탄의 파크 에브뉴 Park Avenue 460에 위치한 한국무역협회 소유의 건물 6층에 자리하고 있다. 뉴욕 중심가의 한복판에 위치하여 사람들의 왕래가 많고 방문객이 많을 것으로 기대되나 실제는 그렇지 않다고 조사연구원은 보고한다. 더구나 간간이 찾아오는 방문객들도 나이든 한국인이 책을 빌리러 오는 정도였으며, 미국인들은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고 한다.
특히 뉴욕문화원은 출입구를 통제하고 있어 자유롭게 도서관을 이용할 수가 없고, 신분과 용무를 밝혀야 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호기심에서 한국 문화를 접해 보고자 하는 사람의 경우 위압감까지 느낀다고 그는 전한다. 문제는 문화원의 이런 운영방식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문화원이 문화의 거리가 아닌 시내 한복판의 번화가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방문객들은 높은 주차료를 물어야 한다. 또 문화원이 건물의 1층이 아닌 6층에 위치하고 있어 호기심에서 한국 문화를 접해 보기란 더욱 어렵다는 것이다. 한 국가의 문화를 널리 홍보하는 것을 문화원의 주임무로 본다면 뉴욕 한국문화원은 부적절한 곳에 자리하고 있는 셈이다.
조사연구원에 다르면 뉴욕문화원은 한국인 밀집거주지역과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 그러나 한인과 문화원 사이의 접촉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그러나 한인(韓人)과 문화원 사이의 접촉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뉴욕문화원을 이끌고 있는 원장도 "문화원은 미국사회에 한국 문화를 소개하는 것이 목적이지 재미 한국인들을 위한 목적은 아니다"라는 충격적인 말을 했다고 한다.
다음으로 공간 사용의 문제를 보면 약 2백 50평~3백 평 규모의 뉴욕문화원은 대부분 직원 사무실로 사용되고 있고, 70평만이 전시실로 활용되고 있다. 시설이 거의 없는 넓은 공간의 이 전시실은 주로 미술전람회가 열리지만 공간 사용이 효율적인 것은 아니라고 방문조사를 벌인 연구원은 지적한다. 또 뉴욕문화원의 도서관 장서는 약 6천 권 정도에 불과하다. 더구나 도서관의 장소가 협소하고 분류도 제대로 되어 있지 않고 있으며 정부홍보물과 한국 관련 전문서적이 뒤섞여 있는 실정이다.
뉴욕문화원에 전시된 홍보물은 해외공보관실에서 발간한 「Welcome to Korea」(한국소개팜플렛)를 비롯해 「Korea Cultural Service」(문화원 자체발행), 「The Republic of Korea」 (해외공보관실 발행). 「미술전람회 도록」등 4종류가 고작이다. 이처럼 팜플렛이 아닌 서적 수준의 책자는 전혀 찾아볼 수 없고, 우리 문화를 소개하는 비디오 영상물은 거의 없다는 게 관계자의 말이다.
이는 국내에 진출한 미국문화원·영국문화원·독일문화원 등 외국 문화원들의 한결같이 수십 종의 문화행사에 관한 홍보물을 전시하고 누구나 손쉽게 가져가도록 하는 것과 좋은 대조를 이룬다. 뿐만 아니라 외국 문화원들은 대부분 영사실을 마련해 두고 자국의 문화를 소개하는 영상물을 상영하고 있으며, 도서관은 자국의 문화와 역사를 알리는데 필요한 장서들로 꾸며져 있는 것과도 큰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지금까지 뉴욕문화원을 중심으로 해외에 나가 있는 한국문화원의 실태를 살펴보았다. 하지만 뉴욕문화원에서 제기된 문제점은 비단 뉴욕문화원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고 해외에 진출해 있는 모든 한국문화원의 문제라는데 그 심각성이 있다. 그렇다면 바람직한 문화원의 역할이란 무엇일까.
재외 한국문화원의 업무는 지난 1994년말 공보처에서 문체부로 이관되었다. 주관부처가 공보처였던 관계로 지금까지 재외 한국문화원의 주요 업무는 문화예술의 해외교류와 한국문화 알리기 사업보다는 한국 정부의 해외홍보와 한국에 대한 여론조성, 언론로비 등 공보 기능에 크게 치중했었다.
그러나 재외 한국문화원이 문체부로 이관된 이상 문화원은 과거의 공보기능에서 벗어나 해외문화활동과 문화교류를 포함한, 해외 관광업무를 연계하여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문화는 경제전쟁시대인 오늘날 통상외교의 중요한 지원수단이다. 그래서 문체부로 이관한 재외 한국문화원은 지난해부터 '문화홍보'를 강화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업무이관 첫해부터 공보처와 문체부의 문화관 파견문제로 인해 큰 차질을 빚었었다. 특히 인력과 예산활동 등 여러 면에서 아직 제자리를 잡지 못한 상태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해외문화원은 일본·프랑스·뉴욕, 로스엔젤레스 등 3개국 4개소 10명이 종사하고 있고, 북경에 문화관이 1명이 파견돼 있다. 미국의 해외문화원이 1백27개국에 9천2백 명, 프랑스의 해외문화원이 1백 5개국에 1천 5백 명에 이르는 것과 비교하면 보잘 것 없는 규모이다. 지난 1980년 이후부터는 예산상의 이유로 신규 문화원의 설립마저 중단됐다.(도표)
주한외국문화원 일람(1995년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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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원 |
주 소 |
전화번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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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문화원 영국문화원
프랑스문화원 일본문화원 이탈리아문화원 포르투갈문화원 미국문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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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구 후암동 339 서울 중구 정동 3의 7 부산 부전동 서울 종로구 사간동 70 서울 종로구 운니동 114의 3 서울 용산구 한남동 1의 398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4의 6 서울 용산구 뀏됴둁 10번지 부산 대청동 대구 삼덕동 광주 양림동 |
754-9831 737-7157 (051)807-4612 734-9768 763-3011 796-0634 790-3838 397-4114 (051)243-1403 (053)-424-4107 (062)671-8713 |
주요국가들의 해외문화원 설치 현황(1994년도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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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
문화원명칭 |
설치국가수 |
설치문화원수 |
문화원 종사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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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프랑스
영국 독일 중국 일본
한국 |
미공보원(USIS) 알리앙스 프랑세즈 프랑스문화원 브리티시 카운슬 쾨테인스티튜트 해외문화처(대사관 소속) 공보문화원(대사관 소속) 국제교류기금 해외사무소 해외문화원 |
1백27개국 1백5개국
84개국 68개국 94개국 24개국 15개국 3개국 |
2백40개소 1천5백개소
1백45개소 1백52개소 94개소 29개소 16개소 4개소 |
9천2백명 9천2백명
4천7백명 3천명 5백명 4백명
10명 |
이들 문화원 종사자들도 국내에 들어와 있는 외국문화원들과 비교하면 전문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해외 문화원장들은 1995년 현재 대부분 2~3급의 일반직 공무원들로 구성돼 있어 문화예술 분야에 문외한인 경우가 많다. 게다가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로마·노르웨이·사우디에서 외교관 생활을 했던 이에 따르면 문화원에는 최소한 5~6명의 인력이 필요한데도 불구하고 현재 1~2명의 인원이 문화원 전체를 통괄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니 문화원 고유의 업무에 속하는 도서관 기능, 영사 기능, 세미나 기능, 전시 기능, 공연지원 기능 등의 전문 기능을 전혀 발휘할 수 없다. 전문가가 태부족한 현실에서 충분한 문화소개를 기대한다는 것은 나무에서 고기를 구하는 행위와 다를 바 없다.
해외 문화원을 가장 모범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프랑스의 경우 '문화홍보와 문화교류'는 알리앙스 프랑세즈와 프랑스문화원 두 군데서 담당하고 있다. 알리앙스 프랑세즈는 각국 문화원들의 중요사업 중 하나인 어학연수 기능을 전담하고 있고, 프랑스문화원은 말 그대로 프랑스의 문화를 해외에 알리는 창구 역할을 수행한다.
서울시 종로구 사간동 70번지에 위치한 프랑스문화원은 영화를 비롯해 연극·음악·미술 등 문화예술 모든 분야에 걸쳐 활동이 활발하다. 프랑스의 저명한 영화감독 '르노와르'의 이름을 따 르노와르실(室)이라 불리는 이 영화관은 1백17개의 좌석을 갖추고 있으며 하루 2회씩 프랑스 영화를 상영하고 있다. 요즘들어서는 미국 헐리우드 영화와 함께 간간이 프랑스의 예술영화들이 소개되기 때문에 다소 프랑스문화원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수는 줄어들었지만 한때는 큰 인기를 누렸다.
또 9천여 권의 장서와 40여 종의 신문·잡지가 구비된 도서실은 일반인에게 무료로 개방되고 회원에 가입한 경우 각종 도서와 비디오의 대여·열람이 가능하다.
프랑스문화원과 마찬가지로 일본이나 독일문화원도 자구의 문화를 세계에 잘 알리고 있다. 예컨대 일본문화원은 일년내내 상설전시회가 열리고 일본의 전통무용인 '가부끼'를 공연한다. 외국에서 생활했던 사람이라면 우리의 전통에술보다 하등 나을 게 없는 이들 예술을 지속적으로 소개하는 일본을 크게 부러워한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경제력은 1만불 시대로 접어들었다. 그렇다면 우리 문화도 1만불 시대에 걸맞게 포장되어야 하지 않을까.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이 관심있는 사람들의 공통된 얘기이다. 한 나라의 경제력 향상은 과거와는 달리 그 문화가 뒷받침되어야 가능하다. 우리가 금과옥조처럼 여겼던 '경제력이 국력이다'는 말은 이제 '문화력이 국력이다'로 바뀌어야 한다.
재외 한국문화원은 먼저 우리나라의 문화와 예술을 체계적으로 홍보할 수 있는 영상자료와 도서를 구비하고 현지인들에게 충실한 정보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국어로 된 자료를 제공할 것이 아니라 현지어로 작성된 팜플렛과 소개책자를 제공하는 한편, 오늘날 새로운 매체로 등장하고 있는 인터넷과 CD-ROM, 비디오 등으로 한국의 문화와 예술을 알리는 노력을 펼쳐야 한다.
재외 한국문화원은 이같은 기본적인 한국문화와 예술을 홍보하는 것 이외에도 '한국 문화산업'의 진출을 위한 거점으로서의 역할도 수행해야 한다. 최근 문체부를 중심으로 한국의 문화를 소재로 한 '문화상품'을 개발하고 있는데, 각 해외 문화원에서 이같은 문화상품에 대한 기획전시와 홍보를 할 필요가 있다. 최근 프랑스에서 열린 '한·불 문학포럼'에 앞서 개최된 한국아동도서 및 그림책 전시회에서 한국 전통민화를 소재로 한 '그림카드'가 큰 호응을 얻었었다. 이처럼 외국의 흉내를 내지 않고 우리 전통을 제대로 살려 나간다면 얼마든지 문화상품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해외문화원은 각국에서 열리는 국제문화 행사에 우리의 전통문화를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 한국문화를 소개해야 한다. 언제까지 예산 타령만 할 것이 아니라 큰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할 수 있는 일을 찾으면 된다. 가령 북·장구·꽹과리·징 등 4개의 악기로 구성되는 사물놀이 연주단을 적극 활용, '한국의 신명'을 보여주는 것도 좋은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함께 한국문화를 해외에 소개하고 있는 국내 단체들 상호간의 조직적 연대도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현재 한국문화의 해외소개 단체로는 해외 문화원(문화홍보와 문화교류), 국제교류재단(문화교류, 인력교류, 한국학, 한국어), 문예진흥원 국제교류부(문화교류), 학술진흥재단(인력교류, 한국학, 한국어, 학술교류), 관광공사 해외지사(문화홍보, 관광), 영화진흥공사(문화홍보, 문화교류, 인력교류, 관광), 서울홍보관(문화홍보, 문화교류, 인력교류, 관광), 유네스코(문화홍보, 문화교류, 인력교류, 학술교류) 등 8곳으로 업무의 상당 부분이 중복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해외 문화원은 특히 외무부 산하의 특수법인인 국제교류재단과의 협력이나 공동사업이 절실히 요구된다. 우선적으로 국제교류단이 발행하고 있는 각종 책자와 잡지도 문화원을 통해 적극 홍보할 필요가 있다.
주무부처인 문체부도 문화·예술을 전문적으로 이해하고 있는 인력을 양성해 해외 문화원의 문화관으로 파견해야 한다. 그런데 문체부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주무부서인 문체부에는 해외 문화원의 정책방향을 제시하고 업무를 지원할 만한 전문가가 한 명도 없다고 한다. 외국에서 오랫동안 지낸 공무원을 중심으로 전문가를 양성하는 게 바람직하다. 물론 그들이 문화에 대한 전문가라고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외국의 사정을 잘 파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체부는 이와 함께 경제전쟁을 뒷받침하는 문화에 대한 인식을 달리함으로써 예산을 증액하여 해외 문화원의 숫자를 크게 늘려야 한다. 해외 문화원의 증설은 선진국을 중심으로 하기보다는 동남아와 중남미, 아프리카 등을 중심으로 함으로써 비용을 절감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한국문화정책개발원은 최근 펴낸 보고서 「해외 문화원 활동 활성화 방안」을 통해 '해외에서 활동하고 있는 기업들에게 해외 문화 활동에 참여케 함으로써 졍제와 문화를 연결할 수 있을 것' 이라면서 우리 문화재 중 가치있는 문화재가 해외시장에 나올 경우 소장자 등을 파악하여 기업이나 기업 부설 문화재단에 정보제공, 미술상이나 화랑, 그리고 문화 관련 기관 등은 우리 문화재나 미술품이 아닌 경우라 하더라도 투자할 만한 외국의 문화재나 상품을 파악하여 체계적인 구매 검토, 우리의 현대문화예술가들의 작품을 해외시장에 적극적으로 소개하는 방안을 제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문화의 중요성은 날이 갈수록 증대되고 있다. 단순한 물건도 문화와 결합할 때 고부가가치의 상품으로 변한다. 전쟁이 경제전으로 대치되는 상황에서 해외 문화원의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수년간 외교관 생활을 했던 한 공무원은 다음과 같이 의미심장한 말을 던지고 있다. "우리가 경제부국인 사우디나 쿠웨이트를 선진국이라고 부르지는 않습니다. 왜 그럴까요? 경제력을 뒷받침할 만한 문화가 없기 때문입니다. 한국도 마찬가지입니다. 문화가 동반되지 않는 한국의 경제력에는 한계가 있어요, 하루빨리 해외 문화원의 증설을 통해 한국의 문화를 알려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