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제언

인재를 선발, 해외연수 교육 등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장승헌 / 공연기획가

시대는 변하고 있다. 이는 비단 산업 분야만을 일컫는 것이 아니다. 경제적인 구조가 바뀌고 이에 적응하려는 사람들의 정신 시스템도 변하고 있다. 예술이나 창작활동이 상업성과 결부되면서 그 모습도 알게 모르게 변질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창작이란 단어는 점차 생산이란 개념으로 바뀌고 있다. 의욕에 차 있던 젊은 예술인들은 그들의 순수한 열정을 창작활동에 쏟아 붓기도 전에 그 꿈이 좌절당하거나 상업화에 물들고 만다.

이러한 시점에서 국가의 문화예술에 대한 지원은 매우 어렵고 조심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글에서는 문예진흥기금을 위한 심사위원들이나 심사기준 혹은 지원방법에 대한 언급은 피하기로 하고 앞으로 지원되어져야 할 예술 분야의 몇 영역들을 짚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로 상업화가 이루어지지 않는 곳에 대한 지원을 들 수 있다. 대다수의 예술 분야는 이미 얘기한 바와 같이 예술 분야가 먼저든 수용자들이 먼저든 나름대로 상업화의 길을 모색하며 활로를 찾아가고 있다.

둘째로는 사라져 가는 전통예술 분야나 전승되어져야 하는, 인기없는(?) 문화·예술 분야가 그것이다.

셋째로는 중견작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갖고 있는 젊고 참신한 인재들에 대한 지원, 육성을 꼽을 수 있다. 물론 이에 대한 심사방법에 애로를 느낄 수 있으나 그 나름의 방법을 찾아 참신한 아이디어와 창의력을 바탕으로 활기에 찬 젊은 작가들에 해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때묻지 않은 창작 열기와 얼마의 경제적 지원이 뒷받침된다면 그 가능성은 더욱 클 것으로 기대된다.

넷째로는 경쟁력 있는 분야나 예술 영역에 대한 지원과 참된 세계화 가능 영역에 대한 지원을 꼽을 수 있다. 많은 경우 외국의 그것을 모방하거나 답습하고 있는데 국내에서는 물론 세계 어느 무대나 시장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단체나 개인 혹은 작품에 대한 투자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런 작품성을 판단, 선정할 수 있는 심사위원의 능력에 대해서는 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다섯째로는 새롭게 대두되고 있는 신기술을 응용한 예술분야, 기술과 접목한 문화영역 등에 대한 지원을 들 수 있는데 급변하는 사회에 편승해 예술을 소비하는 사람들의 욕구 역시 바뀌고 다변화되고 있다. 새롭게 시도되는 이런 분야는 기존 창작 방법들에 비해 많은 경제적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여섯째로 지원, 육성되어야 할 것으로는 수준있는 예술 작품의 보존과 보급을 위한 것을 들 수 있는데 예를 들면 훌륭한 CD - ROM 타이틀을 만들어 보존하고 인터넷이나 통신망을 통해 우리 전통예술 등을 국내외에 알리고 보급하는 데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지적하고 싶은 지원 분야로는 이러한 문화예술의 지원과 육성을 위해 인재를 선발, 해외 연수나 교육을 시키고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아울러 외국의 선별된 선진 문화를 소개, 보급시키는 것도 국가가 앞서서 해야 할 일 중 하나이다.

변화와 발전 속에 늘 새롭게 태어나야 하는 예술의 혼은 비단 물질적인 지원만으로 가능한 것은 아닐 것이다. 성숙된 분위기를 통해 활기찬 창작활동을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 역시 중요한 일이라 본다. 끝으로 하나를 더 첨언하자면, 그간 일년에 한 번 지원되는 문예진흥기금에 대해 상·하반기 두 번으로 나누어 단체나 개인의 계획이나 작품을 심사하고 이에 대해 지원을 하면 더 효율적이지 않을까 생각한다.